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시대가 바뀌면 문화도 바뀐다.

바뀌는 것이 문화만은 아닐 것이다.

사람들의 생각도 기호도 바람도 함께 바뀐다.

 

6,70년대의 산업화 시대와 8,90년대 민주화 시대롤 거치면서 우리사회는 수없이 많은 혼란과 시련을 이겨냈다. 사회의 변화는 그 어느 나라보다 급격하게 진행됐다.

 

우리 교육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 변화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현기증을 일으키게 만들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올바른 교육의 길을 찾고 그 길을 따라 묵묵히 나아가기에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시련과 도전들이 앞을 가로막는다.

 

그 시련과 도전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을 지키는 일선 교사들의 굳은 의지와 준비된 능력이 필수적이다. 교원 연수는 바로 교사들이 시련과 도전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자양분이다. 그리고 연수원은 그 자양분을 만들어내는 화수분과 같다. 

 

 

※ 오대석 서울시교육연수원장

오대석 원장은 수유중, 문래중 교장, 혜화여고 교장을 거쳐 올해 9월 제22대 원장으로 부임했다.

교육자이자 소설가로 지난 88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했다.

현재 문학영재교육원 ‘집현전’ 원장으로 청소년들의 문예창작 활동에도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오원장은 “문인의 마음과 눈으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연수를 꿈꾼다.”라고 원장으로서의 바람과 다짐을 전했다. 특히 엄숙주의와 폐쇄성을 벗어난 열린 공간, 교류의 공간으로서 연수원이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수요자인 교원 중심의 맞춤형 연수 추진, 교원연수의 미래상 제시

 

서울특별시교육연수원(원장 오대석, 이하 연수원)은 1975년 ‘서울학생수련원’으로 개원해 올해로 35년째 서울지역 교원연수 기관의 중추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02년 지금의 서초구 방배동 신청사로 이전해 현대화된 시설과 한 발 앞선 교육프로그램으로 교원연수의 질을 한 단계 높이고 있다는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05년부터 기획해 교원연수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연수는 연수기관이 나아가야 할 미래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할 수 있다.


전국 처음으로 교원연수에 ‘프로슈머(Prosumer)'개념 도입

 

연수원은 맞춤형 연수의 기본 개념을 더욱 확장․발전시켜 수요자인 교원들이 희망하는 연수를 연수원과 교원이 함께 기획하고 준비하는 ‘공모형 맞춤형 연수’, 연수형식의 틀을 바꾼  ‘찾아가는 자율연수’, 연수효과를 높이고 심화연수가 가능하도록 기획한 ‘상설연수’와 ‘장기연수(기획 중)’ 등 교원연수의 방식과 내용을 혁신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면서 교원연수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목할 점은 연수원의 차별화된 연수프로그램 운영에는 연수원과 수요자인 교원이 연수를 함께 준비하고 진행한다는 ‘프로슈머(Prosumer)'개념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프로슈머’란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수요자, consumer)의 합성어로 수요자가 직접 또는 간접으로 정책 및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제도를 말하며, 현재 많은 수의 기업과 기관이 소비자 중심 정책의 하나로 이 같은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연수원은 전국 연수기관 중에서는 처음으로 교원연수에 이 제도를 도입해 수요자인 교원중심의 맞춤형 연수 활성화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또 연수원은 또 다른 특색사업 중 하나인 ‘학부모연수’를 연중 2회 정기적으로 실시하면서 참여한 학부모의 입소문을 통해 매년 신청자가 늘어나는 등 연수원의 또 다른 성공사례가 되고 있다.    


‘프로슈머‘ 연수 - 교원연수의 발상을 전환하다

 

사실 그 동안 교원연수는 수요자인 교원의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교원 연수가 의무적이고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면도 그 원인 중 하나였으나 무엇보다도 그 동안의 교원연수에 내재된 연수의 기본 개념이 연수의 효과를 반감시켰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기존의 교원연수는 수요자인 교원이 연수기관을 찾아오는 공급자 중심의 연수였으며, 이른바 ‘집체식’연수가 주류를 이루었다.

 

수요자인 교원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미 짜여진 연수일정에 본인의 일정을 맞추어야 했으며, 연수 프로그램이 이미 정해져 있어 선택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교원들은 연수원을 찾아 연수를 듣기보다 사설 위탁 기관의 연수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았고 자연스럽게 연수의 질과 만족도는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연수원은 이러한 교원연수의 한계와 단점을 극복해 교원 연수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교원연수에 ‘프로슈머’의 개념을 도입해 기존 연수방식을 혁신했다.

 

찾아오는 연수에서 찾아가는 연수로, 공급자 중심의 연수에서 수요자 중심의 연수로, 집체식 연수에서 교원의 선택권을 한층 강화한 맞춤식 교원연수로 연수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공모형 맞춤식 연수 추진 - 교원이 희망하는 교육과정 설치․운영

 

우선 연수원은 기존의 ‘집체식’연수방식에서 벗어나 교육과정의 개설에 교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공모형 교육과정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2008년 초등연수부문에 40과정, 중등연수부문에 20과정의 맞춤형 연수를 신설했다. 초,중등교원 2,200여명이 맞춤형 연수에 참여했다.

 

올해에는 초등연수부문 50과정, 중등연수부문 40과정으로 확대했다. 참여인원도 3,300여명으로 늘렸다.

 

연수원은 앞으로 추가 예산이 확보 되는대로 공모형 맞춤식 연수를 확대할 예정이다.


연수협력학교를 활용한 ‘찾아가는 자율연수’의 확대

 

한발 더 나아가 연수원은 교원들의 교통과 지리상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연수효과를 높이고 연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연수협력학교를 활용한 찾아가는 연수를 적극 추진했다.

 

연수원은 이를 위해 2008년 연수원 분원 성격의 연수협력학교 14개교를 권역별로 지정했다(초등 6개교, 중등 4개교, 고등 4개교). 올해는 연수 수요 중가에 따라 초등 1개교(서울 창동초등학교)를 연수협력학교로 추가 지정했다.

 

현재 이 사업을 통해 연수원이 지원하는 연수과정은 모두 400팀에 이른다.

 

이 사업 또한 공모형 연수와 마찬가지로 교원이 먼저 연수를 요청하면 연수원이 연수를 기획하고 지원한다.


프로슈머 연수과정의 운영 - 교원연수의 미래상 제시      

 

현재 연수원은 수업전문가 과정(초등부문), 독서토론직무연수 과정(중등부문) 등 2개 과정을 ‘프로슈머 연수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들은 강좌의 개설부터 세부 일정과 방식, 연수시기 등을 연수원과 교원이 함께 협의해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가장 발전된 연수방식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이 방식은 그 특성상 그 준비와 운영에 있어 상당한 인력과 시간이 소요돼 현재 연수원의 예산과 인력만으로는 이를 확대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연수원에 대한 관련 예산 및 인력의 지원이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

 

(왼쪽부터 기획평가부 최재일, 인치종, 한미경, 송형세 교육연구사)  


상설연수, 장기연수 기획 - 연수 효과 높여

 

연수원은 올해부터 30명 이상의 교원이 연수원의 홈페이지를 통해 특정 연수의 개설을 희망하는 경우 이를 신설하는 ‘열린 연수 과정’을 운영 하고 있다.

 

또 현재 일부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6개월 이상의 장기연수를 전 교과과정으로 확대 운영해 단기 연수의 단점을 해소하고 교사안식년제의 실시 등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6개월(720시간) 장기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교육과정지원단 - 연수원에 대한 발전적 비판

 

연수원이 ‘프로슈머’의 개념을 도입하고 연수과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는 목적은 무엇보다도 연수프로그램과 강사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연수원이 이를 위해 ‘교육과정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원단은 초등 및 중등지원단으로 구성돼 현장 연수교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연수원 본원 및 연수협력학교의 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현장모니터링을 실시한다.

 

모니터링 결과와 연수교원들의 의견은 분석과정을 거쳐 교육과정의 신설․운영에 반영된다. 실제로 연수원은 지원단의 의견수렴과 모니터링결과 하위 30%에 해당하는 강사를 교체하고 만족도가 낮은 강좌는 과감히 폐강하는 등 연수프로그램과 강사의 질 관리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지원단은 2007년 구성돼 현재 모두 18개팀이 운영되고 있다. 


겸임강사 - 연수원의 꽃

 

연수원의 강사관리와 강사수준은 전국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연수원은 강사의 질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수의 질은 강사의 질과 직결되고 수준 높은 연수는 현장에서 학교교육의 만족도를 높이는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연수원은 강사의 질 관리를 위해 ‘겸임강사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겸임강사’란 각 분야에서 지명도가 높은 사회 저명인사로서 특히 연수과정에 있어 교원의 만족도가 높은 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연수원이 위촉한 겸임강사는 모두 40명에 이른다.


학부모연수 - 연수기관의 역할 확대

 

현재 연수원은 연 2회 학부모를 위한 연수를 진행한다.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이틀간 진행되는 연수원의 학부모연수는 이미 연수를 경험한 학보무들의 입소문을 타고 해마다 신청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연수 만족도 또한 매우 높다.

 

연수원이 진행하는 학부모연수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끈다.

 

우선 신청인원에 제한이 없다. 연수원은 신청을 희망하는 학부모에 대해서는 인원의 제한없이 연수 기회를 제공한다.

 

강좌의 수와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하다.

 

연수를 희망하는 학부모는 최대 3지망까지 연수를 신청할 수 있고 연수원은 해당 학부모가 신청한 강좌 중 적어도 2지망 강좌까지 우선 배정해 학부모의 선택권과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연수방식에 있어서도 특색이 있다.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연수는 특히 금요일과 학교 휴업일인 토요일에 걸쳐 진행되는데 수업이 없는 토요일을 연수일정에 포함시킨 것은 이날은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연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 연수에는 학부모 1,760명과 학생 608명이 연수에 참여했고 하반기 연수에는 신종플루 확산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학부모 1,280명과 410명의 학생이 연수에 참여하는 등 날이 갈수록 그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예산 및 인력 지원 아쉬어

 

현재 연수원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한 차원 높은 연수를 진행하면서 교원연수 기관의 새로운 '롤-모델(role model)'을 보여주고 있다.

 

연수 기획과 운영을 위해 주말을 반납하는 등 장학사들을 비롯한 연수원 구성원들의 열정과 의지 또한 깊은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연수원의 강사비가 10년전과 동일할 정도로 예산 지원은 열악한 실정이다. 연수원이 추진하는 ‘프로슈머 연수과정’의 확대, 상설 및 장기연수의 안정적추진 등을 위해서는 관련 예산 및 인력의 지원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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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교육기관 탐방①-서울시교육연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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