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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적 교사’를 기다리며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언제부터인지 우리 학교 현장의 교사들 사이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자조적인 말이 유행하고 있다. 이는 교사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조차 “아동학대”, “정서적 학대”로 얽혀 고소·고발을 당하며 교실의 사법화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2023년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교권 5법’이 순차적으로 시행된 지 3년이 흘렀으나 현장에서는 갈수록 악성 민원에 의한 교권 추락으로 공교육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오죽하면 최근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취임하자마자 교사 살리기에 나서 악성 민원인을 형사고발까지 하기에 이르렀을까? 이러한 시기에 우리의 유·초·중·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교사는 진정 어떤 인물인가? 세상은 세르반테스의 소설 속 인물 돈키호테를 흔히 무모한 이상주의자나 환상에 사로잡힌 정신이상자로 기억한다. 우스꽝스러운 투구를 쓰고 거리의 거대한 풍차를 거인이라 부르며 달려드는 그의 모습은 현실 감각이 결여된 행동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곤 했다. 하지만 그가 외친 “풍차를 향해 싸우라(Fight the windmill)”라는 사자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타성에 젖은 세상을 깨우는 거대한 용기와 결기가 숨어 있다. 현역 시절 덕장이자 명장으로 알려진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현 국방부 장관)이 장병들에게 돈키호테의 정신 자세를 주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거대하고 불투명한 위협 앞에서도 자신이 믿는 가치와 정의를 위해 주저 없이 돌진하는 야전의 군인 정신, 그것이 바로 현대판 돈키호테의 본질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전쟁터와 비견될 만큼 치열하고 아슬아슬한 학교 교육 현장은 어떠한가? 교사들에게도 이 돈키호테의 마음가짐과 행동이 요구된다면 지나친 비교이고, 비현실적인 것인가? 안타깝게도 현재의 초중고 교육 현장은 서두의 표현처럼 무력감과 몸 사리기가 팽배해 있다. 교권 추락, 악성 민원, 과도한 행정업무 속에서 수많은 교사들이 ‘무사안일’과 ‘중립’이라는 안전지대로 피신하고 수동적 방어 태세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풍차가 돌아가는 소리만 들어도 고개를 숙이고, 거인이 나타나도 못 본 척 지나치는 것이 영리한 처세술로 통한다. 그러나 소신을 버린 교사 밑에서 아이들이 삶의 본보기와 용기를 배울 수는 없다. 지금 교육 현장에 필요한 것은 관성에 맞서 올바른 교육적 신념을 향해 돌진하는 지혜롭고 용기 있는 교사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적·교육적 인물들 역시 당대에는 모두 ‘무모한 돈키호테’라 불렸다. 19세기 말 미국의 철학자이자 교육학자인 존 듀이(John Dewey)가 개혁적 진보주의 교육을 주창할 당시, 전통적 주입식 교육에 젖어 있던 사회는 그를 현실을 모르는 몽상가로 치부했다. 그러나 듀이는 타성이라는 풍차를 향해 끝없이 교육 개혁의 창을 내던졌고, 마침내 현대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또한, 일제강점기 미공군 사관학교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한인비행학교를 설립하고 신민회 활동을 통해 민족 교육에 앞장섰던 임창호 목사나 노백린 장군 역시 당시 사람들의 눈에는 불가능에 도전하는 광인처럼 보였다. 무장 투쟁과 교육이라는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모든 것을 던졌던 그들의 무모한 용기가 있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교육에서 소환하고자 하는 돈키호테 정신이란 무작정 현실을 무시하고 돌진하는 가벼운 호기가 아니다. 그것은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옳은 길이라면 세상의 비웃음과 난관 앞에서도 주저하지 않는 단단한 신념이라 할 수 있다. 진정한 교사는 입시라는 거대한 구조적 풍차 앞에서도 학생 한 명 한 명의 존엄성과 가능성을 먼저 바라보는 사람이다. 당장 눈앞의 성과나 안전에 연연하기보다, 교육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교단에 서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교사가 홀로 외롭게 풍차에 부딪혀 산산조각 나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 돈키호테 곁에 충직한 산초 판사가 있었듯, 교육 당국과 학부모, 그리고 사회는 소신 있게 교육 활동을 펼치는 교사들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안전망이 되어주어야 한다. 학생 교육이라는 본질을 향해 주저 없이 달려가는 용기 있고 지혜로운 ‘돈키호테 교사’들이 늘어날 때, 비로소 우리 교육의 타락한 풍차는 멈추고 새로운 희망의 바람개비가 돌아가기 시작할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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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넘어지지 않는 아이는 자전거를 배울 수 없다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학교는 기성품이나 완제품을 만드는 장소가 아니라 개인의 가능성을 최대로 키우는 곳이어야 한다. 자전거를 처음 배우던 날. 아이는 몇 번이고 넘어졌다. 균형을 잃을 때마다 자전거는 쓰러졌다. 뒤에서 자전거를 붙잡아주던 부모가 슬며시 손을 놓는다. 아이는 그것을 모른 채 페달을 밟는다. 얼마를 달린 뒤에야 혼자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홀로 바람을 가르던 기쁨. 그 성취감은 오래 가슴에 남는다. 요즘 부모와 학교를 볼 때 걱정스러운 면이 많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힘이다.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가 넘어질 기회를 줄이려 하고 있다. 지는 것도 안 되고, 뒤처지는 것도 안 되며, 다른 아이와 비교되는 것도 조심스럽다. 서울 초등학교에서 교내 상장이 줄어들고 운동회가 경쟁보다 놀이 중심으로 바뀌는 현상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경쟁은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야 하는 일만 배우게 하지 않는다. 자신의 한계를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또한 내가 ‘최선을 다했어도 질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배우게 해 준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졌다면 아이는 묻게 된다. ‘왜 졌을까. 무엇이 부족했을까. 다음에는 무엇을 바꿔야 할까.’ 이 질문들이 바로 성장의 시작이다. 넘어졌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패배는 인격의 패배가 아니라 하나의 결과일 뿐이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다음 시도를 위한 배움 자료이다. 학교 교육과정 내용과 가정교육의 경험과 실증을 통하여 이 진실을 느끼도록 교육해야 한다. 상을 받았을 때 기뻐하는 것도 배움이지만, 상을 받지 못했을 때 자신의 마음을 추스르는 것은 더 큰 배움이다. 자신의 패배를 받아들이는 경험은 시험지에 답을 적는 것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경험이다. 지고도 무너지지 않는 법을 배운 아이가 긴 인생에서는 더 단단하게 길을 걸어갈 수 있다. 위대한 성취는 위대한 실패의 덕분이다. 도전과 실패는 인간을 성숙시킨다. 학교가 점점 이런 경험을 배우기 어려운 공간이 되고 있다. 교사는 칭찬 하나에도 형평성을 걱정하고 질책 하나에도 민원을 염려한다.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이 사랑일까. 더 깊은 사랑은 상처받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견디고 회복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학교 밖의 세상은 학생의 감정을 배려해 주지 않는다. 원하는 대학에 모두 갈 수 없고, 원하는 직장을 모두 얻을 수도 없다. 성실해도 선택받지 못하고 옳은 일을 하고도 실패한다. 그때 필요한 것은 실패를 피하는 능력이 아니다. 회피는 문제를 없애주기보다는 더 심각하게 키우게 된다. 실패를 해석하고 다시 시작하는 능력은 실제로 성장에서 매우 핵심적인 능력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학교가 더 깊이 가르쳐야 할 것은 무엇인가. 실패를 견디고, 갈등을 조정하고, 타인의 승리를 인정하며, 자신의 패배를 딛고 다시 도전하는 힘이다. 공동체 생활을 하는 학교가 그 힘을 키워 주어야 한다. 좋은 교육은 아이 앞의 모든 돌을 치워주는 일이 아니다. 돌에 걸려 넘어졌을 때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기다리고 가르치는 일이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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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함께 오래 일하는 힘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좋은 채용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은 어렵게 채용한 인재가 오랫동안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고, 근로자 역시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신의 역량을 키우며 미래를 준비하고 싶어 한다. 결국 채용만큼 중요한 것은 좋은 인재가 오래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인력 확보보다 인재 유지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용 이후 짧은 기간 안에 이직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기업은 반복적인 채용 비용을 부담하게 되고, 근로자는 경력 형성의 기회를 충분히 쌓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속 가능한 고용을 위해서는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내일채움공제는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대표적인 재직자 지원사업이다.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일정 금액을 적립하여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근로자는 목돈을 마련하며 기업은 핵심 인재를 안정적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는 내일채움공제 위탁판매기관으로서 기업과 근로자가 제도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상담과 신청을 지원하고 있다. 제도의 내용을 안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상황과 근로자의 여건을 함께 살펴 적합한 참여 방안을 제시하며, 사업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사람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시설을 갖추고 있어도 결국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근로자 역시 자신의 노력이 인정받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을 때 조직에 대한 신뢰와 만족도는 더욱 높아진다. 장기근속은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기업은 숙련된 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근로자는 경험과 역량을 쌓으며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선순환은 기업 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지역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도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앞으로의 고용정책은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는 것을 넘어 좋은 일자리를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사람을 채용하는 것만큼 사람을 성장시키고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좋은 기업은 사람을 남기는 기업이고, 좋은 일자리는 오래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일자리이다. 기업과 근로자가 미래를 함께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내일채움공제가 가진 가장 큰 가치이며 우리가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이유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사람 중심의 조직문화를 만드는 공공기관·기업 맞춤형 교육과 조직문화 혁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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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AI 시대의 생존 치트키: 인성(人性)교육의 중요성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요즘 자고 나면 쏟아지는 언론의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그만큼 괄목상대하게 발전하는 시대의 대세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과거 이세돌 국수와 최근 신진서 국수의 AI 알파고와의 바둑 대전을 기억하고 있다. 지금은 바야흐로 알파고의 후예들이 판치는 세상이 되었다. 그렇다면 인간의 ‘마지막 희망’으로 돌아오는 ‘오디세우스의 귀환’ 여정이 필요하다. 만약 인공지능(AI)과 인공인간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미래 우리 아이들이 살아남으려면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코딩? 파이썬? 데이터 분석? … 미안하지만 이 시대 그런 기술들은 이미 생성형 AI가 눈 깜짝할 사이에, 그것도 지치지도 않고 초과 근무 수당도 요구하지 않은 채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지식의 양으로 AI와 맞짱을 뜨겠다는 건, 포크레인 앞에서 삽질 장인이 되겠다고 덤비는 어리석음과 다를 것이 없다. 이는 정답을 빠르게 콕 집어내는 ‘정답 기술자’수능 교육의 유통기한이 끝났다는 말이다. 이제 인간이 AI를 제치고 당당하게 승리할 수 있는 ‘마지막 치트키’는 무엇인가? 실리콘밸리의 천재 개발자들이 수조 원을 들여 슈퍼컴퓨터를 돌려도 결코 복제할 수 없는 영역, 바로 ‘인성(Human Character)’이라 할 것이다. 과거의 인성이 “말 잘 듣고 착한 아이”를 키우는 도덕 교과서적 이야기였다면, AI 시대의 인성은 거친 황야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강력한 시장의 경쟁력이 되었다.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과의 데이비드 데밍(David Deming) 교수는 그의 유명한 논문 《The Growing Importance of Social Skills in the Labor Market》에서 “미래 노동시장에서 수학적 기술보다 사회적 기술(Social Skills), 즉 타인과 협력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높은 인재의 연봉 상승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데이터로 증명했다. 쉽게 말해, 똑똑하기만 한 ‘참을성 없이 가벼운 인간’은 AI로 대체되기 1순위지만, 주변을 배려하고 소통할 줄 아는 ‘진정한 인성의 소유자’인 인재는 대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초·중·고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인성이 경쟁력이 되는 교육’을 할 수 있을까? “바르게 살자” 현수막을 걸어놓거나 명심보감을 무작정 베끼게 하는 방식은 곤란하다. 여기에는 아이들의 뇌세포를 깨우고 가슴을 울릴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첫째, ‘질문과 경청’의 토론 시합의 운영이다. 이제 학교는 ‘누가 더 깊이 공감하고 경청했는가’를 평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독일의 시민 교육 모델인 ‘유겐트 데바티어(Jugend debattiert: 청소년 토론)’ 방식을 변형한 ‘경청 점수제 토론’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밥상머리 ‘공동체 질문(Quest)’의 부활이다. 요즘 아이들은 디지털 기기 속 방대한 정보의 바다에 살지만, 역설적으로 ‘고립’되어 있다. 인기 방송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과 같은 1인 가구의 증가와 파편화된 사회 속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나와 다른 타인과 부대끼며 갈등을 해결하는 ‘실존 경험’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엔 우리의 고유한 전통의 ‘격대(隔代) 교육’, 즉 조부모와 손자녀 간의 세대 융합 교육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셋째, 메타인지를 깨우는 ‘실패와 감사 일기’의 일상화이다. AI는 자의식이 없으므로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모른다. 즉 메타인지 능력이 인간과 다르다. 반면 인간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타인의 도움에 감사할 줄 아는 ‘메타인지’와 ‘영성’이 있다. 긍정 심리학의 대가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감사 훈련을 지속한 집단은 회복탄력성과 대인관계 능력이 폭발적으로 향상되었다. 인성은 나이스(NEIS) 시스템의 ‘행동 특성 및 종합 의견’ 난에 몇 줄의 미사여구로 기록되는 성적표가 아니다. 그것은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친구에게 건네는 따뜻한 눈빛 하나, 복도에서 마주친 청소 여사님께 건네는 유쾌한 인사 한마디, 그리고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동료의 목소리를 끝까지 경청하는 인내심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유기체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AI를 비서처럼 거느리며 세상에 따뜻한 온기를 전파하는 진짜 ‘인간 리더’의 육성이 필요한 시대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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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좋은 채용은 좋은 지원에서 시작된다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기업들은 한목소리로 인재를 구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청년들은 좋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서로 원하는 것이 분명한데도 만남이 쉽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채용은 단순히 사람을 뽑는 과정이 아니라 기업의 미래와 개인의 삶을 함께 설계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우수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갖추고 있음에도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청년들은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기업은 적합한 인재를 찾기 어렵다. 이러한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채용 지원을 넘어 기업과 청년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은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대표적인 고용지원사업이다. 청년에게는 안정적인 일자리의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신규 채용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여 지속적인 고용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중요한 것은 지원금 자체가 아니라 청년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기업이 인재를 장기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 우리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사업을 운영하며 다양한 기업과 청년들을 만나왔다. 채용을 희망하는 기업에는 제도를 이해하기 쉽게 안내하고, 지원 대상과 절차를 함께 검토하며 원활하게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청년에게는 단순히 취업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역량과 기업의 특성을 함께 고려하여 지속 가능한 일자리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좋은 채용은 단순히 채용 인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업은 함께 성장할 사람을 찾고, 청년은 자신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기업을 만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고용이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청년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역시 단순한 재정지원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채용 이후에도 직무교육과 현장 적응, 조직문화 형성, 경력개발까지 함께 이어질 때 정책의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사람을 채용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까지 연결될 때 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고용정책은 사람과 기업을 단순히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청년에게는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결국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좋은 일자리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업이 사람을 믿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며, 청년 역시 자신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나야 한다. 사람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연결을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이 가진 가장 큰 가치이며 우리가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이유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내일채움공제와 재직자 지원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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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왜 지금 ‘음악’ 인가
[교육연합신문=전미경 칼럼] 벌써 9월, 올 해도 여덟 달이 훌쩍 지나고 아침, 저녁으론 제법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직 낮엔 그래도 더운 공기가 물러나진 않았지만, 계절이 변화하고 있다는 걸 누구나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맘때쯤이면 누구보다 생각이 많아지고 불안해질 사람들이 있다. 바로 우리 수험생들일 것이다. 9월은 수능 60~70일 정도 남은 시점이다. 그동안 열심히 달려 왔을 테지만 남은 기간 누구보다 불안이 정점에 있을 시기이기도 할 것 같다. 이 시기 수험생의 가장 큰 적은 ‘잠’과 ‘불안’이다. 다행히 잠과 불안은 따로가 아니라 연결되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취침 전 음악 청취는 성인의 주관적 수면 질을 개선하고, 시험 전 15분 정도의 차분한 기악 음악은 학생의 불안을 유의미하게 낮춘다고 한다. 또 서울대 병원 신경정신과 실험에서는 시험 기간 매일 20분 클래식 음악 청취 그룹이 스트레스 자각 점수 30%, 불안 25% 감소를 보였다는 결과도 있다. 잠을 잘 때 음악은 분당 60~80박자(BPM)의 느린 템포가 가장 효과적이다. 왜냐면 저 템포가 사람이 안정되었을 때 심박 수와 비슷해 신경을 이완시킨다고 한다. 또한 볼륨은 대화 소리보다 작게 들릴 듯 말듯 하게 설정해야 오히려 신경 쓰이지 않고 수면 의식으로 작동한다고 한다. 예전엔 잠을 줄이고 공부해야 성공한다고 생각했던 어이없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잠을 잘 자야 공부도 건강도 더 좋아진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특히 잠이 뇌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필히 잘 자야 한다. 잘 자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이나 카페인 제한, 침실 환경 같은 조건들이 필요 하겠지만 거기에 음악이 보조 수단으로 결합되었을 때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강렬하고 빠른 비트의 음악은 뇌를 각성시켜 잠 잘 땐 도움이 안 될 것이고, 다이내믹의 변화가 적은 곡들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느린 템포와 단조가 결합된 곡은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와 이완에 기여하는 경향이 있다. 쇼팽의 ‘녹턴’ 2번,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의 3악장 아다지오’ 같은 곡들을 추천해 주고 싶다. 또한, 시험 전 불안 완화를 위한 음악으로는 예측 가능한 리듬과 가사 없는 기악곡을 추천한다. 예를 들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의 2악장’,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1번 프렐류드’, 드뷔시의 ‘달빛’ 같은 곡들이 좋을 것 같다. 수험생에게 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기억을 저장하는 시간’이다. 잠을 충분히 잔 그룹이 기억 유지율이 20~30% 높고, 반대로 수면 시간이 5시간 이하로 떨어지면 기억 용량이 눈에 띄게 줄고, 이해나 응용문제에서 실수가 늘어난다고 하니 잘 자야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험생 친구들이 좋은 음악과 더불어 잘 자는 루틴을 만들어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 수 있기를 응원한다. ▣ 첼리스트 전미경 ◇ 가천대 관현악과 졸업(첼로전공) ◇ 서울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여행가이드 및 여행기 ◇ 금천 교향악단 부수석 역임 ◇ 의왕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 강동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 ◇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첼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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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적 교사’를 기다리며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언제부터인지 우리 학교 현장의 교사들 사이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자조적인 말이 유행하고 있다. 이는 교사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조차 “아동학대”, “정서적 학대”로 얽혀 고소·고발을 당하며 교실의 사법화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2023년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교권 5법’이 순차적으로 시행된 지 3년이 흘렀으나 현장에서는 갈수록 악성 민원에 의한 교권 추락으로 공교육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오죽하면 최근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취임하자마자 교사 살리기에 나서 악성 민원인을 형사고발까지 하기에 이르렀을까? 이러한 시기에 우리의 유·초·중·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교사는 진정 어떤 인물인가? 세상은 세르반테스의 소설 속 인물 돈키호테를 흔히 무모한 이상주의자나 환상에 사로잡힌 정신이상자로 기억한다. 우스꽝스러운 투구를 쓰고 거리의 거대한 풍차를 거인이라 부르며 달려드는 그의 모습은 현실 감각이 결여된 행동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곤 했다. 하지만 그가 외친 “풍차를 향해 싸우라(Fight the windmill)”라는 사자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타성에 젖은 세상을 깨우는 거대한 용기와 결기가 숨어 있다. 현역 시절 덕장이자 명장으로 알려진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현 국방부 장관)이 장병들에게 돈키호테의 정신 자세를 주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거대하고 불투명한 위협 앞에서도 자신이 믿는 가치와 정의를 위해 주저 없이 돌진하는 야전의 군인 정신, 그것이 바로 현대판 돈키호테의 본질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전쟁터와 비견될 만큼 치열하고 아슬아슬한 학교 교육 현장은 어떠한가? 교사들에게도 이 돈키호테의 마음가짐과 행동이 요구된다면 지나친 비교이고, 비현실적인 것인가? 안타깝게도 현재의 초중고 교육 현장은 서두의 표현처럼 무력감과 몸 사리기가 팽배해 있다. 교권 추락, 악성 민원, 과도한 행정업무 속에서 수많은 교사들이 ‘무사안일’과 ‘중립’이라는 안전지대로 피신하고 수동적 방어 태세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풍차가 돌아가는 소리만 들어도 고개를 숙이고, 거인이 나타나도 못 본 척 지나치는 것이 영리한 처세술로 통한다. 그러나 소신을 버린 교사 밑에서 아이들이 삶의 본보기와 용기를 배울 수는 없다. 지금 교육 현장에 필요한 것은 관성에 맞서 올바른 교육적 신념을 향해 돌진하는 지혜롭고 용기 있는 교사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적·교육적 인물들 역시 당대에는 모두 ‘무모한 돈키호테’라 불렸다. 19세기 말 미국의 철학자이자 교육학자인 존 듀이(John Dewey)가 개혁적 진보주의 교육을 주창할 당시, 전통적 주입식 교육에 젖어 있던 사회는 그를 현실을 모르는 몽상가로 치부했다. 그러나 듀이는 타성이라는 풍차를 향해 끝없이 교육 개혁의 창을 내던졌고, 마침내 현대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또한, 일제강점기 미공군 사관학교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한인비행학교를 설립하고 신민회 활동을 통해 민족 교육에 앞장섰던 임창호 목사나 노백린 장군 역시 당시 사람들의 눈에는 불가능에 도전하는 광인처럼 보였다. 무장 투쟁과 교육이라는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모든 것을 던졌던 그들의 무모한 용기가 있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교육에서 소환하고자 하는 돈키호테 정신이란 무작정 현실을 무시하고 돌진하는 가벼운 호기가 아니다. 그것은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옳은 길이라면 세상의 비웃음과 난관 앞에서도 주저하지 않는 단단한 신념이라 할 수 있다. 진정한 교사는 입시라는 거대한 구조적 풍차 앞에서도 학생 한 명 한 명의 존엄성과 가능성을 먼저 바라보는 사람이다. 당장 눈앞의 성과나 안전에 연연하기보다, 교육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교단에 서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교사가 홀로 외롭게 풍차에 부딪혀 산산조각 나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 돈키호테 곁에 충직한 산초 판사가 있었듯, 교육 당국과 학부모, 그리고 사회는 소신 있게 교육 활동을 펼치는 교사들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안전망이 되어주어야 한다. 학생 교육이라는 본질을 향해 주저 없이 달려가는 용기 있고 지혜로운 ‘돈키호테 교사’들이 늘어날 때, 비로소 우리 교육의 타락한 풍차는 멈추고 새로운 희망의 바람개비가 돌아가기 시작할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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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적 교사’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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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넘어지지 않는 아이는 자전거를 배울 수 없다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학교는 기성품이나 완제품을 만드는 장소가 아니라 개인의 가능성을 최대로 키우는 곳이어야 한다. 자전거를 처음 배우던 날. 아이는 몇 번이고 넘어졌다. 균형을 잃을 때마다 자전거는 쓰러졌다. 뒤에서 자전거를 붙잡아주던 부모가 슬며시 손을 놓는다. 아이는 그것을 모른 채 페달을 밟는다. 얼마를 달린 뒤에야 혼자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홀로 바람을 가르던 기쁨. 그 성취감은 오래 가슴에 남는다. 요즘 부모와 학교를 볼 때 걱정스러운 면이 많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힘이다.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가 넘어질 기회를 줄이려 하고 있다. 지는 것도 안 되고, 뒤처지는 것도 안 되며, 다른 아이와 비교되는 것도 조심스럽다. 서울 초등학교에서 교내 상장이 줄어들고 운동회가 경쟁보다 놀이 중심으로 바뀌는 현상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경쟁은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야 하는 일만 배우게 하지 않는다. 자신의 한계를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또한 내가 ‘최선을 다했어도 질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배우게 해 준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졌다면 아이는 묻게 된다. ‘왜 졌을까. 무엇이 부족했을까. 다음에는 무엇을 바꿔야 할까.’ 이 질문들이 바로 성장의 시작이다. 넘어졌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패배는 인격의 패배가 아니라 하나의 결과일 뿐이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다음 시도를 위한 배움 자료이다. 학교 교육과정 내용과 가정교육의 경험과 실증을 통하여 이 진실을 느끼도록 교육해야 한다. 상을 받았을 때 기뻐하는 것도 배움이지만, 상을 받지 못했을 때 자신의 마음을 추스르는 것은 더 큰 배움이다. 자신의 패배를 받아들이는 경험은 시험지에 답을 적는 것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경험이다. 지고도 무너지지 않는 법을 배운 아이가 긴 인생에서는 더 단단하게 길을 걸어갈 수 있다. 위대한 성취는 위대한 실패의 덕분이다. 도전과 실패는 인간을 성숙시킨다. 학교가 점점 이런 경험을 배우기 어려운 공간이 되고 있다. 교사는 칭찬 하나에도 형평성을 걱정하고 질책 하나에도 민원을 염려한다.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이 사랑일까. 더 깊은 사랑은 상처받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견디고 회복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학교 밖의 세상은 학생의 감정을 배려해 주지 않는다. 원하는 대학에 모두 갈 수 없고, 원하는 직장을 모두 얻을 수도 없다. 성실해도 선택받지 못하고 옳은 일을 하고도 실패한다. 그때 필요한 것은 실패를 피하는 능력이 아니다. 회피는 문제를 없애주기보다는 더 심각하게 키우게 된다. 실패를 해석하고 다시 시작하는 능력은 실제로 성장에서 매우 핵심적인 능력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학교가 더 깊이 가르쳐야 할 것은 무엇인가. 실패를 견디고, 갈등을 조정하고, 타인의 승리를 인정하며, 자신의 패배를 딛고 다시 도전하는 힘이다. 공동체 생활을 하는 학교가 그 힘을 키워 주어야 한다. 좋은 교육은 아이 앞의 모든 돌을 치워주는 일이 아니다. 돌에 걸려 넘어졌을 때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기다리고 가르치는 일이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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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넘어지지 않는 아이는 자전거를 배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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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함께 오래 일하는 힘
-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좋은 채용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은 어렵게 채용한 인재가 오랫동안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고, 근로자 역시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신의 역량을 키우며 미래를 준비하고 싶어 한다. 결국 채용만큼 중요한 것은 좋은 인재가 오래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인력 확보보다 인재 유지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용 이후 짧은 기간 안에 이직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기업은 반복적인 채용 비용을 부담하게 되고, 근로자는 경력 형성의 기회를 충분히 쌓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속 가능한 고용을 위해서는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내일채움공제는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대표적인 재직자 지원사업이다.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일정 금액을 적립하여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근로자는 목돈을 마련하며 기업은 핵심 인재를 안정적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는 내일채움공제 위탁판매기관으로서 기업과 근로자가 제도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상담과 신청을 지원하고 있다. 제도의 내용을 안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상황과 근로자의 여건을 함께 살펴 적합한 참여 방안을 제시하며, 사업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사람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시설을 갖추고 있어도 결국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근로자 역시 자신의 노력이 인정받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을 때 조직에 대한 신뢰와 만족도는 더욱 높아진다. 장기근속은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기업은 숙련된 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근로자는 경험과 역량을 쌓으며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선순환은 기업 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지역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도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앞으로의 고용정책은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는 것을 넘어 좋은 일자리를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사람을 채용하는 것만큼 사람을 성장시키고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좋은 기업은 사람을 남기는 기업이고, 좋은 일자리는 오래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일자리이다. 기업과 근로자가 미래를 함께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내일채움공제가 가진 가장 큰 가치이며 우리가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이유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사람 중심의 조직문화를 만드는 공공기관·기업 맞춤형 교육과 조직문화 혁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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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함께 오래 일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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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AI 시대의 생존 치트키: 인성(人性)교육의 중요성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요즘 자고 나면 쏟아지는 언론의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그만큼 괄목상대하게 발전하는 시대의 대세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과거 이세돌 국수와 최근 신진서 국수의 AI 알파고와의 바둑 대전을 기억하고 있다. 지금은 바야흐로 알파고의 후예들이 판치는 세상이 되었다. 그렇다면 인간의 ‘마지막 희망’으로 돌아오는 ‘오디세우스의 귀환’ 여정이 필요하다. 만약 인공지능(AI)과 인공인간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미래 우리 아이들이 살아남으려면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코딩? 파이썬? 데이터 분석? … 미안하지만 이 시대 그런 기술들은 이미 생성형 AI가 눈 깜짝할 사이에, 그것도 지치지도 않고 초과 근무 수당도 요구하지 않은 채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지식의 양으로 AI와 맞짱을 뜨겠다는 건, 포크레인 앞에서 삽질 장인이 되겠다고 덤비는 어리석음과 다를 것이 없다. 이는 정답을 빠르게 콕 집어내는 ‘정답 기술자’수능 교육의 유통기한이 끝났다는 말이다. 이제 인간이 AI를 제치고 당당하게 승리할 수 있는 ‘마지막 치트키’는 무엇인가? 실리콘밸리의 천재 개발자들이 수조 원을 들여 슈퍼컴퓨터를 돌려도 결코 복제할 수 없는 영역, 바로 ‘인성(Human Character)’이라 할 것이다. 과거의 인성이 “말 잘 듣고 착한 아이”를 키우는 도덕 교과서적 이야기였다면, AI 시대의 인성은 거친 황야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강력한 시장의 경쟁력이 되었다.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과의 데이비드 데밍(David Deming) 교수는 그의 유명한 논문 《The Growing Importance of Social Skills in the Labor Market》에서 “미래 노동시장에서 수학적 기술보다 사회적 기술(Social Skills), 즉 타인과 협력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높은 인재의 연봉 상승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데이터로 증명했다. 쉽게 말해, 똑똑하기만 한 ‘참을성 없이 가벼운 인간’은 AI로 대체되기 1순위지만, 주변을 배려하고 소통할 줄 아는 ‘진정한 인성의 소유자’인 인재는 대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초·중·고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인성이 경쟁력이 되는 교육’을 할 수 있을까? “바르게 살자” 현수막을 걸어놓거나 명심보감을 무작정 베끼게 하는 방식은 곤란하다. 여기에는 아이들의 뇌세포를 깨우고 가슴을 울릴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첫째, ‘질문과 경청’의 토론 시합의 운영이다. 이제 학교는 ‘누가 더 깊이 공감하고 경청했는가’를 평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독일의 시민 교육 모델인 ‘유겐트 데바티어(Jugend debattiert: 청소년 토론)’ 방식을 변형한 ‘경청 점수제 토론’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밥상머리 ‘공동체 질문(Quest)’의 부활이다. 요즘 아이들은 디지털 기기 속 방대한 정보의 바다에 살지만, 역설적으로 ‘고립’되어 있다. 인기 방송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과 같은 1인 가구의 증가와 파편화된 사회 속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나와 다른 타인과 부대끼며 갈등을 해결하는 ‘실존 경험’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엔 우리의 고유한 전통의 ‘격대(隔代) 교육’, 즉 조부모와 손자녀 간의 세대 융합 교육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셋째, 메타인지를 깨우는 ‘실패와 감사 일기’의 일상화이다. AI는 자의식이 없으므로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모른다. 즉 메타인지 능력이 인간과 다르다. 반면 인간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타인의 도움에 감사할 줄 아는 ‘메타인지’와 ‘영성’이 있다. 긍정 심리학의 대가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감사 훈련을 지속한 집단은 회복탄력성과 대인관계 능력이 폭발적으로 향상되었다. 인성은 나이스(NEIS) 시스템의 ‘행동 특성 및 종합 의견’ 난에 몇 줄의 미사여구로 기록되는 성적표가 아니다. 그것은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친구에게 건네는 따뜻한 눈빛 하나, 복도에서 마주친 청소 여사님께 건네는 유쾌한 인사 한마디, 그리고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동료의 목소리를 끝까지 경청하는 인내심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유기체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AI를 비서처럼 거느리며 세상에 따뜻한 온기를 전파하는 진짜 ‘인간 리더’의 육성이 필요한 시대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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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AI 시대의 생존 치트키: 인성(人性)교육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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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좋은 채용은 좋은 지원에서 시작된다
-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기업들은 한목소리로 인재를 구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청년들은 좋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서로 원하는 것이 분명한데도 만남이 쉽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채용은 단순히 사람을 뽑는 과정이 아니라 기업의 미래와 개인의 삶을 함께 설계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우수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갖추고 있음에도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청년들은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기업은 적합한 인재를 찾기 어렵다. 이러한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채용 지원을 넘어 기업과 청년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은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대표적인 고용지원사업이다. 청년에게는 안정적인 일자리의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신규 채용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여 지속적인 고용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중요한 것은 지원금 자체가 아니라 청년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기업이 인재를 장기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 우리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사업을 운영하며 다양한 기업과 청년들을 만나왔다. 채용을 희망하는 기업에는 제도를 이해하기 쉽게 안내하고, 지원 대상과 절차를 함께 검토하며 원활하게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청년에게는 단순히 취업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역량과 기업의 특성을 함께 고려하여 지속 가능한 일자리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좋은 채용은 단순히 채용 인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업은 함께 성장할 사람을 찾고, 청년은 자신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기업을 만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고용이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청년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역시 단순한 재정지원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채용 이후에도 직무교육과 현장 적응, 조직문화 형성, 경력개발까지 함께 이어질 때 정책의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사람을 채용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까지 연결될 때 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고용정책은 사람과 기업을 단순히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청년에게는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결국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좋은 일자리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업이 사람을 믿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며, 청년 역시 자신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나야 한다. 사람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연결을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이 가진 가장 큰 가치이며 우리가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이유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내일채움공제와 재직자 지원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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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좋은 채용은 좋은 지원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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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왜 지금 ‘음악’ 인가
- [교육연합신문=전미경 칼럼] 벌써 9월, 올 해도 여덟 달이 훌쩍 지나고 아침, 저녁으론 제법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직 낮엔 그래도 더운 공기가 물러나진 않았지만, 계절이 변화하고 있다는 걸 누구나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맘때쯤이면 누구보다 생각이 많아지고 불안해질 사람들이 있다. 바로 우리 수험생들일 것이다. 9월은 수능 60~70일 정도 남은 시점이다. 그동안 열심히 달려 왔을 테지만 남은 기간 누구보다 불안이 정점에 있을 시기이기도 할 것 같다. 이 시기 수험생의 가장 큰 적은 ‘잠’과 ‘불안’이다. 다행히 잠과 불안은 따로가 아니라 연결되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취침 전 음악 청취는 성인의 주관적 수면 질을 개선하고, 시험 전 15분 정도의 차분한 기악 음악은 학생의 불안을 유의미하게 낮춘다고 한다. 또 서울대 병원 신경정신과 실험에서는 시험 기간 매일 20분 클래식 음악 청취 그룹이 스트레스 자각 점수 30%, 불안 25% 감소를 보였다는 결과도 있다. 잠을 잘 때 음악은 분당 60~80박자(BPM)의 느린 템포가 가장 효과적이다. 왜냐면 저 템포가 사람이 안정되었을 때 심박 수와 비슷해 신경을 이완시킨다고 한다. 또한 볼륨은 대화 소리보다 작게 들릴 듯 말듯 하게 설정해야 오히려 신경 쓰이지 않고 수면 의식으로 작동한다고 한다. 예전엔 잠을 줄이고 공부해야 성공한다고 생각했던 어이없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잠을 잘 자야 공부도 건강도 더 좋아진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특히 잠이 뇌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필히 잘 자야 한다. 잘 자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이나 카페인 제한, 침실 환경 같은 조건들이 필요 하겠지만 거기에 음악이 보조 수단으로 결합되었을 때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강렬하고 빠른 비트의 음악은 뇌를 각성시켜 잠 잘 땐 도움이 안 될 것이고, 다이내믹의 변화가 적은 곡들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느린 템포와 단조가 결합된 곡은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와 이완에 기여하는 경향이 있다. 쇼팽의 ‘녹턴’ 2번,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의 3악장 아다지오’ 같은 곡들을 추천해 주고 싶다. 또한, 시험 전 불안 완화를 위한 음악으로는 예측 가능한 리듬과 가사 없는 기악곡을 추천한다. 예를 들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의 2악장’,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1번 프렐류드’, 드뷔시의 ‘달빛’ 같은 곡들이 좋을 것 같다. 수험생에게 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기억을 저장하는 시간’이다. 잠을 충분히 잔 그룹이 기억 유지율이 20~30% 높고, 반대로 수면 시간이 5시간 이하로 떨어지면 기억 용량이 눈에 띄게 줄고, 이해나 응용문제에서 실수가 늘어난다고 하니 잘 자야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험생 친구들이 좋은 음악과 더불어 잘 자는 루틴을 만들어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 수 있기를 응원한다. ▣ 첼리스트 전미경 ◇ 가천대 관현악과 졸업(첼로전공) ◇ 서울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여행가이드 및 여행기 ◇ 금천 교향악단 부수석 역임 ◇ 의왕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 강동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 ◇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첼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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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왜 지금 ‘음악’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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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치열한 경쟁을 넘어, 교실에서 ‘함께’ 노래할 수 있다면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최근 토요일 밤에 TV 프로그램 앞에 앉아 한 방송을 시청하면서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이 있었다니...?”, “아, 참 ‘함께’하는 것이 이렇게 의미 있고 행복할 수가 있구나!”, “이 시대에, 이 프로그램의 존재와 가치를 보다 많은 사람이 공유하면 좋을텐데...”라는 감동과 감격을 느낀 적이 있었다. 물론 개인적 정서의 반영이기에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출연팀 및 평가단 그리고 시청자 모두가 감격하고 역시 함께 행복을 느끼는 순간을 경험한 적이 별로 없다는 현실에서 필자의 고백은 솔직하고 순수한 감정의 표명임을 밝히고 싶다. 이 이야기는 바로 방송 <KBS Joy>의 《해피투게더 - 혼자가 아니어서 좋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대개는 경연대회가 타인을 밀어내고 오른 고독한 승자의 자리가 과연 진정한 행복일까, 하는 생각이 오버랩되었다. 이는 메마른 경쟁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흔히 서바이벌 방송이 선택하는 자극적인 경쟁 대신, 오직 ‘팀’으로서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을 조건으로 삼았다. 그 결과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아름다움과 연대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 삶의 청량제이자 활력소와 같았다. 출연진들은 2명 이상으로 구성된 팀들이 출연해 각기 다른 배경과 음색을 가진 각자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 속에서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눈을 맞추며 때로는 눈물짓는 모습이 우리 가슴속에 잊고 있던 공동체적 감동을 일깨웠다. 혼자서는 불가능한 깊은 울림은 서로를 향한 배려와 연대에서 비롯된다. 무대 위에서 피어난 그 하모니는 단지 방송용 기획이 아니라, 우리 교육과 삶이 회복해야 할 본질적인 지향점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지난 9월 5일에 데뷔 17년 만에 지상파에 첫 출연한 <썸데이>는 원택, 라도, 정세영이라는 세 명의 남성 멤버들로서 지난 시절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던 때, “나는 해도 안되는구나”라며 노력의 배신을 원망하며 살던 일화와, 결혼식장을 전전하며 축가를 불러 겨우 생계를 유지하던 그들이 결국 삶의 고통을 극복하지 못해 팀을 해체하고 각자의 삶을 살아오면서도 꿈이었던 가수의 길을 잊지 않고 재결합한 이후 출연한 처음의 방송이었다. 그들이 17년 전에 부른 그 노래를 다시 부를 때는 이런 노래가 왜 방송에 등장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며 깊은 감동을 주었다. 참으로 ‘함께’라는 의미의 진정한 행복의 순간이었다. 오늘날 대한민국 학교는 냉혹한 정글과 닮아있다. 줄 세우기와 각자도생의 치열한 구조 속에서, 아이들은 남을 넘어서야만 내가 살아남는 잔인한 공식을 몸으로 익힌다. 상대의 실족이 나의 기회가 되고, 동료의 성장보다 나의 상대평가 등수가 우선하는 공간. 그곳에서 ‘함께’라는 고귀한 가치는 이상주의자들의 한가한 수사에 불과한 것처럼 치부된다. 그러나 함께하는 화음이 아름다움과 멋스러움을 넘어 가슴을 울리는 진한 감동으로 바뀌어 그렇게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인지는 이 시간을 놓친 이들에게 ‘다시 보기’를 통해 꼭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권장하고자 한다. 교육의 목적은 타인을 짓밟고 홀로 서는 독주자를 키우는 데 있지 않다. 서로 다른 결을 가진 아이들이 모여 각자의 목소리를 내되,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법을 배우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참된 교육의 출발점이라 할 것이다. 홀로 얻은 1등의 성취는 외롭고 쉽게 바래지만, 함께 역경을 딛고 도달한 완성의 기쁨은 평생을 지탱하는 삶의 자산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줄 세우기’라는 거대한 관성의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의 마음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더 빨리 달려라”라고 채찍질하는 대신, “옆에 서 있는 친구의 손을 잡으라”고 말해주는 용기가 필요하다. TV 화면 속 참가자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만들어낸 그 아름다운 연대의 풍경이 교실마다 펼쳐지기를 진정으로 꿈꾸어 본다. 우리 아이들이 아침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교실이 서로의 그늘을 가려주고 온기를 나누는 ‘함께 하는 공간’이 될 때, 비로소 대한민국 교육 현장은 차가운 서바이벌의 늪을 벗어나 따뜻한 희망의 배움터로 변모할 것이라 굳게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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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치열한 경쟁을 넘어, 교실에서 ‘함께’ 노래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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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은행나무 아래를 천천히 걷는다. 늙은 은행나무는 떨어지는 잎을 아쉬워하지 않는다.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닿는다. 자연은 끊임없이 자신이 가진 것을 놓으면서 더 큰 자신으로 나아간다. 꽃이 지는 것은 나무의 실패가 아니다. 완성을 향한 버림이다. 인간은 무엇을 버려야 자신의 진정한 삶에 닿을 수 있을까. 우리는 무엇인가를 자신이 원하는 만큼 얻으면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여긴다. 돈, 명예, 높은 직위를 얻거나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으면 행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욕망에게 만족이란 없다. 정상에 오르면 산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더 놓은 산이 보인다. 밑에서는 보이지 않던 더 높은 산이 보인다. 노자는 이미 수천 년 전에 ‘비움’을 말했다. 그릇은 비어 있기 때문에 쓰임이 있고, 방은 비어 있기 때문에 사람이 머물 수 있다. 삶도 마찬가지다. 무엇인가를 계속 채우기만 하는 삶에는 새로운 것이 들어올 자리가 없다. 성장은 자기 그릇을 키워가는 과정이다. 불교의 연기(緣起)도 우리에게 비슷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나’라고 부르는 것은 홀로 존재하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수많은 관계와 조건 속에서 잠시 이루어진 모습이다. 우리는 그 ‘나’를 붙잡는다. 내 명예, 내 재산, 내 생각, 내 성공, 내 자존심을 ‘나’라고 여기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현대인의 고통은 거기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을 변하지 않는 것으로 붙잡으려는 집착 때문이다. 젊음, 재산, 명예, 사랑하는 사람도 언젠가는 떠난다. 우리는 우정과 사랑에게 변하지 않기를 요구한다. 삶이 주는 변화와 부질없이 싸운다. 강물은 돌을 만나면 돌아가고 낮은 곳으로 흐르며 자신의 모양을 고집하지 않는다. 물은 결국 바다에 닿는다. 바다는 강물이 자기 모습을 끝까지 지킨 결과가 아니다. 오히려 자기 모습을 내려놓을 줄 알았기 때문에 도달하는 궁극적인 평화이다. 인생의 전반부가 세상으로 나아가는 시간이라면, 후반부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시간이어야 한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성공을 내려놓고, 지나간 세월에 대한 미련을 내려놓고, 내가 옳다는 고집을 내려놓고,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놀랍게도 역설적인 일이 일어난다. 비워냈는데 오히려 내가 더 선명해진다. 더 많이 가지려고 할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 잔의 차가 따뜻하고, 저녁의 바람이 고맙고, 오래된 친구의 얼굴이 새롭게 보인다. 오늘 하루를 온전히 살아낸 것만으로 충분하다.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히듯, 강물이 강의 이름을 버리고 바다가 되듯, 인간도 욕망의 이름을 하나씩 내려놓을 때 본래의 자신에게 가까워진다. 삶의 마지막에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없다. 남는 것은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가 아니다. 얼마나 많이 사랑했는가, 얼마나 깊이 살아냈는가, 얼마나 자유로운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받아들였는가일 것이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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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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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경험이 진로를 바꾼다
-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취업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는 것을 가장 어려워한다.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실제 산업현장을 경험할 기회는 여전히 부족하다. 직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취업을 준비하다 보니 입사 후 기대와 현실의 차이를 느끼거나 진로를 다시 고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좋은 선택을 위해서는 정보보다 경험이 먼저 필요하다. 기업 역시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필요한 인재를 채용하고 싶지만 기업을 제대로 알릴 기회가 부족하고, 어렵게 입사한 인재가 조직과 직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조기에 이직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사람과 기업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수록 더 좋은 만남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탐방형 일경험 프로그램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단순히 기업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현장과 업무환경을 직접 살펴보고, 현직자와의 대화를 통해 직무를 이해하며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험은 막연한 취업 준비를 현실적인 진로 설계로 바꾸는 가장 효과적인 교육이 된다. 우리는 다양한 기업탐방형 일경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구직자와 기업이 서로를 이해하는 연결의 장을 만들어 왔다. 대학생과 직업계고 학생은 물론, 유관기관과 연계한 북한이탈주민 등 다양한 구직자층을 대상으로 산업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기업을 둘러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산 과정과 업무환경을 체험하고, 현직자와의 대화를 통해 직무를 이해하며 자신의 진로를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시간을 갖는다. 기업 역시 미래 인재와 직접 소통하며 조직과 직무를 소개하고, 필요한 인재상을 함께 고민하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기업탐방은 단순한 견학이 아니다. 기업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어떤 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성장하는지를 직접 확인하고, 구직자는 자신의 적성과 가능성을 다시 발견하는 살아있는 교육이다. 특히 우수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갖춘 중소기업들은 현장을 직접 경험한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되기도 한다. 막연했던 기업의 모습은 생생한 경험으로 바뀌고, 취업 준비의 방향도 한층 분명해진다. 현장을 경험한 참여자들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관심이 없던 산업에 새로운 흥미를 느끼기도 하고, 막연했던 직무가 구체적인 진로 목표로 바뀌기도 한다. 기업 역시 구직자들의 다양한 시각과 질문을 통해 조직을 돌아보고, 채용과 인재 육성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다. 이처럼 기업탐방은 사람과 기업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진로교육은 교실 안에서만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산업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기업과 소통하며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 다양한 계층의 구직자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일경험을 넓혀가는 것이 지속 가능한 고용환경을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좋은 진로는 책상 위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배우고, 경험은 선택에 확신을 더한다. 다양한 구직자들이 산업현장을 경험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리고 기업과 사람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연결을 만드는 것. 그것이 기업탐방형 일경험 프로그램이 가진 가장 큰 가치이며, 우리가 현장에서 계속 이어가고 있는 이유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청년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과 기업 지원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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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경험이 진로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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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적자생존(積字生存)’, 기록하는 인간만이 미래를 지배한다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인류 문명사에 획기적인 기원을 이룩한 찰스 다윈, 그의 생물학적 메타포였던 ‘적자생존(適者生存, Survival of the Fittest)’이 오늘날 우리 교육과 사회 현장에서 한층 경이로운 비유로 재탄생하고 있다. 즉, “적자생존(積字生存):자기 사유를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명제가 그것이다. 지금은 생성형 AI와 디지털 미디어가 지식의 생산과 소비를 완전히 전복시킨 ‘만인 저작 시대’다. 스스로 읽고 쓰며 자신의 행위와 사유를 서사적 기록으로 승화시키는 능력은 인간의 존엄과 지적 생존을 결정짓는 교육의 핵심 역량이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교육 현장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극심한 ‘문해력의 빈곤’과 ‘글쓰기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타인이 만든 숏폼 영상과 인공지능이 즉석에서 출력해 주는 문장에 일상을 내맡긴 아이들은 점차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가는 것이다. 텍스트를 능동적으로 재구성하고 자신의 언어로 정립하는 단계를 건너뛴 채, 선다형 정답만을 빠르게 찾아내는 획일화된 교육의 그늘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사유의 도구여야 할 글쓰기를 두려워하게 만드는 사회는 결국 자율적 사고를 포기한 수동적인 인간을 양성할 뿐이다. 우리는 왜 다시 글쓰기로 돌아가야 하는가? 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한 문장의 나열이 아니라, 파편화되어 떠도는 감정과 생각에 정교한 형상을 부여하는 높은 차원의 자아 성찰이자 지적 연마 과정이기 때문이다. 동양의 고전 《논어(論語)》 위령공(衛靈公)편에는 “자장서저신(子張書諸紳)”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공자의 제자 자장이 스승의 가르침을 잊지 않기 위해 자신의 띠(紳)에 즉시 기록했다는 장면이다. 기록은 흘러가 버릴 찰나의 사유를 불멸의 철학으로 고정하는 강력한 힘을 지닌다. 또한 조선 후기의 실학자 다산 정약용 역시 유배지라는 절망적 환경 속에서 500권에 달하는 저술을 남기며 “붓을 들지 않는 사유는 안개와 같다”고 경계했다. 결국 끊임없이 적고 구성해 ‘적자(積字·記字)’만이 영원히 생존함을 증명한 것이다. 글쓰기 교육은 결코 청소년기나 대학 진학을 앞두고 급조할 수 있는 단기 테크닉이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글을 쓰고 기록하는 일이 숨 쉬듯 자연스러운 ‘생활습관’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일기, 독서록, 나만의 경험을 담은 작은 관찰기록들은 아이들에게 세상을 관조하는 또 하나의 눈을 키워줄 수 있다. 자신의 행동을 서사로 기록하는 습관을 들인 아이는 자신의 삶에 책임감을 느끼며, 정서적 위기 상황에서도 주체적으로 자아를 통제하는 강력한 심리적 탄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교육 패러다임은 근본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첫째, 학교 현장에서의 글쓰기가 ‘평가를 위한 시험’에서 ‘자기표현과 소통을 위한 즐거운 여정’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정해진 모범답안에 맞춰 문장을 반복하는 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아이들이 느낀 솔직한 감정과 개성 있는 시각이 존중받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둘째,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 작동하는 ‘일상적 기록’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부모와 자녀가 매일 한 줄의 문장을 나누고, 지역 도서관과 학교가 연계하여 어린이들의 기록을 한 권의 책이나 디지털 서사로 출판해 주는 경험을 제공할 때, 아이들은 비로소 ‘글쓰기의 효능감’을 체득하게 될 것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가 1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글쓰기 수업(Harvard College Writing Program)을 전 학생 필수 과정으로 고집하며 “좋은 사고를 하려면 반드시 좋은 글쓰기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를 깊이 되새길 필요가 있다. AI가 순식간에 수만 줄의 문장을 만들어내는 거대한 문명적 전환기일수록, 역설적으로 ‘직접 고민하고, 손으로 적어 내려가는 인간의 사유’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독보적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명제는 경쟁 사회의 비정한 도생(圖生)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스스로 기록함으로써 자기 삶의 주인으로 거듭나고, 거친 타자의 언어 속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진실을 지켜내는 영혼의 자립을 의미한다. 지금은 아이들의 손에 다시 펜을 쥐여주고, 세상을 향해 자신만의 서사를 담대히 적을 수 있도록 공교육의 사명을 다해야 할 때다. 기록하는 아이가 미래를 지배하고, 기록하는 사회만이 결코 흔들림이 없는 지적 유산을 대대손손(代代孫孫) 물려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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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적자생존(積字生存)’, 기록하는 인간만이 미래를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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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만남이 기회가 될 때
-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취업은 결국 사람과 기업이 만나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가 있어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만나지 못하면 기회를 얻기 어렵고, 기업 역시 좋은 인재를 찾지 못하면 성장의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결국 일자리는 연결에서 시작된다. 과거의 채용은 구인공고를 올리고 지원자를 기다리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채용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고, 구직자 역시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직접 경험하며 선택하는 과정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제 채용은 단순한 모집이 아니라 사람과 기업이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으로 변화하고 있다. 채용박람회는 이러한 연결을 가장 효과적으로 만들어 내는 대표적인 일자리 플랫폼이다. 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직접 만나 기업문화와 직무를 소개할 수 있고, 구직자는 다양한 기업을 비교하며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짧은 만남이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가 만들어진다. 우리는 다양한 분야의 채용박람회를 운영하며 단순한 행사 진행을 넘어 사람과 기업을 연결하는 현장을 만들어 왔다. 인천 상설 채용박람회와 뿌리기업 채용박람회, 직업계고 취업박람회, 기업 매칭데이 등 대상과 산업 특성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 행사를 기획·운영하며 구직자와 기업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만남의 장을 마련해 왔다. 이러한 경험은 채용박람회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 일자리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플랫폼임을 보여주고 있다. 변화하는 채용환경에 맞춰 운영 방식도 끊임없이 고민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병무청 온라인 보충역 채용박람회이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줄인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하여 전국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고, 온라인 상담과 채용정보 제공을 통해 기업과 구직자가 보다 편리하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는 단순히 행사를 온라인으로 옮긴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채용 서비스를 제시한 사례였다. 반대로 오프라인 박람회는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기업의 분위기를 직접 경험하고 채용담당자와 상담하며 궁금한 점을 해결할 수 있고, 구직자는 자신의 강점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온라인의 편리함과 오프라인의 현장성을 적절히 결합할 때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다양한 운영 경험을 통해 확인해 왔다. 채용박람회의 성과는 행사 당일의 참여 인원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기업에는 필요한 인재를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구직자에게는 새로운 진로와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지역의 산업 특성과 기업의 수요를 이해하고, 구직자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채용박람회는 비로소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낸다. 앞으로 일자리 환경은 더욱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채용 방식을 계속 바꾸겠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 신뢰를 쌓고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채용박람회 역시 단순한 채용행사를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과 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 좋은 일자리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람과 기업을 이어주는 만남이 있어야 하고, 그 만남이 새로운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다양한 채용박람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더 큰 기회를 연결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현장에서 계속 만들어 가고 있는 일자리 플랫폼의 가치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청년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업탐방형 일경험 프로그램과 현장 중심 진로지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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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만남이 기회가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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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이 남길 비극적 유산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교육은 한 국가가 미래 세대와 체결하는 가장 엄숙하고도 신성한 사회적 계약이며, 재정은 그 계약의 이행을 보장하는 최후의 물질적 담보라 할 것이다. 최근 재정 당국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의 산정 방식 개편 및 삭감 시도는 단지 예산 항목의 숫자를 조정하는 기술적·행정적 편의에 멈추지 않는다. 그것은 한 사회가 지켜온 가치관의 후퇴이자, 국가의 미래를 ‘비용’의 틀에 좁혀 넣으려는 신자유주의적 패러다임의 치명적 귀결이다. 교육재정을 한 해의 수입과 지출을 맞추는 단기적 지출 항목이나 시혜적 예산으로 치부하는 경제 논리가 마침내 국가백년지대계의 근간을 침식하는 것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삭감론자들이 내세우는 핵심 논리는 학령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다.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육 예산도 기계적으로 감소해야 한다는 주장은 언뜻 들으면 합리적인 것처럼 착시를 일으킨다. 그러나 이는 교육이라는 일종의 복잡계(Complex System)를 단지 ‘학생 1인당 투입 비용’이라는 조잡한 단순 산술로 환원하는 단견에 불과할 뿐이다. 교육 현장의 재정 구조는 단순 소비재 공급 체계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학교 재정의 60% 이상은 교원 인건비, 학교 건물 및 시설 유지비, 기초 운영비 등 학생 수의 증감과 무관하게 지출되는 ‘고정성·경직성 경비’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 수가 30명에서 15명으로 반토막 난다 해도 교실의 전등을 절반만 켜거나, 교사의 임금을 반으로 줄이거나, 학교 건물의 난방 면적을 반으로 축소할 수는 없지 않은가? 오히려 학령인구 감소가 가속화될수록 소규모 학교의 비율은 높아지며, 이는 오히려 학생 1인당 행정·시설 운영의 단가를 상승시키는 재정적 구조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인구절벽이라는 시대적 위기 속에서 한 사람이 지니는 사회적·경제적 가치는 과거와 비할 수 없이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한다. 산업화 시대의 다품종 대량생산 시대의 집단적·공장형 교육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최첨단 디지털과 AI 시대에 개별 학생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맞춤형 개별화 교육’으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미래 생존의 문제라 할 수 있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기초학력 보장, AI 기반 디지털 학습 인프라 구축, 기초과학 및 미래 기술 기반 습득, 특수교육과 다문화 교육, 고교학점제, 유보통합 등 고도화된 교육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은 모두 집약적인 재정적 투입을 필수 전제로 요구한다. 이는 인구가 감소하는 시기야말로 오히려 교육에 대한 단위당 투입을 비약적으로 늘려야 하는 결정적인 골든타임이라는 의미다. 역사적으로 국가의 흥망은 지식 자본과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 의지와 정확히 궤를 같이했다. 변변한 자원 하나 없는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도약하게 된 유일한 동력은 사람에 대한 투자, 즉 교육이었다. 1972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이후 지속되어 온 내국세 연동 구조는 정치적·경기적 외풍으로부터 공교육의 보루를 지켜낸 핵심 재정 기틀이었다. 해외 주요국의 사례 역시 이러한 사실을 명확히 뒷받침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들은 학령인구 변화와 무관하게 교육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인식하고 정부 지출 대비 교육 재정 비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강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예컨대 핀란드와 싱가포르 등 교육 선진국들은 저출생 위기 속에서 교부금을 줄이기는커녕 교사 1인당 학생 비율을 극단적으로 낮추고, 멘탈 헬스 및 사회·정서적 돌봄 프로그램을 학교 재정으로 흡수하여 공교육의 질적 도약을 이루어냈다. 이제 교육교부금의 삭감을 결정하거나 이를 정책적으로 주도·방조한 행정가와 정치인들은 단지 한 해의 예산안을 조율한 관료로 평가받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미래 교육을 거부하고 이 나라의 교육 시계를 정체, 나아가 후퇴시킨 주역으로 역사의 법정에 기록될 것이다. 역사는 단기적인 재정 효율성이라는 명목 뒤에 숨은 정책적 통찰의 부재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스스로 교육의 사다리를 부수는 결정이 초래할 피해는 온전히 힘없는 미래 세대와 국가 전체의 경쟁력 약화로 귀결됨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는 이를 반드시 기억하고 냉엄한 평가를 남겨 잘못된 정책을 복원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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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이 남길 비극적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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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이타카로 가는 길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아내와 영화를 보았다. 예매율 1위를 달리는 ‘오디세이’였다. 172분의 상영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가 돌아가려 했던 곳은 이타카였다. 트로이 전쟁이 끝났지만 귀향은 또 하나의 지난한 투쟁이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내가 가야 할 귀향은 어디인가’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젊은 날 우리는 멀리 가는 법부터 배웠다. 더 높은 곳에 오르고, 더 많이 갖고, 더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쉼 없이 노를 움직였다. 어느 순간 무심한 일상에서 삶은 뜻밖의 질문을 툭 던진다. 나는 지금 누구의 삶을 살고 있는가. 인생의 길에서 우리는 이타카를 찾는다. 젊을 때는 부모가 정한 길, 학교가 정한 기준, 사회가 요구하는 성공의 기준을 따라간다. 그런데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얻고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할 때가 있다. 그때 비로소 묻게 된다. 이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인가. 자기에게 돌아온다는 것은 ‘남의 기준으로 살던 삶을 멈추고 자신의 기준을 회복하는 일’이다. 내가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다시 묻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긴다면 실제로 가족을 위한 시간을 내야 한다. 말로는 가족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하루 대부분을 돈과 경쟁에 바친다면 그것은 가치관이 아닌 희망 사항에 가까운 것이다. 결국 시간을 어디에 쓰는지가 그 사람의 진짜 가치관을 말해준다. 시간은 삶에서 가장 정직한 화폐다. 오디세우스가 세이렌의 노래를 듣기 위해 자신을 돛대에 묶었던 장면도 의미 깊다. 그는 자신의 의지를 과신하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경계를 만들었다. 정말 지키고 싶은 것을 위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절제하는 힘. 그것이 성숙한 자유다. 남의 시계에서 내려와 자신의 시간으로 돌아오는 것. 세상의 박수보다 자신의 양심에 귀 기울이는 것. 그리고 사랑해야 할 것을 다시 선택하는 것. 그것이 자기에게 돌아오는 길이다. 돌아가는 길이 길어도 괜찮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남들이 정해놓은 목적지에 먼저 도착하는 것이 아니다. 긴 항해 끝에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의 주인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남의 기대가 아니라 내 가치로 선택하는 것은 삶의 선택에서 중요한 갈림길이다. 사람은 평생 어딘가를 향해 부지런히 가지만 정작 자신에게 돌아가는 길은 너무 늦게 발견한다.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의 주인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무엇을 소중히 여기며 살 것인지 결정하고, 그 선택에 책임지며, 마침내 내 삶의 중요한 시간을 내가 믿는 가치에 바치는 것이다. 오디세우스가 이타카로 돌아갔다는 것은 단순히 집으로 돌아갔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를 다시 확인한다는 뜻에 가깝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싶은가? 영화 ‘오디세이’가 오래된 신화의 옷을 입고 우리에게 건네는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것이 내가 살고 싶었던 삶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곳에 닿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평생 찾아 헤매는 이타카일 것이다. 그 길은 지금 이 순간 우리 앞에서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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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이타카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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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취업이 끝이 아니라 성장의 시작이다
-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많은 사람들이 취업을 목표로 삼는다. 하지만 취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한 번 취업했다고 평생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변화에 적응하며 끊임없이 역량을 키우는 사람이 경쟁력을 갖게 되고, 기업 역시 인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최근 산업현장은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기술 확산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직무의 형태는 세분화되고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도 끊임없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 직업훈련은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교육이 아니라 변화에 대응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과정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업들은 채용보다 더 큰 고민을 이야기한다. 어렵게 채용한 인재가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빠르게 이탈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을 채용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일이다. 개인의 성장은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기업의 성장은 다시 지역경제의 성장으로 연결된다. 기업과 구직자를 만나며 느끼는 것은 교육은 취업 전보다 취업 후가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업무를 배우고, 조직문화를 이해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교육이 이루어질 때 개인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기업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우리는 다양한 공공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직무교육과 역량강화교육을 운영하며 조직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교육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교육을 획일적으로 제공하기보다 기관과 기업의 특성, 직무, 조직문화, 교육 목적을 분석하여 맞춤형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중심 교육을 운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조직활성화와 리더십 교육, 팀워크 향상을 위한 참여형 워크숍, 특별민원 응대교육, 공공재정환수법 교육, 장애인 고용 담당자 역량강화 교육, 취업지원 슈퍼바이저 교육, ESG 및 컨설팅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조직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함께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AI 활용 교육과 디지털 업무혁신 교육을 확대하여 변화하는 산업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실무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의 성과는 교육장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육을 받은 사람이 자신의 업무를 더 잘 수행하고, 동료와 협력하며,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 갈 때 비로소 교육은 가치를 갖는다. 사람의 성장은 기업의 경쟁력이 되고, 기업의 경쟁력은 다시 지역사회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앞으로의 HRD는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산업현장의 변화에 귀 기울이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함께 고민하며, 사람과 조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며, 사람에 대한 투자는 가장 확실한 미래 투자로 이어질 것이다. 취업은 목표가 아니라 성장의 출발점이다. 사람의 가능성을 키우는 교육은 기업의 경쟁력을 만들고, 기업의 성장은 지역사회의 미래를 만든다. 사람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의 변화에 귀 기울이며 지속 가능한 HRD를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직업훈련을 통해 실천하고자 하는 가치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사람과 기업이 직접 만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는 온·오프라인 채용박람회와 일자리 연계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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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취업이 끝이 아니라 성장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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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청소년들의 연암(燕巖) 발자취 답사 열풍과 교육적 효과 및 과제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최근 교육계와 인문학계에서는 청소년들이 연암 박지원(朴趾源)의 연행(燕行) 경로와 국내 유적지를 직접 답사하는 ‘몸의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있다. 주지하는 것처럼 연암 박지원은 해학적이자 여행을 통한 배움과 문화 탐방의 길을 튼 역사상 매우 소중한 문학인 《열하일기》의 저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을 통해 드러난 중국 문명의 신비로운 모습과 탐구 정신은 우리 문학사에 주옥같은 걸작으로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 글에서는 관념적 지식 전달 위주의 기존 인문 교육에서 벗어나 현장 기반의 실증적 사유를 재현하고자 연암의 발자취를 찾는 흐름의 주요 실태와 교육적 효과 및 과제를 제언하고자 한다. 위에서 언급한 청소년들의 답사와 기행 코스는 서울-의주-압록강을 거쳐 중국 심양, 북경, 열하(承德)로 이어지는 《열하일기》의 이동 경로를 청소년들이 직접 추적하는 장기 기행 프로젝트다. 이는 단순 관광이 아닌, 연암이 머물렀던 주요 거점(구련성, 요양, 산해관, 피서산장 등)에서 연암의 텍스트를 현장에서 낭독하고 사료와 현지 문물을 대조 분석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각 지역 교육청 및 공공도서관, 청소년 수련관을 중심으로 연암 박지원의 문학적·사상적 거점을 탐방하는 답사 코스(서울 감의재 터, 함양 안의현감 시절의 물레방아 유적지, 연암골 등)가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는 고교 고전 독서 클럽과 연계하여 텍스트 분석 후 현장을 방문하는 ‘선(先)독서 후(後)답사’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는 현장 미션 수행형 융합 학습(PBL) 프로젝트로 단순 견학을 넘어 청소년들이 연암의 시선으로 현대의 도시 구조나 기술, 타 문화 요소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경이로운 것은 연암이 똥더미나 흙벽돌에서 기술적·교육적 가치를 발견했듯, 학생들 역시 특정 미션을 받아 현장의 물물(物物)을 정밀 관찰하고 현대판 《열하일기》를 디지털 매체나 보고서로 재창작하는 활동이 병행된다는 점이다. 현재 진행되는 답사 운동의 교육학적-학술적 실태 및 특징을 살펴보자면 첫째, 지식의 체화다. 이는 교실 내 텍스트 읽기에 국한되던 인문학을 물리적 이동과 신체적 체험으로 확장하여 연암이 겪었던 행군의 고됨과 기후 환경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고전의 맥락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둘째, 비판적 텍스트 재해석이다. 이는 연암이 당시 사대부들의 성리학적 명목주의를 비판했듯, 학생들 역시 당대의 주류 담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기법을 현장에서 훈련하는 것이다. 셋째, 텍스트와 현장의 융합이다. 《열하일기》 내 지명과 현지의 실제 지리·문화적 변화를 비교하는 실증적 탐구를 시행하여, 고전학과 지리학, 역사학을 아우르는 학제 간 학습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흐름을 보다 학술적으로 연계하기 위해서는 실사구시(實事求是) 교육의 현대적 구현을 적극 장려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매체의 확산으로 정보의 파편화와 추상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연암의 답사길 추적은 학생들에게 ‘정밀한 관찰’과 ‘실증적 탐구’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구체적인 교육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는 이를 보다 체계화하고 지속적으로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참여하여 교육적 성과를 높이기 위한 과제와 지원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으로의 체계화 필요성이다. 현재의 답사 열풍이 단순 일회성 체험 학습이나 이벤트성 기행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학교 정규 교육과정(자유학기제, 국어·사회 융합 프로젝트 등)과의 심도 있는 연계와 전문 지도 인력의 양성이 수반되어야 한다. 더불어 초·중·고등학교 현장에서는 연암의 《열하일기》를 수준별로 편집한 고전 읽기 운동을 체계적으로 전개할 필요성에 보다 주목할 것을 제언하고자 한다. 유머와 해학이 넘치는 작품을 통해 글쓰기와 사고력 확장의 교육 목표로 삼을 뿐만 아니라, 타국의 문물을 대하는 포용적인 자세와 열린 마음을 고취하여 ‘우물 안 개구리’ 식의 소극적이고 획일적인 사고를 넘어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포용력의 확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이를 학교에서는 “경험은 최고의 스승이다”, “교육은 삶 그 자체여야 한다”는 명제에 충실하고 철저하게 접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바라는 마음이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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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청소년들의 연암(燕巖) 발자취 답사 열풍과 교육적 효과 및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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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배움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우리는 흔히 배움을 학교를 다니는 시기에만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졸업장을 받으면 교육도 끝났다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오늘날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산업구조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한 번의 배움만으로 평생을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제 배움은 특정 시기의 선택이 아니라 삶 전반에 걸쳐 계속되어야 하는 필수 과정이다. 평생교육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부족한 지식을 보완하는 교육이 아니라 새로운 직업을 준비하고, 사회와 다시 연결되며,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성장의 과정으로 확대되고 있다. 청년에게는 미래를 준비하는 힘이 되고, 중장년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되며, 지역사회에는 함께 성장하는 기반이 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배움의 기회에서 소외되어 있다. 경제적인 이유로 교육을 포기하기도 하고, 자신에게 맞는 교육을 찾지 못해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기도 한다. 특히 경계선지능인을 비롯한 느린학습자는 배우고 싶다는 의지가 있어도 자신의 특성과 속도에 맞는 교육을 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평생교육은 모두에게 같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과 특성에 맞는 배움의 기회를 만드는 일이어야 한다. 현장에서 평생교육사업을 운영하며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지역마다 필요한 교육의 모습이 다르다는 점이다. 평생교육은 정해진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변화와 요구를 함께 고민하고, 지역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우리는 공공 평생교육기관과 협력하여 시민교수 사업을 운영하며 시민이 교육의 수혜자를 넘어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을 지역사회와 나누는 교육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시민 한 사람의 경험과 재능이 또 다른 시민의 배움으로 이어질 때 평생교육은 개인의 성장을 넘어 지역사회의 자산이 된다. 또한, 경계선지능인 진로교육을 비롯해 보호자 특강과 교육담당자 대상 교육 등 다양한 평생교육 시범사업을 운영하며 지역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교육 의제를 고민해 왔다. 경계선지능인의 자립은 당사자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자신의 적성과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진로교육, 자녀를 이해하고 올바른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보호자 교육, 그리고 현장에서 적절한 지원 방법을 고민하는 교육담당자의 역할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성장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제과·제빵, 플로리스트, 주얼리 제작 등 직무 중심 교육은 참여자들에게 단순한 기술 습득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스스로 만든 결과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며, 사회와 다시 연결되는 경험을 만들어 주었다. 보호자 특강은 자녀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시간이 되었고, 교육담당자 교육은 지역사회가 함께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평생교육은 한 사람만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지역사회까지 함께 성장시키는 과정임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평생교육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일수록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만큼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지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다양한 계층이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지원하며, 시민 모두가 배우고 가르치는 주체가 되는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평생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배움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사람은 지역사회를 변화시킨다. 평생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이 아니라 배움의 기회를 넓히고, 지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사회적 투자이다. 누구도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는 지역사회, 그리고 배움을 통해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평생교육 현장에서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가치이며 앞으로도 함께 만들어 가고 싶은 미래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취업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장과 안정적인 직장 적응을 지원하는 사후관리와 재직자 성장 지원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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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배움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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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EBS 《위대한 수업》이 던지는 교육적 효과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오늘날 대한민국 가정의 거실과 아이들의 방 안 풍경을 잠시 가만히 들여다보자.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손바닥 크기의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15초짜리 숏폼 영상이 끊임없이 넘어가고, 알록달록한 자극과 도파민 폭탄이 아이들의 뇌를 실시간으로 마비시키고 있다. 그뿐이랴. 자극적인 자막과 무의미한 웃음이 범람하는 TV 매체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매 순간 더 강렬한 감각적 자극을 찾아 헤매는 어른과 아이들에게, 과연 방송 매체는 영혼의 양식이 될 수 있을까?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절망적인 매체 환경의 사막 한가운데서 마치 오아시스처럼 빛나는 프로그램이 하나 존재한다. 바로 EBS1의 'EBS 위대한 수업, Great Minds'(이하 '위대한 수업')이다. 만약 누군가 “현재 대한민국 TV 매체 중 미래 세대에게 가장 교육적 의미와 효과가 탁월한 프로그램이 무엇인가?”하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이 프로그램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한 교양 프로그램을 넘어, 인류가 축적해 온 지혜의 정수를 안방극장에 직배송해 주는 거대한 ‘지적 축제’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지성 복지’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BS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공동 기획한 '위대한 수업'은 격이 다른 클래스로 출연진 라인업을 보고 있으면 입이 떡 벌어진다. 리처드 도킨스, 마이클 샌델, 유발 하라리, 슬라보예 지젝, 주디스 버틀러, 폴 크루그먼 등 세계적인 사상가, 과학자, 경제학자, 예술가들이 줄지어 출연한다. 이름만 들어도 대학 도서관 깊숙한 곳에 꽂힌 두꺼운 전공 서적이 떠오르는 이 거장들이,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하며 한국의 미래 세대에게 직접 말을 걸어온다. 이 프로그램의 진가는 지식의 ‘눈높이 배송’에 있다. 세계적 지성들이 자신의 평생 연구 업적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명확하고 직관적인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예술을 아우르는 이 명강의들은 단지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세계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등등 수많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숏폼 영상의 파도 속에서 산산조각 난 아이들의 집중력을 다시 묶어 세우고, 깊은 사고의 호수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강력한 지적 인력(引力, Gravity)을 발휘하는 것이다. '위대한 수업'이 지닌 교육적 잠재력을 200% 폭발시키기 위해서는, 시청 방식을 완전히 뒤바꾸는 획기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리추얼(Ritual)이 결합되어야 한다. 첫째, ‘단 하나의 반론’ 던지기로 석학과 맞짱 뜨는 질문 시합이 필요하다. 이제는 방송을 본 뒤 아이들에게 요약정리를 시키는 고문 아닌 고문을 중단시켜야 한다. 대신 “오늘 강연자의 말 중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들거나 이해되지 않는 한 가지를 찾아 석학에게 반박하는 질문을 쓰라”는 미션을 줄 필요가 있다. 둘째, ‘10분 가상 난상 토론’으로 교실과 거실을 소크라테스의 학당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학교 교실이나 가정에서 방송 시청 후 딱 10분간 ‘가상 토론회’를 열어 본다. “네가 오늘 나온 마이클 샌델 교수라면 정의란 무엇이라고 답할래?”라는 질문 하나가 아이를 수동적 시청자에서 능동적 질문의 주체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지적 영웅의 ‘디지털 스크랩북’ 만들기가 필요하다. 좋아하는 연예인의 포토 카드를 모으듯, 아이가 감명 깊게 본 석학의 핵심 명언과 자신의 생각을 적은 ‘지성 카드’를 디지털이나 노트에 수집하게 한다. 이는 지식을 점수로 환산하는 차가운 입시 도구가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는 ‘멋진 지적 유산’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감성적 접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당장이라도 아이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을 가만히 내려놓게 하고 거실 TV 채널을 틀어보자. 그리고 세계의 거장이 던지는 묵직한 질문 앞에 아이와 함께 앉아보자. 아이가 스크린 속 석학의 눈빛에서 호기심의 불꽃을 발견하고 “엄마, 저 사람은 왜 저런 생각을 했을까?”라고 물어오는 순간, 대한민국 교육을 바꿀 위대한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인식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소망한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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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EBS 《위대한 수업》이 던지는 교육적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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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학교의 목적을 다시 묻다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학교 가야지!” 어린 시절 눈을 비비고 일어나면 들었던 말이다. 왜 학교에 가야 하는지 스스로 묻지 않았다. 밥을 먹고 숨을 쉬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었다. 모두가 가니까 나도 가는 것이었다. 우리는 학생을 위해 학교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학교는 시대마다 국가의 필요, 산업의 요구, 대학입시의 질서에 맞추어 모습을 바꾸어왔다. 학교는 근대국가가 만든 가장 성공적인 제도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의 학교가 여전히 미래의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배움의 공간인지, 아니면 오래된 운영체계를 관성처럼 반복하고 있는지는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학교는 아직도 19세기 산업사회의 공장과 너무 닮아있다. 같은 시간에 등교하고, 같은 교실에서, 같은 내용을 배우고, 같은 시험을 치르고, 순서대로 평가받는다. 아이들의 삶은 더 이상 공장의 컨베이어벨트 위에 있지 않다. 학교는 시대의 요구에 충실했다. 문제는 어느 순간 수단이 목적을 대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문명이 쇠퇴하는 징후 가운데 하나는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는 일이라고 한다. 사람의 행복을 위해 만든 제도가 오히려 사람을 지배하기 시작하면 제도는 본래의 의미를 잃게 된다. 학교도 달라져야 한다. 학교는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가. 대학 시험은 배움을 돕기 위한 도구였지만 시험이 교육이 되었다. 성적은 성장의 기록이어야 했지만 인간의 가능성을 재는 잣대가 되었다. 대학은 교육의 한 과정이어야 하지만 대학입시는 학교교육의 종착점이 되었다. 1995년 5월 31일 발표된 5·31 교육개혁이 있었다. 교육개혁위원회는 공급자 중심에서 학습자 중심으로, 획일적 교육에서 다양하고 특성화된 교육으로, 통제에서 자율과 책무성으로 교육의 방향을 바꾸겠다고 했다. 그 뒤로도 많은 교육개혁과 교육과정 개편이 있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 묻는다. 왜 교육은 개혁을 거듭하면서도 입시의 벽을 넘지 못하는가. 제도를 고치면서도 교육의 목적은 묻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가 경쟁력을 위해 인재를 길러야 한다. 맞는 말이다. 대학도 좋은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물어야 할 중요한 질문이 있다. 학교는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가. 대학을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학생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가. 이 질문에 올바로 답하지 않고 평가 제도만 바꾸는 것은 체온계를 바꾸면서 열이 내리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좋은 국가를 만들기 위해 쓸모 있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교육을 할 때 좋은 사회가 만들어지고 그런 사회가 결국 국가의 진정한 힘이 된다. 교육이 가야 할 길도,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도 그 순서에서 시작된다. 순리를 역주행하는 위험한 질주에서 대한민국의 교육은 이제 내려와야 한다. 학교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다시 기억하는 것. 우리 교육이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새로운 답을 찾는 것이 아니다. 학교가 왜 존재하는지를 다시 묻는 일이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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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학교의 목적을 다시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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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기회보다 '다시 시작할 용기'다
-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취업이 두려워졌습니다." 청년들을 만나면 의외로 자주 듣게 되는 말이다.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반복되는 실패와 불안, 그리고 자신감의 상실이 청년들을 사회 밖으로 한 걸음씩 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청년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을 만나는 일조차 부담스러워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멈춰 서 있는 경우도 있고, 실패를 반복하며 스스로 가능성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취업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도전할 힘을 잃어버린 것에 더 가깝다. 그래서 청년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채용공고가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운영되는 사업이 청년도전지원사업이다. 이 사업은 단기간에 취업을 목표로 하기보다 구직을 포기했거나 장기간 경제활동에서 멀어진 청년들이 다시 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데 의미가 있다. 진로 탐색과 취업 역량 강화는 물론 심리 회복, 자신감 향상, 사회적 관계 형성 등 청년이 다시 움직일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과정에 집중한다. 사람은 자신감을 잃으면 능력까지 잃은 것처럼 느끼기 쉽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청년들은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가능성을 믿어주는 사람과 함께할 기회가 필요했을 뿐이다. 프로그램에 처음 참여할 때는 말없이 시간을 보내던 청년이 교육을 이어가며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함께 활동하는 또래들과 관계를 맺으며 다시 목표를 세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작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경험은 취업보다 먼저 이루어져야 할 중요한 성장 과정이다. 특히 청년도전지원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자조모임이다. 자조모임은 단순한 친목활동이 아니라, 같은 고민을 가진 청년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다. 혼자였다면 쉽게 포기했을 고민도 또래와 함께 이야기하며 새로운 관점을 얻고, 서로를 응원하는 과정에서 다시 도전할 힘을 얻게 된다. 실제 자조모임에서는 채용박람회에 참여하기 전 함께 관심 기업과 직무를 탐색하고, 기업 담당자에게 어떤 질문을 할지 미리 준비한다. 박람회가 끝난 뒤에는 각자가 얻은 채용정보와 직무 특성, 필요한 역량을 공유하며 서로의 구직 방향을 함께 고민한다. 특정 기업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강점과 부족한 부분을 이야기하며 앞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함께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취업정보를 얻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혼자서는 막막했던 취업 준비가 함께 고민하고 정보를 나누는 과정 속에서 구체적인 목표로 바뀌고, 다른 참여자의 경험은 또 다른 청년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자조모임은 청년들이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응원자가 되어 주는 성장의 공간인 셈이다. 특히 최근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취업 문제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 높아지는 채용 기준, 미래에 대한 불안은 청년들에게 끊임없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청년정책 역시 일자리를 연결하는 데 머물지 않고, 사회와 다시 연결되는 과정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현장에서 사업을 수행하며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청년들은 생각보다 훨씬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만 그 가능성을 꺼낼 수 있는 계기와 환경이 부족했을 뿐이다. 누군가의 격려와 체계적인 프로그램, 그리고 함께 성장하는 경험은 청년들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 청년도전지원사업은 취업 준비 프로그램을 넘어 청년들이 자신의 삶을 다시 설계하도록 돕는 사회적 투자라고 할 수 있다. 한 사람의 변화는 결국 가정의 변화로 이어지고, 기업의 미래가 되며, 지역사회의 활력이 된다. 우리는 청년들이 단순히 취업에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스스로 가능성을 믿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조급한 결과보다 함께 걸어주는 시간이다.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 다시 시작할 용기다. 그리고 그 용기는 누군가의 관심과 믿음, 그리고 함께 걷는 동료 속에서 자라난다. 청년도전지원사업이 만들어 가는 가장 큰 변화도 바로 그 지점에 있다. 다음 회차에서는 취업 지원을 넘어 평생학습의 기회를 넓히고, 경계선지능인을 비롯한 다양한 학습자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평생교육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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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기회보다 '다시 시작할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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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대입 수시상담에서 학생부 대신 학생을 살리는 교육개혁을 원한다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교육은 현실을 기반으로 세워져야 한다. 왜냐면 현실을 외면한 정책은 아무리 선한 의도를 품고 있어도 결국 학생과 학부모의 불편만 키울 뿐이기 때문이다. 최근 학원에서 대입 수시 상담을 하면서 학생부를 공식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 역시 그러한 우려를 낳고 있다. 물론 정부의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학생부가 사교육 시장의 상품으로 거래되고, 고액 컨설팅의 도구가 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교육의 공정성을 지키겠다는 고육지책인 셈이다. 그러나 정책은 의도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현실에서 학생부를 보지 않고 수시 상담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이는 마치 의사에게 CT와 MRI를 보지 말고 수술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학생부는 학생의 학교생활 전반을 기록한 공식 자료다. 교과 성적뿐 아니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창의적 체험활동, 진로 활동, 독서 활동 등이 담긴다. 그래서 오늘날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학생부는 가장 핵심적인 평가 자료다. 그런데 이를 활용하지 못한 채 진학 상담을 하라는 것은 나침반 없이 바다를 항해하라는 요구와 다름없다. 정부는 학원의 과열 경쟁과 상업화를 우려했을 것이다. 그러나 규제만으로 시장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음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공식적으로는 금지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은밀하게 상담이 이뤄진다면 피해는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정보력이 있는 가정은 우회로를 찾고, 그렇지 못한 학생들만 더 큰 불이익을 받게 된다. 교육의 공정성을 높이려다 오히려 교육격차를 키울 수 있는 역설이 생기는 것이다. 발상을 바꿀 필요가 있다. 막는 정책보다 공개하고 공유하는 정책이 훨씬 효과적이다. 어떻게 말인가? 첫째, 학생부 활용 자체를 금지할 것이 아니라 상담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상담 기록을 일정 기간 보관하고, 허위·과장 광고와 불법 컨설팅을 강력히 처벌하면 된다. 칼이 위험하다고 요리사의 칼까지 빼앗지는 않는다. 위험한 것은 칼이 아니라 잘못 사용하는 사람이다. 둘째, 공교육 상담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모든 고등학교에 진학전문교사를 충분히 배치하고, 대학별 평가 사례와 학생부 분석 자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사교육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교육을 막는 것이 아니라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셋째, 학생과 학부모가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AI 기반 진학상담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학생부를 입력하면 대학별 합격 사례와 유사 학생 데이터를 분석하여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 말이다. 이는 민간 컨설팅 의존도를 크게 줄이는 동시에 지역 간 정보격차도 완화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유의미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대학 입학 상담이 학교 카운슬러를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민간 상담기관도 일정한 윤리 기준 아래 활동한다. 중요한 것은 상담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개인정보 보호와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영국 역시 학생의 학업 기록과 교사 추천서를 활용한 상담이 일반적이며, 상담 자료 자체를 금지하지 않는다. 교육정책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현실을 무시한 이상은 공허하고, 이상을 잃은 현실은 방향을 잃는다. 학생부는 학생의 삶과 성장의 기록이다. 이를 활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기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기록을 제대로 읽지 못하게 만드는 일이다. 일찍이 공자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고 했다.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국가가 존립할 수 없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신뢰하지 않는 정책은 오래갈 수 없다. 규제는 최소한으로, 책임은 최대한으로 하는 것이 성숙한 교육행정이다. 교육은 금지의 기술이 아니라 가능성의 예술이다. 학생부를 봉인하는 정책이 아니라, 학생부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활용하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교육개혁이다. 학생의 미래를 지키려면 서류를 막을 것이 아니라, 서류를 왜곡하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 그것이 현실을 존중하면서도 교육의 공정성을 지키는 길이며, 이 나라 교육이 나아가야 할 대승적 해법이라고 믿는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고, 구더기 무서워 그 몸에 좋은 장을 안 담글 수는 없지 않은가?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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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대입 수시상담에서 학생부 대신 학생을 살리는 교육개혁을 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