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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재학의 교육칼럼] ‘위험사회’와 ‘플라이 아웃사이드 더 박스(Fly outside the box)’ 교육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사회학자 울리히 백(Ulrich Beck)은 현대를 ‘위험사회(Risk Society)’라고 규정하였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대문명이 지배하는 현대를 ‘초연결사회’라 규정하듯이 위험사회 역시 모든 게 연결돼 있다 보니 아주 효율적이지만 반면에 위험도가 굉장히 높은 사회를 지칭하는 말이다. 실제로 현대는 매뉴얼로 대응이 안 되거나 예측이 어려운 위험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세계가 매뉴얼을 넘어서거나 무용지물인 상황이 항상 일어날 수도 있는 구조적 위험사회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따라서 우리는 유연하고 종합적이며 전체를 보는 안목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두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일본의 후쿠시마는 평소 지진과 쓰나미에 대비해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방파제와 방제시스템, 대피 매뉴얼을 가진 지역이었다. 아주 구체적으로 매뉴얼이 준비되어 있고 주민들도 잘 훈련되어 있었다. 그러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발생한 쓰나미에 주민 상당수가 사망했다. 왜냐면 매뉴얼 상황을 크게 뛰어넘는 재난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때 매뉴얼에서 정한 대피소로 대피하지 않고 상황을 보고서 높은 산으로 간 아이들은 살아남았다. 이 사건으로 우리는 무엇을 인식해야 하는가? 또 하나 2009년 US 에어웨이스 비행기가 허드슨강에 착륙한 사건을 보자. 당시 항공기는 어처구니없게도 이륙 직후 새(bird) 때문에 엔진 두 개가 꺼져버린 상태였다. 그런 긴급 상황에서 강에 착륙한다는 것은 분명히 매뉴얼에 없었다. 그런데 현명한 조종사의 판단력이 작동하였다. 당시 선택지가 없던 상황에서 ‘강에 착륙하면 어떻게 하느냐, 빨리 공항으로 계속 가야 한다’라는 판단으로 일관했다면 결과가 어찌 됐을까? 경험이 많은 기장의 훌륭한 소통과 침착한 대응에 수많은 생명이 살았다. 그 사건으로 ‘싱킹 아웃사이드 더 박스(thinking outside the box)’ 대신에 ‘플라이 아웃사이드 더 박스(fly outside the box)’라는 말이 유행했다. 이것은 박스 안에 갇혀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 바깥을 생각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위험한 상황에서 매뉴얼을 뛰어넘는 생각이다. 이 사건이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반면에 한국 사회를 보자. 2023년 참사 9주기를 맞이하는 지금도 많은 사람의 가슴 속에 깊은 상처로 남아있는 세월호 이야기다. 선박 내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대피하고자 했던 어린 학생들이 ‘그대로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 방송의 지시만 믿고 위험한 상황에 따른 적절한 행동-각자 탈출을 시도하는 자유와 선택-을 취하지 않았던 결과는 수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온 사건이지 않았던가? 만약 차라리 개별적인 삶에의 의지와 행동을 허용했다면 어떠했을까? 역사엔 가정이 없다지만 이는 낡은 매뉴얼이 작동되지 않는 위험사회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깨우쳐준 소중한 사건이었다. 한국 사회는 너무 빨리 변해왔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도 무색할 정도다. 따라서 과거의 매뉴얼 자체가 현대적인 방식의 매뉴얼로 전환이 시급하다. 지난 아현동 KT 지사 화재 사건으로 인한 혼란과 후유증은 또 어떤가. 통신두절 상태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디지털 디톡스’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제 국민의무교육이 된 심폐소생술의 효과를 생각해 보자. 곳곳에서 접하는 절체절명의 위험한 순간에 누구나 몸에 밴 심폐소생술은 언제든 준비가 된 효과 큰 백신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이태원 참사는 기본 매뉴얼 조차 무시한 안전에 대한 무책임하고 무능한 결과였다. 결국 문제의 해결책은 교육에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교육시스템에서 원칙과 가치를 공유하되 나머지는 개별 주체에게 맡기는 방향으로 진화를 고려해야 한다. 그만큼 ‘위험사회’를 인식하고 대비하며 살아가는 개인의 의지와 선택이 중요한 까닭이다. 여기엔 위험사회를 극복하는 수단으로 책임감과 윤리의식의 병행은 필수다. 이제 위험사회에 대한 국민적 의식과 그에 따른 유연한 대비책은 일상에서 기본 매뉴얼의 준수를 뛰어넘어 고정된 박스(틀) 바깥을 생각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창의적인 방식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분명하게 인식할 때이다. ▣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現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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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3
  • [육우균의 깨봉 칼럼] 융합적인 글쓰기 ④
    [교육연합신문=육우균 교육국장] [인문학과 수학]의 융합 사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슬람 예술과 건축에서 수학적 패턴의 사용 : 이슬람 예술과 건축은 종종 테셀레이션, 대칭 및 프랙탈과 같은 복잡한 수학적 원리를 통합하는 복잡한 기하학적 패턴으로 유명하다. 음악과 수학 : 음악은 미학적 특성으로 높이 평가되는 예술 형식이지만 수학적 원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음계의 구조부터 멜로디와 화음의 리듬과 패턴에 이르기까지 음악은 수학과 깊이 얽혀 있다. 예를 들어 음악적 음정과 화음을 구성할 때 비율과 비율을 사용하는 것은 음악에서 수학적 원리를 사용하는 예이다. 예술과 기하학 : 건축에서 회화에 이르기까지 많은 형태의 예술은 대칭, 비례, 원근법과 같은 수학적 개념에 의해 형성되었다. 예를 들어, 르네상스 미술에서 예술가들은 선형 원근법과 같은 기법을 사용하여 수학적 원리를 사용하여 사실적이고 생생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문헌 및 통계 : 통계적 방법을 사용한 문헌 분석은 문학 분석과 수학과 통계의 정량적 방법을 결합하는 연구 분야로 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연구자는 통계 분석을 사용하여 대규모 문학 텍스트 세트의 패턴과 추세를 식별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문학 장르의 진화 또는 문학의 생산 및 수용에 대한 사회적 및 문화적 요인의 영향과 같은 주제에 대한 통찰력을 밝힐 수 있다. 철학과 논리 : 논리는 추론과 논증을 다루는 수학의 한 분야다. 많은 철학적 논증은 논리적 원칙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논리적 논증의 사용은 많은 철학적 논쟁의 핵심 요소이다. 예를 들어, 일련의 전제와 결론을 사용하여 논리적 논증을 구성하는 것을 포함하는 삼단논법의 사용은 철학적 추론에서 일반적인 도구이다. 다음으로 [인문학과 수학]의 융합적인 글의 구성은 다음과 같이 한다. 1. 서론 : 인문학과 수학의 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서론으로 시작한다. 이러한 수렴이 어떻게 경제학, 심리학 및 사회학과 같은 분야에서 새로운 통찰력과 발견으로 이어졌는지 토론할 수 있다. 2. 역사적 배경 : 인문학과 수학의 관계에 대한 역사적 배경이다. 그리스인과 같은 고대 문명이 두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한 방법과 이 관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쓴다. 3. 구체적인 예 : 문학과 수학이 어떻게 교차하는지에 대한 몇 가지 구체적인 예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사회 과학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데 통계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또는 게임이론이 사회적 상호 작용을 모델링하는 데 어떻게 사용되는지 등을 써 준다. 4. 도전과 기회 : 인문학과 수학의 융합과 관련된 몇 가지 도전과 기회를 탐색한다. 예를 들어, 학제 간 연구에서 연구자가 광범위한 기술과 지식을 갖추도록 요구하지만 복잡한 문제에 대한 보다 포괄적이고 미묘한 이해로 이어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5. 결론 : 인문학과 수학의 융합의 미래에 대한 성찰로 결론을 맺는다. 학제 간 접근 방식이 향후 몇 년 동안 점점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융합이 오늘날 우리 세계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논의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융합적인 글의 구성에 따라 쓴 글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서론 : 오늘날 사회가 직면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문학과 수학의 융합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질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분야의 강점을 결합함으로써 우리는 다른 방법으로는 불가능했을 새로운 통찰력과 솔루션을 생성할 수 있다. 역사적 배경 : 인문학과 수학의 관계는 고대 문명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그곳에서 철학자와 수학자들은 종종 함께 작업하여 현실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탐구했다. 이 전통은 갈릴레오와 같은 주요 인물과 함께 수세기 동안 계속되었다. 철학적, 과학적 탐구에 수학적 원리를 적용한 데카르트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17세기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는 수학적 원리를 철학적, 과학적 탐구에 적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수학이 자연 세계를 이해하는 열쇠이며 그 방법이 철학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믿었다. 철학에 대한 데카르트의 가장 유명한 공헌은 그의 저서 "제1철학에 대한 명상"에서 발전시킨 의심의 방법이다. 이 방법은 특정 지식에 도달하기 위해 의심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포함한다. 데카르트는 이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오류가 없는 지식의 확고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고 믿었다. 데카르트는 철학적 작업 외에도 수학과 과학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 그는 숫자를 사용하여 공간의 점을 그래프로 표시하는 방법을 제공하는 데카르트 좌표계를 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스템은 여전히 수학, 물리학 및 공학에서 널리 사용된다. 데카르트는 또한 빛이 여러 물질을 통과할 때 굴절되는 방식을 설명하는 굴절 법칙의 개발을 포함하여 광학 연구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 이 분야에서의 그의 작업은 현대 광학의 발전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전반적으로 데카르트의 철학과 과학에 대한 수학적 원리의 적용은 획기적이었고 이 분야에서 수학의 중요성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구체적인 예 : 인문학과 수학이 어떻게 교차하는지에 대한 한 가지 예는 학자들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문화적 경향과 패턴에 대한 통찰력을 얻기 위해 수학적 모델을 사용하는 디지털 인문학 분야다. 또 다른 예는 기하학의 사용이다. 예술가들이 공간과 형태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도전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수학적 원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예술의 토폴로지. 도전과 기회 : 융합의 잠재적인 이점에도 불구하고 각 분야의 전문 언어와 방법 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등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복잡한 사회 및 문화 현상을 분석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개발한다. 결론 : 인문학과 수학의 융합의 미래를 내다볼 때, 이 분야 사이의 다리를 놓는 측면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 두 가지 강력한 지식 영역의 교차점을 계속 탐색하면서 새로운 통찰력과 발견을 기대한다. [인문학과 수학]의 융합의 한 예는 [예술에서의 원근법 사용] + [수학에서의 프랙탈 이론의 발전]이다. 원근법은 2차원 표면에 3차원 공간의 환영을 만들기 위해 예술에서 사용되는 기술이다. 여기에는 수학적 원리를 사용하여 거리와 깊이의 모양을 만드는 것이 포함된다. 예술에서 원근법의 사용은 르네상스 시대에 널리 퍼졌고,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예술의 중요한 측면이 되고 있다. 반면에 프랙탈 이론은 프랙탈의 속성을 연구하는 수학의 한 분야다. 프랙탈은 서로 다른 축척에서 자기 유사성을 나타내는 복잡한 기하학적 모양이다. 프랙탈 이론은 20세기에 개발되었으며 과학, 기술 및 예술 분야의 광범위한 현상을 모델링하는 데 사용되었다. 예술의 원근법과 수학의 프랙탈 이론의 융합은 M.C. 에셔. Escher의 예술은 종종 프랙탈과 유사한 자기 유사성을 나타내는 복잡한 기하학적 패턴을 특징으로 한다. 그의 작업에서 그는 원근법을 사용하여 깊이와 공간의 환상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프랙탈과 같은 패턴과 모양을 통합한다. Jackson Pollock과 같은 다른 예술가들도 혼돈 이론 및 프랙탈 기하학과 같은 수학적 개념의 영향을 받았다. Pollock의 작업에서 프랙탈과 같은 패턴과 모양의 사용은 그의 시그니처인 "드립" 기법에서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예술의 관점과 수학의 프랙탈 이론의 수렴은 두 분야의 학제 간 특성과 서로 다른 지식 영역이 결합될 때 새로운 통찰력과 발견의 가능성을 강조한다. ▣ 육우균 ◇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교육연합신문 교육국장 ◇ 前중앙일보 공교육 논술자문단 자문위원 ◇ 前중등교사 임용시험 채점위원 ◇ 前영흥고등학교 교감 ◇ 前인천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교무부장
    • 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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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1
  • [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일리온의 노래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일리아드는 기원전 8세기에 활동한 호메로스에 의해 기록된 서사시다. 트로이 전쟁은 기원전 13세기(1,300~1,200년 전) 시대의 이야기지만, 그 뒤 일리아드라는 이름의 고전 서사시로 구전되어 오다가 호메로스가 문자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메로스가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 혹은 집단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당시만 해도 제목을 염두에 두고 출판하는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음유시인들이 방랑하면서 낭송하는, 흔히 이야기하는 판소리 정도의 시였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일리아드는 “여신들이여 노래하소서,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이라는 구절로 시작하여 헥토르의 장례를 치르는 것으로 끝이 난다. 트로이의 명장 헥토르와 아카이오이족(그리스)의 영웅 아킬레우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일리아드는 신들의 전쟁과 인간사에 대한 모든 희로애락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키는 자’라는 뜻을 가진 헥토르의 죽음 뒤에는 헥토르의 기도가 있었다. 트로이의 위대한 장군 헥토르가 아들을 품에 안고 내뱉은 기도는 매순간 위대한 발걸음을 내딛는 이 땅의 아버지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어 준다. "제우스여, 그리고 다른 신들이여! 내 아들도 나처럼 트로이아인들 중에서 뛰어나고, 또 나처럼 힘이 세어 일리오스를 강력히 다스리게 해주소서. 그리하여 그가 싸움터에서 돌아올 때 사람들이 '그는 아버지보다 훨씬 훌륭하구나!'하고 이야기할 수 있게 하소서!” 위대한 트로이의 명장 헥토르의 간절한 기도와 달리 헥토르의 아들 아스티아낙스(스카만드리오스)는 헥토르의 아내 안드로마케가 지켜보는 가운데 성벽 아래로 던져져 죽음을 맞이하고, 안드로마케는 남편을 죽인 아킬레우스의 아들 네옵톨레모스의 첩으로 끌려가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어두운 세상 속에서 초연한 왕처럼 홀로 위대한 걸음을 걷게 되길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아스티아낙스는 ‘도시의 왕’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아버지의 바램과 달리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아스티아낙스의 결말처럼, 일리아드는 인간생애의 끝없는 비극과 슬픔을 담고 있다. 일리아드가 전쟁의 어두운 면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전차를 타고 싸우는 위대한 네스토르는 모사를 통해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연륜의 지혜를 가진 노년의 아름다움이 어떤 것일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아가멤논의 겸손을 통해 왕이 갖추어야 할 내적 자질에 대해 숙고할 기회를 제공한다.(다만 딸을 제물로 바친 이유로 트로이 전쟁 이후 아내였던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그녀의 내연관계에 있는 아이기스토스를 통해 죽임을 당한다는 점에서, 왕의 권위로 말미암은 결정과 선택들이 다수를 위한 올바른 정의였는가에 대하여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아들을 죽인 원수이자 그리스군의 위대한 영웅 아킬레우스에게 무릎을 꿇고 은혜를 구하는 프리아모스(헥토르의 아버지, 헤카베의 남편)의 모습에서는 아버지의 순수한 사랑을, 또 다른 면에서는 아킬레우스의 칼같은 냉정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일리아드가 쓰여진 시점으로부터 수천년의 역사와 시간을 뛰어 넘어 21세기에 접어들기까지 인류는 많은 파고를 만났으나, 변하지 않는 삶의 본질은 항상 존재하고 있으면서 역사의 큰 축을 굳건히 지탱해나갔다. 그 중심에 일리아드가 있고, 오디세이아가 있으며, 그 뒤에 호메로스가 세워져 있다. ‘앞날을 결정짓고자 하면 옛것을 공부하라’는 공자의 말씀처럼, 인간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고 경험해야 할 삶의 지혜와 본질이 담긴 글이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였던 헤라클레이토스가 “호메로스가 가지는 한계가 인간이 가진 삶의 한계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을 정도로 호메로스의 서사시는 그리스 문학작품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꼽힐 뿐만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 준다. 고전이 전파되고 읽히워졌던 이유는 넷플릭스가 상용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재미를 붙이기가 어렵고, 쉽지 않다는 말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재미를 붙일수록 얻을 수 있는 것도 많다’. 아주 터무니없는 행동이 아니라는 조건하에 도전은 항상 옳다. 때가 되면 한번쯤 읽어보겠노라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 오늘부터라도 일리아드를 ‘읽어내며’ 트로이 전쟁의 서막을 삶 속에 녹여내보자. 아참, 물론 넷플릭스가 좀 더 재밌긴 하다.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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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19
  • [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봄날의 따뜻함
    [교육연합신문=전미경 칼럼] 계절의 변화는 코끝에서 느껴지는 공기의 냄새에서부터 시작되는 듯하다. 어쩌면 그리도 신기하게 공기는 계절에 따라 특유의 향을 갖고 있을까? 계절이 바뀌었나 애매할 때도, 이른 아침 찬란하게 떠오르는 햇빛 속에서, 늦은 오후 지는 해를 바라보며 노을 속에서 가슴 깊이 계절의 냄새가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그 계절이 주는 향기는 우리를 그 냄새가 났던 어린 시절로, 또 아련한 추억 속으로 데려다주기도 한다. 추워서 옷깃을 여미던 겨울이 어느새 나른함을 한껏 담은 봄으로 바뀌었다. 새싹이 돋아나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기도 하지만 그 따듯함에서 오는 기분 좋은 나른함이란... 주변에서 밥만 먹으면 잠이 온다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요즘이다. 몸에 이상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는 그럴 수 있겠다 싶은 계절이다. 따뜻한 봄의 냄새에 취해서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잠과 관련된 일화가 전해지는 클래식 곡이 있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지만.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아마 많은 사람들이 제목까진 정확히 몰라도 영화를 보다가, 혹은 지나가다가, 혹은 라디오 어딘가에서 흘러나오는 여러 경로를 통해 언젠가는 들어봤음직한, 그만큼 자주 연주되거나 들을 수 있는 곡이다. 우리 귀에 익은 너무나 아름다운 아리아와 30개의 변주로 구성되어 있는 곡이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18세기 초 작센의 영주이자 주 러시아 대사였던 헤르만 카를 폰 카이저링크 백작이 심한 불면증에 시달렸었다고 한다. 그래서 당시 라이프치히를 방문했을 때 바흐에게 부탁해 불면증에 도움이 될 만한 곡들을 써달라고 했던 것. 그래서 바흐가 수면에 도움이 될 만한 길고 장대한 변주곡을 써서 줬는데, 효과가 좋았는지 바흐에게 금화를 넣은 황금 잔을 선물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곡을 바흐의 제자인 골드베르크가 처음 연주했기 때문에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라고 불리어졌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이런 일화가 정말 사실이었는지에 대해선 근거가 별로 없지만, 음악사에 있어서 변주곡으로서는 한 획을 그은 엄청난 곡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바흐는 당시에 대중적으로는 정말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지 못하는 올드한 방식을 고집하고 있었다고나 할까. 게다가 이 변주곡은 원래 쳄발로를 위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피아노로 연주하기엔 효과가 좋지도 않았고 쳄발로로 연주하기엔 또 어렵고... 당시 작품성 외에는 대중들에게 외면받을 만한 조건은 다 갖추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고집이 후대에 이르러서는 불변의 예술성과 아름다움을 다 갖춰, 변주곡 하면 이 작품을 떠올릴 만한 무게를 갖게 되었다. 역시 위대한 예술가는 후대에 알아보게 되는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나중에 이 곡은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가 피아노로 레코딩을 해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물론 지금은 피아노뿐만 아니라 관현악곡으로도 편곡되어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말이다.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사실 이 곡은 들어보면 잠이 올만한 지루한 곡이 아니다. 시작과 끝을 마무리하는 아리아는 너무나 아름다워서 듣고 있으면 마음에 평화가 깃들고, 요즘처럼 벚꽃이 흩날리는 봄날에 가슴깊이 몽글몽글함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사람마다 느끼는 느낌은 다를 수 있으니 일단 들어보기를 권유한다. ▣ 첼리스트 전미경 ◇ 가천대 관현악과 졸업(첼로전공) ◇ 서울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 금천 교향악단 부수석 역임 ◇ 의왕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 강동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 ◇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첼로강사
    • 기획·연재
    • 연재
    2023-04-09
  • [전재학의 교육칼럼] ‘나’보다 ‘상대’를 존중하는 백금률 교육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모든 것이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세상이다. 이는 삶의 주체적인 인물이 자기이기에 어느 면에서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성경에서는 “대접받고 싶은 대로 상대를 대접하라”고 했다. 이는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사회에서 인간관계의 원리로 누구도 저항 없이 받아들인다. 또한 그렇게 사는 것이 종교적 삶을 초월하여 건강한 삶으로 승화될 수 있음을 믿는다. 그래서 이를 ‘황금률’이라 지칭하여 대인관계의 행동규범으로 삼는다. 황금률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한 목적을 염두에 두고서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즉, 내가 싫으면 상대방도 싫을 것이고, 내가 좋으면 상대방도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내가 칭찬받기를 원하면 남을 칭찬하고, 내가 비난받기 싫으면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말 것이며, 내가 존중받기를 원하면 타인도 존중하라는 것이다. 그 결과는 어떤가? 소위 “나, 먼저(Me, first)”가 특징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나만 아니면 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자기 위주와 자기만족을 최우선으로 삼으니 타인에 대한 배려와 양보를 찾아보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이런 이기심은 사람들과 관계의 폭을 좁힐 뿐만 아니라 지속성을 갖지 못한다. 자기 수준이나 성향, 또는 자기 처지에서 남을 대하게 되면 가족관계조차도 파괴되고 마는 이면의 그림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인간관계의 관점을 나에서 상대에게로 중심축을 이동하면 어떻게 될까? 토니 알레산드라가 저술한 『백금률』은 1996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지금까지도 베스트셀러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이는 세계 최고의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가장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이기도 하다. 주로 사람과의 관계를 다루는 내용들로 구성된 이 책은 인간 경영에 대한 최고의 명작으로 불린다. 필자는 최근에 이 책에 다시금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학교 교육에서 학생들의 인성교육 차원에서 그 의미를 탐구해 보고자 하기 때문이다. 백금률은 상대가 원하는 것을 파악해서 상대를 대접하라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 중심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상대방의 수준이나 감정, 성향, 욕구에 나를 맞추는 것이다. 백금률은 사람마다 욕구와 성향이 다르고, 관점이 다르며, 입맛과 취미, 가치관, 이상도 모두 다르다는 전제하에 상대가 원하는 것을 우선할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기분이나 감정도 배려한다. 이런 “You, first” 사상은 영국의 젠틀맨 교육과 유사하다. 이런 교육을 통해서 얻는 결과는 모든 인간관계가 좋아지지 않을 수 없고 공감 능력이 상향될 수 있다. 산다는 것은 사람을 만나는 일들의 연속이다. 살면서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좌우된다. 스티븐 스코트는 “혼자 힘으로 백만장자가 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주위와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아야만 가능하다.”라고 했다. 그래서 현대사회에서 좋은 관계를 통해 형성된 사람들과의 유대 관계는 삶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척도로 작용한다. 왜냐하면 인간관계에서 실패한 사람은 어디서도 성공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날로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서 SNS의 발달은 오히려 인간관계를 더 고립시키고 유리시킨다. 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요즘 학교폭력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 신체 폭력보다는 사이버 폭력과 언어폭력으로 인한 학교폭력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저마다 객체로 살아가는 이 시대에 백금률의 원리는 깊이 새겨들을 만하다. “인간관계의 성공과 실패는 나의 입장에서 시작하면 실패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시작하면 성공한다”는 말에 주목하고 이를 청소년 교육의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타인은 지옥이 아닌 나의 성장과 발전에 함께 하는 동반자임을 인식하고 연대와 협력이 이루어지는 민주시민교육으로 발전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現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 기획·연재
    • 연재
    2023-04-06
  • [육우균의 깨봉 칼럼] 융합적인 글쓰기 ③
    [교육연합신문=육우균 교육국장] 융합적인 글쓰기의 사례들을 살펴보자. 먼저 인문계열(인문학) + 자연계열 (생태학)의 융합적인 글의 사례를 보여준 최재천(국립생태원장)의 글을 보자. 각 계열을 이종 결합하여 인문학적 지식과 생태학적 지식을 융합하여 나름 상상력을 동원하여 주제를 밝히고 있는 글이다. 이제 글 전문을 보자. 「세상에 뱀처럼 기이한 동물이 또 있을까 싶다. 무슨 연유로 멀쩡한 다리를 포기하고 평생 기어 다니며 사는 것일까? 지금까지는 약 1억 년 전 중생대 중반에 도마뱀이 다리가 퇴화하며 뱀으로 진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 영국에서 1억 6,700만 년 전 중생대에 살던 뱀의 화석이 발견되었다. 몸은 이미 지금의 뱀처럼 퍽 긴 원통형을 갖췄지만 여전히 네 다리를 지니고 있었다. 레바논과 아르헨티나에서 발견된 1억 년 전 뱀 화석에도 아직 뒷다리가 남아있는 걸로 보아 초기 뱀은 앞다리부터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다리를 잃으면서도 뱀은 현재 3,400 종으로 분화하여 지구촌 곳곳을 누비고 있다. 약 3억 7,500만 년 전 다리가 넷 달린 척추동물이 늪을 빠져 나와 뭍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포유동물은 약 2억 년 전부터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그 당시는 공룡이 판을 치던 세상이라 숨죽이고 살다가 6,500만 년 전 거대한 운석이 카리브해에 떨어져 엄청난 기후변화를 일으키며 공룡을 싹쓸이하는 바람에 드디어 활개를 치게 됐다. 그러다가 5,000만 년 전 무슨 까닭인지 일군의 포유동물이 오던 길을 거슬러 다시 바다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오늘날 80종 정도 남아있는 고래들은 물로 돌아갔어도 여전히 허파로 숨을 쉬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는 대신 세상에서 가장 큰 몸집을 자랑할 수 있게 됐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얻는 것과 잃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해로운가” 물었다. 애플의 CEO 팀 쿡은 “남의 것이라도 좋은 것이라면 얼마든지 가져다 쓸 수 있다.”며 역대 최대 호황을 이끌어냈지만 나는 애플의 호황은 그저 ‘반짝 호황’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궁지에 몰려 전혀 애플답지 않은 변신을 도모한 것이 잠시 소비자의 마음을 얻은 것뿐이다. 쿡도 그렇지만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도 카리스마형 리더는 아니다. 그러나 그는 냉정하게 계산하고 가치 없이 버릴 줄 안다고 들었다. 노자는 또한 “방과 그릇을 크게 쓰려면 먼저 비우라”고 가르쳤다. 삼성이 과감히 버리고 비우며 끝내 고래와 뱀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다음은 ‘달걀’을 주제로 6-LCAMST로 지식을 확산해서 융합한 글을 살펴보자. 이 글은 S+L+S+C(과학+언어+과학+사회)로 융합된다. 과학(S) ①~⑧ → 달걀의 세포-무게-알막-알눈-겉모양-서열-금실-알품기 언어(L) ⑨ → 줄탁동시, 계란유골, 누란위기 과학(S) ⑩ → 달걀의 껍데기 사회(C) ⑪ → 콜럼버스의 달걀, 정신일도로 달걀 세우기 위 <표>에 나타난 융합으로 만들어진 다음 글의 전문을 보자. 「①달걀은 살아있는 단세포다. 모든 세포가 세포막, 세포질, 핵으로 구성되어 있다. 달걀의 세포막은 껍데기, 알막, 흰자를 묶어 이른다. 세포질은 노른자다. 노른자 위에 자리한 작은 알눈, 즉 배반이 핵에 해당한다. ②달걀 무게는 보통 60g이다. 공룡, 타조, 에뮤 알 다음으로 크다. 달걀 껍데기에는 눈에 안 보이는 잔 홈이 7,000여 개 있다. 표면적을 넓혀서 공기 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다. ③두 겹의 알 막은 고막만큼이나 얇다. 흰자는 순수단백질이다. 노른자에 든 콜레스테롤 같은 영양소는 병아리를 부화하는데 쓰인다. ④알눈에는 유전물질이 들어있다. 수탉 없이 낳은 홀알(무정란)에서는 발생할 수 없는 것이다. ⑤수탉은 덩치가 크고 깃털이 곱다. 맨드라미꽃을 닮은 볏에 꽁지깃은 길게 활처럼 휜다. 다리 아래엔 크고 날카로운 각질 동기인 싸움 발톱이 있다. ⑥닭에게 모이를 주면 힘센 놈이 약한 것들을 쫀다. 이를 모이 서열이라 한다. 한 번 정해진 순위는 평생을 간다. 싸움을 피해 헛되이 힘을 소비하지 않겠다는 심사다. ⑦그런데 아무리 봐도 수놈은 암놈을 쪼지 않을 뿐더러 암탉이 수컷에게 달려드는 일도 결코 없다. 이것이 의로운 닭의 금실이다. 옛날 동네 결혼식장에 닭 한 쌍이 떡하니 버티고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⑧알 낳을 시간이 임박하면 암탉은 ‘고~고~고~’ 소리를 내면서 알 낳을 자리를 맴돈다. 그러다가 둥지에 날아올라 알을 낳는다. 토종닭은 알을 스무여 남 개 낳고 나면 낳기를 멈추고 알을 품기 시작한다. 어미 닭의 깃털 색과 달걀색은 일치한다. ⑨‘어미 닭이 알을 품듯 하라’는 말이 있다. 똥 누러 잠깐 알 자리를 비우는 것 말고는 스무 하루를 내내 맨입으로 옹송그려 안는다. 초췌하고 빛바랜 어미 닭은 몸이 축나고 털도 다 빠져 꼴이 말이 아니다. 알을 깨는 아픔 없이 새 생명의 탄생은 없다. 둥지 안에서 마침내 목숨의 소리가 들려온다. 찬연한 설렘이다. 줄탁동시(啐啄同時)라고 병아리가 안에서 부리로 쪼고 동시에 어미는 밖에서 맞 쪼아 준다. 아무리 도와줘도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은 병아리 자신이다. ⑩달걀은 살아있는 세포라 줄곧 양분을 산화시켜 에너지를 낸다. 하여 오래된 달걀은 내용물이 점점 줄어 꿀렁인다. 그래서 삶은 달걀 껍데기가 쉽게 까지면 오래된 알이요, 잘 벗겨지지 않으면 신선한 달걀이다. 달걀을 끓는 물에 바로 담그면 공기집의 공기가 팽창하여 터지기에 찬물에 넣어 서서히 익힌다. 달걀을 삶을 때 소금을 넣어서 껍데기 틈새로 밀려 나오는 흰자위를 굳힌다는데 확실치는 않다. ⑪달걀을 둘러싼 이야기도 많다. 뜻하지 않은 방해가 끼어 재수없을 때를 계란유골이라 하고, 달걀을 쌓듯 매우 위태로운 상황을 누란위기라 한다. 사람들은 달걀을 깨 세웠다는 ‘콜럼버스의 달걀’ 이야기를 자주 들어온 탓에 좀처럼 달걀을 세워 보려 하지 않는다. 알을 열 손가락으로 가만히 감싸 쥐고 세우면 잘 선다. 정신일도 달걀 세우기. 창조는 발상의 전환과 선입견의 타파에서 시작한다.」 권오길(강원대 명예교수), 「달팽이 박사 생물학 이야기」 융합적인 글쓰기는 지식의 확산과 수렴을 통해 응집력 있고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주는 글쓰기를 말한다. 융합 글쓰기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통적인 글쓰기 형식보다 더 효과적으로 청중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다. 둘째, 아이디어와 정보를 보다 포괄적이고 미묘한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다. 셋째, 서면 텍스트와 함께 시각적 보조 자료를 포함하면 복잡한 개념이나 데이터를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넷째, 다양한 학습 스타일이나 장애가 있는 개인이 정보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다섯째, 작가가 자신의 창의성을 표현하고 다양한 미디어 형식을 실험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이것은 더 매력적이고 기억에 남는 콘텐츠로 이어질 수 있다. 여섯째, 다양한 미디어 형식을 결합하면 작가가 더 매력적인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곱째, 미디어 소비에 대한 다양한 선호도와 취향을 수용하기 때문에 작가가 더 광범위하고 다양한 청중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전반적으로 융합적인 글쓰기는 미디어 소비 습관이 점점 더 다양해지고 다각화되는 21세기 세상에서 매력적이고 효과적인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작가에게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 육우균 ◇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교육연합신문 교육국장 ◇ 前중앙일보 공교육 논술자문단 자문위원 ◇ 前중등교사 임용시험 채점위원 ◇ 前영흥고등학교 교감 ◇ 前인천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교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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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06
  • [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 시장 가는 길 – 축산물 도소매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축산물 직거래 장터’ ‘축산물 품질 향상’이라는 말 들어보았지? ‘축산물’이 무슨 뜻이냐고? ‘가축 축(畜)’ ‘만들어낼 산(産)’ ‘물품 물(物)’로 가축을 길러서 만들어낸 물품이라는 뜻이야. 가축을 도살하여 얻는 고기 뿐 아니라 가축이 생산하는 젖, 알, 털 그리고 가축을 가공하여 만들어진 물품까지도 포함하지. 가축은 또 뭐냐고? ‘집 가(家)’ ‘짐승 축(畜)’으로 집에서 기르는 짐승이라는 뜻이야. 인간이 이용하기 위하여 기르는 동물을 일컫는단다. 소, 양, 돼지 등의 가축을 기르는 일을 ‘목축’이라 하는데 ‘목(牧)’은 ‘기르다’ ‘다스리다’는 의미고 ‘축(畜)’은 ‘가축’이라는 의미니까 가축을 기르고 다스리는 일이 목축이야. 가축을 기르기 위해 지어놓은 건물은 ‘집 사(舍)’의 축사고, 소, 양, 돼지 등의 가축을 도살하는 곳은 ‘죽일 도(屠)’ ‘장소 장(場)’의 도축장이란다. 도소매는 도매와 소매가 합해진 말이야. ‘모두 도(都)’ ‘팔 매(賣)’의 도매는 모두 판다는 의미로 생산자로부터 상품을 받아서 소매상을 상대로 여러 개를 한 단위로 파는 일을 일컫고, ‘작을 소(小)’ ‘팔 매(賣)’의 소매는 가게 주인이 생산자나 도매상에게서 물건을 사들여 소비자에게 조금씩 파는 일을 일컫는단다. 도소매는 뭐냐고? 도매도 하고 소매도 한다는 뜻이겠지. ‘팔 매(賣)’가 들어간 단어도 참 많아. 큰 건물이나 시설에 딸려 물건을 파는 작은 가게인 매점 입장권이나 관람권을 미리 파는 일인 예매 표나 물건 등이 남김없이 다 팔렸다는 매진 물건을 사려는 사람이 여럿일 때, 값을 제일 높게 부른 사람에게 파는 일인 경매 팔기 위해서 내놓은 물건인 매물 등이 그것이야. ‘가게 점(店)’ ‘미리 예(豫)’ ‘다할 진(盡)’이고. ‘다툴 경(競)’ ‘물건 물(物)’이란다. 복습해 볼까요? ----------------------------------------------------------------------- 익힘 한자어 ① 축산물 : 가축 축(畜) + 만들어낼 산(産) + 물품 물(物) 활용 한자어 가축, 목축, 축사, 도축장 익힘 한자어 ② 도소매(도매+소매) : 클 도(都) + 팔 매(賣) + 작을 소(小) + 팔 매(賣) 활용 한자어 매점, 예매, 매진, 경매, 매물 ▣ 지은이 권승호 ◇ 전주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이비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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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02
  • [대한민국 알리기 프로젝트 Fun&Easy Guide to Korea] The Great Victory against Sui China
    [교육연합신문=유정희 연재] ◈ 살수대첩 가온) 물의 힘을 가볍게 보면 안 돼요! 애니) 왜 그런 말을 하나요, 가온? 가온) 을지문덕 장군이 수나라 군대를 물리칠 때, 물을 비밀 무기로 사용했어요. 애니) 뭐라고요? 어떻게 그렇게 했지요? 기온) 수의 군대가 훨씬 더 강했지만, 을지문덕 장군은 지략가였어요. 장군은 계속 후퇴하면서 적을 지치게 했죠. 애니) 그 다음에는요? 가온) 그는 일부러 수심이 얕은 살수 강으로 적을 유인했어요. 그리고 수의 군대가 강을 반쯤 건너고 있을 때, 강물을 막아 두었던 댐을 열었어요. 애니) 오! 가온) 많은 물이 갑자기 쏟아져 내리면서 수의 군대를 쓸어 버렸어요. 그 결과로 고구려 군대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었어요. ◈ 역사돋보기 고구려는 적은 군사로 어떻게 중국의 수나라 군대를 물리칠 수 있었을까요? 을지문덕 장군은 식량 보급로를 차단하고 장기전으로 가면 아무리 큰 군대라도 굶주려서 싸우지 못하리라 생각했어요. 백성들도 수나라 군사들이 한 줌의 식량도 얻지 못하도록 을지문덕 장군의 작전에 철저히 따라줬어요. 그는 여러 번의 전투에서 후퇴하는 척하다가 적군이 지금의 청천강(살수)을 반쯤 건널 무렵 총공격을 시도했어요. 30만 수나라 군사들은 우왕좌왕하며 강물에서 허우적거리다가 고구려군의 공격을 받아 대부분 군사가 몰살당했어요. 살수대첩은 세계 전쟁사에도 보기 드문 전투로 기록되어 있는 대승리였다고 해요. 400년간 혼란스러웠던 중국을 통일했던 대제국 수나라는 이 전쟁의 패배로 국력이 쇠퇴해 멸망했고, 고구려는 세계적으로 그 위상이 드높아졌어요. ▣ 지은이 유정희 ◇ 국제교류문화진흥원 원장 ◇ 마리이야기 대표 ◇ 융합관광콘텐츠학회 국제학술대회위원장 ◇ 한국문화재지킴이단체연합회 이사 ◇ 저서 《Fun & Easy Guide to Korea》, 《담덕이야기》, 《궁파이야기》, 《창덕궁》,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 펴낸곳 응용한국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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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02
  • [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상대방을 내 사람으로 만드는 방법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자주 만나는 지인이 있다. 혹시나 우리 동네에도 책쓰기나 글쓰기를 가르치는 사람이 있나, 싶어 검색했는데 내 이름이 나오더라고 이야기하며 전화를 걸어왔다. 인연 치고는 무척 신기한 인연이었다. 전화로 대화를 나누며 많은 공통점을 발견했는데, 이후로 직접 대면하여 서로에 대하여 알아가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나보다 10살 가까이 어린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놀랍고 재미있는, 혹은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었다. 확실히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유년시절 온 가족이 컨테이너에서 생활해야 할 정도로 가난했음. ·한예종 연기과 졸업. ·연희단거리패 배우 출신(미투사건 이후 연기활동을 정리했다고 한다.) ·28만 원으로 시작한 사업을 3년 만에 연매출 100억대 기업으로 성장시킴. ·지역의 랜드마크 격인 중소기업의 대표이사. ·중국어와 영어가 원어민 수준. 지금은 스페인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음. 그는 나에게 책쓰기 컨설팅 사업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첫 대면을 하기 전이었고, 전화통화를 나누는 자리였다. 당황스럽거나 황당한 감정은 아니었다. 하늘이 내린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는 인근 주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지역의 터줏대감과도 같은 곳이었다. 이런 사람과 일을 하게 되면 많은 걸 배울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더 컸다. 아니나 다를까,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속도와 추진력으로 일을 진행해 나갔다. 지역의 특성상 책쓰기와 글쓰기로 돈을 버는 게 쉽지 않을뿐더러, 빠른 성장도 안 되겠다는 결정이 내려지자마자 시작만큼 빠르게 사업을 정리해 버리긴 했지만. 하루는 그가 나에게 질문을 했다. "작가님. 누군가 80억을 주면서 '80억으로 3년 동안 사업을 해봐라. 무슨 사업이든 괜찮다. 단, 3년 뒤에는 원금이 보존되어야 한다.'라고 한다면, 무슨 사업을 해보시겠습니까?" 나는 벌어본 적이 없는 돈이라서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고, 그는 "그럼 3억이라면 무슨 일을 해보시겠습니까?"하고 되물었다. 질문과 대화의 수준이 그런 식이었다. 생각이 복잡해서 아무나 붙들고 이런저런 넋두리를 하고 싶은 날에는 "시간이 어떠신지요? 괜찮으시면 차 한잔 하시지요."하고 전화를 걸어오곤 했다. 나이차이가 꽤 많이 나지만, 한 번도 그에게 편하게 말을 한 적이 없다. 늘 '대표님, 대표님'하고 불렀다. 아내가 "오빠는 나랑 둘이 있을 때도 극존칭을 쓰네."하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나는 아직 젊지만, 이제는 '형인데 편하게 말 놔도 되지?'라고 말할 수 있는 나이도 되었다. 그렇기에 '사회에 나오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존댓말을 쓰는 건 아니었다. 오직 존경심에서 비롯된 행동이었을 뿐이다. 그는 나이에 비해 상당히 성숙했고,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데 있어 굉장히 깊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알고 있었다. 직원관리, 세무, 회계, 무역, 인간관계, 경영노하우 등등 모르는 게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겸손했다. 젊고 스마트한 데다 겸손하기까지 한 그에게 부는 자연스럽게 뒤따라왔다. 으리으리한 재벌급의 성취를 한 사람은 아니었을지 모르겠지만, 외제차 정도는 충분히 끌고 다닐 수 있는 작은 부자는 되었다. 그와 친하게 지내면서 많은 경험들을 만나게 되었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또다른 지인에게 그와의 관계를 이야기했더니, 대뜸 이렇게 물었다. "적을 만들지 않으시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질문이었다. 나는 적을 만들지 않는다. 믿을 만한 사람이라면 아주 존중하고, 진심을 다해 대한다. 신뢰할 만한 사람인데 적으로 만들 필요는 없지 않은가. 신뢰하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느껴지면 관계를 멀리 한다. 즉, 적이 될 것 같은 사람을 일찌감치 정리하는데, 그렇다 보니 사람을 상당히 가려서 사귀는 편이다. 나에게 있어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기회를 제공하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돈이 아무리 많은 부자라고 해도 깊은 관계가 유지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누구를 만나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사귀면서 적을 만들지 않는 게 기본 철학이며, 신뢰를 쌓는 게 우선이다. 무엇보다 나의 이익보다는 상대의 이익이 우선이었으므로 적을 만들지 않았고, 나아가 내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게 아니라면 아예 인연을 맺지 않거나, 얕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렇다 보니 내 주변 사람들은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 깊은 신뢰를 가졌다. 내가 인연을 맺고 만나는 사람은 상당히 신뢰할 만한 사람인 데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나 스스로 구축한 것이다. 그런 습관 덕분에 그와도 친해질 수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그 역시 인간관계의 폭이 좁다고 했다. 수십 명의 직원들을 거느린 젊은 대표이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에 한 번 관계를 맺은 사람과는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했다. 그와 대화를 나누는 건 아주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그저 형, 동생 사이로만 지냈다면 어땠을까.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하기는 하지만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하지는 않으므로, 관계가 깊게 유지되는 게 어려웠을 수도 있다. 상대를 하대하는 것이 쉬울 정도로 가깝지는 않은, 그러나 결코 멀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우리의 관계는 서로에 대한 신뢰를 무척이나 두텁게 만들었다고 믿는다.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이 있다거나 대단한 철학을 바탕으로 사람을 사귀지는 않았다. 그러나 혹여 우연한 기회로 아내에게, 아들에게, 주변 동료들에게 '내가 생각하는 인간관계라는 건 이런 것이었다.'라고 이야기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리고 그런 인간관계를 통해 상대방을 내 사람으로 만들게 되는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면, 한 사람 뒤에는 250명의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상대방과 적이 되지는 않되 존중과 진심을 담아 관계를 맺으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때 마음을 열고 상대방을 대하는 사람에게는 두 종류의 사람이 연결된다. 함께 성장하고 싶은 사람이거나,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이거나. 얼마나 분별력을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적절한 분별력을 바탕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존중, 존경, 진심은 마음의 형태를 설명하는 단어이지만, 눈으로 보이는 세계다. 남들보다 기회를 보는 분별력이 뛰어나고 일을 성취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능력에 걸맞은 부와 명성을 거머쥐게 되기 마련이다. 당연히 마음의 형태를 설명하고 있는, 그러나 눈으로 보이는 자세를 보는 눈도 뛰어나다. 진실과 진리는 영원불멸하다. 3,000년 전 트로이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머쥔 그리스인들이나 21세기를 살아가는 MZ세대나 똑같은 육체 속에서 살아간다. 그들도 진리와 진실을 추구했고, 지금도 진실이 담긴 식당에는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 기획·연재
    • 연재
    2023-03-29
  • [전재학의 교육칼럼] 눈높이 청소년 교육, 왜? 어떻게?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개학과 더불어 학교 현장은 역동적이고 활기에 차 있다. 오랜만에 코로나19와의 사투에서 점차 완화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긍정적인 모습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한다. 인간이기에 가능한 공동체 내에서의 눈물과 아픔, 폭력과 상처 등의 잠재성을 간직한 채 시간은 작은 어른들 사이에서 흘러간다. 왜 작은 어른인가? 미성년자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살아가는 모습 그 자체는 어른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 간의 반장 선거나 회장 선거를 보면 기성세대의 모든 수단이 등장한다. 단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누가 이렇게 애 늙은이를 만들었을까? 부끄럽게도 어른들, 가정과 학교, 사회의 기성세대 집단들이다. 이는 학생을 어른들의 눈높이로 보고 그들을 대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역시 학생 눈높이 즉, 학생의 시선과 관점으로 교육하는 것이다. 학교는 과거 우등생이었던 20~60대의 교사 집단과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럭비공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10대 학생 집단이 공존한다. 교사 집단은 대부분 공부와 생활면에서 모범생 출신이 많다. 전직 미국의 대통령도 ‘한국 교육을 보라’며 부러워했던 것은 높은 교육열과 수준 높은 교사 집단이었다. 문제는 이런 우수 집단이 오늘날의 학생들을 기대만큼 잘 교육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학생들과의 갈등과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역시 학생들을 그들의 눈높이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육 현장은 과거 ‘스쿨미투’와 같은 방식으로 수많은 심리적 갈등이 발생하고 따라서 청소년의 눈에 비친 교사는 소위 ‘꼰대’로 군림할 뿐이다. 어쩌다 교사가 ‘청바지를 입은 어른’으로 변신을 시도해도 근본 의식이 달라지지 않으니 여전히 갈등을 심화시킬 뿐이다. 사실 생활지도의 문제 대부분은 이처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서 일어나는 사건이 대부분이다. 이제 교사들은 학생들로부터 ‘패자’라는 불명예를 안기에 이르렀다. 각종 소송 사건에 연루되고 학생들의 대자보에 등장하고 민원의 대상이 된다. 이에 학부모는 급기야 철밥통 교사 집단의 퇴치를 부르짖으며 질투와 증오를 쏟아 내는 극한 상황까지 왔다. 그렇다면 교사가 학생 지도에 눈높이를 맞춘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다음의 일화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 인디애나주의 작은 마을에 사는 브라이언은 15세 소년으로 뇌종양으로 방사선 치료와 약물 치료를 받느라 머리카락이 다 빠졌다. 그는 놀림감이 될까 봐 학교에 나가기를 꺼렸다. 학급의 급우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자발적으로 그를 돕기 위해 나섰다. 그 방법이 어른들은 생각지도 못한 것으로 학급 친구 모두가 삭발을 한 것이다. 머리카락이 빠진 친구가 외톨이가 되지 않도록 하는 배려였다. 이 이야기는 신문에 보도되어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우정인가? 이런 눈높이 사고를 기성세대는 착상하기가 쉽지 않다. 왜냐면 자기들의 눈높이로 자기들 편리한 대로 방법을 구안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눈높이 교육의 출발은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것이다. 상대에 대한 이런 존중은 상호 간의 거부감을 낮추어 줄 뿐만 아니라 서로의 대화가 원만하게 이루어지도록 영향을 미친다. 오늘날 학교에서 만연하는 학교 폭력도 교사-학생, 학생-학생 간의 이런 산소 같은 마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사나 어른이 학생들에게 존중의 옷을 입히지 않으면서 학생이 예쁘고 바른 모습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하다.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환대하고 참여시키며 존중하는 시간이 지속되면 아이들의 태도도 틀림없이 달라진다. 단 많은 시간을 인내할 필요가 있을 뿐이다. 그것이 고통스럽더라도 의미와 가치는 충분하다. 단지 조바심을 경계하면 된다. 아이는 존중받고 자랄 때 진정한 인격체로 성장한다. 학생을 눈높이에 맞추어 존중의 옷을 입히자. 이것이 바람직한 민주시민 육성의 출발점이고 관계의 황금률이라 믿는다. ▣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現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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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3-25
  • [대한민국 알리기 프로젝트 Fun&Easy Guide to Korea] The Golden Age of Goguryeo
    [교육연합신문=유정희 연재] ◈ 고구려의 황금기 가온)한국이 옛날에 지금의 중국 영토 일부를 차지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애니)그래요? 가온)네. 광개토왕 때문이지요. 애니)그가 누구인데요? 가온)광개토왕은 고구려의 19번째 왕이었어요. 그는 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 중의 한 명으로 여겨지고 있어요. 애니)그게 사실인가요? 가온)그럼요! 그의 통치 기간이 고구려의 황금기였어요 ◈ 역사돋보기 광개토대왕릉비는 중국 길림성 집안 시에 위치하며 AD 414년 장수왕이 아버지인 광개토대왕의 업적을 칭송하기 위해 만들었어요. 고구려의 건국 과정, 광개토대왕의 정복 사업 등을 기록하였어요. 광개토대왕이 어렸을 때 이름은 담덕이었고, 재위 때는 영락대왕이라 불렸으며, 죽은 뒤에는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이라는 묘호를 신하들이 올렸어요. ‘국강상’은 ‘도성의 언덕’이란 뜻으로 무덤의 장소를 뜻하고 ‘광개토경’은 ‘영토를 넓게 개척하였다’라는 말로 업적을 표현한 것이에요. ‘평안’은 ‘백성을 평안하게 살도록 했다’라는 뜻이며, 호태왕은 왕을 높여서 부르는 존칭입니다. ▣ 지은이 유정희 ◇ 국제교류문화진흥원 원장 ◇ 마리이야기 대표 ◇ 융합관광콘텐츠학회 국제학술대회위원장 ◇ 한국문화재지킴이단체연합회 이사 ◇ 저서 《Fun & Easy Guide to Korea》, 《담덕이야기》, 《궁파이야기》, 《창덕궁》,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 펴낸곳 응용한국학연구소
    • 기획·연재
    • 연재
    2023-03-21
  • [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 시장 가는 길 – 건어물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어물이 ‘물고기 어(魚)’ ‘사물 물(物)’로 물고기를 가리키는 말인 줄은 알겠는데 건어물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건’은 ‘마를 건(乾)’이야. 그러니까 건어물은 말린 물고기지. 말린 포도를 건포도라 하고, 물기나 습기를 말려서 없애는 일을 건조라 해. 사료 등으로 쓰기 위해 베어서 말린 풀을 건초라 하고 기후가 메말라서 습기가 없는 시기를 건기라 하지.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라는 속담 아니? 못난 사람이 같이 있는 동료를 망신시켰을 때 쓰는 표현이야. 꼴뚜기가 못생긴 물고기이기 때문에 만들어진 말이지. ‘어물전’에서 ‘전’이 무슨 뜻이냐고? ‘가게 전(廛)’이야. 그러니까 어물전은 물고기 파는 가게이겠지? 옹기 파는 가게는 옹기전이고, 한약 재료를 파는 가게는 약전이며, 놋쇠로 만든 그릇을 파는 가게는 유기전이란다. ‘독 옹(甕)’ ‘그릇 기(器)’ ‘약 약(藥)’ ‘놋쇠 유(鍮)’지. 전주에 싸전다리가 있는데 쌀과 곡식을 파는 가게 옆에 있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란다. ‘쌀전다리’라 해야 옳은데 발음을 쉽게 하기 위해 ‘쌀’의 ‘ㄹ’을 탈락시켜 싸전이라 한 거야. 조제하지 않은 원료 그대로의 약재를 파는 곳을 건재약국이라 하는데 ‘마를 건(乾)’ ‘원료 재(材)’로 말린 그대로의 재료를 파는 곳이라는 의미야. 술을 마실 때 잔을 비우는 일을 건배라 하는데 이때의 ‘건’도 ‘마를 건(乾)’이란다. ‘배’는 ‘잔 배(杯)’지. 그러니까 건배는 잔을 말려버린다, 잔에 있는 술을 다 마셔버린다는 의미인 거야. ‘물고기 어(魚)’ 앞에 ‘물 수(水=氵)’가 더해진 ‘漁’는 ‘고기 잡을 어‘인데 물고기를 잡는데 쓰는 배인 어선, 농촌과 어촌을 아울러 이르는 말인 농어촌, 물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가는 일인 출어 등에 쓰인단다. 복습해 볼까요? ----------------------------------------------------------------------- 익힘 한자어 건어물 : 마를 건(乾) + 물고기 어(魚) + 사물 물(物) 활용 단어 건포도, 건조, 건초, 건기, 어물전, 옹기전, 약전, 유기전, 건재약국, 건배, 어선, 농어촌, 출어 ▣ 지은이 권승호 ◇ 전주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이비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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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재
    2023-03-21
  • [육우균의 깨봉 칼럼] 융합적인 글쓰기 ②
    [교육연합신문=육우균 교육국장] 글을 쓸 때 지식의 확장과 수렴의 방법을 동원하면 주체적으로 지식을 날줄과 씨줄로 엮을 수 있다. 평면적 지식이 입체적 지식이 된다. 입체적 지식이란 우리 뇌 속에서 기존 정리된 지식이 융합되어 지식의 빅뱅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지식의 수용자에서 지식의 창조자로 거듭나게 된다. 상상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이 있다. 우선 기초지식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학습용어 개념사전과 백과사전을 독파해야 한다. 이것이 ‘통합’이다. 다음으로는 외부에서 자기 머리로 부딪히는 외부지식이 있어야 한다. 이 외부지식을 자기 지식화하려면 자기 내부의 공통점을 찾아 연결시켜야 한다. 이것이 ‘통섭’이다. 그렇게 지식을 늘려가다 보면 머릿속에서 융합이 일어난다. 전혀 분류가 다른 지식들의 충돌에서 불꽃이 튄다. 이것이 ‘융합’이다. 지식의 빅뱅이 일어난다고 할 수 있다. 인류 발전의 모든 힘은 융합에서 나왔다. 그런데 융합은 이종 융합이어야 훨씬 효용 가치가 있다. 이종 융합이란 문과 계열(언어, 사회, 예술)과 이과 계열(수학, 과학, 공학)을 연결시킨 것이다. 문과 계열의 ‘인문학적 상상력’과 이과 계열의 ‘과학적 논리력’이 융합하는 것이다. 문과 계열(언어, 사회,예술) 이과 계열(수학, 과학, 공학) 융합 언어(L) 행복 수학(M) 공식 (L+M) 행복지수=실제로 가진 것/욕구 X100(%) 사회(C) 행복한 사람 과학(S) 통계 (C+S) 빅데이터 예술(A) 그림 공학(T) 인체 공학 (A+T) 피카소의 3차원적 그림 위의 예처럼 이종 융합의 결과는 수준 높은 상상력의 결과를 낳는다. 그것은 문학적 용어로 ‘낯설게 하기’(Defailiarization)라 한다. 보편적인 관점을 지닌 사람이 파격적인 사람을 보면 매우 낯설게 느낀다는 것인데, 이것이 창조다. 생뚱맞은 돌연변이가 세상을 바꾼다. 그런데 돌연변이는 동종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이종끼리의 융합으로 ‘낯설게 하기’가 생겨난다. 정지용의 시 「향수」 중에 ”얼룩배기 황소가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이란 표현이 있다. 이것은 금빛(시각) + 게으른 울음(청각) = 공감각적 심상(융합의 결과) 이렇게 분석할 수 있다. 문학에서 표현법 중 직유보다 은유가 ‘낯설게 하기’의 표현 방법이다. 직유는 동종 간의 표현이고, 은유는 이종 간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예를 하나만 더 들어보자. “내 마음은 호수요”에서 ‘내 마음’은 ‘추상적’이고 ‘내재적’이 것이고, ‘호수’는 ‘구체적’이고 ‘외재적’인 것이다. 낯설게 하기의 표현이라 그 당시에는 매우 신선했다. 다만, 그 표현이 너무 과다하게 사용되어 이제는 진부한 표현이 된 것일 뿐. 여기에서 독자들은 ‘왜 은유가 창의적이냐’ 하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은유로 표현된 ‘내 마음’과 ‘호수’가 같은 것이기에 ‘내 마음’이 추상적이어서 행동을 취할 수 없을 때 이것을 구체물인 ‘호수’로 형상화하여 물 위에 비치는 그대의 그림자를 자기 안에 안을 수도 있고, 배처럼 다가오는 그대 앞에 물거품처럼 부서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은유는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내는 창조의 어머니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은유란 무엇인가』를 쓴 김용규는 “은유는 창의성을 낳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말하지 않았나. 그러면 위에서 언급한 지식의 확산(6-LCAMST)과 수렴(개념을 은유로 정의)의 융합으로 된 글쓰기 방법을 살펴보자. 주제를 ‘암호’로 하여 6-LCAMST로 지식을 확산해 보면 글쓰기의 재료들이 LCM만 남는다. 무슨 말이냐. 실로 구슬을 꿰려면 구슬의 수만큼 길이를 먼저 갖추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융합을 할 때도 매개하는 성질에 따라 융합물질도 여러 가지가 될 것이다. L-C로 할 건지, L-C-M으로 할 건지, 아니면 L-M-T로 할 건지 결정해야 한다. 여기서는 주제가 ‘암호’니까 암호와 관련있는 지식들로 융합해야 한다. 그러면 LCM으로 융합한다. 먼저 문학적 지식, 사회적 지식, 수학적 지식을 끌어와야 한다. 문학적 지식은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이 있고, 사회적 지식은 고대 로마의 학자 플루타르크는 ‘스키테일’이라는 나무봉을 암호로 사용한 것과, 로마의 카이사르는 알파벳보다 세 자리 뒤의 것으로 바꿔서 암호로 사용( I LOVE YOU : L ORYH BRX)한 지식이 있고, 수학적 지식으로는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의 ‘에니그마(수수께끼)’로 암호 해독하여 독일 히틀러의 대서양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어, 이후 튜링의 기계에 내장된 테이프는 컴퓨터 메모리로 발전하고, 작동 규칙표는 중앙처리장치(CPU)가 되었다는 사실이 있다. 이렇게 세 가지 지식을 융합하여 글쓰기 한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열려라 참께!” 이 말을 모르는 어린이는 없을 거예요. 알리바바가 동굴을 가로막은 커다란 바위를 향해 크게 외치자 바위 문이 열립니다. 알리바바는 동굴에 들어가 도둑들이 숨겨 놓은 보물을 몽땅 가져가 버리지요.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40인의 도둑은 몹시 당황합니다. 허술한 암호 관리로 모든 것을 잃어버렸으니까요.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이야기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암호 관리의 중요성’이라는 새로운 교훈을 줍니다. 고대 로마의 학자였던 플루타르크가 쓴 역사책에 따르면 최초의 암호는 기원전 400년 경 그리스의 스파르타 군대에서 사용되었어요. 전쟁 중 비밀리에 편지를 주고받기 위해 암호를 썼다고 해요. ‘스키테일(Scytale)’이라는 나무봉을 사용한 암호였지요. 기다란 양피지에 쓴 편지를 봉에 돌돌 말아야 정확한 내용이 보이는 방법이었어요. 반드시 굵기가 같은 스키테일을 사용해야만 암호를 해독할 수 있었습니다. 로마의 카이사르도 암호로 된 편지를 즐겨 사용하였어요. 카이사르 암호는 우리도 간단히 만들 수 있답니다. 암호로 만들고자 하는 내용을 알파벳으로 적은 다음, 그 글자보다 몇 번째 뒤나 앞의 글자로 바꾸는 방식이거든요. 예를 들어 ‘I LOVE YOU’를 쓰고 싶을 때는 각 알파벳보다 세 자리 뒤의 것으로 바꿔서 ‘L ORYH BRX’ 라고 쓰는 거예요. 어때요? 원리를 알고 나니 암호 만들기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지요? 암호의 역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세계대전 중 독일이 만든 ‘에니그마(Enigma, 그리스어로 수수께끼)예요. 타자기 모양으로 생긴 이 기계에 문서를 입력하면 내부에 있는 회전체가 돌면서 구멍을 뚫어 이해할 수 없는 2200만 개의 배열로 바뀌었어요. 입력한 글자가 다른 글자로 바뀌어서 나오는 신기한 기계였지요. 에니그마로 작성한 문서는 에니그마 없이는 해석할 수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독일은 암호 조합 방식도 매일 새롭게 바꾸었고요. 24시간 안에 암호를 해독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었으니 에니그마는 한 마디로 난공불락의 암호 생성기 겸 해독기였답니다. 결국 영국은 유능한 과학자들을 블레츨리파크라는 연구소에 모아 에니그마 해독작업에 착수했어요. 수학자 앨런 튜링(1912∽1954)이 주임이 된 이 연구소에서는 치밀한 수학 계산이 가능한 봄베콜로서스 등의 기계를 만들었지요. 그러나 나서 이 기계와 침몰한 독일잠수함에서 찾아낸 암호책을 가지고 에니그마를 해독하기 시작했어요. 전날 해독한 암호들은 과감히 지우고, 자주 사용되는 단어에 주의를 기울이며 군대 용어와의 연관성을 찾아 나갔지요. 이런 작업을 반복하여 경우의 수를 점차 줄여나가면서 영국 과학자들은 드디어 암호 해독에 성공하였습니다. 독일군의 작전을 알게 된 영국군은 이제 적의 공격에 미리 대비하여 역공격을 할 수 있게 되었지요. 이로 인해 전세가 뒤바뀌었고, 결국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의 히틀러는 대서양 전투에서 크게 패하고 말았어요. 튜링이 만든 기계에 내장된 테이프는 지금의 컴퓨터 메모리로 발전하였어요. 테이프를 읽고 쓰기 위한 장치는 컴퓨터의 메모리칩과 입출력 장치가 되었으며, 작동 규칙표는 중앙처리장치(CPU)가 되었습니다. 천재 수학자였던 튜링의 암호 해독 노력에서 오늘날의 컴퓨터 공학이 시작되었지요. 그러니 컴퓨터 사용에서 암호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예요. 매년 컴퓨터 공학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 주는 ’튜링상‘은 노벨상 못지않은 명성을 얻고 있어요. 정보의 중요성은 과거에는 주로 전쟁에서 나타났지만 ’손 안의 컴퓨터‘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정보 보호는 누구에게나 중요한 문제가 되었어요. 은행 거래를 할 때도, 인터넷 학습 사이트를 이용해 공부할 때도, 아파트 현관문을 열 때도 비밀번호를 쓰고, 그리는 패턴을 사용하거나 지문 인식 방식을 쓰기도 해요. 첩보 영화에서는 홍채를 인식하는 장면도 자주 등장하고요.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 사회에는 정보가 곧 힘이 돼요. 여러분도 소중한 개인 정보를 잘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공미라(세계사 저술가)의 글 - 참고로 이 글은 다큐멘터리의 나레이션으로 쓸 수도 있다. 문학과 사회, 그리고 수학적 융합으로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과 암호의 역사를 융합하고, 이어서 스마트폰에서 정보 보안이라는 신기술까지 융합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글의 사례라 할 수 있다. ▣ 육우균 ◇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교육연합신문 교육국장 ◇ 前중앙일보 공교육 논술자문단 자문위원 ◇ 前중등교사 임용시험 채점위원 ◇ 前영흥고등학교 교감 ◇ 前인천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교무부장
    • 기획·연재
    • 연재
    2023-03-20
  • [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기백을 갖춘 사람과의 대화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기백이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몇 분 있다. 모두 지역을 대표하는 상인회 회장님들이었는데, 시장에서 청과점을 하시는 분, 무인카페를 운영하시는 분, 양복과 구두를 판매하는 의류매장 대표님으로 나뉘어졌다. 이렇다 할 정도로 크게 사업을 하는 건 아니었으나, 각자 건물 하나 정도는 갖고 있었으니 직장인들에 비해 적지 않은 자산을 구축하고 계신 분들인 것만은 확실했다. 기회를 포착하는 눈이 있는 분들이었다. 하루는 청과점을 운영하는 상인회장님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정부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중이었는데, 소도시인 밀양에서 무슨 사업을 해야 돈이 되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오던 차였다.나는 별생각 없이"지역 소도시인 데다 문화예술의 거점 도시니까 인력거 사업이 어떨까요?"하고 한 마디 던졌다. "인력거 사업? 어떻게 진행하지?" "예전에 서울 광화문인가 어디에서 그런 사업을 하는 분을 신문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직원수도 꽤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신이라면 뭐라고 대답하겠는가? 예순에 접어드는 중년의 부부가 지속적인 인구 유출로 도시라고 부르기에도 애매모호한 밀양시 지역 시장에서 청과점을 한다는 말은, 소위 외국물 먹은 젊은 사람들이나 깔롱쟁이들에게는 재래시장에서 과일 파는 아저씨에 불과할 지도 모르겠다. 1980년대 초반에 지역에서는 나름 인지도 있는 명문사립대를 졸업한 회장님도 계셨으나 시장에서 노점을 하시는 분들이 모두 그런 학위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작은 가게로 시작해서 겨우 겨우 자리를 잡은 분들일 가능성이 컸다. 그럼에도 내 이야기를 들은 회장님은 달랐다. 허투루 흘려듣지도 않았고, 함부로 무시하지도 않았으며, 사업의 기회를 놓치지도 않았다. "인력거 사업? 젊은 사람들이 없는데?" "그럼 말이 끄는 마차 사업은 어떠신지요?" "인근에 말을 사육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랑 하면 좋겠다. 근데 누가 끌지? 요금은? 말들이 똥을 싸면 그 똥은 어떻게 치우지? 말들이 날뛰면?“ 회장님의 질문은 끝이 없이 이어졌는데, 실질적인 사업 구축 방안과 더불어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점, 그리고 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해결방안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회장님이 질문을 던지면 나는 대답하는 식이었는데, 갈수록 실제적인 구상이 잡히기 시작했다. 말들 교육은 어떻게 하지? 교육비는? 대상은? 모집은 어떻게 하고? 노인들 비중이 월등히 높은 지역인데 젊은 사람들이 이용할 가능성은? 비가 올 때는 어떻게 하지? 도로는? 사실 그렇게까지 세밀하게 생각할 만한 일이라고는 생각지 않았고, 이렇다 할 구상을 하고 던진 말도 아니었기에 흘려들을 줄 알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분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계속해서 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 나가기 시작했다. 덕분에 우리의 인력거(혹은 마차)사업은 아직도 ing 중이다. 다른 두 분의 회장님들도 마찬가지였다. 본능적으로 기회를 보는 눈이 있었다. 그렇기에 무슨 대화를 나누어도 재미가 있었고 의미가 있었다. 이 분들과 나누는 대화의 대부분은 경영에 대한 이야기였다. 자산 구축, 사업 운영, 매출 증대, 직원관리, 고객관리 등등. 그분들의 삶에서 묻어나는 경험과 노하우는 내가 결코 따라잡을 수 없는 힘과 지혜를 갖고 있었다. 나는 진심으로 그분들을 존중했고, 존경했으며, 고개 숙여 배우곤 했다. 함께 일하는 대표님은 엘리트 코스만을 밟아온 분이었다. 아주 박학다식했고,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순전히 서류적인 면에서 보자면, 이 분의 기준치에 맞춰서 일을 성취한 경험이 내게는 거의 없었다. 내 생각을 훨씬 뛰어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분이었기 때문이었다. 역시 진심으로 대표님을 존중했고, 존경했으며, 고개 숙여 배우곤 했다. 그러나 엘리트코스만을 밟아온 대표님은 회장님들과는 달랐다. 기회를 보는 눈이 다소 부족했다. 이분이 생각하는 최고의 next plan은 좀 더 높은 직책을 제시하는 공기관으로 이직하는 것, 혹은 좀 더 규모가 큰 정부지원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분에게 있어 유일한 출세는 '의대 합격'이라던지 사법고시를 통과해서 판검사나 변호사가 되는 것이었다. 상당히 똑똑하고 뛰어난 능력을 갖춘 분이었지만, 세상을 두루두루 보는 눈은 부족했다. "전 팀장.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나니 마흔이 된 것 같았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아주 아기였던 아이들이 나보다 키가 커져서 교복을 입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시간이 금방 간다." 그는 내게 "더 늦기 전에 자기 사업을 해야 돼. 남 밑에서 일하는 것은 이제 그만할 때도 되었잖아. 안 그래?" 하고 이야기했다. 그것도 매우 자주. 중학생이 된 이 분의 아이들은 두 학년이나 월반을 할 정도로 똑똑하고 영리했지만, 꿈은 의사나 변호사가 되는 것이었다. 반면에 전통시장에서 한평생 장사를 해온 상인회 회장님들은 세상의 큰 흐름이 흘러가는 방향을 보는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 놀라우리만치 섬세하게 돈의 흐름을 볼 줄 알았고, 사업을 보는 눈이 있었다. 기백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기백 : 씩씩하고 굳센 기상과 진취적인 정신. 한국영상대학교 하우석 교수는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일도 천하게 여기지 않고 집중해서 해내고야 마는 마음의 자세"를 기백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한다거나 쓰레기를 치우는 것과 같은 일들도 해 본 적이 있었다. 인생이 지독히도 풀리지 않을 때였다. 어색하고 민망하긴 했지만, 부끄러운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러나 사업을 해야 한다면 절대 오랫동안 그런 일들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마음 깊은 곳에 항상 자리 잡고 있었다. 때로는 그런 다양한 경험들이 큰 사업을 만들어내는 데 훨씬 큰 힘과 기회가 되어줄 수도 있는데 말이다. 당연히 "의대"나 "법대"가 유일한 출세는 아니다. 엄청난 규모의 자산을 구축하는 일이 아니라면, 어떤 직업도 내게는 노동수입을 제공하는 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렇다면 작은 일부터 할 수 있는 자세가 만들어져야 하는 게 우선인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기백 정신 말이다. 최근에 있었던 경험담을 이야기하고 마무리할까 한다. 나보다 9살이나 어린, 연매출 수백억 대 중소기업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지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전 작가님, 친하게 지내는 동생이 3,000평 규모의 캠핑형 바베큐장을 오픈하는데 좋은 인연이 될 듯해서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서른을 갓 넘긴 젊은 대표이사임에도 불구하고 경영뿐만 아니라 사회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었다. 유년시절을 거쳐 학창시절까지 지독하게 가난했던 경험 때문에 세상에 눈을 일찍 떴노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가 만나는 사람들도 대부분 수백억 매출의 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이거나 고위직 공무원이었다. 대표이사님이 소개해주신 '친한 동생'의 인스타에 들어가보았다. 그는 열심히 '노가다'를 하고 있었다. 3,000평 규모의 바베큐장 현장에서.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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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재
    2023-03-20
  • [대한민국 알리기 프로젝트 Fun&Easy Guide to Korea] The Goguryeo Stirrups
    [교육연합신문=유정희 연재] ◈ 등자 가온) 말을 타본 적 있어요? 애니) 네, 있어요! 가온) 그렇다면 등자가 무엇인지 알겠네요. 등자는 유럽보다 천년 전에 아시아에서 사용되었어요. 애니) 오, 난 몰랐어요! 가온) 등자는 전쟁 중 기병대에서 사용되었지요. 애니) 정말요? 가온) 네, 등자는 말을 타면서도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줘요. 궁사가 활을 쏠 때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지요. ◈ 역사돋보기 고구려 사람들은 말 타는 기술이 뛰어나고, 또 우수한 철기 문화를 소유했어요. 이러한 기술은 고구려가 다른 나라를 능가하는 군사적 힘을 갖게 하였고, 동아시아에서 매우 강력한 나라가 될 수 있었어요. 등자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는 기원전 300년경 진 왕조 때 무덤에서 출토된 토기 파편에 그려진 그림이에요. 동양에서 등자를 유럽보다 천년 앞서 발명했다고 해요. 등자를 사용하지 못했던 로마 시대의 전쟁을 보면 말을 직접 타고 싸우기보다는 전투용 마차를 사용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처음에는 말에 올라타기 쉽게 한 개의 등자를 사용하다가, 말 위에서 행동하는데 안정감을 높이기 위해 양발에 걸 수 있도록 발전했어요. 무용총의 수렵도를 보면 달리는 말위에서 허리를 돌려 활을 쏘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등자는 말 위에서 양손 사용을 가능하도록 한 획기적인 발명품이었어요. ▣ 지은이 유정희 ◇ 국제교류문화진흥원 원장 ◇ 마리이야기 대표 ◇ 융합관광콘텐츠학회 국제학술대회위원장 ◇ 한국문화재지킴이단체연합회 이사 ◇ 저서 《Fun & Easy Guide to Korea》, 《담덕이야기》, 《궁파이야기》, 《창덕궁》,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 펴낸곳 응용한국학연구소
    • 기획·연재
    • 연재
    2023-03-12
  • [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 시장 가는 길 – 중고 자동차 매입 판매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중고’는 좋지 않은 물건이라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결코 그렇지 않아. 특히 책은 새것과 중고가 전혀 다르지 않으니까 중고책 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 경우도 많지.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그 많던 중고책 가게가 많이 사라지고 말았어. 이미 사용한 것, 오래된 것, 낡은 것을 ‘중고’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 ‘중간 중(中)’이고 ‘오래될 고(古)’야. 수명이 중간쯤에 왔고 만든 지 오래되었다는 의미지. 이미 사용하였거나 오래된 물건을 사거나 파는 시장을 중고시장이라 하고, 다른 사람이 이미 타고 다녔거나 만들어진 지 오래된 자동차를 중고자동차라 해. 자동차는 왜 자동차라 이름 붙였을까? ‘저절로 자(自)’ ‘움직일 동(動)’ ‘차 차(車)’야. 저절로 움직이는 차라는 의미지. 저절로 움직이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아니야. 그렇지 않아. ‘車’는 원래 ‘수레 거’였어. 그리고 수레는 사람이 끌거나 들어서 움직였지. 옛날에는 저절로 가는 것은 상상도 못하였었는데 과학의 발전으로 저절로 움직이는 차가 나왔어. 그리고 이것을 자동차라 이름 붙인 거야. 저절로 움직이는 수레라는 의미로.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를 자연이라 하는데 ‘저절로 자(自)’ ‘그럴 연(然)’이야.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이라는 의미지. 남에게 구속받거나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함을 자유라 하는데 ‘자기 자(自)’ ‘말미암을 유(由)’로 자기로부터 말미암았다는 의미야. 최고가는 ‘가장 최(最)’ ‘높을 고(高)’ ‘값 가(價)’로 ‘가장 높은 값’이라는 뜻이고 매입은 ‘살 매(買)’ ‘들일 입(入)’으로 물건 등을 사서 들인다는 의미야. 판매는 ‘팔 판(販)’ ‘팔 매(賣)’로 물건이나 상품 등을 돈을 받고 판다는 의미지. 복습해 볼까요? ----------------------------------------------------------------------- 익힘 한자어 ① 중고: 중간 중(中) + 오래될 고(古) 익힘 한자어 ② 자동차: 저절로 자(自) + 움직일 동(動) + 차 차, 수레 거(車) 익힘 한자어 ③ 최고가: 가장 최(最) + 높을 고(高) + 값 가(價) 익힘 한자어 ④ 매입: 살 매(買) + 들일 입(入) 익힘 한자어 ⑤ 판매: 팔 판(販) + 팔 매(賣) 활용 한자어 중고시장, 자동차, 자연 ▣ 지은이 권승호 ◇ 전주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이비컴
    • 기획·연재
    • 연재
    2023-03-12
  • [전재학의 교육칼럼] 새 학년 출발에 즈음하여 청소년에게 권(勸)하는 말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필자는 중학교 교장 직위를 제외하곤 38년을 고등학교 교사와 관리자로 살아왔다. 그중에는 변두리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11년을 근무한 적이 있다. 그곳 학생 중에는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지역사회가 후원하는 큰 장학금을 받기 위해 자원한 학생들도 있었다. 그들 중에는 각고의 노력 끝에 선망의 대학에 진학하는 영광의 주인공들이 있는가 하면 안타깝게도 주위 환경에 굴복하여 무기력한 상태로 자기파괴를 일삼는 일탈행동을 한 학생도 있었다. 그때마다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한번은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설문 조사한 적이 있었다. 다수의 학생들은 망설임 없이 ‘자신감’을 첫 번째로 뽑았다. 그만큼 그곳 학생들은 스스로 자기의 능력을 낮게 평가하고 주변의 부정적인 기대와 대우에 자신들의 내면적, 잠재적 가능성을 잊고, 또 찾아보려는 노력도 힘들어했다. 그래서 교사가 던지는 칭찬 한마디에 어쩔 줄 모르고 눈물을 흘리며 감동하는 모습도 많았다. 하지만 학생들은 스스로 지적성장과 잠재력의 임계점(critical mass)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은 수능에 대한 두려움과 자신감 부족으로 결승선 바로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기도 했다. 필자는 이러한 아쉬운 실패의 원인을 바로 ‘Broken Window Theory(깨진 유리창 이론)’에서 찾았다. 이는 어느 공터에 깨진 유리창을 가진 차가 방치된 채로 있으면 사람들은 이 차에 대한 차별의식으로 마구 깨부수려는 욕망이 작동하는 것이다. 그래서 멀쩡하게 버려진 다른 차량에 비해 심하게 훼손되고 파괴된다는 이론이다. 따라서 학년부장 교사로 학생들에게 가능하면 최대로 자신감을 배양하려 많은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여기서 학교는 100-1=0이라는 학습지도의 원리를 터득했다. 이는 100이 상징하는 성공은 1이 상징하는 자신감이 없다면 결과는 99라는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바로 0이라는 참혹한 실패의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어느 유명한 CEO는 ‘미래의 달러는 지식’이라고 했다. 지식은 훌륭한 자산으로 자신감을 배양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자신감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때 인기 절정의 가수 김장훈은 “지는 습관이 생길까 봐 끝까지 해요”라고 모 방송의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다. 미국 아이비리그 다트머스대학교의 총장이자 세계은행 총재를 역임했던 김용 교수는 “성공한 사람은 능력이 아니라 인내가 있는 사람이다”고 했다. 또한 어느 저명한 경영인은 “삶은 지능의 게임이 아니라 근면의 게임이다”라고 강조한 바가 있다. 인내와 근면은 자신감을 키워주는 원동력이다. 청소년 제위여! 99도의 뜨거운 온수가 1도의 상승으로 인해 100도의 끓는 물로 완전히 다른 형질로 변화하는 것처럼 실패는 임계질량(Critical mass: 가장 중요한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내기까지는 자신의 집중적인 노력이 모자랐다고 섣부른 판단을 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에 ‘나는 능력이 없다’거나 ‘나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포기했기 때문에 안 된 것뿐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루저(loser)는 태어나면서부터 루저인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 오직 내가 가진 생각만이 루저의 생각이었기 때문에 영원한 루저로 남게 된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란다. 조정래 작가는 “함부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지 말라. 자신을 감동시키는 노력만이 진짜 최선을 다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작은 것에서부터 자신감을 성취하여 ‘나의 사전에 Impossible 이란 단어는 없다, 단지 I'm possible만이 있을 뿐이다(Impossible→I’m Possible)’라고 말 할 수 있도록 자신의 임계질량을 극복하길 바란다. 이것이 자기에게 성공과 행복이 함께 찾아오는 비결이다. 2023년 새 학년도에는 여러분이 인내와 끈기로 학교생활에 도전하여 소망하는 바를 이룰 수 있기를 온 마음으로 응원한다. ▣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現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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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3-11
  • [육우균의 깨봉 칼럼] 융합적인 글쓰기 ①
    [교육연합신문=육우균 교육국장] 최근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핫한 단어는 ‘챗 지피티(chat GPT)’일 것이다. 이용자에게 적합한 맞춤형 서비스를 자동화해서 제공할 수 있는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에 대해 『질서 너머』를 쓴 조던 피터슨도 “놀랍다, 이것은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준 것과 같다. 앞으로 인간들의 삶은 ‘chat GPT’로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https://chat.openai.com 참조) 1 : 1로 맞춤 상담이 가능한 챗 지피티는 인공지능이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사람과 대화하듯 답을 해주는 시스템으로 매우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했기 때문에(현재까지 나온 챗봇 3.5는 2021년까지의 데이터를 학습한 것이라 한다) 간단한 질문부터 어려운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요약도 가능하고, 시, 시나리오, 기사와 같은 글을 쓸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소설의 경우에는 헤밍웨이처럼 강건체로 써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고, 그 결과도 그럴듯하게 써낸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챗 지피티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창조적 사고나 상상력, 또는 인간의 정서나 감정 등에 대해선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따라서 이런 인공지능에 대비해야 하는 인간은 ‘생각의 힘’을 길러 창조적인 활동에 매진해야 하고, 생각의 확산과 수렴을 통해 융합적인 사고를 경험해야 한다. 저자가 앞의 글에서 누누이 강조해온 말이다. 독자들께서는 다시 앞으로 되돌아가 1회부터 7회까지 읽어주시기 바란다. 「인공지능 기술이 농업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농업 산업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수확량을 늘리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은 농작물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예측할 수 있어 더 나은 수확과 농산물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여 농업 산업과 인공지능 기술이 융합되어 농작업 생산성을 대폭 높일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농업 산업에 적용되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드론을 활용한 작물 모니터링입니다. 드론은 농작물을 촬영하고 이를 바탕으로 농작물의 건강 상태를 분석하여 농작업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농부들은 더욱 효과적으로 농작물을 관리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은 농작물의 수확량을 늘리는 데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농작물을 자동으로 수확하는 로봇을 개발하거나, 농작물 수확 시기를 예측하여 수확량을 늘리는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농부들의 수고를 덜어주면서도 더 나은 수확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농업 산업과 인공지능 기술을 융합하여 활용할 때에는 몇 가지 고려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농업 산업에서 사용되는 기술이나 장비들은 대부분 특수한 형태를 띠고 있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장비나 기술을 개조하거나 새로운 것을 개발해야 합니다. 둘째, (이하생략)」 윗글은 융합적인 글쓰기 기사를 써달라고 요청했더니 인공지능 챗 지피티가 쓴 글이다. ‘인공지능 기술’과 ‘농업 산업’과의 융합으로 예측, 활용, 사례, 고려할 점 등을 나열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챗 지피티의 뛰어난 능력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글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결과값이 단 10초도 걸리지 않았다는 데 있다. 빅데이터를 딥 러닝해서 그런지 융합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 같았다. 전 세계 교육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왜냐하면 미국의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리포트를 챗 지피티에게 맡긴다는 점 때문이다. 그것을 용케 구별하는 인간은 아직 없다. 따라서 이런 쟁점이 생긴다. ‘챗 지피티를 교육과 구별시켜야 하는가, 아닌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본인은 챗 지피티를 교육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에 매우 좋은 도구다. 챗 지피티의 등장으로 이제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기존에 해왔던 지식의 암기는 의미나 가치가 퇴색되었다. 교육 현장에서 챗 지피티를 곁에 두고 이미 기존의 지식을 디딤돌 삼아 그 위에 교육적 기반을 다져 나가야 한다. 이제부터는 암기하는데 뇌를 혹사할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활동과 상상력을 돋우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늘 답변을 요구하기보다 학생들이 새로운 질문을 하게 하여 새로운 통찰력 기르기, 암기력 테스트보다 상상력을 길러주는 활동, 그리고 고전문학 읽기를 통한 인간의 감정과 정서, 갈등과 해결방안 등을 가르쳐야 한다. 아마도 한 세대가 지나면 대한민국의 모든 수험생이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종이 시험지로, 대한민국의 모든 분야에서 출근 시간이나 비행기 이착륙 시간 조절 등의 통제를 하고, 수능시험을 보는 장면이 ‘옛날엔 그랬지’하며 추억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요컨대 ‘생각의 힘’을 기르는 교육이 21세기 교육의 본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챗 지피티는 우리의 친구요 개인비서다. 지금까지 네이버나 구글이 그래왔던 것처럼. 그동안 인간이 쌓아올린 거대한 지식의 돌더미 위에 살짝 창조적인 인간의 발을 디뎌 올라설 때다. 인류는 지금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뀌는 경계에 서 있다. 인류의 역사는 늘 말하고 있다. 세상이 ‘있는 그대로’를 볼 줄 아는 자가 현자라고. 자신이 세상을 ‘봐야하는 대로’ 보지 않고, 세상이 ‘보여지는 대로’ 봐야 한다는 말이다. 세상을 자신이 ‘봐야 하는 대로’ 보는 자는 확증 편향적인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팩트가 중요하다. 팩트를 보는 객관적인 자세를 가지고 세상을 보면 분명 지금이 바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뀌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의 시기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제부터는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교육을 줄이고, 융합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4차 산업시대는 창의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글이 융합적이고 창의적인 글인가? 라는 물음이 생길 것이다. 물론 답은 이종(하이브리드) 간의 융합이다. 문과적인 교과와 이과적인 교과가 융합한 글, 예를 들면 「(인문 + 수학), (인문 + 과학), (인문 + 공학)」, 「(사회 + 수학), (사회 + 과학), (사회 + 공학)」, 「(예술 + 수학), (예술 + 과학), (예술 + 공학)」 등이다. 다음 회차분부터는 이런 융합적인 글의 사례를 차례로 살펴보겠다. ▣ 육우균 ◇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교육연합신문 교육국장 ◇ 前중앙일보 공교육 논술자문단 자문위원 ◇ 前중등교사 임용시험 채점위원 ◇ 前영흥고등학교 교감 ◇ 前인천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교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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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3-04
  • [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만원버스에서 이기는 습관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사회는 만원 버스다. 빈자리가 없다. 갑자기 급정거해서 누군가 일어나거나 튕겨나가면 생기는 자리가 다음 사람을 위한 자리다." 지인이 쓴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사회는 만원 버스라는 사실에 공감한다.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나도 만원 버스 세상에 살고 있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만원 버스라는 세상에 살고 있다. 메타버스니, 전기차 시대니, 공유경제 시대니 해도 만원 버스를 벗어날 수 없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산다면. 그는 책에서 또 다른 스토리를 언급한다. "소수가 굉장히 열정적으로 소리치는 것, 꼼지락꼼지락 거리는 어떤 것, 그것을 놓치지 말고 잡아라." 친구의 아버지를 통해 들은 조언이었다. 얼마 후 그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났을 때, 모든 사람들이 대기업 입사와 고시를 위한 문제집을 부여잡고 있는 것을 보고 '그 자리에서 변호사 시험 준비를 접었다'라고 이야기한다. 최근 서울과 대전에 출장을 갈 일이 있어서 ktx를 탔다. 그런데 열차를 잘못 탔다. 13호였는데1 호석 13번 좌석인 줄 착각하고 맨 앞줄에 서 있었던 거였다. 실수로 우등 열차에 올라탔고, 12칸에 달하는 열차를이동해야 했다. 수년 전 우등 열차를 탔을 때, 승객들의 공부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항상은 아니더라도, 틈틈이 우등 열차를 타면서 글도 쓰고 신문도 보곤 했다. 그처럼 흥미로운 것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지만, 이번은 사뭇 느낌이 달랐다. 우등열차 속 승객들의 대다수는 신문을 들고 있었다. 빠르게 지나가면서 주위를 둘러봤지만, 신문을 보거나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는 듯한 모습이 대다수였다. 우등열차에는 승객들이 무료로 읽을 수 있도록 그날의 신문이 종류별로 구비되어 있다. 단지 '무료'한 시간을 때우기 위해 '무료'신문을 보고 있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들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일반열차보다 2만 원 더 비싼 우등열차를 타는 게 아니다. 우등 열차를 지나서 일반석이 있는 열차로 들어간 순간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 넷플릭스를 보는 사람들, 코를 골며 자는 사람들 등등.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한 사람들 무리 가운데 신문을 보는 사람은 우등열차를 지나 13호차까지 이동하면서 단 두 명밖에 보지 못했다. 1개 열차의 좌석이 48석이고 약 10대의 열차가 있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약 500명의 사람들 중 단 두 명만이 신문을 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우등열차 사람들의 대다수가 신문을 보는 것과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이기는 습관의 저자 전옥표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프로는 어떤 일을 하든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일은 다 통하게 마련이다. 어떤 일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저버리는 사람이 다른 일에서 성공하는 것을 본 일이 없다. 종종 필자는 "아마도 가수 조용필 씨나 배우 안성기 씨는 다른 일을 했어도 분명 성공했을 것이다. 지금 장사나 사업을 시작한다고 해도 아주 잘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 대부분 의아한 눈빛으로 "에이, 사람마다 다 적성이 있는데...그 분들이 가수나 배우로서는 몰라도..."한다. 물론 맞는 얘기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 성공한다는 건 지당한 얘기다. 그러나 그분들이 만약 부득이 다른 일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면 처음엔 좀 당황스러워할지 몰라도 금세 적응해서 잘해나갈 거라고 믿는다." -이기는습관 96p, 전옥표, 쌤앤파커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이기는 것은 습관일 뿐, 투쟁 끝에 얻은 대단한 결과물이 아닌 셈이다. 그렇지 않은가? 어떤 상황에서든 이기는 사람은 항상 이기고, 지는 사람은 항상 지는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습관은 '해내는 습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기는 것은 습관이다. 그리고 '습관처럼' 이기는 '습관'은 상당한 궁리의 결과체다. 적당한 성취나 작년에 비해 15% 성장은 도리어 퇴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작년이 10이었다면 올해는 30, 50, 혹은 100으로 퀀텀점프(Quantum leaf Jump)를 해야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 김난도 교수의 저서 2023년 트렌드코리아에는 디깅 모멘텀(digging momentum)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파고, 파고, 또 깊게 파고 들어가 과몰입하는 동안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을 이야기하는데, 열정과 시간, 돈을 아낌없이 투자하면서 진일보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나의 과거를 돌아보았다. 해내는 습관으로 점철된 시간이 아닌, 핑계와 남 탓으로 얼룩진 시간의 연속이었음을 발견하고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귀천, 천상병 귀천을 쓴 천상병 시인은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다. 소원이라고는 집이 한 채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 그는 아내가 벌어온 찻집에서의 수입으로 근근이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아름다운 시를 남기고 떠난 그의 뒷모습이 적적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나는 시를 모르고, 그처럼 시를 쓸 자신도 없을뿐더러, 평생을 가난하게 살다가 세상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부자로, 훌륭한 아버지로, 혹여 먼저 세상을 떠나더라도 남은 가족들이 외로움 이외의 어떤 두려움도 느끼지 않고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능력을 전해줄 수 있는 자산가가 되고 싶다. 핑계와 남 탓을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기엔 너무나 큰 꿈을 꾸고 있는셈이다. 일종의 복기를 통해, 나는 더 이상 남 탓을 하거나 핑계를 대면서 살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해내는 습관과 이기는 습관을 마음에 담고 매 순간을 살아가겠노라고 다짐했다. 덕분에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내 마음에 가득하다. 인간의 결심과 의지를 강하게 만드는 힘은 이기는 습관과 해내는 습관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라. 2023년의 한 달이 지나가고, 두 번째 달을 시작하는 지금, 이기는 습관을 통해 가뿐한 한 달을 맞이해 보는 것은 어떨까.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 기획·연재
    • 연재
    2023-03-03
  • [대한민국 알리기 프로젝트 Fun&Easy Guide to Korea] Goguryeo
    [교육연합신문=유정희 연재] ◈ 고구려 애니) 안녕, 가온. 오랜만이에요. 이번 여름방학에 어디 다녀왔어요? 가온) 안녕, 중국에 있는 오녀산성에 다녀왔어요. 애니) 와, 정말요. 왜 휴가 장소를 그곳으로 택했어요? 가온) 저는 우리나라 역사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우리 조상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고 싶었어요. 오녀산성은 고구려의 수도였던 곳이죠. 그때는 우리 땅이기도 했어요. 애니) 그래요? 고구려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 줄 수 있어요? 가온) 5세기에 고구려는 동북아에서 가장 강한 나라였어요. 광개토대왕은 용감한 장군으로 많은 나라를 복속시켰고, 그의 아들 장수왕은 한국 역사상 가장 큰 영토를 다스렸어요. 애니) 그걸 다 어떻게 알지요? 가온) 장수왕은 아버지 광개토대왕의 업적을 널리 알리기 위해 기념비를 만들었거든요. 그리고 오늘날에도 그곳에 있어요. 아주 큰 비석처럼 보이는데 3층 건물 높이이지요. 애니) 대단하게 들리는데요. 나도 언젠가 꼭 가봐야겠는걸요. ◈ 역사돋보기 -‘부여’ 관련 설명 - 『부여는 우리나라(중국) 동북방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소수민족의 역사다. 한나라 초기 랴오닝 지방 에 있던 국가이며, 동북아 지역에서 처음 정치 체제를 이룩한 국가이다. (중략) 한나라 이래 부여는 동북아 지역을 700년 넘게 다스렸으며, (중략) 부여는 한(漢) 나라를 종주국으로 섬겼으며….』 – ‘고구려’ 관련 설명 - 『고구려는 한 원제(기원전 37년) 때 현도군 내에서 건국됐으며, 그 시조는 주몽인데 부여에서 왔다. 초기 도읍은 흘승골성(오늘날 오녀산성)이며, 이후 국내성(현재 지린성 지안시)으로 천도했다가 427년 평양으로 옮겼다.』 부여에 대한 설명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부여를 오늘날 이 지역에서 발생한 지방 정부라는 의미로 중국의 역사로 편입시키고 있죠. 고구려 유물전시 설명을 살펴보면, 고구려의 태동이 ‘중국의 속국이었던 부여’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요. 한국사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정보가 없으면, 부여와 고구려를 동북아 지역에서 발전했던 중국의 지방 정권 중 하나로 잘못 판단 할 수 있어요 ▣ 지은이 유정희 ◇ 국제교류문화진흥원 원장 ◇ 마리이야기 대표 ◇ 융합관광콘텐츠학회 국제학술대회위원장 ◇ 한국문화재지킴이단체연합회 이사 ◇ 저서 《Fun & Easy Guide to Korea》, 《담덕이야기》, 《궁파이야기》, 《창덕궁》,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 펴낸곳 응용한국학연구소
    • 기획·연재
    • 연재
    202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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