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인연대, “자살은 더 이상 안됩니다”…생명존중·상생평화 세미나 개최
김대선 상임대표, “생명은 나와 너, 종교와 종교의 경계를 넘어 함께 지켜야 할 공동의 가치”
[교육연합신문=김병선 기자]
한국종교인연대(상임대표 김대선 교무, 무원 스님, 염상철 선도사)는 7월 30일(수) 제주 서귀포 법화사에서 한국생명운동연대(공동대표 조성철, 무원 스님)와 공동 주최·주관으로 ‘생명존중·상생평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7대 종단(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민족종교)의 종교 지도자들과 생명운동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 1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세미나는 종교 간 연대를 통해 자살률 1위라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극복하고, 사회 전반에 생명존중의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실천적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조성철 공동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이제는 종교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생명을 지켜야 할 때”라고 강조했고, 무원 스님은 “고통받는 생명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종교의 본령”이라고 밝혔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축사를 통해 “제주가 생명과 평화의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 잡길 희망한다”라고 행사 취지를 격려했다. 법화사 도성 스님은 환영사를 통해 “종교와 이념, 세대와 지역을 초월한 연대가 오늘 이 자리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이 한국 사회 전체로 확산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김대선 한국종교인연대 상임대표는 “생명은 나와 너, 종교와 종교의 경계를 넘어 함께 지켜야 할 공동의 가치”라며, “종교는 생명과 평화를 위한 ‘소금과 목탁’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세미나는 두 개의 주제 발표로 이어졌다. 이범수 동국대학교 교수는 “자살예방은 종교계의 사명이자 사회적 과제”라며, 종교가 지역공동체의 중심에서 시민사회와 연대하고, 디지털 시대에 적응해 새로운 방식으로 생명운동을 펼쳐야 함을 역설했다.
이어 최영갑 전 성균관유도회 회장은 “급변하는 시대에 종교가 상생과 평화를 실현하는 축이 돼야 하며, 갈등과 혐오에 맞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진행된 종합토론에는 전영록 제주관광대 교수, 양두석 안실련 자살예방센터장, 김현호 성공회 신부, 윤창원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가 참여해 종교계의 생명살리기 역할, 자살 유가족의 지원,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캠페인 전략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논의가 이어졌다.
세미나를 마친 후 불교, 기독교, 천주교, 천도교, 유교, 이슬람, 민족종교, 원불교 성직자와 신도들 1000명이 뜻을 모아 채택한 ‘생명살리기,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 1,000안 선언문’ 발표를 진행했다.
선언문은 생명의 가치를 가장 고귀한 가치로 인정하며, 자살을 결코 개인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사회 구조적 원인과 제도의 한계까지 함께 책임져야 할 과제라고 천명했다.
선언에 참여한 종교인들은 “진정한 참회는 행동의 변화로 나타나야 한다”며 9대 실천지침을 발표했다.
▲자살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생명은 반드시 보호받아야 한다.
▲종교인은 지역공동체의 연결자이자 생명지킴이로서, 외롭고 힘없는 이웃들을 먼저 돌본다.
▲혐오와 배제를 넘어서 다양성과 상생, 회복의 문화를 실천한다.
▲지역사회, 지자체, 보건기관, NGO와 연대해 생명지킴이 네트워크를 촘촘히 구축한다.
▲자살 유가족, 특히 청소년 및 이주민 유가족을 위한 맞춤형 지원과 치유 활동에 힘쓴다.
▲설교, 설법, 강론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온라인 법회, 미사, 예배, 유튜브·팟캐스트 등 디지털 콘텐츠로 생명 메시지를 널리 확산한다.
▲시민참여형 캠페인(생명서약운동 등)을 통해 청년세대와 함께 행동으로 생명운동을 실천한다.
▲자살에 대한 ‘공소권 없음’ 처분이 진실규명을 막고 사회적 책임을 흐리는 제도임을 지적하며 제도개선을 촉구한다.
염상철 한국종교인연대 상임대표는 “이 선언이 단지 문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에서 실제로 실천되는 운동으로 확산되도록 힘을 모으자”라고 밝혔다.
한국종교인연대와 한국생명운동연대는 이번 선언을 계기로 전국 종교기관 및 시민단체, 지자체 등과 협력해 생명지킴이 교육, 자살예방 콘텐츠 제작, 자살 유가족 지원 네트워크 강화 등 구체적인 활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는 생명을 지키는 종교가 되겠습니다. 절망의 끝자락에서 생명의 끈을 다시 잡을 수 있도록 손을 내미는 종교가 되겠습니다.” 선언문에 담긴 이 한 줄은, 이날 제주에서 시작된 작지만 큰 울림을 상징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