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제의 목요칼럼] 방패연은 왜 가슴에 구멍을 내었는가
"하늘 높이 떠올라 가는 방패연은 방패를 버리고 하늘을 품는다."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사람을 상대하는 일에는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갈등이 존재하고 관리가 필요하다. 무풍지대인 직장은 없다. 학교도 마찬가지이다. 학생, 학부모, 교사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존재한다. 갈등이 미풍일 때도 있지만 상식이 통하지 않는 태풍을 몰고 와서 공동체의 마음을 다 찢어 놓기도 한다. 교직에 온 것을 후회하는 교사도 있고 드물게는 관리자가 된 것을 후회하는 이도 있다.
요즘은 마음이 심란하다. 상대방 입장은 고려하지 않는 자기중심주의 민원, 일에서 완벽함을 추구하는 직원과 인간성을 중시하는 직원 사이의 갈등, 분노 조절을 하지 못해 사업이 진행되는 도중에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감정을 폭발시키는 사람. 저급한 언어와 높은 목소리로 자기를 높이려는 사람.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여 말없이 연락을 끊고 응답을 하지 않는 사람 등 사람과의 갈등은 크고 작은 물결로 마음에 생채기를 남긴다. 연이 되어 하늘을 날고 싶다.
연은 바람을 이용해 하늘에 띄우는 놀이 기구이다. 방패연은 방패를 닮은 연이라고 해서 방패연이라고 한다. 방패연은 연 가운데 구멍이 크게 뚫려있다. 방패연은 연에서 3분의 1쯤을 지름으로 한가운데를 오려내어 구멍을 뚫는다. 이것을 방구멍이라고 한다. 방구멍은 바람이 약할 때는 연 표면에 닿는 공기가 방구멍을 통과하면서 상승 에너지를 발생시켜 연이 떠오르게 한다. 바람이 강할 때는 방구멍으로 바람을 내보내서 바람에 대한 저항을 줄여준다. 그 덕분에 연줄은 끊어지지 않고 연은 오래 날 수 있다.
유연성과 상황인식이 필요하다. 지금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컴퓨터를 켜고 게임을 하던 디지털세대이다. 산천을 뛰놀고 전봇대 주변에서 놀던 아날로그 세대와는 경험치가 다르다. 정신을 구성하는 원소와 세포가 다르다. MBTI를 보면 인간의 성향은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느낀다. 지시와 훈계보다는 경청과 질문과 피드백으로 합리적 대안을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나의 철로 만든 무쇠는 강하지 않다. 다양한 재료가 모여서 합금이 되었을 때 금속은 더 강해진다.
리더십에 정답은 없다. 사람도 환경도 조직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탄력성과 적응력이 필요하다. 갈등을 항상 바람처럼 맞으며 조화롭게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이 지도자(리더)의 숙명이다. 방향도 없이 바깥과 안에서 갈등의 바람이 분다. 바람 따라 멀리 떠나고 싶은 심정이 들 때가 있다.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연이 되고 싶다.
손동연 시인은 ‘방패연’이라는 동시에서 ‘방패를 버리고서야 하늘을 품었습니다’라고 했다. 하늘 높이 떠올라 가는 방패연은 방패를 버리고 하늘을 품는다. 그 순간은 나를 버림으로써 더 큰 나를 얻는다. 넓은 하늘을 품으며 날기 위해서는 적당량의 바람이 필요하다. 모두가 날고 싶지만 갈등은 싫어한다. 갈등이라는 바람이 있어야 더 높이 하늘로 오를 수 있다. 방패연의 방구멍이 연을 떠오르게 한다. 가슴에 포용이라는 큰 구멍을 내고 오늘도 힘차게 비상해 보자.
▣ 김홍제
◇ 충청남도천안교육지원청 중등교육과장
ⓒ 교육연합신문 & www.eduyonhap.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