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0(토)
 

 

취업이 쉽지는 않지만 목표를 가지고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온다. 스펙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하는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 하는 이야기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공기업, 대기업,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들의 달콤살벌한 조언을 들었다. 세상은 도전정신, 창의성, 열정을 가진 인재를 원한다.  

한국전력

고용 안정성이 중시되면서 구직자들의 공기업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는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공기업으로 꼽힌다. 올해 3월 취업포털 커리어와 <월간 리크루트>가 대학 4학년생과 신입 구직자 1천9백22명을 대상으로 한 입사 선호도 조사에서 가장 취업하고 싶은 공기업으로 한국전력이 1위를 차지했다.


11월 11일 한국전력에서는 전문인력 채용 인성 및 적성검사가 있었다. 녹색성장 기술 및 해외사업 부문 전문인력을 채용하는 시험으로 해외 MBA와 로스쿨 졸업자 등 높은 ‘스펙’을 가진 지원자가 많았다.
11월 11일 한국전력에서는 전문인력 채용 인성 및 적성검사가 있었다. 녹색성장 기술 및 해외사업 부문 전문인력을 채용하는 시험으로 해외 MBA와 로스쿨 졸업자 등 높은 ‘스펙’을 가진 지원자가 많았다.
 
11월 11일 한전에서는 전문인력 채용 인성 및 적성검사가 있었다. 서류전형을 통과한 1백24명의 응시자들은 다시 개별 면접과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통과해야 최종 합격자가 된다.

한전의 백재현 인력개발팀장은 “2020년까지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도하는 세계 5위권의 공공 서비스 기관이 된다는 한전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녹색성장기술 및 해외사업 부문 전문인력을 채용하는 시험으로, 해외 MBA와 로스쿨 졸업자 등 뛰어난 인재들이 몰렸다”고 귀띔했다.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역할과 기여 가능한지 평가”

지난해 상반기 1백84명의 대졸 수준 공채를 한 한전은 올해는 전문인력 공채만 실시하고 대졸 수준 공채는 하지 않았다.

한전의 대졸 수준 공채는 1차 서류전형, 2차 필기시험 및 적성검사, 3차 논술, 면접, 인성·적성검사 과정으로 진행된다. 아울러 국가 중요 시설에서 근무하게 되는 만큼 법령에 따라 입사자의 신원조회가 필수적이다.

서류전형은 외국어 성적(1백점)과 자격증 점수(30점)만으로 실시되고, 전공 필기시험과 논술시험을 보는 것이 일반 기업과 다른 점이다. 외국어는 영어 등 8개 외국어 중 최상위 성적을 인정하고, 자격증은 지원 분야별로 입사 후 활용도를 고려해 차등 가점제를 적용한다. 전공 필기시험은 해당 분야의 전공시험을 평가하는 것이지만 전공에 대한 제한은 없다. 다만 기술 분야의 경우 전문지식이 필요하므로 관련 분야 자격증을 소지해야 지원할 수 있다. 논술은 제시문에 대한 이해, 분석, 비판 능력과 해결책 제시 능력, 논리적 표현력을 평가한다.

백 팀장은 “이런 독특한 전형 때문에 한전에서는 지방대라거나 지명도가 낮은 대학 출신자라고 해서 차별받는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전의 최근 5년간 채용 현황을 학교별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남대 출신이 90명으로 가장 많다. 한전은 또한 나이 제한이나 취업 재수생에 대한 불이익도 전혀 없다.

백 팀장은 “면접은 자기소개서를 기초로 질의응답이 실시되므로 면접위원의 처지에서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개별 면접에서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잠재역량, 열정, 실행력이다. 이는 한전이 원하는 인재상이기도 하다.

한전의 인재상은 열정과 실행력으로 새로운 가치 창출에 도전하는 사람, 창조적 사고와 유연성을 갖춘 사람, 팀워크와 희생정신,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강한 조직을 구성하는 사람이다. 백 팀장은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한전에서 어떤 역할과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부각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토론 면접에서는 조직에서의 협력정신과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태도, 표현력 등을 평가한다. 따라서 말을 많이 하는 것도 너무 소극적인 것도 감점 요인이 된다.

또 인성 및 적성검사는 한전 조직과의 적합도와 잠재능력을 측정하는 것으로 부적격 판단이 나오면 다른 전형의 성적이 우수하더라도 불합격 처리될 만큼 중요하다.

KT

KT는 1천9백83만4천명의 유선전화 고객, 1천4백80만4천명의 이동전화 고객, 6백75만7천명의 초고속 인터넷 고객을 가진 대표적인 통신회사다. 올해 6월 KTF와 합병하면서 유선전화 중심의 사업구조를 무선과 인터넷 중심으로 개편하면서 구직자들의 선호도가 더 높아졌다.


KT의 면접전형에는 실무면접과 임원면접이 있다. 실무면접은 직무역량 면접, 프리젠테이션 면접, 그룹토의 면접 등으로 이루어진다.
KT의 면접전형에는 실무면접과 임원면접이 있다. 실무면접은 직무역량 면접, 프리젠테이션 면접, 그룹토의 면접 등으로 이루어진다.
 
올해 하반기부터 ‘올레(Olleh) 경영’을 선포한  KT는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컨버전스(융합) 리더’라는 비전을 실천할 수 있는 인재를 찾고 있다. KT 인재경영실 정준수 인사 담당 상무는 “고객 감동을 실현하는 사람, 독창적 사고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 문제를 해결하고 실행할 수 있는 사람,  도덕성과 인간미로 고객의 믿음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  KT 종합적성검사, 1차 실무 면접, 2차 임원 면접, 채용신체검사 순으로 진행된다. 서류전형은 전공, 학점, 외국어 성적, 자격증 여부, 인턴 및 봉사활동 경험, 수상 경력, 자기소개서 등을 평가한다. 올해는 지원 자격 기준인 외국어 점수를 낮추고 평균 B학점 취득 조건도 폐지하였다.

“졸업 학점보다 관련 분야에서의 경험·자격증이 유리”

정 상무는 “토익 성적은 6백 점만 넘으면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지원한 분야에 맞는 활동을 얼마나 했느냐는 것”이라며 “졸업 학점도 중요하지만 관련 분야에서의 두드러진 경험이나 자격증을 가진 지원자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도 KT 인재상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중심으로 기술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해당 역량별로 본인의 경험과 보유역량을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KT 종합적성검사는 인성검사와 적성검사로 구성돼 있다. 인성검사는 자기관리 능력, 다양한 환경에 대한 적응성, 감정관리, 대인관계 능력, 스트레스 관리 능력에 대한 평가다.  문항은 예를 들어 “나는 의사 결정을 하기 전에 모든 관점에서 문제를 신중히 생각한다” 또는 “나는 명령을 하고 일을 진행시키기를 좋아한다”와 같은 항목에 답변하는 형태다. 적성검사는 직무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언어, 수리, 논리, 창의력 등 다양한 분야를 검사한다.

KT 종합적성검사를 통과하면 면접을 거쳐야 한다. 핵심가치와 직무역량을 평가하는 실무 면접은 직무역량 면접, 프레젠테이션(PT) 면접, 그룹토의 면접으로 구성돼 있다. 직무역량 면접은 1 대 3(면접위원)으로 진행된다. 프레젠테이션 면접은 3 대 3으로  PT자료를 발표하고 질의응답 방식으로 진행된다. 토론 주제는 KT와 관련되거나 시사성 있는 주제 등 지원 분야에 치우치지 않는 다양한 분야의 주제가 제시된다. 그룹토의 면접은 5, 6명의 응시자가 약 45분 동안 주어진 주제에 대해 팀워크를 바탕으로 제시된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 임원 면접은 응시자의 인성, 태도, 가치관에 대해 집중 평가한다. 정 상무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신이 한 일 중에 가장 보람되고 의미 있었다고  생각하는 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 신입사원들이 고객센터를 체험하고 있다.
KT 신입사원들이 고객센터를 체험하고 있다.
 
“2006년 임원 면접 중에 ‘저글링’ 시범을 보여준 뒤 따라 할 수 있으면 가산점을, 못하면 감점을 준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지원자가 눈치만 볼 때 여성 지원자 한 명이 나섰다가 실패했지만,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지닌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KT는 지난해 1백26명의 신입사원과 74명의 경력사원 등을 선발했다(KTF 포함). 올해는 상반기에 59명의 경력직을 뽑았고, 11월 현재 3백명의 신입사원을 선발 중이다.

한경희생활과학

(주)한경희생활과학은 국내 제1의 생활가전 전문 기업이다. 한경희 대표는 우리나라 주부들이 가장 힘들어하면서도 마땅한 대안이 없었던 바닥 청소용 스팀청소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1999년 회사 설립 후 온돌문화에 맞게 스팀청소기를 개발해 2001년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스팀청소기 발명 특허를 받았다.  2005년 스팀청소기로 1천억원대 매출을 기록했고, 2007년부터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지사를 설립하고 자체 브랜드(HAAN)를 내세워 미국시장을 공략해 2008년 1천2백만 달러(약 1백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는 미국에서 5천만 달러, 중국에서 2천만 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어 기술력이 있는 제품으로 승부한다면 중소기업들도 세계시장을 제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경희생활과학은 매년 1회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올해 7월 사원 모집에는 10명 모집에 1천명 가까이 지원해 채용 인원을 16명으로 늘렸고, 그중 합격 포기자를 제외하고 현재 12명이 근무 중이다.


올해 7월 채용된 한경의생활과학 신입사원들이 사내연수를 하고 있다.
올해 7월 채용된 한경희생활과학 신입사원들이 사내연수를 하고 있다.
 
경영지원본부 인사팀 이지원 대리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는 사람”을 원한다며 “한경희생활과학이 10여 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성장한 데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임직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는 사람 원해”

선발은 서류전형, 1차 실무 면접, 2차 임원 면접을 통해 이뤄진다. 이 대리는 “서류전형에서는 업무별로 전공, 외국어 능력, 자격증, 자기소개서 내용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하며 특히 이력서를 성의 있게 작성했는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작성했는지 주의 깊게 본다”고 말했다.

서류전형에서 특정 전공에 가산점을 주기는 하지만 지원 시 전공 제한은 없다. 또 영어 성적이나 자격증도 지원자의 기본 역량을 평가할 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나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면접에서는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는 기본일 뿐 경쟁자들 사이에서 자신을 돋보이게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대리는 “단체 면접이라면 평소보다 한 톤 정도 높여서 말하는 것이 좋고, 다른 지원자의 답변 내용을 경청하되 고개를 돌려 바라보지는 말아야 한다. 또 면접관이 여러 명일 경우에는 면접관 중 합격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칠 면접관(실무임원 또는 대표이사 등)을 재빠르게 파악해야 하며, 그 면접관에게 조금 더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즘 취업 재수생들도 많다. 취업 재수생에 대한 불이익은 없지만 면접 시 그 이유를 묻기도 하므로 납득할 만한 대답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청년실업 1백만 시대라고 한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늘 인재에 목말라 한다. 이 대리는 “구직자들이 조금 더 현실에 맞는 생각을 했으면 한다”며 “본인이 취업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대학 간 취업 연계 활성화를 위한 만남의 장

기업·대학 힘 모아 “청년실업 타파”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와 대학 취업 담당자들이 만났다. 경기도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는 11월 13일부터 14일까지 대명 변산리조트에서 도내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와 대학 취업 담당자 1백여 명이 참가한 기업·대학 간 취업 연계 활성화를 위한 만남의 장을 열었다. 지난해 시작돼 네 번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주)삼진엘앤디, 참앤씨(주), 이화다이아몬드공업(주), 한국호야전자(주), (주)대광반도체 등 40여 개 기업과 경기대, 경희대, 아주대, 한국외국어대 등 35개 대학이 참여했다.

기업 인사 담당자와 대학 취업 담당자의 만남은 중소기업과 구직자 간 ‘잘못된 만남’으로 인해 발생하는 근본적인 구인·구직 문제를 해결하고, 대학과 기업의 유기적인 채용 연계 네트워크를 구축해 도내 중소기업의 구인난과 대학의 미취업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기업에서 실제 채용을 담당하고 있는 인사 담당자가 올해 채용계획과 원하는 인재상을 대학 취업지도 담당자에게 직접 설명하는 자리도 같이 마련해 대학 졸업 예정자에 대한 취업지도와 진로 상담을 위해 서로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실질적인 행사로 진행됐다.

경기도 고용정책과 정창섭 주무관은 “아직 성과를 내보이기에는 이르지만 기업과 대학이 만남을 통해 스스로 이점을 찾도록 하고 있다”며 “기업과 대학의 네트워크가 자리 잡으면 침체된 고용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도내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와 대학 취업 담당자의 모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중소기업과 대학의 취업 연계사업을 지원해 청년실업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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