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전남도교육청 독서토론수업 - 1편
BTR연구소장 석문 배태랑
[교육연합신문=논설위원 베태랑]
2016년 국가적으로 재도약 해야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여러 주요 현안들이 있겠지만 개인이나 조직 그리고 국가의 근본을 바로세우는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역시 인간의 마음과 지혜와 연관된 100년 대계의 범주인 교육이 최고의 가치이기에 본 기획특집칼럼에서는 1, 2편으로 나누어 전남도교육청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독서토론수업”에 대하여 제1편에서는 “독서토론수업의 목적과 중요성, 가치와 의미, 추진현황”, 제2편에서는 “독서토론수업 활성화 방향과 방안, 국가정책으로의 확대시행 필요성” 등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전라남도교육청의 독서토론수업 활성화 정책은 한국의 하브루타(havruta)를 실현하는 혁신교육의 최고모델
눈물나게 반가운 교육혁명이다.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을 비롯한 모든 관계자분들의 노고에 우선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충분히 공론화되고 널리 파급되어 마땅한 이시대의 최고의 교육적 가치이자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온 국민의 관심 사안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시스템에 더 일찍 도입되지 못해 아쉽고 부끄러운 분야이자 만시지탄이지만 그나마 천만다행인 것은 2010년 6월부터 민선1기를 담당한 장만채교육감의 독서토론수업에 대한 혜안과 소신으로 연구학교, 토론캠프, 시범토론수업공개 등 엄청난 검토와 준비를 통하여 2012년 9월에 본격적인 시행의 틀을 마련하고 2013년부터 워크샵, 선도교사양성, 선도학교운영 등을 본격추진하게 되었으며 2015년부터는 역점사업으로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국가적으로 반가운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탄의 시대에 국민 모두가 응원하고 갈채를 보내야 마땅한 혁신교육의 최고모델이다.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고속성장의 폐해가 국가의 적폐로 민낯을 드러내고 있기에 모든 분야에서 근본으로 돌아가 개인의 삶이나 조직, 국가 운영시스템을 대대적 으로 혁신해야만 현시대는 물론 미래의 후손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다는 비탄과 자성의 목소리가 온 세상을 뒤엎고 있다는 절박한 진단의 결과를 인지하면서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하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에 전남도교육청의 독서토론수업은 대대적 혁신의 대상이나 방향성 그리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대한 역사적 사명을 수행하고 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한국 아이들은 부모의 극성스러운 교육열과 세계 최고의 지능으로 오로지 학교와 학원과 집만 오가며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는데도 왜 유대인에 비해 그 결과가 턱없이 미약할까? 한국인과 유대인의 극명한 차이가 유대인 교육의 토대를 이루는 ‘하브루타’에서 비롯된다. 하브루타는 ‘짝지어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교육 방식이다. 우리가 아이의 공부를 학교와 학원에 맡기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까지 줄기차게 ‘교사는 서서 설명하고 학생은 앉아서 듣는 정답 맞히기 교육’으로 일관하는 동안, 유대인은 가정에서 시작해 학교는 물론 회당에서까지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질문과 대화와 토론 중심의 하브루타’로 아이를 교육해 왔다.
하브루타(havruta)는 보통 2명이 짝을 지어 프랜드십(friendship), 파트너십으로 공부하는 것(study partnership)을 말한다. 즉, 친구를 통해 배우는 것이다. 하베르는 히브리어로 친구라는 뜻이다. 하브루타는 이 하베르에서 왔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단어가 ‘샬롬 하베르’ 이다. 이것은 "친구야 안녕? 너에게 평화가!" 등으로 해석되는 인사말이다. 유대인들의 개념에서 친구는 서로에게 효율적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이다. 친구를 뜻하는 히브리어 ‘하베르’의 어원은 ‘하브’인데 이 말은 ‘신세’나 ‘은혜’를 말한다. 친구란 은혜를 끼치고 되갚아주는 역학적 관계임을 의미한다.
이처럼 하브루타 수업은 토론을 통해 서로의 창의적인 생각을 일깨워주므로 깊이 있는 공부를 하게 된다. 하브루타는 고립되어 혼자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탈무드의 해석을 놓고 서로 모여 토론하고 논쟁하여 의미와 교훈을 깊게 파고들어가는 방법이다. 교사는 수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도움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논쟁으로 수업이 시작되면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
유대인들이 아이를 임신했을 때 태아에게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하브루타이고, 가정에서 식사를 하면서 아버지와 자녀가 질문하고 답변하는 것도 하브루타이다. 자녀가 잠들기 전에 어머니가 동화를 들려주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도 하브루타이고, 자녀가 암기와 이해를 잘하기 위해 돌아다니면서 스스로 묻고 답하면서 중얼거리는 것도 하브루타이다.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질문하면서 수업하는 것도 하브루타고, 학생들끼리 짝을 지어 서로 가르치면서 토론하는 것도 하브루타이다. 하브루타를 간단히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서로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전남도 교육청의 독서토론수업은 한국의 하브루타를 실현하는 역사적 혁신교육의 촛불이 되고 있다.
독서·토론수업은 창의와 융합의 글로벌 인재 육성에 목적을 둔 최고의 혁신교육 시스템
독서토론수업의 목적은 교수․학습방법의 패러다임적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학생들의 바른 인성을 함양하고,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자기 주도적 학습력을 신장하며, 의사소통능력을 증진시키고, 종합적 사고력을 배양해 창의와 융합의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데 있다. 교실수업개선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학생참여형 수업을 지향하고 있다. 독서·토론수업은 초·중학교의 교육력을 제고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방안으로써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측면에서 교육적 가치를 지닌다.
첫째는 독서·토론수업은 독서를 기반으로 인터넷, 신문의 칼럼, 기사문, 교과서 제시문, 설명문, 시청각 자료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토론 주제에 대한 자신만의 배경지식을 쌓는 것인데 이렇게 형성된 배경지식은 ‘나의 생각’으로 전개돼 학생 개개인의 스키마(Schema)로 형성되는 교육적 과정과 절차를 거치게 된다.
둘째는 위와 같이 체득된‘나의 생각’은 타당한 이유와 근거를 들어 상대방을 설득하는 일련의 토론과정을 거치면서 민주시민의 자질을 기르게 하는 것이다. 스티븐 존슨이“인류 역사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탁월한 혁신은 천재의 머릿속에서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아이디어가 교류하고 충돌하고 융합하는 과정에서 탄생하였다.”라고 했듯이, 특히 토론이 생각의 충돌을 경험하게 하여 좀 더 지혜로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조장하는 창의적 사고력 발산의 원동력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독서·토론수업이 추구하는 핵심적 가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독서·토론수업은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신의 견해와 견주어 취사선택할 수 있는 능력, 즉 통찰력을 기르게 하는 것이다. 독서는 읽는 행위이고, 토론은 표현 행위이다. 독서는 받아들이되 능동적으로 받아들여 의미를 재구성하는 행위이고, 토론은 받아들인 의미를 자기화하여 표현하는 행위이다. 상대방의 의견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의미를 재구성하여 취사선택하는 표현 행위야말로 독서·토론수업이 지향하는 최고의 가치이다. 독서·토론수업은 다양한 독서를 바탕으로 한 토론 형태의 수업이라고 개념을 정의할 수 있으며 독서·토론수업은 수업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학생중심 수업이며, 광범위한 독서활동을 통해 얻은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수업을 말한다. 또한 즐겨 읽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활동중심 수업을 추구하며,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종합하고 분석하는 과정중심 수업이고 수업내용 및 수준에 적합한 토론 유형을 적용한 수업을 의미한다.
논제를 도출하는 매체가 특정한 도서로 한정된 독서토론과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독서·토론수업으로 구분한다. 교육적 상황에서 토론은 규칙과 절차의 형식성을 기준으로 교육토론(아카데미 토론)과 자유토론(교실토론)으로 나눌 수 있다. 교육토론은 엄격한 규칙과 절차를 강조하는 대회용 토론이다. 학교에서 찬반을 나눠 대립토론을 하게 하는 경우가 이 유형에 가깝다. 이 경우에는 찬반의 입장이 명확하고 토론의 과정에서 찬반의 입장이 바뀌어서는 안된다.
논제의 진술도 서술형으로 명확하게 진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규칙과 형식이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사회자의 역할이 크게 강조되지 않으며 승패를 분명하게 갈라야 한다. 반면에 자유토론(교실토론)은 형식과 규칙이 엄격하지 않은 토론으로 반드시 찬반의 입장이 아니어도 좋으며 토론을 진행하는 과정 속에서 입장을 바꿀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논제는 의문형으로 진술할 수도 있으며 규칙과 형식이 엄격하지 않고, 승패를 분명하게 가르지 않는다. 물론 자유토론에서도 규칙과 형식을 강조하여 운영한다면 교육토론에 가까워질 수 있다.
교육토론이 토론의 원형일지라도 학교수업의 개선을 위해서는 자유토론과 병행되어야만 한다. 학교수업의 여러 상황들이 교육토론만으로 적용할 부분은 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초·중등 교육에서 교육토론이 지나치게 강조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이 학습자들의 지적 향상을 도모하는 것인 이상 반드시 교육토론의 형식을 통해서만 지적 능력이 향상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고 수업에서 더 중요한 것은 광범위하고 다양한 지식을 어떻게 접하고 이해하고 본인의 입장에서 이해한 것을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지나친 교육토론의 강조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교육토론이 필요한 곳에서는 해야겠지만 모든 토론을 교육토론 중심으로 진행할 수도 없고,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자유토론을 할 상황이라면 얼마든지 자유토론을 할 수 있어야 크게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독서와 토론을 자연스럽게 연계시킬 수 있다. 현재 토론수업이라는 이름하에 이뤄지는 대부분의 수업은 실상 자유토론으로써 이 형식을 통해 학습목표 달성을 위한 교수·학습이 전개되고 있음을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시행상의 방법론적 보완책이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독서토론수업은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혁신하는 가장 중요한 마중물이 될 것이며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될 시대적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그러한 측면에서 장만채교육감의 국가미래를 위한 중장기적 시각은 참으로 위대한 결단이자 소신이라고 평가받기에 마땅하다고 할 수 있다.
독서토론수업 추진 및 현안사항 적극 개선으로 활성화 토대 마련
전남도교육청 민선1기인 2010년 하반기부터 매년 연구학교 5~7개교를 운영하고 2013년에는 선도학교 운영88개(초54, 중34), 2011년 56명의 선도교사는 2013년 349명으로, 2010년부터 시작된 토론캠프를 2013년에는 450개, 토론 동아리는 479개 운영, 2013년 전자신문 활용프로그램 146개지원, 직무연수, 지원단, 22개 교육지원청의 컨설팅단, 연찬회3회, 원격연수 1100명 시행, 토론수업지원자료 초등1권, 중등1질(3권) 발간 및 제공 등 “ 말문이 열리고 생각이 크는 수업” 이라는 “교과별 토의ㆍ토론 논제 및 교수ㆍ학습 예시자료집” 등 을 통하여 초등 11개, 중등 10개 교과목별 독서토론수업의 방법을 안내 및 활용하고 있는 전남도교육청에서는 전교과를 대상으로 ‘단위차시형’과 ‘단원정리형’으로 구분하여 적용하고 있다.
독서·토론수업이 학습목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목표와는 동떨어진 내용으로 진행됨으로써 수업의 혼란을 야기하는 단초를 제공하는 시행상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전교과를 대상으로 독서·토론수업을 적용하되 국어, 도덕, 사회 과목은 단위차시형과 단원정리형을 공통으로 적용하여 학습목표를 달성해야 하고, 나머지 과목은 주로 별도시간을 확보하여 별도의 목표설정을 통해 전개되는 단원정리형 수업 위주(단위차시형 적용 가능한 차시는 제외)의 적용을 권장하여 교과의 특성에 따라 적용의 융통성을 부여하고 있다.
초등학교 1, 2학년은 토의학습에 중점을 두며, 3, 4학년은 토의와 토론학습이 적절하게 조화된 학습을 전개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초등학교 5, 6학년과 중학교 전학년은 주로 토론활동 위주의 독서·토론수업이 전개되기를 기대하며, 고등학교 또한 이와 동일한 형태의 수업 진행을 권장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토의학습은 결국은 토론학습을 전개하기 위한 사전학습의 성격을 갖는다.
결국 도교육청의 독서·토론수업은 궁극적으로는 토론학습을 지향하고 있다. 교과별 10% 내외 수업시수 적용 권장은 독서·토론수업의 현장 안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는데 초등학교 6학년의 경우, 연간 수업이수 시간이 1,088시간이므로 10%는 약 108시간을 의미한다. 사실상 108시간의 독서·토론수업은 현실적으로 실현되기가 대단히 부담스러운 목표설정이라 할 수도 있지만 독서·토론수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의미로써 제시한 10%가 오히려 독서·토론수업에 대한 열정을 해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전라남도교육청에서 제시한 10% 내외 수업시수 적용은 상징적이고 원론적인 의미로 해석되고,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원칙적인 의미에서 10%라는 기준은 학교별로 교과의 특성에 따라 시수 가감의 융통성이 발휘되어야 하고 학교 나름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학습 내용과 시수 선정은 그 주체가 학교교육을 담당하는 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서·토론수업의 10% 내외 수업시수 적용은 학교 자율적으로 재해석하여 적용 시수 선정의 자율성과 적극성이 발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미래사회의 동량으로 성장하여야 할 우리 학생들의 행동변용을 기대하기 위해 10%를 기준으로한 이와 근접된 최소한의 시수 확보는 당연히 필요할 것이며, 이는 교육자적 책무성과 열정의 산물이어야 함을 깊게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이미 독서토론수업의 필요성과 기대효과는 입증된 것이므로 단기효과과 결과 및 미비점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교과목별 단위시차형과 단원정리형 적용융통성, 10%내외 시수적용 가감의 융통성 또한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가 백년대계의 기초를 다시 세운다는 관점에서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민선1기에서 이미 기본 시스템과 활성화토대를 마련한 만큼 전남도교육청 장만채 교육감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사명에 바탕을 둔 지속적인 연계시책의 운영이 더욱 필요한 때이며 전남도 각급 학교와 시군구 단위 교육지원청의 적극적 협력은 물론 정부(교육부)와 국회 등 유관기관의 제도적, 예산적 뒷받침도 적극 병행되어야 할 시기임이 분명하다. 교육은 무엇보다 중요한 국가적 현안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