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합신문=문덕근 기고]
태양과 만물 공생의 기저는 생명의 근원으로서의 빛(태양)이라고 합니다. 즉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태양 에너지를 근간으로 생명력을 유지합니다. 살이(삶) 근거의 99.86%가 태양에 의지한다고 합니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태양 광선을 유기 화합물로 전환하며, 동물과 인간은 그 에너지를 섭취함으로써 삶을 영위합니다.
해(태양)는 차별 없이 모든 만물을 비추며, 자신의 에너지를 아낌없이 내어줌으로써 생태계의 거대한 순환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현상을 넘어, ‘조건 없는 사랑’과 ‘생명의 연속성’이라는 우주적 질서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천부경에는 ‘본심본태양(本心本太陽)이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사람의 본래 마음은 본래 밝은 태양과 같다.”는 뜻으로 광명성과 보편성, 자각의 철학을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내면에는 어둠을 밝히는 태양과 같은 순수한 지혜와 밝음이 이미 존재한다는 선언이며, 이는 광명성(光明性)을 말하는 것입니다.
보편성은 태양이 하늘 높이 떠서 온 세상을 비추듯, 우리 마음의 본질 또한 사사로운 욕심에 가려지지 않는다면 만물을 사랑하고 포용할 수 있는 거대한 에너지를 갖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자각의 철학은 외부에 있는 태양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태양(본성)을 깨우고 회복하는 것이 인간 완성의 길임을 가르칩니다.
또한 천부경은 운명공동체의 가치관을 말합니다. 천부경은 一始無始一(일시무시일)로 시작해서 一終無終一(일종무종일)로 끝납니다. 이는 우주의 모든 존재가 하나의 뿌리에서 나와 다시 하나로 돌아가는 운명공동체임을 말해줍니다. 그래서 그 첫째로 가치관을 이야기합니다. ‘나'와 ‘남’이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연결된 하나라는 ‘일체감’을 가져야 한다고 외칩니다. 또한 타인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느끼는 공감의 자세, 그리고 조화와 상생을 중시하는 태도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경쟁보다는 협력을, 독점보다는 공유를 실천하는 삶이 천부경적 공동체 삶의 핵심입니다.
본심본태양(本心本太陽)이 주는 현대적 교훈은 현대인들에게 ‘자존감의 회복’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두 가지 교훈을 줍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 안의 밝은 빛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는 것입니다. 내가 가진 재능과 열정(빛)을 나 혼자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밝히는 데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곧 자아실현과 사회 공헌의 일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처럼 하는 배움의 자세와 태도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배움은 해처럼 하는 것’이라는 말은 다음과 같은 학습의 자세를 시사합니다. 해가 매일 어김없이 뜨듯, 배움 또한 쉼 없이 정진해야 합니다. 이것을 지속성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지식을 가리지 않고 섭취하되, 편견 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길러야 합니다. 무차별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운 것을 가슴 속에만 가두지 않고, 행동과 실천을 통해 세상에 이로운 영향력을 발휘(방사)해야 합니다. 즉 발산해야 합니다.
저 하늘에 해를 봤더니, 해는 말이야, 우리를 위해서 일하지 않아. 그냥 해는 자기 일을 할 뿐이야. 그런데 그의 영향이 우리 모두를 살리는 거야. 그러니 ‘너도 해처럼 살아야 돼’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이면서, 교훈이면서, 명령이면서, 인류에게 주는 천명(天命)입니다. 모든 경전의 원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본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를 알아야 우리 홍익인간,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 나무 막연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게 관념적으로만 이해를 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교육법 1조에 ‘홍익인간’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관념적으로만 이해하니까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 ‘홍익인간’, 좋은 말이지. 그런데 홍익인간이라는 말이 한자를 우리처럼 하면, ‘홍익’이라는 말이 무슨 말이냐면? ‘해처럼 하나 됨’, 이런 말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홍익’이라고 문자를 만든 것입니다.
그 가르침, 으뜸가는 가르침이 천부경에 담겨 있고, 천부경은 바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그 삶의 방식,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때로 우리가 그것 때문에 방황하기도 합니다. 이런 것에 대한 결정적 해답이 ‘해처럼’입니다. 이처럼 우리와 함께 하시는 분들은 내일부터 해가 새롭게 보일 것입니다.
‘나도 해처럼 살아야지’, ‘해는 어떻게 하고 있지?’ 해를 보는 생각이 달라져야 합니다. 이런 생각이 들지 않으면, 망치로 한 방 맞은 것 같은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누구의 가르침을 배우고 따르고, 매번 반복해서 듣고의 문제가 아니라 개개인들이 자기 내면에서 각성이 일어나야 합니다.
천부경의 결정적 명령!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가르침, 그것이 ‘해와 같이’, ‘해처럼’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인문학을 하는 사람치고, 천부경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81자의 한자를 자기 마음대로 풉니다. 수백 명이 천부경을 썼는데, 책마다 내용이 다릅니다. 천부경은 한국 철학의 핵심이며, 세계인의 양식입니다. 양식은 일상입니다.
우리말과 우리글은 가치관과 인생관을 이야기합니다. 첫째, 우리말(한국어)과 우리글(한글)은 ‘천지인(天地人) 삼재’의 원리를 담고 있습니다. 인생관입니다. 하늘(·), 땅(ㅡ), 사람(ㅣ)이 어우러진 글자 구조처럼,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서 순응하며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가치관을 심어줍니다. 둘째, 수평적 소통입니다. 누구나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게 만든 한글은 ‘지식의 민주화’와 ‘모두가 존엄한 세상’을 꿈꾸는 인본주의적 인생관을 반영합니다.
弘益人間(홍익인간)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홍익인간은 단순히 ‘남을 돕는다.’는 수준을 넘어, ‘인간 세상을 널리 유익하게 한다.’는 통치 철학이자 삶의 목적입니다. 이는 나의 존재 가치를 타인의 행복 속에서 찾는 고차원적인 이타주의입니다.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ility)과 지구촌 공생의 정신과 맥을 같이 합니다.
설마 한국인으로서 ‘살림’, ‘살림살이’라는 말 모르는 이가 있을까요? 홍익을 어렵게(?) 느낄만한 많은 장삼이사들을 배려해서 만든 용어가 ‘살림’이고 ‘살림살이’입니다. 우리는 자기의 삶, 살아감을 ‘살림’ 또는 ‘살림살이’라고 말합니다. ‘살림’, ‘살림살이’가 무슨 말인가? 누군가를, 무언가를 ‘살리는 것을 자기 삶의 목표로 하겠다.’는 다짐이 바로 ‘살림’이고 ‘살림살이’입니다.
전쟁과 폭력, 이해타산이 난무하는 정글과도 같은 세상에서 권력이나 명예나 각종의 이익 추구를 위해 치열하게 싸우겠다는 각오가 훨씬 현실적으로 보이는데, 한국인은 도대체 그 정체가 무엇이어서 평생 수신제가도 힘겨울 듯한 사람들조차도 자기 삶의 목표를 ‘살림’이라는 거창한 말로 부르는 것일까요?
더구나 누구도 회피할 수조차 없도록 아예 생활 용어로 못 박아, 노상 고백하면서 살 수밖에 없도록 장치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한국인의 공동체적 철학, 사고의 경향을 알지 못하고는 쉽게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홍익’의 개념을 정립한 이들이 누구인가? ‘홍익’의 조건을 갖춘 사람들만 도달할 수 있는 경지라면 ‘홍익’ 본연의 근본 이념에 반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근기가 조금 부족한 사람들일지라도 ‘홍익’에 동참할 수 있는 방편으로 배려한 장치가 바로 ‘살림’이라는 말이다. 살면서 노상 ‘살림’을 생각하라는 의미다.
‘살림살이’가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우리말 ‘살림’은 ‘살리다.’라는 동사에서 왔습니다. 진정한 경제 활동이나 일상생활(살림살이)의 목적은 나를 포함한 주변의 생명을 ‘살려내는 것’에 있어야 합니다. 죽이는 경쟁이 아니라 살리는 상생의 미학이 진정한 살림살이의 지혜입니다.
천부경의 핵심 명령은 ‘해처럼 살아라.’입니다. 해처럼 산다는 것은 ‘자각(自覺)과 방사(放射)’의 삶입니다. ‘자각’은 ‘자발적 삶’입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체처럼 주도적으로 사는 것입니다. 둘째는 ‘따뜻한 포용’입니다. 차가운 이성이 아닌 따뜻한 감성으로 만물을 품어주는 삶입니다. 셋째는 ‘어둠의 소멸’입니다. 내가 가는 곳마다 갈등과 어둠이 사라지고 밝음과 희망이 샘솟게 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천부경이 제시하는 최종적인 천명은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입니다. “사람 안에 하늘과 땅이 하나로 녹아 있다.는 말입니다.” 결국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며, 하늘의 뜻을 지상에 구현하는 대행자라는 뜻입니다. 우리의 천명은 내 안의 태양을 찾아(本心本太陽), 홍익인간의 마음으로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며(弘益人間), 모든 생명을 살리는(살림살이) 것입니다.
우리는 한 점의 빛으로 시작해 온 우주를 밝히고, 다시 그 거대한 하나의 근원으로 돌아가는 영광스러운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이 천부경이 우리에게 전하는 준엄하고도 따뜻한 명령입니다. 天符經을 찾아, 天符經의 부름을 따라 힘찬 발걸음을 옮겨봅시다.
▣ 문덕근
◇ 한자한글연구원장
◇ 고전연구가
◇ 한자실력급수 사범급(공인)·한자한문지도사 특급(공인)
◇ 교육학박사
◇ 前전남강진교육지원청 교육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