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06(수)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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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전국의 고등학교는 2025년 고교학점제의 의무적인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수년에 걸쳐 연구학교 및 시험학교를 거쳐 장단점을 분석하고 숱한 논쟁을 거치면서도 아직도 한편에서는 그 실행의 시기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마침내 본격적인 실행을 눈앞에 둔 것이다. 이는 ‘학생중심의 교육과정’ 운영이라는 시대를 거스를 수 없는 대의에 이제는 그 장단점 분석과 실행의 머뭇거림에 더 이상 지체할 수 없게 되었다. 

 

문제는 아직도 당사자인 고등학생들이 진로 선택을 두고 망설이거나 머뭇거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꿈 많은 학창시절을 지나면서도 명확한 진로 선택의 방향을 잡거나 원하는 직업에의 결단을 내리지 못해 갈팡질팡하는 모습 말이다. 이는 어쩌면 긴 인생여정에서 쉽게 결단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목적지를 정하지도 않고 무작정 이동 수단부터 선택하려니 막막한 것은 당연하다. 이런 학생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까? 

 

학생들에게 진로 선택에서 진학과 직업은 삶의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어야 한다. 이는 진로 선택은 현시점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학생이 원하는 미래에서 현시점을 바라보도록 해야 한다. 왜냐면 자신이 원하는 미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오늘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판단해야 정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은 먼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행복한 삶을 보내는 미래 모습을 먼저 머릿속에 그려야 한다. 그리고 그 행복한 미래의 모습에 크게 이끌려야 한다. 

 

직업을 뜻하는 영어 단어에 ‘vocation’이나 ‘calling’이 있다. 그런데 이의 어원은 ‘부른다’에서 유래한다. 따라서 자기를 부르는 사람이 ‘미래의 나’라면 더없이 반갑고 즐겁고 듬직한 마음이 생길 것이다. 왜냐면 행복한 미래의 나 즉, Future Self를 만나기 위한 과정은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설렘과 즐거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학교에서 진로 지도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학생들은 먼저 희망을 가슴에 꼬~옥 품어야 한다. 비전과 꿈을 간직하고서 말이다. 지금은 인생 100세 시대라 부르지 않는가. 하지만 우리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하루하루 버티기에 온 몸과 마음을 다 소진한다. 그만큼 치열한 경쟁교육에 생사를 걸고서 숨조차 쉴 틈도 없이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분주하게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처럼 하루살이처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10년, 20년... 후의 모습에 대한 사색은 차라리 사치라 부를 만큼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다. 

 

학생은 자신의 진로 선택을 위해 꿈과 비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미래를 내다보는 게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다시금 진로 지도의 핵심이어야 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목적을 정하기 어렵고 인생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이는 곧 10년, 30년, 50년, 그 이후의 자신의 모습에 일관성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목적지를 먼저 정하고 그에 따른 수단을 선택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진로 지도에서 흔히 중요한 점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에 대한 선택이다. 문제는 이것이  대개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따른다는 것이다. 운이 좋아 양자가 일치한다면 매우 다행이고 복이 주어진 것이다. 학생들은 대개 부모나 교사가 권하는 ‘해야 할 일’과 자신이 택하는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최선의 방법은 이 양자를 만족시키는 것이고 이는 성공과 행복을 부르는 비결이라 할 수 있다. 

 

진로 지도에서 유념할 것은 학생들이 단지 자신이 좋아하거나 하고 싶은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삶의 목표가 지극히 이기적이면 훗날 혼자 남아 외롭거나 고독하게 된다. 그 이유는 우리가 사는 이 땅, 이 세계를 보다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누군가 해야 할 일’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의 전통적인 명문 대학들은 타인과 공동체, 나아가 세계 인류에 기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비전과 목표를 공통으로 가지고 있다. N수생이 고3 재학생보다 많게는 164%, 적게는 114%에 이르는 의대 진학 상위 10개 고교에 과연 진로 지도는 존재하는가? 의사에 매몰된 비정상적인 진로교육은 자랑이 아닌 방향 전환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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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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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학교에서의 진로 지도,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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