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7-25(토)
 

[교육연합신문=박인희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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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희 부산광역시 금정서당 훈장

 

인공지능(AI)이 글을 쓰고, 자동차가 스스로 달리며, 손안의 스마트폰 하나로 세상의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과학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우리 사회는 인간관계의 단절, 세대 간 갈등, 생명의 경시, 공동체 의식의 약화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다.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사람의 마음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무엇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가?' 그 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바로 오랜 세월을 견디며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온 고전과 인문학이다.


고전은 흔히 오래된 책으로만 인식되곤 한다. 그러나 고전은 시대에 뒤처진 과거의 유산이 아니다. 수천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통해 검증된 지혜의 보고이며,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가장 깊은 철학이다. 

 

시대는 변해도 인간의 본성과 삶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고전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살아 있는 교과서다.


『논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예를 가르치고, 『맹자』는 의로움을 말하며, 『명심보감』은 삶의 덕목을 일깨운다. 『천자문』은 단순한 한자 학습서가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워 주는 인생의 입문서다. 

 

한 줄의 고사성어에는 수백 년의 역사와 인간의 경험이 응축되어 있다. 이를 오늘의 현실에 비추어 이해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고전은 살아 있는 지혜가 된다. 

 

필자는 오랜 세월 훈장으로서 한학과 전통문화를 연구하고 강의하며 한 가지 신념을 지켜 왔다. 고전은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누구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생활 속 인문학이라는 믿음이다. 

 

그래서 강의에서도 한자를 암기하는 데 머물지 않고, 역사 속 인물과 일화, 문화유산, 풍수지리, 전통문화와 생활철학을 함께 풀어내며 수강생들이 자연스럽게 공감하고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평생학습관과 문화원, 도서관, 복지관,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진행하는 「훈장님과 함께하는 인문학, 고전의 향기」 역시 이러한 철학에서 출발했다. 

 

'궁즉통(窮則通)'을 통해 역경을 극복하는 자세를 배우고, 허난설헌과 홍랑의 삶을 통해 인간의 품격과 절개를 돌아보며, 부산의 풍수지리와 세계 문화유산을 통해 우리 문화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한다. 또한 천자문과 명심보감이 전하는 교훈을 현대인의 언어로 재해석하여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지혜를 함께 나눈다.


오늘날 평생학습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교육을 넘어, 삶을 성찰하고 인격을 성장시키는 과정이어야 한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오래 사는 것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인문학은 그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이며, 고전은 그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인문학 강좌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소중한 공간이 된다. 함께 배우고 토론하며 웃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공동체는 더욱 건강해지고, 세대 간의 이해와 존중도 깊어진다. 인문학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변화된 사람이 지역사회를 바꾸며, 결국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교육의 본질은 지식을 많이 아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길러내는 데 있다. 우리 선조들이 수백 년 동안 고전을 통해 인성과 품성을 닦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정직과 배려, 효와 예, 책임과 신뢰 같은 가치는 결코 낡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가치가 부족한 오늘날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인공지능은 방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양심을 대신할 수는 없다. 기술은 편리함을 줄 수 있지만 인간다운 삶의 의미를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결국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힘은 기술과 인문학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완성된다. 우리는 AI를 배우는 동시에 사람을 이해하는 법도 함께 배워야 한다.


앞으로도 저는 우리 고전과 전통문화의 가치를 보다 쉽고 흥미롭게 전하며, 누구나 인문학을 통해 삶의 품격을 높일 수 있도록 현장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고전은 박물관 속 유물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살아 있는 지혜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사람의 길은 사람에게서 배우고, 그 길은 결국 고전 속에서 다시 만난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를 공부하는 일이 아니다. 더 나은 오늘을 만들고, 더 품격 있는 내일을 준비하는 일이다.


그 향기가 한 사람의 삶을 바꾸고,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며, 미래 세대에게 이어지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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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희 

◇ 부산 금정서당 훈장 

◇ (사)한중문자교육협회 연수원장 

◇ 동의대학교 외래교수·부산경호고등학교 한문교사 역임 

◇ 부울경 한문지도사협의회 수석부회장 

◇ (재)한국인성교육지도사협회 지도교수

◇ 저서: 『엉터리 선비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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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전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비추는 등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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