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8-31(월)
 

[교육연합신문=배태랑 논설위원]

살려달라고 전화가 왔다. 50대 중반의 남성 인공신장투석환자다. 일주일에 3회씩 투석을 하면 거의 살고 싶은 의지가 없지만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렇다고 현재의 의학적 방법으로는 뾰족한 수가 없으니 어찌하면 좋겠냐는 것이다. 입원병실에 가보니 화가 나고 눈물이 난다. 혈압, 당뇨약을 한주먹씩 먹는데다 몸은 이미 만신창이다. 임상학적으로 입증된 바이오스라이프 천연 동종요법 치유제를 권장했다.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은 심혈관질환주요인자들의 복합체를 의미한다. 즉, 5가지 항목인 비만(남자허리둘레 90, 여자 85이상), 고혈압(130 이상 또는 투약 중), 당뇨(공복혈당 100 이상 또는 투약 중), 중성지방(150 이상), 총 콜레스테롤(200 이상, HDL 남 40 미만, 여 50 미만) 중 3가지 이상이면 대사증후군 환자로 규정하여 국가에서 관리한다(건강검진 후 해당되면 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 자료를 보내서 관리하라고 안내). 대사 증후군(代謝 症候群)은 각종 심혈관 질환과 제2형 당뇨병의 위험 요인들이 서로 군집을 이루는 현상을 한 가지 질환군으로 개념화시킨 것이다.

 

인슐린 저항성(IR) 및 이와 관련된 복잡하고 다양한 여러 대사이상과 임상양상을 모두 포괄하여 설명할 수 있는 유용한 개념이다. 대사증후군을 가질 경우 심혈관 질환 혹은 제2형 당뇨병의 발병 위험도가 증가된다. 즉, 심혈관질환은 2배, 당뇨병은 4~6배이다. 성인 3명 중 1명이 갖고 있다는 대사증후군은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심각한 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대사증후군은 여러 가지 질환의 원인이 되며, 암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특히 대장암, 전립선암, 유방암과 같이 비만과 연관된 암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이외에도 자궁내막암의 생존율과도 상관관계가 있다는 논문이 발표된 적도 있다.

 

대사증후군은 암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 성별과 인종, 암의 종류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탈리아 Second University of Naples에서 발표된 ‘대사증후군과 암 위험성(Metabolic syndrome and risk of cancer :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에 대한 논문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에는 간암 43%, 대장암 26% 각각 발병 위험성을 높이고, 여성의 경우에는 암 종류별로 발병위험성이 자궁내막암 61%, 췌장암 58%, 폐경기 유방암 56% 순으로 높인다는 결과가 있다. 또한, 췌장암과 직장암은 남성의 경우 위험율을 각각 20%, 10%를 높이는 반면 여성은 58%, 52%로 증가시키며 여성 대사증후군 환자에게 더 위험하다.

 

인종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는데 대사증후군이 유럽 여성에게는 대장암의 위험을 64% 높이고 동양여성에게는 2% 높이는데 반해 아시아인에게는 간암의 위험을 남성 81%, 여성은 두 배 이상 증가시켜 간암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울산대학교병원에서 실시한 추적조사에서 대사증후군의 한 위험인자인 비만은 대장암에 걸릴 위험을 66% 더 높인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약 10년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1만 5천여 명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한 결과로 BMI지수 25이상인 사람은 25미만인 사람보다 대장에 폴립이 생겨 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1.6배 높았다. 또한 비만은 대장암의 진단을 어렵게 하고, 대장암의 예후도 훨씬 안 좋다는 논문도 발표된 바 있다. 비만일 경우 췌장에서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많이 분비하게 되는데 이것이 암세포 증식을 돕는다는 것이다. 전립선암도 마찬가지. 비만은 전립선암의 발병률을 높인다. 뿐만 아니라 고혈압, 비만,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이 있는 남성은 전립선암 진단 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위험이 36%나 높았고, 특히 모든 대사증후군의 복합점수가 높을수록 사망률도 더 높게 나타났다. 유방암 역시 대사증후군으로 인한 인슐린의 이상이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암 발병에 주요 역할을 한다.

 

대사증후군이 인슐린, 에스트로겐, 사이토카인, 성장인자 등 각종 호르몬에 영향을 미쳐 유방암 발병위험을 높이는 것이다.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 대사증후군이 있는 남성은 간암, 직결장암, 방광암의 발병 위험이 높았고 여성은 자궁내막암, 췌장암, 폐경 후 유방암, 직결장암의 위험이 높아 남녀 간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즉 대장암, 자궁내막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의 발생률 및 사망률은 비만, 인슐린 저항성 등의 대사증후군 구성인자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사증후군 증상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으나 1988년 제럴드 리븐(Gerald Reaven)은 이러한 증상들의 공통적인 원인이 체내의 인슐린 작용이 잘 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임을 주장하고 '대사 증후군 X'(metabolic syndrome X), 'X 증후군'(syndrome X), '심장대사 증후군'(cardio-metabolic syndrome), '인슐린 저항성 증후군'(insulin resistance syndrome), '리븐 증후군'(Reaven's syndrome), '카오스'(CHAOS, 호주 의학계 한정)이라고 명명했다. 1998년 세계보건기구는 인슐린 저항성이 이 증상들의 모든 요소를 다 설명할 수 있다는 확증이 없기에 '인슐린 저항성 증후군'(IR syndrome) 이라는 용어 대신 '대사 증후군'(메터볼릭 신드롬)으로 부르기로 했다.

 

아시아는 심혈관질환(Cardiovascular Disease)의 ‘화약고’다. 세계적으로 하루에  이 질환으로 사망하는 인구는 약 5만명, 이 중 절반이 아시아권에서 발생한다. 생활이 풍요로워지면서 고지방·고열량의 서구식 식사를 즐기고 운동은 게을리 한 탓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매일 140여 명이 심혈관질환으로 목숨을 잃는다. 세계 사망원인 1위가 심혈관질환이다. 암은 전신에 생기는 질환을 다 합쳐 사망자 수가 1위다. 하지만 심혈관질환은 뇌와 심장 두 부위에서만 생기는 질환인데도 사망 원인 2위다. 암은 선고받더라도 남은 생을 정리하며 가족과 작별할 시간이라도 있다. 심혈관질환은 그럴 시간이 없다. 심장마비·뇌출혈 등으로 급사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운 질병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1900년대 중반부터 심혈관질환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이후 수십 년째 사망원인 1위를 지키고 있다. 정부에서 가장 많은 연구 투자를 하고 캠페인을 벌이는 질환이기도 하다. 특히 저소득층에 많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대사증후군은 이제 범세계적인 인류의 문제이다. 인적자원으로 보면 국가경쟁력과 관련되고 비용적으로 보면 국가재정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심혈관계 질환은 심장과 주요 동맥에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심장병은 태어날 때부터 있는 선천성 심장병과 살아가면서 발생하는 후천성 심장병이 있으며, 심장의 구조를 심장 근육, 심장 혈관, 판막, 심장 전기 신호를 담당하는 전도계로 나눌 수 있듯이 심장병도 각 부위에 생기는 질환들로 분류할 수 있다.

 

주요 혈관계 질환은 대동맥, 허파동맥, 목동맥, 뇌혈관, 신장동맥, 하지 동맥(온엉덩(장골)동맥, 넙다리(대퇴)동맥 등) 등의 주요 동맥이 막히거나 늘어나거나 터지는 출혈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주된 원인으로 (죽상)동맥경화증, 고혈압, 퇴행성 변화, 유전 등을 들 수 있다.

 

2009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고혈압성 질환, 허혈성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을 포함한 순환기계통 질환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의 2위로 악성 종양 다음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남성은 55세 이상, 여성은 65세 이상에서 순환기계통 질환의 사망률이 크게 증가한다. 심혈관계 질환, 특히 죽상동맥경화와 관련된 위험인자는 연령(중년 이상), 성별(남성),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 운동 부족과 비만이다. 심혈관계 질환의 주요 질병으로 고혈압, 허혈성 심장 질환, 관상동맥질환, 협심증, 심근경색증, 죽상경화증(동맥경화증), 뇌혈관 질환, 뇌졸중, 부정맥이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대사증후군 진료인원은 991만 1000명으로, 거의 1000만 명에 근접하고 있다. 진료비도 4년 전에 비해 27.3% 증가한 4조 7574억 원에 이르고 있다. 50대 10명 중 4명, 60대 10명 중 6명, 70대 10명 중 7명이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대사증후군이 평균수명과 관련이 크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으면 심근경색 위험이 높아지고, 심근경색 위험이 높아지면 사망에 이를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고혈압만 있는 경우에는 심근경색 위험이 1.9배, 당뇨와 흡연이 있으면 13배, 고지혈증이 추가되면 42배, 복부비만까지 가세하면 68배까지 급상승한다고 한다. 대사증후군 환자는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동비만의 증가추세까지 감안하면 대사증후군 환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머지않아 암을 제치고 가장 걱정스러운 건강문제로 등장할 것이다. 대사증후군은 국제사회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으로 인해 매년 1800만 명이 사망하고 있다. 미국인은 2명중 1명이 대사증후군 환자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사망자는 전체사망자의 6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운동부족, 과식, 불규칙한 식사, 고칼로리 음식, 가공식품, 흡연, 나트륨, 음주와 같은 요인들이 대사증후군과 관련이 있다. 전문가들은 신체활동량을 늘리고 칼로리 섭취는 줄이고 담배는 끊어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실천이 쉽지 않다. 왜냐하면 나쁜 생활습관의 이면에는 사회문화적인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각종 고칼로리 인스턴트식품과 가공식품들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맛있고 편리한 맛의 패스트푸드의 유혹을 떨치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대중광고까지 유혹에 가세하고 있지 않은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피운다는 담배는 심혈관질환의 발병위험을 높이고 있지만 아직도 성인남성 10명 중 4명이 흡연 중이다.

 

일에 쫓겨 주유소에서 급유 하듯이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음식은 비만을 유발하게 된다. 대사증후군을 극복하려면 개개인의 건강생활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나쁜 생활습관을 부추기는 문화와 사회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이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미국이 아동비만에 대처하기 위해 ‘렛츠무브’ 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예방조치의 일환이다. 일본은 대사증후군으로 인한 의료비 지출을 억제하기 위해 장년층과 노년층 건강보험 가입자들에게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대사증후군 발전 가능성이 있는 수검자들을 특별 관리하는 대책을 오래 전부터 추진했다. 1년에 무려 150조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우리 정부도 2009년부터 대사증후군, 심혈관문제가 부각, 홍보 및 예방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의 대사증후군 예방대책이 미지근하다 보니 국민은 신문과 방송 등 대중매체에서 제공하는 지식과 정보에 의존하여 각자 알아서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고 하는 것이 현 실정이다. 물론 각 지자체별로 유·무료검진과 관리를 하고 있지만 턱없이 미흡한 실정이다. 2016년도부터 정부50% 지자체 50% 예산(약1억)으로 심뇌혈관  질환예방사업을 추진하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샘플임상으로 저염도음식이나 식이섬유섭취, 교육, 운동, 홍보 등). 대사증후군의 위험을 결코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

 

대사증후군은 사회전체의 활력과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의료비 부담을 늘려 가계경제를 어렵게 하고 국가경제도 위태롭게 만든다.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속 가능한 사회발전을 위해 보다 확실하고 강력한 예방조치들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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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만병의 근원 대사증후군과 침묵의 살인자 심혈관질환 범세계적인 인류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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