칼럼·피플Home >  칼럼·피플
-
[社說] '지방 국립대 등록금 무료화', 근본적 체질 개선 없는 선심성 정책은 한계 있다
[교육연합신문=사설] 교육부가 내년부터 지방 국립대 신입생을 시작으로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지방 국립대 30곳의 신입생 6만 명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해 인구 유입과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는 취지다. 청년들의 학비 부담을 줄이고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의도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와 정책의 구조적 약점을 따져보면, 과연 이 정책이 기대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 가장 먼저 지적해야 할 점은 ‘등록금 0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에도 수험생들의 반응이 냉담하다는 사실이다. 조사에 따르면 수험생의 64%가 등록금 혜택이 있더라도 비수도권 대학에 진학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청년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몰리는 근본적인 이유는 단순히 등록금이 싸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핵심은 양질의 일자리, 인프라, 그리고 졸업 후 미래 비전이다. 지방 대학을 졸업해도 일할 만한 지역 기업이나 산업 생태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아무리 등록금을 지원한다 한들 일시적인 임시방편에 그칠 뿐이다. 또한, 지역 대학 생태계를 교란하고 국립 대 사립 간의 새로운 양극화를 초래한다는 점도 중대한 문제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지방 사립대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같은 지방에서 공부하는 학생임에도 국립대라는 이유만으로 전액 지원을 받는 것은 불공정할 뿐만 아니라, 가뜩이나 재정난과 신입생 미달에 시달리는 지방 사립대의 고사를 가속화할 우려가 크다. 교육부가 지역인재장학금 확대 등 대책을 내놓았으나, 근본적인 불평등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막대한 국가 재정이 소요되는 정책인 만큼 효율성 검증도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첫해 2,100억 원을 시작으로 매년 수천억 원의 세금이 투입되지만, 대학 자체의 교육·연구 역량 강화나 글로벌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단순한 '눈먼 돈'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단순한 대학 진학률 유지나 선심성 퍼주기식 재정 투입은 국가 재정 부담만 늘릴 뿐이다. 정부는 재정을 쏟아붓는 방식의 단기적 처방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방대를 살리고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학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지역 산업체와 연계된 실질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먼저다. 청년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무료 대학 수업이 아닌,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제대로 된 기회임을 명심해야 한다.
-
[社說] 교육재정 흔들면 미래가 무너진다
[교육연합신문=사설]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 움직임은 AI 시대에 필요한 교육 환경 조성을 가로막고 공교육 기반을 무너뜨리는 극히 위험한 행보이다. 학생 수 감소라는 단순한 산술적 논리에 매몰되어 예산을 줄이는 것은 교육 격차를 심화시키고 지방 소멸을 가속화 할 뿐이다. 정부는 눈앞의 인구 통계에 흔들릴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교육재정을 확보하여 국가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를 보장해야 한다. 지방 교육재정의 확보가 시급한 이유는 오늘날의 학교가 과거와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특히 AI 시대를 살아갈 청소년들이 미래 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첨단 기술을 다루는 디지털 도구 지원과 다채로운 과학적 실험·실습 환경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러한 인프라 구축에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더욱이 학교 운영에는 학생 수 변동과 무관한 필수 고정비가 존재하며, 기초학력 보장, 학생 맞춤형 교육, 고교학점제 도입, 정서·위기 학생 지원 등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교육 활동 영역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방의 소규모 학교일수록 이러한 필수 비용을 교부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물론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의 급감 속에서 국가 전체의 예산 효율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무작정 무시할 수는 없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데도 과거와 동일한 수준의 교육 예산을 유지하는 것은 재정적 낭비이며, 남는 재원을 인구 소멸 위기 지역의 다른 경제 활성화 사업이나 인프라 확충에 직접 투입하는 것이 지방을 살리는 데 더 효율적이라는 경제학적 반론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반론은 교육의 특수성과 질적 가치를 간과한 지나치게 단기적인 시각이다. AI 시대의 공교육은 학생 한 명 한 명을 거대한 인재로 키워내는 ‘질적 고도화’에 집중해야 하며, 이는 결코 비용 절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예산이 줄어들면 지방 소규모 학교의 디지털 격차는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지며, 첨단 도구를 활용한 실험이나 미래형 수업은 대도시 학생들만의 전유물이 될 것이다. 교육 여건이 무너진 지역은 학부모와 이주민들에게 매력을 잃게 되고, 이는 결국 지방 소멸을 더욱 빠르고 치명적으로 가속화 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뿐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단순한 예산 배분 장치가 아니라, 대한민국 영토 안의 모든 청소년에게 균등하고 기본적인 교육 여건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책임의 제도적 기반이다. 공교육의 위기를 걱정하는 학부모, 교원단체,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정부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교육은 국가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하고 장기적인 투자이다. 정부는 교부금 축소 개편안을 즉각 중단하고, AI 시대 청소년들이 마음껏 배우고 실험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교육재정을 확고하게 보장해야 할 것이다.
-
[社說] AI 안경이 뒤흔든 시험장, ‘정답 고르기’를 끝내야 한다
[교육연합신문=사설] AI 기술의 발전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최근 등장한 AI 안경은 시선이 머무는 곳의 문제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순식간에 정답과 해설을 사용자에게 제시한다. 초소형 렌즈와 고성능 인공지능의 결합은 기존 시험 시스템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이제 단순히 아는 것을 찾아내고 OMR 카드에 낙점하는 방식의 객관식 평가는 기술적으로 그 수명을 다했다고 보아야 한다. 기술을 규제하고 시험장 반입을 막는 방식의 임시방편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아무리 철저히 감독하더라도 일상 속에 녹아든 첨단 기기들을 완벽하게 차단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기술의 통제가 아니라 평가 방식의 대전환에 있다. 정형화된 정답 중 하나를 고르는 객관식 시험은 AI 안경을 쓴 학습자에게 아무런 변별력을 가지지 못한다. 이제 교육계는 주관식·서술형 평가로의 대전환을 단행해야 한다. 주관식 평가는 지식을 단순 암기했는지가 아니라, 주어진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자신의 논리로 재구성하는지를 측정한다. 아무리 뛰어난 AI 안경이라도 개인의 독창적인 시각과 논리적 전개 과정까지 완벽히 대신해 써 내려갈 수는 없다.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을 고민하며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는 과정 자체를 평가해야 한다. 평가 방식의 변화는 교육 방식의 변화로 이어진다. 객관식 시험에 맞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질문을 던지고 토론하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교육이 가능해진다. AI 안경의 등장은 교육계에 커다란 위기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진정한 사고력을 기르는 교육으로 나아갈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더 늦기 전에 주관식 평가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인프라와 채점 기준 마련에 나서야 할 때다.
-
[교육칼럼] 지구가 보낸 경고장…국가와 교육이 답할 '기후재난'의 골든타임
[교육연합신문=박진우 칼럼] 해마다 지구촌을 강타하는 이상기후는 이제 일시적인 자연현상이 아닌 인류의 일상을 파고드는 복합 재난으로 고착화되었다. 올해만 보더라도 유럽 전역에서는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으로 수만 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고, 북미와 아시아 곳곳은 기습적인 집중호우로 도시 전체가 침수되는 비극을 겪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기존의 장마 공식은 무너진 지 오래며, 예고 없는 국지성 폭우와 폭염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와 UN이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를 넘어 '지구 열열화(Global Boiling)' 시대가 왔다"고 경고했듯, 기후재난의 발생 빈도와 피해 범위가 매년 가파르게 확산하는 현상에 대해 우리는 엄중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상기후는 단지 어쩌다 찾아오는 계절적 불운이 아니라 인류와 미래 세대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국가적 재난이다. 과학자들은 오늘 우리가 겪는 혹독한 더위와 기습 폭우가 앞으로 맞이할 수많은 날 중 ‘가장 온화했던 날’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프랑스의 저명한 사회학자 브뤼노 라투르가 언급했듯 인류는 이미 '기후적 난민'의 시대에 진입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교육현장의 학사 운영 중 폭우나 폭염이 엄습할 때 단축수업이나 휴업을 안내하고 주의를 당부하는 수준의 임시방편으로는 다가올 미래를 감당할 수 없다. 국가 차원에서 기후위기를 '국가 안보 및 국민 생존'의 문제로 규정하고, 이에 발맞추어 미래 세대를 길러내는 교육의 방향성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학교 현장과 사회가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은 무엇인가. 첫째, 국가 차원의 '기후적응형 학교 인프라 표준화'와 재정 지원이다. 학교 건물 자체의 단열 성능을 극대화하고 옥상 녹화 및 빗물 저류 시설을 의무화하는 '그린 스마트 건축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폭염 시에도 학생들이 안전하게 신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모듈러형 실내 체육/놀이 공간' 확충을 국가 예산으로 우선 지원해야 한다. 둘째, 체계적인 '기후 데이터 기반 학사운영 예측 시스템' 구축이다. 각 지자체 및 기상청과 연계하여 지역별·학교별 기후 위험도를 실시간 측정하고, 이에 따른 단계별 대응 매뉴얼(체육 수업 전환, 등하교 시간 자율 조정, 온라인 수업 전환 기준 등)이 현장에서 혼선 없이 작동하도록 행정적·법적 근거를 명확히 정비해야 한다. 셋째, 지식 전달을 넘어선 '실천형 기후 안보·생태 교육'으로의 대전환이다. 기후변화 교육을 단순한 환경 과목의 일부가 아니라, 아이들이 생존 역량을 키우고 탄소중립 사회를 이끌어갈 '기후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필수 교육과정으로 재편해야 한다. 학교 내 에너지 소비를 학생들이 직접 측정하고 줄여보는 실천형 프로젝트 교육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중국의 고전 『서경』에는 "사전에 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라는 가르침과 함께, "망한 뒤에 도모하면 이미 늦다"는 경고가 전해진다. 교육의 본질은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마음껏 배우며 미래를 꿈꾸도록 울타리가 되어주는 데 있다. 이상기후라는 엄중한 시대적 경고 앞에서, 국가의 선제적 장기 대책과 교육 현장의 과감한 실천을 통해 국민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든든히 지켜내야 할 때다. ▣ 박진우 ◇ 부산 해빛초등학교 교감
-
[기고] 서울교육청 ‘3·3·3 학교뜰 프로젝트’를 보며, 학교숲 현장에서 드는 기대와 우려
[교육연합신문=김태연 기고]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운동장을 숲과 휴식공간, 체육시설이 공존하는 생태공간으로 바꾸는 '3·3·3 학교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학생 1인당 녹지 3㎡, 교실 창밖으로 나무 3그루가 보이는 환경, 학교당 30㎡ 규모의 나무 그늘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반가운 소식이다.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에 아이들이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 나무와 그늘, 흙과 생명의 공간을 늘리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학교숲과 환경교육 현장을 오랫동안 다녀온 사람으로서 반가움과 함께 한 가지 걱정도 든다. ‘이번에는 정말 다를까?’ 학교에 숲을 만드는 사업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5여 년 동안 학교숲, 명상숲, 에코스쿨 등 다양한 이름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학교에 나무를 심고 녹지공간을 만들었다. 적지 않은 예산도 투입됐다. 하지만 조성 이후 학교의 나무들이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는 충분히 돌아보지 못했다. 나무가 제자리를 잡도록 받쳐놓은 지지대를 걷어내기도 전에 줄기에 버섯과 곰팡이가 생겨 결국 잘려나간 나무를 보았다. 곤충이 생긴다 가지가 떨어진다는 민원 등으로 굵은 줄기만 남겨진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벚나무도 적지 않다. ‘학교는 깨끗해야 한다’는 생각에 낙엽 한 장, 나뭇가지 하나 남기지 않고 쓸어내 딱딱한 흙바닥만 남은 학교 정원도 여럿 보았다. 굵은 가지를 한꺼번에 잘라내는 과도한 전지로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쇠약해지고, 결국 나무껍질이 벗겨진 채 고사하고 몇년재 방치된 수십 년 된 나무들도 보았다. 학교 정원과 어렵게 조성한 학교숲의 나무들이 경관적으로나 생태적으로, 또 아이들이 느끼는 정서적 공간으로서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만났다. 학교숲에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학교에서 나무를 바라보는 행정적 관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의 나무는 생태적 가치를 지닌 공간이나 교육의 대상이기 이전에 관리해야 할 ‘시설’로 분류된다. 수목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시설 담당자가 나무 관리까지 맡는 경우가 많고, 결국 예산 범위 안에서 외부 조경업체에 전지를 맡기는 것으로 관리가 끝나기 쉽다. 교사들 역시 나무 관리가 또 하나의 업무가 될까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있다. 과도한 전지로 피해를 입은 나무는 바로 죽지 않는다.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쇠약해진다. 시설인 죽은 나무는 처리되는 과정도 오래 걸려 고사한 나무를 학생들이 몇 년 동안 보며 지낸다. 그 사이 교장과 담당자, 관리업체가 바뀌면 당시의 관리가 어떤 판단으로 이루어졌는지 책임은 누구인지 조차 확인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학교숲은 만드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 나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나무와 숲,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을 가르친다. 많은 학교가 이러한 교육을 원하고 의뢰한다. 나무가 탄소를 흡수한다고 이야기하고, 생물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고 설명한다. 작은 풀 한 포기와 곤충 한 마리도 생태계를 이루는 소중한 구성원이라고 가르친다. 그런데 정작 그 수업이 이루어지는 학교의 큰 나무는 과도하게 잘려 있고, 그로 인해 쇠약해지거나 고사한 나무 밑에서 수업을 하는 상황이 온다. 아이들 앞에서 참으로 난감한 순간이다. 이것이 문제인 것을 말해야 하나, 누구의 잘못으로 말해야 하나. 생태전환교육은 생태 지식을 배우는 것 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나무를 사랑하라고 가르치면서 어른들은 관리하기 편하도록 나무를 자르고, 아이들에게 생물다양성을 이야기하면서 학교의 작은 풀과 낙엽은 지저분하다며 모두 치워버린다면 교육과 생활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오히려 아이들이 낙엽을 치우고, 떨어진 나뭇가지를 관찰하고, 무더운 날 나무 그늘 아래에서 시원함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노는 일상의 경험이 훌륭한 생태교육이다. 교직원 역시 떨어지는 나뭇가지와 낙엽을 무조건 위험하거나 치워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순환과 공존의 결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계절 변화하는 나무를 살피고 관리하며 그 변화를 아이들과 공유하는 일이 학교의 일상이 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생태전환교육에 가까울 것이다. 이번 '3·3·3 학교뜰 프로젝트'에서 특히 반가운 것은 학교숲 조성 이후 보식 등 유지관리 비용을 지원하고, 학생과 교직원이 설계 단계부터 참여하도록 한다는 점이다. 이제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갔으면 한다. 학교숲 조성사업의 성과를 사업이 끝나는 해에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몇 제곱미터의 녹지를 만들었는지, 몇 그루를 심었는지, 예산을 얼마나 집행했는지만으로 학교숲의 성공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5년 뒤, 10년 뒤에도 그 나무들이 건강하게 살아 있는지를 봐야 한다. 그리고 학교와 아이들이 그 공간에서 나무와 함께 살아가는 일상을 이어가고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그러려면 나무를 심는 예산만큼 관리 체계가 중요하다. 과도한 전지를 막을 수 있는 관리 기준이 필요하고, 시설 담당자와 교직원이 학교 나무를 이해할 수 있는 기본적인 교육도 필요하다. 나무에 대한 모든 판단을 외부 조경업체에 맡기는 방식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무엇보다 학교숲을 관리해야 할 ‘시설물’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교육공간이자 살아 있는 생태계로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서울시교육청의 '3·3·3 학교뜰 프로젝트'가 또 하나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올해 몇 개의 학교숲을 만들었느냐보다 ‘10년 뒤 그 숲이 얼마나 잘 살아 있는지를 자랑할 수 있는 사업’이 되었으면 한다. 학교숲은 심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 김태연 ◇ 생태환경교육활동연구소 대표 ◇ 강남서초환경운동연합 교육분과위원장 ◇ 가로수시민연대 위원
-
[社說] 학령인구 감소가 교육재정 축소의 핑계 돼선 안 돼
[교육연합신문=사설] 정부가 추진 중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 산식 개편 및 재정 축소 움직임은 즉시 제고되어야 한다.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교육 예산부터 깎겠다는 식의 단편적 접근은 대한민국 미래 교육의 뿌리를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다. 교육 현장은 단순히 ‘학생 수’라는 숫자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학생 수가 줄더라도 인건비, 학교 시설 유지·보수비, 냉난방비 등 고정 운영비는 그대로 유지된다. 나아가 디지털 AI 교육 전환, 돌봄 및 방과 후 학교 확대, 특수·다문화 교육 등 맞춤형 교육 수요는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인구 감소 시대일수록 한 사람의 인재를 제대로 키워내기 위한 1인당 교육 투자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재정을 감축할 경우 소규모 학교 통폐합이 가속화되어 지역 교육 격차와 지방 소멸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다. 재정 당국과 개편 찬성론자들의 지적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내국세의 일정 비율(20.79%)을 무조건 교육청에 배분하는 현재의 연동 방식은 국가 전체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이다. 시·도교육청에 과도한 기금 적립금이 쌓이는 현상을 방지하고, 대학·평생교육이나 복지 등 재정 수요가 더 시급한 분야로 예산을 유연하게 재배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세수 변동에 따른 일시적 여유 재정을 이유로 교부금 제도 자체를 대폭 축소하려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격이다. 교육 예산의 특성상 단기적인 경기 변동이나 일시적인 학령인구 그래프에 따라 갈팡질팡해서는 장기적인 교육 정책을 펼칠 수 없다. 재정 효율화가 필요하다면 초과 재원을 ‘미래교육기금’ 등으로 적립하여 기후변화 대응, 노후 학교 개선, 미래형 교육 인프라 구축 등에 안정적으로 쓰이도록 내실을 다지는 방향이어야지, 본래 목적인 초·중등 교육재정의 판을 흔드는 방식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교육재정은 소비성 지출이 아니라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미래 투자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지금이야말로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질 높은 맞춤형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정부와 국회는 단순히 예산을 깎는 개편이 아닌,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의 질적 제고와 지방교육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지혜로운 재정 구조 개혁에 나서야 한다.
실시간 칼럼·피플 기사
-
-
[기고] 신뢰는 최고의 품질에서 시작된다.
- [교육연합신문=김문찬 기고] 오늘날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철학과 가치까지 함께 선택한다. 특히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식품산업은 무엇보다 안전성과 신뢰, 그리고 책임 있는 경영이 요구되는 분야다. 건강한 먹거리 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자연을 존중하고, 품질을 지키며, 소비자와의 약속을 끝까지 실천하려는 기업의 진정성이 있을 때 비로소 건강한 식문화가 완성된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DACO 안데스 청염을 이끌고 있는 김문찬 대표는 '신뢰를 품질보다 앞세울 수는 없지만, 품질을 통해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경영철학으로 기업을 성장시키고 있다. 김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국민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식재료'이다. 학교급식과 병원, 복지시설, 공공기관 등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는 급식 현장에서는 식재료 하나도 생명과 건강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기업의 경쟁력은 화려한 광고나 일시적인 판매 실적이 아니라 소비자가 오랫동안 믿고 선택할 수 있는 품질에서 나온다"며 "식품기업일수록 국민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철학은 DACO 안데스 청염의 생산과 품질관리 과정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안데스 산맥의 청정 고산 염호에서 자연 증발 방식으로 생산되는 천연 호수염은 자연이 오랜 세월 만들어낸 귀한 자원이다. 여기에 철저한 품질관리와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더해 소비자가 믿고 사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식재료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학교급식은 친환경 농산물과 우수 축산물, 수산물뿐 아니라 소금과 조미료 등 기본 식재료까지도 원산지와 생산환경, 품질관리 수준을 꼼꼼히 살피는 시대가 되었다. 김 대표는 이러한 변화가 대한민국 식문화가 한 단계 성숙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한다. 특히, 성장기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학교급식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건강한 생활습관을 형성하는 교육의 일부이다. 아이들이 매일 먹는 한 끼 식사는 미래세대의 건강을 좌우하는 중요한 투자이며, 급식에 사용되는 식재료는 그만큼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김 대표는 "좋은 식재료는 좋은 음식을 만들고, 좋은 음식은 건강한 사람을 만든다"며 "미래세대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것이 식품기업의 가장 큰 사회적 책임"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또한 기업의 역할을 단순한 제품 판매에만 머물지 않는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며 환경을 생각하는 생산방식과 사회적 가치 창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야말로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확고한 신념이다. 기업이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국민의 건강 증진과 안전한 먹거리 문화 확산에 기여할 때 진정한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DACO 안데스 청염은 학교급식을 비롯해 병원, 복지시설, 공공기관, 외식산업 등 다양한 급식시장으로 공급을 확대하며 건강한 식문화 조성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품질혁신과 공급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천연 호수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소금은 모든 음식의 시작이자 기본이다. 기본이 바로 서야 음식의 품질도 높아질 수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가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품질과 책임 있는 경영으로 대한민국 식문화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문찬 대표가 꿈꾸는 기업은 단순히 매출 규모가 큰 기업이 아니다. 소비자가 가장 먼저 신뢰하고, 학교와 병원, 공공기관이 안심하고 선택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자연을 존중하는 마음, 품질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 그리고 소비자와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는 책임감이 쌓일 때 비로소 기업은 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대한민국의 건강한 미래는 작은 식재료 하나를 소중히 여기는 기업에서 시작된다. 자연이 만든 건강한 가치를 국민의 식탁으로 이어가는 김문찬 대표의 경영철학은 오늘도 건강한 먹거리 문화와 안전한 급식환경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업의 성공을 넘어,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식문화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길이 될 것이다. ▣ 김문찬 ◇ DACO(다코) 안데스 청염 설립 경영 대표 ◇ 금령장학회 사무국장 겸 등기이사 ◇ 부산광역시 테니스협회 부회장 ◇ 국민통합위원회 부산지역 자문위원 ◇ 부산 금정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신뢰는 최고의 품질에서 시작된다.
-
-
[인터뷰] 강경미 부산광역시 서구의회 의장
- [교육연합신문=이정현 기자] 부산광역시 서구는 대한민국 근대 의료와 교육의 발상지이자 부산 원도심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이다. 송도해수욕장을 비롯한 천혜의 해양관광 자원과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 인프라를 갖춘 서구는 풍부한 발전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반면 인구 감소와 원도심 공동화, 초고령사회 진입, 지역경제 침체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지방의회는 단순한 견제기관을 넘어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 중심의 의회로 거듭나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제10대 부산광역시 서구의회를 이끌고 있는 강경미 의장은 '실천하는 의회, 구민과 함께하는 의회'를 의정 비전으로 제시하며 현장 중심의 생활밀착형 의정을 펼쳐 나가고 있다. 특히, 원도심 재생과 교육환경 개선, AI·디지털 교육 확대, 평생학습도시 조성, 청년 정착 지원, 초고령사회 대응,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 안전 강화 등 서구의 미래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며 구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교육연합신문은 강경미 의장을 만나 지방자치의 발전 방향과 교육도시 서구의 비전,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정책,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복지정책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 제10대 부산광역시 서구의회 의장으로 취임한 소감과 앞으로의 의정 운영 비전을 말씀해 달라. 제10대 서구의회 의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겨주신 구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실천하는 의회, 구민과 함께하는 의회'를 비전으로 삼아 현장 중심의 의정을 펼쳐 나가겠다. 구민의 작은 목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정책으로 연결하는 신뢰받는 의회를 만들겠다. ■ 의장이 생각하는 '구민 중심의 의회'와 가장 중요한 의정 철학은 무엇인가? 구민 중심의 의회는 현장 속에서 답을 찾는 의회라고 생각한다. 책상 위에서 만드는 정책보다 주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 생활의 불편을 직접 듣고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밀착형 의정을 통해 구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정 철학이다. ■ 부산 서구가 안고 있는 가장 시급한 현안과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인구 감소와 원도심 공동화 문제다. 청년과 30·40세대가 정착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와 정주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의회는 관련 조례를 마련하고 예산 확보에 적극 나서며 집행부와 함께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 ■ 원도심 재생과 정주환경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생활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우선이다. 공영주차장 확보와 노후 주거지 정비사업을 확대하고, 의료 인프라와 해양관광 자원을 연계한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을 함께 추진해 사람이 머물고 싶은 도시를 만들겠다. ■ 교육도시 서구를 만들기 위한 교육정책 방향은 무엇인가? 교육 때문에 서구를 떠나는 일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교육청과 긴밀히 협력해 노후 학교시설을 개선하고 방과후 교육과 지역 학습공간을 확대해 아이들이 지역 안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 AI·디지털 전환 시대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 지방의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AI와 디지털 교육은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다. 모든 학생이 교육격차 없이 AI와 코딩교육을 접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확대하고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미래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겠다. ■ 청소년 진로·진학과 학교 밖 교육활동 지원을 위한 정책은 무엇인가? 청소년들이 다양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진로체험 기회를 더욱 확대하겠다. 공공기관과 기업을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학교 밖 청소년도 소외되지 않도록 상담과 맞춤형 교육지원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 ■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해 서구가 집중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평생교육은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권역별 평생학습관 기능을 강화하고 은퇴 이후 재취업과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실용 중심 프로그램을 확대해 평생학습도시 서구를 만들어 나가겠다. ■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어르신 평생학습과 디지털 교육 확대 방안은? 디지털 소외는 곧 생활의 불편으로 이어진다. 경로당과 복지관을 직접 찾아가는 디지털 문해교육을 확대해 스마트폰과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이 편리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정책 방향은 무엇인가?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골목상권 활성화에도 힘쓰겠다. 변화하는 소비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디지털 마케팅 교육과 경영 컨설팅을 확대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 ■ 기후위기와 재난에 대비한 주민 안전정책은 무엇인가? 구민의 생명과 안전은 가장 중요한 가치다.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시설을 확충하고 스마트 교통안전 시스템을 확대하겠다. 또한 서구의 지형 특성을 반영한 재난 대응체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해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 ■ 집행부와의 협력과 견제를 어떻게 조화롭게 수행할 것인가? 좋은 정책에는 적극 협력하고 구민의 이익에 반하거나 예산 낭비가 우려되는 정책은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책임 있게 견제하겠다. 균형과 상생을 통해 신뢰받는 의회를 만들겠다. ■ 임기 동안 반드시 이루고 싶은 핵심 정책과 목표는 무엇인가? '아이 키우기 좋은 서구, 어르신이 행복한 서구'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보육과 교육,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는 다양한 조례와 정책을 마련해 구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 ■ 지방교육 발전을 위해 교육청·학교·지자체가 어떤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교육은 어느 한 기관만의 힘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 교육청과 학교, 지자체, 의회,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지역교육 거버넌스를 활성화해 교육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신속하게 반영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서구 구민과 교육연합신문 독자, 미래세대인 학생과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서구의 미래는 학생과 청년들의 꿈에서 시작된다. 누구나 희망을 품고 도전하며 성장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서구의회가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구민과 함께하며 더 나은 서구, 더 행복한 서구를 만들어 가겠다. 구민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 맺음말 부산 서구의 새로운 도약은 어느 한 기관이나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서는 국회와 지방의회, 행정이 긴밀하게 협력하고, 무엇보다 구민과 함께 호흡하는 상생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산 서구·동구를 지역구로 둔 곽규택 국회의원과 제10대 부산광역시 서구의회를 이끄는 강경미 의장이 중앙과 지방을 잇는 든든한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원도심 재생과 지역경제 활성화, 교육환경 개선, 복지 증진, 생활 SOC 확충 등 지역의 핵심 현안을 함께 해결해 나간다면 서구의 미래 경쟁력은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곽 의원은 최근 발전 공기업 통합본사 부산 유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지역 성장 기반 확보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방자치는 주민의 삶을 바꾸는 가장 가까운 정치이며, 교육은 미래를 여는 가장 강력한 투자이다. 구민의 삶을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정책,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전하는 교육,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의 복지가 함께할 때 서구는 다시 활력을 되찾고 부산 원도심의 새로운 중심으로 우뚝 설 것이다. 교육연합신문은 앞으로도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정치인과 교육계, 지역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균형 있게 조명하며, 교육과 지방자치가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정책 담론을 만들어가는 언론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다.
-
- 칼럼·피플
- 인터뷰
-
[인터뷰] 강경미 부산광역시 서구의회 의장
-
-
[기고] 부산의 미래 100년, 관광의 중심은 왜 부산진구여야 하는가
-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고]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세계적인 해양도시다. 대한민국 최초의 국제무역항으로 근대화를 이끌었고, 한국전쟁 당시에는 임시수도의 역할을 수행하며 대한민국의 역사를 지켜냈다. 오늘날에는 아름다운 해안과 국제행사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은 지금 새로운 전환점 앞에 서 있다.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 관광객의 특정 지역 편중 등은 부산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이제 부산은 단순한 해양관광도시를 넘어 도시 전체가 함께 성장하는 관광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관광산업은 부산의 미래를 견인할 핵심 산업이지만, 현재 관광객의 동선은 해운대·광안리·송정·기장 등 동부산권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관광 소비와 경제적 효과 또한 일부 지역에 편중된다는 의미다. 부산이 글로벌 관광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양관광'과 '도심관광'이라는 두 축을 함께 성장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부산진구가 있다. 부산진구는 단순히 행정구역상의 중심이 아니다. 교통과 상권, 문화와 사람이 모이는 부산의 심장이다. 부산 시민에게 부산의 중심을 묻는다면 대부분은 서면을 떠올린다. 서면은 오랜 시간 부산 최대의 상업·금융·유통 중심지로 성장해 왔으며 지금도 부산의 대표적인 생활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 도시철도 1호선과 2호선이 교차하는 서면은 부산 최고의 교통 요충지다. 부산 어디에서든 접근이 용이하며 KTX 부산역, 김해국제공항,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도 30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다. 관광의 첫 번째 조건이 접근성이라면 부산진구는 이미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 무엇보다 세계 관광의 흐름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제 관광은 단순히 명소를 둘러보는 시대를 넘어 지역의 일상을 경험하는 체류형 관광(Stay Tourism)으로 진화하고 있다. 관광객은 유명 관광지를 사진으로 남기는 것보다 지역의 음식과 문화, 골목과 사람을 경험하는 여행을 선택하고 있다. ■ 부산을 가장 부산답게 느낄 수 있는 곳 역시 부산진구다. 아침에는 부산시민공원에서 시민들과 함께 산책하고, 점심에는 서면 골목상권에서 부산의 맛을 즐기며, 오후에는 전포카페거리에서 젊은 감성을 경험한다. 저녁에는 송상현광장에서 역사와 문화를 접하고, 밤에는 서면의 공연과 쇼핑, 야간경제를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이처럼 부산진구는 하루를 온전히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체류형 관광의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 부산진구의 가장 큰 경쟁력은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압도적인 접근성이다. 부산 어디로 이동하더라도 가장 효율적인 거점이 될 수 있는 교통망은 부산진구만이 가진 강점이다. 둘째는 풍부한 소비 인프라다. 서면은 부산 최대 상권으로 백화점, 쇼핑몰, 숙박시설, 음식점, 공연장, 의료와 문화시설이 밀집해 있다. 관광객이 오래 머물수록 소비는 증가하고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 셋째는 역사와 문화 콘텐츠다. 부산진성, 부산포의 역사, 송상현 장군의 호국정신, 근현대 부산의 성장사를 연결하면 부산진구는 상업도시를 넘어 역사문화관광도시로 발전할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넷째는 부산시민공원이라는 세계적 자산이다. 뉴욕의 센트럴파크가 도시의 상징이 되었듯 부산시민공원 역시 부산을 대표하는 도심관광의 중심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국제음악축제, 야간 미디어아트, 세계음식축제, 문화예술 페스티벌 등을 사계절 운영한다면 부산진구는 연중 관광객이 찾는 도시가 될 수 있다. 다섯째는 MICE 산업과의 연계 가능성이다. 부산은 국제회의 도시로 성장하고 있지만 회의 참석자들이 도심에서 충분히 체류하고 소비하는 구조는 아직 미흡하다. 국제회의와 전시 참가자들이 부산진구에서 숙박하고 쇼핑하며 지역 문화를 경험하도록 연결한다면 관광과 경제 효과는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다. ■ 부산진구 관광 육성은 특정 지역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오히려 동부산과 원도심, 서부산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부산 전체의 균형발전을 이끌 수 있다. 관광객이 부산진구를 거점으로 부산 전역을 여행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관광 소비는 자연스럽게 부산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다. ■ 세계적인 도시들은 이미 이러한 전략을 실현하고 있다. 뉴욕은 센트럴파크와 타임스스퀘어를 중심으로 도시관광을 활성화했고, 도쿄는 신주쿠와 시부야, 런던은 소호와 코벤트가든, 파리는 마레지구를 중심으로 도시의 일상과 관광을 성공적으로 연결했다. ■ 부산도 이제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 ▲왜 부산시민공원에서 세계적인 음악축제가 열리지 못하는가. ▲왜 서면은 대한민국 최고의 야간관광 명소가 되지 못하는가. ▲왜 전포카페거리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거리로 성장하지 못하는가. ▲왜 부산진구는 부산 관광의 중심이 되지 못하는가. 문제는 가능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가능성을 하나의 비전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제 부산은 선택해야 한다. 해양관광도시라는 현재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해양과 도심이 조화를 이루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도약할 것인가. 부산의 중심은 이미 부산진구다. 이제는 그 중심성을 관광정책으로 완성해야 할 때다. 부산진구를 관광의 중심으로 육성하는 일은 특정 지역을 위한 개발사업이 아니라 부산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미래 전략이며, 부산의 다음 100년을 준비하는 투자이다. 관광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시작되고, 도시는 사람이 머무는 곳에서 성장한다. 부산진구는 사람과 문화, 역사와 미래가 만나는 도시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뿐이다. 부산의 중심을 관광의 중심으로 만드는 일. 그 시작은 지금이며, 그 이름은 부산진구다. "부산의 중심, 관광의 중심 – 부산진구" Stay in Busanjin, Feel Busan.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부산의 미래 100년, 관광의 중심은 왜 부산진구여야 하는가
-
-
[기고] 고전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비추는 등불이다
- [교육연합신문=박인희 기고] 인공지능(AI)이 글을 쓰고, 자동차가 스스로 달리며, 손안의 스마트폰 하나로 세상의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과학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우리 사회는 인간관계의 단절, 세대 간 갈등, 생명의 경시, 공동체 의식의 약화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다.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사람의 마음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무엇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가?' 그 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바로 오랜 세월을 견디며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온 고전과 인문학이다. 고전은 흔히 오래된 책으로만 인식되곤 한다. 그러나 고전은 시대에 뒤처진 과거의 유산이 아니다. 수천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통해 검증된 지혜의 보고이며,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가장 깊은 철학이다. 시대는 변해도 인간의 본성과 삶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고전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살아 있는 교과서다. 『논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예를 가르치고, 『맹자』는 의로움을 말하며, 『명심보감』은 삶의 덕목을 일깨운다. 『천자문』은 단순한 한자 학습서가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워 주는 인생의 입문서다. 한 줄의 고사성어에는 수백 년의 역사와 인간의 경험이 응축되어 있다. 이를 오늘의 현실에 비추어 이해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고전은 살아 있는 지혜가 된다. 필자는 오랜 세월 훈장으로서 한학과 전통문화를 연구하고 강의하며 한 가지 신념을 지켜 왔다. 고전은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누구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생활 속 인문학이라는 믿음이다. 그래서 강의에서도 한자를 암기하는 데 머물지 않고, 역사 속 인물과 일화, 문화유산, 풍수지리, 전통문화와 생활철학을 함께 풀어내며 수강생들이 자연스럽게 공감하고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평생학습관과 문화원, 도서관, 복지관,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진행하는 「훈장님과 함께하는 인문학, 고전의 향기」 역시 이러한 철학에서 출발했다. '궁즉통(窮則通)'을 통해 역경을 극복하는 자세를 배우고, 허난설헌과 홍랑의 삶을 통해 인간의 품격과 절개를 돌아보며, 부산의 풍수지리와 세계 문화유산을 통해 우리 문화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한다. 또한 천자문과 명심보감이 전하는 교훈을 현대인의 언어로 재해석하여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지혜를 함께 나눈다. 오늘날 평생학습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교육을 넘어, 삶을 성찰하고 인격을 성장시키는 과정이어야 한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오래 사는 것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인문학은 그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이며, 고전은 그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인문학 강좌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소중한 공간이 된다. 함께 배우고 토론하며 웃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공동체는 더욱 건강해지고, 세대 간의 이해와 존중도 깊어진다. 인문학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변화된 사람이 지역사회를 바꾸며, 결국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교육의 본질은 지식을 많이 아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길러내는 데 있다. 우리 선조들이 수백 년 동안 고전을 통해 인성과 품성을 닦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정직과 배려, 효와 예, 책임과 신뢰 같은 가치는 결코 낡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가치가 부족한 오늘날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인공지능은 방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양심을 대신할 수는 없다. 기술은 편리함을 줄 수 있지만 인간다운 삶의 의미를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결국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힘은 기술과 인문학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완성된다. 우리는 AI를 배우는 동시에 사람을 이해하는 법도 함께 배워야 한다. 앞으로도 저는 우리 고전과 전통문화의 가치를 보다 쉽고 흥미롭게 전하며, 누구나 인문학을 통해 삶의 품격을 높일 수 있도록 현장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고전은 박물관 속 유물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살아 있는 지혜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사람의 길은 사람에게서 배우고, 그 길은 결국 고전 속에서 다시 만난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를 공부하는 일이 아니다. 더 나은 오늘을 만들고, 더 품격 있는 내일을 준비하는 일이다. 그 향기가 한 사람의 삶을 바꾸고,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며, 미래 세대에게 이어지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되기를 소망한다. ▣ 박인희 ◇ 부산 금정서당 훈장 ◇ (사)한중문자교육협회 연수원장 ◇ 동의대학교 외래교수·부산경호고등학교 한문교사 역임 ◇ 부울경 한문지도사협의회 수석부회장 ◇ (재)한국인성교육지도사협회 지도교수 ◇ 저서: 『엉터리 선비의 횡설수설』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고전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비추는 등불이다
-
-
[기고] 영어만 되면, 당신의 꿈을 좇아라
-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시대"라고 말한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국경의 의미는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세계와 연결되는 문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리고 그 문을 여는 가장 강력한 열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영어다. 우리는 오랫동안 영어를 입시 과목으로만 인식해 왔다. 시험 점수를 얻기 위해 암기하고, 대학 입학을 위한 도구로 활용해 왔다. 그러나 영어의 본질은 점수가 아니다. 영어는 세계와 소통하는 언어이며, 자신의 가능성과 미래를 확장하는 글로벌 경쟁력이다. 오늘날 세계 최고의 대학 강의는 영어로 제공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과 국제기구의 업무 역시 영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해외 취업과 창업은 물론 국제 연구와 학술 교류, 문화예술 활동에 이르기까지 영어는 세계와 연결되는 공통 언어가 되었다. 이제 영어는 특정 직업군만의 능력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세계 무대에서 펼치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기본 역량이다.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외국인과 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더 넓은 세상을 이해하고,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하며, 더 다양한 기회를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같은 실력과 같은 재능을 가진 두 사람이 있다면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 기회의 문 앞에 설 수 있다. 결국 꿈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재능만이 아니라 세상과 연결되는 능력일지도 모른다. 학생들은 종종 묻는다. "영어를 왜 공부해야 하나요?" 그럴 때마다 필자는 이렇게 답한다. "영어는 시험을 잘 보기 위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꿈이 언어 때문에 멈추지 않도록 배우는 것이다." 꿈에는 국경이 없다. 그러나 언어는 때로 국경이 된다. 영어는 그 국경을 넘어 세계와 연결되는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도구다. 영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더 넓은 무대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영어 자체에 있지 않다. 영어를 통해 만나게 될 사람들, 경험하게 될 새로운 문화, 도전하게 될 다양한 기회, 그리고 마침내 이루게 될 자신의 꿈에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시험 성적이 아니다.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와 국제적 소통 능력, 그리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용기다. 영어는 그 모든 가능성을 연결해 주는 가장 현실적인 도구이며, 미래 인재가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이다. 만약 지금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가고 싶은 나라가 있다면,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라. 영어를 준비하라. 영어는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당신의 미래를 세계와 연결하는 다리가 되어 줄 것이다. 영어가 꿈을 대신 이루어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영어는 꿈이 세상과 만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준다. 세계는 준비된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준다. 그 준비의 시작이 영어라면, 오늘의 영어 공부는 내일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가장 가치 있는 투자일 것이다.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영어만 되면, 당신의 꿈을 좇아라
-
-
[기고] 이 세상의 주인은 대답하는 자가 아니라 질문하는 자의 것입니다.
- [교육연합신문=문덕근 기고] 우리는 오랫동안 남이 만들어 놓은 정답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외워서 대답하는 ‘응답자’의 삶을 강요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남의 질문에 대답만 하는 삶은 결코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없으며, 그러한 사회는 남의 생각을 따라가는 전술 국가에 머물 뿐입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에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판을 짜는 ‘질문자’만이 이 세상의 진정한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주 만물과 인간이 만든 모든 시스템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취약성(음)과 장점(양)을 동시에 가집니다. 이를 노자는 “화혜복지소의, 복혜화지소복(禍兮福之所倚, 福兮禍之所伏)”, 즉 “화 속에 복이 입각해 있고, 복 속에 화가 엎드려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단단하고 강한 것은 성장의 꼭대기에 이름에 쉽게 부러지는 취약성을 안고 있으며, 부드럽고 약한 것은 취약해 보이지만 무한한 변화와 생명력을 품고 있습니다. 장점과 취약성은 상호 의존 관계에 있어서, 어느 단계에 이르면 취약성은 장점이 날아오를 높이와 깊이를 제한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한계와 취약성을 직시할 때 비로소 거만함을 내려놓고 겸손함(虛)을 바탕으로 타인과 공존하는 지혜가 시작됨을 깨달아야 합니다. 생각을 낳는 사전 단계는 ‘지각(Perception)’과 ‘여백(Space)’입니다. 생각(사유)은 공중에서 그냥 떨어지지 않습니다. 깊은 사유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음의 사전 단계가 필요합니다. 관찰과 감각의 세밀화입니다. 현상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사물의 본질을 파고드는 격물(格物)의 관찰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둘째, 기존 도그마에 대한 회의(疑)입니다.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일상과 권위적 지식에 대해 ‘과연 그러한가?’라는 이성적 의심을 품는 단계입니다. 셋째, 내면의 여백(虛靜) 확보입니다. 고요하고 비워진 마음 상태가 마련되어야 비로소 편견 없이 대상의 참모습을 비추고 사유의 싹을 틔울 수 있습니다. 취약성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것은 사유의 종속성입니다. 세상의 모든 물건과 제도는 생각이 만듭니다. 우리 삶을 채우는 물건과 제도 가운데 우리가 먼저 만든 생각과 물건과 제도를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는 우리의 삶을 스스로 생각해서 산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한 생각의 결과를 따라 하며 살았다는 증거입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는 “사유의 종속성이 종속적 주체를 만든다.”고 보았습니다. 지식과 권력, 규범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으며 인간을 특정한 틀 안에 가두는 ‘담론(Discourse)’을 형성한다고 했습니다. 타인이 만든 지식체계와 가치관을 비판 없이 내면화한 개인은, 스스로 주체적으로 생각한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권력이 만들어 놓은 규범을 스스로에게 강제하는 ‘종속적 주체(Subjected Subject)’로 전락하고 맙니다. 남의 생각으로 사는 삶은 자기 삶의 주인이 아닌, 권력의 부품에 불과하다는 통렬한 경고입니다. 장자(莊子)는 제물론(齊物論)에서 인간이 자기 경험과 지식으로 굳혀버린 편견의 마음을 ‘성심(成心, 정해진 마음)’이라 불렀습니다. 성심(成心에 빠지면 자기 기준만 옳다고 믿고, 타인은 ‘틀렸다.’고 단정합니다. 오늘날 정치적·이념적 극단주의, 혐오와 편 가르기는 모두 이 성심이 만들어낸 사회적 병리 현상입니다. 혐오와 편 가르기를 벗어나는 방법의 하나로는 ‘심재(心齋)’와 ‘좌망(坐忘)’, 마음을 비우는 심재(마음의 금식)와, 내가 쌓아온 고정관념과 명분, 편견을 순간적으로 잊어버리는 좌망(앉아서 나를 잊음)을 실천해야 합니다. 내 기준을 내려놓고 우주 만물의 다양한 결을 그대로 수용하는 인지적 유연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즉 보편적 질서의 깨달음과 실천입니다. 스마트폰은 단순히 전화기와 녹음기를 연결한 것이 아닙니다. Steve Jobs가 창안한 스마트폰은 ‘휴대 전화(통신)’, ‘MP3/녹음기(음향)’, ‘인터넷 통신기(정보)’ ‘다치 디스플레이(직관적 UI)’라는 이종(異種)의 기술들이 창의적 은유(Metaphor)와 융합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문명으로 재창조된 사건입니다. 새로운 가치는 무(無)에서 나오지 않고,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격격타(格格打)의 요소들을 연결할 때 탄생합니다. 은유는 보이지 않는 추상적 진리를 눈에 보이는 구체적 사물로 다리를 놓아주는 사유의 창조적 도구입니다. 연결과 은유는 반야심경에서 말하는 영토의 확장이며 건너가기입니다. 그래서 삶은 연결과 은유의 확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은유와 연결의 생활화가 일상화 되어야 합니다. 인문학과 과학, 예술의 교차 읽기, 즉 전혀 다른 분야의 책을 번갈아 읽으며 접점을 찾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만약(~라면)’ 질문 던지기, 즉 만약 유교의 ‘정명(正名)’을 AI 윤리에 연결하면 어떻게 될까?처럼 서로 다른 개념을 짝지어 보는 사유 연습을 일상화해야 합니다. 자신이 어떻게 살다 가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자기가 원하는 것이 정말 무엇인지를 자신에게 물어보는 것이야말로 자기 자신이 되는 길입니다. 자기를 자기로 만드는 힘, 자기를 자기로 살게 하는 힘, 자기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자기가 되는 힘이 ‘德’입니다. 자기를 자기로 살게 하는 힘은 ‘덕(德)’과 질문의 힘입니다. 유교에서 덕(德)이란 단순히 선한 마음씨가 아니라, ‘자기 고유의 본성(덕성)을 그대로 구현하여 자기를 자기답게 만드는 내면의 동력’입니다. 이 덕은 오직 주체적인 질문을 통해서만 발현됩니다. 성격이 급하고 용맹한 제자 자로가 “좋은 말을 들으면 즉시 실천해야 합니까?”라고 물었을 때, 공자는 “부모와 형제가 있는데 어찌 즉시 행하겠느냐?”며 말렸습니다. 만약 자로가 질문하지 않고 남의 대답만 따라 했다면 자신의 치우친 본성을 바로잡지 못했을 것입니다. 스스로 질문을 던짐으로써 자신의 치우침을 깨닫고, 고유한 인격적 덕(德)을 완벽하게 다듬어 갈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즐거움을 스스로 찾아내 즐겨야 한다는 자쾌(自快), 근원을 살피는 찰기시(察其始), 틀에 박힌 신념에 빠지지 않고 과감히 결별할 줄 아는 오상아(吾喪我) 등 장자 사상의 핵심 기둥에 관해서도 삶의 실력과 연관해 해석해야 합니다. “내 안에서 솟아나는 것, 그것을 살아보고 싶었다.” 『데미안』의 이 문장은 장자의 ‘자쾌(自快)’와 닿아 있습니다. ‘자쾌’는 결코 도피나 무위(無爲)의 삶이 아니다. 오히려 누구보다 치열하게 자기 삶의 질과 방향을 붙잡으려는 실천적 태도입니다. “남이 입혀준 비단옷을 입고 따라가는 삶이 아니라,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살아내는 것,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 거기서부터 철학이 시작된다.”고 여겨집니다. 장자와 함께 묻습니다. “지금, 당신은 당신의 삶을 살고 있는가?” 장자가 말한 ‘자쾌(自快)’란 외부의 평가, 권력, 부,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자기 삶의 주체가 되어 누리는 절대적인 내면의 기쁨과 자유’를 뜻합니다. 타인의 인정 욕구 탈피(위기지학),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爲人)을 멈추고, 오롯이 내 영혼의 성장을 위한 공부와 삶(爲己)을 즐기는 것입니다. 동양철학의 지침은 내성외왕(內聖外王)과 충서(忠恕)입니다. “안으로는 성인의 인격을 닦고(修己), 밖으로는 인류와 만물을 편안하게 하라(安人).” 내가 당해서 싫은 일을 남에게 하지 않는 역지사지의 자비와 공감 능력으로 공동체와 상생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서양철학의 지침은 “너 자신을 알라(Gnothi Seauton)”와 주체적 사유입니다. 소크라테스와 칸트가 강조했듯, 타인이 만들어 놓은 교리와 선동에 무비판적으로 끌려가지 말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이성의 용기(Sapere Aude)”를 가지라는 가르침입니다. 남의 대답을 외우는 노예의 삶을 끝내고, 내면의 양심을 향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주인의 삶을 살 때, 비로소 자기 자신과 세상을 구원하는 참된 덕(德)이 시작될 것입니다. 지금과 같은 주입식 교육은 학생들의 생각하는 힘을 약하게 만들어 창의력을 오히려 죽입니다.”.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는 어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지 않으면 미래에는 도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들을 기계처럼 공부하게 하지 말고, 기계가 할 수 없는 한 단계 높은 차원의 역량을 개발하게 도와야 합니다”고 외치지만 변화는 ‘글쎄요.’입니다. 지금 전남광주특별시에서는 우리가 쓰고 있는 우리말, 우리글의 의미를 제대로 아는 성인과 학생들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깨달음에서 “우리말로 배우는 한자”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天(하늘 천), 地(땅 지)하고 몇 번 외우고 쓰던 암기식 교육에서, 天(하늘 천)은 ‘하늘’을 왜 ‘천’이라 할까? 地(땅 지)는 ‘땅’을 왜 ‘지’라고 할까? 人(사람 인)은 ‘사람’을 왜 ‘인’이라고 할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하늘’, ‘천’, ‘사람’, ‘인’이라는 우리말을 깨우치는, 대답만을 강조하는 교실에서 질문하는 교실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저만일까요? 첫째, 한자를 공부하면 한글의 뜻을 알 수 있고, 둘째, 문해력 신장의 기초․기본이 되며, 셋째, 논리적 사고력의 기반을 이루고, 넷째, 추상적 사고력의 디딤돌이 되며, 다섯째, 대답형 교실에서 질문하는 교실로의 대전환의 출발이 되며, 여섯째, 대체 불가 대한민국 교육의 신기원 구축과 아울러 한글과 한자를 결합하는 교육이 이루어질 때, 우주 이치를 담은 세계관, 인생관, 가치관이 형성되어, 세계를 영도할 수 있는 인재 전당의 첫 삽이 전남광주특별시에서 시작되었음에 가슴 뿌듯합니다. ▣ 문덕근 ◇ 한자한글연구원장 ◇ 고전연구가 ◇ 한자실력급수 사범급(공인)·한자한문지도사 특급(공인) ◇ 교육학박사 ◇ 前전남강진교육지원청 교육장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이 세상의 주인은 대답하는 자가 아니라 질문하는 자의 것입니다.
-
-
[社說] 서이초 3주기, 언제까지 두려운 교실을 방치할 것인가
- [교육연합신문=사설]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어느덧 3년이 흘렀다. 거리를 가득 메웠던 교사들의 외침과 정치권의 서슬 퍼런 약속이 무색하게도, 교육 현장은 여전히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라는 깊은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은 3주기를 맞아 “안심하고 가르칠 학교를 만들겠다”고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말뿐인 위로가 아니다. 정부와 국회는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법과 제도로 완벽히 보호하고, 악성 민원인을 엄벌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즉각 수립해야 한다. 이토록 강경한 법적 울타리가 필요한 이유는 교권 추락이 단순히 교사 개인의 직업적 만족도를 넘어, 공교육 시스템 자체를 붕괴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서이초 사건 이후 여러 법안이 마련되었다고는 하나, 현장의 교사들은 여전히 악성 민원인의 표적이 될지도 모른다는 극심한 두려움 속에서 교단에 서고 있다. 교사가 위축된 교실에서 정상적인 생활지도와 훈육은 불가능하다. 결국 교권의 상실은 다수 학생의 학습권 침해와 교실 붕괴라는 부메랑이 되어 교육 생태계 전체를 파괴하고 있다. 교사를 지키는 것이 곧 아이들의 안전한 배움터를 지키는 일이다. 일각에서는 교권 보호 조치를 과도하게 강화할 경우, 학생인권조례의 취지가 위축되거나 정당한 학생의 인권 및 학부모의 감시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혹여나 발생할지 모르는 일부 교사의 부당한 대우로부터 학생을 보호할 최소한의 장치는 남겨두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교권과 학생인권을 이분법적 대립 구도로만 바라보는 협소한 시각에서 비롯된 오류다. 교권을 확립하자는 것은 학생의 인권을 억누르자는 것이 아니라, 무분별하고 악의적인 허위 신고와 감정적 보복성 민원으로부터 교사의 생존권을 지키자는 최소한의 방어벽 마련이다. 현재의 시스템은 정상적인 교육 지도마저 아동학대로 둔갑시키는 구조적 허점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정당한 학부모의 권리를 넘어선 갑질을 방치하는 꼴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치권과 교육 당국은 더 이상 눈치 보기식의 미온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 교사가 확신과 자부심을 가지고 단호하게 가르칠 수 없을 때, 교육의 미래는 없다. 무분별한 신고에 대해 교사에게 무조건적인 직위해제 처분을 내리는 악습을 완전히 뿌리 뽑고, 악성 민원에 대해서는 기관 차원의 강력한 법적 대응 체계를 의무화해야 한다. 서이초 3주기인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엄중히 요구한다. 말로만 외치는 안심 학교 대신, 교사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가차 없고 강력한 제도적 철책을 지금 당장 구축하라.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社說] 서이초 3주기, 언제까지 두려운 교실을 방치할 것인가
-
-
[기고] ‘삶’은 힘이 드는 것입니다
- [교육연합신문=김성희 기고]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능력이 많아도, 젊은 사람에게도, 성공한 사람에게도, 자기관리에 철저한 사람에게도 인생의 한 부분이 그렇게 정해진 것처럼 힘든 시기가 찾아옵니다. 서양 철학에서는 삶은 힘을 쓰고, 힘이 드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서양은 자녀들을 키우면서 ‘삶은 힘을 쓰고, 힘이 드는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떻게 하면 내 자녀에게는 힘이 들지 않은 삶의 길을 말합니다. 지난달 방한했던 엔비디아의 회장 젠슨 황에게 아이들 교육에 관한 질문을 하자, 그의 답변은 아주 짧고 명쾌했습니다. ‘핵심은 환경입니다. 자녀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열어주고 스스로 분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줘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실패할 기회를 만들어 줘야 그들이 나중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실패를 배우는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아이들은 더 강력한 회복탄력성, 끈기 그리고 인격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스스로 한계에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탐구하면서 실패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세요. 가장 중요한 건 교육의 분야가 아닙니다. 어떤 환경을 제공하느냐 입니다. 완벽함을 추구해야 하지만 어려움운 반드시 겪어야 합니다. 그래야 위대해질 수 있는 거죠.’ AI가 생활 전반에서 사람의 일을 대신하고 있고 전 세계의 근황을 시시각각 알 수 있는 오늘날을 살고 있는 사람이나, 이웃 나라가 전쟁이 났는지 어떤지 모르고 그저 하루하루를 하늘에 맡기고 살던 옛날 사람이나 누구에게나 고달픈 시간은 반드시 있고, 찾아옵니다. 공자에게도 죽음 앞까지 갔던 고난의 시기가 있었습니다. 陳蔡之厄, 55세 경부터 시작한 주유천하, 그리고 이 시기가 공자 63세 때라고 전합니다. 당시 공자는 초(楚)나라 소왕의 초대를 받아 이동 중이었습니다. 주변의 작은 나라였던 진(陳)나라와 채(蔡)나라의 대부(고위 관리)들은 공자가 강대국인 초나라에 등용되어 자신들을 압박할까 봐 두려워했습니다. 그래서 군사를 동원해서 공자 일행이 가는 길을 막고 야산에서 포위해 버렸습니다. 사마천 사기 공자세가의 기록에 따르면 7일 동안 불을 피워 밥을 짓지 못했다고 하니, 제자들은 굶주림에 지쳐 일어설 기운조차 없었고, 병이 들어 누워있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곧 굶어 죽기 직전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공자는 이런 상황에서 혼자 거문고를 타고, 강의를 하고, 책을 읽었습니다. 자로가 불만스러운 얼굴로 묻습니다. “군자도 이처럼 궁할 때가 있습니까?” 공자는 대답합니다. “그렇다. 군자도 진실로 궁할 때가 있다. 하지만 소인은 궁하면 무슨 짓이든 다한다.” 在陳絶糧, 從者病, 莫能興. 子路慍見曰 : 君子亦有窮乎 子曰 : 君子固窮, 小人窮斯濫矣 (論語 위령공(衛靈公) 편) 비참한 이 상황을 이렇게 당당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를 공자의 이 말씀 속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吾少也賤 故多能鄙事(오소야천 고다능비사). 그리고 널리 알려진 기록이지만 창고지기(委吏), 가축 돌보는 일(乘田) 과 같은 직업도 가졌는데 그 일을 할 때는 그 일에 집중했다고 합니다. 실패의 위기에 놓이고 어려운 상황이 될수록 동료들과 자신 안의 놀라운 힘이 발휘되는 경험을 한 젠슨 황 회장은 어려운 시기에는 ‘큰 기회가 왔구나’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숨겨진 능력을 꺼내주는 고난을 기다린다고도 말합니다. 진채지액의 역경 앞에서도 흔들림 없는 공자의 중심 가치 또한 자신에게는 엄격하게 진심을 다하고(忠), 타인에게는 사랑을 베푸는 것(恕), 즉, 이타적인 인(仁것)의 실천이었습니다. 누구도 실패하고 싶지 않지만 실패 없는 성공은 없습니다. 지식을 얻고 똑똑해지기는 쉬워도 인격을 기르는 것은 어렵습니다.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것은 오직 경험을 통해서만 단련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 스스로에게 실패의 기회와 극복의 기회를 줘야 합니다. 이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역경을 만났을 때 그 역경에서 벗어나는 방법과 과정입니다. 소인같이 무슨 짓이든 다 하면서(小人窮斯濫矣) 위기를 벗어나는 것은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며 성공하는 사람은 만들 수 있지만 이타적 가치로 공동체를 살리는 위대한 사람은 만들 수 없습니다. 땅에서 돋아나는 새싹을 나타내는 한자가 ‘士‘입니다. 선비라는 말은 선생, 선배과 같은 말로 공동체를 어둠과 같은 땅속에서 밝은 세상으로 공동체를 이끄는 지도자를 말합니다. 한 톨의 씨앗이 싹이 되어 나올 때 씨앗의 지녔던 꿈과 희망을 싹이 대신 가지고 나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새싹입니다. 아이들보다 인생을 먼저 살고 있는 우리들은 아이들을 어려움 속에서도 무슨 짓이든지 다하는 소인이 아닌 홍익(弘益)의 가치관을 가진 위대한 사람으로 키워낼 수 있는 진짜 선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장자와 함께 묻습니다. “지금, 당신은 당신의 삶을 살고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다 가고 싶은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의 소명은 무엇인가’를 묻는 것입니다. 장자는 자쾌에 대해, “내 안에서 솟아나는 삶의 진동에 따라 나를 기꺼이 살겠다는 장자의 결단”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신은 지금,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 사람인지 설명할 수 있습니까? 당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당신 자신에게 설명해 본 적 있습니까? 당신이 당신에게 설득될 때, 거기서부터 진짜 삶이 시작됩니다.” ▣ 김성희 ◇ SLA 어학원 원장 ◇ 무등 환경단체 회원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삶’은 힘이 드는 것입니다
-
-
[社說] 연이은 교권보호 대책, 이제는 ‘실효성’ 있는 법제화로 답하라
- [교육연합신문=사설] 최근 정치권과 교육당국을 중심으로 ‘교육활동보호국’이나 ‘교권보호호국’ 신설 등 교권 회복을 위한 대책들이 잇따라 제안되고 있다. 아동학대 무고와 악성 민원으로 황폐해진 교단을 살리겠다는 적극적인 움직임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지금 학교에 필요한 것은 선언적인 기구 신설이나 담당과 수준의 미봉책이 아니다. 무너진 교권을 진정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장 교사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강제력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법과 제도의 틀을 만드는 데 강력히 나서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그동안 교육부가 발표한 대책들이 현장에서 외면받았던 이유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지침이나 선언에 그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의 설문조사에서 교육부 방안에 실효성이 있다고 답한 교사가 단 12%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무엇을 시사하는가. 교사들이 원하는 것은 초인적인 영웅이 아니라, 아무런 두려움 없이 소신껏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울타리다. 확실한 법적 보호막 없이는 그 어떤 화려한 정책도 결국 말 잔치에 불과하다. 물론 일각에서는 교권 보호를 법제화하고 학교 내 법적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오히려 학교 현장의 사법화를 부추기고, 학생·학부모와의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교육의 영역을 지나치게 법의 잣대로 재단하면 교실 내의 신뢰 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반론은 현재 교실이 처한 참혹한 현실을 간과한 안이한 인식이다. 이미 교실은 무분별한 정서학대 고소와 상습적인 악성 민원으로 인해 교육 자체가 불가능한 ‘치외법권’ 지대로 변질되었다. 불이 났는데 신뢰와 대화만을 외치며 창문만 걸어 잠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예컨대 교총이 요구하는 대로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 제도의 한계를 보완할 학교전담경찰관(SPO)을 확대 배치하는 등 강력한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갈등 유발이 아니라, 오히려 무분별한 고소·고발로부터 교육공동체 전체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최소한의 방어권조차 없는 상태에서는 교육적 신뢰도, 소통도 존재할 수 없다. 정부와 교육당국은 더 이상 소극적인 자세로 현장의 비극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미봉책으로 일관하는 구태에서 벗어나 범정부적, 범국회적 협력을 통해 교권 보호를 위한 명확한 법적 테두리를 완성해야 한다. 교사의 교권이 법적으로 단단하게 보장받을 때 비로소 교실이 바로 서고, 학생들의 학습권 또한 온전히 지켜질 수 있다. 당국은 현장 교사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여 실효성 있는 법제화에 전력을 다하라.
-
- 칼럼·피플
- 사설
-
[社說] 연이은 교권보호 대책, 이제는 ‘실효성’ 있는 법제화로 답하라
-
-
[기고] 이기대 해안도로, 더 이상 질주 본능의 무대가 돼선 안 된다
- [교육연합신문=고선화 기고] 최근 부산 남구 이기대 해안도로에서 발생한 차량 충돌 사고는 우리 지역사회에 큰 충격과 우려를 안겨주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차량 여러 대가 크게 파손됐고,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사고였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리는 다시 한 번 묻지 않을 수 없다. ■ 과연 이기대 해안도로는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 이기대는 부산 남구 용호동이 품고 있는 천혜의 자연유산이다. 푸른 바다와 기암절벽, 오륙도를 품은 수려한 해안 절경은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이자 시민들의 소중한 휴식 공간이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은 이기대 해안산책로를 걸으며 부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지역 주민들은 일상 속에서 바다와 자연을 벗 삼아 삶의 여유를 누린다. 특히, 해 질 무렵 붉게 물드는 수평선과 광안대교의 야경, 오륙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부산을 대표하는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이처럼 이기대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자연과 사람, 문화가 어우러진 부산의 소중한 자산이며 미래 세대에게도 물려주어야 할 도시의 자랑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운전자들 사이에서 이기대 해안도로가 이른바 ‘와인딩’ 명소로 알려지면서 과속과 난폭운전, 심야 굉음으로 인한 주민 불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름다운 해안도로가 안전한 관광도로가 아닌 위험한 질주의 공간으로 인식되는 현실은 매우 안타깝다. ■ 도로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누구도 타인의 안전을 위협할 권리는 없다. 순간의 스릴과 과시욕을 위해 공공도로를 질주의 무대로 삼는 행위는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특히, 이기대 해안도로 주변에는 산책객과 관광객, 어린이와 노약자들이 수시로 오가고 있다. 단 한 번의 실수도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민들은 오랫동안 야간 시간대 반복되는 차량 굉음과 과속 운전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해 왔다. 이는 단순한 소음 문제가 아니다. 주민의 안전권과 생활권을 침해하는 문제이며, 나아가 지역 관광 이미지와 경쟁력까지 훼손하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 세계적인 해양관광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에서 대표 관광명소가 위험한 운전 문화의 상징으로 거론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는 관계기관의 보다 적극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경찰은 과속 및 난폭운전에 대한 집중 단속을 강화하고, 이동식 단속장비와 CCTV 확충, 순찰 강화 등을 통해 재발 방지에 나서야 한다. 부산시와 남구도 도로안전시설 개선과 과속방지 대책, 보행자 안전 강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 운전자 스스로가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안전운전에 동참해야 한다. ■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며, 시민의 생명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 한 번의 사고는 우연일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위험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우연이 아니다. 남구의회는 주민들의 불안과 우려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보다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 이기대 해안도로가 위험한 질주의 상징이 아닌, 부산을 대표하는 안전한 명품 관광도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적 지원과 정책 마련에도 적극 나설 것이다. ■ 이기대 해안도로는 누군가의 레이싱장이 아니다. 시민들이 걷고, 가족들이 추억을 만들고, 관광객들이 부산의 아름다움을 기억하는 길이다. 이제 이 길은 질주 본능의 무대가 아니라 안전과 품격, 그리고 자연이 함께 숨 쉬는 부산의 대표 명품 해안도로로 지켜져야 한다. 천혜의 절경을 품은 이기대가 시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안전한 공간으로 남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때다. ▣ 고선화 ◇ 부경대학교 글로벌 정책대학원 정치언론학과 재학 ◇ 제10대 남구의회 전반기 의장 ◇ 용호3동 향토장학회 회장 ◇ 前제9대 남구의회 후반기 부의장 ◇ 前제9대 남구의회 의원 ◇ 前제8대 남구의회 의원 ◇ 前부산남구녹색어머니회 회장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이기대 해안도로, 더 이상 질주 본능의 무대가 돼선 안 된다
-
-
[기고] 세계유산위원회 부산 개최…세계도시 부산의 새로운 도약
- [교육연합신문=백경원 기고] 오는 7월 13일부터 29일까지 부산 해운대 벡스코(BEXCO)에서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가 개최된다. 세계 196개국의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 문화유산 분야 종사자 등 3,000여 명이 참여하는 이번 회의는 세계유산의 등재와 보존, 보호를 결정하는 최고 권위의 국제회의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가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개최된다는 사실은 부산의 국제적 위상과 경쟁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를 넘어 세계와 소통하는 해양수도이자 국제도시로 성장해 왔으며, 이번 회의를 통해 그 위상을 다시 한번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유네스코는 교육·과학·문화 분야의 국제협력을 통해 인류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국제기구이다. 문화유산 보호는 단순히 과거를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 인류가 공유해야 할 소중한 자산을 미래세대에게 온전히 전승하기 위한 공동의 약속이다. 특히, 문화다양성은 인류 공동의 유산이며,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에 대한 존중은 지속 가능한 평화의 출발점이다. 이러한 가치가 바로 세계유산위원회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산은 이미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영화도시로 지정되어 국제 문화도시로서의 입지를 구축해 왔다. 이번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는 부산이 문화와 관광, 국제회의 산업이 융합된 글로벌 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부산이 추진하고 있는 ‘피란수도 부산유산’의 세계유산 등재는 매우 중요한 과제다. 부산은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 임시수도의 역할을 수행하며 국가를 지켜낸 역사적 공간과 기록을 간직하고 있다. 현재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며, 향후 등재가 성사된다면 대한민국 최초의 근·현대 세계유산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갖게 된다. 이번 회의에는 세계유산 등재 심의위원과 국제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하는 만큼 부산 피란수도 유산의 가치와 역사성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회의 기간 동안 열리는 각종 전시, 공연, 문화행사는 부산의 문화예술 역량을 세계에 소개하는 무대가 된다. 부산이 보유한 유형유산과 무형유산, 아름다운 자연유산과 관광자원을 널리 알림으로써 국제관광도시로서의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성공적인 행사 개최만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세계유산 보호와 활용을 위한 정책 연구와 국제협력 체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부산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세계유산 정책과 연구를 선도하는 도시로 성장해야 하며,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한 교육·관광·콘텐츠 산업 발전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아울러 국가유산청과 유네스코 관계기관,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포럼과 학술대회를 지속적으로 유치하여 세계유산 보호와 활용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이번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는 단순한 국제행사가 아니다. 이는 부산이 세계와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출발점이며, 대한민국이 세계 문화유산 보호와 국제협력의 책임 있는 국가로서 역할을 다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세계유산의 가치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현재를 연결하고 미래를 밝히는 인류 공동의 자산이다. 이번 세계유산위원회 부산 개최가 세계 속의 부산, 문화로 성장하는 부산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 백경원 ◇ 前한국교총 객원 연구원 ◇ 前동아대학교 조형대학원 외래교수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세계유산위원회 부산 개최…세계도시 부산의 새로운 도약
-
-
[기자수첩] 학생은 냉방병, 교실은 온도 불균형…"예산은 쓰고 효과는 없다"
- [교육연합신문=김병선 기자] 교실은 학생들이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다. 그만큼 교실 환경은 학습권과 건강권을 좌우하는 중요한 교육 여건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을 둘러보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교실 공기청정기다. 학생 건강을 위해 보급된 공기청정기지만, 정작 수업 시간에는 전원이 꺼져 있는 교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기기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이 수업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인천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공기청정기를 켜면 학생들의 집중력이 떨어져 대부분 수업 시간에는 사용하지 않는다"며 "쓰지도 않는 장비의 렌탈비가 매년 집행되는 현실을 보면 교육예산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공기청정기가 사실상 '전시용 시설'로 남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고려하면 계속 가동하기 어렵고, 사용하지 않는 장비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도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여름철이면 교실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반복된다. 천장형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만 공기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교실 안에서도 자리마다 체감온도가 크게 달라진다. 에어컨 아래에 앉은 학생들은 찬바람을 직접 맞아 냉방병을 호소한다. 반면 교실 뒤편이나 창가, 구석 자리에 앉은 학생들은 냉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더위를 견뎌야 한다. 같은 교실 안에서 '춥다'와 '덥다'가 동시에 발생하는 이른바 '냉방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는 학교도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회전 소음은 수업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무선 마이크 사용 시에는 하울링까지 발생해 오히려 수업 환경을 저해한다. 최근에는 과도한 냉방을 둘러싼 학부모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한 학부모는 일부 학교에서 에어컨을 장시간 최저온도로 가동해 학생들이 여름철에도 담요와 겉옷을 준비할 정도라며, 학생 건강을 고려한 권장 실내온도 기준 마련과 학교별 냉방 운영 개선을 교육청에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실내외 온도 차가 지나치게 커질 경우 냉방병과 호흡기 질환, 두통, 면역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반대로 냉기가 닿지 않는 공간에서는 온열질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결국 냉방은 단순한 시설 관리가 아니라 학생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제 공기청정기 설치 여부를 넘어 교실 전체의 공기질과 냉방 환경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기정화와 공기순환, 냉난방 효율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육예산 역시 설치 실적보다 운영 성과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활용도와 교육 효과를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현장에 맞는 시설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다. 기후위기와 폭염이 일상이 된 지금, 교실 환경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장비를 얼마나 설치했느냐가 아니라 학생 모두가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배울 수 있느냐다.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자수첩] 학생은 냉방병, 교실은 온도 불균형…"예산은 쓰고 효과는 없다"
-
-
[인터뷰] 차성민 부산연제구의회 의장
-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부산광역시 연제구의회 차성민 의장이 제10대 연제구의회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되며 새로운 의정 비전을 제시했다. 차 의장은 구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주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소통과 협치를 바탕으로 지역 발전을 이끄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교육, 복지, 안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현장 중심의 실천 의정을 강조했다. 또한, 초고령사회에 대응한 노인복지 확대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보호, 화재와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도시 조성, 주민자치 활성화를 통한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에도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교육연합신문은 차성민 의장을 만나 의정 운영 방향과 연제구의 미래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 제10대 연제구의회 의장으로 선출되신 소감과 각오는? 먼저 저를 믿고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겨 주신 구민 여러분과 동료 의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의장은 개인의 영광이 아니라 구민을 위한 봉사의 자리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낮은 자세로 구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신뢰받는 의회를 만들겠다. ■ 의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정 운영 방향은 무엇인가? 현장 중심 의정이다. 답은 항상 현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의 생활 속 어려움을 직접 듣고 해결하는 실천형 의회를 만들어 나가겠다. ■ 현재 연제구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생활밀착형 복지 확대다.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하고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교육 발전을 위해 연제구가 추진해야 할 정책은 무엇인가?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학생들의 진로·진학 지원은 물론 평생학습 환경 조성과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 ■ 초고령사회에 대응한 노인복지 정책은? 건강한 노후를 위한 돌봄서비스 확대와 경로당 활성화, 건강관리 프로그램 지원 등을 통해 어르신들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 장애인 복지 향상을 위한 계획은?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과 생활편의시설 확충, 맞춤형 복지서비스 확대를 통해 모두가 차별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연제구를 만들겠다. ■ 주민 안전 강화를 위한 재난 대응 정책은? 예방 중심의 안전행정을 강화하고 재난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힘쓰겠다. 안전은 그 어떤 정책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 노인·장애인 등 재난취약계층을 위한 화재예방 대책은? 재난취약계층은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대피가 어렵다. 화재감지기 보급 확대와 안전교육, 정기적인 대피훈련 등을 통해 예방 중심의 안전정책을 강화하겠다. ■ 화재 시 유독가스 피해를 줄이기 위한 산소공급형 생명구조 마스크 보급에 대한 견해는? 화재 현장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불길보다 유독가스다. 특히, 어르신과 장애인은 대피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경로당과 노인복지시설, 장애인복지시설 등 재난취약계층이 이용하는 시설에 산소공급형 생명구조 마스크를 비치하는 방안은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구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정책이라면 의회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 ■ 경로당과 복지시설 안전 강화를 위한 방안은? 노후시설 개선과 정기 안전점검, 소방훈련 확대, 응급장비 확충 등을 통해 안전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겠다. ■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지원 방안은? 골목상권 활성화 정책과 소비촉진 사업 확대를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을 적극 지원하겠다. ■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한 의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주민이 지역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주민자치는 지방자치의 근간이다. 주민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주민자치회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 ■ 마지막으로 구민 여러분께 전하고 싶은 말씀은? 연제구의회는 구민 여러분께서 맡겨주신 소중한 권한과 책임 위에 존재한다. 저는 의장으로서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구민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듣고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하겠다. 화려한 말보다 실천으로, 보여주기식 행정보다 주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보답하겠다.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청년들이 희망을 찾고, 어르신들이 행복한 노후를 보내며,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가 차별 없이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한 연제구를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쏟겠다. 특히, 재난과 사고로부터 구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어떠한 가치보다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민 한 분 한 분의 일상이 안전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 앞으로도 연제구의회는 구민과 함께 걷겠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든든한 이웃처럼, 언제나 여러분 곁에서 희망을 만들어 가겠다. 구민 여러분의 믿음과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며, 더 나은 연제구, 더 행복한 연제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 칼럼·피플
- 인터뷰
-
[인터뷰] 차성민 부산연제구의회 의장
-
-
[에듀人포커스] 전국 최초 4선 김석준 부산광역시교육감
-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부산을 대한민국 미래교육의 표준으로 만들 것” "AI·반도체·교육복지 혁신으로 미래교육 대전환" 전국 최초 4선 교육감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김석준 부산광역시교육감이 민선 교육자치의 새로운 출발선에서 부산교육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 교육감은 이번 선거를 통해 시민들로부터 다시 한 번 선택받은 의미를 “지난 9년간 부산교육이 걸어온 길에 대한 신뢰이자 미래교육 완성에 대한 기대”라고 평가했다. 그는 “4선이라는 결과는 개인의 영광이 아니라 부산교육의 미래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라는 시민들의 엄중한 책임과 명령”이라며, “교육의 중심에는 언제나 아이들이 있어야 하며, 앞으로의 4년은 오직 학생만 바라보며 부산교육의 미래 대전환을 완성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전국 최초 4선 교육감으로 당선되셨다. 부산 시민과 교육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취임 소감과 각오는 무엇인가? 이번 선거를 통해 감사하게도 ‘사상 첫 4선 교육감’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명예가 아니라, 미래교육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라는 책임을 맡겨 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육감 재임 9년간 공교육의 공공성을 높이고, 교육복지를 두텁고 탄탄하게 하며, 학교 혁신의 기반을 차근차근 구축해 온 성과에 대한 신뢰의 표현이자, ‘부산교육을 과거가 아닌 미래로 도약시키라’는 시민들의 염원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부산시민과 학부모님들은 낡은 이념공세나 정치적 구호에 흔들리지 않고 검증된 경험과 정책의 안정성을 선택해 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동안 다져놓은 탄탄한 기반 위에 부산의 아이들이 다가올 미래 사회의 주역으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더 큰 열정과 경험으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 민선 교육자치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부산교육의 미래 비전과 핵심 교육철학을 말씀해 달라. 지난 9년간 쌓아온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4년은 화합과 소통 위에서 오직 우리 아이들만 바라보며 부산교육의 미래 대전환을 완성해 나가겠다. 저는 AI와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도 기술보다 사람의 가치를 중심에 두는 ‘인간중심 미래교육’을 부산교육의 핵심 철학으로 삼고 있다. 가정환경이나 지역에 관계없이 모든 아이들이 공정한 교육 기회를 누리고, 자신의 꿈과 역량을 마음껏 키울 수 있는 교육을 만드는 것이 부산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AI 시대에 맞는 미래교육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면서도, 교육의 중심에는 항상 사람이 있다는 원칙을 지켜 나가겠다. 이를 통해 부산교육이 대한민국 미래교육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향후 4년간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대표 교육정책은 세 가지는 무엇인가? 앞으로의 4년은 부산교육이 그동안 쌓아 온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교육 대전환을 완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 구체적으로 다섯 가지 핵심 방향으로 추진하겠다. ▲AI 시대를 이끌어가는 인간중심 미래교육 ▲학력과 마음을 함께 키우는 맞춤교육 ▲교사와 학생을 함께 지키는 안심교육 ▲존중과 배려로 함께 크는 시민교육 ▲가족처럼 힘이 되는 따뜻한 행복교육이 그것이다. 기존 성과는 흔들림 없이 이어가고, 그 위에 ‘부산형 공교육 찬스’라는 새로운 동력을 더하겠다.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도약으로, 부모의 정보력이나 경제력이 아닌 공교육의 힘으로 부산교육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 ■ AI와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부산형 미래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가? 지금은 말 그대로 AI 대전환의 시대다. 부산교육도 이에 맞게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 그래서 저는 ‘AI시대를 이끌어가는 인간중심 미래교육’을 첫 번째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우리가 AI를 알고 활용해야 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기술 그 자체에 있지 않다. 저는 AI 교육의 핵심은 기술 도입 못지않게 학생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지원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AI는 학생들의 학습 수준과 특성을 분석해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는 매우 유용한 도구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AI는 도구일 뿐, 교육의 중심은 언제나 사람’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교사의 전문적인 지도와 교육적 판단이 함께하지 않으면 기대하는 효과를 얻기 어렵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AI와 교사가 함께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AI는 학생별 맞춤 지원을 제공하고, 교사는 학생의 동기와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AI를 기초학력 향상과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을 키우는 도구로 활용해 모든 학생이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동시에 디지털 리터러시와 윤리 교육을 강화해 AI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독서·토론·예술교육을 통해 인문학적 소양도 함께 키우겠다. AI가 아무리 뛰어난 답을 내놓더라도 무엇이 옳고, 가치 있는지를 판단하는 힘은 결국 인문학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AI 활용 역량뿐 아니라 AI 기술 자체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 AI 중점학교, AI융합교육 중심학교를 통해 AI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한편, 부산 어디서든 AI 신기술을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권역별 AI·메이커교육센터를 확충하겠다. ■ 학력 신장과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어떤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가? AI 시대일수록 기본이 더 중요하다. 스스로 공부하는 힘, 즉 자기주도 학습 역량이 핵심이다. 그래서 고등학교 중심 자기주도 학습지원을 올해는 중학교까지 확대했다. 운영 초기여서 학교와 선생님들의 어려움도 있겠지만 안착될 수 있도록 잘 지원하겠다. 또 하나 중요한 게 문해력과 수리력이다.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를 지적하는 사례들이 많은데, AI가 답을 줘도 이해하지 못하면 학습효과를 거둘 수 없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서울교육청과 함께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앞으로는 교과별 핵심 개념을 이해하고, 정보해석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학습 자료도 제작해 지원하겠다. 올해부터는 기초학력지원포털을 구축하여 학년이 달라져도 학생들의 진단 결과와 보정 학습 이력을 밀착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 교권 보호와 학생 인권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어떤 정책을 추진할 계획인가? 교권과 학생 인권은 둘 다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다. 무엇보다 교사가 안심하고 가르칠 수 있어야 학생도 제대로 배울 수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선생님들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고 교사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했다. 먼저 교원보호공제 지원을 확대했다. 소송의 경우 심급별 최대 1,000만 원까지 보장 금액을 높였고, 피해교원 치료비뿐 아니라 치유비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학교의 민원 책임자인 학교장들의 대응 역량을 높이는 연수도 많이 진행했다. 앞으로는 교육지원청마다 학교 민원 대응을 담당하는 ‘교육활동보호센터’를 구성해서 학교에서 발생하는 악성 민원에 선생님들을 노출시키지 않고, 학교장과 교육청이 함께 직접 대응하도록 하겠다. 또,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에서 사고가 나더라도 교사가 고의적으로 할 일을 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책임을 묻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 학생 인권과 관련해서는 학생 인권이 보호되는 학교 문화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겠다. 그동안 인권침해적 요소가 있는 학교규칙을 지속적으로 개정해 왔고,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만드는 생활협약을 통해 바람직한 학교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앞으로는 생활협약과 생활교육이 모범적으로 이뤄지는 사례들을 발굴하여 안내하고, 학생인권과 교권이 함께 보호되는 존중과 배려의 학교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 ■ 학교폭력과 사이버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부산교육청의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 학교폭력과 사이버폭력은 처벌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학교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기준 부산의 학교폭력 신고 건수가 전년 대비 약 10% 감소하는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사소하고 경미한 사안은 교육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온 결실이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갈등을 치유하는 ‘관계회복숙려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운영 성과를 보면서 고학년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하겠다. 학생 정서 지원도 중요하다. 과거에는 대가족이나 골목길 또래들과의 놀이 속에서 감정을 조절하고 화해하는 법을 배웠다면 지금은 그러한 기회나 공간이 사라졌다. 또, 즉각적인 온라인 소통에 익숙해 실제 대면 상황에서 감정조절에 서툰 아이들을 위해 유니세프와 손잡고 사회정서교육 자료를 개발해 보급하겠다. 더불어 초·중·고교 중 145개 학교를 ‘마음챙김학교’로 지정하여 학생들의 자기 감정 이해와 조절 역량을 키우고 있다. 학교폭력은 처벌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아이들의 관계와 마음을 함께 회복시키겠다. ■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소규모 학교와 원도심 학교 활성화를 위한 대책은 무엇인가? 학령인구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저는 이를 부산교육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도시 개발과 재개발로 학생 수가 늘어나는 지역은 학교 신설을 적극 추진하고, 원도심과 소규모학교는 단순히 통폐합하는 것이 아니라 ‘작지만 강한 특색 있는 학교’로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 무엇보다 학교가 폐교되면 지역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큰 만큼 적정 학생 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소규모 학교 중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를 선정하여 교무행정 전담팀도 구성하고, 통학버스를 제공함으로써 인근 학교의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학교 규모의 차이가 단점이 되지 않도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는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첨단 AI 교육환경 및 지역과 연계한 교육을 통해 부산의 어디에 살든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 폐교의 속도도 늦추고 아이들의 학습권도 보장하겠다. ■ 교육격차 해소와 교육복지 확대를 위해 새롭게 추진할 사업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저는 교육복지는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공교육이 책임져야 할 기본 책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과 무상교육을 완성하고, 졸업앨범비와 중학교 교복·체육복 지원, 1형 당뇨와 난치병 학생 치료비 지원 등을 통해 학부모님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노력해 왔다. 앞으로는 수학여행비 및 현장체험학습비도 국내 여행을 기준으로 필요한 실경비를 지원하겠다. 자녀 수는 줄고 있지만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노력과 비용은 더 커지는 현실을 감안해 부모님의 마음으로 더 촘촘하고 따뜻하게 챙겨, 아이 키우는 걱정을 덜어드리겠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교육격차 해소다. 부산교육청은 교육격차 해소 종합계획을 수립하여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원도심과 서부산권에 우수한 선생님들이 우선 배치되도록 하고 있다. 또, 학력신장과 인성교육, 그리고 문화예술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모든 학생이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앞으로는 AI 기반 맞춤형 교육과 학교별 특성화 교육을 더욱 강화해 어느 학교에 가든, 어느 지역에 살든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만들어 가겠다. ■ 부산형 늘봄학교와 돌봄 정책의 발전 방향은 무엇인가? 전 정부가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늘봄교실로 바꾸면서 한때 현장이 많이 혼란스러웠다. 특히, 부산은 전임 교육감 시절 다른 교육청보다 무리하게 늘봄 정책을 추진하다 혼란이 컸는데, 지난 1년 동안 혼선을 정리하고 방과후학교와 돌봄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기반을 마련했다. 부산교육청은 기존 ‘늘봄학교’를 ‘초등 방과후·돌봄’ 체계로 개편하고,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 돌봄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초등 저학년 돌봄은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지역사회와 연계해 학교 안이나 집 가까운 곳에서 돌봄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그것이 부산형 돌봄 모델인 ‘우리동네자람터’다. 지난 재임 기간 마을에 있는 복지관이나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빈 공간을 활용해 ‘우리동네자람터’ 운영을 시작했고, 올해 16곳으로 확대했다. 앞으로도 생활권 중심 돌봄을 계속 늘려 나갈 계획이다. 특히, 양적 확대뿐 아니라 질적 향상에도 더 힘쓰겠다. AI를 활용한 방과후 프로그램과 문화·예술·체육 활동을 확대하고,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는 맞춤형 학습지원도 강화하겠다. ■ 부산전자공고의 반도체 마이스터고 전환은 부산교육의 큰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이번 부산전자공고의 반도체 마이스터고 지정은 부산 직업교육이 미래 첨단산업 중심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재선거 당시 약속드렸던 공약을 지킬 수 있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그동안 부산교육청은 부산시, 지역대학, 산업체와 머리를 맞대고 전환 TF를 운영하며 산업 수요에 맞춘 교육과정과 산학협력 체계를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이번 교육부 지정은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자, 지역 전략산업을 이끌 핵심 기술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부산전자공고에는 전국 고등학교 최초로 반도체 前공정과 後공정 교육이 모두 가능한 ‘반도체교육센터’를 구축하고, 첨단 실습환경을 갖췄다. 학생들이 멀리 가지 않고도 최고 수준의 첨단 실습환경에서 현장 맞춤형 기술을 배울 수 있는 독보적인 교육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간판을 바꾸는 것을 넘어, 부산의 특성화고 교육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대한민국 첨단산업을 이끌어갈 최고 수준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교육적으로 매우 큰 의의가 있다. ■ 반도체 마이스터고를 통해 부산이 미래 첨단산업 인재 양성의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 그렇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반도체 마이스터고는 단순히 학교 한 곳이 바뀌는 것을 넘어 부산이 ‘인재 유출 도시’에서 ‘첨단 인재 공급 거점’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미래 첨단산업에 필요한 핵심 기술인재를 부산에서 직접 양성하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아시다시피 그동안 부산의 우수한 인재들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는 안타까운 현실이 반복되어 왔다. 하지만 이제 부산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세계적인 수준의 반도체 기술을 배우고, 지역 내 우수 기업으로의 취업은 물론, 부산에서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지게 된다. 부산교육청은 산업 수요를 반영한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기업 현장실습과 채용 연계, 지역대학과 연계한 후학습 체계까지 구축해 학생들이 취업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직업교육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 오는 2028년 개교를 차질 없이 준비해 (가칭)부산반도체마이스터고를 부산과 동남권을 아우르는 반도체 핵심 기술인재 양성의 거점으로 육성하겠다. 이를 계기로 ‘우수 인재 양성→기업유치 및 일자리 창출→지역 정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부산이 명실상부한 미래 첨단산업 인재양성의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 경남공업고의 조선·해양플랜트 특성화고 육성 사업은 부산의 주력산업과 어떤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는가? 경남공업고의 조선·해양플랜트 협약형 특성화고 육성은 부산의 주력산업과 직업교육을 더욱 긴밀하게 연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은 부산의 대표 전략산업인 만큼, 학교와 기업, 대학, 지자체가 함께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협약형 특성화고 사업은 이러한 협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는 학생들이 부산에서 배우고 취업하며 성장할 수 있는 지역 정주형 인재 양성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 가겠다. 지역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지역에서 직접 키우고, 기업은 우수한 기술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된다면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의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교육청도 지역 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직업교육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 ■ 금샘고의 전력반도체 특성화고 지정이 부산 반도체 산업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는가? 금샘고의 전력반도체 특성화고 지정 역시 앞서 말씀드린 부산전자공고의 반도체 마이스터고 지정이나, 경남공고의 조선·해양플랜트 협약형 특성화고 지정과 마찬가지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부산이 미래 전력반도체 산업을 이끌 핵심 기술인재를 지역에서 직접 양성하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전력반도체는 미래 모빌리티와 친환경 에너지 산업의 핵심 기술인 만큼, 지역 산업과 연계한 실무 중심 교육을 통해 미래 산업을 이끌 인재를 체계적으로 키워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협약형 특성화고 지정은 직업교육과 지역 전략산업을 더욱 긴밀하게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지역에서 필요한 반도체 전문 인재를 지역에서 직접 양성하고, 학생들이 부산에서 배우고 취업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 가겠다. 이를 통해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부산이 대한민국 전력반도체 산업과 첨단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중심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 부산전자공고·경남공고·금샘고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부산형 첨단산업 인재양성 벨트’의 청사진을 설명해 달라. 부산형 첨단산업 인재양성 벨트는 학교별 특성을 살려 부산의 미래 전략산업을 이끌 핵심 기술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부산전자공고는 반도체, 경남공고는 조선·해양플랜트, 금샘고는 전력반도체 분야를 맡아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된 인재를 키우는 중심축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학교를 각각 육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인재양성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부산교육청은 이 세 학교를 중심으로 첨단산업 인재양성 벨트를 완성해 학생들이 부산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지역 산업의 주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 이를 통해 부산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래 첨단산업 인재양성의 거점으로 우뚝 서게 하겠다. ■ 부산교육의 미래는 결국 사람을 키우는 일이다. 교육감님께서 꿈꾸는 2030 부산교육의 모습은 무엇인가? 제가 꿈꾸는 2030년의 부산은 ‘가장 선진적인 미래 교육을 받으며,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글로벌 인재들이 자라나는 도시’다. 2030년 부산의 교실은 첨단 AI와 디지털 기술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학생 한 명 한 명의 학습 속도와 재능에 맞춘 ‘개인별 맞춤형 교육’ 시스템이 완벽히 정착되어 있을 것이다.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 역량을 기르는 학교로 거듭날 것이다. 나아가, 이렇게 자란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고 부산의 탄탄한 전략산업 생태계 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지속 가능한 교육도시’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부산교육이 대한민국 미래교육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부산의 학생·학부모·교직원 그리고 시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희망의 메시지를 부탁드린다. 선거 과정에서 밝힌 바와 같이 지난 9년간 이룬 성과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AI 대전환의 시대에 걸맞은 미래교육을 본격화하겠다. 저를 지지하셨던 분이나 지지하지 않으셨던 분 가리지 않고 두루 소통하면서 부산교육을 잘 이끌어가겠다. 학생, 교직원,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부산교육을 꼭 만들어 내겠다.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 ‘교육하기 좋은 도시 부산’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아이들에게 꿈을, 교육가족에게 자긍심을, 학부모님들께 희망을 드리도록 하겠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
- 칼럼·피플
- 에듀人포커스
-
[에듀人포커스] 전국 최초 4선 김석준 부산광역시교육감
-
-
[기고] 스스로 사유할 줄 모르는 개인과 국가는 선동에 휘둘리는 노예가 됩니다
- [교육연합신문=문덕근 기고] 오늘날 대한민국은 물질의 풍요 속에서 정신의 빈곤을 겪는 거대한 전환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선진국이 만들어 놓은 생각의 결과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습득해 실행하던 ‘추격자(Fast Follower)’로서의 전술국가 시대는 이제 끝났습니다. 이제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에 스스로 지도를 그리고 새로운 판을 짜는 ‘개척자(First Mover)’이자 전략 국가로 도약해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정작 그 미래를 길러내야 할 우리 교육의 현실은 과거의 낡은 문법에 여전히 발이 묶여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교실에서 일방적으로 정답만 외우게 하는 암기식 교육의 현상입니다. 공자는 일찍이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공부를 위인지학(爲人之學)이라 불렀습니다. 현재의 서열화된 상대평가와 오지선다형 입시 체제 아래서 아이들은 지식을 내면화하여 삶을 바꾸는 공부가 아니라, 오직 평가를 위해 지식을 기계적으로 수용하고 있습니다. 우주는 가공되지 않은 ‘자연(自然)’과 인간의 의지가 개입된 ‘문명(文明)’으로 나뉩니다. 문명이 고도화될수록 인간은 거대한 시스템과 기술의 노예가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문명사회에서 인간의 대처 방안으로는 자율적 주체성의 확립이 절실하다고 봅니다. 문명사회에서 인간이 중심을 잡는 유일한 길은 ‘자율적 주체성’의 회복이라고 여겨집니다. 유교에서는 이를 ‘신독(愼獨)’과 ‘위기지학(爲己之學)’이라 부릅니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삶(시스템의 부품)이 아니라, 내면의 주체적인 양심과 이성을 깨워 문명의 이기(利器)를 다스리는 ‘주인’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어느 나라는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내고, 또 어느 나라는 새로운 물건을 만들지 못하고, 만들어진 물건들을 가져다 쓰는가? 또 어떤 사람들은 고유함과 자신만의 특별함을 추구하려고 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옆에 있는 다른 사람과 어떻게 다른가 하고 비교하는 삶을 사는가? 어떤 사람들은 생각을 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 생각의 결과들을 가져다 쓰고 있는가? 하는 문제로 귀결됩니다. 선진 국가들이 생각을 한다는데, 우리처럼 떠나간 첫사랑이 떠오르고, 어제 친구들과 다투었던 이야기들이 생각의 신호들로 떠오르는 것들은, 생각이라고 하지 않고 그냥 잡념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잡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하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요? 인간이 만든 것에 관심이 있으면 문과를 가고, 인간이 안 만든 것에 관심이 있으면 이과를 갔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만든 교육 제도였습니다. 특별한 설명도 없이 나는 ‘문과’를 가서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어쨌든 인간은 우리가 안 만든 자연 위에서 무엇인가를 만드는 존재로 살고 있습니다. 인간이 문화적 존재라고 하는 것은 무엇을 만들어서 변화를 야기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원초적인 의미입니다. 누군가는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변화를 야기하고, 누군가는 만들어진 변화를 수용합니다. 인간은 원초적으로 문화적 존재인데, 즉,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변화를 야기하는 존재인데, 이 정의가 내려지는 순간 인간은 두 격으로 나뉘어집니다. 누군가는 무엇인가를 하거나 만들어서 변화를 야기하는 인간이고, 누군가 하고 만들어서 야기해 놓은 변화를 받아들이거나 수용합니다.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변화를 야기할 때, 인간은 자유롭고 주체적이 됩니다. 야기해 놓은 변화를 수용하는 단계를 우리는 종속적이다라고 합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선진국이 만들어 놓은 ‘생각의 결과(지식)’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습득하여 실행하는 ‘전술국가’로서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남의 지도를 보고 달리는 전술 국가는 결코 일등이 될 수 없습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에 새로운 지도를 그리는 ‘전략 국가’가 되려면 ‘질문(Concept)을 디자인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남이 낸 문제의 답을 맞히는 훈련을 멈추고, “지금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문제는 무엇인가?”를 스스로 찾아내어 판을 짜는 개념 설계자(Concept Creator)들이 사회 전면에 나설 수 있도록 인식의 대전환이 일어나야 합니다. 정답 찾기에서 ‘문제 정의(Problem Framing)’로 나아가야 합니다. 교사가 알려주는 것을 진리로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학습 방법에서 논리와 추론의 힘을 발휘하는 학습 방법으로 대전환을 이루어야 합니다. 생각을 하려면 반드시 ‘틈(여백)’과 ‘다양성’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빽빽한 시간표와 획일화된 평가 기준 속에서는 어떤 사유도 자라지 못합니다. AI 디지털 교과서(AIDT) 등 에듀 테크를 적극 도입하되, 이를 통해 확보된 여유 시간에는 학생들이 철학적 토론과 창의적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유연한 교육과정을 보장해야 합니다. 학생 개개인의 고유성을 인정하는 ‘만물정관(萬物靜觀)’의 가치에 따라, 서열화된 상대평가와 일제고사를 과감히 탈피해야 합니다. 교사를 ‘지식 전달자’로 키우던 과거의 임용·연수 체계를 송두리째 바꿔야 합니다. 교사가 먼저 질문하는 자, 즉 ‘학문적 탐구자’가 되어야 합니다. 연수 역시 정답이 정해진 직무 연수에서 벗어나, 교사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고 동료들과 자유롭게 ‘교육 철학’을 논쟁하는 사유 중심의 연수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인간을 가장 눈멀게 하는 것은 ‘확신’입니다. 종교적 확신, 정치적 확신, 도덕적 확신이 대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가치관이 절대적이라고 믿는 정치적·종교적·도덕적 도그마는 타인을 배척하고 사유를 멈추게 하는 가장 무서운 감옥입니다. 이 세 가지 확신(정치·종교·도덕)을 깨부수는 판단적 장치인 ‘의(疑, 회의)’와 ‘충서(忠恕)’의 정신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내가 가진 신념이 틀릴 수도 있다는 ‘인지적 겸손’이 첫 번째 장치입니다. 두 번째는 내 마음을 미루어 타인을 대하는 ‘충서(忠恕)’의 정신입니다. 상대의 입장에서 그가 왜 그런 확신을 갖게 되었는지 역사와 맥락을 들여다보는 ‘역지사지’의 다원적 열린 마음만이 확신의 감옥을 부술 수 있습니다. 공자는 확실치 않은 것에 대해 의심을 품고 판단을 유보하는 다문궐의(多聞闕疑)의 ‘의(疑)’와 ‘충서(忠恕)’를 중시했습니다. 현재의 교실은 교사의 질문에 학생이 대답하는 ‘일방통행’ 식 구조가 대부분입니다. 이를 뒤집기 위해서는 교육의 문법 자체를 바꾸어야 합니다. ‘학문’이란 글자 그대로 ‘배우고 질문하는 것’입니다. 수업의 평가 기준을 “누가 좋은 대답을 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허를 찌르는 깊은 질문을 던졌는가”로 바꾸어야 합니다. 과거 조선의 서원이나 유학의 토론 전통처럼, 스승과 제자가 평등한 위치에서 도(道)를 묻고 답하는 주체적 토론(問답) 문화를 교실의 표준으로 정착시켜야 합니다. ‘질문 중심의 서원(書院) 모델’ 복원이 절실합니다. 특히 고도의 인공지능(AI)이 지식의 결과물을 초 단위로 생산해 내는 새로운 시대에는 논리적 사고와 추론 능력이 개인과 국가의 생존을 결정합니다.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들어 나만의 지식을 완성하는 격물치지(格物致知)의 훈련이 절실하다고 봅니다. AI의 답변을 맹목적으로 수용하는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확실치 않은 것에 의심을 품고 판단을 유보하는 공정하고 비판적인 회의(多聞闕疑)의 과정을 수업에 제도화해야 합니다. 데이터의 전제와 숨겨진 오류를 논리적으로 검증하며 ‘질문(Concept)을 디자인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AI 시대의 구체적인 교육 지침입니다. 한편, 교육이 본질을 잃고 표류하는 배경에는 무너진 제도와 사회적 무질서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교육감 선거제입니다. 백년대계를 세워야 할 교육의 수장 자리가 직선제라는 틀 속에서 정치 선거판으로 변질되면서, 이합집산과 이익단체의 주장이 경쟁하듯 난무하고 있습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교육 전문가 집단과 학부모가 후보의 전문성을 1차 검증하는 ‘제한적 주민직선제’나 시·도지사와의 정책 조율을 위한 ‘러닝메이트제’ 등 제도적 보완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시급합니다. 교육 공직 선거에서부터 명분과 언어적 책임을 엄격히 묻는 정명(正名) 정신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어른들의 진흙탕 같은 편 가르기와 언어 폭력을 그대로 습득한 아이들 사이에서 혐오와 시기, 증오 현상이 무서울 정도로 심해졌다는 점입니다. 맹자는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인 수오지심(羞惡之心)이 정의(義)의 시작이라 했습니다. 남을 비방하여 이익을 취하는 행동이 당당한 전략이 아니라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짓임을 깨닫게 하는 염치(廉恥)의 교육이 가정과 학교에서 복원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내가 당해서 싫은 일을 남에게 하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는 서(恕)의 정신과 서로 다름을 인정하되 조화를 이루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대화법을 가르쳐 사회적 분열의 고리를 끊어내야 합니다. 스스로 사유할 줄 모르는 개인과 국가는 결국 타인의 생각과 선동에 휘둘리는 노예가 됩니다. 암기식 교육과 편 가르기 혐오를 치료하는 것은 결국 하나의 뿌리에서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정답만 외우게 하는 ‘노예의 교육’을 끝내고, 내면의 양심을 깨워 스스로 삶의 지도를 그리게 하는 ‘주인의 교육’을 시작해야 합니다. 사유하는 개인, 부끄러움을 아는 사회를 만드는 정명(正名)의 길에 대한민국 전략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말의 질서, 논리와 추론 능력이 급합니다. “有眞人而後 有眞知”라는 말이 가슴을 파고 듭니다. ▣ 문덕근 ◇ 한자한글연구원장 ◇ 고전연구가 ◇ 한자실력급수 사범급(공인)·한자한문지도사 특급(공인) ◇ 교육학박사 ◇ 前전남강진교육지원청 교육장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스스로 사유할 줄 모르는 개인과 국가는 선동에 휘둘리는 노예가 됩니다
-
-
[社說] 딥페이크·가짜뉴스 판치는 세상, ‘미디어 리터러시’ 국가가 책임져야
- [교육연합신문=사설] 인공지능(AI)과 소셜미디어가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편리함의 그늘은 깊고 어둡다. 가짜뉴스와 허위정보가 넘쳐난다.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범죄는 이미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 디지털 위험은 개인의 조심성만으로 막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시민의 정보 판단 역량을 기르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시급하다. 마침 국회에 국가 차원의 교육 추진체계를 마련하는 법안이 제출됐다.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다. 미디어를 올바르게 읽고 가려내는 능력은 이제 생존의 문제다. 국가가 책임지고 이 힘을 길러주어야 한다. 그동안의 교육은 파편적이었다. 부처마다 사업이 쪼개져 실효성이 떨어졌다. 학교 정규 교육과정에도 제대로 녹아들지 못했다. 이번 법안을 계기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컨트롤 타워를 세워야 한다. 예산과 인력을 집중해 교육의 질을 확실히 끌어올려야 할 것이다.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이 핵심이다. 학교 안 아이들만 챙겨서는 안 된다. 학교 밖 청소년과 노인, 장애인 등 정보 취약 계층이 더 위험하다. 이들은 디지털 격차를 넘어 사회적 고립으로 내몰리기 쉽다.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촘촘한 교육망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생성형 AI 시대의 미디어 교육은 단순한 기능 습득이 아니다. 무엇이 사실이고 조작인지 가려내는 비판적 사고의 훈련이다. 이것이 무너지면 민주주의의 토대인 신뢰가 붕괴한다. 정부와 국회는 법안 처리를 서둘러야 한다. 미디어를 판단하는 강력한 방패를 국민에게 쥐여주는 일은 국가의 책무다.
-
- 칼럼·피플
- 사설
-
[社說] 딥페이크·가짜뉴스 판치는 세상, ‘미디어 리터러시’ 국가가 책임져야
-
-
[기고] 북극항로 선점, 해양수도 부산의 성공은 누가 만드는가?
- [교육연합신문=한효섭 기고] 길이 있는 곳에 문명이 꽃핀다. 실크로드를 시작으로 새로운 길이 열릴 때마다 새로운 문명이 생기고 인류는 발전했다. AI 시대, 지구촌에 남은 마지막 블루오션이자 기회의 길은 바로 ‘북극항로’라고 한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오는 2030년이 되면 북극항로가 완전히 열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개항 150주년을 맞이하는 부산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업 등 인프라와 항만 역량을 갖추고 있어 북극항로 선점할수 있는 기회의 땅이 된다. 이러한 시점에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하고 해수부 장관을 역임한 전재수 장관이 부산광역시시장에 당선되어 북극항로 선점을 위해 해양수도 부산을 공약하고, 아울러 강철호 부산 동구청장 당선인 역시 북항을 중심으로 한 해양수도 해양도시 발전을 주장하며 부산으로서는 북극항로와 함께 세계적인 해양수도 부산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6월 29일 오후 2시 부산일보 대강당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부산일보, 한국해양정책연합, 부산동구청이 공동 주최하고 북항미래포럼이 후원한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을 초청하여 '해양수도 부산이 가야 할 길' 토론회를 개최했다. 행사는 국기에 대한 경례에 이어 20여 명의 내빈들을 소개하고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의 30분 정도 기조연설과 기념 촬영을 하였다. 이후 북항미래포럼 대표인 조한제 좌장의 진행으로 토론자 김종태 한국해기사협회 회장, 송화철 해양대 교수, 이호진 부산일보 국장과 전문가의 발표가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씁쓸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의 기조연설이 진행될 때만 해도 대강당이 가득 차 있었는데, 당선인이 자리를 뜨자마자 거짓말처럼 텅 비어버린 것이다. 남은 사람은 행사 집행부 몇 명과 극소수의 시민뿐이었다. 부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행사를 위해 밤낮으로 열심히 준비한 관계자들과 정성을 다해 발표를 준비한 토론자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100년 만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이며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는 북극항로 시대, 해양수도 부산의 영광을 꿈꾸며 헌신하는 전재수 시장 당선인과 강철호 동구청장 당선인, 그리고 행사를 주최, 후원하는 단체와 토론자에게 죄스러운 마음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부산일보에서 오래전부터 5단 통으로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행사를 안내했기 때문에, 필자 역시 부산일보 광고를 보고 모든 일과를 제쳐두고 참석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렇기에 텅 빈 대강당이 보여주는 부산 시민의 무관심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고, 가슴이 답답하고 부산 시민으로서 부끄럽고 미안했다. 물론 애국가 제창도 생략하고, 자료도 없고, 집행부의 준비가 부족했지만, 시장 당선인의 연설이 끝나자 악수 치고 사진 찍고 명함을 교환하며 눈도장 찍기에 바빴고, 시장 당선인이 나가자 전체 참석자의 95%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행태는 실망스러움을 넘어 참담했다. 남겨진 텅 빈 강당에서 토론자의 내용을 듣고 질의응답에 동참한 사람은 집행부를 제외하면 협성건업 정철원 회장과 극히 적은 소수의 시민이 전부였다. 이것이 과연 우리 부산의 기관장, 단체장, 그리고 참여 시민들과 부산사랑의 현주소란 말인가. 또한 북극항로 선점과 해양수도 부산을 향한 부산 시민의 관심과 시민정신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단 말인가, 너무나 부끄러웠다. 앞으로 어느 누가, 어떤 단체, 어느 학자들이 해양도시 부산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앞장서서 일하겠는가 하는 생각에 가슴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며 걱정이 태산이다. 북극항로의 선점과 해양수도 부산의 성공은 부산 시민의 몫이다. 그리고 부산 시민의 삶과 생존, 그리고 미래 세대의 운명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중차대한 문제이다. 북극항로는 부산이 맞이할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이다. 이는 월드컵이나 BTS 공연보다 부산의 존립과 발전, 그리고 부산 시민의 삶과 행복을 위해 10배, 100배 더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다. 우리는 이 사실을 직시하고 깊이 반성하며 성찰해야 한다. 북극항로 시대, 해양수도 부산의 성공은 오직 부산 시민의 관심과 참여 속에서 단합된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 세계적인 해양수도 건설에 우리가 먼저 솔선수범하여 북극항로 시대를 선도하는 세계 속의 주인공이 되자. 그리하여 찬란한 새로운 부산의 문명과 북극항로를 선도하는 위대한 해양수도 부산을 후손에게 물려주자. 이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부산 시민의 책무이자 시대정신이다. 부산 시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동참해 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한다.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북극항로 선점, 해양수도 부산의 성공은 누가 만드는가?
-
-
[社說] 충남 ‘교권보호관’ 신설, 선언에 그치지 말고 강력한 ‘현장 맞춤형 방패’ 돼야
- [교육연합신문=사설] 충청남도교육청의 교육감 직속 ‘교권보호관’ 신설 추진은 지극히 당연하고 시급한 조치다. 이번 정책은 무너진 공교육을 바로잡고 교사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필수 마중물이다. 전 세계적 인기를 끄는 드라마 ‘참교육’의 현실판으로 주목받는 만큼 단순한 조직 늘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교육 당국은 오는 7월 출범할 기구가 실효성 있는 ‘원스톱 안심 통합체계’로 기능하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 그동안 교사들은 교권 침해 사안이 발생해도 홀로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충남교육청이 구상하는 교권보호관 조직은 변호사, 조사관, 갈등조정 전문가 등 전문 인력을 전방위로 배치한다. 이는 초기 대응부터 사후 회복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교사가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받아야 교실의 교육력이 비로소 살아난다. 이 제도는 벼랑 끝에 선 교사들을 구제할 현장 맞춤형 해결책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새로운 기구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조직개편과 인력 배치가 신속히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교원 단체 등과의 의견 수렴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할 소지도 크다. 관련 조례나 시행규칙 마련 등 법적 절차를 단기간에 끝내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존재한다. 일시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이나 또 다른 관료주의적 기구로 전락할 것이라는 회의론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절차적 우려는 교권보호관의 필요성을 꺾을 핑계가 되지 못한다. 조직개편의 진통은 교사들이 현장에서 매일 겪는 정신적 고통에 비하면 사소한 문제다. 조례 마련이 걸림돌이라면 도의회와 교육청이 초당적으로 협력해 신속히 해결하면 된다. 의견 수렴을 이유로 출범을 미루거나 조직의 권한을 축소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완벽한 조건을 기다리는 행정이 아니라 당장 불타는 현장에 소방수를 투입하는 결단이다. 교권이 무너진 교실에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충남판 교권보호관은 교사의 주도성을 보장하는 가장 가깝고 강력한 방패가 되어야 한다. 이병도 당선인과 충남교육청은 7월 즉시 출범이라는 약속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행정적 난제를 정면 돌파하여 전국 공교육 정상화의 기념비적인 롤모델을 완성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
- 칼럼·피플
- 사설
-
[社說] 충남 ‘교권보호관’ 신설, 선언에 그치지 말고 강력한 ‘현장 맞춤형 방패’ 돼야
-
-
[社說] 미래 교육의 경고, 진영 논리를 넘어야 아이들이 산다
- [교육연합신문=사설] 대한민국 교육이 진영 논리에 갇혀 신음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이념 싸움 속에 아이들의 미래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교육은 정쟁의 도구가 아니다. 이제는 이념의 낡은 틀을 깨고 교육의 본질로 돌아가야 할 때다. 최근 교육감 선거에서 국제바칼로레아(IB) 도입이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되었다. 주목할 점은 정당과 진영을 초월하여 많은 후보들이 이를 공약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인구 소멸 위기를 겪던 지역이 IB 학교 덕분에 인구 유입 지역으로 탈바꿈하기도 했다. 교육정책의 실질적인 효과가 진영의 벽을 무너뜨린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각에서는 IB를 혁신학교와 대척점에 세우며 편을 가르려 한다. 이는 대단히 소모적이고 어리석은 논쟁이다. IB는 혁신교육과 방향성을 공유하면서도 체계적인 평가와 교원 연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서로 배척할 이유가 전혀 없다. 오히려 혁신학교가 IB의 시스템을 도구로 활용한다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본질은 교실의 변화다. 잠자는 교실을 깨워야 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을 정교하게 다듬고 수업에 몰입하게 만드는 것이 교육의 진짜 역할이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했다. 단순한 정답 빨리 찾기 식의 주입식 교육은 미래가 없다. 암기 위주의 시험 패러다임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 이제는 AI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 역량을 길러주어야 한다. 다행히 대학가에 IB 교원 양성 프로그램이 생기고 서울대에 IB 교육연구센터가 설립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제는 축적된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 실정에 맞는 한국형 바칼로레아(KB)를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다. 더 이상 교육을 낡은 이념의 프레임에 가두어서는 안 된다. 논쟁의 초점을 진영 싸움에서 교육의 본질로 옮겨야 한다. 시대의 요구에 발맞추어 아이들의 역량을 키우는 데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
- 칼럼·피플
- 사설
-
[社說] 미래 교육의 경고, 진영 논리를 넘어야 아이들이 산다
-
-
[기고] 정치는 인간다운 삶을 위한 것이다
- [교육연합신문=최진석 기고] 정치의 본질은 무엇일까. 정치는 권력을 얻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공공의 책임이어야 한다. 주민의 삶을 더 안전하게 만들고, 더 따뜻하게 만들며,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필자는 이러한 신념을 다시 한 번 가슴 깊이 새길 수 있었다. 비록 주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선거 과정에서 만난 수많은 주민들의 목소리는 정치가 왜 필요한지를 더욱 분명하게 깨닫게 해주었다. 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의 한숨, 일자리를 걱정하는 청년들의 고민, 치솟는 물가와 생활비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의 현실, 그리고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들의 간절함은 정치가 결코 주민들의 삶과 떨어져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필자는 선거 기간 내내 ‘젊은 진심’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화려한 구호나 보여주기식 약속보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진심으로 듣고, 어려운 이웃들의 어두운 길을 밝히는 가로등 같은 정치인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치는 선거에서 이겼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며, 졌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진정한 정치는 선거 이후에도 계속된다. 주민들의 곁에서 함께 웃고 함께 고민하며,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정치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청년세대는 기성세대와 미래세대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청년의 시선으로 현실을 바라보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으로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필자 역시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부산진구의 발전과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주민 곁을 지키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더 나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정치는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중받고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정치의 시작이자 끝이다. 주민들의 기대와 격려를 소중히 간직하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지역과 시민을 위한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 선거는 끝났지만 주민을 향한 진심과 책임은 끝나지 않았다. 정치는 권력이 아니라 사람을 향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길의 중심에는 언제나 주민이 있어야 한다.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정치는 인간다운 삶을 위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