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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용의 100세 칼럼] 삐걱거리는 무릎 관절염, ‘연골 마모’ 가 아닌 ‘전신 대사 질환’ 관점으로 관리하기
[교육연합신문=최윤용 기고] 1. 단순 관절 퇴행이 아닌 전신성 만성 질환으로 인식되는 골관절염의 새로운 이해 - 골관절염(OA)은 전 세계적으로 6억 명 이상이 고통받는 대표적인 퇴행성 관절 질환입니다. 과거에는 골관절염을 단순한 역학적 과부하와 노화에 따른 '관절 연골의 물리적 손상'으로만 이해하였습니다. 그러나 최신 병태생리학 연구들은 골관절염을 연골뿐만 아니라 연골하골(subchondral bone), 활액막(synovium), 인대, 슬개하 지방패드(IPFP) 등 관절 전반의 조직과 전신 대사 환경이 상호작용하는 복합적인 '전신 질환'이자 '전체 관절 질환(whole-joint disorder)'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골관절염으로 인하여 일단 관절 손상이 시작되면 손상된 조직에서 분비되는 손상 관련 분자 패턴(DAMPs)이 패턴 인식 수용체(PRRs)를 자극하여 활막염을 유발합니다. 이 과정에서 활성화된 대식세포와 연골세포에서 인터루킨-1베타(IL-1β),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 인터루킨-6(IL-6) 등의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대량 방출됩니다. 이 물질들은NF-κB, MAPK, JAK/STAT 신호전달 경로를 자극하여 MMP-13 및 ADAMTS-4/5와 같은 세포외기질(ECM) 분해 효소의 합성을 유도하고 제2형 콜라겐(Col2a1)과 아그레칸(aggrecan)의 파괴를 가속화합니다. 나아가 연골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에 따른 활성산소(ROS) 축적과 소포체 스트레스가 연골세포의 조기 사멸(apoptosis)과 노화 연관 분비 표현형(SASP)의 분비를 유발하며 만성적인 관절 퇴행의 악순환을 형성하게 됩니다. 2. 진통제와 대증 치료만으로 골관절염 관리가 힘든 이유 - 현재 골관절염의 표준 약물 치료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아세트아미노펜, 마약성 진통제(opioids) 경구 투여 및 히알루론산,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관절강 내 주사 등이 주를 이룹니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들은 일시적인 통증 경감에 그칠 뿐, 질병의 구조적 진행을 정지시키거나 역전시키는 근본적인 구조 개선 치료제(DMOAD)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장기복용하게 되면, 소화성 궤양, 위장관 출혈의 발생률이 높아지며, 신혈류 감소로 인한 급성 신장 손상 및 심혈관계 혈전 질환, 뇌졸중의 위험이 증가하여 고혈압, 당뇨병 등을 동반한 고령 환자에게는 지속적인 처방이 권장되지 않습니다. 아울러 관절강 내 스테로이드 주사 역시 반복 시술 시 오히려 연골 손상을 촉진하고 감염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이 알려져 있습니다. 아울러 통증 조절에 실패한 환자들이 선택하는 인공관절 치환술은 인공 삽입물의 수명이 영구적이지 않다는 근본적인 한계 이외에도, 상황에 따라 재수술을 해야 한다는 부담, 감염의 위험과 함께 수술 후에도 20~30% 환자에서 만성 중추성 통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3. 관절염과 비만·노화가 얽힌 ‘대사성 표현형’과 ‘SASP(노화 연관 분비 표현형)’ - 골관절염 환자의 60~85% 이상은 비만, 대사증후군, 당뇨, 근감소증 등 한 가지 이상의 만성 전신 질환을 동반합니다. 특히 비만은 단순한 체중 부하의 증가뿐만 아니라, 백색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렙틴(leptin), 아디포넥틴, 아딥신(adipsin) 등 아디포카인(adipokine)과 보체계 인자의 만성적 분비를 통해 전신 및 손, 무릎 등 다발성 관절의 염증과 통증 감작을 촉진합니다. 세포 수준에서는 스트레스와 노화로 인해 영구적인 세포 주기 정지에 들어간 ‘노화 연관 분비 표현형’ 연골세포의 축적이 핵심 병인으로 작용합니다. 세포 분열을 멈춘 노화 연골세포는 사멸하지 않고 대사적으로 활성화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IL-1β, IL-6, TNF-α, MMP-3, MMP-13 등을 지속적으로 분비하여 주변의 건강한 정상 연골세포까지 연쇄적으로 분해합니다. 골관절염은 이처럼 국소 관절의 문제를 넘어, 체내 염증성 대사 이상과 세포 노화가 관절에 투영된 '전신 대사-면역 불균형 질환'으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4. 골관절염에 대한 효과적 대안: 한약, 침, 전침 치료의 현대 과학적 근거 - 기존 약물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연골의 구조적 보존 및 전신적 조절을 달성하기 위해 한의학적 복합 중재 치료가 전 세계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첫째, 침 및 침전기자극술(electroacupuncture) 치료의 우수한 진통 및 기능 개선 효과가 대규모 다기관 임상시험과 메타분석을 통해 명확히 규명되었습니다. 2024년 BMJ Evidence-Based Medicine에 발표된 80건의 무작위 대조 시험(RCT, 총 9,933명) 대상 네트워크 메타분석에 따르면, 침 치료는 가짜 침, NSAIDs, 일상 관리 대조군 대비 무릎 통증 강도(VAS)와 WOMAC 신체 기능 장애를 임상적으로 매우 의미 있게 개선하였습니다. 특히 네트워크 메타분석(SUCRA 99.7%) 결과, 전침 치료는 일반 수기 침에 비해 통증 완화 효과가 유의하게 우수함(SMD -0.75, 95% CI -1.34 ~ -0.17)이 확인되었으며, 충분한 치료 자극 용량(주 2~3회 이상, 8주 이상)이 치료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입증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2026년에 저명 의학 학술지인 eClinicalMedicine에 보고된 480명 대상 다기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서는 6주간의 전침 치료(주 3회, 혈위: 혈해, 양구, 독비, 내슬안, 족삼리, 양릉천, 삼음교, 현종)가 가짜 침 대비 WOMAC 총점을 현저히 개선하였고, 치료 효과가 30주간 지속됨을 입증하였습니다. 또한 이 연구에서 더욱 주목할 점은 정량적 무릎 MRI 분석을 통해, 전침 치료군가 슬개하 지방패드(IPFP) 신호 강도 및 관절삼출액 깊이를 유의하게 감소시켜 활막염을 억제하고, 대퇴 및 경골 연골 두께와 부피 손실을 지연시키는 초기 구조 보호 효과를 확인했다는 사실입니다. 둘째, 독활기생탕, 양화탕 등 관절염에 전통적으로 활용되어 온 대표 한약 처방은 다중 경로·다표적 분자 조절 기전을 발휘합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독활기생탕은 TGF-β/Smad2/3 신호전달계를 활성화하여 제2형 콜라겐과 아그레칸의 합성을 촉진하는 동시에 MMP-13 발현을 차단하여 손상된 관절 연골을 회복시킵니다. 양화탕은 AMPK-SIRT3 경로를 매개로 미토파지(mitophagy)를 촉진해 산화 스트레스와 연골세포 조기 사멸을 유의하게 차단합니다. 아울러 관절염 치료에 널리 활용되어온 한약재들의 유효 성분(ASP, APS, Achyranthoside D, Tanshinone IIA 등)은 NF-κB 및 p38 MAPK의 인산화를 억제하고 Nrf2/HO-1 항산화 시스템을 가동하여 관절 내 만성 염증 환경과 SASP 분비를 정상화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5. 관절 건강 수명을 늘리는 일상 속 골관절염 자가 관리법 - 성공적이고 장기적인 관절염 관리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한의학 치료와 더불어 관절에 가해지는 역학적·대사적 부하를 줄이는 생활 교정이 필수적입니다. • 체중 조절 및 전신 대사 관리: 과체중 및 비만 환자의 체중 감량은 무릎에 가해지는 기계적 압력을 줄일 뿐만 아니라 전신 혈액 내 전염증성 아디포카인(leptin) 수치를 신속히 낮춰 통증 감작을 완화합니다. 단순 식사 제한보다는 양질의 단백질 섭취와 결합된 체중 유지가 권장됩니다. • 관절 맞춤형 저부하 운동: 통증이 두려워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액 순환이 이루어지지 잘 이루어지지 않고 허벅지 근육은 위축되기 때문에 도리어 관절 불안정성이 심화됩니다. 평지 걷기, 실내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체중 부하가 적은 유산소 운동과 함께 대퇴사두근(허벅지 앞쪽) 등척성 근력 강화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 관절 손상 및 미세손상 예방: 바닥에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는 자세, 무거운 짐을 드는 동작은 무릎 관절 내 압력을 정상의 수 배로 치솟게 만들어 관절 파괴와 연골세포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킵니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는 좌식 대신 입식 의자 생활이 권장됩니다. 만성 골관절염은 단순한 세월의 흔적이 아닌 관절 조직과 전신 대사 면역계가 얽힌 복합 질환입니다. 관절의 비정상적인 미세 염증을 가라앉히고 조직 손상을 완화하는 과학적 한의 치료와 올바른 대사·운동 관리를 병행하여, 관절 통증의 굴레를 끊고 건강한 100세 관절을 지켜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참고문헌 (References) 1. Liu CY, Duan YS, Zhou H, Wang Y, Tu JF, Bao XY, Yang JW, Lee MS, Wang LQ. Clinical effect and contributing factors of acupuncture for knee osteoarthritis: a systematic review and pairwise and exploratory network meta-analysis. BMJ Evid Based Med. 2024;29(6):374-384. 2. Saxer F, Jansen G, Bierma-Zeinstra SMA, Holzhauer B, Demanse D, Melnick J, Vukadinovic Greetham D, Rall T, Mesenbrink P, Schieker M. Why is there no treatment for osteoarthritis - Opportunity for AI based big data analytics to advance the field. Osteoarthritis Cartilage. 2026;34(5):657-666. 3. King LK, Abhishek A. OA fundamentals series: Diagnosis and clinical assessment of osteoarthritis. Osteoarthritis Cartilage. 2026;34(10):1293-1300. 4. Umar M, Wang Z, Li J, Li Z, Li G, Tong L, Chen D. Novel therapeutic strategies for osteoarthritis: from mechanistic insights to precision medicine. Bone Res. 2026;14(1):64. 5. Hang M, Shao Y, Lu W, Wang X, Xu H, Chen S, Yu X, Zhu J, Luo X, Yi H, Zhang J, Wang Y, Xue S, Liu S, Gong Z, Song Z, Xiao L, Xiang Z, Yan S, Zhang T, Yao R, Wang T, Tang Z, Cong L, Li Q, Zhao H, Meng W, Fan Y, Ao R, Liu B, Tao L, Gu X, Ding L, Wu T, Xu Y, Wang Y, Liang Q. Electroacupuncture for knee osteoarthritis: a multicentre randomised controlled trial assessing symptomatic and structural efficacy. eClinicalMedicine. 2026;96:103982. 6. Lu Y, Zhou H, Luo H, Hu W, Hu L, Xie J, Wu X, Li B, Zhou J, Fan S, Shan J, Chen Y, Zhang F. Molecular Mechanisms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in Treating Osteoarthritis. Am J Chin Med. 2026;54(3):763-793. 7. Zhang Y, Han Y, Sun Y, Hao L, Gao Y, Ye J, Wang H, Zhang T, Liu Y, Yang Y. Osteoarthritis: molecular pathogenesis and potential therapeutic options. Signal Transduct Target Ther. 2026;11(1):81. 8. Afzal M, Rekha MM, Sahoo S, Pandey SN, Maji C, Goyal K, Ali H, Singh SK, Gupta G, Hussain 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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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만남이 기회가 될 때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취업은 결국 사람과 기업이 만나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가 있어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만나지 못하면 기회를 얻기 어렵고, 기업 역시 좋은 인재를 찾지 못하면 성장의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결국 일자리는 연결에서 시작된다. 과거의 채용은 구인공고를 올리고 지원자를 기다리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채용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고, 구직자 역시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직접 경험하며 선택하는 과정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제 채용은 단순한 모집이 아니라 사람과 기업이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으로 변화하고 있다. 채용박람회는 이러한 연결을 가장 효과적으로 만들어 내는 대표적인 일자리 플랫폼이다. 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직접 만나 기업문화와 직무를 소개할 수 있고, 구직자는 다양한 기업을 비교하며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짧은 만남이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가 만들어진다. 우리는 다양한 분야의 채용박람회를 운영하며 단순한 행사 진행을 넘어 사람과 기업을 연결하는 현장을 만들어 왔다. 인천 상설 채용박람회와 뿌리기업 채용박람회, 직업계고 취업박람회, 기업 매칭데이 등 대상과 산업 특성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 행사를 기획·운영하며 구직자와 기업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만남의 장을 마련해 왔다. 이러한 경험은 채용박람회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 일자리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플랫폼임을 보여주고 있다. 변화하는 채용환경에 맞춰 운영 방식도 끊임없이 고민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병무청 온라인 보충역 채용박람회이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줄인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하여 전국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고, 온라인 상담과 채용정보 제공을 통해 기업과 구직자가 보다 편리하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는 단순히 행사를 온라인으로 옮긴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채용 서비스를 제시한 사례였다. 반대로 오프라인 박람회는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기업의 분위기를 직접 경험하고 채용담당자와 상담하며 궁금한 점을 해결할 수 있고, 구직자는 자신의 강점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온라인의 편리함과 오프라인의 현장성을 적절히 결합할 때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다양한 운영 경험을 통해 확인해 왔다. 채용박람회의 성과는 행사 당일의 참여 인원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기업에는 필요한 인재를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구직자에게는 새로운 진로와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지역의 산업 특성과 기업의 수요를 이해하고, 구직자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채용박람회는 비로소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낸다. 앞으로 일자리 환경은 더욱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채용 방식을 계속 바꾸겠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 신뢰를 쌓고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채용박람회 역시 단순한 채용행사를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과 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 좋은 일자리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람과 기업을 이어주는 만남이 있어야 하고, 그 만남이 새로운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다양한 채용박람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더 큰 기회를 연결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현장에서 계속 만들어 가고 있는 일자리 플랫폼의 가치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청년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업탐방형 일경험 프로그램과 현장 중심 진로지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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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식 칼럼] 신분증 한 장의 힘-워싱턴 홀로코스트기념관은 어떻게 우리를 설득하는가
본지는 ‘기억은 누구의 것인가?: 기념관에서 알고리즘까지, 역사를 둘러싼 네 가지 질문’을 주제로 김춘식 논설위원의 기획 칼럼을 총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본 칼럼은 필자가 포스텍(POSTECH) 재직 당시 공동 저자로 참여한 기획 도서 《기억하는 인간, 호모 메모리스: 기억과 망각에 관한 17가지 해석》(책세상, 2014) 제3장 수록작 〈기억과 망각의 역사: 역사 소환과 기억 정치〉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원작의 학술적 통찰을 토대로, 오늘날 급변하는 사회적·기술적 맥락과 현안에 맞게 한층 깊이 있게 재구성된 이번 연재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 주 미국 워싱턴 D.C.의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에 들어서면, 관람객은 입구에서 한 장의 신분증을 손에 쥐게 된다. 그 카드 안에는 나치 치하에서 실제 삶을 영위했던 어느 희생자의 신원과 얼굴, 나이, 직업이 아로새겨져 있다. 그 순간, 관람객의 관념 속에 거칠게 맴돌던 '600만 명'이라는 막연한 통계 수치는 눈앞의 '구체적인 한 사람'의 생애로 체화된다. 이 박물관은 단순히 유물을 열거하고 설명하는 고전적 공간이 아니다. 관람객을 참상의 서사 속으로 깊이 침전시키는 고도의 감정 이입 장치다.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 건물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로 설계되었다. 미국 워싱턴 D.C.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 외관 또는 중앙홀(Hall of Witness) 전시 동선은 정교하고도 치밀하다. 엘리베이터가 상승하면 수용소를 처음 목격했던 미군 병사들의 충격 어린 시선이 먼저 전시된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실물 크기로 확대된 희생자들의 아득한 시선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유대인들을 실어 나르던 가혹한 화물열차가 놓여 있고, 폴란드 마이다네크(Majdanek) 수용소에서 옮겨온 약 4,000켤레의 신발 더미가 유리벽 너머 산처럼 쌓여 있다. 빛 바랜 어른의 구두와 때 묻은 아기의 신발이 뒤엉킨 그 참혹함 앞에서 관람객들은 비통함에 말을 잃는다. 오랫동안 폴란드 박물관의 대여품이었던 이 신발들은 최근 영구 기증 절차를 마감하며 박물관의 영구 소장품으로 안착했다. 유물의 소유권조차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과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음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이어지는 '얼굴들의 탑'은 또 다른 정서적 파경을 선사한다. 제2차 세계대전 직전, 리투아니아의 작은 마을 에이시슈케스(Eišiškės) 주민들이 들녘과 카메라 앞에서 밝게 웃음 짓던 일상의 사진들이다. 참혹한 시신 사진보다 온기가 남아있는 일상의 웃음이 상실의 깊이를 더욱 아프게 파헤친다. 그러나 전시의 종장(終章)에 다다르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난민 입국 완화 조치와 유대인들의 미국 이주 역사, 그리고 이스라엘 독립선언서가 차례로 배치된다. 여기서 서사의 주어가 조용히 바뀐다는 점을 눈치챌 수 있는가? 유럽 땅에서 자행된 학살의 비극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절망에 빠진 이들을 포용하고 구원한 '관용의 제국 미국'의 서사로 마침표를 찍는다. 이것이 기념관이 수행하는 정교한 재구성이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지만, 결국 그 사실들을 어떤 아메리칸 드림의 신화 속에 안착시킬 것인가를 공간이 결정하는 것이다. ▲약 4,000켤레의 신발. 숫자를 사람으로 바꾸는 장치이자, 누군가 배치를 결정한 장면이다. 전시실 내부 사진은 신발 더미 전시실과 '얼굴들의 탑'. 그렇다면 이 기념관은 역사적 진실을 부당하게 왜곡하고 있는가? 단정하기는 어렵다. 역사학의 엄정한 비평 기준-사료의 진위성, 증거의 대표성, 해석의 자율성 보장, 감정과 맥락적 원인 설명의 균형-을 대입해 볼 때, 워싱턴 박물관은 합격점을 받는다. 나치의 학살은 객관적 문서와 입증된 증언으로 증명된 사실이며, 유물은 진품이고, 학살의 구조적 원인도 충실히 제시된다. 무엇보다 관람객의 해석을 물리적으로 강제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기억이 도덕적 성찰을 넘어 하나의 '산업'이자 정치적 자본으로 전환될 때 발생한다. 홀로코스트 생존자 부모를 둔 학자 핑켈슈타인(Norman G. Finkelstein)은 저서 『홀로코스트 산업』(The Holocaust Industry)을 통해 이 지점을 매섭게 고발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 미국 내에서 홀로코스트는 오랫동안 전면에 떠오르지 않았다. 유대계 미국인 주류 사회가 주류사회에의 융합과 정치적 영향력 확보를 최우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동 분쟁을 거치며 이스라엘의 안보 위기가 고조되자, 홀로코스트의 비극은 미국 외교 정책과 유대계 공동체 결속을 위한 핵심적 도덕적 방패로 전면에 소환되었다. 배상금을 둘러싼 비판은 한층 더 신랄하다. 피해 생존자의 범위를 기형적으로 확장하여 거액의 배상금을 수령했음에도, 그 자금이 정작 고통받은 개인에게 전달되기보다 유대계 정치 단체의 기금과 사업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지적이다. 단적인 예로 언급되는 스위스 은행 집단소송을 보자. 당시 스위스 정부가 난민 송환에 대해 공식 사과했으나, 항간에 알려진 12억 5,000만 달러는 초기 청구액이 아니다. 법원에 제기된 집단소송이 스위스 유수의 은행들과의 합의를 통해 확정된 최종 타결금이었으며, 이 자금은 이후 전 세계 수십만 명의 피해자들에게 분배되었다. 핑켈슈타인의 파격적 주장은 여전히 치열한 논쟁 한가운데 있다. 역사적 비극이 권력과 금전의 지렛대로 오용되는 현상을 겨냥한 정당한 비판이라는 평가와, 역사 부정론자들에게 악의적인 빌미를 제공한다는 반론이 매섭게 맞선다. 우리가 유념해야 할 핵심은 특정 입장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명백한 역사적 사실일지라도, 그것이 소환되는 시점과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른 정치적 역학을 발휘한다는 무서운 진실이다. 이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중동의 충돌 상황을 두고 독일 지성계는 "독일이 지켜온 기억문화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두고 격렬하게 분열하고 있다. 홀로코스트의 절대적 독자성을 강조하는 주장에서부터, 로트베르크(Michael Rothberg)처럼 서구 식민주의 폭력의 역사와 홀로코스트를 연대적으로 함께 성찰해야 한다는 다원적 기억론이 거세게 충돌한다. 불붙은 쟁점은 '과거에 일어난 팩트'가 아니라, '그 팩트를 오늘날 어떤 언어로 소환할 것인가'이다. 우리는 기억이 실시간으로 정치의 언어로 번역되는 고통스러운 현장을 목도하고 있다. 이러한 시사점은 한국의 수많은 역사 및 평화 기념관을 학생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식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한국의 기념관 역시 일방적인 추모나 순종적 감탄에 머무르는 성지가 아니라, 공간의 구조와 연출된 의도를 해부하는 비판적 학습의 장으로 거듭나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장 답사 수업에서 학생들이 전시 공간이 유도하는 정서, 이를 구현한 물질적 장치, 그리고 전시가 침묵한 어둠을 스스로 탐색하게 한 뒤, 상호 발표와 토론으로 이어지는 다원적 수업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처럼 공간의 서사를 능동적으로 읽어내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칠 때, 기념관은 비로소 성찰하는 배움터로 전환된다. 더 나아가 중등 및 고등교육 현장에서는 정서적 감흥과 맥락적 원인 규명을 엄격히 구분하는 ‘논리적 글쓰기와 반론 토론’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 자체가 오류는 아니다. 그러나 정서적 몰입이 인과관계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압도할 때 교육은 선동의 위험에 노출된다. 그 경계를 감지하고 객관적으로 논증해 내는 비판적 사고야말로 성숙한 시민 의식의 출발점이다. 신분증 한 장은 관람객의 마음을 흔드는 경이로운 교육적 장치다. 그러나 그 신분증을 인쇄하고 동선을 설계한 주체가 누구인지 묻지 않는다면, 우리는 감동이라는 달콤한 환각 속에서 판단의 주체성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 김춘식 동신대학교 교수이자 한국독일사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독일 함부르크대학교 역사철학부 석사학위(역사학, 교육학, 정치학), 동 대학 철학박사학위(서양근현대사)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한국의 교육, 독일의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을 만나다』(포스텍융합문명연구원; 소명, 2025) 등이 있다. ◇ 교육연합신문 논설위원 ◇ 2024 칼만 펠로우(독일연방교육연구부, 아헨공과대학교) ◇ 한국독일네트워크(ADeKo) 이사 겸 인문교육위원장 ◇ 초대 국가교육위원회 미래과학인재양성특별위원회 전문위원 ◇ 前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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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이 남길 비극적 유산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교육은 한 국가가 미래 세대와 체결하는 가장 엄숙하고도 신성한 사회적 계약이며, 재정은 그 계약의 이행을 보장하는 최후의 물질적 담보라 할 것이다. 최근 재정 당국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의 산정 방식 개편 및 삭감 시도는 단지 예산 항목의 숫자를 조정하는 기술적·행정적 편의에 멈추지 않는다. 그것은 한 사회가 지켜온 가치관의 후퇴이자, 국가의 미래를 ‘비용’의 틀에 좁혀 넣으려는 신자유주의적 패러다임의 치명적 귀결이다. 교육재정을 한 해의 수입과 지출을 맞추는 단기적 지출 항목이나 시혜적 예산으로 치부하는 경제 논리가 마침내 국가백년지대계의 근간을 침식하는 것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삭감론자들이 내세우는 핵심 논리는 학령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다.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육 예산도 기계적으로 감소해야 한다는 주장은 언뜻 들으면 합리적인 것처럼 착시를 일으킨다. 그러나 이는 교육이라는 일종의 복잡계(Complex System)를 단지 ‘학생 1인당 투입 비용’이라는 조잡한 단순 산술로 환원하는 단견에 불과할 뿐이다. 교육 현장의 재정 구조는 단순 소비재 공급 체계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학교 재정의 60% 이상은 교원 인건비, 학교 건물 및 시설 유지비, 기초 운영비 등 학생 수의 증감과 무관하게 지출되는 ‘고정성·경직성 경비’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 수가 30명에서 15명으로 반토막 난다 해도 교실의 전등을 절반만 켜거나, 교사의 임금을 반으로 줄이거나, 학교 건물의 난방 면적을 반으로 축소할 수는 없지 않은가? 오히려 학령인구 감소가 가속화될수록 소규모 학교의 비율은 높아지며, 이는 오히려 학생 1인당 행정·시설 운영의 단가를 상승시키는 재정적 구조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인구절벽이라는 시대적 위기 속에서 한 사람이 지니는 사회적·경제적 가치는 과거와 비할 수 없이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한다. 산업화 시대의 다품종 대량생산 시대의 집단적·공장형 교육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최첨단 디지털과 AI 시대에 개별 학생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맞춤형 개별화 교육’으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미래 생존의 문제라 할 수 있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기초학력 보장, AI 기반 디지털 학습 인프라 구축, 기초과학 및 미래 기술 기반 습득, 특수교육과 다문화 교육, 고교학점제, 유보통합 등 고도화된 교육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은 모두 집약적인 재정적 투입을 필수 전제로 요구한다. 이는 인구가 감소하는 시기야말로 오히려 교육에 대한 단위당 투입을 비약적으로 늘려야 하는 결정적인 골든타임이라는 의미다. 역사적으로 국가의 흥망은 지식 자본과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 의지와 정확히 궤를 같이했다. 변변한 자원 하나 없는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도약하게 된 유일한 동력은 사람에 대한 투자, 즉 교육이었다. 1972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이후 지속되어 온 내국세 연동 구조는 정치적·경기적 외풍으로부터 공교육의 보루를 지켜낸 핵심 재정 기틀이었다. 해외 주요국의 사례 역시 이러한 사실을 명확히 뒷받침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들은 학령인구 변화와 무관하게 교육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인식하고 정부 지출 대비 교육 재정 비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강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예컨대 핀란드와 싱가포르 등 교육 선진국들은 저출생 위기 속에서 교부금을 줄이기는커녕 교사 1인당 학생 비율을 극단적으로 낮추고, 멘탈 헬스 및 사회·정서적 돌봄 프로그램을 학교 재정으로 흡수하여 공교육의 질적 도약을 이루어냈다. 이제 교육교부금의 삭감을 결정하거나 이를 정책적으로 주도·방조한 행정가와 정치인들은 단지 한 해의 예산안을 조율한 관료로 평가받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미래 교육을 거부하고 이 나라의 교육 시계를 정체, 나아가 후퇴시킨 주역으로 역사의 법정에 기록될 것이다. 역사는 단기적인 재정 효율성이라는 명목 뒤에 숨은 정책적 통찰의 부재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스스로 교육의 사다리를 부수는 결정이 초래할 피해는 온전히 힘없는 미래 세대와 국가 전체의 경쟁력 약화로 귀결됨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는 이를 반드시 기억하고 냉엄한 평가를 남겨 잘못된 정책을 복원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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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이타카로 가는 길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아내와 영화를 보았다. 예매율 1위를 달리는 ‘오디세이’였다. 172분의 상영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가 돌아가려 했던 곳은 이타카였다. 트로이 전쟁이 끝났지만 귀향은 또 하나의 지난한 투쟁이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내가 가야 할 귀향은 어디인가’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젊은 날 우리는 멀리 가는 법부터 배웠다. 더 높은 곳에 오르고, 더 많이 갖고, 더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쉼 없이 노를 움직였다. 어느 순간 무심한 일상에서 삶은 뜻밖의 질문을 툭 던진다. 나는 지금 누구의 삶을 살고 있는가. 인생의 길에서 우리는 이타카를 찾는다. 젊을 때는 부모가 정한 길, 학교가 정한 기준, 사회가 요구하는 성공의 기준을 따라간다. 그런데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얻고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할 때가 있다. 그때 비로소 묻게 된다. 이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인가. 자기에게 돌아온다는 것은 ‘남의 기준으로 살던 삶을 멈추고 자신의 기준을 회복하는 일’이다. 내가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다시 묻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긴다면 실제로 가족을 위한 시간을 내야 한다. 말로는 가족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하루 대부분을 돈과 경쟁에 바친다면 그것은 가치관이 아닌 희망 사항에 가까운 것이다. 결국 시간을 어디에 쓰는지가 그 사람의 진짜 가치관을 말해준다. 시간은 삶에서 가장 정직한 화폐다. 오디세우스가 세이렌의 노래를 듣기 위해 자신을 돛대에 묶었던 장면도 의미 깊다. 그는 자신의 의지를 과신하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경계를 만들었다. 정말 지키고 싶은 것을 위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절제하는 힘. 그것이 성숙한 자유다. 남의 시계에서 내려와 자신의 시간으로 돌아오는 것. 세상의 박수보다 자신의 양심에 귀 기울이는 것. 그리고 사랑해야 할 것을 다시 선택하는 것. 그것이 자기에게 돌아오는 길이다. 돌아가는 길이 길어도 괜찮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남들이 정해놓은 목적지에 먼저 도착하는 것이 아니다. 긴 항해 끝에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의 주인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남의 기대가 아니라 내 가치로 선택하는 것은 삶의 선택에서 중요한 갈림길이다. 사람은 평생 어딘가를 향해 부지런히 가지만 정작 자신에게 돌아가는 길은 너무 늦게 발견한다.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의 주인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무엇을 소중히 여기며 살 것인지 결정하고, 그 선택에 책임지며, 마침내 내 삶의 중요한 시간을 내가 믿는 가치에 바치는 것이다. 오디세우스가 이타카로 돌아갔다는 것은 단순히 집으로 돌아갔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를 다시 확인한다는 뜻에 가깝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싶은가? 영화 ‘오디세이’가 오래된 신화의 옷을 입고 우리에게 건네는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것이 내가 살고 싶었던 삶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곳에 닿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평생 찾아 헤매는 이타카일 것이다. 그 길은 지금 이 순간 우리 앞에서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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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취업이 끝이 아니라 성장의 시작이다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많은 사람들이 취업을 목표로 삼는다. 하지만 취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한 번 취업했다고 평생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변화에 적응하며 끊임없이 역량을 키우는 사람이 경쟁력을 갖게 되고, 기업 역시 인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최근 산업현장은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기술 확산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직무의 형태는 세분화되고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도 끊임없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 직업훈련은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교육이 아니라 변화에 대응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과정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업들은 채용보다 더 큰 고민을 이야기한다. 어렵게 채용한 인재가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빠르게 이탈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을 채용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일이다. 개인의 성장은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기업의 성장은 다시 지역경제의 성장으로 연결된다. 기업과 구직자를 만나며 느끼는 것은 교육은 취업 전보다 취업 후가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업무를 배우고, 조직문화를 이해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교육이 이루어질 때 개인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기업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우리는 다양한 공공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직무교육과 역량강화교육을 운영하며 조직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교육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교육을 획일적으로 제공하기보다 기관과 기업의 특성, 직무, 조직문화, 교육 목적을 분석하여 맞춤형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중심 교육을 운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조직활성화와 리더십 교육, 팀워크 향상을 위한 참여형 워크숍, 특별민원 응대교육, 공공재정환수법 교육, 장애인 고용 담당자 역량강화 교육, 취업지원 슈퍼바이저 교육, ESG 및 컨설팅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조직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함께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AI 활용 교육과 디지털 업무혁신 교육을 확대하여 변화하는 산업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실무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의 성과는 교육장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육을 받은 사람이 자신의 업무를 더 잘 수행하고, 동료와 협력하며,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 갈 때 비로소 교육은 가치를 갖는다. 사람의 성장은 기업의 경쟁력이 되고, 기업의 경쟁력은 다시 지역사회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앞으로의 HRD는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산업현장의 변화에 귀 기울이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함께 고민하며, 사람과 조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며, 사람에 대한 투자는 가장 확실한 미래 투자로 이어질 것이다. 취업은 목표가 아니라 성장의 출발점이다. 사람의 가능성을 키우는 교육은 기업의 경쟁력을 만들고, 기업의 성장은 지역사회의 미래를 만든다. 사람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의 변화에 귀 기울이며 지속 가능한 HRD를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직업훈련을 통해 실천하고자 하는 가치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사람과 기업이 직접 만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는 온·오프라인 채용박람회와 일자리 연계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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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용의 100세 칼럼] 삐걱거리는 무릎 관절염, ‘연골 마모’ 가 아닌 ‘전신 대사 질환’ 관점으로 관리하기
- [교육연합신문=최윤용 기고] 1. 단순 관절 퇴행이 아닌 전신성 만성 질환으로 인식되는 골관절염의 새로운 이해 - 골관절염(OA)은 전 세계적으로 6억 명 이상이 고통받는 대표적인 퇴행성 관절 질환입니다. 과거에는 골관절염을 단순한 역학적 과부하와 노화에 따른 '관절 연골의 물리적 손상'으로만 이해하였습니다. 그러나 최신 병태생리학 연구들은 골관절염을 연골뿐만 아니라 연골하골(subchondral bone), 활액막(synovium), 인대, 슬개하 지방패드(IPFP) 등 관절 전반의 조직과 전신 대사 환경이 상호작용하는 복합적인 '전신 질환'이자 '전체 관절 질환(whole-joint disorder)'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골관절염으로 인하여 일단 관절 손상이 시작되면 손상된 조직에서 분비되는 손상 관련 분자 패턴(DAMPs)이 패턴 인식 수용체(PRRs)를 자극하여 활막염을 유발합니다. 이 과정에서 활성화된 대식세포와 연골세포에서 인터루킨-1베타(IL-1β),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 인터루킨-6(IL-6) 등의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대량 방출됩니다. 이 물질들은NF-κB, MAPK, JAK/STAT 신호전달 경로를 자극하여 MMP-13 및 ADAMTS-4/5와 같은 세포외기질(ECM) 분해 효소의 합성을 유도하고 제2형 콜라겐(Col2a1)과 아그레칸(aggrecan)의 파괴를 가속화합니다. 나아가 연골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에 따른 활성산소(ROS) 축적과 소포체 스트레스가 연골세포의 조기 사멸(apoptosis)과 노화 연관 분비 표현형(SASP)의 분비를 유발하며 만성적인 관절 퇴행의 악순환을 형성하게 됩니다. 2. 진통제와 대증 치료만으로 골관절염 관리가 힘든 이유 - 현재 골관절염의 표준 약물 치료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아세트아미노펜, 마약성 진통제(opioids) 경구 투여 및 히알루론산,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관절강 내 주사 등이 주를 이룹니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들은 일시적인 통증 경감에 그칠 뿐, 질병의 구조적 진행을 정지시키거나 역전시키는 근본적인 구조 개선 치료제(DMOAD)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장기복용하게 되면, 소화성 궤양, 위장관 출혈의 발생률이 높아지며, 신혈류 감소로 인한 급성 신장 손상 및 심혈관계 혈전 질환, 뇌졸중의 위험이 증가하여 고혈압, 당뇨병 등을 동반한 고령 환자에게는 지속적인 처방이 권장되지 않습니다. 아울러 관절강 내 스테로이드 주사 역시 반복 시술 시 오히려 연골 손상을 촉진하고 감염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이 알려져 있습니다. 아울러 통증 조절에 실패한 환자들이 선택하는 인공관절 치환술은 인공 삽입물의 수명이 영구적이지 않다는 근본적인 한계 이외에도, 상황에 따라 재수술을 해야 한다는 부담, 감염의 위험과 함께 수술 후에도 20~30% 환자에서 만성 중추성 통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3. 관절염과 비만·노화가 얽힌 ‘대사성 표현형’과 ‘SASP(노화 연관 분비 표현형)’ - 골관절염 환자의 60~85% 이상은 비만, 대사증후군, 당뇨, 근감소증 등 한 가지 이상의 만성 전신 질환을 동반합니다. 특히 비만은 단순한 체중 부하의 증가뿐만 아니라, 백색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렙틴(leptin), 아디포넥틴, 아딥신(adipsin) 등 아디포카인(adipokine)과 보체계 인자의 만성적 분비를 통해 전신 및 손, 무릎 등 다발성 관절의 염증과 통증 감작을 촉진합니다. 세포 수준에서는 스트레스와 노화로 인해 영구적인 세포 주기 정지에 들어간 ‘노화 연관 분비 표현형’ 연골세포의 축적이 핵심 병인으로 작용합니다. 세포 분열을 멈춘 노화 연골세포는 사멸하지 않고 대사적으로 활성화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IL-1β, IL-6, TNF-α, MMP-3, MMP-13 등을 지속적으로 분비하여 주변의 건강한 정상 연골세포까지 연쇄적으로 분해합니다. 골관절염은 이처럼 국소 관절의 문제를 넘어, 체내 염증성 대사 이상과 세포 노화가 관절에 투영된 '전신 대사-면역 불균형 질환'으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4. 골관절염에 대한 효과적 대안: 한약, 침, 전침 치료의 현대 과학적 근거 - 기존 약물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연골의 구조적 보존 및 전신적 조절을 달성하기 위해 한의학적 복합 중재 치료가 전 세계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첫째, 침 및 침전기자극술(electroacupuncture) 치료의 우수한 진통 및 기능 개선 효과가 대규모 다기관 임상시험과 메타분석을 통해 명확히 규명되었습니다. 2024년 BMJ Evidence-Based Medicine에 발표된 80건의 무작위 대조 시험(RCT, 총 9,933명) 대상 네트워크 메타분석에 따르면, 침 치료는 가짜 침, NSAIDs, 일상 관리 대조군 대비 무릎 통증 강도(VAS)와 WOMAC 신체 기능 장애를 임상적으로 매우 의미 있게 개선하였습니다. 특히 네트워크 메타분석(SUCRA 99.7%) 결과, 전침 치료는 일반 수기 침에 비해 통증 완화 효과가 유의하게 우수함(SMD -0.75, 95% CI -1.34 ~ -0.17)이 확인되었으며, 충분한 치료 자극 용량(주 2~3회 이상, 8주 이상)이 치료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입증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2026년에 저명 의학 학술지인 eClinicalMedicine에 보고된 480명 대상 다기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서는 6주간의 전침 치료(주 3회, 혈위: 혈해, 양구, 독비, 내슬안, 족삼리, 양릉천, 삼음교, 현종)가 가짜 침 대비 WOMAC 총점을 현저히 개선하였고, 치료 효과가 30주간 지속됨을 입증하였습니다. 또한 이 연구에서 더욱 주목할 점은 정량적 무릎 MRI 분석을 통해, 전침 치료군가 슬개하 지방패드(IPFP) 신호 강도 및 관절삼출액 깊이를 유의하게 감소시켜 활막염을 억제하고, 대퇴 및 경골 연골 두께와 부피 손실을 지연시키는 초기 구조 보호 효과를 확인했다는 사실입니다. 둘째, 독활기생탕, 양화탕 등 관절염에 전통적으로 활용되어 온 대표 한약 처방은 다중 경로·다표적 분자 조절 기전을 발휘합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독활기생탕은 TGF-β/Smad2/3 신호전달계를 활성화하여 제2형 콜라겐과 아그레칸의 합성을 촉진하는 동시에 MMP-13 발현을 차단하여 손상된 관절 연골을 회복시킵니다. 양화탕은 AMPK-SIRT3 경로를 매개로 미토파지(mitophagy)를 촉진해 산화 스트레스와 연골세포 조기 사멸을 유의하게 차단합니다. 아울러 관절염 치료에 널리 활용되어온 한약재들의 유효 성분(ASP, APS, Achyranthoside D, Tanshinone IIA 등)은 NF-κB 및 p38 MAPK의 인산화를 억제하고 Nrf2/HO-1 항산화 시스템을 가동하여 관절 내 만성 염증 환경과 SASP 분비를 정상화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5. 관절 건강 수명을 늘리는 일상 속 골관절염 자가 관리법 - 성공적이고 장기적인 관절염 관리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한의학 치료와 더불어 관절에 가해지는 역학적·대사적 부하를 줄이는 생활 교정이 필수적입니다. • 체중 조절 및 전신 대사 관리: 과체중 및 비만 환자의 체중 감량은 무릎에 가해지는 기계적 압력을 줄일 뿐만 아니라 전신 혈액 내 전염증성 아디포카인(leptin) 수치를 신속히 낮춰 통증 감작을 완화합니다. 단순 식사 제한보다는 양질의 단백질 섭취와 결합된 체중 유지가 권장됩니다. • 관절 맞춤형 저부하 운동: 통증이 두려워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액 순환이 이루어지지 잘 이루어지지 않고 허벅지 근육은 위축되기 때문에 도리어 관절 불안정성이 심화됩니다. 평지 걷기, 실내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체중 부하가 적은 유산소 운동과 함께 대퇴사두근(허벅지 앞쪽) 등척성 근력 강화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 관절 손상 및 미세손상 예방: 바닥에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는 자세, 무거운 짐을 드는 동작은 무릎 관절 내 압력을 정상의 수 배로 치솟게 만들어 관절 파괴와 연골세포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킵니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는 좌식 대신 입식 의자 생활이 권장됩니다. 만성 골관절염은 단순한 세월의 흔적이 아닌 관절 조직과 전신 대사 면역계가 얽힌 복합 질환입니다. 관절의 비정상적인 미세 염증을 가라앉히고 조직 손상을 완화하는 과학적 한의 치료와 올바른 대사·운동 관리를 병행하여, 관절 통증의 굴레를 끊고 건강한 100세 관절을 지켜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참고문헌 (Referenc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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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g M, Shao Y, Lu W, Wang X, Xu H, Chen S, Yu X, Zhu J, Luo X, Yi H, Zhang J, Wang Y, Xue S, Liu S, Gong Z, Song Z, Xiao L, Xiang Z, Yan S, Zhang T, Yao R, Wang T, Tang Z, Cong L, Li Q, Zhao H, Meng W, Fan Y, Ao R, Liu B, Tao L, Gu X, Ding L, Wu T, Xu Y, Wang Y, Liang Q. Electroacupuncture for knee osteoarthritis: a multicentre randomised controlled trial assessing symptomatic and structural efficacy. eClinicalMedicine. 2026;96:103982. 6. Lu Y, Zhou H, Luo H, Hu W, Hu L, Xie J, Wu X, Li B, Zhou J, Fan S, Shan J, Chen Y, Zhang F. Molecular Mechanisms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in Treating Osteoarthritis. Am J Chin Med. 2026;54(3):763-793. 7. Zhang Y, Han Y, Sun Y, Hao L, Gao Y, Ye J, Wang H, Zhang T, Liu Y, Yang Y. Osteoarthritis: molecular pathogenesis and potential therapeutic options. Signal Transduct Target Ther. 2026;11(1):81. 8. Afzal M, Rekha MM, Sahoo S, Pandey SN, Maji C, Goyal K, Ali H, Singh SK, Gupta G, Hussain MS. Targeting the senescence-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 to modify osteoarthritis in aging. Inflammopharmacology. 2025;33(11):6555-6575. 9. Collins KH, Haugen IK, Neogi T, Guilak F. Osteoarthritis as a systemic disease. Nat Rev Rheumatol. 2025;21(12):733-747. 10. Peng Z, Li Y, Sun N, Jia Y, Shi M, Xi K, Dong H, Zhou Z, Leng X. Advancements in Osteoarthritis Treatment: The Potential of Natural Herbs in Reducing Inflammation and Cartilage Degeneration. Phytother Res. 2026;40(1):1-23. ▣ 최윤용 ◇큰나무한의원 대표원장 ◇ (주)으뜸생약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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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용의 100세 칼럼] 삐걱거리는 무릎 관절염, ‘연골 마모’ 가 아닌 ‘전신 대사 질환’ 관점으로 관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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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만남이 기회가 될 때
-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취업은 결국 사람과 기업이 만나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가 있어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만나지 못하면 기회를 얻기 어렵고, 기업 역시 좋은 인재를 찾지 못하면 성장의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결국 일자리는 연결에서 시작된다. 과거의 채용은 구인공고를 올리고 지원자를 기다리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채용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고, 구직자 역시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직접 경험하며 선택하는 과정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제 채용은 단순한 모집이 아니라 사람과 기업이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으로 변화하고 있다. 채용박람회는 이러한 연결을 가장 효과적으로 만들어 내는 대표적인 일자리 플랫폼이다. 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직접 만나 기업문화와 직무를 소개할 수 있고, 구직자는 다양한 기업을 비교하며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짧은 만남이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가 만들어진다. 우리는 다양한 분야의 채용박람회를 운영하며 단순한 행사 진행을 넘어 사람과 기업을 연결하는 현장을 만들어 왔다. 인천 상설 채용박람회와 뿌리기업 채용박람회, 직업계고 취업박람회, 기업 매칭데이 등 대상과 산업 특성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 행사를 기획·운영하며 구직자와 기업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만남의 장을 마련해 왔다. 이러한 경험은 채용박람회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 일자리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플랫폼임을 보여주고 있다. 변화하는 채용환경에 맞춰 운영 방식도 끊임없이 고민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병무청 온라인 보충역 채용박람회이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줄인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하여 전국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고, 온라인 상담과 채용정보 제공을 통해 기업과 구직자가 보다 편리하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는 단순히 행사를 온라인으로 옮긴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채용 서비스를 제시한 사례였다. 반대로 오프라인 박람회는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기업의 분위기를 직접 경험하고 채용담당자와 상담하며 궁금한 점을 해결할 수 있고, 구직자는 자신의 강점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온라인의 편리함과 오프라인의 현장성을 적절히 결합할 때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다양한 운영 경험을 통해 확인해 왔다. 채용박람회의 성과는 행사 당일의 참여 인원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기업에는 필요한 인재를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구직자에게는 새로운 진로와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지역의 산업 특성과 기업의 수요를 이해하고, 구직자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채용박람회는 비로소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낸다. 앞으로 일자리 환경은 더욱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채용 방식을 계속 바꾸겠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 신뢰를 쌓고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채용박람회 역시 단순한 채용행사를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과 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 좋은 일자리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람과 기업을 이어주는 만남이 있어야 하고, 그 만남이 새로운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다양한 채용박람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더 큰 기회를 연결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현장에서 계속 만들어 가고 있는 일자리 플랫폼의 가치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청년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업탐방형 일경험 프로그램과 현장 중심 진로지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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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만남이 기회가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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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식 칼럼] 신분증 한 장의 힘-워싱턴 홀로코스트기념관은 어떻게 우리를 설득하는가
- 본지는 ‘기억은 누구의 것인가?: 기념관에서 알고리즘까지, 역사를 둘러싼 네 가지 질문’을 주제로 김춘식 논설위원의 기획 칼럼을 총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본 칼럼은 필자가 포스텍(POSTECH) 재직 당시 공동 저자로 참여한 기획 도서 《기억하는 인간, 호모 메모리스: 기억과 망각에 관한 17가지 해석》(책세상, 2014) 제3장 수록작 〈기억과 망각의 역사: 역사 소환과 기억 정치〉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원작의 학술적 통찰을 토대로, 오늘날 급변하는 사회적·기술적 맥락과 현안에 맞게 한층 깊이 있게 재구성된 이번 연재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 주 미국 워싱턴 D.C.의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에 들어서면, 관람객은 입구에서 한 장의 신분증을 손에 쥐게 된다. 그 카드 안에는 나치 치하에서 실제 삶을 영위했던 어느 희생자의 신원과 얼굴, 나이, 직업이 아로새겨져 있다. 그 순간, 관람객의 관념 속에 거칠게 맴돌던 '600만 명'이라는 막연한 통계 수치는 눈앞의 '구체적인 한 사람'의 생애로 체화된다. 이 박물관은 단순히 유물을 열거하고 설명하는 고전적 공간이 아니다. 관람객을 참상의 서사 속으로 깊이 침전시키는 고도의 감정 이입 장치다.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 건물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로 설계되었다. 미국 워싱턴 D.C.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 외관 또는 중앙홀(Hall of Witness) 전시 동선은 정교하고도 치밀하다. 엘리베이터가 상승하면 수용소를 처음 목격했던 미군 병사들의 충격 어린 시선이 먼저 전시된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실물 크기로 확대된 희생자들의 아득한 시선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유대인들을 실어 나르던 가혹한 화물열차가 놓여 있고, 폴란드 마이다네크(Majdanek) 수용소에서 옮겨온 약 4,000켤레의 신발 더미가 유리벽 너머 산처럼 쌓여 있다. 빛 바랜 어른의 구두와 때 묻은 아기의 신발이 뒤엉킨 그 참혹함 앞에서 관람객들은 비통함에 말을 잃는다. 오랫동안 폴란드 박물관의 대여품이었던 이 신발들은 최근 영구 기증 절차를 마감하며 박물관의 영구 소장품으로 안착했다. 유물의 소유권조차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과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음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이어지는 '얼굴들의 탑'은 또 다른 정서적 파경을 선사한다. 제2차 세계대전 직전, 리투아니아의 작은 마을 에이시슈케스(Eišiškės) 주민들이 들녘과 카메라 앞에서 밝게 웃음 짓던 일상의 사진들이다. 참혹한 시신 사진보다 온기가 남아있는 일상의 웃음이 상실의 깊이를 더욱 아프게 파헤친다. 그러나 전시의 종장(終章)에 다다르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난민 입국 완화 조치와 유대인들의 미국 이주 역사, 그리고 이스라엘 독립선언서가 차례로 배치된다. 여기서 서사의 주어가 조용히 바뀐다는 점을 눈치챌 수 있는가? 유럽 땅에서 자행된 학살의 비극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절망에 빠진 이들을 포용하고 구원한 '관용의 제국 미국'의 서사로 마침표를 찍는다. 이것이 기념관이 수행하는 정교한 재구성이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지만, 결국 그 사실들을 어떤 아메리칸 드림의 신화 속에 안착시킬 것인가를 공간이 결정하는 것이다. ▲약 4,000켤레의 신발. 숫자를 사람으로 바꾸는 장치이자, 누군가 배치를 결정한 장면이다. 전시실 내부 사진은 신발 더미 전시실과 '얼굴들의 탑'. 그렇다면 이 기념관은 역사적 진실을 부당하게 왜곡하고 있는가? 단정하기는 어렵다. 역사학의 엄정한 비평 기준-사료의 진위성, 증거의 대표성, 해석의 자율성 보장, 감정과 맥락적 원인 설명의 균형-을 대입해 볼 때, 워싱턴 박물관은 합격점을 받는다. 나치의 학살은 객관적 문서와 입증된 증언으로 증명된 사실이며, 유물은 진품이고, 학살의 구조적 원인도 충실히 제시된다. 무엇보다 관람객의 해석을 물리적으로 강제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기억이 도덕적 성찰을 넘어 하나의 '산업'이자 정치적 자본으로 전환될 때 발생한다. 홀로코스트 생존자 부모를 둔 학자 핑켈슈타인(Norman G. Finkelstein)은 저서 『홀로코스트 산업』(The Holocaust Industry)을 통해 이 지점을 매섭게 고발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 미국 내에서 홀로코스트는 오랫동안 전면에 떠오르지 않았다. 유대계 미국인 주류 사회가 주류사회에의 융합과 정치적 영향력 확보를 최우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동 분쟁을 거치며 이스라엘의 안보 위기가 고조되자, 홀로코스트의 비극은 미국 외교 정책과 유대계 공동체 결속을 위한 핵심적 도덕적 방패로 전면에 소환되었다. 배상금을 둘러싼 비판은 한층 더 신랄하다. 피해 생존자의 범위를 기형적으로 확장하여 거액의 배상금을 수령했음에도, 그 자금이 정작 고통받은 개인에게 전달되기보다 유대계 정치 단체의 기금과 사업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지적이다. 단적인 예로 언급되는 스위스 은행 집단소송을 보자. 당시 스위스 정부가 난민 송환에 대해 공식 사과했으나, 항간에 알려진 12억 5,000만 달러는 초기 청구액이 아니다. 법원에 제기된 집단소송이 스위스 유수의 은행들과의 합의를 통해 확정된 최종 타결금이었으며, 이 자금은 이후 전 세계 수십만 명의 피해자들에게 분배되었다. 핑켈슈타인의 파격적 주장은 여전히 치열한 논쟁 한가운데 있다. 역사적 비극이 권력과 금전의 지렛대로 오용되는 현상을 겨냥한 정당한 비판이라는 평가와, 역사 부정론자들에게 악의적인 빌미를 제공한다는 반론이 매섭게 맞선다. 우리가 유념해야 할 핵심은 특정 입장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명백한 역사적 사실일지라도, 그것이 소환되는 시점과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른 정치적 역학을 발휘한다는 무서운 진실이다. 이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중동의 충돌 상황을 두고 독일 지성계는 "독일이 지켜온 기억문화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두고 격렬하게 분열하고 있다. 홀로코스트의 절대적 독자성을 강조하는 주장에서부터, 로트베르크(Michael Rothberg)처럼 서구 식민주의 폭력의 역사와 홀로코스트를 연대적으로 함께 성찰해야 한다는 다원적 기억론이 거세게 충돌한다. 불붙은 쟁점은 '과거에 일어난 팩트'가 아니라, '그 팩트를 오늘날 어떤 언어로 소환할 것인가'이다. 우리는 기억이 실시간으로 정치의 언어로 번역되는 고통스러운 현장을 목도하고 있다. 이러한 시사점은 한국의 수많은 역사 및 평화 기념관을 학생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식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한국의 기념관 역시 일방적인 추모나 순종적 감탄에 머무르는 성지가 아니라, 공간의 구조와 연출된 의도를 해부하는 비판적 학습의 장으로 거듭나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장 답사 수업에서 학생들이 전시 공간이 유도하는 정서, 이를 구현한 물질적 장치, 그리고 전시가 침묵한 어둠을 스스로 탐색하게 한 뒤, 상호 발표와 토론으로 이어지는 다원적 수업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처럼 공간의 서사를 능동적으로 읽어내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칠 때, 기념관은 비로소 성찰하는 배움터로 전환된다. 더 나아가 중등 및 고등교육 현장에서는 정서적 감흥과 맥락적 원인 규명을 엄격히 구분하는 ‘논리적 글쓰기와 반론 토론’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 자체가 오류는 아니다. 그러나 정서적 몰입이 인과관계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압도할 때 교육은 선동의 위험에 노출된다. 그 경계를 감지하고 객관적으로 논증해 내는 비판적 사고야말로 성숙한 시민 의식의 출발점이다. 신분증 한 장은 관람객의 마음을 흔드는 경이로운 교육적 장치다. 그러나 그 신분증을 인쇄하고 동선을 설계한 주체가 누구인지 묻지 않는다면, 우리는 감동이라는 달콤한 환각 속에서 판단의 주체성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 김춘식 동신대학교 교수이자 한국독일사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독일 함부르크대학교 역사철학부 석사학위(역사학, 교육학, 정치학), 동 대학 철학박사학위(서양근현대사)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한국의 교육, 독일의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을 만나다』(포스텍융합문명연구원; 소명, 2025) 등이 있다. ◇ 교육연합신문 논설위원 ◇ 2024 칼만 펠로우(독일연방교육연구부, 아헨공과대학교) ◇ 한국독일네트워크(ADeKo) 이사 겸 인문교육위원장 ◇ 초대 국가교육위원회 미래과학인재양성특별위원회 전문위원 ◇ 前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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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식 칼럼] 신분증 한 장의 힘-워싱턴 홀로코스트기념관은 어떻게 우리를 설득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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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이 남길 비극적 유산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교육은 한 국가가 미래 세대와 체결하는 가장 엄숙하고도 신성한 사회적 계약이며, 재정은 그 계약의 이행을 보장하는 최후의 물질적 담보라 할 것이다. 최근 재정 당국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의 산정 방식 개편 및 삭감 시도는 단지 예산 항목의 숫자를 조정하는 기술적·행정적 편의에 멈추지 않는다. 그것은 한 사회가 지켜온 가치관의 후퇴이자, 국가의 미래를 ‘비용’의 틀에 좁혀 넣으려는 신자유주의적 패러다임의 치명적 귀결이다. 교육재정을 한 해의 수입과 지출을 맞추는 단기적 지출 항목이나 시혜적 예산으로 치부하는 경제 논리가 마침내 국가백년지대계의 근간을 침식하는 것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삭감론자들이 내세우는 핵심 논리는 학령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다.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육 예산도 기계적으로 감소해야 한다는 주장은 언뜻 들으면 합리적인 것처럼 착시를 일으킨다. 그러나 이는 교육이라는 일종의 복잡계(Complex System)를 단지 ‘학생 1인당 투입 비용’이라는 조잡한 단순 산술로 환원하는 단견에 불과할 뿐이다. 교육 현장의 재정 구조는 단순 소비재 공급 체계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학교 재정의 60% 이상은 교원 인건비, 학교 건물 및 시설 유지비, 기초 운영비 등 학생 수의 증감과 무관하게 지출되는 ‘고정성·경직성 경비’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 수가 30명에서 15명으로 반토막 난다 해도 교실의 전등을 절반만 켜거나, 교사의 임금을 반으로 줄이거나, 학교 건물의 난방 면적을 반으로 축소할 수는 없지 않은가? 오히려 학령인구 감소가 가속화될수록 소규모 학교의 비율은 높아지며, 이는 오히려 학생 1인당 행정·시설 운영의 단가를 상승시키는 재정적 구조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인구절벽이라는 시대적 위기 속에서 한 사람이 지니는 사회적·경제적 가치는 과거와 비할 수 없이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한다. 산업화 시대의 다품종 대량생산 시대의 집단적·공장형 교육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최첨단 디지털과 AI 시대에 개별 학생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맞춤형 개별화 교육’으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미래 생존의 문제라 할 수 있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기초학력 보장, AI 기반 디지털 학습 인프라 구축, 기초과학 및 미래 기술 기반 습득, 특수교육과 다문화 교육, 고교학점제, 유보통합 등 고도화된 교육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은 모두 집약적인 재정적 투입을 필수 전제로 요구한다. 이는 인구가 감소하는 시기야말로 오히려 교육에 대한 단위당 투입을 비약적으로 늘려야 하는 결정적인 골든타임이라는 의미다. 역사적으로 국가의 흥망은 지식 자본과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 의지와 정확히 궤를 같이했다. 변변한 자원 하나 없는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도약하게 된 유일한 동력은 사람에 대한 투자, 즉 교육이었다. 1972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이후 지속되어 온 내국세 연동 구조는 정치적·경기적 외풍으로부터 공교육의 보루를 지켜낸 핵심 재정 기틀이었다. 해외 주요국의 사례 역시 이러한 사실을 명확히 뒷받침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들은 학령인구 변화와 무관하게 교육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인식하고 정부 지출 대비 교육 재정 비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강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예컨대 핀란드와 싱가포르 등 교육 선진국들은 저출생 위기 속에서 교부금을 줄이기는커녕 교사 1인당 학생 비율을 극단적으로 낮추고, 멘탈 헬스 및 사회·정서적 돌봄 프로그램을 학교 재정으로 흡수하여 공교육의 질적 도약을 이루어냈다. 이제 교육교부금의 삭감을 결정하거나 이를 정책적으로 주도·방조한 행정가와 정치인들은 단지 한 해의 예산안을 조율한 관료로 평가받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미래 교육을 거부하고 이 나라의 교육 시계를 정체, 나아가 후퇴시킨 주역으로 역사의 법정에 기록될 것이다. 역사는 단기적인 재정 효율성이라는 명목 뒤에 숨은 정책적 통찰의 부재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스스로 교육의 사다리를 부수는 결정이 초래할 피해는 온전히 힘없는 미래 세대와 국가 전체의 경쟁력 약화로 귀결됨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는 이를 반드시 기억하고 냉엄한 평가를 남겨 잘못된 정책을 복원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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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이 남길 비극적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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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이타카로 가는 길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아내와 영화를 보았다. 예매율 1위를 달리는 ‘오디세이’였다. 172분의 상영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가 돌아가려 했던 곳은 이타카였다. 트로이 전쟁이 끝났지만 귀향은 또 하나의 지난한 투쟁이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내가 가야 할 귀향은 어디인가’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젊은 날 우리는 멀리 가는 법부터 배웠다. 더 높은 곳에 오르고, 더 많이 갖고, 더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쉼 없이 노를 움직였다. 어느 순간 무심한 일상에서 삶은 뜻밖의 질문을 툭 던진다. 나는 지금 누구의 삶을 살고 있는가. 인생의 길에서 우리는 이타카를 찾는다. 젊을 때는 부모가 정한 길, 학교가 정한 기준, 사회가 요구하는 성공의 기준을 따라간다. 그런데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얻고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할 때가 있다. 그때 비로소 묻게 된다. 이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인가. 자기에게 돌아온다는 것은 ‘남의 기준으로 살던 삶을 멈추고 자신의 기준을 회복하는 일’이다. 내가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다시 묻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긴다면 실제로 가족을 위한 시간을 내야 한다. 말로는 가족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하루 대부분을 돈과 경쟁에 바친다면 그것은 가치관이 아닌 희망 사항에 가까운 것이다. 결국 시간을 어디에 쓰는지가 그 사람의 진짜 가치관을 말해준다. 시간은 삶에서 가장 정직한 화폐다. 오디세우스가 세이렌의 노래를 듣기 위해 자신을 돛대에 묶었던 장면도 의미 깊다. 그는 자신의 의지를 과신하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경계를 만들었다. 정말 지키고 싶은 것을 위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절제하는 힘. 그것이 성숙한 자유다. 남의 시계에서 내려와 자신의 시간으로 돌아오는 것. 세상의 박수보다 자신의 양심에 귀 기울이는 것. 그리고 사랑해야 할 것을 다시 선택하는 것. 그것이 자기에게 돌아오는 길이다. 돌아가는 길이 길어도 괜찮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남들이 정해놓은 목적지에 먼저 도착하는 것이 아니다. 긴 항해 끝에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의 주인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남의 기대가 아니라 내 가치로 선택하는 것은 삶의 선택에서 중요한 갈림길이다. 사람은 평생 어딘가를 향해 부지런히 가지만 정작 자신에게 돌아가는 길은 너무 늦게 발견한다.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의 주인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무엇을 소중히 여기며 살 것인지 결정하고, 그 선택에 책임지며, 마침내 내 삶의 중요한 시간을 내가 믿는 가치에 바치는 것이다. 오디세우스가 이타카로 돌아갔다는 것은 단순히 집으로 돌아갔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를 다시 확인한다는 뜻에 가깝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싶은가? 영화 ‘오디세이’가 오래된 신화의 옷을 입고 우리에게 건네는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것이 내가 살고 싶었던 삶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곳에 닿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평생 찾아 헤매는 이타카일 것이다. 그 길은 지금 이 순간 우리 앞에서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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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이타카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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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취업이 끝이 아니라 성장의 시작이다
-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많은 사람들이 취업을 목표로 삼는다. 하지만 취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한 번 취업했다고 평생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변화에 적응하며 끊임없이 역량을 키우는 사람이 경쟁력을 갖게 되고, 기업 역시 인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최근 산업현장은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기술 확산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직무의 형태는 세분화되고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도 끊임없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 직업훈련은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교육이 아니라 변화에 대응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과정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업들은 채용보다 더 큰 고민을 이야기한다. 어렵게 채용한 인재가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빠르게 이탈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을 채용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일이다. 개인의 성장은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기업의 성장은 다시 지역경제의 성장으로 연결된다. 기업과 구직자를 만나며 느끼는 것은 교육은 취업 전보다 취업 후가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업무를 배우고, 조직문화를 이해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교육이 이루어질 때 개인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기업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우리는 다양한 공공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직무교육과 역량강화교육을 운영하며 조직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교육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교육을 획일적으로 제공하기보다 기관과 기업의 특성, 직무, 조직문화, 교육 목적을 분석하여 맞춤형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중심 교육을 운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조직활성화와 리더십 교육, 팀워크 향상을 위한 참여형 워크숍, 특별민원 응대교육, 공공재정환수법 교육, 장애인 고용 담당자 역량강화 교육, 취업지원 슈퍼바이저 교육, ESG 및 컨설팅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조직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함께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AI 활용 교육과 디지털 업무혁신 교육을 확대하여 변화하는 산업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실무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의 성과는 교육장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육을 받은 사람이 자신의 업무를 더 잘 수행하고, 동료와 협력하며,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 갈 때 비로소 교육은 가치를 갖는다. 사람의 성장은 기업의 경쟁력이 되고, 기업의 경쟁력은 다시 지역사회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앞으로의 HRD는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산업현장의 변화에 귀 기울이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함께 고민하며, 사람과 조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며, 사람에 대한 투자는 가장 확실한 미래 투자로 이어질 것이다. 취업은 목표가 아니라 성장의 출발점이다. 사람의 가능성을 키우는 교육은 기업의 경쟁력을 만들고, 기업의 성장은 지역사회의 미래를 만든다. 사람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의 변화에 귀 기울이며 지속 가능한 HRD를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직업훈련을 통해 실천하고자 하는 가치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사람과 기업이 직접 만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는 온·오프라인 채용박람회와 일자리 연계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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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취업이 끝이 아니라 성장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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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휘 논술] 2027학년도 수능 전 논술, 준비된 학생에게 기회가 온다
- [교육연합신문=김광휘 논술] 2027학년도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이제부터의 시간은 더욱 중요하다. 수능만 바라보며 달려가기도 벅찬 시기지만,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한 가지를 더 생각해야 한다. 바로 수능 전에 실시되는 논술고사다. 일부 대학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기 전부터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특히, 10월 초부터 논술 일정이 시작되는 만큼 해당 대학을 지원한 학생들은 수능과 논술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급함이 아니다. 정확한 정보와 자신에게 맞는 전략이다. 필자는 오랜 세월 학생들의 논술과 면접을 지도하면서 늘 이렇게 말해왔다. “입시는 많이 하는 학생보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정확히 아는 학생이 강하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무작정 많은 문제를 푸는 것보다 지원 대학의 공식자료를 정확히 확인하고, 그 대학이 어떤 사고력과 답안방식을 요구하는지를 아는 것이 먼저다. ■ 10월부터 시작되는 논술 레이스 2027학년도 수시 논술전형은 수능 이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대표적으로 10월 3일에는 서울시립대와 홍익대 서울캠퍼스 자연계열 논술고사가 예정돼 있다. 홍익대는 자연계열에 이어 10월 4일 인문계열 논술고사를 진행한다. 이처럼 논술은 수능이 끝난 뒤 준비하는 시험이 아니다. 특히 수능 전 논술을 선택한 학생은 지금부터 대학별 기출문제와 모의논술을 직접 풀어보며 실전감각을 키워야 한다. “수능을 잘 본 뒤 논술을 생각해 보겠다”는 전략은 수능 전 논술에서는 통하기 어렵다. 지원했다면 준비해야 한다. 준비했다면 실제 답안까지 써봐야 한다. ■ 수능최저가 없다고 쉬운 시험은 아니다 수험생들이 논술전형을 살펴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이 수능최저학력기준이다. 대학마다 기준이 다르다. 어떤 대학은 논술을 잘 보더라도 수능최저를 충족해야 최종 합격이 가능하다. 반대로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대학도 있다. 여기서 학생들이 자주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수능최저가 없으면 합격하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수능최저가 없는 대학에서는 논술 자체가 당락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나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설명한다. “수능최저가 없다는 것은 문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논술 자체가 문턱이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자신의 모의고사 성적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논술 실력, 대학별 문제 유형, 지원 학과의 경쟁률과 전형조건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 수능과 논술은 서로 싸우는 공부가 아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다. “선생님, 수능 공부도 바쁜데 논술까지 해야 합니까?”.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논술을 준비한다고 해서 수능공부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인문논술은 제시문을 읽고 핵심을 찾고, 서로 다른 관점을 비교하며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시험이다. 이 과정은 국어의 독해력과 사고력과 연결된다. 자연계 수리논술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배운 수학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개념을 문제 상황에 적용하며 풀이 과정을 설명하는 힘을 본다. 결국 논술의 바탕도 학교공부와 수능공부다. 논술은 그 위에 ‘생각을 표현하는 훈련’을 더하는 것이다.따라서 논술 준비 때문에 수능공부를 흔들리게 해서는 안 된다. 수능을 중심에 두되, 주 1~2회라도 실제 논술시험처럼 시간을 재고 답안을 써보는 것이 좋다. 짧더라도 꾸준해야 한다. ■ 김광휘의 첫 번째 비법, ‘답보다 질문을 먼저 읽어라’ 논술을 오래 가르치면서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글을 잘 쓰는 기술이 아니었다. 문제를 제대로 읽는 법이었다. 학생들은 문제지를 받으면 곧바로 답을 쓰고 싶어 한다. 그러나 논술에서 가장 위험한 습관이 바로 그것이다. 먼저 출제자가 무엇을 묻고 있는지 정확히 읽어야 한다. ▲‘비교하라.’ ▲‘분석하라.’ ▲‘평가하라.’ ▲‘설명하라.’ ▲‘논하라.’ 이러한 동사가 답안의 방향을 결정한다. 비교하라고 했는데 자기 의견만 길게 쓰면 안 된다. 분석하라고 했는데 단순히 제시문을 요약해서도 부족하다. 논술은 많이 아는 학생보다 무엇을 요구하는지 정확히 읽는 학생이 강하다. 문제를 정확히 읽으면 답안의 절반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 두 번째 비법, 제시문을 ‘한 문장’으로 줄여라 긴 제시문을 읽다 보면 학생들은 내용에 끌려다니기 쉽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에게 각 제시문을 읽고 반드시 한 문장으로 줄여보라고 했다. “이 글이 결국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한 문장으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제시문의 핵심을 잡지 못하면 비교도 어렵고 분석도 어렵다. 인문논술에서는 각 제시문의 핵심주장과 차이를 빠르게 정리해야 하고, 자연계 논술에서는 문제에서 어떤 수학개념을 요구하는지를 찾아야 한다. 길게 읽되, 짧게 정리하는 힘. 그것이 논술의 중요한 능력이다. ■ 세 번째 비법, 첫 문장은 ‘멋’보다 ‘정확함’이다 학생들은 좋은 글을 쓰려고 하다 보니 첫 문장을 지나치게 어렵게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럴 필요가 없다. 논술은 문학작품이 아니다. 채점자는 화려한 표현보다 학생이 문제를 정확히 이해했는지를 먼저 본다. 그래서 첫 문장은 간결하고 분명해야 한다. 나는 늘 말한다. “첫 문장은 멋있게 쓰려고 하지 말고, 정확하게 써라”. 첫 문장에서 답안의 방향이 보이면 다음 문장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 네 번째 비법, 자연계 논술은 ‘정답’보다 ‘과정’을 보여줘라 자연계 수리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풀이과정이다. 최종 답만 맞힌다고 좋은 답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왜 이 공식을 사용 했는지, 어떤 조건을 이용 했는지, 어떤 순서로 결론에 도달 했는지를 답안지에 보여줘야 한다. 채점자는 학생의 머릿속을 볼 수 없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식과 문장으로 표현해야 한다. 나는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해보라고 했다. “내 풀이를 처음 보는 사람이 이 답안만 읽고 이해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좋은 수리논술 답안에 가까워진 것이다. ■ 다섯 번째 비법, 반드시 시간을 재고 써라 논술은 집에서 천천히 완성하는 글이 아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읽고, 생각하고, 써야 하는 시험이다. 따라서 연습도 실제 시험처럼 해야 한다. 기출문제를 풀 때는 반드시 시간을 재야 한다. 읽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쓰지는 않는지, 한 문제에 지나치게 매달리지는 않는지, 마지막 검토시간은 남기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가능하면 마지막 5~10분은 검토시간으로 확보하는 것이 좋다. 문제를 빠뜨리지는 않았는지, 문장이 끊기지는 않았는지, 수식과 계산에는 오류가 없는지 살펴야 한다. 논술은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시간 안에 완성할 수 있어야 한다. ■ 여섯 번째 비법, 모범답안을 외우지 마라 학생들이 가장 쉽게 빠지는 함정이 모범답안을 외우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조금만 달라지면 외운 답안은 사용할 수 없다. 모범답안에서 배워야 할 것은 문장 자체가 아니다. 구조다. 어떻게 시작하는지, 근거를 어디에 배치하는지, 문단을 어떻게 연결하는지, 결론을 어떻게 정리하는지를 봐야 한다. 답을 외우지 말고, 답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배워야 한다. 그것이 실전에 강한 공부다. ■ AI 시대에도 자기 생각은 대신할 수 없다 요즘 학생들은 AI를 이용해 논술문제의 해설을 찾고 답안도 만들어볼 수 있다. 분명 유용한 도구다. 그러나 사용순서가 중요하다. 먼저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읽고 답안을 작성해 보는 것이 좋다. 그다음 AI나 대학의 공식 해설자료를 활용해 빠진 관점과 약한 논리를 점검할 수 있다. 나는 이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 AI가 답을 줄 수는 있어도, AI가 곧 답은 아니다. 실제 논술시험장에서 학생을 대신해 문제를 읽어주고 답을 써줄 수는 없다. 결국 필요한 것은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자신의 손으로 써내는 힘이다. AI는 공부를 돕는 도구이지 생각을 대신하는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 대학별 기출문제가 가장 좋은 교과서다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가장 좋은 교재는 무엇일까. 나는 단연 지원대학의 공식 기출문제라고 생각한다. 대학마다 출제방식이 다르고 원하는 답안의 형태도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을 정했다면 먼저 입학처 홈페이지의 모집요강, 기출문제, 모의논술, 논술가이드북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직접 풀어봐야 한다. 문제만 읽고 해설을 보는 것은 훈련이 아니다. 실제 시험시간에 맞춰 답안을 작성하고, 대학이 공개한 출제의도와 예시답안을 비교하면서 자신의 약점을 찾아야 한다. 논술은 눈으로 배우는 시험이 아니라 손으로 익히는 시험이다. ■ 전국의 수험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 2027학년도 수능과 논술을 준비하는 전국의 수험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남들이 몇 문제를 풀었는지, 어느 학원에 다니는지, 누가 더 빨리 준비했는지만 바라보면 자신의 공부가 흔들린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남과의 비교가 아니다. 자신이 지원할 대학을 정확하게 알고, 그 대학의 공식자료를 확인하며, 매일 조금씩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것이다. 논술은 특별한 학생만 잘할 수 있는 시험이 아니다. 정확하게 읽고, 차분하게 생각하고,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훈련을 꾸준히 한 학생에게 기회가 열린다. 수능 역시 마찬가지다. 하루아침에 성적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오늘 공부한 한 문제, 오늘 정리한 한 개념, 오늘 써본 한 편의 답안이 쌓여 결국 시험장에서 힘을 발휘한다. 입시를 준비하다 보면 마음이 흔들리는 날도 있을 것이다. 모의고사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고, 논술답안이 마음대로 써지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때 포기하기보다 자신의 공부방법을 다시 돌아봤으면 한다. 입시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끝까지 자기 속도를 지키는 긴 과정이다. 수능 전 논술은 부담만 있는 시험이 아니다. 준비한 학생에게는 자신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그리고 대학이 논술을 통해 보고자 하는 것도 결국 단순한 암기력이 아니다. ▲문제를 이해하고 ▲정보를 판단하고 ▲생각을 정리하며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힘이다. 그 힘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 대학에서 공부하고 사회를 살아가는 데에도 필요한 힘이다. 그래서 나는 논술을 단순한 입시과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논술은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교육이다. 전국의 수험생들이 남은 기간 동안 수능과 논술을 차분하게 준비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가능성을 끝까지 믿었으면 한다. 그리고 시험장에서는 남의 답이 아니라 자신이 준비해온 생각과 실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준비한 학생에게 기회는 반드시 온다. ▣ 김광휘 ◇ 前현광문리학원 원장 ◇ 前부산종로학원 원장 ◇ 前부산학원 부원장 ◇ 언어영역 문학(창과창) ◇ 언어영역 독해(한샘출판사) ◇ 홀로서기 논술(대학진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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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휘 논술] 2027학년도 수능 전 논술, 준비된 학생에게 기회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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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식 칼럼] 기념일은 늘어나는데, 왜 다툼도 늘어날까: '역사'와 '기억'은 어떻게 다른가
- [교육연합신문=김춘식 칼럼] 본지는 ‘기억은 누구의 것인가?: 기념관에서 알고리즘까지, 역사를 둘러싼 네 가지 질문’을 주제로 김춘식 논설위원의 기획 칼럼을 총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본 칼럼은 필자가 포스텍(POSTECH) 재직 당시 공동 저자로 참여한 기획 도서 《기억하는 인간, 호모 메모리스: 기억과 망각에 관한 17가지 해석》(책세상, 2014) 제3장 수록작 〈기억과 망각의 역사: 역사 소환과 기억 정치〉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원작의 학술적 통찰을 토대로, 오늘날 급변하는 사회적·기술적 맥락과 현안에 맞게 한층 깊이 있게 재구성된 이번 연재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 주 광복 80주년의 상징적 반환점을 돌아선 오늘날, 달력 속 기념일과 추모일은 더욱 빼곡해졌다. 그런데 참으로 역설적인 일이 벌어진다. 과거를 함께 기억하자고 약속한 날들이 늘어날수록, 역사를 둘러싼 반목과 갈등도 한층 첨예해지고 있다. 왜 그럴까? 이 질문의 타래를 풀려면 지난 한 세기 동안 '역사'라는 말이 겪어낸 신세 변화를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 20세기 전반, 인류는 두 차례의 참혹한 세계대전을 겪었다. 제 1차 세계대전과 제 2차 세계대전 사이, 이탈리아의 파시즘, 독일의 나치즘, 스페인의 프랑코 독재, 일본의 군국주의, 소련의 스탈린 독재가 연이어 도래했다. 인류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18세기 계몽주의 이래 인류가 이성의 힘으로 더 나은 세계를 향해 진보하리라 믿어왔건만, 그 이성의 절정에서 가장 참혹한 학살이 자행되었기 때문이다. "역사는 진보한다"는 거대한 신화가 무너진 자리에 차가운 의심이 싹텄다. 우리가 배운 역사란 한낱 승자가 스스로를 정당화하기 위해 엮어낸 판타지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었다. 여기에 두 번의 거센 파도가 더해졌다. 1968년 유럽을 흔든 학생·문화운동은 국가와 민족의 이름으로 강요되던 권위주의 역사관을 뿌리째 흔들었다. 이어 냉전이 해체되고 세계화의 물결이 밀려들면서, 단일한 국가 단위로 설명되던 전형적인 역사 서술은 설 자리를 잃었다. 문화비평가 호이센(Andreas Huyssen)은 이 시기를 "시간 질서가 무너진 시대"라 파악했다. 거대 서사로서의 역사가 비틀거리며 비워둔 그 열망의 자리를 파고든 것이 바로 '기억'이었다. 역사학 내부의 지형도 크게 개편되었다. 과거의 역사학이 "누가 더 객관적으로 과거를 복원했는가"를 겨루었다면, 국가 권력이 진실을 은폐하고 지워버릴 때 객관성이라는 공식적 잣대만으로는 역사의 비극을 모두 담아낼 수 없음을 깨달았다. 이때 살아남은 자들의 증언, 곧 '기억'이 진실을 드러내는 강력한 통로로 떠올랐다. 동시에 역사학의 시선은 거시적 국가사에서 미시사(Microhistory)로 이동했다. 거창한 왕조와 전쟁 대신, 이름 없는 한 사람, 한 마을, 일상의 한 장면을 파고들며 개인이 고통을 어떻게 통과하고 기억해 냈는지가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그러나 여기서 역사학이 다루는 기억은 개인의 사사로운 추억에 머물지 않는다. 여럿이 오랜 세월에 걸쳐 함께 규정하고 구성해 온 '집단기억'(Collective Memory)이다. 사회학자 알박스(Maurice Halbwachs)가 통찰했듯, 기억을 떠올리는 주체는 개인일지라도 그 기억을 형상화하고 채색하는 것은 사회가 제공하는 틀이다. 우리가 무엇을 또렷이 기억하고 무엇을 까마득히 잊을지조차 사회적 관심사와 권력 관계에 의해 조율된다는 뜻이다. 프랑스 역사가 노라(Pierre Nora)는 여기에 '기억의 터'(lieux de mémoire)라는 상징적 개념을 보탰다. 기념관, 기념비, 추모일 같은 공간과 의례들이다. 그의 통찰은 자못 매섭다. 이러한 장소가 도처에 들어서는 것은 기억이 풍요롭게 살아 숨 쉬기 때문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살아있는 기억'이 삶의 현장에서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할머니의 입을 통해 전해지던 고통의 서사가 끊어질 때, 사회는 서둘러 돌과 철근으로 비석을 세운다. 독일의 얀 아스만(Jan Assmann)과 알라이다 아스만(Aleida Assmann) 부부 역시 이를 '기억문화'(Erinnerungskultur) 연구로 승화시키며, 상징물이라는 제도적 그릇 없이는 기억이 오랫동안 전승될 수 없음을 밝혀냈다. 여기서 우리가 직시해야 할 엄엄한 사실이 있다. 기억은 지나간 과거에 고정된 유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현재의 욕망에 의해 호출되는 '현재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정치학자 허시(Herbert Hirsch)의 지적처럼, 이제 기억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역사를 갖는다. 누가, 언제, 어떤 목적을 위해 과거를 불러내느냐에 따라 동일한 사건이 전혀 다른 얼굴로 재구성된다. 하나의 과거를 두고 무수한 기억이 각축을 벌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기억의 속성상 필연적으로 망각이 수반된다는 사실이다. 사람의 기억에 한계가 있듯 지나간 일들을 토씨 하나 빠짐없이 기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그 망각이 순수한 한계 때문만은 아니다. 권력을 쥐어잡은 주체가 자신이 내세우고 싶은 장면만 도드라지게 조명하고, 불리하거나 수치스러운 장면은 어둠 속에 침묵시킬 때가 많다. 이를 우리는 '기억의 정치'라 부른다.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기득권과 통치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전락시키는 일은 너무나 손쉽게 일어난다. 그렇기에 기념관은 숭고한 추모의 장소인 동시에, 극도로 위험한 기억의 전장이 된다. 기념관은 사라져가는 고통의 기억을 보존하는 소중한 공간이지만,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가릴지 누군가의 의도가 정교하게 개입된 건축적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 D.C.의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The U.S. Holocaust Memorial Museum)과 중국 난징의 난징대학살기념관(侵華日軍南京大屠殺遇難同胞紀念館)을 나란히 비교해 보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두 곳 모두 참혹한 인류적 범죄를 기록한 진지한 공간이지만, 동시에 국가적 기억의 정치가 강렬하게 작동하는 현장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오늘의 교육은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답은 명료하다. 과거를 접할 때 두 가지 질문을 주체적으로 던지도록 훈련시키는 것이다. 첫째, "이것은 검증된 사실인가?" 둘째, "누가, 언제, 어떤 의도로 이것을 기억의 상징으로 호출했는가?" 지역의 작은 기념비나 국가 기념일을 조명하며 건립 주체와 배경을 추적하는 활동은 훌륭한 시작점이 된다. 나아가 중등교육과 대학 등 고등교육 현장에서는 사료와 증언, 기념물, 그리고 후대의 해석을 엄격히 구분하여 인용하고 논증하는 '논리적 글쓰기와 발표·토론'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이 구분을 스스럼없이 혼동하는 글은 아무리 수사가 화려해도 논증이 아니며, 근거와 해석을 구분하지 못하는 발언은 아무리 유창해도 성찰적 토론이 될 수 없다.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기억은 맹목적인 신화로 전락하고, 기억의 온기를 잃은 사실은 차디찬 통계표에 갇히고 만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화와 통계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의 엄정함과 기억의 서사를 융합하여 역사적 통찰을 다듬어내는 일이다. ▣ 김춘식 동신대학교 교수이자 한국독일사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독일 함부르크대학교 역사철학부 석사학위(역사학, 교육학, 정치학), 동 대학 철학박사학위(서양근현대사)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한국의 교육, 독일의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을 만나다』(포스텍융합문명연구원; 소명, 2025) 등이 있다. ◇ 교육연합신문 논설위원 ◇ 2024 칼만 펠로우(독일연방교육연구부, 아헨공과대학교) ◇ 한국독일네트워크(ADeKo) 이사 겸 인문교육위원장 ◇ 초대 국가교육위원회 미래과학인재양성특별위원회 전문위원 ◇ 前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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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식 칼럼] 기념일은 늘어나는데, 왜 다툼도 늘어날까: '역사'와 '기억'은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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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청소년들의 연암(燕巖) 발자취 답사 열풍과 교육적 효과 및 과제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최근 교육계와 인문학계에서는 청소년들이 연암 박지원(朴趾源)의 연행(燕行) 경로와 국내 유적지를 직접 답사하는 ‘몸의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있다. 주지하는 것처럼 연암 박지원은 해학적이자 여행을 통한 배움과 문화 탐방의 길을 튼 역사상 매우 소중한 문학인 《열하일기》의 저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을 통해 드러난 중국 문명의 신비로운 모습과 탐구 정신은 우리 문학사에 주옥같은 걸작으로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 글에서는 관념적 지식 전달 위주의 기존 인문 교육에서 벗어나 현장 기반의 실증적 사유를 재현하고자 연암의 발자취를 찾는 흐름의 주요 실태와 교육적 효과 및 과제를 제언하고자 한다. 위에서 언급한 청소년들의 답사와 기행 코스는 서울-의주-압록강을 거쳐 중국 심양, 북경, 열하(承德)로 이어지는 《열하일기》의 이동 경로를 청소년들이 직접 추적하는 장기 기행 프로젝트다. 이는 단순 관광이 아닌, 연암이 머물렀던 주요 거점(구련성, 요양, 산해관, 피서산장 등)에서 연암의 텍스트를 현장에서 낭독하고 사료와 현지 문물을 대조 분석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각 지역 교육청 및 공공도서관, 청소년 수련관을 중심으로 연암 박지원의 문학적·사상적 거점을 탐방하는 답사 코스(서울 감의재 터, 함양 안의현감 시절의 물레방아 유적지, 연암골 등)가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는 고교 고전 독서 클럽과 연계하여 텍스트 분석 후 현장을 방문하는 ‘선(先)독서 후(後)답사’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는 현장 미션 수행형 융합 학습(PBL) 프로젝트로 단순 견학을 넘어 청소년들이 연암의 시선으로 현대의 도시 구조나 기술, 타 문화 요소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경이로운 것은 연암이 똥더미나 흙벽돌에서 기술적·교육적 가치를 발견했듯, 학생들 역시 특정 미션을 받아 현장의 물물(物物)을 정밀 관찰하고 현대판 《열하일기》를 디지털 매체나 보고서로 재창작하는 활동이 병행된다는 점이다. 현재 진행되는 답사 운동의 교육학적-학술적 실태 및 특징을 살펴보자면 첫째, 지식의 체화다. 이는 교실 내 텍스트 읽기에 국한되던 인문학을 물리적 이동과 신체적 체험으로 확장하여 연암이 겪었던 행군의 고됨과 기후 환경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고전의 맥락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둘째, 비판적 텍스트 재해석이다. 이는 연암이 당시 사대부들의 성리학적 명목주의를 비판했듯, 학생들 역시 당대의 주류 담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기법을 현장에서 훈련하는 것이다. 셋째, 텍스트와 현장의 융합이다. 《열하일기》 내 지명과 현지의 실제 지리·문화적 변화를 비교하는 실증적 탐구를 시행하여, 고전학과 지리학, 역사학을 아우르는 학제 간 학습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흐름을 보다 학술적으로 연계하기 위해서는 실사구시(實事求是) 교육의 현대적 구현을 적극 장려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매체의 확산으로 정보의 파편화와 추상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연암의 답사길 추적은 학생들에게 ‘정밀한 관찰’과 ‘실증적 탐구’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구체적인 교육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는 이를 보다 체계화하고 지속적으로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참여하여 교육적 성과를 높이기 위한 과제와 지원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으로의 체계화 필요성이다. 현재의 답사 열풍이 단순 일회성 체험 학습이나 이벤트성 기행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학교 정규 교육과정(자유학기제, 국어·사회 융합 프로젝트 등)과의 심도 있는 연계와 전문 지도 인력의 양성이 수반되어야 한다. 더불어 초·중·고등학교 현장에서는 연암의 《열하일기》를 수준별로 편집한 고전 읽기 운동을 체계적으로 전개할 필요성에 보다 주목할 것을 제언하고자 한다. 유머와 해학이 넘치는 작품을 통해 글쓰기와 사고력 확장의 교육 목표로 삼을 뿐만 아니라, 타국의 문물을 대하는 포용적인 자세와 열린 마음을 고취하여 ‘우물 안 개구리’ 식의 소극적이고 획일적인 사고를 넘어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포용력의 확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이를 학교에서는 “경험은 최고의 스승이다”, “교육은 삶 그 자체여야 한다”는 명제에 충실하고 철저하게 접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바라는 마음이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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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청소년들의 연암(燕巖) 발자취 답사 열풍과 교육적 효과 및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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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휘 칼럼] 노년의 건강, 숫자보다 삶을 보자
- [교육연합신문=김광휘 칼럼] 나이가 들수록 건강검진표의 숫자에 마음이 흔들린다. 혈압이 조금 높아도 걱정하고, 혈당 수치가 기준을 넘으면 불안해한다. 콜레스테롤 수치 하나에도 밥 한 숟가락, 반찬 한 젓가락을 앞에 두고 망설이게 된다. 그러나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노년의 건강을 젊은 시절과 똑같은 하나의 잣대로만 바라보는 것이 과연 옳은가. 이 질문에서 ‘노년의학’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노년의학은 단순히 혈압과 혈당의 숫자만을 보는 진료가 아니다. 어떤 질환을 가지고 있는지, 복용하는 약은 얼마나 되는지, 스스로 잘 걷고 생활할 수 있는지, 근육과 체력은 유지되고 있는지, 기억력과 식욕은 어떤지 등 한 사람의 삶 전체를 종합적으로 살핀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몇 살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늙어가고 있는가’이다. 숫자의 정상보다 ‘나에게 맞는 건강’을 찾아야 한다. 나이가 들면 몸의 조건도 달라진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관리할 때도 나이와 건강상태, 동반 질환, 생활기능, 약물 부작용 가능성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그렇다고 “나이가 많으면 혈압이나 혈당이 높아도 괜찮다”는 뜻은 아니다. 무조건 낮추는 것도, 무조건 방치하는 것도 답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 자신의 몸에 맞는 적절한 관리기준을 찾는 일이다. 노년의 건강은 검사표의 숫자로만 평가할 수 없다. 내 발로 잘 걷는가. 밥을 맛있게 먹는가. 밤에 편안히 잠드는가. 사람을 만나고 웃을 수 있는가. 내 일상을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가. 이런 것들 또한 건강을 말해주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다. 노년의 운동은 경쟁보다 꾸준함이다. 노년이 되면 운동을 줄여야 한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몸을 움직이지 않는 것이 건강한 노년의 답이 될 수는 없다. 다만 젊은 시절처럼 기록을 세우거나 남과 경쟁하기 위해 몸을 혹사할 필요는 없다. 걷고, 가볍게 스트레칭하고, 자신의 몸에 맞는 근력운동을 하며 꾸준히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의 목적은 남보다 빨리 뛰는 데 있지 않다. 내 발로 걷고, 내 힘으로 일상을 살아가며,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러 갈 수 있는 힘을 오래 유지하는 데 있다. 노년의 운동은 ‘얼마나 많이 했느냐’보다 ‘얼마나 꾸준히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음식도 두려움보다 균형이다. 나이가 들수록 먹는 것에 대한 걱정도 많아진다. '이 음식은 몸에 좋지 않다', '저 음식은 피해야 한다'는 말을 계속 듣다 보면 어느 순간 밥상마저 걱정의 자리가 된다. 물론 절제는 필요하다. 특정 질환이 있다면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음식 조절도 해야 한다. 그러나 지나친 금식과 편식으로 체중과 근육이 줄어드는 것 역시 노년에는 경계해야 할 일이다. 다양한 음식을 적당히 먹고, 단백질과 채소, 수분을 골고루 섭취하면서 식사의 즐거움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건강한 노년의 식탁은 마음껏 먹는 식탁도 아니고, 두려움 때문에 먹지 못하는 식탁도 아니다. 맛있게 먹되 적당히, 즐겁게 먹되 균형 있게 먹는 식탁이어야 한다. 건강도 결국 교육의 문제다. 나는 건강도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랜 생활습관과 교육이 쌓여 오늘의 몸과 삶을 만든다. 어린 시절부터 자기 몸의 신호를 이해하고, 규칙적으로 움직이며, 음식과 휴식의 균형을 배우는 것은 중요한 생활교육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건강정보가 넘쳐난다. 하지만 많이 접한다고 해서 모두 올바른 정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출처를 확인하고, 전문가의 의견과 비교하며,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른바 ‘건강문해력’이다. 앞으로 학교와 가정의 건강교육도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운동해라”, “몸에 좋은 것을 먹어라”라고 말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왜 운동이 필요한지, 왜 충분한 수면이 중요한지, 어떤 건강정보를 믿어야 하는지, 자신의 생활습관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건강교육의 목적도 결국 정답을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 몸을 이해하고 자기 삶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드는 데 있다. 이 점에서 건강교육과 논술교육은 닮아 있다. 남이 준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읽고, 비교하고, 판단해 자기 삶에 맞는 결론을 내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건강검진은 맹신하지도, 외면하지도 말아야 한다. “나이가 들면 병원에 자주 가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도 간혹 들린다. 그러나 고혈압과 당뇨병을 비롯한 여러 만성질환은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필요한 건강검진과 정기적인 진료는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다만 검사 결과의 숫자 하나 때문에 지나친 불안에 빠질 필요도 없다. 검진은 건강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지, 삶을 불안하게 만드는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검사 결과를 제대로 이해하고 의료진과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관리방법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최고의 건강법 가운데 하나는 ‘사람’이다. 노년의 건강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사람이다. 친구를 만나고,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이웃과 안부를 묻고, 사회와 관계를 이어가는 일은 노년의 삶에 큰 활력을 준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몸뿐 아니라 마음의 움직임도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좋은 사람을 만나 웃고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달라진다. 나는 걷기와 음식 못지않게 사람과의 관계와 웃음도 중요한 건강법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사람과 밥 한 끼를 나누고, 차 한잔을 앞에 두고 세상 이야기를 하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함께 웃을 수 있는 하루. 그 하루 자체가 훌륭한 건강관리다. 그리고 이것 역시 다음 세대가 배워야 할 중요한 삶의 교육이다.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만 가르쳐서는 안 된다. 사람과 관계를 맺는 법,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법, 안부를 묻는 법, 함께 살아가는 법도 가르쳐야 한다. 그런 교육이 결국 사람을 건강하게 만든다. 오래 사는 것보다 ‘잘 사는 것’. 인간은 누구나 늙는다. 좋은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하고 건강을 관리한다고 해서 세월을 멈출 수는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건강을 관리하는가. 단순히 하루라도 더 오래 살기 위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내 발로 걷고,좋아하는 사람과 밥을 먹고, 친구들과 웃고,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가끔은 여행을 떠나며, 오늘 하루를 내 뜻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다. 백세시대를 이야기하는 지금, 중요한 것은 단순한 수명이 아니라 건강수명이다.그리고 건강수명을 지키는 일은 병원과 의사만의 몫이 아니다.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어릴 때부터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르치고 올바른 건강정보를 판단하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 결국 건강도 교육에서 시작된다. 건강 때문에 인생의 모든 즐거움을 포기해서도 안 된다. 반대로 인생을 즐긴다는 이유로 건강관리를 모두 내려놓아서도 안 된다. 노년의 지혜는 어느 한쪽의 극단에 있지 않다. 과도한 걱정은 내려놓되 필요한 관리는 하고, 무리한 운동은 피하되 몸은 계속 움직이며, 음식은 두려워하지 않되 과식하지 않는 것. 그리고 사람을 만나고, 웃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남은 인생에서 혈압과 혈당의 숫자 몇 개가 우리의 행복까지 결정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말자. 잘 먹고, 적당히 움직이고, 좋은 사람과 어울리고, 많이 웃으며 살아가자.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도 한 가지는 꼭 가르쳐주자. 건강하게 산다는 것은 숫자를 완벽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몸과 마음을 이해하고 삶의 균형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일이라는 것을. 하루를 마칠 때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충분하지 않을까. “오늘도 참 잘 살았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배우고, 또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가장 따뜻한 건강교육인지도 모른다. ▣ 김광휘 ◇ 前현광문리학원 원장 ◇ 前부산종로학원 원장 ◇ 前부산학원 부원장 ◇ 언어영역 문학(창과창) ◇ 언어영역 독해(한샘출판사) ◇ 홀로서기 논술(대학진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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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휘 칼럼] 노년의 건강, 숫자보다 삶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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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배움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우리는 흔히 배움을 학교를 다니는 시기에만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졸업장을 받으면 교육도 끝났다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오늘날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산업구조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한 번의 배움만으로 평생을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제 배움은 특정 시기의 선택이 아니라 삶 전반에 걸쳐 계속되어야 하는 필수 과정이다. 평생교육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부족한 지식을 보완하는 교육이 아니라 새로운 직업을 준비하고, 사회와 다시 연결되며,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성장의 과정으로 확대되고 있다. 청년에게는 미래를 준비하는 힘이 되고, 중장년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되며, 지역사회에는 함께 성장하는 기반이 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배움의 기회에서 소외되어 있다. 경제적인 이유로 교육을 포기하기도 하고, 자신에게 맞는 교육을 찾지 못해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기도 한다. 특히 경계선지능인을 비롯한 느린학습자는 배우고 싶다는 의지가 있어도 자신의 특성과 속도에 맞는 교육을 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평생교육은 모두에게 같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과 특성에 맞는 배움의 기회를 만드는 일이어야 한다. 현장에서 평생교육사업을 운영하며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지역마다 필요한 교육의 모습이 다르다는 점이다. 평생교육은 정해진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변화와 요구를 함께 고민하고, 지역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우리는 공공 평생교육기관과 협력하여 시민교수 사업을 운영하며 시민이 교육의 수혜자를 넘어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을 지역사회와 나누는 교육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시민 한 사람의 경험과 재능이 또 다른 시민의 배움으로 이어질 때 평생교육은 개인의 성장을 넘어 지역사회의 자산이 된다. 또한, 경계선지능인 진로교육을 비롯해 보호자 특강과 교육담당자 대상 교육 등 다양한 평생교육 시범사업을 운영하며 지역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교육 의제를 고민해 왔다. 경계선지능인의 자립은 당사자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자신의 적성과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진로교육, 자녀를 이해하고 올바른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보호자 교육, 그리고 현장에서 적절한 지원 방법을 고민하는 교육담당자의 역할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성장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제과·제빵, 플로리스트, 주얼리 제작 등 직무 중심 교육은 참여자들에게 단순한 기술 습득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스스로 만든 결과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며, 사회와 다시 연결되는 경험을 만들어 주었다. 보호자 특강은 자녀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시간이 되었고, 교육담당자 교육은 지역사회가 함께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평생교육은 한 사람만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지역사회까지 함께 성장시키는 과정임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평생교육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일수록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만큼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지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다양한 계층이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지원하며, 시민 모두가 배우고 가르치는 주체가 되는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평생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배움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사람은 지역사회를 변화시킨다. 평생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이 아니라 배움의 기회를 넓히고, 지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사회적 투자이다. 누구도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는 지역사회, 그리고 배움을 통해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평생교육 현장에서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가치이며 앞으로도 함께 만들어 가고 싶은 미래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취업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장과 안정적인 직장 적응을 지원하는 사후관리와 재직자 성장 지원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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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배움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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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용의 100세 칼럼] 염증 제어를 넘어 관절 조직 보호로 - 류마티스 관절염을 마주하는 한의학의 통합적 시선
- [교육연합신문=최윤용 기고] 1. 면역계의 오작동이 야기하는 전신 관절 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RA)은 단순한 노화성 관절 질환과 달리, 면역계가 자신의 관절 활막을 공격하여 만성 염증과 비가역적인 연골·골 파괴를 일으키는 전신성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유전적 감수성과 환경적 요인이 결합하여 자가항원(RF, ACPA 등)에 대한 면역 관용이 무너지면, T 세포와 B 세포, 대식세포가 활막으로 대거 침윤합니다. 침윤된 면역세포들은 종양괴사인자(TNF-alpha), 인터루킨-1베타(IL-1beta), 인터루킨-6(IL-6) 등의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폭발적으로 분비합니다. 이로 인해 관절 활막이 종양처럼 비후해지는 '판누스(Pannus)'가 형성되고, 기질금속단백분해효소(MMPs)와 RANKL이 분비되면서 관절 연골과 연골하 골조직이 서서히 파괴되면서 극심한 통증 및 관절 변형을 동반하게 됩니다. 2. 표준 약물 치료의 한계와 '치료 반응 정체(ceiling effect)'의 딜레마 - 현재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는 메토트렉세이트(MTX)를 위시한 항류마티스제(csDMARDs), 생물학적 제제(bDMARDs), 표적 합성 제제(tsDMARDs) 및 글루코코르티코이드(스테로이드)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단일 염증 경로나 면역세포를 차단하는 현행 표준 약물 치료는 환자의 30~40%에서 불충분한 반응을 보이거나 약물 내성이 발생하는 치료 반응의 한계, 즉 '천장 효과(ceiling effect)'가 상당수 비율로 보고됩니다. 더욱이 장기적인 스테로이드 사용은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 감염 및 대사 이상 등의 중대한 부작용을 초래하며, 약물을 중단하거나 감량할 때 질환이 다시 악화되는 반동 현상(flare)이 빈번합니다. 결국 현재 널리 활용되고 있는 단일 표적 억제제만으로는 복합적인 전신 면역 불균형을 온전히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이 현대 류마티스 치료가 추가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3. 새롭게 밝혀지는 류마티스의 활막 미세환경의 세포 네트워크와 후성유전학·장-관절 축 기전 - 최근 분자생물학적 연구들은 류마티스 관절염이 단일 세포의 이상이 아닌, '활막 미세환경(synovial microenvironment)' 내 다양한 세포들의 비정상적인 상호작용 네트워크에 의해 유지된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섬유아세포 유사 활막세포는 대식세포, T세포와의 끊임없는 신호 교환을 통해 스스로 사멸하지 않고 침습적인 종양형 세포로 변모합니다. 또한 DNA 메틸화 이상과 히스톤 탈아세틸화 효소(HDAC) 활성화 같은 후성유전학적 변형이 염증성 전사인자(NF-kB, JAK-STAT 등)를 지속적으로 활동하게 함으로써 전신의 만성 염증이 멈추지 않고 발생하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장-뼈/관절 축(Gut-Bone/Joint Axis)'의 붕괴로 장내 유익균이 감소하고 유해균이 증식하면서 장 점막 장벽이 손상되면, 세균 독소와 염증 매개체가 혈류를 타고 관절로 이동해 자가면역 반응을 더욱 증폭시킵니다. 4.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다중 표적 대안: 한약과 침 치료의 현대 과학적 근거 - 이처럼 류마티스 관절염이 보이는 다차원적인 병리기전 조절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여러 표적과 경로를 동시에 조절하는 한의학적 복합 치료가 현대과학적 연구를 통해 고려해볼만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침 치료의 양방향 면역 항상성 회복: 침 치료는 미주신경-부신 축과 콜린성 항염증 경로를 활성화하여 전신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억제합니다. 특히 자가면역 붕괴의 핵심인 Th1/Th2 및 Th17/Treg 세포 간의 면역 불균형을 교정하고, 염증성 M1 대식세포를 조직 회복형 M2 대식세포로 전환(Polarization)시켜 관절 내 면역 관용을 회복시킵니다. 여러 임상시험에 대한 메타분석에서도 침 치료는 환자의 관절 통증 지수와 28개 관절 질환 활성도(DAS28)를 유의하게 개선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효과가 보고되었습니다. 한약(EAHM)의 다중 표적 조절과 시너지 효과: 최근 발표된 대규모 임상 무작위 대조시험(RCT) 메타분석(186편 및 415편 대상) 결과, 한약 단독 요법 또는 한약-양약 병용 요법은 서양의학 단독 치료 대비 ACR 20/50/70 반응률을 대폭 향상시키고 관절 압통 및 종창 수, 염증 수치(ESR, CRP)를 유의미하게 낮추었으며, 부작용 발생률도 현저히 줄이는 것으로 보고하여 한약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습니다. 분자생물학적 치료 기전: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에 널리 활용되어온 한약 처방(계지작약지모탕, 독활기생탕 등)의 활성 성분(Paeoniflorin, Liquiritin, Triptolide 등)은 NF-kB, MAPK, JAK-STAT 및 PI3K-AKT 신호 전달 체계를 다각도로 차단하여 비정상적인 활막세포(FLS)의 증식과 침습을 억제하고 세포 사멸(Apoptosis)을 촉진합니다. 나아가 비코딩 RNA(ncRNA) 조절과 히스톤 탈아세틸화 효소(HDAC) 등 후성유전학적 이상을 바로잡고, 손상된 장-관절 축(Gut-Joint Axis)의 미생물 생태계를 정상화하여 파골세포 분화와 골·연골의 영구적 파괴를 억제할 수 있습니다. 5. 관절 변형과 재발을 막는 일상 속 자가 관리법 - 류마티스 관절염의 장기적 관리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의학적 치료와 더불어 면역계의 안정을 돕는 생활 습관 실천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장내미생물 균형 조절을 위한 항염증 식단: 류마티스 관절염의 장기적 관리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의학적 치료와 더불어 면역계의 안정을 돕는 생활 습관 실천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관절 가동 범위를 유지하는 규칙적 저강도 운동: 염증 급성기에는 안정을 취하되, 만성기에는 수영, 실내 자전거, 부드러운 관절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 주변 근력을 강화하고 관절 강직을 예방해야 합니다. •온열 요법 및 관절 보호: 관절 부위를 따뜻하게 유지하여 국소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관절에 과도한 하중이 가해지는 반복 동작을 피해야 합니다. •스트레스 조절과 금연: 흡연은 류마티스 자가항체(ACPA) 생성을 촉진하고 후성유전학적 변형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위험 요인이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하며, 명상과 충분한 수면으로 신경-면역 균형을 다스려야 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단순히 관절만의 염증이 아니라 전신 면역과 대사, 신경계가 복합적으로 얽힌 만성 소모성 질환입니다. 면역계의 자생적 복원력을 높이고 다중 표적으로 관절 파괴를 차단하는 과학적 한의 치료와 적극적인 생활 관리를 병행하여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일상을 되찾으시기를 바랍니다. 참고문헌 (References) 1.Wu Z, Li J, Li R, Zhao L, Su Y, Liu Y, Zhang H, Zhang L. Chronic Inflammation and Aging in Rheumatic Diseases. Aging Dis. 2026 Jan 15. doi: 10.14336/AD.2025.1182. 2.Huang C, Liang Y, Li Y, Wei Q, Ouyang L, Zhang J. The epigenetic landscape of rheumatoid arthritis: Pathogenesis and drug therapeutic potentials. Acta Pharm Sin B. 2025 Nov;15(11):5601-5631. doi: 10.1016/j.apsb.2025.08.022 3.Qin R, Yu P, Wang H, Zhou J, Gong R, Duan Y, Jia H, Xie M, Zhou Y, Hu J. Gut-bone axis crosstalk: Microbiota-driven immune-metabolic-neural networks in bone disorders and precision interventions. J Orthop Translat. 2026 May 11;58:101126. doi: 10.1016/j.jot.2026.101126 4.Feng M, Chen H, Liao L, Huang D, Shen J, Xiao L, Lu Q, Xie P. Cellular crosstalk and signaling networks in the rheumatoid arthritis synovial microenvironment. J Transl Med. 2026 Jul 3;24(1):874. doi: 10.1186/s12967-026-08482-7 5.Buttgereit F, Tam LS. Glucocorticoid treatment in patients with inflammatory rheumatic diseases: current practice and open questions. Lancet Rheumatol. 2026 May;8(5):e389-e400. doi: 10.1016/S2665-9913(26)00072-X 6.Jo HG, Seo J, Lee D. Clinical evidence construction of East Asian herbal medicine for inflammatory pain in rheumatoid arthritis based on integrative data mining approach. Pharmacol Res. 2022 Nov;185:106460. doi: 10.1016/j.phrs.2022.106460 7.Jo HG, Seo J, Baek E, Lee D. Exploring the benefits and prescribing informations of combining East Asian herbal medicine with conventional medicine in the treatment of rheumatoid arthritis: A systematic review and multifaceted analysis of 415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Pharmacol Res. 2025 Feb;212:107616. doi: 10.1016/j.phrs.2025.107616 8.Wen J, Liu J, Wan L, Wang F, Li Y. Therapeutic Properties and Underlying Mechanisms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in Managing Rheumatoid Arthritis: An Integrative Review of Clinical and Molecular Findings. Phytother Res. 2026 Aug 18. doi: 10.1002/ptr.70429 9.Liu F, Wang Y, Lyu K, Du X, Zhou M, Shi J, Na R, Guo Y, Wang G, Xu W, Zheng T. Acupuncture and its ability to restore and maintain immune homeostasis. QJM. 2024 Mar 27;117(3):167-176. doi: 10.1093/qjmed/hcad134 10,Gamus D, Shoenfeld Y. Acupuncture therapy in autoimmune diseases: A narrative review. Autoimmun Rev. 2025 Jan 31;24(2):103709. doi: 10.1016/j.autrev.2024.103709 ▣ 최윤용 ◇큰나무한의원 대표원장 ◇ (주)으뜸생약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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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용의 100세 칼럼] 염증 제어를 넘어 관절 조직 보호로 - 류마티스 관절염을 마주하는 한의학의 통합적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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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광명동굴 탐방기
- [교육연합신문=원선재 학생기자] 여름방학, 찜통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곳을 찾다가 광명동굴을 다녀왔다. 겉으로 보기엔 그냥 에어컨 튼 것보다 훨씬 시원한 피서지였지만, 이 거대한 동굴이 일제강점기에는 우리 조상들의 눈물이 서린 곳이었고, 옛날에는 새우젓을 보관하던 창고였다는 역사를 알게 되었다. 일제강점기의 아픔부터 대한민국 근대화의 눈물, 그리고 40년 동안의 침묵을 깨고 문화 예술 공간으로 부활하기까지,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 광명동굴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았다. ◇ 일제강점기 징용과 수탈의 아픈 상처(1912년~) 광명동굴의 옛 이름은 '시흥광산'이다. 1912년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는 우리나라의 풍부한 지하 자원을 빼앗아가기 위해 이 동굴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금, 은, 구리, 아연 등 귀중한 광물이 채굴되었다. 당시 동굴 안에서 강제로 동원되어 캄캄한 지하 갱도를 오가며 고된 노동에 시달렸던 이들은 우리의 평범한 이웃이자 조상이었다. 벽면에 빽빽하게 남아 있는 광부들의 거친 낙서와 손때 묻은 흔적들은 당시의 참혹했던 징용과 수탈의 역사를 말없이 증언하고 있다. ◇ 한국전쟁의 피난처와 근대화의 역동성(1950~1972) 광산의 역사는 해방 이후에도 이어졌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폭격을 피해 마을 주민들이 이 갱도 안으로 숨어들어 피난처로 삼기도 했다. 당시 동굴 안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굴댕이'라는 별명이 붙여졌다는 가슴 아프고도 생생한 일화도 전해진다. 이후 1955년부터 1972년 폐광될 때까지 이곳은 수도권 최대의 금속광산으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수십 킬로그램의 황금이 채굴되는 등 대한민국의 경제 개발과 근대화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산업 현장 역할을 해냈다. ◇ 40년의 침묵, 새우젓 창고로 잠들다 (1972년~2010년) 활기차던 광산은 1972년 8월 발생한 대홍수로 인해 채광장과 주변 환경이 심각하게 오염되면서 결국 문을 닫게 되었다. 폐광 이후 약 40년 동안 광명동굴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동굴 안은 광물이 아닌 수도권 주민들의 식탁을 책임질 새우젓을 보관하는 거대한 저장고로 쓰였다. 깜깜하고 서늘한 동굴 특유의 환경이 소래포구 등에서 올라온 새우젓을 숙성시키기에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 어둠을 깨고 '폐광의 기적'으로 재탄생하다 (2011년~) 버려져 있던 어둠의 공간은 2011년 광명시가 이곳을 매입하면서 극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시는 역사적 가치를 살리면서 첨단 문화 예술을 입히는 도시재생 사업을 단행했다. 현재 광명동굴은 화려한 빛의 예술이 펼쳐지는 '동굴 예술의 전당', 시원한 지하 암반수로 채워진 '아쿠아월드', 황금이 가득했던 역사를 체험하는 '황금길', 그리고 숙성고의 역사를 이어받은 '와인동굴'까지 갖춘 대한민국 최고의 동굴 테마파크로 거듭났다.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이른바 '폐광의 기적'을 이뤄낸 것이다. 광명동굴은 단순히 시원하고 놀기 좋은 관광지가 아니었다. 일제의 수탈이라는 슬픈 역사부터 치열했던 산업화의 흔적, 그리고 새우젓 창고로 버텨온 세월까지 품고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이었다. 과거의 아픔을 딛고 문화와 예술의 빛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광명동굴에서 우리 현대사의 깊은 숨결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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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광명동굴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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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EBS 《위대한 수업》이 던지는 교육적 효과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오늘날 대한민국 가정의 거실과 아이들의 방 안 풍경을 잠시 가만히 들여다보자.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손바닥 크기의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15초짜리 숏폼 영상이 끊임없이 넘어가고, 알록달록한 자극과 도파민 폭탄이 아이들의 뇌를 실시간으로 마비시키고 있다. 그뿐이랴. 자극적인 자막과 무의미한 웃음이 범람하는 TV 매체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매 순간 더 강렬한 감각적 자극을 찾아 헤매는 어른과 아이들에게, 과연 방송 매체는 영혼의 양식이 될 수 있을까?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절망적인 매체 환경의 사막 한가운데서 마치 오아시스처럼 빛나는 프로그램이 하나 존재한다. 바로 EBS1의 'EBS 위대한 수업, Great Minds'(이하 '위대한 수업')이다. 만약 누군가 “현재 대한민국 TV 매체 중 미래 세대에게 가장 교육적 의미와 효과가 탁월한 프로그램이 무엇인가?”하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이 프로그램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한 교양 프로그램을 넘어, 인류가 축적해 온 지혜의 정수를 안방극장에 직배송해 주는 거대한 ‘지적 축제’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지성 복지’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BS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공동 기획한 '위대한 수업'은 격이 다른 클래스로 출연진 라인업을 보고 있으면 입이 떡 벌어진다. 리처드 도킨스, 마이클 샌델, 유발 하라리, 슬라보예 지젝, 주디스 버틀러, 폴 크루그먼 등 세계적인 사상가, 과학자, 경제학자, 예술가들이 줄지어 출연한다. 이름만 들어도 대학 도서관 깊숙한 곳에 꽂힌 두꺼운 전공 서적이 떠오르는 이 거장들이,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하며 한국의 미래 세대에게 직접 말을 걸어온다. 이 프로그램의 진가는 지식의 ‘눈높이 배송’에 있다. 세계적 지성들이 자신의 평생 연구 업적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명확하고 직관적인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예술을 아우르는 이 명강의들은 단지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세계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등등 수많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숏폼 영상의 파도 속에서 산산조각 난 아이들의 집중력을 다시 묶어 세우고, 깊은 사고의 호수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강력한 지적 인력(引力, Gravity)을 발휘하는 것이다. '위대한 수업'이 지닌 교육적 잠재력을 200% 폭발시키기 위해서는, 시청 방식을 완전히 뒤바꾸는 획기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리추얼(Ritual)이 결합되어야 한다. 첫째, ‘단 하나의 반론’ 던지기로 석학과 맞짱 뜨는 질문 시합이 필요하다. 이제는 방송을 본 뒤 아이들에게 요약정리를 시키는 고문 아닌 고문을 중단시켜야 한다. 대신 “오늘 강연자의 말 중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들거나 이해되지 않는 한 가지를 찾아 석학에게 반박하는 질문을 쓰라”는 미션을 줄 필요가 있다. 둘째, ‘10분 가상 난상 토론’으로 교실과 거실을 소크라테스의 학당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학교 교실이나 가정에서 방송 시청 후 딱 10분간 ‘가상 토론회’를 열어 본다. “네가 오늘 나온 마이클 샌델 교수라면 정의란 무엇이라고 답할래?”라는 질문 하나가 아이를 수동적 시청자에서 능동적 질문의 주체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지적 영웅의 ‘디지털 스크랩북’ 만들기가 필요하다. 좋아하는 연예인의 포토 카드를 모으듯, 아이가 감명 깊게 본 석학의 핵심 명언과 자신의 생각을 적은 ‘지성 카드’를 디지털이나 노트에 수집하게 한다. 이는 지식을 점수로 환산하는 차가운 입시 도구가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는 ‘멋진 지적 유산’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감성적 접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당장이라도 아이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을 가만히 내려놓게 하고 거실 TV 채널을 틀어보자. 그리고 세계의 거장이 던지는 묵직한 질문 앞에 아이와 함께 앉아보자. 아이가 스크린 속 석학의 눈빛에서 호기심의 불꽃을 발견하고 “엄마, 저 사람은 왜 저런 생각을 했을까?”라고 물어오는 순간, 대한민국 교육을 바꿀 위대한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인식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소망한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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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EBS 《위대한 수업》이 던지는 교육적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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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학교의 목적을 다시 묻다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학교 가야지!” 어린 시절 눈을 비비고 일어나면 들었던 말이다. 왜 학교에 가야 하는지 스스로 묻지 않았다. 밥을 먹고 숨을 쉬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었다. 모두가 가니까 나도 가는 것이었다. 우리는 학생을 위해 학교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학교는 시대마다 국가의 필요, 산업의 요구, 대학입시의 질서에 맞추어 모습을 바꾸어왔다. 학교는 근대국가가 만든 가장 성공적인 제도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의 학교가 여전히 미래의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배움의 공간인지, 아니면 오래된 운영체계를 관성처럼 반복하고 있는지는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학교는 아직도 19세기 산업사회의 공장과 너무 닮아있다. 같은 시간에 등교하고, 같은 교실에서, 같은 내용을 배우고, 같은 시험을 치르고, 순서대로 평가받는다. 아이들의 삶은 더 이상 공장의 컨베이어벨트 위에 있지 않다. 학교는 시대의 요구에 충실했다. 문제는 어느 순간 수단이 목적을 대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문명이 쇠퇴하는 징후 가운데 하나는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는 일이라고 한다. 사람의 행복을 위해 만든 제도가 오히려 사람을 지배하기 시작하면 제도는 본래의 의미를 잃게 된다. 학교도 달라져야 한다. 학교는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가. 대학 시험은 배움을 돕기 위한 도구였지만 시험이 교육이 되었다. 성적은 성장의 기록이어야 했지만 인간의 가능성을 재는 잣대가 되었다. 대학은 교육의 한 과정이어야 하지만 대학입시는 학교교육의 종착점이 되었다. 1995년 5월 31일 발표된 5·31 교육개혁이 있었다. 교육개혁위원회는 공급자 중심에서 학습자 중심으로, 획일적 교육에서 다양하고 특성화된 교육으로, 통제에서 자율과 책무성으로 교육의 방향을 바꾸겠다고 했다. 그 뒤로도 많은 교육개혁과 교육과정 개편이 있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 묻는다. 왜 교육은 개혁을 거듭하면서도 입시의 벽을 넘지 못하는가. 제도를 고치면서도 교육의 목적은 묻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가 경쟁력을 위해 인재를 길러야 한다. 맞는 말이다. 대학도 좋은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물어야 할 중요한 질문이 있다. 학교는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가. 대학을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학생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가. 이 질문에 올바로 답하지 않고 평가 제도만 바꾸는 것은 체온계를 바꾸면서 열이 내리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좋은 국가를 만들기 위해 쓸모 있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교육을 할 때 좋은 사회가 만들어지고 그런 사회가 결국 국가의 진정한 힘이 된다. 교육이 가야 할 길도,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도 그 순서에서 시작된다. 순리를 역주행하는 위험한 질주에서 대한민국의 교육은 이제 내려와야 한다. 학교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다시 기억하는 것. 우리 교육이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새로운 답을 찾는 것이 아니다. 학교가 왜 존재하는지를 다시 묻는 일이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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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학교의 목적을 다시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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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Honoring National Liberation Day of Korea at the Ahn Jung-geun Memorial Museum
- [교육연합신문=이채원 학생기자] Every August 15, South Korea marks National Liberation Day (Gwangbokjeol), commemorating the end of 35 years of Japanese colonial rule in 1945. While many celebrations focus on parades and official ceremonies, visiting sites tied to the independence movement offers a deeper understanding of how that freedom was won. One of the most meaningful places to do this in Seoul is the Ahn Jung-geun Memorial Museum, dedicated to the man whose 1909 “Harbin Righteous Deed” became a symbol of resistance against colonial aggression. Ahn Jung-geun (1879–1910) was a Korean independence activist, educator, and nationalist who believed that Korea’s sovereignty and peace in East Asia were inseparable. As Japan tightened its control over the Korean Empire after the 1905 protectorate treaty, Ahn joined underground resistance networks and eventually became a key figure in the armed independence struggle. On October 26, 1909, at Harbin Railway Station in Manchuria, Ahn assassinated Itō Hirobumi, Japan’s first Resident-General of Korea and a principal architect of Japanese expansion into Korea. Ahn fired three shots on the platform as Itō stepped off his train, later stating in court that he acted not as a common criminal but as a lieutenant general of the Korean volunteer army fighting for his country’s independence and regional peace. Arrested by Russian guards and handed to Japanese authorities, he was tried, imprisoned at Lüshun (Port Arthur), and executed by hanging on March 26, 1910, just months before Japan’s formal annexation of Korea in August 1910. The Ahn Jung-geun Memorial Museum (also called Ahn Jung-geun Memorial Hall) stands on the northwestern slope of Namsan in Jung-gu, central Seoul, near Myeongdong and Hoehyeon Station. The current building, redesigned and reopened around 2010, is composed of twelve regimented blocks arranged in a grid, symbolizing Ahn and the members of the “Dongui Danjihoe” (Blood-Oath Alliance), who cut off parts of their left ring fingers to pledge their commitment to Korea’s independence. Inside, the museum is organized into multiple exhibition halls that trace Ahn’s life, family background, education, and involvement in the independence movement, culminating in a detailed reconstruction of the Harbin assassination and its aftermath. Visitors encounter photographs, documents, and multimedia displays, as well as replicas and, on special occasions, original pieces of Ahn’s calligraphy loaned from institutions in Korea and abroad. In the vicinity of Namsan and central Seoul, visitors will also encounter memorials related to other painful chapters of the colonial era. Notably, Seoul maintains a Comfort Women Memorial that honors the women forced into sexual slavery by the Japanese military, featuring sculptures such as the “Eye of the World” and “Navel of the World,” inscribed with victims’ names and testimonies. While this memorial is not immediately adjacent to the Ahn museum, it is often included in educational routes around Namsan and downtown Seoul that connect the stories of armed resistance (like Ahn’s) with the suffering of civilians under colonial rule. On National Liberation Day of Korea, the Ahn Jung-geun Memorial Museum becomes more than a biography of one man; it becomes a focal point for reflecting on how individual sacrifice, legal and moral arguments, and collective memory shaped modern Korea. Ahn’s insistence that he acted for “independence and peace in East Asia” resonates especially strongly on a day that marks both the end of colonial rule and the beginning of Korea’s long journey toward democracy and reconciliation. For students and families, the museum offers a concrete way to connect the abstract idea of “liberation” to real people, choices, and consequences. Standing before Ahn’s calligraphy, reading his courtroom statements, and then walking out into Namsan—past statues, memorials, and former colonial sites—visitors can feel how history is layered into the city itself. Whether you are interested in Korean history, East Asian politics, or simply want a meaningful place to spend National Liberation Day of Korea, the Ahn Jung-geun Memorial Museum and its surrounding area provide a powerful, thought-provoking experience. In understanding Ahn’s life and the landscape of memory around Namsan, visitors gain a deeper appreciation of the courage, ideals, and unresolved questions that continue to shape Korea’s relationship with its past and its vision for peace in the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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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Honoring National Liberation Day of Korea at the Ahn Jung-geun Memorial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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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기회보다 '다시 시작할 용기'다
-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취업이 두려워졌습니다." 청년들을 만나면 의외로 자주 듣게 되는 말이다.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반복되는 실패와 불안, 그리고 자신감의 상실이 청년들을 사회 밖으로 한 걸음씩 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청년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을 만나는 일조차 부담스러워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멈춰 서 있는 경우도 있고, 실패를 반복하며 스스로 가능성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취업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도전할 힘을 잃어버린 것에 더 가깝다. 그래서 청년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채용공고가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운영되는 사업이 청년도전지원사업이다. 이 사업은 단기간에 취업을 목표로 하기보다 구직을 포기했거나 장기간 경제활동에서 멀어진 청년들이 다시 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데 의미가 있다. 진로 탐색과 취업 역량 강화는 물론 심리 회복, 자신감 향상, 사회적 관계 형성 등 청년이 다시 움직일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과정에 집중한다. 사람은 자신감을 잃으면 능력까지 잃은 것처럼 느끼기 쉽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청년들은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가능성을 믿어주는 사람과 함께할 기회가 필요했을 뿐이다. 프로그램에 처음 참여할 때는 말없이 시간을 보내던 청년이 교육을 이어가며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함께 활동하는 또래들과 관계를 맺으며 다시 목표를 세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작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경험은 취업보다 먼저 이루어져야 할 중요한 성장 과정이다. 특히 청년도전지원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자조모임이다. 자조모임은 단순한 친목활동이 아니라, 같은 고민을 가진 청년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다. 혼자였다면 쉽게 포기했을 고민도 또래와 함께 이야기하며 새로운 관점을 얻고, 서로를 응원하는 과정에서 다시 도전할 힘을 얻게 된다. 실제 자조모임에서는 채용박람회에 참여하기 전 함께 관심 기업과 직무를 탐색하고, 기업 담당자에게 어떤 질문을 할지 미리 준비한다. 박람회가 끝난 뒤에는 각자가 얻은 채용정보와 직무 특성, 필요한 역량을 공유하며 서로의 구직 방향을 함께 고민한다. 특정 기업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강점과 부족한 부분을 이야기하며 앞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함께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취업정보를 얻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혼자서는 막막했던 취업 준비가 함께 고민하고 정보를 나누는 과정 속에서 구체적인 목표로 바뀌고, 다른 참여자의 경험은 또 다른 청년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자조모임은 청년들이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응원자가 되어 주는 성장의 공간인 셈이다. 특히 최근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취업 문제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 높아지는 채용 기준, 미래에 대한 불안은 청년들에게 끊임없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청년정책 역시 일자리를 연결하는 데 머물지 않고, 사회와 다시 연결되는 과정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현장에서 사업을 수행하며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청년들은 생각보다 훨씬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만 그 가능성을 꺼낼 수 있는 계기와 환경이 부족했을 뿐이다. 누군가의 격려와 체계적인 프로그램, 그리고 함께 성장하는 경험은 청년들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 청년도전지원사업은 취업 준비 프로그램을 넘어 청년들이 자신의 삶을 다시 설계하도록 돕는 사회적 투자라고 할 수 있다. 한 사람의 변화는 결국 가정의 변화로 이어지고, 기업의 미래가 되며, 지역사회의 활력이 된다. 우리는 청년들이 단순히 취업에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스스로 가능성을 믿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조급한 결과보다 함께 걸어주는 시간이다.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 다시 시작할 용기다. 그리고 그 용기는 누군가의 관심과 믿음, 그리고 함께 걷는 동료 속에서 자라난다. 청년도전지원사업이 만들어 가는 가장 큰 변화도 바로 그 지점에 있다. 다음 회차에서는 취업 지원을 넘어 평생학습의 기회를 넓히고, 경계선지능인을 비롯한 다양한 학습자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평생교육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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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기회보다 '다시 시작할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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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학교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 인천송일초 허준양 교장
- [교육연합신문=편집국] 학교는 왜 점점 더 버거운 곳이 되었을까. 아이들은 왜 쉽게 흔들리고, 교사는 왜 지쳐 가며, 학교는 왜 감정과 절차의 압력 속에서 교육보다 방어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을까. 이 책은 초등학교 현장을 오래 지켜본 한 교육자가 오늘의 학교를 정직하게 바라보며, 학교의 본질을 다시 묻는 기록이다. 아이의 성장, 가정의 역할, 기본 생활 습관, 실패를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의 마음, 학생 인권과 책임, 학교폭력과 민원, 말 한마디조차 조심스러워진 생활지도, 현장체험학습의 두려움, 줄지 않는 행정업무, 중간관리자의 소진, 학교장의 리더십까지 오늘의 학교를 이루는 여러 현실을 깊이 있게 돌아본다. 여기에 코로나 이후 무너진 학교의 일상과 AI 시대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학교가 끝내 놓아서는 안 될 것이 무엇인지를 함께 성찰한다. 이 책은 학교를 비난하기 위한 책이 아니다. 학교를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기에, 아이를 키우고 학교를 세우는 일에서 우리가 끝내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묻는 책이다. ■ 책 속으로 학교를 오래 지켜보다 보면 익숙했던 풍경이 어느 날 낯설게 보일 때가 있다. 아이들은 여전히 학교에 오지만, 예전처럼 자라지 않는다. 교사들은 여전히 교실에 서지만, 예전처럼 가르치기 어렵다. 부모는 아이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은 때로 불안이 되어 학교를 흔든다. 학교는 여전히 사람을 키우는 곳이어야 하지만, 갈등과 절차, 민원과 감정, 안전과 행정의 무게 속에서 점점 더 버거운 조직이 되어 간다. 이 책은 오늘의 학교를 이루는 여러 장면을 정직하게 바라본다. 아이들은 왜 저절로 자라지 않는지, 기본은 왜 여전히 중요하며 가정과 학교는 어디서 만나야 하는지, 실패를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은 왜 작은 좌절 앞에서도 쉽게 흔들리는지, 권리와 책임의 균형은 왜 무너졌는지, 학교폭력 사안은 왜 교육보다 절차로 먼저 흘러가는지, 말 한마디가 신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 교사는 왜 점점 더 조심스러워지는지, 그리고 그럼에도 학교가 끝내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지 차분히 묻는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무너진 학교의 일상과 AI 시대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학교가 기술보다 먼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함께 되묻는다. 학교를 향한 과도한 기대와 불신, 지쳐 가는 교사와 관리자, 흔들리는 교실과 아이들 사이에서 이 책이 붙드는 것은 하나다. 학교는 결국 사람을 길러 내는 곳이어야 하며, 학교를 다시 세우는 힘도 마지막에는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사실이다. 제도보다 먼저 사람을, 방어보다 먼저 교육을, 냉소보다 먼저 책임을 생각하게 하는 책. 『학교는 무엇이어야 하는가』는 아이를 키우고 학교를 세우는 일에 대해 오래 학교를 지켜본 한 교육자가 건네는 깊은 성찰이다. ■ 추천사 학교에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마음속에 따뜻하게 남는 사람이 있다. 화려한 말이나 눈에 띄는 업적 때문이 아니라, 함께했던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믿음을 주었던 사람이다. 허준양 교장선생님이 제게는 그런 분이다. 나는 인천은봉초등학교에서 교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허준양 선생님을 처음 만났다. 교감 첫 부임지였지만 그는 늘 학교의 중심을 사람에게 두고 있었다. 교사들의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고, 교장과 교사 사이를 자연스럽게 이어 주며, 학교 안에 따뜻한 공기가 흐르도록 애썼다. 누군가는 학교를 행정으로 움직인다고 말하지만, 나는 학교는 결국 사람의 마음으로 움직이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허준양 선생님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교육자였다. 당시 우리는 함께 새로운 학교를 꿈꾸었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배우고, 교사들이 서로 존중받으며, 학교가 아이들의 삶을 따뜻하게 품어 주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 경쟁과 성과만을 앞세우기보다 사람의 성장과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학교를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함께 고민하고 걸어갔던 시간들은 결국 학교의 문화를 바꾸었고, 우리가 떠난 뒤 그 학교는 행복배움학교로 이어져 갔다.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사람의 마음이 만들어 낸 교육의 힘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출간되는 『학교는 무엇이어야 하는가』는 오랜 시간 학교를 지켜 온 한 교육자의 깊은 성찰이 담긴 책이다. 아이를 키우고 학교를 세운다는 일이 결국 사람을 세우는 일이라는 믿음이 책 곳곳에 진하게 배어 있다. 특히 오늘날 빠르게 변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도 학교가 끝내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묻고 있다. 학교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을 넘어, 사람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는 힘을 배우는 곳이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이 책은 교육 이야기를 넘어, 교육을 사랑했던 한 사람의 삶의 기록처럼 다가온다. 허준양 교장선생님은 늘 곁에서 사람을 살피는 분이었다. 아이들의 작은 마음도 가볍게 지나치지 않았고, 교사들의 어려움 또한 함께 고민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 곁에서 위로를 받았고 힘을 얻었다. 따뜻함은 결코 약한 힘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 울림을 남기는지를 선생님은 오랜 시간 학교 현장에서 보여 주셨다. 이제 선생님은 긴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삶의 길목 앞에 서 계신다. 돌아보면 수많은 아이들의 웃음과 눈물 속에 선생님의 시간이 함께 있었고, 학교의 계절마다 선생님의 진심이 스며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한 사람의 교육자가 걸어온 시간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오래 따뜻함으로 남고, 또 다른 사람의 삶을 조용히 비춰 주기 때문이다. 참 오랜 시간 애쓰셨다. 이제는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선생님 자신의 삶을 천천히 걸어가셨으면 한다. 그동안 교육을 위해 바쁘게 달려오느라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작은 행복들도 마음껏 누리시길 바란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건강하고 따뜻한 시간을 보내시고, 남은 인생 또한 지금처럼 잔잔하고 아름답게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던 한 사람의 교육자로 남아 계실 것이라 믿는다. 학교를 사랑했고 사람을 아끼며 살아온 선생님의 시간은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조용한 희망과 위로로 남을 것이다.(추천인 박정희 / 前인천광역시교육청교육연수원장, 인천은봉초등학교장) ▣ 저자 허준양 경인교대를 졸업한 후 40년 가까이 학교에서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를 만나며 살아온 교육자이다. 초등학교 교사로 교직을 시작해 교감과 교장을 거쳤으며, 현재 인천송일초등학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교간형 전문적 학습공동체인 ‘10년 후’ 회원으로 활동하며, 《평화로우신가요?》, 《함께 한 시간 여행》, 《교장, 삶을 쓰다》 등 세 권의 전자책을 출간(공저)하였다. 오랜 시간 학교를 지켜보며 학교가 얼마나 많은 기대와 책임을 떠안고 있는지, 그 속에서 교사들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아이들이 어떤 환경 속에서 자라고 있는지를 가까이에서 보아 왔다. 때로는 흔들리고 지치는 학교의 모습을 마주했지만, 그럼에도 학교 안에는 여전히 사람을 키우려는 마음이 남아 있다고 믿는다. ▣ 펴낸곳 보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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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학교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 인천송일초 허준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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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마음을 비우는 감동과 보람 - ‘60년 외길 무예인생’ 오동석 총재 자서전
- [교육연합신문=편집국] 대한민국 전통무예 계승·발전에 헌신…평생의 발자취와 무예정신 한 권에 담아 무예인·사회체육인·방송인·수필가로 걸어온 삶…후배 무예인들에게 귀감과 삶의 지침 전해 대한민국 전통무예 발전을 위해 한길을 걸어온 한국전통무예단체협의회 오동석 총재가 60년 무예인생과 삶의 철학을 담은 자서전 『마음을 비우는 감동과 보람』을 출간했다. 오동석 총재는 오랜 세월 무예인의 길을 지키며 전통무예의 계승과 발전, 무예인들의 화합과 저변 확대를 위해 힘써왔다. 특히 한 분야에서 6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는 점에서 그의 삶과 발자취는 후배 무예인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전한다. 이번 자서전은 ‘사진으로 엮어 본 오동석의 인생흔적’이라는 표현처럼 오 총재가 무예인·사회체육인·방송인·수필가로 활동하며 걸어온 삶의 여정을 다양한 사진과 기록을 통해 담아냈다. 책에는 60년에 걸친 무예인생 속에서 지켜온 신념과 책임감, 수많은 도전과 성취뿐 아니라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후배들을 아껴온 삶의 철학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특히, 『마음을 비우는 감동과 보람』이라는 제목에는 오 총재가 긴 세월을 살아오며 체득한 삶의 자세와 철학이 함축돼 있다. 자신을 다스리고 상대를 존중하며 예의와 인내를 중시하는 무예정신은 그의 삶을 관통하는 중요한 가치이기도 하다. 최근 오 총재와 뜻깊은 시간을 함께하는 자리에서는 직접 사인한 자서전을 전달받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는 “대한민국 무예계를 위해 평생 한길을 걸어오신 오동석 총재님의 60년 무예인생은 후배 무예인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소중한 발자취”라며, “총재님의 경험과 삶의 철학이 담긴 이 책이 무예인을 넘어 많은 사람에게 삶의 방향과 지혜를 전하는 인생지침서가 되기를 바란다”고 출간을 축하했다. 무예는 단순히 기술의 강함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절제하고 상대를 존중하며 사람을 바르게 세워가는 정신적 수련의 의미도 함께 지닌다.그런 점에서 한평생 무예인의 길을 지켜온 오 총재의 삶은 대한민국 무예인이 지향해야 할 정신과 자세를 되새기게 하는 하나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자서전은 한 개인의 회고록이라는 의미를 넘어 오랜 세월 대한민국 무예인이 걸어온 시대의 흔적을 기록하고, 전통무예의 정신과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선배 무예인의 경험과 정신이 후배에게 이어지고 다시 다음 세대로 전해질 때 전통은 더욱 굳건해진다. 오 총재가 걸어온 60년의 기록 역시 대한민국 전통무예의 역사와 함께 기억하고 이어가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특히, 오동석 총재의 60년 무예인생은 단순히 오랜 시간 무예를 수련해 왔다는 의미에 머물지 않는다. 수많은 변화와 어려움 속에서도 전통무예의 가치를 지키고, 무예인의 자긍심과 화합을 위해 한결같이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그가 걸어온 길에는 수련과 승패를 넘어 사람을 존중하고 자신을 절제하며, 후배에게 길을 열어주는 선배 무예인의 책임과 품격이 담겨 있다. 무예를 통해 몸을 단련하고 마음을 비우며, 사회와 이웃을 위해 자신의 경험을 나누어 온 삶 자체가 하나의 무예정신이라 할 수 있다. 60년이라는 세월 동안 한 분야를 지켜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시대가 바뀌고 무예 환경이 변화하는 과정에서도 오 총재는 전통의 뿌리를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세대와의 소통을 이어왔다. 그러한 그의 발자취는 오늘의 무예인들에게 ‘무엇을 위해 무예를 하는가’, ‘어떤 무예인으로 살아가야 하는가’를 다시 묻게 한다. 『마음을 비우는 감동과 보람』은 그래서 한 무예인의 개인적인 회고록을 넘어선다. 한 시대를 살아온 무예인의 기록이자 대한민국 전통무예의 변화와 성장을 함께 보여주는 증언이며, 후배들에게 전하는 정신적 유산이다. 오 총재가 평생 강조해 온 예의와 인내, 절제와 배려, 그리고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무예의 본질이 기술의 우열에만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강함보다 바름을, 승리보다 품격을, 개인의 성취보다 함께 성장하는 길을 중요하게 여겨온 그의 무예인생은 대한민국 무예계가 오래 기억해야 할 귀중한 자산이다. 이제 그의 60년 무예인생은 한 권의 책을 통해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선배 무예인이 걸어온 길과 경험이 후배들의 나침반이 되고, 그 정신이 다시 새로운 세대의 무예인들에게 전해질 때 전통무예의 생명력은 더욱 깊고 단단해질 것이다. 『마음을 비우는 감동과 보람』이 후배 무예인들에게는 무예인의 자세와 책임을 되새기는 지침서가 되고, 일반 독자들에게는 한 분야를 평생 지켜온 한 사람의 신념과 인생철학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60년 외길을 걸어온 오동석 총재의 무예인생은 결국 ‘강한 사람이 되는 길’을 넘어 ‘바른 사람이 되는 길’을 보여준 기록이라 할 수 있다. 그의 발자취와 정신이 대한민국 전통무예의 소중한 역사로 오래 기억되고, 후배 무예인들에게 변함없는 귀감과 삶의 이정표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 저자 오동석 ◇ (재)부산광역시 사회체육문화센터(창립설립자) ◇ 한국전통무예협의회 총재 ◇ 대한차력무술협회 총재 ◇ 한국건신기공협회 회장 ◇ (사)한국자원봉사연합회 자문위원장 ◇ 대한노인회 부산시연합회 이사 ◇ 안용복장군기념사업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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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마음을 비우는 감동과 보람 - ‘60년 외길 무예인생’ 오동석 총재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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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탐방] 갈 곳 없는 중학생 "사람이 먼저, 인천청예심학교"
- [교육연합신문=이유연 기자] “공부보다 사람이 먼저입니다” 학교폭력과 교육활동 침해, 비행 등으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에게 다시 학교와 가정, 사회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인천청예심학교(교장 문안나)는 “공부보다 사람이 먼저입니다”라는 교육철학으로 우범·비행 청소년의 곁을 지키는 학교, 처벌보다 회복을, 지적보다 연결을 하는 학교다. 학교폭력·비행 등 다양한 이유로 일반 학교에서 더 이상 머물 수 없게 된 청소년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교육기관인 인천 계양구에 위치한 청예심학교를 8월 13일 방문 취재했다 인천광역시교육청이 지정한 맞춤형 대안교육 위탁기관인 청예심학교는 학습·상담·정서회복·진로교육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며 위기청소년들이 다시 학교와 사회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25년에는 인천광역시교육청 대안학교 시범사업에 선정돼 전문 심리상담과 맞춤 학업 지도까지 운영을 확대했다. 길을 잃은 아이들이 더 깊은 어둠으로 빠져들기 전에 곁에서 붙잡아주는 것. 그것이 지금 청예심학교가 하는 일이다. 지금 이 아이들에게 투자하지 않으면, 사회는 훗날 몇 배의 비용을 치르게 된다. 회복은 나중이 아니라 지금이어야 한다. 청예심학교는 오늘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이 학교를, 그리고 이 아이들의 내일을 만든다. 청예심학교는 학생들의 문제행동을 무조건 감싸는 곳도 아니다.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책임을 배우도록 하되, 그 책임이 ‘낙인’으로 끝나지 않도록 하는 데 교육의 초점을 둔다. 학교폭력이나 비행 등의 행동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지만, 한 번의 잘못이 아이의 인생 전체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청예심학교의 중요한 교육적 관점이다. 문안나 교장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너는 왜 이것 밖에 못하니’라는 또 하나의 지적이 아니라, ‘그래도 나는 네편에서 함께 가겠다’고 말해주는 한 명의 어른일 수 있다”며, “아이들이 자신을 포기하지 않도록 어른들이 먼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교폭력과 청소년 비행의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단순한 사후 처벌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예심학교는 학생을 학교 밖으로 내보내는 것으로 교육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 아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까지 고민하는 교육을 지향한다. 학생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상담과 생활지도, 학습, 진로교육을 연계하고,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와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다. 문안나 교장은 “청소년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잘못 자체보다 ‘나는 어차피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아이가 자신의 삶을 다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청예심학교의 목표는 학생들을 ‘문제없는 아이’로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며,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앞으로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래서 청예심학교는 스스로를 ‘학교’이면서 동시에 아이와 세상을 다시 연결하는 정서적 다리라고 표현한다. 문안나 교장은 말한다.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자신을 포기한다. 그래서 어른이 먼저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잘못한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낙인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처벌보다 회복을, 지적보다 연결을 선택하는 청예심학교. 누군가에게는 문제아로 불렸던 아이들이 이곳에서는 다시 ‘한 사람의 학생’으로 불리고 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언젠가 학교를 떠나 세상으로 돌아갈 때, “나는 버려지지 않았다”는 기억 하나를 품고 갈 수 있도록 오늘도 청예심학교의 하루는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청예심학교의 연간 운영예산은 단 5700만 원. 교사 인건비, 급식비, 교재비, 프로그램 운영비 전체를 이 예산 안에서 감당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식사다. 현재 위탁교육기관에 지원되는 급식비는 학생 1인당 하루 7000원이다. 하지만 결식 우려가 높고 영양 공급이 절실한 성장기 청소년에게 제대로 된 한 끼를 제공하려면 최소 1만 3000원 이상이 필요하다. 지원금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부족한 차액은 청예심학교를 운영하는 청소년범죄예방심리지원협회가 자체적으로 메우고 있다. 문안나 교장은 "이 아이들에게 밥 한 끼는 단순한 급식이 아니다"라며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이 교사와 학생 사이에 관계가 만들어지는 시간이고, 아이들이 처음으로 '나는 환영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먹이고 싶은 것과 먹일 수 있는 것 사이에서 매일 선택해야 하는 현실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식사 문제뿐만이 아니다. 전용 체육시설이 없어 수업 대신 동네를 함께 걷는 것으로 대신할때도 있으며, 컴퓨터 교육은 교육청에서 지원받은 타교 졸업생 반납 중고 노트북으로 진행한다. 문안나 교장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낙인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이라며, "그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말뿐 아니라 실제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청예심학교는 급식비 현실화, 체육 교육환경 구축 등 기본적인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청예심학교의 제도적.경제적 지원이 각계각층의 적극적 관심으로 이루어지질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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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탐방] 갈 곳 없는 중학생 "사람이 먼저, 인천청예심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