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17(일)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대상전」에 풍뢰익괘를 보면 ‘바람과 우레가 같이 있는 모습이다. 바람은 좇는 성질이 있고, 우레는 움직임을 상징하고 있어, 아래의 움직임을 위에서 좇는 형상이 된다. 바람이 격렬하게 불면 우레의 소리도 신속하게 되고, 우레의 소리가 격렬해지면 바람도 격노하여 양자가 서로 도와가면서 그 세(勢)를 보태는 모습이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자기를 보태는 방편으로써, 타인의 선함을 보면 바람처럼 즉각 실천에 옮기고, 자신의 과실을 자각하면 번개가 치듯 즉각적으로 자기의 잘못을 고친다. 개과천선(改過遷善)이야말로 내 몸을 보태는 최대의 도다.’라고 되어 있다. ‘풍뢰익(風雷益)’의 ‘익(益)’은 皿(그릇) 위에 水(물)이 넘쳐 흐르는 모양이다. ‘보탠다’, ‘은혜를 베푼다’는 의미다. 아래를 더해줌이 진정한 보탬이다. ‘지배자의 부를 덜어내어 민중에게 보태준다’는 의미로 확대된다. 
 
‘풍뢰익괘’의 ‘익’은 보태다, 더하다의 뜻이다. 윗것을 덜어서 아래에 보태는 것이니 국가가 큰 토목공사를 하여 주민에게 이익을 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 자기보다 아랫사람, 자기보다 약한 위치의 사람을 돕는 일은 성의에서 하는 일이요 남의 강요나 또는 갚음을 바라고 하는 마음은 아닌 것이다. 이 순수한 정성이 남을 감동하게 한다. 그러기에 손(損)하는 것 같으면서 결국은 큰 이익을 얻는 것이 이 괘의 모습이다. 자기 것을 남에게 보태주려면 우선적으로 자기 것이 많아야 한다. 보태주려는 마음만 가지고서는 도와줄 수가 없다. 남을 도우려면 우선 자기가 열심히 살아 재산이나 실력을 쌓아야 한다. 오래전에 필자가 중국 계림(桂林)을 여행한 적이 있었다. 거기에서 중국 사람들의 삶을 가까이서 보게 되었는데, 무슨 집의 지붕을 건설하는 현장이었다. 그런데 마을 사람 대부분이 그 일에 참여했다. 이상했다. 우리나라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텐데, 일의 효율적인 면에서 능률이 거의 없었다. 노인들, 여자들도 그 일을 돕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렇게 마을 사람들이 모두 도와야 그 건설에서 번 돈을 골고루 나눠 가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일자리 창출 효과, 불교에서는 이를 자비라 한다. 자비는 동정심과 다르다. 동정심은 자칫 잔혹한 마음으로 변치된다. 동정심에 연민을 느끼면 고통받는 사람에 대한 가해자를 미워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비는 사물을 나와 평등한 존재로 사고하는 것이다. 사물, 예를 들어 노트북이 여기 있다고 하자. 노트북은 내가 원하는 정보를 다 처리해 주고, 나중에 쓸모가 없어서 버릴 때도 군소리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떠난다. 만약 노트북이 사람이라면 그는 성자다. 남이 나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사물들을 대할 수 있을 때 자비심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보다 못한 남을 위해 보태 준다는 것은 그들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옛날 정나라의 정승이 겨울에 찬물을 건너는 백성을 차마 볼 수 없어서 자기의 수레로 건너게 하니 정나라 사람이 모두 칭송하였다. 그러나 맹자는 그러한 태도는 은혜나 인덕이 아니라고 질타했다. 백성들을 깨우쳐 다리를 놓게 해야지 임시방편으로 수레를 빌려주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이었다. 이와 비슷한 일은 유대인에게서도 일어나는데, 유대인은 성인식을 하고 나면 으레 그 가족이나 지인들이 돈을 모아 성인식을 한 사람에게 선물로 준다는 것이다. 그 돈은 자립할 수 있는 행상 밑천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독립이다. 잘 자란 교목에서 떨어지는 나뭇잎을 독립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교목에서 열매를 맺어 그 열매가 땅에 떨어져야 독립이다. 그런 의미에서 풍뢰익의 익(益)은 ‘노블리스 오블리제’와는 다른 것이다. 
 
‘하늘은 에너지를 아래로 보내고 땅은 이것을 받아 사물을 낳으니 그 익(益) 되게 함이 비할 데 없다’고 『주역』은 말한다. 여기서 ‘이것을 받아 사물을 낳으니’라는 말에 주의하여야 한다. 하늘로부터 보탬을, 도움을 받지만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여 실력을 쌓아 자기와 같은 남을 도와주어야 한다. 남을 도와줄 때도 항상 생각해야 한다. 값싼 동정심이 아니라 도움을 받는 사람이 실력을 쌓아 또 다른 남을 도와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대동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다. 그러려면 개과천선(改過遷善)해야 한다. 개과천선이란 앞에서 말했듯이 자기를 보태는 방편으로써, 타인의 선함을 보면 바람(風)처럼 즉각 실천에 옮기고, 자신의 과실을 자각하면 번개(雷)가 치듯 즉각적으로 자기의 잘못을 고쳐야 한다. 풍뢰익괘는 말한다. 개과천선(改過遷善)은 내 몸을 보태는 최대의 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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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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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개과천선(改過遷善)은 바람과 번개처럼 실천해야 한다(풍뢰익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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