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의 교육칼럼] 다시금 청소년의 가슴에 ‘큰 바위 얼굴’을 품게 하자
"이제 우리는 청소년들에게 ‘큰 바위 얼굴’ 스토리를 재소환해야 한다."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청춘,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이 말은 성인이면 누구나 그 시기를 거친다. 청소년의 특징 중 하나는 타자에 대한 관심이 증폭이다. 특히 자신이 닮고자 하는 사람을 대표적 이미지로 삼거나 롤모델로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이는 꿈 많은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표징이다. 그러나 요즘은 꿈이 없고 심지어 꿈꾸기가 두렵다고 말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이제 그들에게 다시금 소설가 나다니엘 호돈(1804~1854)의 <큰 바위 얼굴>을 소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금처럼 우리 사회에 뜨끈한 아랫목과 같은 스승이나 사회의 사표가 될 만한 어른이 없는 시대는 더욱 그렇다.
<큰 바위 얼굴> 주인공 어니스트(Ernest)는 올곧고 근면하며 자비로운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큰 바위 얼굴’의 전설을 듣고 자란다. 그러면서 그를 닮은 위대한 인물이 나타나기를 흠모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 대한 실망이 커지는 가운데 어느 순간, 자신이 그 모습을 닮아가는 것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이 소설은 사람은 자신이 가슴에 품고 있는 위인의 모습으로 자신도 모르게 닮아가고 성장하며 성숙해지는 것을 묘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것이 우리 교육에 시사할 바는 무엇인가? 그것은 누구나 꿈꾸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사람은 청소년기에 꿈꾸고 소망하는 인물로 변모되어 간다. 이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꿈의 실현(R=VD)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어려서부터 각자의 마음속에 생생하게(Vivid) 꿈을 꾸면(Dream) 실현된다(Realization)는 것이다. 특히 마음에 소중히 간직한 인물은 개인의 성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살아있는 교육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 청소년들이 닮고 싶은 역사상 또는 현실의 ‘큰 바위 얼굴’은 누구일까? 필자는 몇 해 전에 학생들에게 3가지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은 이 세상에서 누구를 가장 닮고 싶습니까? 여러분의 꿈을 이루는데 롤모델이 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가장 좋아하거나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이에 학생들(응답자 40명)의 반응은 역사 속의 인물로는 김구, 이순신, 마하트마 간디, 마더 테레사, 비스마르크 등이었으며 현실 속 인물로는 스포츠 스타인 김연아, 코비 브라이언트, 메시, 힙합 가수인 트레버스 스캇, 걸그룹의 태연, 외과 의사인 이국종, 웹툰 작가인 자마, 프로게이머 페이카, 그리고 연예인으로 유재석을 선호했으며 그 외에 법조인, 기업인, 교사 등을 거론하였다. 그야말로 1인 1색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의외의 사실은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 같은 가족을 상당수(8명-20%)의 학생들이 선택했다. 이는 평소에 자주 만나면서 사랑을 주고받는 대상이 그만큼 친근해서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으로 드러나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청소년답게 소박하고 인정이 넘치는 사실이었다. 그들에게 보는 만큼,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은 변함없는 진리인 것 같다.
우리의 유구한 역사에는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의연히 일어서 백성을 이끈 지도자가 많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된 ‘고려거란전쟁’의 양규, 강감찬 장군과 영화 ‘노량’의 이순신을 보라. 역사를 통해 후손들이 아직도 그들을 기억하지 않는가. 그러나 지금은 분명히 위기 시대, 절망 시대, 상처 시대, 위험 시대에도 불구하고 이를 앞장서 극복하고 이끌어주며 솔선수범은 물론 국민통합을 이끄는 보이는 지도자에 대한 갈증이 심하다. 오히려 온갖 혐오만 조장하고 사상적으로 국민을 갈라치기 한다. 시나브로 온전한 ‘큰 바위 얼굴’의 부재 시대다.
우리는 청소년에게 꿈과 끼와 낭만을 심어주고 바람직한 인성을 갖춘 이타적인 인물로 성장하도록 교육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제 우리는 청소년들에게 ‘큰 바위 얼굴’ 스토리를 재소환해야 한다. 이는 그들에게 다양한 진로지도와 같다. 모든 어른이 청소년의 큰 바위 얼굴이 될 수는 없지만 언행일치와 실천궁행으로 청소년들이 보고, 듣고, 배우고, 본받아 그런 삶을 꿈꾸며 도전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기성세대의 관점과 시선으로 매사 꾸중과 비난을 앞세우기보다는 청소년을 널리 이해하고 연대하고 함께 꿈꾸는 어른이자 스승이 되길 소망한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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