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의 교육칼럼] 교사의 성장이 주는 교육적 함의(含意)
"교사의 성장은 아이들이 바라보는 가장 훌륭하고 멋있는 모습이다."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현재 우리의 교육 현장에서 ‘교사의 성장’이라는 화두는 익숙하지만, 때로는 공허하게 들리기도 한다. 한편에서는 연수 점수를 채우고 새로운 에듀테크 기술을 익히는 것이 성장의 전부인 양 치부되기도 한다. 그러나 진정한 교육적 의미에서 교사의 성장은 외적인 스펙의 확장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자신의 내면을 재구성하는 ‘존재론적 변화’여야 한다.
파커 J. 파머(Parker J. Palmer)는 그의 저서 『가르칠 수 있는 용기(The Courage to Teach)』에서 "가르치는 일은 교사의 내면 상태를 거울처럼 반영한다"고 설파했다. 즉, 교사가 성장을 멈추는 순간, 교실이라는 생태계는 정체되고 만다. 이 글에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교사상, 즉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사’의 교육적 함의를 세 가지 차원에서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무지의 스승’이 건네는 겸손의 연대이다. 교육학자 자크 랑시에르(Jacques Rancière)는 『무지한 스승(The Ignorant Schoolmaster)』을 통해 혁명적인 교육관을 제시한다. 스승이 모든 것을 알고 제자에게 전수하는 전통적인 ‘설명 모델’에서 벗어나, 스승 역시 ‘모름’을 인정하는 용기와 겸손, 탐구의 여정에 나서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거울 신경망(Mirror Neurons)과 성장의 전파성이다. 뇌과학적 관점에서 교사의 성장은 아이들에게 강력한 모방의 기제를 제공한다. 이탈리아의 신경과학자 자코모 리촐라티(Giacomo Rizzolatti)가 발견한 ‘거울 신경망’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타인의 행동뿐만 아니라 그 이면의 의도와 감정까지도 모방한다고 한다. 교사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책을 펼치고, 학생들과 치열하게 토론하며, 자신의 오류를 수정하는 모습을 보일 때 아이들의 뇌는 ‘성장의 진수’를 학습할 것이다.
셋째, 관계 속에서의 재탄생하는 상호주관성(Intersubjectivity)이다. 사회 학자인 마틴 부버(Martin Buber)는 『나와 너(I and Thou)』에서 “인간은 관계를 통해 비로소 존재한다”고 말했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의 성장은 아이들이라는 '너'를 만나 교사라는 '나'가 새롭게 정립되는 과정이어야 한다.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경기도의 한 혁신학교에서 근무하던 한 교사는 교실 속 갈등 상황에서 아이들의 거친 언행에 큰 상처를 입었다. 과거의 권위주의적 교사상에 머물렀다면 그는 징계와 훈육으로 대응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아이들의 반항 이면에 숨겨진 결핍과 불안을 마주하며 자신의 ‘내면 아이’를 대면했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심리학 서적을 읽고 상담을 받으며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웠다. 이 과정에서 그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에서 '회복적 정의'를 실천하는 전문가로 성장했다. 아이들은 변화된 교사의 태도에 마음을 열었고, 교실은 치유의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처럼 아이들의 도전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시대 교사가 보여주어야 할 회복탄력성이라 할 수 있다.
교사의 성장은 '완성'이라는 목적지를 향한 행군이 아니다. 그것은 매일 교실 문을 열 때마다 마주하는 아이들의 눈동자 속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발견하고,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변화시키는 ‘과정 그 자체’이다.
가르치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자신을 내어주는 일이다. 그러나 비워진 그 자리는 아이들이 전해주는 생동감과 새로운 깨달음으로 다시 채워진다. 이것은 비움으로써 다시 채워진다는 진리이기도 하다. 교사와 학생이 서로 주고받음으로써 상호 간의 성장을 견인하는 '성장의 선순환'이 일어나는 교실, 그곳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교육의 미래이다.
교사의 성장은 아이들이 바라보는 가장 훌륭하고 멋있는 모습이다. 이는 교사에 따라서는 학생 지도에 훌륭한 인격을 갖춘 어른으로서 감동을 주면서 삶의 의미와 참가치를 보여주는 것과 더불어 성장하는 모습으로 인해 중고등학생들이 연 10년을 넘게 가장 선호하는 직업 1위를 굳건하게 지킨 근본 배경이고 핵심이라 믿는다. 오늘도 교실에서 아이들로 인해 흔들리지만 이를 극복하며 학생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교사의 성장을 응원하고 격려를 보낸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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