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합신문=김성희 기고]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능력이 많아도, 젊은 사람에게도, 성공한 사람에게도, 자기관리에 철저한 사람에게도 인생의 한 부분이 그렇게 정해진 것처럼 힘든 시기가 찾아옵니다.
서양 철학에서는 삶은 힘을 쓰고, 힘이 드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서양은 자녀들을 키우면서 ‘삶은 힘을 쓰고, 힘이 드는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떻게 하면 내 자녀에게는 힘이 들지 않은 삶의 길을 말합니다.
지난달 방한했던 엔비디아의 회장 젠슨 황에게 아이들 교육에 관한 질문을 하자, 그의 답변은 아주 짧고 명쾌했습니다. ‘핵심은 환경입니다. 자녀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열어주고 스스로 분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줘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실패할 기회를 만들어 줘야 그들이 나중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실패를 배우는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아이들은 더 강력한 회복탄력성, 끈기 그리고 인격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스스로 한계에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탐구하면서 실패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세요. 가장 중요한 건 교육의 분야가 아닙니다. 어떤 환경을 제공하느냐 입니다. 완벽함을 추구해야 하지만 어려움운 반드시 겪어야 합니다. 그래야 위대해질 수 있는 거죠.’
AI가 생활 전반에서 사람의 일을 대신하고 있고 전 세계의 근황을 시시각각 알 수 있는 오늘날을 살고 있는 사람이나, 이웃 나라가 전쟁이 났는지 어떤지 모르고 그저 하루하루를 하늘에 맡기고 살던 옛날 사람이나 누구에게나 고달픈 시간은 반드시 있고, 찾아옵니다.
공자에게도 죽음 앞까지 갔던 고난의 시기가 있었습니다. 陳蔡之厄, 55세 경부터 시작한 주유천하, 그리고 이 시기가 공자 63세 때라고 전합니다. 당시 공자는 초(楚)나라 소왕의 초대를 받아 이동 중이었습니다. 주변의 작은 나라였던 진(陳)나라와 채(蔡)나라의 대부(고위 관리)들은 공자가 강대국인 초나라에 등용되어 자신들을 압박할까 봐 두려워했습니다. 그래서 군사를 동원해서 공자 일행이 가는 길을 막고 야산에서 포위해 버렸습니다.
사마천 사기 공자세가의 기록에 따르면 7일 동안 불을 피워 밥을 짓지 못했다고 하니, 제자들은 굶주림에 지쳐 일어설 기운조차 없었고, 병이 들어 누워있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곧 굶어 죽기 직전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공자는 이런 상황에서 혼자 거문고를 타고, 강의를 하고, 책을 읽었습니다.
자로가 불만스러운 얼굴로 묻습니다. “군자도 이처럼 궁할 때가 있습니까?” 공자는 대답합니다. “그렇다. 군자도 진실로 궁할 때가 있다. 하지만 소인은 궁하면 무슨 짓이든 다한다.” 在陳絶糧, 從者病, 莫能興. 子路慍見曰 : 君子亦有窮乎 子曰 : 君子固窮, 小人窮斯濫矣 (論語 위령공(衛靈公) 편)
비참한 이 상황을 이렇게 당당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를 공자의 이 말씀 속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吾少也賤 故多能鄙事(오소야천 고다능비사). 그리고 널리 알려진 기록이지만 창고지기(委吏), 가축 돌보는 일(乘田) 과 같은 직업도 가졌는데 그 일을 할 때는 그 일에 집중했다고 합니다.
실패의 위기에 놓이고 어려운 상황이 될수록 동료들과 자신 안의 놀라운 힘이 발휘되는 경험을 한 젠슨 황 회장은 어려운 시기에는 ‘큰 기회가 왔구나’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숨겨진 능력을 꺼내주는 고난을 기다린다고도 말합니다.
진채지액의 역경 앞에서도 흔들림 없는 공자의 중심 가치 또한 자신에게는 엄격하게 진심을 다하고(忠), 타인에게는 사랑을 베푸는 것(恕), 즉, 이타적인 인(仁것)의 실천이었습니다.
누구도 실패하고 싶지 않지만 실패 없는 성공은 없습니다. 지식을 얻고 똑똑해지기는 쉬워도 인격을 기르는 것은 어렵습니다.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것은 오직 경험을 통해서만 단련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 스스로에게 실패의 기회와 극복의 기회를 줘야 합니다.
이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역경을 만났을 때 그 역경에서 벗어나는 방법과 과정입니다. 소인같이 무슨 짓이든 다 하면서(小人窮斯濫矣) 위기를 벗어나는 것은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며 성공하는 사람은 만들 수 있지만 이타적 가치로 공동체를 살리는 위대한 사람은 만들 수 없습니다.
땅에서 돋아나는 새싹을 나타내는 한자가 ‘士‘입니다. 선비라는 말은 선생, 선배과 같은 말로 공동체를 어둠과 같은 땅속에서 밝은 세상으로 공동체를 이끄는 지도자를 말합니다. 한 톨의 씨앗이 싹이 되어 나올 때 씨앗의 지녔던 꿈과 희망을 싹이 대신 가지고 나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새싹입니다. 아이들보다 인생을 먼저 살고 있는 우리들은 아이들을 어려움 속에서도 무슨 짓이든지 다하는 소인이 아닌 홍익(弘益)의 가치관을 가진 위대한 사람으로 키워낼 수 있는 진짜 선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장자와 함께 묻습니다. “지금, 당신은 당신의 삶을 살고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다 가고 싶은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의 소명은 무엇인가’를 묻는 것입니다. 장자는 자쾌에 대해, “내 안에서 솟아나는 삶의 진동에 따라 나를 기꺼이 살겠다는 장자의 결단”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신은 지금,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 사람인지 설명할 수 있습니까? 당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당신 자신에게 설명해 본 적 있습니까? 당신이 당신에게 설득될 때, 거기서부터 진짜 삶이 시작됩니다.”

▣ 김성희
◇ SLA 어학원 원장
◇ 무등 환경단체 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