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제의 목요칼럼] 교장과 교감도 학교 가기 싫다는 세태
"학교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어야 한다."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교육 현장에서 갑질이라고 하면 교장을 연상하게 된다. 하지만 요즘 교장, 교감이 명예퇴직을 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관리자들도 현장을 떠나고 있다. 그들은 젊은 시절에 돈을 받지 않고도 저녁 늦게까지 학생을 지도하고 나이 든 선배교사를 ‘모시듯’ 하며 살았던 세대였다. 젊은 시절에 어려운 것을 도맡아 하는 것도 당연시하고 살았다. 65세 정년이었던 시절에 나이가 많은 교사의 수업을 더 많이 가져가서 수업을 했다.
세태가 변했다. 나이가 많은 교사와 젊은 교사들은 이제 N분의 1로 수업시간을 감당한다. 젊은 여교사는 출산 때문에 손이 많은 가는 업무를 하기 어렵고 젊은 남교사도 워라벨을 말하며 자신의 일 외에는 관심이 없다. 돈을 주지 않는 일이나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은 기피하고 있다. 사명감으로 희생을 하면서라도 학생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철 지난 이야기가 되었다. 승진 점수, 수당이 있어야 움직인다.
교육청에 있으면 상사의 정당한 업무지시조차도 갑질로 신고하는 사례를 본다. 금요일에는 교사들이 조퇴를 해서 많은 교사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연가를 내는 것도 관리자에게 말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새로운 업무가 중간에 생겨서 업무조정을 하려면 관리자가 교사의 눈치를 보게 된다. 관리자가 냉가슴 앓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세상이 변하면서 학교는 많은 것을 떠맡게 되었다. 인공지능, 급식, 인성, 흡연지도, 급식지도 등과 안전과 관련된 많은 공문이나 조례가 쏟아지고 있다. 새롭게 만든 업무를 서로 맡지 않으려고 교사와 교사, 교사와 행정실이 서로 대립하고 있다. 교육행정을 감시하라고 만든 교육위원들은 많은 조례를 계속 만들어 내고 있다. 3년 간의 자료를 요구하는 의원들도 많다.
견디든지 떠나든지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젊은 교사와 나이 많은 교사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목소리 큰 사람, 뻔뻔한 사람이 더 편안한 업무를 맡아 편안히 살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요즘 학생과 교사는 모두가 귀한 대접을 받고 자란 세대이다. 한정된 자원과 시설로 일정한 교육과정에 의해 질서를 유지해야 하는 학교에서 이들의 욕구와 요구를 모두 받아 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염증을 느껴서 수십 년간 근무했던 직장을 중도에 그만두는 것은 국가적이나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100세 시대를 말하고 있지만 100년 교육쳬계라는 말은 이제 허울적 구호조차 사라지고 있다. 인간적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일들이 교육현장에 쌓이고 있다.
대안은 학교가 인간적인 공동체로서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학교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어야 한다. 교사와 관리자가 서로 적대하는 문화에서는 긍정적 에너지가 나올 수 없다. 관리자도 교사도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할 수 있어야 한다. 교장과 교감마저 떠나고 싶어하는 학교의 교육활동이 만족스러울 리 없기 때문이다.

▣ 김홍제
◇ 충청남도천안교육지원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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