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합신문=사설]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 움직임은 AI 시대에 필요한 교육 환경 조성을 가로막고 공교육 기반을 무너뜨리는 극히 위험한 행보이다. 학생 수 감소라는 단순한 산술적 논리에 매몰되어 예산을 줄이는 것은 교육 격차를 심화시키고 지방 소멸을 가속화 할 뿐이다. 정부는 눈앞의 인구 통계에 흔들릴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교육재정을 확보하여 국가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를 보장해야 한다.
지방 교육재정의 확보가 시급한 이유는 오늘날의 학교가 과거와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특히 AI 시대를 살아갈 청소년들이 미래 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첨단 기술을 다루는 디지털 도구 지원과 다채로운 과학적 실험·실습 환경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러한 인프라 구축에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더욱이 학교 운영에는 학생 수 변동과 무관한 필수 고정비가 존재하며, 기초학력 보장, 학생 맞춤형 교육, 고교학점제 도입, 정서·위기 학생 지원 등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교육 활동 영역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방의 소규모 학교일수록 이러한 필수 비용을 교부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물론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의 급감 속에서 국가 전체의 예산 효율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무작정 무시할 수는 없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데도 과거와 동일한 수준의 교육 예산을 유지하는 것은 재정적 낭비이며, 남는 재원을 인구 소멸 위기 지역의 다른 경제 활성화 사업이나 인프라 확충에 직접 투입하는 것이 지방을 살리는 데 더 효율적이라는 경제학적 반론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반론은 교육의 특수성과 질적 가치를 간과한 지나치게 단기적인 시각이다. AI 시대의 공교육은 학생 한 명 한 명을 거대한 인재로 키워내는 ‘질적 고도화’에 집중해야 하며, 이는 결코 비용 절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예산이 줄어들면 지방 소규모 학교의 디지털 격차는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지며, 첨단 도구를 활용한 실험이나 미래형 수업은 대도시 학생들만의 전유물이 될 것이다. 교육 여건이 무너진 지역은 학부모와 이주민들에게 매력을 잃게 되고, 이는 결국 지방 소멸을 더욱 빠르고 치명적으로 가속화 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뿐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단순한 예산 배분 장치가 아니라, 대한민국 영토 안의 모든 청소년에게 균등하고 기본적인 교육 여건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책임의 제도적 기반이다. 공교육의 위기를 걱정하는 학부모, 교원단체,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정부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교육은 국가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하고 장기적인 투자이다. 정부는 교부금 축소 개편안을 즉각 중단하고, AI 시대 청소년들이 마음껏 배우고 실험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교육재정을 확고하게 보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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