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제의 목요칼럼] 우리를 슬프게 하는 오해들
"오해로 인한 관계의 단절보다 더 슬픈 일은 세상에 많지 않다."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하루에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으로 두 번 수염을 깎는 친구가 있었다. 그처럼 깔끔한 사람이다. 그가 연락을 끊었다. 1년 동안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는다. 처음에는 많이 아프다고 생각하고 걱정을 했다. 나중에 다른 사람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뜻밖이었다. 내가 지역 학교 방문을 할 때 자기를 반갑게 대해주지 않아 마음이 상해서 그런다는 것이다. 자존심이 상해서 그랬다는 것이다. 아직도 전화를 해도 문자를 해도 답이 없다. 평교사로서 꼿꼿하게 살아가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친구는 저녁에 다시 만나기로 되어있기에 크게 반가워하지 못한 나의 실수였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라는 안톤 시나크(Anton Schnack)의 글을 보면 성공한 친구의 거만한 모습이 나온다. ‘옛 친구를 만났을 때, 학창 시절의 친구 집을 방문하였을 때, 그것도 이제는 그가 존경받을 만한 고관대작, 혹은 부유한 기업주의 몸이 되어, 몽롱하고 우울한 언어를 조종하는 한 시인밖에 될 수 없었던 우리를 보고 손을 내밀기는 하되, 이미 알아보려 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취할 때’라는 구절이 나온다. 친구가 성공해서 거만한 모습으로 자신을 무시하는 모습에 작가도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더 슬픈 것은 서로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엇갈려서 마음을 끊은 것이라 할 수 있다. 형제간에 오해가 생겨 명절에도 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며느리와 시부모와의 갈등,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갈등이 있어서 인연을 끊기도 한다. 안타까운 것은 그것이 잘못된 판단으로 벌어진 오해인데도 인연을 끊는 상황이다. 스승과 제자, 교사와 학부모, 교사와 교사 사이도 얼마나 많은 오해가 있던가.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자신의 입장에서 상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 사람의 상태와 마음을 내 마음의 상황으로만 판단하다 보면 오해가 생긴다. 부모는 자식이 행복하고 존중받고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교사, 학생, 학부모, 관리자, 교육청 모두 이왕이면 학교가 활기차고 즐겁고 보람이 있는 장소이기를 바란다. 서로가 존중하고 배려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현실은 서로에 대한 진정한 이해보다는 자신만의 판단으로 상대를 평가하고 오해를 한다. 정치이념이 다르면 밥도 함께 먹기 싫다는 극단적 편향시대이다. 북한과 남한 동포도 만나지 못한 기간만큼 오해와 증오는 커질 것이다.
가장 중요한 공동체의 할 일은 만나서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수요일 오후 수업은 하지 않고 학생에게 예체능과 동아리 활동을 하게 해 주면 좋겠다. 교사들은 오후에 소통의 시간을 갖게 해야 한다. 수업에 대한 토의, 학생지도에 대한 토의, 학교 공문과 업무에 대한 소통, 관리자와 교사, 행정실과 교무실, 학부모와 학교가 모여서 어떻게 학교에서 학생들이 행복해 질 수 있는가를 토의하는 시간을 꼭 가졌으면 싶다. 오해로 인한 관계의 단절보다 더 슬픈 일은 세상에 많지 않다.
▣ 김홍제
◇ 충청남도천안교육지원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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