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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눈높이 청소년 교육, 왜? 어떻게?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개학과 더불어 학교 현장은 역동적이고 활기에 차 있다. 오랜만에 코로나19와의 사투에서 점차 완화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긍정적인 모습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한다. 인간이기에 가능한 공동체 내에서의 눈물과 아픔, 폭력과 상처 등의 잠재성을 간직한 채 시간은 작은 어른들 사이에서 흘러간다. 왜 작은 어른인가? 미성년자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살아가는 모습 그 자체는 어른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 간의 반장 선거나 회장 선거를 보면 기성세대의 모든 수단이 등장한다. 단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누가 이렇게 애 늙은이를 만들었을까? 부끄럽게도 어른들, 가정과 학교, 사회의 기성세대 집단들이다. 이는 학생을 어른들의 눈높이로 보고 그들을 대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역시 학생 눈높이 즉, 학생의 시선과 관점으로 교육하는 것이다. 학교는 과거 우등생이었던 20~60대의 교사 집단과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럭비공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10대 학생 집단이 공존한다. 교사 집단은 대부분 공부와 생활면에서 모범생 출신이 많다. 전직 미국의 대통령도 ‘한국 교육을 보라’며 부러워했던 것은 높은 교육열과 수준 높은 교사 집단이었다. 문제는 이런 우수 집단이 오늘날의 학생들을 기대만큼 잘 교육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학생들과의 갈등과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역시 학생들을 그들의 눈높이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육 현장은 과거 ‘스쿨미투’와 같은 방식으로 수많은 심리적 갈등이 발생하고 따라서 청소년의 눈에 비친 교사는 소위 ‘꼰대’로 군림할 뿐이다. 어쩌다 교사가 ‘청바지를 입은 어른’으로 변신을 시도해도 근본 의식이 달라지지 않으니 여전히 갈등을 심화시킬 뿐이다. 사실 생활지도의 문제 대부분은 이처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서 일어나는 사건이 대부분이다. 이제 교사들은 학생들로부터 ‘패자’라는 불명예를 안기에 이르렀다. 각종 소송 사건에 연루되고 학생들의 대자보에 등장하고 민원의 대상이 된다. 이에 학부모는 급기야 철밥통 교사 집단의 퇴치를 부르짖으며 질투와 증오를 쏟아 내는 극한 상황까지 왔다. 그렇다면 교사가 학생 지도에 눈높이를 맞춘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다음의 일화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 인디애나주의 작은 마을에 사는 브라이언은 15세 소년으로 뇌종양으로 방사선 치료와 약물 치료를 받느라 머리카락이 다 빠졌다. 그는 놀림감이 될까 봐 학교에 나가기를 꺼렸다. 학급의 급우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자발적으로 그를 돕기 위해 나섰다. 그 방법이 어른들은 생각지도 못한 것으로 학급 친구 모두가 삭발을 한 것이다. 머리카락이 빠진 친구가 외톨이가 되지 않도록 하는 배려였다. 이 이야기는 신문에 보도되어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우정인가? 이런 눈높이 사고를 기성세대는 착상하기가 쉽지 않다. 왜냐면 자기들의 눈높이로 자기들 편리한 대로 방법을 구안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눈높이 교육의 출발은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것이다. 상대에 대한 이런 존중은 상호 간의 거부감을 낮추어 줄 뿐만 아니라 서로의 대화가 원만하게 이루어지도록 영향을 미친다. 오늘날 학교에서 만연하는 학교 폭력도 교사-학생, 학생-학생 간의 이런 산소 같은 마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사나 어른이 학생들에게 존중의 옷을 입히지 않으면서 학생이 예쁘고 바른 모습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하다.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환대하고 참여시키며 존중하는 시간이 지속되면 아이들의 태도도 틀림없이 달라진다. 단 많은 시간을 인내할 필요가 있을 뿐이다. 그것이 고통스럽더라도 의미와 가치는 충분하다. 단지 조바심을 경계하면 된다. 아이는 존중받고 자랄 때 진정한 인격체로 성장한다. 학생을 눈높이에 맞추어 존중의 옷을 입히자. 이것이 바람직한 민주시민 육성의 출발점이고 관계의 황금률이라 믿는다. ▣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現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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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알리기 프로젝트 Fun&Easy Guide to Korea] The Golden Age of Goguryeo
[교육연합신문=유정희 연재] ◈ 고구려의 황금기 가온)한국이 옛날에 지금의 중국 영토 일부를 차지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애니)그래요? 가온)네. 광개토왕 때문이지요. 애니)그가 누구인데요? 가온)광개토왕은 고구려의 19번째 왕이었어요. 그는 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 중의 한 명으로 여겨지고 있어요. 애니)그게 사실인가요? 가온)그럼요! 그의 통치 기간이 고구려의 황금기였어요 ◈ 역사돋보기 광개토대왕릉비는 중국 길림성 집안 시에 위치하며 AD 414년 장수왕이 아버지인 광개토대왕의 업적을 칭송하기 위해 만들었어요. 고구려의 건국 과정, 광개토대왕의 정복 사업 등을 기록하였어요. 광개토대왕이 어렸을 때 이름은 담덕이었고, 재위 때는 영락대왕이라 불렸으며, 죽은 뒤에는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이라는 묘호를 신하들이 올렸어요. ‘국강상’은 ‘도성의 언덕’이란 뜻으로 무덤의 장소를 뜻하고 ‘광개토경’은 ‘영토를 넓게 개척하였다’라는 말로 업적을 표현한 것이에요. ‘평안’은 ‘백성을 평안하게 살도록 했다’라는 뜻이며, 호태왕은 왕을 높여서 부르는 존칭입니다. ▣ 지은이 유정희 ◇ 국제교류문화진흥원 원장 ◇ 마리이야기 대표 ◇ 융합관광콘텐츠학회 국제학술대회위원장 ◇ 한국문화재지킴이단체연합회 이사 ◇ 저서 《Fun & Easy Guide to Korea》, 《담덕이야기》, 《궁파이야기》, 《창덕궁》,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 펴낸곳 응용한국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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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 시장 가는 길 – 건어물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어물이 ‘물고기 어(魚)’ ‘사물 물(物)’로 물고기를 가리키는 말인 줄은 알겠는데 건어물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건’은 ‘마를 건(乾)’이야. 그러니까 건어물은 말린 물고기지. 말린 포도를 건포도라 하고, 물기나 습기를 말려서 없애는 일을 건조라 해. 사료 등으로 쓰기 위해 베어서 말린 풀을 건초라 하고 기후가 메말라서 습기가 없는 시기를 건기라 하지.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라는 속담 아니? 못난 사람이 같이 있는 동료를 망신시켰을 때 쓰는 표현이야. 꼴뚜기가 못생긴 물고기이기 때문에 만들어진 말이지. ‘어물전’에서 ‘전’이 무슨 뜻이냐고? ‘가게 전(廛)’이야. 그러니까 어물전은 물고기 파는 가게이겠지? 옹기 파는 가게는 옹기전이고, 한약 재료를 파는 가게는 약전이며, 놋쇠로 만든 그릇을 파는 가게는 유기전이란다. ‘독 옹(甕)’ ‘그릇 기(器)’ ‘약 약(藥)’ ‘놋쇠 유(鍮)’지. 전주에 싸전다리가 있는데 쌀과 곡식을 파는 가게 옆에 있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란다. ‘쌀전다리’라 해야 옳은데 발음을 쉽게 하기 위해 ‘쌀’의 ‘ㄹ’을 탈락시켜 싸전이라 한 거야. 조제하지 않은 원료 그대로의 약재를 파는 곳을 건재약국이라 하는데 ‘마를 건(乾)’ ‘원료 재(材)’로 말린 그대로의 재료를 파는 곳이라는 의미야. 술을 마실 때 잔을 비우는 일을 건배라 하는데 이때의 ‘건’도 ‘마를 건(乾)’이란다. ‘배’는 ‘잔 배(杯)’지. 그러니까 건배는 잔을 말려버린다, 잔에 있는 술을 다 마셔버린다는 의미인 거야. ‘물고기 어(魚)’ 앞에 ‘물 수(水=氵)’가 더해진 ‘漁’는 ‘고기 잡을 어‘인데 물고기를 잡는데 쓰는 배인 어선, 농촌과 어촌을 아울러 이르는 말인 농어촌, 물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가는 일인 출어 등에 쓰인단다. 복습해 볼까요? ----------------------------------------------------------------------- 익힘 한자어 건어물 : 마를 건(乾) + 물고기 어(魚) + 사물 물(物) 활용 단어 건포도, 건조, 건초, 건기, 어물전, 옹기전, 약전, 유기전, 건재약국, 건배, 어선, 농어촌, 출어 ▣ 지은이 권승호 ◇ 전주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이비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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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깨봉 칼럼] 융합적인 글쓰기 ②
[교육연합신문=육우균 교육국장] 글을 쓸 때 지식의 확장과 수렴의 방법을 동원하면 주체적으로 지식을 날줄과 씨줄로 엮을 수 있다. 평면적 지식이 입체적 지식이 된다. 입체적 지식이란 우리 뇌 속에서 기존 정리된 지식이 융합되어 지식의 빅뱅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지식의 수용자에서 지식의 창조자로 거듭나게 된다. 상상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이 있다. 우선 기초지식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학습용어 개념사전과 백과사전을 독파해야 한다. 이것이 ‘통합’이다. 다음으로는 외부에서 자기 머리로 부딪히는 외부지식이 있어야 한다. 이 외부지식을 자기 지식화하려면 자기 내부의 공통점을 찾아 연결시켜야 한다. 이것이 ‘통섭’이다. 그렇게 지식을 늘려가다 보면 머릿속에서 융합이 일어난다. 전혀 분류가 다른 지식들의 충돌에서 불꽃이 튄다. 이것이 ‘융합’이다. 지식의 빅뱅이 일어난다고 할 수 있다. 인류 발전의 모든 힘은 융합에서 나왔다. 그런데 융합은 이종 융합이어야 훨씬 효용 가치가 있다. 이종 융합이란 문과 계열(언어, 사회, 예술)과 이과 계열(수학, 과학, 공학)을 연결시킨 것이다. 문과 계열의 ‘인문학적 상상력’과 이과 계열의 ‘과학적 논리력’이 융합하는 것이다. 문과 계열(언어, 사회,예술) 이과 계열(수학, 과학, 공학) 융합 언어(L) 행복 수학(M) 공식 (L+M) 행복지수=실제로 가진 것/욕구 X100(%) 사회(C) 행복한 사람 과학(S) 통계 (C+S) 빅데이터 예술(A) 그림 공학(T) 인체 공학 (A+T) 피카소의 3차원적 그림 위의 예처럼 이종 융합의 결과는 수준 높은 상상력의 결과를 낳는다. 그것은 문학적 용어로 ‘낯설게 하기’(Defailiarization)라 한다. 보편적인 관점을 지닌 사람이 파격적인 사람을 보면 매우 낯설게 느낀다는 것인데, 이것이 창조다. 생뚱맞은 돌연변이가 세상을 바꾼다. 그런데 돌연변이는 동종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이종끼리의 융합으로 ‘낯설게 하기’가 생겨난다. 정지용의 시 「향수」 중에 ”얼룩배기 황소가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이란 표현이 있다. 이것은 금빛(시각) + 게으른 울음(청각) = 공감각적 심상(융합의 결과) 이렇게 분석할 수 있다. 문학에서 표현법 중 직유보다 은유가 ‘낯설게 하기’의 표현 방법이다. 직유는 동종 간의 표현이고, 은유는 이종 간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예를 하나만 더 들어보자. “내 마음은 호수요”에서 ‘내 마음’은 ‘추상적’이고 ‘내재적’이 것이고, ‘호수’는 ‘구체적’이고 ‘외재적’인 것이다. 낯설게 하기의 표현이라 그 당시에는 매우 신선했다. 다만, 그 표현이 너무 과다하게 사용되어 이제는 진부한 표현이 된 것일 뿐. 여기에서 독자들은 ‘왜 은유가 창의적이냐’ 하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은유로 표현된 ‘내 마음’과 ‘호수’가 같은 것이기에 ‘내 마음’이 추상적이어서 행동을 취할 수 없을 때 이것을 구체물인 ‘호수’로 형상화하여 물 위에 비치는 그대의 그림자를 자기 안에 안을 수도 있고, 배처럼 다가오는 그대 앞에 물거품처럼 부서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은유는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내는 창조의 어머니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은유란 무엇인가』를 쓴 김용규는 “은유는 창의성을 낳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말하지 않았나. 그러면 위에서 언급한 지식의 확산(6-LCAMST)과 수렴(개념을 은유로 정의)의 융합으로 된 글쓰기 방법을 살펴보자. 주제를 ‘암호’로 하여 6-LCAMST로 지식을 확산해 보면 글쓰기의 재료들이 LCM만 남는다. 무슨 말이냐. 실로 구슬을 꿰려면 구슬의 수만큼 길이를 먼저 갖추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융합을 할 때도 매개하는 성질에 따라 융합물질도 여러 가지가 될 것이다. L-C로 할 건지, L-C-M으로 할 건지, 아니면 L-M-T로 할 건지 결정해야 한다. 여기서는 주제가 ‘암호’니까 암호와 관련있는 지식들로 융합해야 한다. 그러면 LCM으로 융합한다. 먼저 문학적 지식, 사회적 지식, 수학적 지식을 끌어와야 한다. 문학적 지식은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이 있고, 사회적 지식은 고대 로마의 학자 플루타르크는 ‘스키테일’이라는 나무봉을 암호로 사용한 것과, 로마의 카이사르는 알파벳보다 세 자리 뒤의 것으로 바꿔서 암호로 사용( I LOVE YOU : L ORYH BRX)한 지식이 있고, 수학적 지식으로는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의 ‘에니그마(수수께끼)’로 암호 해독하여 독일 히틀러의 대서양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어, 이후 튜링의 기계에 내장된 테이프는 컴퓨터 메모리로 발전하고, 작동 규칙표는 중앙처리장치(CPU)가 되었다는 사실이 있다. 이렇게 세 가지 지식을 융합하여 글쓰기 한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열려라 참께!” 이 말을 모르는 어린이는 없을 거예요. 알리바바가 동굴을 가로막은 커다란 바위를 향해 크게 외치자 바위 문이 열립니다. 알리바바는 동굴에 들어가 도둑들이 숨겨 놓은 보물을 몽땅 가져가 버리지요.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40인의 도둑은 몹시 당황합니다. 허술한 암호 관리로 모든 것을 잃어버렸으니까요.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이야기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암호 관리의 중요성’이라는 새로운 교훈을 줍니다. 고대 로마의 학자였던 플루타르크가 쓴 역사책에 따르면 최초의 암호는 기원전 400년 경 그리스의 스파르타 군대에서 사용되었어요. 전쟁 중 비밀리에 편지를 주고받기 위해 암호를 썼다고 해요. ‘스키테일(Scytale)’이라는 나무봉을 사용한 암호였지요. 기다란 양피지에 쓴 편지를 봉에 돌돌 말아야 정확한 내용이 보이는 방법이었어요. 반드시 굵기가 같은 스키테일을 사용해야만 암호를 해독할 수 있었습니다. 로마의 카이사르도 암호로 된 편지를 즐겨 사용하였어요. 카이사르 암호는 우리도 간단히 만들 수 있답니다. 암호로 만들고자 하는 내용을 알파벳으로 적은 다음, 그 글자보다 몇 번째 뒤나 앞의 글자로 바꾸는 방식이거든요. 예를 들어 ‘I LOVE YOU’를 쓰고 싶을 때는 각 알파벳보다 세 자리 뒤의 것으로 바꿔서 ‘L ORYH BRX’ 라고 쓰는 거예요. 어때요? 원리를 알고 나니 암호 만들기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지요? 암호의 역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세계대전 중 독일이 만든 ‘에니그마(Enigma, 그리스어로 수수께끼)예요. 타자기 모양으로 생긴 이 기계에 문서를 입력하면 내부에 있는 회전체가 돌면서 구멍을 뚫어 이해할 수 없는 2200만 개의 배열로 바뀌었어요. 입력한 글자가 다른 글자로 바뀌어서 나오는 신기한 기계였지요. 에니그마로 작성한 문서는 에니그마 없이는 해석할 수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독일은 암호 조합 방식도 매일 새롭게 바꾸었고요. 24시간 안에 암호를 해독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었으니 에니그마는 한 마디로 난공불락의 암호 생성기 겸 해독기였답니다. 결국 영국은 유능한 과학자들을 블레츨리파크라는 연구소에 모아 에니그마 해독작업에 착수했어요. 수학자 앨런 튜링(1912∽1954)이 주임이 된 이 연구소에서는 치밀한 수학 계산이 가능한 봄베콜로서스 등의 기계를 만들었지요. 그러나 나서 이 기계와 침몰한 독일잠수함에서 찾아낸 암호책을 가지고 에니그마를 해독하기 시작했어요. 전날 해독한 암호들은 과감히 지우고, 자주 사용되는 단어에 주의를 기울이며 군대 용어와의 연관성을 찾아 나갔지요. 이런 작업을 반복하여 경우의 수를 점차 줄여나가면서 영국 과학자들은 드디어 암호 해독에 성공하였습니다. 독일군의 작전을 알게 된 영국군은 이제 적의 공격에 미리 대비하여 역공격을 할 수 있게 되었지요. 이로 인해 전세가 뒤바뀌었고, 결국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의 히틀러는 대서양 전투에서 크게 패하고 말았어요. 튜링이 만든 기계에 내장된 테이프는 지금의 컴퓨터 메모리로 발전하였어요. 테이프를 읽고 쓰기 위한 장치는 컴퓨터의 메모리칩과 입출력 장치가 되었으며, 작동 규칙표는 중앙처리장치(CPU)가 되었습니다. 천재 수학자였던 튜링의 암호 해독 노력에서 오늘날의 컴퓨터 공학이 시작되었지요. 그러니 컴퓨터 사용에서 암호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예요. 매년 컴퓨터 공학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 주는 ’튜링상‘은 노벨상 못지않은 명성을 얻고 있어요. 정보의 중요성은 과거에는 주로 전쟁에서 나타났지만 ’손 안의 컴퓨터‘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정보 보호는 누구에게나 중요한 문제가 되었어요. 은행 거래를 할 때도, 인터넷 학습 사이트를 이용해 공부할 때도, 아파트 현관문을 열 때도 비밀번호를 쓰고, 그리는 패턴을 사용하거나 지문 인식 방식을 쓰기도 해요. 첩보 영화에서는 홍채를 인식하는 장면도 자주 등장하고요.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 사회에는 정보가 곧 힘이 돼요. 여러분도 소중한 개인 정보를 잘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공미라(세계사 저술가)의 글 - 참고로 이 글은 다큐멘터리의 나레이션으로 쓸 수도 있다. 문학과 사회, 그리고 수학적 융합으로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과 암호의 역사를 융합하고, 이어서 스마트폰에서 정보 보안이라는 신기술까지 융합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글의 사례라 할 수 있다. ▣ 육우균 ◇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교육연합신문 교육국장 ◇ 前중앙일보 공교육 논술자문단 자문위원 ◇ 前중등교사 임용시험 채점위원 ◇ 前영흥고등학교 교감 ◇ 前인천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교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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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눈높이 청소년 교육, 왜? 어떻게?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개학과 더불어 학교 현장은 역동적이고 활기에 차 있다. 오랜만에 코로나19와의 사투에서 점차 완화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긍정적인 모습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한다. 인간이기에 가능한 공동체 내에서의 눈물과 아픔, 폭력과 상처 등의 잠재성을 간직한 채 시간은 작은 어른들 사이에서 흘러간다. 왜 작은 어른인가? 미성년자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살아가는 모습 그 자체는 어른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 간의 반장 선거나 회장 선거를 보면 기성세대의 모든 수단이 등장한다. 단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누가 이렇게 애 늙은이를 만들었을까? 부끄럽게도 어른들, 가정과 학교, 사회의 기성세대 집단들이다. 이는 학생을 어른들의 눈높이로 보고 그들을 대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역시 학생 눈높이 즉, 학생의 시선과 관점으로 교육하는 것이다. 학교는 과거 우등생이었던 20~60대의 교사 집단과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럭비공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10대 학생 집단이 공존한다. 교사 집단은 대부분 공부와 생활면에서 모범생 출신이 많다. 전직 미국의 대통령도 ‘한국 교육을 보라’며 부러워했던 것은 높은 교육열과 수준 높은 교사 집단이었다. 문제는 이런 우수 집단이 오늘날의 학생들을 기대만큼 잘 교육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학생들과의 갈등과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역시 학생들을 그들의 눈높이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육 현장은 과거 ‘스쿨미투’와 같은 방식으로 수많은 심리적 갈등이 발생하고 따라서 청소년의 눈에 비친 교사는 소위 ‘꼰대’로 군림할 뿐이다. 어쩌다 교사가 ‘청바지를 입은 어른’으로 변신을 시도해도 근본 의식이 달라지지 않으니 여전히 갈등을 심화시킬 뿐이다. 사실 생활지도의 문제 대부분은 이처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서 일어나는 사건이 대부분이다. 이제 교사들은 학생들로부터 ‘패자’라는 불명예를 안기에 이르렀다. 각종 소송 사건에 연루되고 학생들의 대자보에 등장하고 민원의 대상이 된다. 이에 학부모는 급기야 철밥통 교사 집단의 퇴치를 부르짖으며 질투와 증오를 쏟아 내는 극한 상황까지 왔다. 그렇다면 교사가 학생 지도에 눈높이를 맞춘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다음의 일화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 인디애나주의 작은 마을에 사는 브라이언은 15세 소년으로 뇌종양으로 방사선 치료와 약물 치료를 받느라 머리카락이 다 빠졌다. 그는 놀림감이 될까 봐 학교에 나가기를 꺼렸다. 학급의 급우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자발적으로 그를 돕기 위해 나섰다. 그 방법이 어른들은 생각지도 못한 것으로 학급 친구 모두가 삭발을 한 것이다. 머리카락이 빠진 친구가 외톨이가 되지 않도록 하는 배려였다. 이 이야기는 신문에 보도되어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우정인가? 이런 눈높이 사고를 기성세대는 착상하기가 쉽지 않다. 왜냐면 자기들의 눈높이로 자기들 편리한 대로 방법을 구안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눈높이 교육의 출발은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것이다. 상대에 대한 이런 존중은 상호 간의 거부감을 낮추어 줄 뿐만 아니라 서로의 대화가 원만하게 이루어지도록 영향을 미친다. 오늘날 학교에서 만연하는 학교 폭력도 교사-학생, 학생-학생 간의 이런 산소 같은 마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사나 어른이 학생들에게 존중의 옷을 입히지 않으면서 학생이 예쁘고 바른 모습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하다.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환대하고 참여시키며 존중하는 시간이 지속되면 아이들의 태도도 틀림없이 달라진다. 단 많은 시간을 인내할 필요가 있을 뿐이다. 그것이 고통스럽더라도 의미와 가치는 충분하다. 단지 조바심을 경계하면 된다. 아이는 존중받고 자랄 때 진정한 인격체로 성장한다. 학생을 눈높이에 맞추어 존중의 옷을 입히자. 이것이 바람직한 민주시민 육성의 출발점이고 관계의 황금률이라 믿는다. ▣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現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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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눈높이 청소년 교육, 왜?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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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알리기 프로젝트 Fun&Easy Guide to Korea] The Golden Age of Goguryeo
- [교육연합신문=유정희 연재] ◈ 고구려의 황금기 가온)한국이 옛날에 지금의 중국 영토 일부를 차지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애니)그래요? 가온)네. 광개토왕 때문이지요. 애니)그가 누구인데요? 가온)광개토왕은 고구려의 19번째 왕이었어요. 그는 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 중의 한 명으로 여겨지고 있어요. 애니)그게 사실인가요? 가온)그럼요! 그의 통치 기간이 고구려의 황금기였어요 ◈ 역사돋보기 광개토대왕릉비는 중국 길림성 집안 시에 위치하며 AD 414년 장수왕이 아버지인 광개토대왕의 업적을 칭송하기 위해 만들었어요. 고구려의 건국 과정, 광개토대왕의 정복 사업 등을 기록하였어요. 광개토대왕이 어렸을 때 이름은 담덕이었고, 재위 때는 영락대왕이라 불렸으며, 죽은 뒤에는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이라는 묘호를 신하들이 올렸어요. ‘국강상’은 ‘도성의 언덕’이란 뜻으로 무덤의 장소를 뜻하고 ‘광개토경’은 ‘영토를 넓게 개척하였다’라는 말로 업적을 표현한 것이에요. ‘평안’은 ‘백성을 평안하게 살도록 했다’라는 뜻이며, 호태왕은 왕을 높여서 부르는 존칭입니다. ▣ 지은이 유정희 ◇ 국제교류문화진흥원 원장 ◇ 마리이야기 대표 ◇ 융합관광콘텐츠학회 국제학술대회위원장 ◇ 한국문화재지킴이단체연합회 이사 ◇ 저서 《Fun & Easy Guide to Korea》, 《담덕이야기》, 《궁파이야기》, 《창덕궁》,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 펴낸곳 응용한국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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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알리기 프로젝트 Fun&Easy Guide to Korea] The Golden Age of Gogury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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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 시장 가는 길 – 건어물
-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어물이 ‘물고기 어(魚)’ ‘사물 물(物)’로 물고기를 가리키는 말인 줄은 알겠는데 건어물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건’은 ‘마를 건(乾)’이야. 그러니까 건어물은 말린 물고기지. 말린 포도를 건포도라 하고, 물기나 습기를 말려서 없애는 일을 건조라 해. 사료 등으로 쓰기 위해 베어서 말린 풀을 건초라 하고 기후가 메말라서 습기가 없는 시기를 건기라 하지.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라는 속담 아니? 못난 사람이 같이 있는 동료를 망신시켰을 때 쓰는 표현이야. 꼴뚜기가 못생긴 물고기이기 때문에 만들어진 말이지. ‘어물전’에서 ‘전’이 무슨 뜻이냐고? ‘가게 전(廛)’이야. 그러니까 어물전은 물고기 파는 가게이겠지? 옹기 파는 가게는 옹기전이고, 한약 재료를 파는 가게는 약전이며, 놋쇠로 만든 그릇을 파는 가게는 유기전이란다. ‘독 옹(甕)’ ‘그릇 기(器)’ ‘약 약(藥)’ ‘놋쇠 유(鍮)’지. 전주에 싸전다리가 있는데 쌀과 곡식을 파는 가게 옆에 있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란다. ‘쌀전다리’라 해야 옳은데 발음을 쉽게 하기 위해 ‘쌀’의 ‘ㄹ’을 탈락시켜 싸전이라 한 거야. 조제하지 않은 원료 그대로의 약재를 파는 곳을 건재약국이라 하는데 ‘마를 건(乾)’ ‘원료 재(材)’로 말린 그대로의 재료를 파는 곳이라는 의미야. 술을 마실 때 잔을 비우는 일을 건배라 하는데 이때의 ‘건’도 ‘마를 건(乾)’이란다. ‘배’는 ‘잔 배(杯)’지. 그러니까 건배는 잔을 말려버린다, 잔에 있는 술을 다 마셔버린다는 의미인 거야. ‘물고기 어(魚)’ 앞에 ‘물 수(水=氵)’가 더해진 ‘漁’는 ‘고기 잡을 어‘인데 물고기를 잡는데 쓰는 배인 어선, 농촌과 어촌을 아울러 이르는 말인 농어촌, 물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가는 일인 출어 등에 쓰인단다. 복습해 볼까요? ----------------------------------------------------------------------- 익힘 한자어 건어물 : 마를 건(乾) + 물고기 어(魚) + 사물 물(物) 활용 단어 건포도, 건조, 건초, 건기, 어물전, 옹기전, 약전, 유기전, 건재약국, 건배, 어선, 농어촌, 출어 ▣ 지은이 권승호 ◇ 전주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이비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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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 시장 가는 길 – 건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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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깨봉 칼럼] 융합적인 글쓰기 ②
- [교육연합신문=육우균 교육국장] 글을 쓸 때 지식의 확장과 수렴의 방법을 동원하면 주체적으로 지식을 날줄과 씨줄로 엮을 수 있다. 평면적 지식이 입체적 지식이 된다. 입체적 지식이란 우리 뇌 속에서 기존 정리된 지식이 융합되어 지식의 빅뱅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지식의 수용자에서 지식의 창조자로 거듭나게 된다. 상상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이 있다. 우선 기초지식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학습용어 개념사전과 백과사전을 독파해야 한다. 이것이 ‘통합’이다. 다음으로는 외부에서 자기 머리로 부딪히는 외부지식이 있어야 한다. 이 외부지식을 자기 지식화하려면 자기 내부의 공통점을 찾아 연결시켜야 한다. 이것이 ‘통섭’이다. 그렇게 지식을 늘려가다 보면 머릿속에서 융합이 일어난다. 전혀 분류가 다른 지식들의 충돌에서 불꽃이 튄다. 이것이 ‘융합’이다. 지식의 빅뱅이 일어난다고 할 수 있다. 인류 발전의 모든 힘은 융합에서 나왔다. 그런데 융합은 이종 융합이어야 훨씬 효용 가치가 있다. 이종 융합이란 문과 계열(언어, 사회, 예술)과 이과 계열(수학, 과학, 공학)을 연결시킨 것이다. 문과 계열의 ‘인문학적 상상력’과 이과 계열의 ‘과학적 논리력’이 융합하는 것이다. 문과 계열(언어, 사회,예술) 이과 계열(수학, 과학, 공학) 융합 언어(L) 행복 수학(M) 공식 (L+M) 행복지수=실제로 가진 것/욕구 X100(%) 사회(C) 행복한 사람 과학(S) 통계 (C+S) 빅데이터 예술(A) 그림 공학(T) 인체 공학 (A+T) 피카소의 3차원적 그림 위의 예처럼 이종 융합의 결과는 수준 높은 상상력의 결과를 낳는다. 그것은 문학적 용어로 ‘낯설게 하기’(Defailiarization)라 한다. 보편적인 관점을 지닌 사람이 파격적인 사람을 보면 매우 낯설게 느낀다는 것인데, 이것이 창조다. 생뚱맞은 돌연변이가 세상을 바꾼다. 그런데 돌연변이는 동종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이종끼리의 융합으로 ‘낯설게 하기’가 생겨난다. 정지용의 시 「향수」 중에 ”얼룩배기 황소가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이란 표현이 있다. 이것은 금빛(시각) + 게으른 울음(청각) = 공감각적 심상(융합의 결과) 이렇게 분석할 수 있다. 문학에서 표현법 중 직유보다 은유가 ‘낯설게 하기’의 표현 방법이다. 직유는 동종 간의 표현이고, 은유는 이종 간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예를 하나만 더 들어보자. “내 마음은 호수요”에서 ‘내 마음’은 ‘추상적’이고 ‘내재적’이 것이고, ‘호수’는 ‘구체적’이고 ‘외재적’인 것이다. 낯설게 하기의 표현이라 그 당시에는 매우 신선했다. 다만, 그 표현이 너무 과다하게 사용되어 이제는 진부한 표현이 된 것일 뿐. 여기에서 독자들은 ‘왜 은유가 창의적이냐’ 하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은유로 표현된 ‘내 마음’과 ‘호수’가 같은 것이기에 ‘내 마음’이 추상적이어서 행동을 취할 수 없을 때 이것을 구체물인 ‘호수’로 형상화하여 물 위에 비치는 그대의 그림자를 자기 안에 안을 수도 있고, 배처럼 다가오는 그대 앞에 물거품처럼 부서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은유는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내는 창조의 어머니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은유란 무엇인가』를 쓴 김용규는 “은유는 창의성을 낳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말하지 않았나. 그러면 위에서 언급한 지식의 확산(6-LCAMST)과 수렴(개념을 은유로 정의)의 융합으로 된 글쓰기 방법을 살펴보자. 주제를 ‘암호’로 하여 6-LCAMST로 지식을 확산해 보면 글쓰기의 재료들이 LCM만 남는다. 무슨 말이냐. 실로 구슬을 꿰려면 구슬의 수만큼 길이를 먼저 갖추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융합을 할 때도 매개하는 성질에 따라 융합물질도 여러 가지가 될 것이다. L-C로 할 건지, L-C-M으로 할 건지, 아니면 L-M-T로 할 건지 결정해야 한다. 여기서는 주제가 ‘암호’니까 암호와 관련있는 지식들로 융합해야 한다. 그러면 LCM으로 융합한다. 먼저 문학적 지식, 사회적 지식, 수학적 지식을 끌어와야 한다. 문학적 지식은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이 있고, 사회적 지식은 고대 로마의 학자 플루타르크는 ‘스키테일’이라는 나무봉을 암호로 사용한 것과, 로마의 카이사르는 알파벳보다 세 자리 뒤의 것으로 바꿔서 암호로 사용( I LOVE YOU : L ORYH BRX)한 지식이 있고, 수학적 지식으로는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의 ‘에니그마(수수께끼)’로 암호 해독하여 독일 히틀러의 대서양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어, 이후 튜링의 기계에 내장된 테이프는 컴퓨터 메모리로 발전하고, 작동 규칙표는 중앙처리장치(CPU)가 되었다는 사실이 있다. 이렇게 세 가지 지식을 융합하여 글쓰기 한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열려라 참께!” 이 말을 모르는 어린이는 없을 거예요. 알리바바가 동굴을 가로막은 커다란 바위를 향해 크게 외치자 바위 문이 열립니다. 알리바바는 동굴에 들어가 도둑들이 숨겨 놓은 보물을 몽땅 가져가 버리지요.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40인의 도둑은 몹시 당황합니다. 허술한 암호 관리로 모든 것을 잃어버렸으니까요.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이야기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암호 관리의 중요성’이라는 새로운 교훈을 줍니다. 고대 로마의 학자였던 플루타르크가 쓴 역사책에 따르면 최초의 암호는 기원전 400년 경 그리스의 스파르타 군대에서 사용되었어요. 전쟁 중 비밀리에 편지를 주고받기 위해 암호를 썼다고 해요. ‘스키테일(Scytale)’이라는 나무봉을 사용한 암호였지요. 기다란 양피지에 쓴 편지를 봉에 돌돌 말아야 정확한 내용이 보이는 방법이었어요. 반드시 굵기가 같은 스키테일을 사용해야만 암호를 해독할 수 있었습니다. 로마의 카이사르도 암호로 된 편지를 즐겨 사용하였어요. 카이사르 암호는 우리도 간단히 만들 수 있답니다. 암호로 만들고자 하는 내용을 알파벳으로 적은 다음, 그 글자보다 몇 번째 뒤나 앞의 글자로 바꾸는 방식이거든요. 예를 들어 ‘I LOVE YOU’를 쓰고 싶을 때는 각 알파벳보다 세 자리 뒤의 것으로 바꿔서 ‘L ORYH BRX’ 라고 쓰는 거예요. 어때요? 원리를 알고 나니 암호 만들기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지요? 암호의 역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세계대전 중 독일이 만든 ‘에니그마(Enigma, 그리스어로 수수께끼)예요. 타자기 모양으로 생긴 이 기계에 문서를 입력하면 내부에 있는 회전체가 돌면서 구멍을 뚫어 이해할 수 없는 2200만 개의 배열로 바뀌었어요. 입력한 글자가 다른 글자로 바뀌어서 나오는 신기한 기계였지요. 에니그마로 작성한 문서는 에니그마 없이는 해석할 수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독일은 암호 조합 방식도 매일 새롭게 바꾸었고요. 24시간 안에 암호를 해독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었으니 에니그마는 한 마디로 난공불락의 암호 생성기 겸 해독기였답니다. 결국 영국은 유능한 과학자들을 블레츨리파크라는 연구소에 모아 에니그마 해독작업에 착수했어요. 수학자 앨런 튜링(1912∽1954)이 주임이 된 이 연구소에서는 치밀한 수학 계산이 가능한 봄베콜로서스 등의 기계를 만들었지요. 그러나 나서 이 기계와 침몰한 독일잠수함에서 찾아낸 암호책을 가지고 에니그마를 해독하기 시작했어요. 전날 해독한 암호들은 과감히 지우고, 자주 사용되는 단어에 주의를 기울이며 군대 용어와의 연관성을 찾아 나갔지요. 이런 작업을 반복하여 경우의 수를 점차 줄여나가면서 영국 과학자들은 드디어 암호 해독에 성공하였습니다. 독일군의 작전을 알게 된 영국군은 이제 적의 공격에 미리 대비하여 역공격을 할 수 있게 되었지요. 이로 인해 전세가 뒤바뀌었고, 결국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의 히틀러는 대서양 전투에서 크게 패하고 말았어요. 튜링이 만든 기계에 내장된 테이프는 지금의 컴퓨터 메모리로 발전하였어요. 테이프를 읽고 쓰기 위한 장치는 컴퓨터의 메모리칩과 입출력 장치가 되었으며, 작동 규칙표는 중앙처리장치(CPU)가 되었습니다. 천재 수학자였던 튜링의 암호 해독 노력에서 오늘날의 컴퓨터 공학이 시작되었지요. 그러니 컴퓨터 사용에서 암호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예요. 매년 컴퓨터 공학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 주는 ’튜링상‘은 노벨상 못지않은 명성을 얻고 있어요. 정보의 중요성은 과거에는 주로 전쟁에서 나타났지만 ’손 안의 컴퓨터‘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정보 보호는 누구에게나 중요한 문제가 되었어요. 은행 거래를 할 때도, 인터넷 학습 사이트를 이용해 공부할 때도, 아파트 현관문을 열 때도 비밀번호를 쓰고, 그리는 패턴을 사용하거나 지문 인식 방식을 쓰기도 해요. 첩보 영화에서는 홍채를 인식하는 장면도 자주 등장하고요.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 사회에는 정보가 곧 힘이 돼요. 여러분도 소중한 개인 정보를 잘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공미라(세계사 저술가)의 글 - 참고로 이 글은 다큐멘터리의 나레이션으로 쓸 수도 있다. 문학과 사회, 그리고 수학적 융합으로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과 암호의 역사를 융합하고, 이어서 스마트폰에서 정보 보안이라는 신기술까지 융합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글의 사례라 할 수 있다. ▣ 육우균 ◇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교육연합신문 교육국장 ◇ 前중앙일보 공교육 논술자문단 자문위원 ◇ 前중등교사 임용시험 채점위원 ◇ 前영흥고등학교 교감 ◇ 前인천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교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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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깨봉 칼럼] 융합적인 글쓰기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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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기백을 갖춘 사람과의 대화
-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기백이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몇 분 있다. 모두 지역을 대표하는 상인회 회장님들이었는데, 시장에서 청과점을 하시는 분, 무인카페를 운영하시는 분, 양복과 구두를 판매하는 의류매장 대표님으로 나뉘어졌다. 이렇다 할 정도로 크게 사업을 하는 건 아니었으나, 각자 건물 하나 정도는 갖고 있었으니 직장인들에 비해 적지 않은 자산을 구축하고 계신 분들인 것만은 확실했다. 기회를 포착하는 눈이 있는 분들이었다. 하루는 청과점을 운영하는 상인회장님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정부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중이었는데, 소도시인 밀양에서 무슨 사업을 해야 돈이 되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오던 차였다.나는 별생각 없이"지역 소도시인 데다 문화예술의 거점 도시니까 인력거 사업이 어떨까요?"하고 한 마디 던졌다. "인력거 사업? 어떻게 진행하지?" "예전에 서울 광화문인가 어디에서 그런 사업을 하는 분을 신문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직원수도 꽤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신이라면 뭐라고 대답하겠는가? 예순에 접어드는 중년의 부부가 지속적인 인구 유출로 도시라고 부르기에도 애매모호한 밀양시 지역 시장에서 청과점을 한다는 말은, 소위 외국물 먹은 젊은 사람들이나 깔롱쟁이들에게는 재래시장에서 과일 파는 아저씨에 불과할 지도 모르겠다. 1980년대 초반에 지역에서는 나름 인지도 있는 명문사립대를 졸업한 회장님도 계셨으나 시장에서 노점을 하시는 분들이 모두 그런 학위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작은 가게로 시작해서 겨우 겨우 자리를 잡은 분들일 가능성이 컸다. 그럼에도 내 이야기를 들은 회장님은 달랐다. 허투루 흘려듣지도 않았고, 함부로 무시하지도 않았으며, 사업의 기회를 놓치지도 않았다. "인력거 사업? 젊은 사람들이 없는데?" "그럼 말이 끄는 마차 사업은 어떠신지요?" "인근에 말을 사육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랑 하면 좋겠다. 근데 누가 끌지? 요금은? 말들이 똥을 싸면 그 똥은 어떻게 치우지? 말들이 날뛰면?“ 회장님의 질문은 끝이 없이 이어졌는데, 실질적인 사업 구축 방안과 더불어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점, 그리고 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해결방안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회장님이 질문을 던지면 나는 대답하는 식이었는데, 갈수록 실제적인 구상이 잡히기 시작했다. 말들 교육은 어떻게 하지? 교육비는? 대상은? 모집은 어떻게 하고? 노인들 비중이 월등히 높은 지역인데 젊은 사람들이 이용할 가능성은? 비가 올 때는 어떻게 하지? 도로는? 사실 그렇게까지 세밀하게 생각할 만한 일이라고는 생각지 않았고, 이렇다 할 구상을 하고 던진 말도 아니었기에 흘려들을 줄 알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분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계속해서 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 나가기 시작했다. 덕분에 우리의 인력거(혹은 마차)사업은 아직도 ing 중이다. 다른 두 분의 회장님들도 마찬가지였다. 본능적으로 기회를 보는 눈이 있었다. 그렇기에 무슨 대화를 나누어도 재미가 있었고 의미가 있었다. 이 분들과 나누는 대화의 대부분은 경영에 대한 이야기였다. 자산 구축, 사업 운영, 매출 증대, 직원관리, 고객관리 등등. 그분들의 삶에서 묻어나는 경험과 노하우는 내가 결코 따라잡을 수 없는 힘과 지혜를 갖고 있었다. 나는 진심으로 그분들을 존중했고, 존경했으며, 고개 숙여 배우곤 했다. 함께 일하는 대표님은 엘리트 코스만을 밟아온 분이었다. 아주 박학다식했고,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순전히 서류적인 면에서 보자면, 이 분의 기준치에 맞춰서 일을 성취한 경험이 내게는 거의 없었다. 내 생각을 훨씬 뛰어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분이었기 때문이었다. 역시 진심으로 대표님을 존중했고, 존경했으며, 고개 숙여 배우곤 했다. 그러나 엘리트코스만을 밟아온 대표님은 회장님들과는 달랐다. 기회를 보는 눈이 다소 부족했다. 이분이 생각하는 최고의 next plan은 좀 더 높은 직책을 제시하는 공기관으로 이직하는 것, 혹은 좀 더 규모가 큰 정부지원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분에게 있어 유일한 출세는 '의대 합격'이라던지 사법고시를 통과해서 판검사나 변호사가 되는 것이었다. 상당히 똑똑하고 뛰어난 능력을 갖춘 분이었지만, 세상을 두루두루 보는 눈은 부족했다. "전 팀장.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나니 마흔이 된 것 같았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아주 아기였던 아이들이 나보다 키가 커져서 교복을 입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시간이 금방 간다." 그는 내게 "더 늦기 전에 자기 사업을 해야 돼. 남 밑에서 일하는 것은 이제 그만할 때도 되었잖아. 안 그래?" 하고 이야기했다. 그것도 매우 자주. 중학생이 된 이 분의 아이들은 두 학년이나 월반을 할 정도로 똑똑하고 영리했지만, 꿈은 의사나 변호사가 되는 것이었다. 반면에 전통시장에서 한평생 장사를 해온 상인회 회장님들은 세상의 큰 흐름이 흘러가는 방향을 보는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 놀라우리만치 섬세하게 돈의 흐름을 볼 줄 알았고, 사업을 보는 눈이 있었다. 기백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기백 : 씩씩하고 굳센 기상과 진취적인 정신. 한국영상대학교 하우석 교수는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일도 천하게 여기지 않고 집중해서 해내고야 마는 마음의 자세"를 기백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한다거나 쓰레기를 치우는 것과 같은 일들도 해 본 적이 있었다. 인생이 지독히도 풀리지 않을 때였다. 어색하고 민망하긴 했지만, 부끄러운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러나 사업을 해야 한다면 절대 오랫동안 그런 일들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마음 깊은 곳에 항상 자리 잡고 있었다. 때로는 그런 다양한 경험들이 큰 사업을 만들어내는 데 훨씬 큰 힘과 기회가 되어줄 수도 있는데 말이다. 당연히 "의대"나 "법대"가 유일한 출세는 아니다. 엄청난 규모의 자산을 구축하는 일이 아니라면, 어떤 직업도 내게는 노동수입을 제공하는 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렇다면 작은 일부터 할 수 있는 자세가 만들어져야 하는 게 우선인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기백 정신 말이다. 최근에 있었던 경험담을 이야기하고 마무리할까 한다. 나보다 9살이나 어린, 연매출 수백억 대 중소기업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지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전 작가님, 친하게 지내는 동생이 3,000평 규모의 캠핑형 바베큐장을 오픈하는데 좋은 인연이 될 듯해서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서른을 갓 넘긴 젊은 대표이사임에도 불구하고 경영뿐만 아니라 사회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었다. 유년시절을 거쳐 학창시절까지 지독하게 가난했던 경험 때문에 세상에 눈을 일찍 떴노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가 만나는 사람들도 대부분 수백억 매출의 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이거나 고위직 공무원이었다. 대표이사님이 소개해주신 '친한 동생'의 인스타에 들어가보았다. 그는 열심히 '노가다'를 하고 있었다. 3,000평 규모의 바베큐장 현장에서.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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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기백을 갖춘 사람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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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알리기 프로젝트 Fun&Easy Guide to Korea] The Goguryeo Stirrups
- [교육연합신문=유정희 연재] ◈ 등자 가온) 말을 타본 적 있어요? 애니) 네, 있어요! 가온) 그렇다면 등자가 무엇인지 알겠네요. 등자는 유럽보다 천년 전에 아시아에서 사용되었어요. 애니) 오, 난 몰랐어요! 가온) 등자는 전쟁 중 기병대에서 사용되었지요. 애니) 정말요? 가온) 네, 등자는 말을 타면서도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줘요. 궁사가 활을 쏠 때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지요. ◈ 역사돋보기 고구려 사람들은 말 타는 기술이 뛰어나고, 또 우수한 철기 문화를 소유했어요. 이러한 기술은 고구려가 다른 나라를 능가하는 군사적 힘을 갖게 하였고, 동아시아에서 매우 강력한 나라가 될 수 있었어요. 등자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는 기원전 300년경 진 왕조 때 무덤에서 출토된 토기 파편에 그려진 그림이에요. 동양에서 등자를 유럽보다 천년 앞서 발명했다고 해요. 등자를 사용하지 못했던 로마 시대의 전쟁을 보면 말을 직접 타고 싸우기보다는 전투용 마차를 사용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처음에는 말에 올라타기 쉽게 한 개의 등자를 사용하다가, 말 위에서 행동하는데 안정감을 높이기 위해 양발에 걸 수 있도록 발전했어요. 무용총의 수렵도를 보면 달리는 말위에서 허리를 돌려 활을 쏘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등자는 말 위에서 양손 사용을 가능하도록 한 획기적인 발명품이었어요. ▣ 지은이 유정희 ◇ 국제교류문화진흥원 원장 ◇ 마리이야기 대표 ◇ 융합관광콘텐츠학회 국제학술대회위원장 ◇ 한국문화재지킴이단체연합회 이사 ◇ 저서 《Fun & Easy Guide to Korea》, 《담덕이야기》, 《궁파이야기》, 《창덕궁》,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 펴낸곳 응용한국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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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알리기 프로젝트 Fun&Easy Guide to Korea] The Goguryeo Stirru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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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 시장 가는 길 – 중고 자동차 매입 판매
-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중고’는 좋지 않은 물건이라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결코 그렇지 않아. 특히 책은 새것과 중고가 전혀 다르지 않으니까 중고책 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 경우도 많지.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그 많던 중고책 가게가 많이 사라지고 말았어. 이미 사용한 것, 오래된 것, 낡은 것을 ‘중고’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 ‘중간 중(中)’이고 ‘오래될 고(古)’야. 수명이 중간쯤에 왔고 만든 지 오래되었다는 의미지. 이미 사용하였거나 오래된 물건을 사거나 파는 시장을 중고시장이라 하고, 다른 사람이 이미 타고 다녔거나 만들어진 지 오래된 자동차를 중고자동차라 해. 자동차는 왜 자동차라 이름 붙였을까? ‘저절로 자(自)’ ‘움직일 동(動)’ ‘차 차(車)’야. 저절로 움직이는 차라는 의미지. 저절로 움직이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아니야. 그렇지 않아. ‘車’는 원래 ‘수레 거’였어. 그리고 수레는 사람이 끌거나 들어서 움직였지. 옛날에는 저절로 가는 것은 상상도 못하였었는데 과학의 발전으로 저절로 움직이는 차가 나왔어. 그리고 이것을 자동차라 이름 붙인 거야. 저절로 움직이는 수레라는 의미로.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를 자연이라 하는데 ‘저절로 자(自)’ ‘그럴 연(然)’이야.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이라는 의미지. 남에게 구속받거나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함을 자유라 하는데 ‘자기 자(自)’ ‘말미암을 유(由)’로 자기로부터 말미암았다는 의미야. 최고가는 ‘가장 최(最)’ ‘높을 고(高)’ ‘값 가(價)’로 ‘가장 높은 값’이라는 뜻이고 매입은 ‘살 매(買)’ ‘들일 입(入)’으로 물건 등을 사서 들인다는 의미야. 판매는 ‘팔 판(販)’ ‘팔 매(賣)’로 물건이나 상품 등을 돈을 받고 판다는 의미지. 복습해 볼까요? ----------------------------------------------------------------------- 익힘 한자어 ① 중고: 중간 중(中) + 오래될 고(古) 익힘 한자어 ② 자동차: 저절로 자(自) + 움직일 동(動) + 차 차, 수레 거(車) 익힘 한자어 ③ 최고가: 가장 최(最) + 높을 고(高) + 값 가(價) 익힘 한자어 ④ 매입: 살 매(買) + 들일 입(入) 익힘 한자어 ⑤ 판매: 팔 판(販) + 팔 매(賣) 활용 한자어 중고시장, 자동차, 자연 ▣ 지은이 권승호 ◇ 전주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이비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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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 시장 가는 길 – 중고 자동차 매입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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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새 학년 출발에 즈음하여 청소년에게 권(勸)하는 말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필자는 중학교 교장 직위를 제외하곤 38년을 고등학교 교사와 관리자로 살아왔다. 그중에는 변두리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11년을 근무한 적이 있다. 그곳 학생 중에는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지역사회가 후원하는 큰 장학금을 받기 위해 자원한 학생들도 있었다. 그들 중에는 각고의 노력 끝에 선망의 대학에 진학하는 영광의 주인공들이 있는가 하면 안타깝게도 주위 환경에 굴복하여 무기력한 상태로 자기파괴를 일삼는 일탈행동을 한 학생도 있었다. 그때마다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한번은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설문 조사한 적이 있었다. 다수의 학생들은 망설임 없이 ‘자신감’을 첫 번째로 뽑았다. 그만큼 그곳 학생들은 스스로 자기의 능력을 낮게 평가하고 주변의 부정적인 기대와 대우에 자신들의 내면적, 잠재적 가능성을 잊고, 또 찾아보려는 노력도 힘들어했다. 그래서 교사가 던지는 칭찬 한마디에 어쩔 줄 모르고 눈물을 흘리며 감동하는 모습도 많았다. 하지만 학생들은 스스로 지적성장과 잠재력의 임계점(critical mass)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은 수능에 대한 두려움과 자신감 부족으로 결승선 바로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기도 했다. 필자는 이러한 아쉬운 실패의 원인을 바로 ‘Broken Window Theory(깨진 유리창 이론)’에서 찾았다. 이는 어느 공터에 깨진 유리창을 가진 차가 방치된 채로 있으면 사람들은 이 차에 대한 차별의식으로 마구 깨부수려는 욕망이 작동하는 것이다. 그래서 멀쩡하게 버려진 다른 차량에 비해 심하게 훼손되고 파괴된다는 이론이다. 따라서 학년부장 교사로 학생들에게 가능하면 최대로 자신감을 배양하려 많은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여기서 학교는 100-1=0이라는 학습지도의 원리를 터득했다. 이는 100이 상징하는 성공은 1이 상징하는 자신감이 없다면 결과는 99라는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바로 0이라는 참혹한 실패의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어느 유명한 CEO는 ‘미래의 달러는 지식’이라고 했다. 지식은 훌륭한 자산으로 자신감을 배양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자신감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때 인기 절정의 가수 김장훈은 “지는 습관이 생길까 봐 끝까지 해요”라고 모 방송의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다. 미국 아이비리그 다트머스대학교의 총장이자 세계은행 총재를 역임했던 김용 교수는 “성공한 사람은 능력이 아니라 인내가 있는 사람이다”고 했다. 또한 어느 저명한 경영인은 “삶은 지능의 게임이 아니라 근면의 게임이다”라고 강조한 바가 있다. 인내와 근면은 자신감을 키워주는 원동력이다. 청소년 제위여! 99도의 뜨거운 온수가 1도의 상승으로 인해 100도의 끓는 물로 완전히 다른 형질로 변화하는 것처럼 실패는 임계질량(Critical mass: 가장 중요한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내기까지는 자신의 집중적인 노력이 모자랐다고 섣부른 판단을 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에 ‘나는 능력이 없다’거나 ‘나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포기했기 때문에 안 된 것뿐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루저(loser)는 태어나면서부터 루저인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 오직 내가 가진 생각만이 루저의 생각이었기 때문에 영원한 루저로 남게 된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란다. 조정래 작가는 “함부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지 말라. 자신을 감동시키는 노력만이 진짜 최선을 다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작은 것에서부터 자신감을 성취하여 ‘나의 사전에 Impossible 이란 단어는 없다, 단지 I'm possible만이 있을 뿐이다(Impossible→I’m Possible)’라고 말 할 수 있도록 자신의 임계질량을 극복하길 바란다. 이것이 자기에게 성공과 행복이 함께 찾아오는 비결이다. 2023년 새 학년도에는 여러분이 인내와 끈기로 학교생활에 도전하여 소망하는 바를 이룰 수 있기를 온 마음으로 응원한다. ▣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現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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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새 학년 출발에 즈음하여 청소년에게 권(勸)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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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깨봉 칼럼] 융합적인 글쓰기 ①
- [교육연합신문=육우균 교육국장] 최근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핫한 단어는 ‘챗 지피티(chat GPT)’일 것이다. 이용자에게 적합한 맞춤형 서비스를 자동화해서 제공할 수 있는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에 대해 『질서 너머』를 쓴 조던 피터슨도 “놀랍다, 이것은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준 것과 같다. 앞으로 인간들의 삶은 ‘chat GPT’로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https://chat.openai.com 참조) 1 : 1로 맞춤 상담이 가능한 챗 지피티는 인공지능이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사람과 대화하듯 답을 해주는 시스템으로 매우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했기 때문에(현재까지 나온 챗봇 3.5는 2021년까지의 데이터를 학습한 것이라 한다) 간단한 질문부터 어려운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요약도 가능하고, 시, 시나리오, 기사와 같은 글을 쓸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소설의 경우에는 헤밍웨이처럼 강건체로 써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고, 그 결과도 그럴듯하게 써낸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챗 지피티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창조적 사고나 상상력, 또는 인간의 정서나 감정 등에 대해선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따라서 이런 인공지능에 대비해야 하는 인간은 ‘생각의 힘’을 길러 창조적인 활동에 매진해야 하고, 생각의 확산과 수렴을 통해 융합적인 사고를 경험해야 한다. 저자가 앞의 글에서 누누이 강조해온 말이다. 독자들께서는 다시 앞으로 되돌아가 1회부터 7회까지 읽어주시기 바란다. 「인공지능 기술이 농업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농업 산업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수확량을 늘리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은 농작물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예측할 수 있어 더 나은 수확과 농산물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여 농업 산업과 인공지능 기술이 융합되어 농작업 생산성을 대폭 높일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농업 산업에 적용되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드론을 활용한 작물 모니터링입니다. 드론은 농작물을 촬영하고 이를 바탕으로 농작물의 건강 상태를 분석하여 농작업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농부들은 더욱 효과적으로 농작물을 관리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은 농작물의 수확량을 늘리는 데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농작물을 자동으로 수확하는 로봇을 개발하거나, 농작물 수확 시기를 예측하여 수확량을 늘리는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농부들의 수고를 덜어주면서도 더 나은 수확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농업 산업과 인공지능 기술을 융합하여 활용할 때에는 몇 가지 고려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농업 산업에서 사용되는 기술이나 장비들은 대부분 특수한 형태를 띠고 있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장비나 기술을 개조하거나 새로운 것을 개발해야 합니다. 둘째, (이하생략)」 윗글은 융합적인 글쓰기 기사를 써달라고 요청했더니 인공지능 챗 지피티가 쓴 글이다. ‘인공지능 기술’과 ‘농업 산업’과의 융합으로 예측, 활용, 사례, 고려할 점 등을 나열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챗 지피티의 뛰어난 능력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글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결과값이 단 10초도 걸리지 않았다는 데 있다. 빅데이터를 딥 러닝해서 그런지 융합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 같았다. 전 세계 교육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왜냐하면 미국의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리포트를 챗 지피티에게 맡긴다는 점 때문이다. 그것을 용케 구별하는 인간은 아직 없다. 따라서 이런 쟁점이 생긴다. ‘챗 지피티를 교육과 구별시켜야 하는가, 아닌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본인은 챗 지피티를 교육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에 매우 좋은 도구다. 챗 지피티의 등장으로 이제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기존에 해왔던 지식의 암기는 의미나 가치가 퇴색되었다. 교육 현장에서 챗 지피티를 곁에 두고 이미 기존의 지식을 디딤돌 삼아 그 위에 교육적 기반을 다져 나가야 한다. 이제부터는 암기하는데 뇌를 혹사할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활동과 상상력을 돋우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늘 답변을 요구하기보다 학생들이 새로운 질문을 하게 하여 새로운 통찰력 기르기, 암기력 테스트보다 상상력을 길러주는 활동, 그리고 고전문학 읽기를 통한 인간의 감정과 정서, 갈등과 해결방안 등을 가르쳐야 한다. 아마도 한 세대가 지나면 대한민국의 모든 수험생이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종이 시험지로, 대한민국의 모든 분야에서 출근 시간이나 비행기 이착륙 시간 조절 등의 통제를 하고, 수능시험을 보는 장면이 ‘옛날엔 그랬지’하며 추억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요컨대 ‘생각의 힘’을 기르는 교육이 21세기 교육의 본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챗 지피티는 우리의 친구요 개인비서다. 지금까지 네이버나 구글이 그래왔던 것처럼. 그동안 인간이 쌓아올린 거대한 지식의 돌더미 위에 살짝 창조적인 인간의 발을 디뎌 올라설 때다. 인류는 지금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뀌는 경계에 서 있다. 인류의 역사는 늘 말하고 있다. 세상이 ‘있는 그대로’를 볼 줄 아는 자가 현자라고. 자신이 세상을 ‘봐야하는 대로’ 보지 않고, 세상이 ‘보여지는 대로’ 봐야 한다는 말이다. 세상을 자신이 ‘봐야 하는 대로’ 보는 자는 확증 편향적인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팩트가 중요하다. 팩트를 보는 객관적인 자세를 가지고 세상을 보면 분명 지금이 바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뀌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의 시기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제부터는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교육을 줄이고, 융합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4차 산업시대는 창의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글이 융합적이고 창의적인 글인가? 라는 물음이 생길 것이다. 물론 답은 이종(하이브리드) 간의 융합이다. 문과적인 교과와 이과적인 교과가 융합한 글, 예를 들면 「(인문 + 수학), (인문 + 과학), (인문 + 공학)」, 「(사회 + 수학), (사회 + 과학), (사회 + 공학)」, 「(예술 + 수학), (예술 + 과학), (예술 + 공학)」 등이다. 다음 회차분부터는 이런 융합적인 글의 사례를 차례로 살펴보겠다. ▣ 육우균 ◇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교육연합신문 교육국장 ◇ 前중앙일보 공교육 논술자문단 자문위원 ◇ 前중등교사 임용시험 채점위원 ◇ 前영흥고등학교 교감 ◇ 前인천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교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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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깨봉 칼럼] 융합적인 글쓰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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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만원버스에서 이기는 습관
-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사회는 만원 버스다. 빈자리가 없다. 갑자기 급정거해서 누군가 일어나거나 튕겨나가면 생기는 자리가 다음 사람을 위한 자리다." 지인이 쓴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사회는 만원 버스라는 사실에 공감한다.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나도 만원 버스 세상에 살고 있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만원 버스라는 세상에 살고 있다. 메타버스니, 전기차 시대니, 공유경제 시대니 해도 만원 버스를 벗어날 수 없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산다면. 그는 책에서 또 다른 스토리를 언급한다. "소수가 굉장히 열정적으로 소리치는 것, 꼼지락꼼지락 거리는 어떤 것, 그것을 놓치지 말고 잡아라." 친구의 아버지를 통해 들은 조언이었다. 얼마 후 그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났을 때, 모든 사람들이 대기업 입사와 고시를 위한 문제집을 부여잡고 있는 것을 보고 '그 자리에서 변호사 시험 준비를 접었다'라고 이야기한다. 최근 서울과 대전에 출장을 갈 일이 있어서 ktx를 탔다. 그런데 열차를 잘못 탔다. 13호였는데1 호석 13번 좌석인 줄 착각하고 맨 앞줄에 서 있었던 거였다. 실수로 우등 열차에 올라탔고, 12칸에 달하는 열차를이동해야 했다. 수년 전 우등 열차를 탔을 때, 승객들의 공부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항상은 아니더라도, 틈틈이 우등 열차를 타면서 글도 쓰고 신문도 보곤 했다. 그처럼 흥미로운 것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지만, 이번은 사뭇 느낌이 달랐다. 우등열차 속 승객들의 대다수는 신문을 들고 있었다. 빠르게 지나가면서 주위를 둘러봤지만, 신문을 보거나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는 듯한 모습이 대다수였다. 우등열차에는 승객들이 무료로 읽을 수 있도록 그날의 신문이 종류별로 구비되어 있다. 단지 '무료'한 시간을 때우기 위해 '무료'신문을 보고 있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들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일반열차보다 2만 원 더 비싼 우등열차를 타는 게 아니다. 우등 열차를 지나서 일반석이 있는 열차로 들어간 순간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 넷플릭스를 보는 사람들, 코를 골며 자는 사람들 등등.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한 사람들 무리 가운데 신문을 보는 사람은 우등열차를 지나 13호차까지 이동하면서 단 두 명밖에 보지 못했다. 1개 열차의 좌석이 48석이고 약 10대의 열차가 있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약 500명의 사람들 중 단 두 명만이 신문을 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우등열차 사람들의 대다수가 신문을 보는 것과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이기는 습관의 저자 전옥표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프로는 어떤 일을 하든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일은 다 통하게 마련이다. 어떤 일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저버리는 사람이 다른 일에서 성공하는 것을 본 일이 없다. 종종 필자는 "아마도 가수 조용필 씨나 배우 안성기 씨는 다른 일을 했어도 분명 성공했을 것이다. 지금 장사나 사업을 시작한다고 해도 아주 잘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 대부분 의아한 눈빛으로 "에이, 사람마다 다 적성이 있는데...그 분들이 가수나 배우로서는 몰라도..."한다. 물론 맞는 얘기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 성공한다는 건 지당한 얘기다. 그러나 그분들이 만약 부득이 다른 일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면 처음엔 좀 당황스러워할지 몰라도 금세 적응해서 잘해나갈 거라고 믿는다." -이기는습관 96p, 전옥표, 쌤앤파커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이기는 것은 습관일 뿐, 투쟁 끝에 얻은 대단한 결과물이 아닌 셈이다. 그렇지 않은가? 어떤 상황에서든 이기는 사람은 항상 이기고, 지는 사람은 항상 지는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습관은 '해내는 습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기는 것은 습관이다. 그리고 '습관처럼' 이기는 '습관'은 상당한 궁리의 결과체다. 적당한 성취나 작년에 비해 15% 성장은 도리어 퇴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작년이 10이었다면 올해는 30, 50, 혹은 100으로 퀀텀점프(Quantum leaf Jump)를 해야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 김난도 교수의 저서 2023년 트렌드코리아에는 디깅 모멘텀(digging momentum)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파고, 파고, 또 깊게 파고 들어가 과몰입하는 동안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을 이야기하는데, 열정과 시간, 돈을 아낌없이 투자하면서 진일보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나의 과거를 돌아보았다. 해내는 습관으로 점철된 시간이 아닌, 핑계와 남 탓으로 얼룩진 시간의 연속이었음을 발견하고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귀천, 천상병 귀천을 쓴 천상병 시인은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다. 소원이라고는 집이 한 채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 그는 아내가 벌어온 찻집에서의 수입으로 근근이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아름다운 시를 남기고 떠난 그의 뒷모습이 적적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나는 시를 모르고, 그처럼 시를 쓸 자신도 없을뿐더러, 평생을 가난하게 살다가 세상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부자로, 훌륭한 아버지로, 혹여 먼저 세상을 떠나더라도 남은 가족들이 외로움 이외의 어떤 두려움도 느끼지 않고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능력을 전해줄 수 있는 자산가가 되고 싶다. 핑계와 남 탓을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기엔 너무나 큰 꿈을 꾸고 있는셈이다. 일종의 복기를 통해, 나는 더 이상 남 탓을 하거나 핑계를 대면서 살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해내는 습관과 이기는 습관을 마음에 담고 매 순간을 살아가겠노라고 다짐했다. 덕분에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내 마음에 가득하다. 인간의 결심과 의지를 강하게 만드는 힘은 이기는 습관과 해내는 습관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라. 2023년의 한 달이 지나가고, 두 번째 달을 시작하는 지금, 이기는 습관을 통해 가뿐한 한 달을 맞이해 보는 것은 어떨까.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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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만원버스에서 이기는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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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알리기 프로젝트 Fun&Easy Guide to Korea] Goguryeo
- [교육연합신문=유정희 연재] ◈ 고구려 애니) 안녕, 가온. 오랜만이에요. 이번 여름방학에 어디 다녀왔어요? 가온) 안녕, 중국에 있는 오녀산성에 다녀왔어요. 애니) 와, 정말요. 왜 휴가 장소를 그곳으로 택했어요? 가온) 저는 우리나라 역사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우리 조상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고 싶었어요. 오녀산성은 고구려의 수도였던 곳이죠. 그때는 우리 땅이기도 했어요. 애니) 그래요? 고구려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 줄 수 있어요? 가온) 5세기에 고구려는 동북아에서 가장 강한 나라였어요. 광개토대왕은 용감한 장군으로 많은 나라를 복속시켰고, 그의 아들 장수왕은 한국 역사상 가장 큰 영토를 다스렸어요. 애니) 그걸 다 어떻게 알지요? 가온) 장수왕은 아버지 광개토대왕의 업적을 널리 알리기 위해 기념비를 만들었거든요. 그리고 오늘날에도 그곳에 있어요. 아주 큰 비석처럼 보이는데 3층 건물 높이이지요. 애니) 대단하게 들리는데요. 나도 언젠가 꼭 가봐야겠는걸요. ◈ 역사돋보기 -‘부여’ 관련 설명 - 『부여는 우리나라(중국) 동북방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소수민족의 역사다. 한나라 초기 랴오닝 지방 에 있던 국가이며, 동북아 지역에서 처음 정치 체제를 이룩한 국가이다. (중략) 한나라 이래 부여는 동북아 지역을 700년 넘게 다스렸으며, (중략) 부여는 한(漢) 나라를 종주국으로 섬겼으며….』 – ‘고구려’ 관련 설명 - 『고구려는 한 원제(기원전 37년) 때 현도군 내에서 건국됐으며, 그 시조는 주몽인데 부여에서 왔다. 초기 도읍은 흘승골성(오늘날 오녀산성)이며, 이후 국내성(현재 지린성 지안시)으로 천도했다가 427년 평양으로 옮겼다.』 부여에 대한 설명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부여를 오늘날 이 지역에서 발생한 지방 정부라는 의미로 중국의 역사로 편입시키고 있죠. 고구려 유물전시 설명을 살펴보면, 고구려의 태동이 ‘중국의 속국이었던 부여’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요. 한국사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정보가 없으면, 부여와 고구려를 동북아 지역에서 발전했던 중국의 지방 정권 중 하나로 잘못 판단 할 수 있어요 ▣ 지은이 유정희 ◇ 국제교류문화진흥원 원장 ◇ 마리이야기 대표 ◇ 융합관광콘텐츠학회 국제학술대회위원장 ◇ 한국문화재지킴이단체연합회 이사 ◇ 저서 《Fun & Easy Guide to Korea》, 《담덕이야기》, 《궁파이야기》, 《창덕궁》,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 펴낸곳 응용한국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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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알리기 프로젝트 Fun&Easy Guide to Korea] Gogury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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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 시장 가는 길 – 방충망 제작시공, 환기
-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방충망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모기 파리 등 벌레들이 방 안에 들어와서 사람들을 괴롭히겠지? 덥거나 답답해도 창문을 열 수 없게 될 거야. 방충망은 ‘막을 방(防)’ ‘벌레 충(蟲)’ ‘그물 망(網)’으로 벌레의 침입을 막는 그물이라는 의미야. 모기, 파리, 벌레 등의 해충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에 치는 그물인 거지. 미세방충망은 또 뭐냐고? ‘작을 미(微)’ ‘가늘 세(細)’의 ‘미세’가 작고 가늘다는 의미이니까 해충은 물론 작고 가느다란 먼지 등이 방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창문 같은 곳에 치는 망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아. ‘막을 방(防)’이라 했어. 범죄 막는 일은 ‘범죄 범(犯)’의 방범이고 외국의 침략으로부터 나라 지키는 일은 ‘나라 국(國)’의 국방이야. 물이 스며들거나 넘쳐흐르지 못하도록 막는 일은 ‘물 수(水)’를 써서 방수라 하지. ‘예방’도 ‘막을 방(防)’이냐고? 그래, 맞아. ‘미리 예(豫)’로 미리 막는다는 의미이니까. ‘충’을 ‘벌레 충(蟲)’이라 하였는데 벌레라는 의미뿐 아니라 동물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된단다. 기생충은 ‘맡길 기(寄)’ ‘살 생(生)’ ‘벌레 충(蟲)’으로 다른 동물에 자신을 맡기고 사는 벌레라는 뜻이야. 다른 동물 체내의 양분을 흡수하여 사는 벌레를 가리키지. 이런 습성 때문에 남에게 의지하여 사는 사람에 대한 비유로도 많이 쓰인단다. 뱀, 거북, 악어 등을 파충류라 하는 것 알지? ‘기어 다닐 파(爬)’로 기어 다니는 벌레라는 의미야. ‘제작시공’은 무슨 의미냐고? 제작이 ‘만들 제(製)’ ‘만들 작(作)’으로 만든다는 의미고 시공은 ‘행할 시(施)’ ‘공사 공(工)’으로 공사를 행한다는 의미니까 ‘제작시공’은 직접 방충망을 만들어서 현장에서 마무리 공사까지 해준다는 뜻이겠지. ‘환기’는 또 무엇이냐고? ‘바꿀 환(換)’ ‘공기 기(氣)’로 공기를 바꾼다는 의미야. 실내의 공기를 바깥의 공기와 바꿔주면서 동시에 곤충류의 침입은 막아야 하기 때문에 방충망을 설치하는 거란다. 복습해 볼까요? ----------------------------------------------------------------------- 익힘 한자어 ① 방충망: 막을 방(防) + 벌레 충(蟲) + 그물 망(網) 익힘 한자어 ② 제작시공: 만들 제(製) + 만들 작(作) + 행할 시(施) + 공사 공(工) 익힘 한자어 ③ 환기: 바꿀 환(換) + 공기 기(氣) 활용 한자어 방범, 국방, 방수, 예방, 기생충, 파충류 ▣ 지은이 권승호 ◇ 전주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이비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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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 시장 가는 길 – 방충망 제작시공, 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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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더 나은(Better) 교육을 위한 우리의 꿈(Dream)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는 존 F. 케네디 박물관(The Sixth Floor Museum)이 있다. 여기에는 그가 제35대 미국 대통령 재직 기간(1961~1963) 동안의 업적과 암살에 얽힌 각종 사진과 기록이 전시되어 있다. 그의 유물 중에서 돋보이는 것은 “A man may die, nations may rise and fall, but an idea lives on(인간은 죽게 되고, 국가는 흥망(興亡)하지만, 사상은 계속 살아남는다)”라는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 문구이다. 그 아래는 자유, 평등, 평화를 위한 여정에 삶을 바친 또 다른 두 명의 인물 사진이 함께 있다. 바로 형의 유지를 받들어 평생 인권과 평화를 위해 활동한 정치가 동생 로버트 케네디와 역시 인권운동가이자 사상가, 종교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이다. 이들 셋은 공교롭게도 암살당한 비운의 주인공들이다. 미국은 킹 목사의 탄생일을 1월 셋째 주 월요일로 지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킹 목사의 연설문에는 그의 강력한 자유, 평등사상이 드러난다. 바로 “I have a dream(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이다. 케네디 대통령과 킹 목사의 소망은 모두가 위대한 미국의 사상(Idea)으로 오늘날까지 살아있다. 이처럼 위대한 사상은 국민의 영혼을 빛나게 만든다. 우리에게도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반만년 역사의 유구한 홍익인간(弘益人間) 사상이 살아있다. 이는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사상으로 우리나라 교육법의 근간을 형성한다. 수많은 외침(外侵)과 국가의 흥망성쇠(興亡盛衰) 속에서도 우리 민족은 한강의 기적을 일구고 2021년에는 드디어 선진국으로 진입했다. 그 바탕에는 변변한 천연자원 하나 없이 오직 국가백년대계인 교육에 의한 인재 육성으로 오늘에 이른 것이다. 한마디로 교육은 위대한 홍익인간의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추구한 위대한 사상이다. 그러한 교육이 산업화, 민주화 시대를 겪고 정보화, 인공지능(AI)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흔들리고 있다. 오직 물질문명에만 몰입한 천민자본주의 시대를 살면서 영혼 없는 교육으로 경쟁에서 이긴 자만이 모든 것을 독점하는 제로섬(Zero sum) 사상으로 무장한 것이다. 역사상 수많은 인류는 공존하지 못하여 절멸(絶滅)한 역사를 보여준다. 오직 사피엔스(Sapience)만이 유일하게 생존에 성공했다. 그 바탕에는 공존(共存)의 사상으로 협력했기 때문이다. 빈부의 격차가 날로 심화되는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더불어 잘 사는 공존사상이다. 자신들만의 성(城)을 쌓은 채 살아가는 상류 집단은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안간힘을 쓴다. 한때 모 방송사의 ‘SKY캐슬’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현실은 여지없이 민낯을 드러냈다. 보다 성공하고 잘살아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자 하는 욕망이 sky(하늘)로 치솟는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그에 대한 강력한 수단으로 교육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는 이제 건너갔다. 자식들이 부모의 세대보다 더 잘 살 수 없다는 보도도 있다. 현 정부는 국정의 3대 과제로 교육개혁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성취하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해 학교 교육부터 혁신해야 한다. 수업 시간에 잠자는 학생이 없는 학교, 경쟁보다는 이해하고 배려하며 공존하는 학교, 교권과 학생 인권이 조화를 이루어 즐겁고 행복한 학교, 학생의 선택권이 존중되는 학교, 학생의 실수와 실패를 응원하고 잠재력을 계발하며 미래의 역량을 길러내어 ‘괄목상대’한 인재를 육성하는 학교, 아침에 가장 먼저 등교하고 싶은 학교, 교사가 교육하는 것에서 최고의 보람을 얻는 학교, 학부모가 신뢰하고 기꺼이 참여하는 학교, 민주적인 운영으로 물 흐르듯 소통하는 학교, 다양한 토론과 질문이 활성화된 수업을 하는 학교 등등 이것이 우리가 이뤄야 할 학교 교육혁신의 시대적 소명이다. 우리에게는 꿈이 있다. 그 꿈은 다시금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사상인 홍익인간을 육성하는 학교를 교육의 터전으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 교육, 포스트코로나 시대인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現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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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더 나은(Better) 교육을 위한 우리의 꿈(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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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살면서 의도적 착각이 필요한 이유
-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최근에 타고 다니던 경차를 팔고 중고로 대형차를 한 대 구입했다. 경차를 구입하던 당시에는 출퇴근 거리가 10분밖에 되지 않았는 데다 하루 평균 운전거리가 10km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경차를 타고 다녀도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하루 평균 100km 이상 차를 타고 다니고 아들도 점점 자라다 보니 안전상의 문제로 부득이하게 차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1인 차주였다. 무사고에 외부도 내부도 깔끔했다. 10년이 훌쩍 넘은 중고차였지만 키로수는 10만이 채 되지 않았고, 대형차에서만 맡을 수 있는 가죽냄새가 풀풀 풍겼다. 나름 중고차 시장의 영업 상술이겠지만, 폴폴거리며 타고 다니던 경차에 비하면 경주마 수준이었다. 간단하게 차량을 점검한 뒤 계약서를 쓰고 차를 몰고 나왔다. 2년간 손과 발이 되어 주던 경차는 매매상사에 넘겼다. 매매상사 대표님은 "타이어들이 F1 타이어 같네요."라고 이야기했다. 새로 구입한 자동차는 역시 중고로 구입한 경차를 구매할 때의 가격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았다. 크다면 큰돈이고 작다면 작은 돈이지만, 자동차를 구매하는 데 있어서 2~300만 원 차이는 그리 큰돈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났다. 안전, 정숙성, 오래된 자동차이긴 하지만 고급진 인테리어, 구매 당일까지 딜러조차도 몰랐던 구식 선루프, 게다가 오늘 이야기하고픈 심리적인 여유까지. 지난해 11월에 공저가 계약되었다. 함께 원고를 쓴 분들은 사회적으로 꽤 성공하신 분들이었고, 먼발치에서 바라보아야 할 만큼 훌륭한 분들이었다. 또 다른 공저도 2권 준비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쓰고 있는 저서도 최종 퇴고 중이라 출간을 준비 중이다. 소설을 정리하는 작업도 착착 진행되고 있고, 모든 게 순조롭게 풀려나가고 있다. 이렇게 여유로운 하루하루를 지내면서 느껴지는 행복과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소망으로 마음을 가득 채우는 것을 느낀다. 때로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때로는 자기기만으로 가득 찬 마음으로 100만 부가 팔리게 될 소설책을 쓰고 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했지만, 그러나 매일 아침 집 앞에 놓여 있는 경차를 보고 있노라면 묘한 기분이 들었다. 먼 훗날 마주하게 될 다양한 분야에서의 성공과 성취에 대한 믿음, 그리고 확신은 어느 순간부터 흔들리지 않았다. 요동은커녕 작은 미동조차 느끼지 못했다. 다만 묘한 기분은 감출 수 없는 그 무엇이었다. 고유가 시대를 넘어 전기차가 도래하는 시대에 유류비 핑계로 경차를 타고 다닌다고 말은 했지만, 경차는 내 마음의 그릇을 보여주는 듯했다. 지난겨울에는 배터리가 7번이나 방전되어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무료 시동서비스를 다 쓰고 난 뒤에야 비로소 배터리를 교체했다. 퇴근길에 아들을 무사히 집까지 데리고 와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가진 경차였지만, 매매상사 대표님이 "타이어들이 F1타이어 같네요."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타이어 교체를 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맞벌이를 하다 보니 크게 여유가 없는 것도 아니었건만, 과거의 힘들었던 경험들의 영향 때문에 뭉텅이로 돈이 빠져나가야 하는 부분들 앞에서는 주춤할 때가 많았던 탓이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깔끔한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서류가방을 들고 나와서 F1타이어에 버금가는 낡아빠진 타이어를 4짝이나 장착한 2012년식 경차를 타고 장거리 출장을 가는 모습은 누가 봐도 우스웠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경차를 구입한 뒤로 어지간해서는 양복을 입고 다니지 않았다. 뭔가 구색이 맞지 않고 어색하다고 느낀 것이었다. 20대 중후반부터 늘 양복을 입고 다녔지만, 30대 중후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서는 철부지 대학생처럼 입고 다녔다. 편하다는 이유였지만, 사실 마음의 한 귀퉁이에서는 또 다른 속삭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출퇴근용이라는 핑계, 유류비 아낀다는 핑계는 그만해. 솔직해지자고. 괜히 차 바꿨다가 할부금 못 낼까 봐 두렵고, 경차보다는 승용차가 돈 많이 들 것 같으니까 겁나는 거잖아. 안 그래? 그럼 그냥 편하게 입어. 겉만 번지르르하게 양복 입으면 뭐 해? 경차 타고 다니잖아.' 경차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주차도 편하고, 주차료도 저렴하고, 보험료도 저렴하다. 다소 위험하다는 것만 제외하면 모든 게 장점 투성이다. 다만 신학과 인문학의 경계선 사이에 서서 학문이 주는 오묘한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오랫동안 탐구하고 연구하며 살아온 나에게 있어서, 낡아빠진 경차는 가정경제에 대한 무관심과 막연한 두려움으로 말미암은 결과였다는 것 만큼은 부인할 수 없었다. 2023년을 결단의 한 해로 만들겠다고 다짐한 뒤, 하루 만에 차를 바꿨다. 차를 바꿔야겠다. 언제 바꾸지? 내일 바꿔야겠다. 그리고 다음날 바로 바꿨다. 2023년이 시작된 지 불과 보름밖에 되지 않았지만, 차를 바꾼 것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내가 한 일들 중에서 가장 잘한 결단 중 하나였다고 확신할 정도로 훌륭한 선택이었다. 어쩌면 의도적 착각인지도 모르겠다. 작년에도 나는 책을 썼고, 글을 썼고, 강의를 다녔고, 육아를 했고, 사업을 키워나갔다. 자동차가 바뀌었다고 해서 삶이 크게 달라진 건 별로 없다. 그러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을 해야 할 때 빠른 결단이 가능해졌고, 이전보다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자세가 만들어졌다는 점은 달라진 점이다. 무엇보다 매일 아침 먼지투성이의 경차를 마주할 때마다 느껴지는, 딱히 콕 꼬집어 이야기할 수 없는 그런 기분도 사라졌다. 출고된 지 10년도 넘은 중고차의 낡은 가죽시트에서는 퀴퀴한 냄새보다 고급 가죽냄새가 난다. 싸구려 가죽냄새와도 거리가 멀다. 이것도 나만의 착각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놀랍게도 엄청나게 성장할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강한 확신을 내 마음에 심어주고 있다. 덕분에 나는 2년 뒤인 2025년 1월에 대형 세단으로 바꾸기로 결단할 용기를 얻었다.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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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살면서 의도적 착각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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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깨봉 칼럼] 생각의 수렴(은유로 정의하기)
- [교육연합신문=육우균 교육국장] ‘침대는 과학이다’라는 은유적 표현은 ‘침대-과학’의 배치가 침대가 더 이상 가구(영토화)가 아니라(탈영토화) 이제 잠을 잘 자게 하는 과학적인 원리로 재영토화된다. 이처럼 사고는 은유에서 비롯된다. 원관념과 보조관념이 멀면 멀수록 사유의 깊이 또한 무제한으로 확대된다. 그렇기에 은유적 표현을 잘하려면 낯선 것, 다른 것, 혹은 잡종(하이브리드)들과 접속해야 한다. 친숙한 것들과의 만남은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인간이라는 존재도 본래 낯선 것과의 만남 속에서 성장한다. 낯선 환경과 만나고 그 낯선 이물질들이 나에게 질문을 하게 만들고, 동시에 그 낯섦 속에서 문제의 답을 찾는 것이다. 또한 은유는 사물이 가지고 있는 본질을 더 확연히 들여다볼 수 있는 장치다. 은유의 연결은 그 본질을 알아야 연결 관계가 맺어진다. 관계맺기가 은유의 핵심이다. 관계를 볼 수 있으면 맥락을 보는 것이고, 그것은 본질에 다가가는 지름길이다. 은유적 표현은 나만의 유일한 것이라 나만의 색깔을 갖는다. 따라서 은유적 표현은 남이 흉내낼 수 없다. 은유는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언어의 마술이다. 은유로 정의한다는 것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사물의 핵심 정수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왜 A=B지?’하고 그 이유를 생각해 볼 때 생각의 힘도 길러진다. 커다란 지적 쾌감을 준다. 마치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추었을 때 느끼는 감흥처럼. 그런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옛날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는 천재의 속성에 관한 은밀한 비밀을 엿보게 하는 말을 그의 저서 『시학』에서 살짝 흘려놓았다. “이것만은 남에게 배울 수 없는 것이며, 천재의 표상이다. 왜냐하면 은유에 능하다는 것은 서로 다른 사물들의 유사성을 재빨리 간파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즉 은유는 유사성을 통해 ‘보편성’을, 비유사성을 통해 ‘창조성’을 드러내는 천재적인 생각의 도구다. ‘책은 도끼다.’ 할 때 ‘책’과 ‘도끼’는 그 쓰임이 다르다. 다를수록 융합적 사고가 된다. 즉 차원이 다른 두 물건(물질)이 섞여 다시 태어난 것은 매우 좋은 창조물이 된다. 이렇게 차원의 거리가 멀수록 좋은 창조물이다. 융합적인 글을 잘 쓰려면 ‘은유적 표현’에 능해야 한다. 은유적 표현은 더 넓은 상상력을 요구하며, 더 큰 감동을 안겨줄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보름달이 앞산에 떠오르고 있다. 산에 기대어 시간이 지날수록 부풀어 오른다. 마치 임신한 아내의 배 같다. 따라서 이를 은유로 표현하면 ‘보름달은 임신한 아내의 배다.’가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달은 한 달에 한 번씩 윙크한다.’ 왜냐하면 달은 초승달에서 보름달로 다시 초승달로 변하기 때문이다. 너무나 재미있는 표현이고, 또한 창의적인 표현이다. 남들이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표현, 나만의 표현, 남과 다른 표현, 그것이 바로 독창적인 표현이고 그것은 은유에서 비롯된다. 그러면 은유로 정의하는 방법을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동백꽃은 봄의 순교자다.’ 란 은유적 표현이 있다. 왜 동백꽃은 봄의 순교자인가?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 의문의 답은 이것이다. 훼절을 거부하고 한 순간 꽃 송이가 툭 져버린다. 천천히 시드는 법 없이, 생의 절정을 제 무덤으로 삼는다. 바람 부는 어느 봄날을 기다렸다 그 찰나에 결연히 제 몸 전부를 맡긴다. 얼마나 열렬한 믿음의 생애였기에 그 선홍빛은 돌아보지 않고 외마디로 지는 걸까? 『이 한 줄의 가사』 (이주엽) ‘길은 안전한 위험이다.’라는 은유적 표현이 있다. 왜 길은 안전한 위험이 될까? 그 의문의 답은 이것이다. 길은 이미 남이 닦아놓은 것이다. 그 길로 가면 안전하다. 쉽고 빠르다. 그러나 위험하다. 고정관념에 매이게 된다. 결국 인생의 길이란 자신이 개척해 나가는 것이다. 남이 만들어 놓은 길을 수동적으로 가는 게 아니라 주체적으로 내가 나의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남이 개척해 놓은 길은 안전하지만 고정관념 때문에 새로운 곁길이나 길섶, 갓길은 제대로 보지 못한다. ‘얼어붙은 고정관념을 깨라’고 카프카는 말했다. 그것을 깨는 도끼는 바로 책(독서)이다. 그래서 “길은 안전한 위험이 된다.” ‘성직자는 쓰레기통이다’ 왜 그럴까? 마음의 욕심이 차면 비우기 때문에, 또는 세상의 쓰레기를 받아주는 사람이라서, 또는 평상시에는 성직자를 본체만체 하지만 자신의 마음이 다쳐 아파할 때 꼭 필요한 사람이라서 마치 쓰레기통 같다고 하는 것이다. 이유를 알고 나면 ‘성직자는 쓰레기통이다’ 라는 말이 매우 참신한 표현임을 깨닫게 된다.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오직 나만의 표현이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예술적 천재들이란 공감각적 변이를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공감각은 감각끼리의 변화 과정, 즉 ‘-되기(化)’다. 들레즈에 의하면 의미는 주관 속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사물들이 서로 접속하면서 만들어진다고 보았다. 즉 사물들의 접속에 따라 생성된다는 것이다. 생성이란 무에서 유가 튀어나오는 게 아니라, 어떤 것이 다른 것으로 ‘되는 것’, 또는 ‘-되기’인 것이다. 어떤 공이 있는데, 그것이 ‘공 – 발 – 네트’와 계열화되면 ‘축구공’이 되고, ‘공 – 발 –넘어가는 네트’와 계열화되면 더 이상 ‘축구공’이 아닌 ‘족구공’이 된다. 또한 ‘공- 손-그물달린 링’으로 계열화되면 그 공은 ‘농구공’의 의미를 지닌다. 이처럼 하나의 공이 어떤 항과 배치되느냐에 따라 공의 의미는 달라진다. 즉 다른 이웃을 만나면 다른 공이 되는 것이다. ‘-되기’는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과 접속하여 또 다른 의미를 갖는 것을 말한다. 하나의 감각이 다른 영역의 감각을 일으키는 것으로 예를 들면 <시각 + 청각>이 청각의 시각화가 되는 것,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와 같은 표현을 말한다. 음악에서는 청각적 감각을 시각적인 것으로 바꿔주면 되는데, 백남준의 ‘다다익선’이란 작품이 그것이다. 미술에서는 음악과는 반대로 시각적인 감각을 청각적 감각으로 바꿔주면 된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풍덩」이란 작품이 그것이다. 이런 활동을 잘해야 예술 분야에서 천재란 말을 듣는다. 이런 공감각적 심상은 흔히 시에서 많이 사용된다.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든지 “웃음소리가 꽃잎처럼 흩어져 있다”.와 같은 예이다. 이처럼 은유적으로 어떤 개념을 정의하면 언제든지 글을 쓸 때 바로 써먹을 수 있다. 왜냐하면 A=B에서 ‘왜 A는 B인가?’ 하는 ‘이유’를 밝혀주면 그것이 곧 시가 되고 수필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단어를 개념 해체적 질문을 통해 새롭게 정의하면 자기만의 새로운 표현을 할 수 있게 된다. ‘소금’을 예로 들어보자. 소금은 바닷물과 햇볕으로 잉태된 아이다, 소금은 죽음으로 거듭난 보석이다, 소금은 죽은 후에 남은 흰 사리다. 소금은 물의 뼈다. 소금은 물의 흰 석류다. 소금은 바다의 상처요, 아픔이요, 눈물이다. 소금은 생명을 살리는 신비의 약이다. 소금은 부패를 허용하지 않는 짜디짠 영혼의 말씀이다. 이런 은유적 표현들이 시의 시구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시를 ‘은유의 보석상자’라 하지 않던가. 시를 쓰려면 맨 처음 은유부터 익혀야 하는 이유다. 은유는 움직이는 사유다. A에서 B로 건너가기다. 언어의 감옥인 사전에서 ‘건너간다’는 의미는 질서화를 무질서화 한다는 의미다. 억압에서 자유로 이동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려면 먼저 언어의 감옥에 갇혀있는 단어들(사전 속에 억압되어 있는 단어들)을 해방시켜야 한다. ▣ 육우균 ◇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교육연합신문 교육국장 ◇ 前중앙일보 공교육 논술자문단 자문위원 ◇ 前중등교사 임용시험 채점위원 ◇ 前영흥고등학교 교감 ◇ 前인천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교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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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깨봉 칼럼] 생각의 수렴(은유로 정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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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인생의 턴오버
- [교육연합신문=전미경 칼럼] 지난주 오케스트라에서 신년 음악회로 차이코프스키 심포니 5번을 연주했다. 해가 바뀌고 2월도 어느새 중반을 향해 달려가지만, 얼마 전 우리나라의 명절인 구정이 지난 뒤라 이제 정말 본격적인 새해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겠다.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은 일곱 곡이 있는데 그중 번호가 붙은 건 여섯 곡, 그리고 그중에서도 5번 교향곡은 6번 교향곡과 더불어 정말 많이 연주되고 사랑받는 곡 중 하나이다. 차이코프스키는 4번 교향곡까지 완성하고 거의 11년 만에야 5번 교향곡을 발표했는데, 그 11년 동안 주로 유럽으로 연주 여행을 다녔고 작곡도 했지만 주로 오페라를 썼다고 한다. 그 시기 차이코프스키가 썼던 편지들을 보면 교향곡을 작곡하는 것에 내심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11년 만에 세상에 나온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내적 우울과 갈등이 녹아 있는 것만 같고 마지막 악장으로 갈수록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것도 같다. 1악장부터 마지막 4악장까지 반복되어 나오는 주 멜로디는 너무나 아름다워 대중음악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우리가 잘 아는 가수 민해경의 노래에도 이 멜로디가 나오니 말이다.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지휘로 초연되었는데 당시 대중들에겐 인기가 좋았지만, 비평가들이나 차이코프스키 자신까지도 별로 맘에 들어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인기도 더해지고 지금 우리들에겐 너무나 아름다운 곡으로 연주되고 있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진 않지만 시간은 누군가에겐 약이 되기도 하고, 시간과 더불어 더 단단해지기도 한다. 차이코프스키도 11년이라는 시간 동안 교향곡을 쓰지 못했던 데에는 나름 많은 이유가 있었겠지만, 거기에 그가 원래 갖고 있는 우울한 기질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생각의 꼬리들이 우리를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것조차 더디게 만드는 날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시간은 잠시도 기다려주지 않고 흘러만 간다. 물론 차이코프스키도 다른 장르의 곡들을 작곡하고, 연주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다 보니 1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 버렸겠지만, 어쨌든 11년 만에 세상에 내놓은 교향곡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았으니 그 또한 여러 생각으로 자신을 괴롭혔을 것이 뻔하다. 사람의 피부는 일정하게 턴오버 주기를 갖는다고 한다. 그래야 묶은 각질이 탈락되고 새로운 피부가 재생된다는 것이다. 묶은 각질이 제때 탈락되지 못하고 노폐물과 함께 쌓이다 보면 피부에 문제가 생긴다. 우리 인생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탈락되어야 할 각질도 때가 되기 전까진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다 필요한 존재다. 우리의 삶에서 언젠간 버려져야 할 어떤 것들도 지금은 나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것을 보면 신의 섭리가 참으로 놀랍다. 지금의 고통과 아픔, 힘든 여정이 언젠가는 탄탄한 장벽이 되어 우리 삶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에는 인생의 턴오버 과정이 담겨 있는 것만 같다. 새로운 피부가 재생되기 위해서 지금의 상처는 결국 아물고 각질이 되어 탈락할 것이다. 비록 여러 원인으로 인해 재생 주기가 길어질 수도, 또는 짧아질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삶은 피부의 턴오버 주기처럼 재생을 반복할 것이다. 겨울에서 봄을 향해 가는 지금 이 계절에 수많은 생각의 먼지들이 쌓이고 있다면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을 흥얼거리며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 첼리스트 전미경 ◇ 가천대 관현악과 졸업(첼로전공) ◇ 서울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 금천 교향악단 부수석 역임 ◇ 의왕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 강동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 ◇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첼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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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인생의 턴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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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5년을 결단하다
-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지난 2022년 12월 22일에 구매한 책이 있다. 한국영상대학교 하우석 교수가 쓴 <내 인생 5년 후>라는 제목의 이 책은 흔한 자기 계발서임에도 묘한 즐거움이 있었다. 나의 의지대로 미래를 창조해내고 예견해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였을까, 1주일 사이에 3번을 탐독했고, 신년에 들어서서 4번째 읽고 있다. 그리고 천천히 5년 계획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금부터 5년 후 당신의 모습을 떠올려보라. 그때도 지금과 같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 매달려 있다면 어떻겠는가? 그것보다 더 큰 두려움이 있겠는가? 5년 후에도 뻔한 삶을 살고 있다면 모골이 송연해지지 않겠는가? -내 인생 5년 후 30p, 하우석, 다온북스 Determination이라는 단어가 있다. 확고한 투지, 혹은 공식적인 결정 등을 의미하는 이 단어는 또 다른 뜻으로 "결단"을 의미하기도 한다. '결정적인 판단을 하거나 단정을 내림'이 결단의 사전적 의미다. 결단이라는 단어를 처음 생각하게 된 것은 2015년 무렵이었다. 사전적 의미를 모르는 것은 아니나, 습관적으로 결단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분들을 만난 게 그때였다. 사업상 만나는 분들이었는데, 매 순간 결단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하셨다. "우리 결단합시다." "지금부터 결단하시고 시작하시죠." 이런 식의 대화가 자주 이어졌다. 의기투합해서 뭔가 결과를 만들어내자는 식의 대화는 참 좋았으나 무엇을 어떤 식으로 결단해야 하는지 몰랐다. 마냥 어린아이는 아니었음에도 딱히 결단이라는 단어를 잘 사용할 만한 나이도 아니었고, 결단해서 얻어지는 게 뭔지도 모른 채 그저 결단만 외치는 것도 어색했다. 그렇게 7, 8여 년의 시간이 지나갔다. 그러다 마흔을 바라보게 되는 2023년을 시작하면서 결단이라는 단어를 곱씹어보게 되었다. 결단을 내리지 않고 지낸 시간은 결국 후회와 아쉬움으로 남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작은 결단이라도, 그리고 설사 그 결단이 무의미한 것이라 할지라도 기억에 남는다는 사실 역시 깨달았다. 울산에서 밀양에 있는 회사까지 출근거리는 정확히 편도 50km다. 직선도로라서 뻥 뚫려 있지만, 가까운 거리는 아니다. 간혹 집안일이나 개인 사정으로 늦을 때가 있다. 평소 같았으면 음악도 듣고 좋은 강연도 들으면서 가겠지만, 그런 날에는 오직 운전에만 정신을 집중한다. 그리고 정시에 도착한다. 과속은 결코 옳은 행동이 아니다. 차라리 지각해서 눈총을 받더라도 정속 운전하는 게 안전하다. 다만 기운이 빠지거나 목표의식이 흐릿해질 때마다 그때의 작은 결단을 생각하며 복기한다. 책을 읽는 것도 그렇다. 이 책이 참 마음에 든다, 하고 생각이 들면 빠른 시일 내 3번 정도 정독한다. 처음 읽을 때 좋은 구절이나 내용은 빨간색 펜으로 밑줄을 죽죽 긋는다. 두 번째는 파란색 펜으로, 세 번째는 까만색 펜으로 긋는다. 그렇게 최소 3번 정도 읽고 나면 책을 쓴 저자의 마음이 느껴져서 처음 읽을 때와는 다른 깨달음이 있다. 그리고는 틈이 날 때마다 꺼내 읽으면서 새로운 정보들을 얻는다. 집중해서 3번 내리읽어내는 것, 모두 집중과 몰입, 즉 결단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습관이다. 그냥 좋은 책이겠거니, 하고 읽다가 중도에 포기해버린 경험들이 나에겐 얼마나 많았는지! 그런 작은 결단들, 결심들, 올바른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결정을 내리고 행동으로 옮겼을 때, 그 결괏값은 다소 미미하더라도 마음에 남는 울림은 절대 미미하지 않았다. 무언가 성과를 냈다는 즐거움과 쾌감이 적잖은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책을 한 권 다 읽어냈을 때의 즐거움, 어렵던 문제를 하나 풀어냈을 때의 즐거움 못지않은 재미들이 결단으로 말미암은 결과에서 만들어졌다. 그러고 보면 매 순간은 결단의 과정이었다.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다 보면 의미 없는 시간이 흘러갔다.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다 보면 아무런 결과가 없었다. 그러나 결단하면 다음 행동은 쉬워졌다. 결단은 생각을 단순화시키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마음에 없던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큰 소리로 "아자아자! 할 수 있다!"하고 외치는 행위보다는 Let's do it 혹은 Just do it에 가까웠다. 그게 무엇이던 지간에 말이다. 사업에서의 성장, 자기 성장, 자아 성찰, 그 무엇이든지 결단의 과정이 있으면 쉬워졌다. 결단한다고 해서 좋은 성과가 나오는 것만은 아니었다. 최근 요리에 관심이 생겨서 고객들에게 선물할 겸 쿠키를 구워봤는데, 작은 상자 2개 분량의 쿠키를 굽는 데 5시간이 걸렸다. 과정 자체는 쉬웠으나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었다. 집안은 온통 버터와 쿠키 냄새로 난장판이 되었고, 설거지와 빨래는 한 소쿠리나 나왔는 데다, 아들이 한 손에는 티라노사우루스 공룡과 다른 한 손에는 대머리 공룡 인형을 들고 서서 놀아달라고 보챘다. 하루에 한 번 쿠키를 구워서 고객들을 모집하겠다는 결단이 일주일에 한 번으로 대폭 축소되었다. 역시 결단이 필요했다. 5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결단하게 된 계기는 지인의 추천으로 소개받은 책 덕분이었지만, 그저 책 한 번 읽고 '나도 한 번 해봐야지' 하는 결단으로 시작한 것은 물론 아니었다. 한국나이로 29살, 만 28살에 처음 입사했던 회사는 무역회사였다. 직원수가 200여 명에서 30명 안팎으로 급격히 감소한 중소기업이었다. 작은 중소기업이긴 했지만, 한창 때는 꽤 괜찮은 회사였는지 직원들도 빵빵했다. 사수는 필리핀에서 대학을 졸업한, 토플과 토익 점수가 만점에 가까운 37살의 젊은 차장님이었다. 부장님은 50대의 나이에도 철인 3종경기에 도전하는 분이었고, 주변에는 모두 서울의 내로라하는 대학에서 석박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한 40대 초중반의 과차장님들이었다. 요즘 표현으로 지거국(지방거점국립대) 출신의 내가 어떻게 그런 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 의아할 따름이었다. 회사가 어려워서 오래 근무하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도 당시 차장님, 부장님과 연락을 주고받는다. 이후 여러 회사를 전전했다. 보험회사에서도 근무했었고, 자동차 영업도 했다. 밀양에서는 박사학위만 3개를 갖고 있는 겸임교수이자 60억 규모의 정부사업을 관리하는 대표님과 함께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런 과정을 통해, 나는 미래의 내 모습을 봤다. 자기 관리와 클로징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보험이나 자동차 영업처럼 수입의 상한선이 없는 일을 통해 많은 경험들을 만들어갔지만, 성격상 고객을 끌어들이거나 클로징 하는 능력이 없는 나는 애당초 그런 일이 체질상 맞지 않았다. 다시 직장인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에서 새로운 경험치들을 쌓는다는 점에서 무척 만족했다.다만 한계는 존재했다. 나쁘지 않게 사는 것 같지만, 별로 원하지 않는 내 미래의 모습을 사는 직장 상사들을 보면서 5년 뒤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내 나이가 50인데, 왜 이런 인생을 살고 있는지 모르겠어.가족이랑 떨어져 살지, 야근 때문에 개인시간은 없지, 집에 가면 아무도 없지. 열심히 살아온 것 밖에 없는데 눈 떠보니 50이야. 시간 금방 가." 함께 근무하는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었다. 5년 후 내 인생을 생각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을 차근차근히 생각해보게 되었다.39살의 나는 나보다 신체나이가 10년 앞서 나가는 사람과 회사에서 일을 하고, 10년 앞서 나가는 사람들과 미팅을 하며 책을 쓰고, 20년 앞서 나가는 사람들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신체 나이가 10살, 20살 어린 사람들과 교류하고 있다. 동생, 혹은 제자의 관계이지만 언젠가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지도 모른다는 계산에서다. 그리고 그 포지션에 서서 어떤 모습이 가장 인상적인 삶의 형태인가를 가늠하며 나의 롤모델을 찾곤 했다.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답설야중거 불수호란행)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어지러이 함부로 가지 말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취는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터이니’라는 뜻으로,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휘호로 유명한 서산대사의 한시다.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 5년 인생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수 있는 길이다. 내 아들이, 내 아내가, 앞서 나가는 아버지와 남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인생의 진북을 결정할 수 있다면 결코 함부로 살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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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5년을 결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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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 시장 가는 길 - '제육볶음'
-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 중에 볶음이 많지? 낙지볶음, 멸치볶음, 버섯볶음, 새우볶음 그리고 볶음밥. ‘볶음’은 어떤 재료에 양념을 하여 넓적한 그릇에 볶는 조리법이야. 제육볶음도 있다고? 맞아. 그런데 제육이 뭐지? 돼지고기야. 식용으로 쓰는 돼지고기를 제육이라 한단다. 그러니까 제육볶음은 돼지고기를 고추장 양념에 재워 볶은 요리인 거야. ‘육’이 ‘고기 육’인 줄은 알겠는데 ‘제’가 ‘돼지 제'냐고? 그래. ‘돼지’라는 뜻이야. 원래는 ‘돼지 저(猪)’란다. 앞뒤를 따져보지 않고 마구 덤비는 것을 ‘저돌적’이라 하는데 ‘돼지 저(猪)’, ‘돌진할 돌(突)’로 돼지가 돌진하는 것처럼 나아간다는 뜻이거든. 그런데 ‘저’가 돼지고기로 쓰일 때에는 ‘제’로 발음한단다. 그래서 ‘저육’이라 하지 않고 ‘제육’으로 발음하는 거야. 돼지를 뜻하는 또 하나의 글자는 ‘돼지 돈(豚)’이야. 돼지고기를 돈육(豚肉)이라 하는 이유지. ‘돈가스’의 ‘돈’도 ‘돼지 돈(豚)’이냐고? 그래. 얇게 썬 돼지고기에 빵가루를 입혀 기름에 튀긴 음식인데 영어의 ‘포크커틀릿(pork cutlet)’에서 온 말이야. 일본 사람들이 ‘포크’ 대신에 돼지 돈(豚)을 썼고 ‘커틀릿’을 일본어 발음 ‘가쓰레쓰’로 바꿨다가 ‘카스’로 줄였어. ‘돈’에 ‘카스’를 더하여 ‘돈카스’로 이름 붙였는데 그것이 우리나라로 건너와 ‘돈가스’로 불리게 되었지. 삶아서 익힌 쇠고기를 ‘수육’이라 하는 것 알지? 원래는 ‘익을 숙(熟)’ ‘고기 육(肉)’으로 숙육(熟肉)이었어. 그런데 ‘숙육’ 발음이 어렵기 때문에 ‘ㄹ’을 탈락시켜서 ‘수육’이라 발음하게 되었단다. 삶은 고기를 눌러서 물기를 빼고 얇게 저며 놓은 음식을 편육이라 하는데 ‘납작한 조각 편(片)’으로 납작한 조각으로 만들어놓은 고기라는 뜻이야. 고기 튀김에 달고 새큼하게 끓인 녹말 채소 소스를 끼얹은 중국요리가 뭐지? 그래, 탕수육이야. ‘사탕 당(糖)’ ‘물 수(水)’ ‘고기 육(肉)’으로 사탕 물에 적신 고기라는 뜻이란다. ▶복습해 볼까요? 익힘 한자어 제육: 돼지 저(猪) -> 제 + 고기 육(肉) 비슷한 한자 돼지 돈(豚) 활용 한자어 돈육, 돈가스, 수육, 편육, 탕수육 ▣ 지은이 권승호 ◇ 전주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이비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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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 시장 가는 길 - '제육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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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특별한 사람이 되어간다는 것은
-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공저를 집필하는 분 중에 심리학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이 계신다. 우연한 계기로 TCI 심리테스트를 받았고, 꽤 놀랄만한 평가를 받았다. 상담을 진행해주신 교수님은 "전 작가님 점수가 저랑 거의 비슷해요." 하고 이야기하셨다. 두려움 지수는 0에 가까웠고, 인내력과 연대감은 100점에 가까웠다. 대부분의 점수가 평균치의 2배 이상 웃돌았는데, 영성 분야 spirituality는 만점이었다. "사이코패스의 기질이 없는 일반인 수준은 되네요." 하고 농을 던지자 "이런 점수는 일반인이 아니고 특별한 사람인 경우예요."하고 이야기하셨다. 마흔을 코앞에 두고 있는 지금, 주머니 사정은 결혼 초에 비해 전혀 달라지지도, 나아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익숙해져 버린 실패와 둔한 경제적 감각 덕분에 더 나빠졌다. 금융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신용불량자 등급 언저리까지 내려갔다가 지금은 조금씩 올라오는 추세다. 나보다 얼빠진 생각으로 사는 사람이 세상에 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인생이 이렇게 안 풀릴 수가 있는가, 고민하던 시간이 많았다. 꾸준히 사회생활을 해왔더라면 별다른 어려움은 겪지 않았을 것이다. 운명처럼 책도 쓰고 많은 경험을 하긴 했으나, 사업을 한답시고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 동안 30대를 흘려보낸 건 사실이다. 당연히 후회는 없다. 다시 30대 초반으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다니던 회사를 박차고 나왔을 것이다. 아마 더 빨리 튀어나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였을까. 지금은 조직생활이 익숙하지 않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고, 나이가 들면서 점차 바뀌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평가는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나의 첫 직장은 무역회사였고, 두 번째 직장은 환경분야 연구소였다. 동료들과 상사들로부터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10년 전에 다녔던 회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직속 상사와는 아직까지 안부를 주고받고 있다. 그러다 다양한 경험을 거치고 난 뒤 다시 시작한 조직생활에서 받은 평가는 별로 좋지 않았다. 일부 조직에서 나를 바라보는 평가는 내 생각과 다르게 흘러갔다. 사람들과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았고, 마음도 잘 흐르지 않았다. 아무리 객관적으로 생각해봐도 크게 미움을 받을 만큼 모난 성격은 아닌 것 같은데, 일부 조직에서의 문화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폐쇄적이었기에 하루도 견디기가 어려웠다. 덕분에 한 달 만에 해고를 당한 곳도 있었다. 놀랍게도 기업가, 사업가, CEO분들과는 상당히 대화가 잘 통했다. 대화의 폭이 넓었고, 대화의 방향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큰 사업체를 물려줄 테니 운영해볼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다양한 경험을 거치면서 만들어진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었다. 기회를 보는 눈, 일을 대하는 자세, 사람을 대하는 태도 등등 나의 내면을 채우고 있는 자세는 직장인의 뇌구조에서 벗어나 기업가와 작가의 뇌구조로 바뀌었기 때문에 만들어진 자세였다. 최근 들어 시작한 고전 탐구 모임에서 고전 탐구수업을 참여하는 동안 어마어마한 분량의 플롯과 등장인물, 섬세한 표현력을 갖춘 작품들을 읽고 연구하며 사색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일리아스, 오디세이아를 지나 고대, 중세, 현대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들을 연구하면서 진정한 자아 성찰의 의미에 대해 심도 깊게 연구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짐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근래 유행하고 있는 심리학 서적의 근간이 고대 그리스 비극에서 시작된 건 아니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인간의 심리를 아주 세밀하게 표현한 부분도 인상적이었고, 전쟁에서의 승리가 인간승리로 연결되는 건 아니라는 점을 알게 해 준 왕과 장군들의 비극적인 파멸도 인상적이었다. 자기 계발과 심리학 서적도 많이 출간되고 있고, 심리학 강연이나 마스터마인드, 멘탈리티 관련 세미나들도 많이 진행되는 요즈음 시대에 그런 강의나 책 보다 이런 고전을 한 번 읽는 것이, 생각하지 않고 배우지 않으면 이해가 안 된다는 점에서, 훨씬 심리학적인 부분이나 멘털적인 훈련에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한다. 한계는 있었다. 인류 역사와 시대의 궤를 함께 한 대서사시를 읽는다는 지적 허영심이 지독하게 두껍고 난해하기만 한 고전들을 읽게 만든 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대부분 고전들의 마지막 장은 허무하게 끝났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작품들이라는 건 알겠지만, 뭔가 아쉬움은 남는 건 사실이었다. 뭐지? 이게 끝인가? 싶은 마무리, 목침으로 써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두껍고 무거운 데다 엄청나게 많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로 인한 복잡한 플롯을 갖춘 고전들은, 화려한 커버 디자인과 상당한 비용을 쏟아부은 마케팅 전략으로 인해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어버리는 수많은 작품들에 비해 다소 초라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래서 이런 고전이 당대를 대표하는 엄청난 책이었고, 실제로 생각을 많이 한 사람들이 썼을 테고, 그리스의 교과서로 불리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좀 철없이 행동한다 싶을 정도로 보이는 신들의 이야기나 이야기의 잔혹성들이 지금 시대에 비추어봤을 때는, 고전이니까 읽는 것, 일종의 지적 허영심으로 읽어내려는 건 아닐까 하고 스스로에게 자문하는 시간이 되었다는 게 솔직한 마음이었다. “이기는 데 어려움이 따를수록, 이겼을 때의 기쁨도 큰 법이다.” -펠레 pele 축구선수 펠레의 오래전 흑백 영상을 보면 확실히 대단한 선수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펠레가 월드클래스로 활약하던 시대와 손흥민, 음바페가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지금 시대를 비교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미 세상은 많이 좋아졌다. 펠레가 월드클래스 축구선수로 활약하던 시대에 비하면 지금은 먹는 음식, 훈련의 다양성, 화려한 스킬이 훨씬 앞서 나갈 것이다. 젊은 펠레가 지금 다시 축구선수로 태어난다면 모를까, 50년 전의 펠레와 2020년대를 사는 음바페나 손흥민의 실력을 비교해본다면 실력 차이는 꽤 많이 나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 오디세이아와 일리아드보다 크게 마음에 와닿은 책을 꼽으라면 많이 있다. 인생 최고의 책은 레미제라블이었는데 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뒤를 이어서 다양한 작품들이 연결되고, 그렇게 연결된 작품들이 서로에게 다양한 플롯으로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고전이 가진 나름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고전이 가진 이러한 원론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고전이 고전이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었다. 고전 탐구수업을 진행하며 우리가 나눈 대화들은 상당히 고차원적인 것이었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술을 마시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한 번 읽는 행위만으로 수준 높은 토론은커녕 제대로 이해조차 되지 않는) 고전을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시간으로 다가왔다. 삶과 죽음의 의미, 부와 명예, 행복의 근원, 아버지와 아들, 참된 용기, 비겁함, 타인을 위하는 이타심과 이타주의 정신 등의 주제를, 고전을 통해 나누고 토론한다는 점에서 얻어지는 것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 모임의 특성상 일반적인 독서 토론 모임과는 수준이 달랐고, 참석하는 분들도 대부분 남다른 생각의 깊이를 갖고 있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얻은 것은 사람이나 지식뿐만이 아니었다. 영성 spirituality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의 삶의 가장 높고 본질적인 부분이며, 진정한 자기 초월을 향하는, 본질적으로 인간의 역동성을 통합하려는 고귀하고 높고 선한 것을 추구하는 삶의 실제”다. 복잡한 설명이지만, 인간의 근간을 이루는 정신의 뿌리이자 생각의 구성요소라고 보면 좋을 듯하다. 종교적인 신념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살면서 만들어진 기질, 성격, 태도는 곧 '실제적으로 그러한 나'를 보여주는 가장 핵심적인 본질, 즉 자아를 의미하는 셈이다. 굳이 학창 시절의 나를 되돌아보지 않더라도, 서른 초반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면 달라진 것을 많이 느낄 수 있다.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똑같은 하루를 맞이하면서도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사람들과 보폭을 맞추어 조직생활을 할 때는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내는 것이 당연하게만 느껴졌다. 주변 사람들이 그러한데 나라고 다를 게 뭐 있겠는가. 그러나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오늘이 내일과 다르고, 내일과 내년 사이에는 엄청난 격차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부지런히 뒤쫓아가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나의 내면 역시 단단해지고 깊어지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그야말로 놀라운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성공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성공하지 않는 게 이상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되는 것이 훨씬 낫다." 언젠가 어느 강연에서 들은 말이다. 기업의 오너를 두고 특별한 사람이라고 말하진 않는다. 종교지도자를 두고 특별한 사람이라고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저 기업가, 종교지도자라고 표현한다. 책을 썼다고 해서 평범한 사람이 특별한 사람으로 바뀌는 것도 아니고, 남들이 하지 못한 대단한 일들을 일구어냈다고 해서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닐 듯하다. 앞서 언급한 상담 교수님의 말씀처럼, 특별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특별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 경험과 기회들을 내면 깊은 곳에 차곡차곡 채워나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아닐까 싶다. 때로 그런 경험과 기회들은 실패라는 이름으로 찾아오기도 하고,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오기도 하며, 때로는 귀인을 통해 얻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살면서 배워나갔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 특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즉, 특별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 경험과 기회들을 내면 깊은 곳에 차곡차곡 채워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실패, 어려움, 독서, 때로는 숙명적인 노력을 통해서.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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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알리기 프로젝트 Fun&Easy Guide to Korea] Hwang Jo Ga
- [교육연합신문=유정희 연재] ◈ 황조가 애니) 유리 왕에게 아내가 여러 명이 있었다는 게 사실인가요? 가온) 네. 두 명이 있었어요. 애니) 왕에게 부인이 여러 명이 있는 건, 나쁜 거잖아요? 가온) 아니요. 그 반대에요. 자손을 많이 낳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부인들이 항상 서로 사이가 좋았던 것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유리 왕도 부인 중 한 명을 그만 잃게 되었어요. 애니) 무슨 일로요? 가온) 부인들이 서로 싸웠거든요. 그래서 그들 중 한 명이 중국으로 돌아가 버렸어요. ◈ 역사돋보기 황조가는 꾀꼬리가 다정하게 있는 것을 보고 사랑하는 임을 잃은 슬픔을 표현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정시로 알려져 있어요. 그전까지 사람들은 집단적 서사시를 만들어 제례 의식 때에 불렀어요. 이 시의 또 다른 해석으로는 토착민인 화희와 중국인이었던 치희의 싸움을 두 종족 간의 대립으로 보고, 유리왕이 화해시키려다 실패한 것이라고 보는 설도 있어요. 유리왕은 고구려를 세운 주몽의 아들로 재위 기간은 BCE18~CE18년이에요. ▣ 지은이 유정희 ◇ 국제교류문화진흥원 원장 ◇ 마리이야기 대표 ◇ 융합관광콘텐츠학회 국제학술대회위원장 ◇ 한국문화재지킴이단체연합회 이사 ◇ 저서 《Fun & Easy Guide to Korea》, 《담덕이야기》, 《궁파이야기》, 《창덕궁》,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 펴낸곳 응용한국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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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알리기 프로젝트 Fun&Easy Guide to Korea] Hwang Jo 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