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28(목)
 

[교육연합신문=백경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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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2028 세계 디자인 수도(World Design Capital·WDC)’로 선정되었다. 지난 10월 영국 런던 바비칸센터에서 열린 제34회 세계디자인총회(WDO General Assembly)에서 부산은 인구 1300만 명의 중국 항저우를 제치고 선정되며, 토리노·서울·헬싱키·케이프타운·멕시코시티·발렌시아에 이어 세계 11번째 디자인 수도로 이름을 올렸다. 

 

부산시는 이번 WDC 지정이 단순히 도시브랜드의 품격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도시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설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즉, 디자인을 통해 도시재생·사회통합·환경문제 해결·시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디자인 행정의 시대’를 여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 도시환경 재점검이 첫 과제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일은 부산 도시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다. 그동안 도시의 미관을 해쳐 온 낡은 구조물, 방치된 건물, 불법 광고물 등을 정비해 “없애야 할 것”과 “보존해야 할 것”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특히 원도심 지역의 텅 빈 중형 건물, 폐가·반파된 주택, 들쭉날쭉한 간판 등은 도시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요소다. 이번 WDC 지정을 계기로 도시 미관 정비 및 경관 재생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하드웨어적 정비가 마무리되면, 다음 단계는 사람 중심의 공간 조성이다. 시민이 머물고, 걷고, 휴식할 수 있는 쉼터와 문화공간 확보가 부산 디자인의 핵심 가치로 자리 잡아야 한다.


■ 부산의 얼굴, 도시 캐릭터를 살리자 

21세기 디자인은 곧 인간을 위한 환경 조성이다.따라서 현대 디자인의 존재 이유는 일부 전문가의 취향이 아니라 시민과의 공감 속에서 완성되는 사회적 가치에 있다. 부산의 고유한 경관과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살려 도시의 얼굴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산업화 시대의 잔재인 무분별한 간판, 낡은 구조물, 환경오염 요소들을 과감히 정비하고, 그 자리에 ‘부산다움’을 담은 디자인 아이콘을 세워야 한다. 바다와 산, 항만이 어우러진 부산의 공간적 특징을 시각적으로 통합해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도시 이미지로 발전시켜야 한다.


■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도시디자인 필요

부산은 타 도시에 비해 공공부지가 부족하고 시민문화공간이 제한적이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도시재생과 문화복합공간 확충을 병행해야 하며, 대기질과 수질 등 환경 개선을 포함한 지속가능한 친환경 도시 설계가 절실하다. 또한, 부산시는 해외 선진 도시들의 디자인 행정과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벤치마킹하여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디자인 행정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도시디자인이 단순한 미관 개선 사업이 아닌,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산업정책이자 복지정책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 범시민 참여형 ‘리디자인 운동’으로

도시디자인은 행정기관이나 전문가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다. 청소년부터 시니어 세대까지 시민 모두가 모니터 요원으로 참여해, 정기적인 점검과 공론화를 통해 도시의 얼굴을 함께 가꾸는 범시민 디자인 운동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시민과 행정이 함께 만드는 참여형 디자인 거버넌스가 정착될 때 ‘2028 세계 디자인 수도 부산’은 단순한 명칭을 넘어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디자인 도시, 그리고 세계가 주목하는 창의 도시로 성장할 것이다. 결국 디자인 수도의 성공은 선언이나 행사에 달려 있지 않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내가 사는 도시가 아름답다”고 느낄 때, 그때 비로소 부산은 진정한 세계 디자인 수도로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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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경원 교수

◇ 동아대학교 대학원 조형디자인과 외래교수 

◇ (사)부산국제환경예술제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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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28년 부산 세계 디자인 수도 지정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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