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Home >  기획·연재
-
[구본희 반려詩選] 슴베 사랑
[교육연합신문=구본희詩選] 슴베 사랑 나무 자루 속 빛 한 줄기 들지 않는 어둠 칼날의 뿌리가 산다. 번득이는 날 아래 깊숙이 몸을 감춘 채 칼과 자루 사이 다리를 놓는다. 자루가 부서지면 칼날은 제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슴베는 허공에 홀로 남는다. 서로 다름을 품어 보이지 않는 깊은 곳에서 비로소 한 몸으로 산다. ▣ 구본희 ◇ 前인천국제고등학교 교장
-
[전재학의 교육칼럼] 변종 폭력 ‘야차룰’에 대한 교육적 대응책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오늘날 학교 현장은 갈수록 가관이다. 본래의 기능을 잃고 끔찍한 변종 폭력의 실험장으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최근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번지고 있는 ‘야차룰’은 우리 교육 공동체가 직면한 매우 충격적인 단면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은어는, 아이들끼리의 단순한 다툼을 넘어 사전에 면밀하게 기획되고 잔인하게 이루어지는 구조적 야만성을 띠고 있다. 교실의 질서가 무너진 자리에 고개를 든 이 기괴한 폭력의 실태를 냉정히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획기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먼저 ‘야차룰’의 어원부터 살펴보자. ‘야차(夜叉)’는 본래 산스크리트어 ‘야크샤(Yakṣa)’에서 유래한 말로, 불교 신화나 민속에서 사람을 해치거나 두려움을 주는 흉폭하고 사나운 귀신(또는 괴물)을 뜻한다. 이로부터 파생되어, 인터넷 격투 콘텐츠나 대중문화 속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잔인하게 싸우는 격투 방식’을 일컫는 은어로 쓰이게 되었다. 여기에 ‘규칙(Rule)’이 결합하여 ‘제한 없이 맨몸으로 붙는 싸움 규칙’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런 신조어가 생겨난 배경은 유튜브 및 격투 콘텐츠의 모방으로 인터넷 방송이나 종합격투기 콘텐츠 등에서 보호장구 없이 거칠게 싸우는 모습이 밈(Meme)처럼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면서 이를 모방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학교 폭력 처벌 회피의 목적으로 생겨난 변종 수법으로 아이들이 고안해 낸 얄팍한 꼼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가장 교활한 것은 철저하게 ‘합의된 결투’라는 명목으로 위장된 점이다. 당사자 간에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거나, 교실 구석, 화장실, 학교 인근 공터 등 교사의 눈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맨주먹으로 상대를 제압하도록 강요한다. 더 큰 문제는 이 싸움이 단순히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아이들이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SNS나 단체 대화방에 유포하고, 심지어 이를 흥행 콘텐츠처럼 소비한다는 데 있다. 이러한 변종 폭력이 일상화된 배경은 무엇인가? 먼저 사법적 눈속임과 솜방망이 처벌이다. 가해 학생들은 “우리끼리 합의하여 싸운 것”이라며 학교 폭력의 범주를 교묘히 빠져나가려 한다. 실제로 관련 통계에 따르면 신종 학교 폭력 심의 건수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 학생의 10명 중 8명가량은 서면사과나 접촉 금지 등 가벼운 ‘조치’에 그치고 있다. 학생부에 기록조차 남지 않거나 졸업과 동시에 삭제되는 솜방망이 처벌은 아이들에게 “폭력은 잠시 스쳐 가는 유희일 뿐”이라는 비교육적 확신을 심어주고 있다. 또한 공동체 의식의 실종과 방관의 문화다. 경쟁 지상주의 교육 속에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은 퇴화하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 익숙해진 청소년 문화가 ‘구경꾼’과 ‘방관자’를 양산하며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야만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가담 형태별 처벌의 세분화 및 무관용 원칙 적용이다. ‘합의된 싸움’이라는 명목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꼼수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 직접적인 폭력 행사는 물론이고, 싸움을 주선하거나 관전하며 촬영하고 유포한 모든 방관자에게도 엄중한 책임을 묻도록 법제화해야 한다. 둘째, 디지털 2차 가해 방지 및 플랫폼 정화 시스템이다. 폭력 영상이 유포되는 즉시 학교와 경찰이 실시간으로 차단하고,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강화하여 아이들이 디지털 공간에서 폭력을 소비하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해야 한다. 셋째, 관계 회복 중심의 인성 교육과 신고 시스템의 개혁이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변종 폭력의 특성을 고려해 학생들이 익명으로 두려움 없이 고발할 수 있는 신속 감시 체계를 구축하고, 교실 내에서 타인과 공존하는 법을 가르치는 근본적인 인성·시민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야차룰’이라는 이름의 폭력이 학교 안에서 활개 치는 한,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는 암울하다. 아이들의 주먹질을 방관하고 가벼운 처벌로 눈감아주는 것은 학교가 폭력의 공범을 양산하는 것과 같다. 이제 차가운 방관과 솜방망이 처벌의 그늘을 거두고, 한편으로는 강력한 법과 원칙, 다른 한편으로는 따뜻한 공감의 교육으로 교실을 정화할 때 비로소 학교는 다시 배움과 성장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
[김홍제의 목요칼럼] 부캉이 열풍과 진정한 위로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몸길이 약 3미터 암컷 흑상어 한 마리가 9월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로 들어왔다. 그 이후 이 상어는 시민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9월 19일부터 10월 9일 오후 6시까지 이 상어를 보기 위해 친수공원을 찾은 누적 방문객은 120만 명을 넘어섰다. 열풍이다. 이 상어는 북항에 나타났다는 의미에서 '부캉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부산시는 부캉이를 명예 홍보대사로 공식 위촉한다고 밝혔다. 사람들은 왜 상어 한 마리를 향해서 이렇게 열광하는 것일까. 뉴스 내용을 보다 보면 부캉이와 늑구 같은 야생동물의 모습에 사람들이 더 열광하는 것을 느낀다. 사람들은 이름을 붙이고 이야기를 만들며 환호한다. 배우자나 노부모는 돌보지 않아도 반려동물에게는 극진하게 대하는 요즘 세태를 듣고 있었지만 야생동물에 대한 대중의 유별난 관심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텔레비전과 휴대전화 화면에는 하루에도 수많은 비극이 지나간다. 전쟁으로 집을 잃은 사람, 폭력 앞에서 무너지는 약자,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 진실을 밝히기 위해 오랜 시간을 견디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기후 위기로 사라지는 생태계와 멸종의 벼랑에 선 야생동물도 있다. 현실 생활의 비루하고 비참한 현실이 우리 앞에 있지만 부캉이에게 보내는 관심만큼은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말 없는 야생동물은 우리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 그들은 나의 입장을 요구하지도 않고, 우리의 잘못을 지적하지도 않는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위로한다. 반면 인간은 다르다. 인간의 고통에는 원인과 책임이 있으며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그곳에 마음을 기울이는 순간 우리는 판단해야 하고 때로는 감정의 불편함을 느끼며 무엇인가 행동해야 한다. 부캉이 뉴스와 다른 생각을 하게 하는 뉴스가 있다. 무연고 사망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무연고 사망자는 7,190명이라고 한다. 무연고 사망자의 53.4%는 기초생활수급자였다. 46.6%는 정부의 복지 수혜 대상이 될 정도의 가난에 놓이지는 않았는데도 무연고로 처리되었다. 작년에 전국에서 법적인 연고자(배우자, 직계 존·비속, 형제·자매 등)가 있지만 무연고로 삶을 마친 이는 74.9%였다. 무연고 사망자가 한 해 만 명이 넘어가는 시대가 머지않았다. 우리는 무연고 사망자가 누구인지 왜 무연고가 되는지도 모르고 관심이 없다. 현대인의 관심은 ‘깊이 생각해야 얻는 감동’에서 ‘즉시 소비할 수 있는 감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우리는 위로를 너무 쉽게 소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진정한 위로는 귀여운 것을 바라보며 잠시 웃는 데 있지 않다. 진정한 위로는 사람을 만나고 책을 읽고 자연을 바라보며 결국 다시 자신의 삶을 사랑하게 되는 데 있는 것은 아닐까. 부캉이에 대한 열광은 너무 복잡하고 지친 세상에서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존재에게서 위로받고 싶어 하는 마음의 표현일 수 있다. 우리가 정말 회복해야 할 것은 불편하고 아픈 인간의 현실을 끝까지 바라보는 힘이다. 그런 힘에 교육이 한 줌이라도 도움을 주어야 한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
[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일할 기회에는 나이가 없다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일자리는 단순히 생계를 위한 수단이 아니다. 사람은 일을 통해 사회와 연결되고,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발휘하며 삶의 의미를 만들어 간다. 그래서 고용은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린 기회가 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이어가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시니어들은 여전히 기업과 사회에 소중한 자산이다. 하지만 나이를 이유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현실은 여전히 존재한다. 기업 역시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숙련된 인재를 필요로 하지만 적합한 인력을 찾기 어렵고, 채용 이후에도 업무 경험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결국 시니어의 경험과 기업의 수요를 연결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고용을 만드는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우리는 다양한 취업지원사업을 운영하며 시니어를 비롯한 경험 있는 인재와 기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단순히 일자리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참여자의 경력과 역량을 분석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와 연결하여 안정적으로 현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시니어의 경험이 새로운 가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업과 함께 성장 방안을 고민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이다. 또한 고용은 특정 계층만을 위한 정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청년과 중장년, 시니어는 물론 경력단절여성, 북한이탈주민, 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포용적인 고용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사람마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누구에게나 일할 기회는 공정하게 주어져야 한다. 현장에서 만난 많은 참여자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통해 자신감을 되찾고 다시 사회와 연결되는 경험을 이야기한다. 기업 역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인재를 채용하면서 조직의 안정성과 전문성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좋은 일자리는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주는 연결의 시작이다. 앞으로의 고용정책은 취업률이라는 숫자를 넘어 다양한 계층이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사람의 경험과 역량을 나이로 판단하지 않고, 경험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사회가 더 건강한 노동시장을 만들 수 있다. 좋은 일자리는 특정 세대만의 것이 아니다. 누구나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가질 때 사회는 더욱 건강하게 성장한다. 사람을 중심에 두고 다양한 계층의 가능성을 연결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고용서비스의 가치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장애인 고용과 포용적 일터 조성을 위한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과 ESG 기반 고용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
[전재학의 교육칼럼] 리센느가 교육이 회복해야 할 정서적 효과에 압도적인 이유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요즘 K-팝 생태계에 일어난 지각변동을 알지 못하면 구태의연한 사람으로 딱 평가받기 십상이다. 최근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브랜드평판 분석에 의하면 중소기획사 출신의 5인조 걸그룹 리센느(RESCENE)가 압도적인 빅데이터 지수로 국민적 우상에 가까운 방탄소년단(BTS)과 임영웅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세계적인 팬덤을 지닌 글로벌 팝스타와 독보적인 국민적 팬덤을 가진 아티스트 사이에서, 데뷔 초기 거대 자본의 지원조차 받지 못했던 신인 그룹이 이뤄낸 최근의 결과는 단지 대중음악계의 흥행 사건을 넘어 우리 사회와 교육 현장에 깊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범람하는 숏폼, 1.5배속의 빠른 재생 속도, 순간의 도파민을 자극하는 강렬한 연출이 지배하는 대중문화 시장에서 리센느의 성공은 ‘이상 현상’처럼 보인다. 먼저 리센느(RE:SCENE)라는 이름부터 살펴보자. 그것은 ‘장면(Scene)을 향기(Perfume)로 다시 기억한다’는 아날로그적 미학에서 출발한다. 오늘날 청소년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SNS 알림을 확인하고, 쉬는 시간마다 15초짜리 숏폼 영상 수십 개를 넘겨보며, 인강(인터넷 강의)조차 1.5배속이나 2배속으로 들으며 살아간다. 자극적인 이미지와 단발성 이슈가 쉼 없이 쏟아지는 환경 속에서 그들의 뇌와 감성은 극한 피로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센느가 선보인 음악적 유산인 ‘Love Attack’, ‘Pretty Girl’ 등은 과도한 기계음이나 강박적인 고리 대신, 맑고 투명한 멜로디 라인과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한 중학교 교실의 아침 자율학습 시간, 학생들이 “가사가 너무 세지 않아서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요”, “머리가 아플 때 들으면 숨이 쉬어지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모습은 리센느의 ‘향기’ 같은 음악이 정서적 안정제이자 도피처가 된 것이다. 오늘날 학교 현장의 가장 큰 비극 중의 하나는 단 한 번의 시험 결과나 평가로 자신의 가치를 단정 짓고 포기해 버리는 청소년들의 조급함이다. “어차피 난 안 돼”, “이번 생은 망했어(이생망)”라는 말이 자조적으로 쓰이는 교실 안에서, 리센느가 보여준 대기만성형 서사는 그 어떤 도덕이나 윤리 수업보다 강렬한 교육적 울림을 전달하고 있다. 데뷔 초기, 대형 기획사의 화려한 조명에 가려져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리센느는 방송 무대 하나를 서기 위해 전국을 누비고, 관객이 적은 무대에서도 라이브 음정을 놓치지 않기 위해 땀 흘리며 실력을 다졌다. 음악방송에서 첫 1위를 차지한 날, 화려한 메이크업 위로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하던 멤버들의 모습이 SNS를 타고 청소년들에게 번졌다. 학생들은 묵묵히 실력을 다져 마침내 결실을 본 또래의 도전에 자신을 투영하기에 이르렀다. 시험 성적이 떨어져 좌절했던 고등학생이 그들의 역주행 영상을 보며 다시 책상에 앉는 모습, 예체능 실기 준비로 매일 밤 울던 학생이 리센느의 연습 영상을 보며 위로받는 모습은, 결과 지향적 사회에서 과정 중심의 정직한 노력이 지닌 가치가 여전히 유효함을 입증한 살아있는 교과서라 할 수 있다. 리센느의 교육적 가치는 첫째, 깊이 있는 철학적 서사이다. BTS의 자아 정체성을 다룬 'Love Yourself'처럼 리센느 역시 ‘향기’라는 정서적 콘셉과 청소년들이 성장 과정에서 겪는 불안과 미완의 감정을 함께 고민하고 보듬는 음악적 철학이다. 둘째, 상업적 소비를 넘어선 건강한 유대감이다. 이는 아티스트와 팬이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는 선순환적 커뮤니티로의 진화이다. 셋째, 아티스트의 인격과 건강을 존중하는 기획사의 시스템이다. 조기 소모되고 잊히는 K-팝의 자극적인 굴레 속에서 멤버들의 신체적·정서적 건강을 보호하는 장기적인 진정성이다. 교육은 대중문화를 아이들의 학업을 방해하는 ‘한눈팔기’로 도매금을 매기는 경향에서 벗어나 수치스럽고 불명예스럽게도 세계에서 가장 자살률이 높은 우리 청소년이 무엇에 열광하고 어디에서 눈물을 흘리는지 관찰하는 것이 교육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리센느 신드롬이 우리 교육 현장에 던지는 메시지에의 주목은 이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청소년 교육의 비법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
[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함께 성장하는 조직이 경쟁력이 된다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좋은 조직은 우수한 인재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는 문화가 있을 때 조직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뛰어난 기술과 훌륭한 제도를 갖추고 있어도 구성원 간의 신뢰와 협력이 부족하다면 기대하는 성과를 만들기 어렵다. 최근 기업과 공공기관을 둘러싼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업무환경의 변화, 다양한 세대가 함께 일하는 조직문화 속에서 구성원들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조직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협업 역량을 높이는 과정으로 변화하고 있다. 다양한 기관과 협력하며 느끼는 것은 조직마다 필요한 교육이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어떤 조직은 리더십이 필요하고, 어떤 조직은 소통과 협업이 우선이며, 또 다른 조직은 민원 대응이나 조직문화 개선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좋은 교육은 정해진 프로그램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특성과 목적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공공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맞춤형 교육과 워크숍을 운영하며 조직의 성장과 변화를 지원해 왔다. 교육에 앞서 기관의 특성과 업무환경, 구성원의 요구를 분석하고, 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설계하여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참여형 워크숍을 통해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는 과정은 단순한 강의보다 더 큰 변화를 만들어 낸다. 실제로 조직활성화와 리더십 교육, 팀워크 향상을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 스트레스 관리, 특별민원 응대교육, 공공재정환수법 교육, ESG 교육, 장애인 고용 담당자 역량강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운영하며 기관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 왔다. 중요한 것은 교육의 종류가 아니라 교육 이후 구성원들의 행동과 조직의 변화이다. 교육이 업무에 적용되고 조직문화 개선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교육의 가치는 완성된다. 교육은 사람을 성장시키고, 사람의 성장은 조직을 변화시킨다. 구성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때 업무의 효율성은 높아지고 조직에 대한 신뢰도 함께 커진다. 결국 조직의 경쟁력은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시작된다. 앞으로의 HRD는 교육을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조직의 변화를 함께 설계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기관과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역량과 조직문화를 함께 키우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직의 미래는 사람에게 달려 있고, 사람의 성장은 교육에서 시작된다. 구성원 한 사람의 변화가 조직을 바꾸고, 조직의 변화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든다. 사람과 조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을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HRD의 가치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고용서비스, 시니어와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지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실시간 기획·연재 기사
-
-
[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Celebrating the 78th anniversary of the constitution at the National Museum of Korean Contemporary History
- [교육연합신문=이채원 학생기자] While Seoul is home to countless palaces and centuries-old landmarks, it also offers places that tell the story of Korea's more recent past. From liberation and rapid industrialization to democratization and cultural growth, the nation's modern history has shaped the Korea we know today. One of the best places to explore this journey is the National Museum of Korean Contemporary History. Located close to Gyeongbokgung Palace in central Seoul, the National Museum of Korean Contemporary History opened in 2012 as Korea's first national museum dedicated to the country's modern and contemporary history. Through permanent galleries, multimedia displays, and rotating special exhibitions, the museum introduces visitors to the major events that transformed Korea from the late nineteenth century into a thriving democratic nation. In addition to its permanent exhibitions, the museum regularly hosts special exhibitions that encourage visitors to examine significant moments in Korean history from new perspectives. Past exhibitions have explored the Demilitarized Zone (DMZ), highlighting both its historical significance and its role as a symbol of division, peace, and hope for future reconciliation on the Korean Peninsula. The museum is currently presenting a special exhibition commemorating the 78th anniversary of the Constitution of the Republic of Korea. Constitution Day, observed each year on July 17, marks the creation of Korea's first constitution in 1948 following the nation's liberation from Japanese colonial rule. The constitution established the legal foundation of the Republic of Korea, defining the principles of democracy, the rule of law, and the protection of citizens' fundamental rights. Through historical documents, photographs, and interactive displays, the exhibition allows visitors to explore how the constitution has influenced Korea's political and social development over the past several decades. More than simply presenting legal history, it encourages reflection on the values of democracy, civic responsibility, and the freedoms that continue to shape Korean society today. Today, the National Museum of Korean Contemporary History serves as more than a museum of historical records. It is a place where visitors can better understand the events, ideas, and people that have influenced modern Korea while connecting those stories to the nation's future. Whether you are interested in history, politics, or Korean culture, the museum offers a meaningful and engaging experience. In understanding Korea's contemporary journey, visitors gain a deeper appreciation of the resilience, progress, and democratic values that continue to define the country today.
-
- 기획·연재
- 청소년국가유산지킴이 기자단
-
[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Celebrating the 78th anniversary of the constitution at the National Museum of Korean Contemporary History
-
-
[전재학의 교육칼럼] 무너지는 교실 속에서도 조용히 싹트는 ‘진짜 공교육’의 실태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우리는 흔히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을 달고 산다, 하지만 이는 기원전(B.C) 1700년경 수메르 점토판에도 적혀 있었다. 참으로 오랫동안 인간 성장에 대한 교육적 한탄은 인류의 유구한 전통으로 아어진 것이다. 특히 오늘날 대한민국의 교육 언론을 장식하는 뉴스들을 보면 온통 여기저기서 교권 추락, 붕괴된 교실, 인공지능(AI) 시대의 학력 미달, 그리고 끝없는 입시 경쟁까지, 온통 사면초가에 빠진 ‘교육 부실론’뿐이다. 그러나 모든 교실이 절망의 비명만 지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 모두가 한국 교육의 절망적인 상황을 진단하고 있을 때, 전국 구석구석의 학교 현장에서는 도덕과 상식, 그리고 인간미를 복원하며 ‘공교육의 기적’을 일구어내는 진짜 교육자들과 아이들이 존재한다. 이 글에서는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를 잠시 가라앉히고, 묵묵히 교육의 본질을 혁신하며 주목받고 있는 교육의 현장들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최근 교육계의 화두는 AI 교육과 같은 ‘기술적 진보’에 치우쳐 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배워도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모른다면 그 교육은 실패한 것이다. 이 엄혹한 시대에 경쟁 대신 ‘상생과 인성’을 전면에 내걸고 획기적인 성과를 낸 사례가 있다. 이를 널리 알리고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은 긴 장마 끝에 모처럼 활짝 피어오른 햇살과 같은 감응을 일으킨다. 먼저 경기도 파주교육지원청이 전개하고 있는 ‘마음 온(溫, ON) 인성교육’ 프로젝트다. 파주 관내 초·중·고등학교들은 ‘1학교 1인성브랜드’를 자율적으로 선정해 교육과정 속에 완전히 녹여냈다. 2026년 2월 파주교육지원청이 선정한 인성브랜드 실천 우수학교(청암초, 통일초, 선유중, 운정고 등)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타임즈, 2026년 2월 4일 자 보도). 이 학교들은 일회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상시로 배려와 감사를 실천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욕설이 난무하던 복도에 감사 인사가 흐르고, 선후배가 멘토링을 통해 격차를 메우는 모습은 ‘인성교육이 곧 최고의 학력 향상 대책’임을 증명했다. 지식만 욱여넣는 ‘인큐베이터 교실’을 인간성을 따뜻하게 켜는(ON) ‘온실’로 바꾼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학교가 바뀌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무거운 관료주의와 행정 편의주의다. 교사가 공문 처리에 치여 아이들 눈을 맞출 시간이 없다면 그 교육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그런데 경남교육청이 지난 12년간 추진해 온 ‘경남 혁신교육’은 일부 학교의 실험을 넘어 공교육 전체의 문화를 바꾼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교육언론창, 2025년 기획 분석 보도). 이 사례가 주는 교육적 울림은 경남 혁신교육의 핵심이 ‘학교 자치’와 ‘교사 행정업무 경감’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교사를 온전히 아이들 곁으로 돌려보내니, 수업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주입식 수업은 학생 중심의 프로젝트형 토론 수업으로 바뀌었고, 아이들은 획일적인 정답 찾기가 아니라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개별 교사의 독단적 헌신에 의존하던 구조를 깨고, 학교 공동체 전체가 협력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공교육 개혁의 가장 큰 수확이라 할 수 있다. 초·중등 교육의 긍정적인 변화가 입시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좌절하지 않으려면, 고등 교육과의 유기적인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제는 단순히 “착하게 살자”는 훈화식 교육을 넘어, 인성과 창의성을 고등 교육 및 지역 산업과 연계하는 획기적인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그와 같은 획기적인 대안으로 경상남도가 추진 중인 미래차·방산 등 지역산업 DNA를 교육과 연계하는 ‘G-10 모델’(한국대학신문, 2025년 보도)처럼, 이제는 대학과 시도교육청이 손을 잡고 ‘인성 및 창의성 특별전형’을 교육 벨트화해야 한다. 이 땅에서 매우 흔한 일로 대한민국 교육의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손쉬운 일이다. 확대경을 들이대고 교실의 상처를 들추며 비난의 화살만을 쏘아 대는 것은 지양할 일이다.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얼어붙은 학교 현장을 녹이고 묵묵히 헌신하는 교사와 학교를 응원하는 따뜻한 ‘햇볕’의 시선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
- 기획·연재
- 연재
-
[전재학의 교육칼럼] 무너지는 교실 속에서도 조용히 싹트는 ‘진짜 공교육’의 실태
-
-
[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者, 비천한 ‘놈’과 귀한 ‘분’ 사이… 키질이 걸러낸 인생의 무게
-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우리가 흔히 ‘놈 자(者)’라고 부르는 이 글자는 현대어에서 사람을 낮잡아 이르거나 단순히 대상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쓰인다. 하지만 상나라 후기 금문(金文) 속에 박제된 이 글자의 원형을 발굴해 보면, 그 안에는 땀 흘리는 농부의 ‘키질’과 바닥에 쌓이는 ‘알곡’의 미학이 숨어 있다. ■ 자형의 진실: 키질 끝에 바닥에 남은 ‘진짜’ 금문에 나타난 자(者)의 초기 형태는 자못 역동적이다. 위로는 무언가 흩날리는 점들이 있고, 아래에는 입 구(口)와 닮은 ‘바닥’의 형상이 자리한다. 이는 키질을 할 때 가벼운 쭉정이는 바람에 날려 보내고, 묵직한 알곡들만 바닥(止)에 차곡차곡 모이는 과정을 형상화한 것이다. 즉, 이 글자의 본래 설계도는 “엄격한 선별을 거쳐 바닥에 남은 소중한 결실”을 의미했다. 고대인들에게 ‘자(者)’는 무작위적인 군중이 아니라, 키질이라는 시련을 견디고 살아남은 존재였다. ■ ‘선별된 전문가’와 ‘바닥의 존재’라는 이중성 이 ‘바닥에 모인 알곡’이라는 개념은 사람에게 투영되면서 흥미로운 양면성을 갖게 되었다. 선별된 자(者): 알곡처럼 가려 뽑힌 귀한 존재나 특정 분야의 전문가(학자, 기술자 등)를 뜻한다. 비천한 놈(자): 반대로 사회적 구조의 가장 아래, 즉 ‘바닥’에 머무는 낮은 지위의 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의미로 분화되었다. 하나의 글자 안에 ‘가장 귀한 것’과 ‘가장 낮은 곳’의 의미가 공존하는 셈이다. 이는 인생의 무게가 결국 어디에 머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고대인의 유연한 사고를 보여준다. ■ 도읍(都)과 김치(諸) 속에 흐르는 ‘축적’의 논리 ‘바닥에 모여 쌓인다’는 어원적 맥락은 파생된 한자들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도읍 도(都): 알곡과 같은 지배층과 풍요로운 자원들이 바닥부터 차곡차곡 모여 있는 거대한 중심지를 뜻한다. 모두 제/김치 저(諸): 이 글자가 ‘김치’를 뜻할 때는 김칫독 바닥부터 정성껏 쌓아 올린 상태를 의미한다. 알곡이 바닥에 차오르듯, 시간과 정성이 쌓인 결과물이 곧 ‘저(諸)’였던 것이다. ■ 당신은 어떤 알곡으로 남을 것인가 결국 놈 자(者)는 단순한 지칭어가 아니라, 삶이라는 커다란 키질 속에서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묻는 철학적인 글자다. 바람에 날아가는 가벼운 쭉정이가 될 것인가, 아니면 바닥을 든든하게 채우는 묵직한 알곡이 될 것인가. 수천 년 전 고대인이 키질 끝에 얻은 알곡에서 ‘사람’의 본질을 읽어냈듯, 우리 또한 매 순간 삶의 키질을 하고 있다. 글자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이 ‘선별’과 ‘축적’의 원리를 되새길 때, 비로소 ‘자(者)’라는 글자는 박제된 문자를 넘어 우리 인생의 무게를 다는 저울로 되살아날 것이다. [그림 39] (者) 자의 형성과정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
- 기획·연재
- 기획
-
[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者, 비천한 ‘놈’과 귀한 ‘분’ 사이… 키질이 걸러낸 인생의 무게
-
-
[전재학의 교육칼럼] AI 시대, ‘기술 낙관론’의 후퇴와 기초학력의 역습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최근 대한민국 교육계의 지배적인 언어는 단연 ‘AI’와 ‘디지털 대전환’이다. 이를 반영하듯이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인공지능(AI)이 학생 개개인의 학업 성취도를 분석해 맞춤형 문제를 제공하고, 교실마다 태블릿 PC와 디지털 교과서가 보급되면 해묵은 학력 격차와 사교육 문제가 마법처럼 해결될 것만 같았다. 그동안 몇 해에 걸쳐서 수조 원의 예산이 에듀테크 인프라 구축에 투입되었고, 미래 교육은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보였다. 그러나 2026년 7월 현재, 대한민국 교육 현장의 분위기는 완전히 급반전했다. 화려한 기술적 수사(修辭) 뒤에 가려져 있던 차가운 현실, 즉 ‘사상 최악의 기초학력 붕괴’와 ‘디지털 과의존’이라는 역풍을 정면으로 마주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26년도 주요 업무계획과 예산 편성 추이를 살펴보면, 기술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국가 책임 기초학력 보장’을 정책의 최전면에 다시 배치했음을 알 수 있다. 화려한 미래 기술 낙관론이 교실의 참담한 현실 앞에서 일보 후퇴하고, 교육의 가장 본질적인 ‘기초’가 2026년 교육계의 ‘핫(hot)’한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이러한 학력 붕괴의 주범으로 지목된 것이 바로 과도한 디지털기기 노출이다. 위기감을 느낀 국회는 결국 지난 하반기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하여, 올해 2026년 3월 1일부터 ‘전국 학교 내 학생 스마트폰 사용 원칙적 금지’라는 초강수 제도를 전면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행정규칙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제한을 상위법 개정을 통해 법제화한 것은 그만큼 아이들의 디지털 중독과 교실 붕괴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이의 연계로 지난 7월 1일, 새로운 교육감들이 업무를 시작하면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결제 서류 1호로 경기도 내 초중고에서의 ‘폰-프리(Phone-free) 스쿨’ 선언에 이르렀다. 이는 AI 시대에 학교에서의 소통을 강화하고 학력의 저하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의 일환으로 판단된다.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겠다며 예산을 쏟아붓는 동시에, 한편에서는 스마트폰을 법으로 금지하고 국가기초학력지원포털을 급히 개통하는 모순적인 풍경이 바로 이 시대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라 할 것이다. 이처럼 디지털의 홍수 속에서 무너진 기초학력을 복원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기술을 이기는 ‘기초학력 전담 교원’의 파격적 확장인 인프라 구축이 요구된다. 교육부는 ‘국가기초학력지원포털’을 구축하여 나이스(NEIS)와 연계한 학습 이력 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 모니터 속 데이터와 분석 리포트는 아이들의 무너진 학력을 스스로 메워주지 못한다. ‘수포자 및 ’국포자‘란 용어로 통칭되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교한 알고리즘이 아니라, 자신의 눈을 맞추고 발음을 교정해 주며 끝까지 기다려 주는 ‘인간 교사의 따뜻한 손길’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정론이다. 둘째, ‘질문하는 학교’와 ‘서·논술형 평가’로의 평가 혁신이 시급하다. 기초학력의 붕괴는 단순히 지식의 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정답을 도출해 내는 ‘생각의 근육’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사지선다형, 오지선다형 객관식 시험에 최적화된 기존의 평가 체제 속에서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아이들이 요령만 터득할 뿐, 깊이 있는 인지 능력을 발달시키기 어렵다. 실제로 수능에 고득점을 한 졸업생들은 “고등학교 시절. 문제를 빨리 풀고 익숙해지는 연습만을 무한 반복했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이제 대한민국 교육은 방향타를 거듭 고쳐 잡아야 한다. 한때 국가교육위원회의 권고 사항이었다가 이제는 인권 침해가 아니라고 번복한 스마트폰 압수 제재라는 일차원적 규제를 교육혁명으로 간주하는 수준을 넘어, 아이들이 책장을 넘기며 스스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교실 환경을 시급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화려한 예산안과 차가운 디지털 플랫폼 뒤에 숨지 말고, 교실 현장에서 아이들과 뒹굴며 기초를 닦아줄 ‘교사’라는 휴먼 웨어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공교육의 본령은 모든 아이가 사회적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단단한 지적·정서적 기초를 다져주는 데 있다. 부디 대한민국 교육이 만병통치약처럼 번지는 첨단 기술이라는 미혹에서 벗어나 ‘인간적 성장의 기초’라는 인간 중심의 위대한 본질에 보다 집중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소망하는 마음이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
- 기획·연재
- 연재
-
[전재학의 교육칼럼] AI 시대, ‘기술 낙관론’의 후퇴와 기초학력의 역습
-
-
[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不, 하늘로 못 간 ‘새’가 아니라 수면을 덮은 ‘수련’이다
- [교육연합신문=육구균 칼럼] 우리가 흔히 부정(否定)의 의미로 쓰는 아닐 부(不)자는 한자 공부의 기초 중의 기초다. 허신의 『설문해자』는 이 글자를 "새가 하늘로 날아오르려다 내려오는 모습"이라 풀이했고, 우리는 수천 년간 이 해석을 정답으로 믿어왔다. 하지만 갑골문과 금문이라는 거울에 비춰본 '不'의 진실은 사뭇 다르다. 그것은 새의 날갯짓이 아니라, 수면 위로 잎을 넓게 펼친 수생식물 '수련'의 생명력을 담고 있다. ■ 자형의 진실: 위는 막히고 옆으로 퍼지는 생존 전략 갑골문에 나타난 不의 상단 가로선(一)은 하늘이 아니라 '수면' 혹은 '한계'를 뜻한다. 그 아래로 뻗은 선들은 물속으로 내린 뿌리와 줄기다. 나무처럼 위로 높이 자라는 식물과 달리, 수련이나 마름 같은 부엽식물은 수면에 닿으면 더 이상 위로 자라지 못한다(一). 대신 옆으로 평평하게 잎을 펼치며 수면을 가득 채운다. 즉, "위가 막혀 높이 자라지 못하고(不), 옆으로 넓게 퍼져 나간다"는 생태적 특징이 이 글자의 본래 설계도였다. ■ ‘크다’와 ‘잔’ 속에 살아있는 수련의 형상 이 원리를 대입하면 그간 개별적으로 외워야 했던 한자들이 하나의 맥락으로 꿰어진다. 클 비(丕): 수련 잎이 수면을 가득 덮으며 무성하게 번성한 모습에서 '크다'는 뜻이 나왔다. 임신하여 배가 불룩하게 나온 상태를 배(胚), 풍채가 당당한 것을 비(伾)라 하는 것도 수련 잎처럼 옆으로 부풀어 오른 형상에서 기원한다. 잔 배(杯): 나무(木)로 만든 술잔의 받침이 옆으로 넓고 평평한 수련 잎의 모양을 닮았기에 '不'이 들어갔다. 질경이 부(芣): 땅바닥에 잎을 쟁반처럼 넓게 펼치고 자라는 질경이의 특성을 '풀(艹)+옆으로 퍼짐(不)'으로 완벽하게 묘사했다. ■ 부정(否定)과 왜곡(歪曲), 막힘에서 시작된 의미 그렇다면 왜 '아니다'라는 부정의 뜻이 되었을까. 아닐 부(否)를 보면 답이 나온다. 긍정의 대답이 흘러나와야 할 입(口) 위를 수련 잎처럼 평평한 막(不)이 가로막고 있는 형상이다. 소통이 차단된 상태가 곧 '부정'이 된 것이다. 기울 왜(歪) 역시 "평평해야 할 윗면(不)이 바르지 못하고(正)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직관적인 의미를 전달한다. 수평을 유지해야 할 수련 잎이 기울어진 상태, 그것이 바로 '왜곡'의 본질이다. ■ 권위의 늪에서 상형의 본질로 우리는 오랫동안 『설문해자』라는 거대한 권위에 의존해 한자를 해석해왔다. 하지만 갑골문과 금문이 보여주는 상형의 본질은 훨씬 더 구체적이고 생생한 고대인의 삶을 증언한다. 아닐 부(不)는 단순히 안 된다는 거부의 기호가 아니다. 위로 자랄 수 없는 환경에서도 옆으로 잎을 넓혀 세상을 덮으려 했던 식물의 끈질긴 생존 지혜가 담긴 글자다. 한자의 막힌 혈관을 뚫는 작업은 이처럼 박제된 글자에 푸른 잎사귀를 돋아나게 하는 일과 같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
- 기획·연재
- 기획
-
[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不, 하늘로 못 간 ‘새’가 아니라 수면을 덮은 ‘수련’이다
-
-
[오피니언리더스] 김정용 민족음악원 부산지회장
- [교육연합신문=이정현 기자] 부산에서 전통문화의 계승과 지역사회 봉사에 앞장서고 있는 민족음악원 김정용 부산지회장이 사물놀이를 통해 우리 전통예술의 가치를 알리는 것은 물론, 꾸준한 재능기부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따뜻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김정용 지회장은 전통 타악의 흥과 멋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다양한 공연과 문화행사를 이어오며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힘쓰고 있다. 특히, 그가 이끄는 사물놀이 영도는 뛰어난 연주 실력과 열정으로 부산 곳곳에서 활발한 공연을 펼치며 전통문화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사물놀이 영도는 공연 활동에만 머물지 않고 나눔을 실천하는 봉사단체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매월 한 차례 효송주야간보호센터를 찾아 어르신들을 위한 재능기부 공연을 펼치며, 신명 나는 사물놀이와 전통가락으로 어르신들에게 즐거움과 활력을 선사하고 있다. 공연이 열리는 날이면 문굿과 비나리, 신명 나는 사물놀이 연주가 이어지며 어르신들은 박수를 치고 함께 장단을 맞추는 등 흥겨운 시간을 보낸다. 단순한 공연을 넘어 어르신들과 함께 소통하고 정을 나누는 뜻깊은 봉사활동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정용 지회장은 "전통문화는 함께 나눌 때 더욱 큰 가치가 있다"며, "앞으로도 사물놀이 영도와 함께 문화예술을 통해 지역사회에 희망과 행복을 전하고,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를 다음 세대에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김정용 지회장과 사물놀이 영도의 꾸준한 봉사와 공연은 전통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에 따뜻한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는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의 활동에도 큰 기대를 나타냈다. 전통의 울림과 나눔의 정신을 함께 실천하는 김정용 지회장과 사물놀이 영도의 발걸음은 부산 지역 문화예술 발전과 이웃 사랑 실천의 아름다운 본보기가 되고 있다. ▣ 김정용 사물놀이영도 단장 ㅁ2004년 부산 서대신동 하울사물놀이 창단 ㅁ2007년 부산무형문화재 제6호 부산농악 이수 ㅁ2009년 (사)민족음악원 부산지회 지회장 임명 ㅁ2009년 원광디지털대학교 전통공연예술학과 예술학사 ㅁ2014년 부산무형문화재 제18호 고분도리걸립 이수 ㅁ2015년 세한대학교 전통연회과 대학원 석사 ㅁ2017년 전국사물놀이 경연대회 비나리 부문 대상 수상 ㅁ2021년 사물놀이영도로 개명
-
- 기획·연재
- 오피니언리더스
-
[오피니언리더스] 김정용 민족음악원 부산지회장
-
-
[전재학의 교육칼럼] 인생의 길은 전공이 아니라 도전이 만든다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이 말은 컴퓨터의 선구자 앨런 케이가 한 말로 유명하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어느 대학을 나왔는가?”, “무슨 전공을 했는가?”를 성공의 잣대로 삼는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시대는 이미 달라졌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직업을 바꾸고, 최첨단 기술이 산업의 경계를 허무는 시대에는 전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평생 배우려는 자세와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한성숙 신임 국무총리다. 그녀는 공학도도, 컴퓨터공학 전공자도 아니었다. 숙명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평범한 인문학도였다. 그러나 졸업 후 컴퓨터 전문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누구보다 빠르게 정보기술의 미래를 읽었다. 이후 나눔기술을 거쳐 인터넷 포털 엠파스 창립 멤버로 참여했고, 국내 최초의 '열린 검색' 서비스를 기획하며 인터넷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어 NHN과 네이버에서 검색과 서비스 혁신을 주도했고, 2017년에는 네이버 최초의 여성 대표이사(CEO)에 올랐다. 그녀가 대표로 재직하는 동안 네이버는 웹툰, 간편결제, 인공지능, 글로벌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IT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발탁되었고, 이어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며 기업 경영과 공공행정을 모두 경험하는 보기 드문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한성숙의 인생은 우리에게 묻는다. “전공이 미래를 결정하는가, 아니면 배움이 미래를 결정하는가?” 말이다. 답은 이미 그녀의 삶 속에서 드러났다. 교육학자 존 듀이는 “교육은 삶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삶 그 자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출발점일 뿐이다. 삶은 졸업 후에도 계속 배우는 사람에게 더 큰 기회를 선물한다.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 CEO 가운데도 전공과 직업이 일치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중요한 것은 학과 이름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며, 끊임없이 배우려는 태도이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과거 기술자가 아니었지만 기술을 이해했고, 경영학도가 아니었지만 조직을 성장시켰으며, 정치인이 아니었지만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자리까지 나아갔다. 이것이 바로 융합형 인재가 갖는 힘이다.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꿈이 무엇이냐?"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평생 무엇을 배우며 살아갈 것인가?”이다. 직업은 바뀔 수 있다. 산업도 바뀐다. 그러나 배우는 사람은 어느 시대에서도 살아남는다. 이 시대 최고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스스로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 교육도 이제는 정답을 빨리 맞히는 학생보다 새로운 질문을 던질 줄 아는 학생을 길러야 한다. 대학 입시를 위한 암기보다 세상을 바꾸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지식을 저장하는 사람보다 지식을 연결하는 사람이 더 큰 가치를 만든다. 한성숙 국무총리의 성공은 개인의 영광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것은 대한민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하나의 이정표다. 오늘의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영문학을 전공했다고 영어만 해야 하는 시대는 끝났다. 지방대 출신이라고 꿈을 포기할 이유도 없다. 실패했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결론은 배우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은 언제든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다는 진리다. 교육은 직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드는 일이다. 사람다운 사람이 많아질 때 사회는 발전하고, 그런 사람이 혁신을 이끌 때 국가는 미래를 얻는다. 이제 우리는 조용하지만 강한 교육적 메시지를 얻었다. “전공은 출발선일 뿐, 목적지는 스스로 배우는 사람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오늘날 우리의 청년들은 고용 절벽의 시대를 살아간다. 온갖 스펙으로 실력을 갖추었지만 40만~70만 명의 청년들이 아무 하는 일도 없이 그냥 쉬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 어렵게 살아 온 순간의 삶과 축적한 지식, 실력을 그대로 사장시킬 수는 없지 않은가? 대학에서의 전공은 하나의 경우일 뿐이다. 인생의 길은 전공이 아니라 도전이 만든다는 사실을 이 글의 주인공의 삶을 통해 느끼고 모델로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바라는 마음이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교육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
- 기획·연재
- 연재
-
[전재학의 교육칼럼] 인생의 길은 전공이 아니라 도전이 만든다
-
-
[김홍제의 목요칼럼] 교사를 바라보는 교실에서 토론과 질문 중심의 교실로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한국 학생은 하루 대부분을 교실에서 보낸다. 교실은 여전히 산업화 시대의 질서와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여러 차례 바뀌었다. 디지털 교과서도 도입했고, 인공지능 교육도 시작했다. 하지만 반세기 전과 크게 변하지 않은 풍경이 있다. 교사는 칠판 앞에서 설명하고 학생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듣는다. 정해진 진도가 가장 중요하다. 질문은 시간을 늦추는 변수이고, 토론은 진도를 마친 뒤에나 가능한 사치이다. 질문이 사라진 교실에서 자란 아이들은 토론보다 침묵에 익숙하다. 설득과 이해보다 승부와 경쟁에 익숙해졌다. 학교에서 의견이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지 못한 사회는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갈등을 증폭시킨다. 민주주의는 투표장만이 아닌 교실에서 시작한다. 인간성은 교과서로만 길러지지 않는다. 공감은 대화할 때 자라고, 책임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배우며, 배려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끝까지 들어 보는 경험 속에서 형성된다. 교육은 지식을 전달하는 기술이 아니다. 사람을 성장시키는 문화이다. 그런 문화는 설명보다 대화에서, 경쟁보다 협력에서 꽃핀다. 국가 경쟁력도 예외가 아니다. 새로운 문명과 혁신도 언제나 한 사람의 질문에서 출발했다. 교실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교실의 방향을 칠판이 아니라 학생에게 돌려야 한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이야기이다. 지금은 공개수업을 하거나 마무리 활동을 할 때만 이러한 학습 형태를 보여주기 위주로 한다. 하지만 거꾸로 학생토론중심 구조가 항시적이고 전체 공유가 필요할 때는 일시적으로 교사 중심 방향이어야 한다. 수업은 토론이 일상화된 학습 구조와 체계가 필요하다. 책상은 언제든 네다섯 명이 마주 앉아 토론할 수 있는 구조로 준비하여야 한다. 교사의 자리는 교실의 중심이 아니라 배움을 연결하는 자리여야 한다. 학생들은 설명을 듣는 시간이 아니라 질문하고 토론하는 시간이 수업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하루 한 시간이라도 ‘질문과 토론'이 모든 교과에서 자연스럽게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실이 된다면 학교의 문화는 역동적으로 살아 있는 공간으로 달라질 것이다. 교육과정에서 사고할 시간을 확보해 주어야 한다. 평가의 기준도 바꾸어야 한다. 정답을 얼마나 맞혔는가보다 어떤 질문을 만들었는지, 어떤 근거로 자신의 생각을 설명했는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어떻게 존중하며 토론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교사에게 수업을 연구할 시간을 돌려주어야 한다. 질문 중심 수업은 훨씬 많은 준비와 성찰을 요구한다. 교육개혁은 교사의 희생이 아니라 국가의 투자로 이루어진다. 교실 풍경이 바뀌지 않는 한 교육은 바뀌지 않는다. 교육이 바뀌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도 바뀌지 않는다. 학생이 교사를 바라보는 교실에서 벗어나 서로를 바라보는 교실. 정답을 외우는 교실이 아니라 질문을 만드는 교실. 결국 '질문과 토론' 교육 방식은 ’인간다움의 회복‘을 위한 길이다. 이 길은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바뀌어야 한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
- 기획·연재
- 연재
-
[김홍제의 목요칼럼] 교사를 바라보는 교실에서 토론과 질문 중심의 교실로
-
-
[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寧, 메주가 익어가는 ‘뜨락’에서 찾은 진정한 안녕(安寧)
-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우리는 무사히 잘 있는 상태를 안녕(安寧)이라 묻는다. 여기서 편안할 녕(寧)자는 흔히 마음(心)이 편안한 상태로 풀이되곤 한다. 하지만 한자의 가장 오래된 모습인 갑골문과 금문을 추적해보면, '안녕'의 실체는 추상적인 마음의 상태가 아니라, 집안 깊숙한 곳에서 구수한 메주가 익어가는 '물질적 풍요'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 ‘丁(정)’의 비밀: 깊숙이 박히고 쌓이는 생명력 저(宁·貯)와 녕(寧)의 자형을 관통하는 핵심 요소는 못 정(丁)자다. 오늘날에는 ‘못’으로 쓰이지만, 본래는 무언가 ‘깊숙이 박히는 것’ 혹은 ‘단단하게 채워진 덩어리’를 뜻한다. 이 ‘덩어리’가 집(宀) 안의 그릇(皿)에 담겨 있는 모습이 바로 녕(寧)의 원형이다. 그렇다면 고대인의 집안 그릇에 담긴 그 단단한 덩어리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우리 민족의 생명줄과 같았던 메주다. ■ 메주를 ‘쌓고(貯)’, 기운을 ‘띄우는(宁)’ 공간 흥미롭게도 우리말에서 마당을 뜻하는 ‘뜰’이나 ‘뜨락’은 메주를 ‘띄우는’ 공간과 그 궤를 같이한다. 쌓을 저(貯): 메주를 차곡차곡 깊숙이 쌓아 갈무리하는 행위다. 뜰 저(宁): 발효를 통해 메주의 기운이 위로 몽글몽글 떠오르는 과정을 담고 있다. 결국, 녕(寧)은 잘 띄운 메주가 집안 가득 쌓여 있는 풍경이다. 『설문해자』 시기에 이르러 ‘마음 심(心)’이 추가되며 철학적 의미로 변모했지만, 본래의 안녕은 “먹거리가 곳간에 가득 차 몸과 마음이 든든한 상태”를 의미했던 것이다. ■ 문화의 뿌리로 복원하는 문자의 생명력 이처럼 한자의 원형을 추적하는 과정은 단순한 문자 해독을 넘어 우리 문화의 뿌리를 복원하는 일이다. 우리 민족만이 공유하는 ‘메주를 띄우다’라는 감각을 통할 때, 비로소 寧(녕)이라는 글자에 흐르는 막힌 혈관이 뚫린다. 집안의 뜨락에서 메주가 잘 익어가는 소리를 듣는 가장(家長)의 마음, 그것이 바로 고대인이 정의한 진정한 ‘편안함’이었다. ■ 풍요가 뒷받침된 평화 현대 사회에서 ‘안녕’은 지나치게 심리적인 위안으로만 치부되곤 한다. 하지만 寧의 원형이 보여주듯, 진정한 평화는 삶을 지탱하는 구체적인 풍요(메주)가 곁에 있을 때 완성된다. 오늘날 우리의 ‘뜨락’에는 무엇이 익어가고 있는가. 수천 년 전 메주 덩어리에서 평안을 읽어냈던 선조들의 통찰을 빌려온다면, 우리의 안녕 또한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의 소중한 먹거리와 온기 속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
- 기획·연재
- 기획
-
[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寧, 메주가 익어가는 ‘뜨락’에서 찾은 진정한 안녕(安寧)
-
-
[최윤용의 100세 칼럼] 피부로 드러나는 전신 염증의 신호 건선, 한의학적 접근을 통한 면역 불균형 정상화
- [교육연합신문=최윤용 기고] 1. 단순한 피부 질환이 아닌 전신 면역 질환, 건선 - 건선(psoriasis)은 단순한 표피의 문제를 넘어,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 그리고 면역 체계의 조절 장애가 복합적으로 얽혀 발생하는 전신 염증성 질환입니다. 임상적으로는 경계가 뚜렷한 붉은 반점 위에 은백색의 두꺼운 각질이 덮이는 것이 특징이며, 심한 가려움과 통증을 동반합니다. 병태생리학적으로 건선의 핵심은 선천성 및 적응성 면역 체계의 비정상적인 활성화, 특히 IL-23/Th17 축(axis)의 조절 이상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수지상세포 등에 의해 분비된 인터루킨-23(IL-23)은 Th17 세포의 분화와 생존을 촉진하며, 활성화된 Th17 세포는 IL-17을 비롯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과다 분비합니다. 이러한 염증 매개체들은 각질형성세포의 비정상적인 증식을 유발하고 염증 반응을 지속시켜 건선 특유의 두꺼운 각질 판을 형성하게 만듭니다. 2. 기존 약물 치료의 한계와 새로운 대안의 필요성 - 현재 건선 치료에는 국소 스테로이드제, 비타민 D 유사체와 같은 바르는 약부터 메토트렉세이트(MTX), 사이클로스포린 등의 전신 면역억제제, 그리고 특정 염증 경로를 차단하는 생물학적 제제(Biologics)가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IL-17이나 IL-23을 표적으로 하는 최신 생물학적 제제는 중증 건선 환자에게서 피부 병변을 개선하는 단기적 효과가 입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이같은 합성약물 치료만으로 모든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생물학적 제제는 높은 치료 비용으로 인해 환자의 접근성이 떨어지며, 장기 사용 시 약물 내성이 발생하거나 효능이 감소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기존에 널리 활용되어오던 전신 면역억제제는 간독성이나 골수 억제와 같은 부작용의 위험을 동반하며, 국소 스테로이드제의 장기 사용은 피부 위축이나 모세혈관 확장과 같은 비가역적인 손상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약물 투여를 중단할 경우 높은 확률로 증상이 재발한다는 점은, 증상 완화를 넘어선 근본적인 면역 항상성 회복과 관련한 새로운 치료 전략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3. 건선과 밀접하게 얽힌 '전신 대사 증후군'과 '장-피부 축' - 최근 학계에서는 건선을 단순한 피부병이 아닌 심혈관계 질환, 비만, 대사 증후군, 염증성 장질환 등과 동반되는 전신 질환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건선 환자의 체내에서 지속되는 만성 염증은 혈관 내피세포 기능 장애를 유발하여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근래의 여러 연구들을 통해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피부의 염증성 질환에 기여한다는 '장-피부 축(Gut-skin axis)' 이론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장내 점막 장벽의 기능이 저하되면 미생물이나 대사 산물이 혈류로 유입되어 전신 염증 반응을 촉발하고, 이는 다시 Th17 세포 분화와 IL-17 발현을 통해 건선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듭니다. 이는 건선 치료가 피부 표면에 국한되어서는 안 되며, 체내 대사 및 면역, 장내 환경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이 필수적임을 말해줍니다. 4. 건선에 대한 효과적 대안: 침, 뜸, 한약 치료의 현대 과학적 근거 - 최근 기존 약물 치료의 효과를 보완하고, 전신 면역 체계의 종합적 안정을 도모하는 한의학적 치료가 효과적인 대안으로 조명받고 있으며, 다양한 현대 과학적 연구를 통해 그 효과와 작용 기전이 검증되고 있습니다. 먼저, 널리 활용되는 약물인 전신면역억제제인 메토트렉세이트에 전침(Electroacupuncture)을 병행한 치료는 피부 병변과 염증을 기존 약물 단독 치료보다 더욱 강력하게 완화하는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 연구에 따르면 전침 치료는 피부와 림프절에서 병원성 Th17 세포의 비율을 낮추고, 반대로 면역 반응을 진정시키는 조절 T 세포(Treg)의 빈도를 현저히 증가시켜 Th17/Treg 면역 균형을 회복시킨다고 합니다. 또한, 뜸(moxibustion) 치료는 건선 병변에서 세포 증식 및 발판 단백질 합성을 감소시키고, 혈관의 비정상적인 과다 증식을 억제하며, IL-8, IL-17A, IL-23과 같은 전염증성 인자의 발현을 뚜렷하게 낮추는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한편, 건선은 면역계의 이상, 피부 세포의 과증식, 비정상적인 혈관 신생, 그리고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복합 질환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다중 경로(multi-pathway)를 동시에 조절하는 한약 치료의 장점이 발휘될 수 있습니다. 각종 피부 질환에 널리 활용되어온 여러 한약 처방의 활성 성분은 여러 병리 표적에 대한 동시조절 기전을 통해 건선을 치료합니다. 예를 들어, 커큐민(curcumin), 바이칼린(baicalin) 등의 성분과 다수의 한약 처방이 NF-kB, MAPK, PI3K/AKT 및 IL-23/IL-17 신호 전달 경로를 동시에 억제하여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차단하고 각질형성세포의 과다 증식을 막아주는 효과가 규명되어 있습니다. 더 나아가, 복합 한약 처방은 피부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그치지 않고 '장-피부 축(Gut-skin axis)'에 작용하여 무너진 장내 유익균의 다양성을 회복시키고 전신 대사 장애를 바로잡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살펴보신바와 같이 한의 치료는 면역 조절, 항염증, 혈관 신생 억제, 장내 미생물 환경 개선 등 신체 전반의 불균형을 총체적 관점에서 바로잡는 효과에 대한 다양한 과학적 근거가 갖춰져 있습니다. 5. 약물 의존을 줄이는 일상 속 건선 자가 관리법 - 성공적인 건선 관리를 위해서는 임상적 치료와 더불어 환자 스스로의 생활 습관 및 식단 교정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합니다. •지중해식 식단: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과일, 채소, 통곡물을 강조하는 지중해식 식단은 강력한 항염증 효과가 있습니다. 이 식단에 풍부한 오메가-3 고도불포화지방산과 폴리페놀은 전신 염증을 조절하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데 유익합니다. •체중 감량 및 저칼로리 식단: 비만은 건선의 진행 및 중증도 악화와 강한 인과관계가 있습니다. 과체중 또는 비만인 건선 환자가 저칼로리 식단을 통해 체중을 감량할 경우, 건선 중증도 지수(PASI)가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기존 치료에 대한 반응률이 높아집니다. •간헐적 단식: 식사와 단식 시간을 조절하는 간헐적 단식은 아디포넥틴 분비를 증가시켜 국소 및 전신 염증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 임상 관찰에서도 한 달간의 간헐적 단식이 건선 환자의 PASI 점수를 유의하게 낮춘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글루텐 프리 식단: 셀리악병을 동반하거나 항글리아딘 항체(antigliadin antibodies)에 양성 반응을 보이는 건선 환자의 경우, 글루텐 프리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건선 중증도 감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건선은 평생에 걸쳐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며 삶의 질을 위협합니다. 전신의 면역 균형을 다스리고 피부의 과도한 염증 반응을 진정시키는 과학적 한의 치료와 올바른 식이 관리를 병행한다면, 붉은 반점과 각질의 고통에서 벗어나 건강한 피부로 한걸음 더 다가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문헌 (References) 1.Prema SS, Shanmugamprema D. Systemic Psoriasis: From Molecular Mechanisms to Global Management Strategies. Clin Rev Allergy Immunol. 2025 Aug 7;68(1):79. doi: 10.1007/s12016-025-09089-4. 2.Leung A, Kranyak A, Marquez-Grap G, Bhutani T. Nutrition and Psoriasis: The Latest Evidence and How to Approach Nutrition in Clinical Practice. Am J Clin Dermatol. 2026 Jan;27(1):9-16. doi: 10.1007/s40257-025-00992-2. 3.Morrow S, Hawkins P, Griffiths CEM, Tektonidis TG, Harriss E, Scragg J, Jebb S. Impact of weight-loss interventions on psoriasis severity: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 Eur Acad Dermatol Venereol. 2026 Jun;40(6):980-993. doi: 10.1111/jdv.70247. 4.Armstrong AW, Nong Y, Merola JF. Systemic Pharmacological Treatments for Chronic Plaque Psoriasis. JAMA Dermatol. 2026 May 1;162(5):525-526. doi: 10.1001/jamadermatol.2026.0200. 5.Huang F, Zhang T, Li B, Wang S, Xu C, Huang C, Lin D. NMR-based metabolomic analysis for the effects of moxibustion on imiquimod-induced psoriatic mice. J Ethnopharmacol. 2023 Jan 10;300:115626. doi: 10.1016/j.jep.2022.115626. 6.Liu H, Chen Y, Xu S, Chen H, Qiu F, Liang CL, Mo X, Liu J, Lu C, Dai Z. Electroacupuncture and methotrexate cooperate to ameliorate psoriasiform skin inflammation by regulating the immune balance of Th17/Treg. Int Immunopharmacol. 2024 Oct 25;140:112702. doi: 10.1016/j.intimp.2024.112702. 7.Gamus D, Shoenfeld Y. Acupuncture therapy in autoimmune diseases: A narrative review. Autoimmun Rev. 2025 Jan 31;24(2):103709. doi: 10.1016/j.autrev.2024.103709. 8.Jo HG, Seo J, Jang B, Kim Y, Kim H, Baek E, Park SY, Lee D. Integrating network pharmacology and experimental validation to advance psoriasis treatment: Multi-target mechanistic elucidation of medicinal herbs and natural compounds. Autoimmun Rev. 2025 Jul 31;24(8):103836. doi: 10.1016/j.autrev.2025.103836. 9.Feng W, Liu H, Liang CL, Huang H, Chen Y, Dai Z. Immunoregulatory effects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and its ingredients on psoriasis. Int Immunopharmacol. 2025 Jun 26;159:114896. doi: 10.1016/j.intimp.2025.114896. ▣ 최윤용 ◇큰나무한의원 대표원장 ◇ (주)으뜸생약 대표이사
-
- 기획·연재
- 기획
-
[최윤용의 100세 칼럼] 피부로 드러나는 전신 염증의 신호 건선, 한의학적 접근을 통한 면역 불균형 정상화
-
-
[오피니언리더스] 강현순 수어통역사, '아름다운 동행'
-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언어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소통의 수단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들리는 데 어려움이 있는 이들이 있으며, 이들에게 수어는 또 하나의 소중한 언어이자 삶의 창이다.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현순 수어통역사는 오랜 세월 수어통역과 교육활동을 통해 농인(DEAF)과 일반인 사이의 소통을 이어오며 지역사회 통합과 장애인 인권 증진에 앞장서고 있다. 강 통역사는 2007년 국가공인 수어통역사 자격을 취득한 이후 현재까지 수어통역 분야에 헌신해 왔으며, 2009년부터 KBS 부산방송총국 뉴스 수어통역사로 활동하면서 각종 재난·안전정보와 주요 뉴스를 농인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부산농아인협회 수어통역사 양성과정 강사, 부산예술대학교 수어 강사, 평생학습관 및 시민대학 강사 등으로 활동하며 수어 교육의 저변 확대와 전문 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학교와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을 펼치며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고 서로를 이해하는 포용문화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강현순 통역사는 수어통역사로서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따뜻한 봉사와 나눔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다. 각종 복지기관과 공공행사, 장애인 관련 프로그램에서 재능기부 형식의 수어통역 봉사를 이어오며 정보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왔다.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든 달려가 소통의 다리를 놓는 그의 모습은 지역사회에 깊은 감동을 전하고 있다. 현재 UNPEC 사회적협동조합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장애인 권익 증진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 제언, 국제 교류 협력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2026년부터 화신사이버대학교 비교과프로그램 수어 강사로 활동하며 미래 세대를 위한 수어 교육과 인식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수어는 단순한 손동작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공용어이자 농인의 언어이며 문화”라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헌신적인 활동은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2024년 기장군민대학 우수강사로 선정됐으며, 부산광역시 서구청장 표창을 수상했다. 이어 2025년에는 부산광역시장 표창을 수상하는 등 전문성과 봉사정신을 높이 평가받았다. 정보 접근권이 곧 기본권으로 인식되는 시대에 수어통역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재난 상황과 공공정보 전달 과정에서 수어통역은 농인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강현순 수어통역사는 오늘도 방송 현장과 교육 현장, 그리고 지역사회 곳곳에서 수어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있다. 그의 손끝에서 전해지는 언어는 단순한 통역을 넘어 이해와 배려,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로 이어지고 있다. 소통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다. 그리고 그 힘을 가장 따뜻하게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강현순 수어통역사다. 수어를 통해 세상과 사람을 잇고, 봉사와 나눔으로 지역사회를 밝히는 그의 아름다운 동행은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포용사회의 미래를 비추는 희망의 등불이 되고 있다. ▣ 강현순 ◇ 고신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복지학 실천 박사 수료 ◇ KBS부산방송총국 뉴스 수어통역 ◇ 부산지역 국회의원선거 및 지방선거 토론회 수어통역 ◇ 부산지방법원 위촉 수어통역사 ◇ UNPEC 사회적협동조합 자문위원 ◇ 화신사이버대학교 비교과프로그램 수어 강사
-
- 기획·연재
- 오피니언리더스
-
[오피니언리더스] 강현순 수어통역사, '아름다운 동행'
-
-
[전재학의 교육칼럼] 대학 간판을 떨쳐낸 SK하이닉스, 그럼 학교는 무엇을 해야 하나?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 시대를 지배할 인류의 생존 조건으로 아주 독특한 “3대 근육”을 제시했다. 그것은 헬스장의 바벨을 들라는 게 아니라, 미래 인재가 반드시 탑재해야 할 “세 가지 정신 근육”이다. 첫째, ‘생각 근육’으로 AI에게 제대로 질문하고 답을 융합하는 비판적 사고력이다. 둘째, ‘적응 근육’으로 기술 격변의 파도 속에서 빛의 속도로 변신하는 유연성이다. 셋째, ‘공감 근육’으로 기술에 인간성을 불어넣고 타인과 연대하는 소통 능력이다. 이 발언이 떨어지기 무섭게, AI 반도체의 심장인 SK하이닉스가 전격적인 행동에 나서 신입사원 채용에서 수십 년간 당연시되던 ‘4년제 학사 학위 이상’이라는 학력 제한을 전면 폐지했다. 즉, 고졸이든 대학 중퇴든 상관없이, 최 회장이 말한 3대 근육만 짱짱하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한민국 최고의 일터로 채용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는 그동안 말로만 “학벌 철폐”를 외치던 사회에 던진 거대한 폭탄이자, 대학 간판만 믿고 안주하던 교육계의 뒤통수를 사정없이 내려친 유쾌한 인간 승리 선언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안타까운 과거를 기억하고 있다. 30년 전 삼성 그룹은 이미 학벌 철폐의 선도자로서 발걸음을 떼었고 공공기관에서도 이력서에 출신 학교를 가리는 ‘블라인드 채용’에 들어갔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또 다른 ‘불공정’ 논란에 휩싸였다. 즉, 이력서에서 간판을 지웠더니, 제한된 시간 내에 눈에 띄는 ‘말만 번지르르한 지원자’나 ‘고액 사교육으로 떡칠된 외부 스펙자’가 합격하는 왜곡이 발생한 것이다. 밤낮 코피 쏟아 명문대에 간 학생들은 “내 학창 시절의 성실함을 증명할 기회조차 빼앗겼다”며 역차별을 호소했고, 일부 기관에서는 주관적 평가 개입으로 비리의 온상이 되기도 했다. 하이닉스의 이번 결단이 본격적인 ‘학벌 철폐’와 ‘인재 혁명’으로 이어지려면, 이제 학교 교육의 판 자체를 새로 짜는 획기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 첫째, ‘생각 근육’ 단련을 위해 오픈 AI ‘피신(Piscine)’ 프로젝트의 운영이다. 프랑스의 혁신적인 IT 교육기관인 ‘에꼴 42(Ecole 42)’에는 교수도, 교재도, 주입식 시험도 없다. 오직 동료들과 한 달간 맨땅에 헤딩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피신(Piscine, 수영장)’이라는 서바이벌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의 진짜 역량을 길러내고 있다. 우리의 학교 평가 기준도 ‘암기한 정답’이 아니라, AI에게 어떤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힌트를 얻고, 이를 어떻게 자신만의 논리로 융합하는가의 과정이어야 한다. 둘째, ‘적응 근육’ 단련을 위해 ‘학년 팝업(Pop-up :경계 파괴)’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 오토매틱(Automattic)은 채용 전, 지원자들에게 몇 주간 실제 직무와 유사한 프로젝트를 맡겨 이들이 새로운 툴과 변화하는 환경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는지를 검증한다고 한다. 교육도 이 방식을 적용해 아침에는 로봇 공학 프로젝트를 하다가, 오후에는 기후변화 뮤지컬을 제작하는 식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학년의 경계를 넘어 매번 바뀌는 동료와 낯선 과제 속에서 뒹굴어봐야, 어떤 위기가 와도 카멜레온처럼 ‘적응 근육’이 생긴다는 사고에 근거한 것이다. 셋째, ‘공감 근육’ 단련을 위해서 ‘동료 평가(Peer Review)’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전기차 기업 테슬라(Tesla)는 인재를 뽑을 때 아무리 천재라도 독불장군이거나 팀워크를 해치는 자는 가차 없이 탈락시킨다고 한다. 철저히 동료들의 다면 평가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제 학교 성적표에서 교사의 주관적 평점이나 줄 세우기식 등급을 지워야 한다.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서로의 협업 태도와 인성을 평가하는 동료 평가 시스템을 공교육 성적의 핵심 지표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청(소)년들이 스펙 성형외과를 찾아다니며 자소서에 넣을 형식적인 위장 줄글을 만드느라 청춘을 낭비하는 대신, 매일 아침 자신만의 ‘생각과 적응, 그리고 공감’을 키울 아령을 들어 올리는 학교, SK하이닉스가 던진 학벌 철폐의 공을 받아 안는 학교로의 구습 타파 ‘인재 양성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작년 고1 학생 1만 명이 넘게 자퇴한 우리의 학교는 아이들의 책가방 속에 스트레스 유발의 시험지만 잔뜩 넣어 주었기 때문이다. 대신 ‘미래를 살아갈 단단한 근육’ 즉, ‘삶의 힘’을 기르는 교육으로 전환할 때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
- 기획·연재
- 연재
-
[전재학의 교육칼럼] 대학 간판을 떨쳐낸 SK하이닉스, 그럼 학교는 무엇을 해야 하나?
-
-
[구본희 반려詩選] 봉선화 물들이기
- [교육연합신문=구본희詩選] 봉선화 물들이기 구순 앞둔 아버지, 옥상 봉선화를 따 말려 절구에 정성스레 찐다. 이순 앞둔 딸, 손가락과 발가락에 꽃을 올리고 어머니는 실로 살며시 묶는다. 딸의 고운 모습에 모녀는 함께 웃는다. 붉은 꽃비처럼 사랑이 번져간다. 노을빛 속, 시간은 살짝 눈길을 보낼 뿐 지금, 이 순간, 눈물 나도록 아름답다. ▣ 구본희 ◇ 前인천국제고등학교 교장
-
- 기획·연재
- 연재
-
[구본희 반려詩選] 봉선화 물들이기
-
-
[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Remembering the sacrifices at the War Memorial of Korea
- [교육연합신문=이채원 학생기자] Seoul is a city that looks toward the future, driven by innovation, technology, and rapid development. Yet beneath its modern skyline are places dedicated to remembering the struggles that shaped the nation. Among them, the War Memorial of Korea stands as a powerful reminder of the sacrifices made to protect the country’s freedom and peace, representing the famous quote often associated with the Korean War, “Freedom is not free.” Located in Yongsan, the War Memorial of Korea is one of the nation’s most significant historical museums. Opened in 1994 on the site of the former army headquarters, the museum was established to preserve Korea’s military history and honor those who served during times of conflict. Through its extensive collections and memorial spaces, it offers visitors the opportunity to better understand the hardships of war and the value of peace, especially with the anniversary of the Korean War on June 25. The museum’s exhibitions span thousands of years of Korean history, beginning with ancient warfare and continuing through the modern era. Displays of weapons, armor, military uniforms, and historical artifacts illustrate how Korea’s defense evolved over time. Interactive exhibits and detailed explanations allow visitors to explore not only the technology of warfare but also the historical events that shaped the nation. One of the museum’s central focuses is the Korean War, a conflict that forever changed the Korean Peninsula. Through photographs, personal belongings, military equipment, and multimedia presentations, visitors gain insight into the experiences of soldiers and civilians during the war. Rather than presenting history through dates and statistics alone, these exhibits highlight the human cost of conflict and the resilience of those who endured it. Outside the museum, visitors can walk through an expansive outdoor exhibition featuring tanks, fighter aircraft, helicopters, naval vessels, and other military vehicles used throughout Korea’s history. Nearby, memorial monuments engraved with the names of fallen service members offer a quiet space for reflection and remembrance. Today, the War Memorial of Korea serves as more than a military museum. It is an educational institution that encourages visitors to learn from the past while appreciating the peace enjoyed today. By preserving historical records and personal stories, the museum helps ensure that future generations understand the consequences of war and the importance of preventing its recurrence. In a city that continues to move forward, the War Memorial of Korea reminds visitors that progress is built upon the sacrifices of those who came before. Remembering the past inspires a deeper appreciation for peace and a stronger commitment to protecting it for generations to come.
-
- 기획·연재
- 청소년국가유산지킴이 기자단
-
[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Remembering the sacrifices at the War Memorial of Korea
-
-
[전재학의 교육칼럼] 교육의 ‘정치적 면역계’를 구축하자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우리는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시 제도를 뜯어고치고, 교육 거버넌스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위원회와 기구를 신설하는 등 주로 ‘제도적 외과 수술’에 매달려 왔다. 하지만 아무리 법률을 바꾸고 구조를 개편해도, 적대적 거대 양당 정치라는 강력한 구조는 교실이라는 공간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선거철만 되면 교육 현장은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가장 자극적인 실험실로 전락하곤 했음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정치가 교육을 지배하는 이 고질적인 증세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외과적 수술을 넘어, 교육 현장 스스로가 정치적 외풍을 이겨내는 자체적인 ‘면역계(Immune System)’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제도나 정치인의 선의(善意)에 기대는 독립이 아니라, 교실 내부의 체질을 바꾸어 정치가 감히 침투할 수 없도록 만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라 할 것이다. 과거 우리가 거시적인 제도 개혁에만 매몰되어 있는 사이, 정작 교육의 미시적 생태계는 심각하게 오염되어 왔다. ‘교육 현장의 정책 수용도’ 연구에 따르면, 상향식(Top-down)으로 하달되는 정치권발 교육 정책이 학교 현장에 안착하는 비율은 매우 낮으며, 오히려 교사들의 교육과정 편성 자율권을 침해하여 공교육 전반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OECD 교육 지표에서도 교육의 자율성과 전문성이 확보된 국가일수록 정치적 변화와 무관하게 일관된 교육 성과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 정치가 교육을 흔들 때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교실이다. 표를 의식한 정치인들이 쏟아내는 단기적 성과 위주의 공약들은 학교를 장기적인 안목이 실종된 ‘피로 사회’로 만들 뿐이다. 이에 우리는 제도적 독립을 넘어, 정치의 논리가 교실 문턱에서 스스로 차단되도록 만드는 획기적인 실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교육과정의 ‘블록체인(Blockchain)화’를 통한 정책 불변성 확보다. 중앙정부나 정치권이 교육과정을 손쉽게 주무르지 못하도록, 국가 교육의 핵심 뼈대를 분산형 시스템인 ‘블록체인’처럼 상호 검증 구조로 묶어야 한다. 지역 사회, 현장 교사, 학부모, 그리고 학계가 공동으로 승인한 교육의 핵심 가치와 장기 로드맵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단독으로 수정할 수 없도록 설계해야 한다. 이는 정치가 교육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합의체만이 교육을 진화시킬 수 있는 안전한 ‘잠금장치’라 할 것이다. 둘째, 진영 논리를 파쇄하는 ‘메타-비판(Meta-Critical) 사고’의 훈련이다. 정치인들이 교육을 도구로 삼는 이유는 대중이 진영 논리에 쉽게 휩쓸리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특정 정치적 이념을 가르치는 대신, “왜 저 정치인은 저런 주장을 할까?”, “저 공약 뒤에 숨은 이해관계는 무엇인가?”를 스스로 분석하는 ‘미디어 및 정치 리터러시’ 수업의 강화가 필요하다. 정치적 수사와 선동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갖춘 아이들 앞에서는, 어떤 정치인도 교육적 야합이 불가할 것이다. 이는 핀란드의 체계적인 ‘가짜 뉴스’ 판별 교육과 같은 맥락이다. 셋째, 세대의 서사로 이념의 독소를 녹이는 ‘격대(Gyeok-dae)교육’의 구조화이다. 정치적 이념은 대개 동시대의 갈등을 먹고 자라지만, 세대를 뛰어넘는 역사적 경험은 갈등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이는 현대의 이념 대립으로 얼룩진 교과서 밖으로 나와, 아이들이 격동의 한국사를 온몸으로 관통해 온 조부모 세대의 서사를 직접 채록하고 아카이브로 구축하는 프로젝트라 할 것이다. 정치인의 외침이 아닌, 평범한 이웃이자 가족인 조부모 세대의 날 것 그대로의 삶의 궤적을 마주할 때, 아이들은 인위적으로 가공된 진영 논리를 초월해 연대감과 따뜻한 인성의 가치를 체득하게 될 것이다. 이제 세계의 미래 교육의 도도한 흐름은 이미 정부 중심의 규제에서 벗어나, 학습자 스스로가 삶의 주체로 우뚝 서는 교육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는 정치가 교육을 걱정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말이다. 이제는 교육이 정치의 미성숙함을 걱정하고, 이를 치유할 인재를 길러내야 할 때다. 5년마다 반복되는 정치적 요요현상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교실 내부의 면역력을 키워 굳건한 교육의 자존감을 세워야 한다. 정치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깊고 단단한 사유의 숲을 아이들의 내면에 심어주는 것, 그것이 우리의 가장 혁신적인 교육 자율성의 확보라 할 것이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
- 기획·연재
- 연재
-
[전재학의 교육칼럼] 교육의 ‘정치적 면역계’를 구축하자
-
-
[김홍제의 목요칼럼] 교사 10명 중 9명이 무혐의인 아동학대 신고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 10명 중 9명이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다.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이다. 자녀가 그 억울한 교사라면 그 상황에서 누가 분노하지 않겠는가. 교직을 떠나고 싶다는 통계 증가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는 순간 교사의 일상은 마비된다. 정당한 교육활동 중에 발생한 사건으로 신고를 당했는데 혼자 대응해야 한다는 고립감, 형사 절차와 수사에 대한 부담과 수치심, 낙인 효과를 교사는 가장 힘들어한다. 통계에 따르면 교사를 대상으로 한 아동학대 신고 가운데 상당수가 수사와 조사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고 있다. 일부 조사에서는 신고된 교사 10명 중 9명 가까이가 혐의없음이나 불송치, 불기소로 사건이 종결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 안에는 몇 달, 때로는 몇 년 동안 범죄 혐의자로 살아야 했던 교사들의 지난한 고통이 담겨 있다.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거짓 비난은 칼보다 깊은 상처를 남긴다”고 말했다. 아동학대는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제는 신고의 문턱은 낮아졌지만 허위·과장 신고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제도적 보완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부 학부모는 생활지도나 훈육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아동학대 신고로 대응하는 경우가 있다. 교사의 교육적 지도가 곧바로 범죄 혐의로 연결되는 현실은 교육의 본질을 흔들고 있다. 교권 침해 신고센터에는 우울증 치료와 휴직을 고민하는 교사들의 상담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이 무혐의라면 제도의 운영 방식에 문제를 살펴보고 실질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교사를 잠재적 가해자로 바라보게 만들고, 교사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학생과 거리를 두게 된다면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이다. 아이를 걱정하는 교사보다 자신을 보호하려는 교사가 늘어나고 있다면 현장 교육의 질적 하락은 당연하다. 현실적이고 시급한 대안은 무엇인가. 우선 교육활동과 학대를 구분하는 전문 심의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 1차 검증장치가 필요하다. 교사의 생활지도가 포함된 사안은 교육 전문가와 아동 전문가가 먼저 검토하도록 해야 한다. 정서적 아동학대 적용도 교육 상황에서는 제한하도록 아동복지법을 개정해야 한다. 그리고 악의적 허위 신고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정당한 신고는 보호하되 보복성 신고까지 방치해서는 안 된다. 현재의 송망방이 처벌이 이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교육은 입시 중심·불평등·창의성 억제 구조의 문제가 있다. 하지만 당장 시급한 것은 교사에 대한 무차별적인 아동학대라는 드론 공격이다. 학생에 대한 선한 동기를 가진 교사들이 악의적 소송에 쓰러지고 있다.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교사에 대한 최대한의 보호막을 마련해야 한다. 악의적 허위 신고라는 드론 살상 공격을 막아 주어야 한다. 홀로 맨몸으로 살상적인 드론에 맞서라는 것은 교육을 최전선에서 수행하는 교사에게 너무도 가혹한 내몰림이다. 학생에게 안전이 제일이듯이 교사에게 안전한 교직 활동도 최우선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
- 기획·연재
- 연재
-
[김홍제의 목요칼럼] 교사 10명 중 9명이 무혐의인 아동학대 신고
-
-
[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和와 私, 고개 숙인 ‘벼 이삭’의 방향이 운명을 갈랐다
-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세상의 모든 관계는 ‘방향’에서 결정된다. 상대를 향해 몸을 기울이느냐, 아니면 등을 돌리느냐에 따라 화합(和)이 되기도 하고 사사로움(私)이 되기도 한다. 한자 ‘화할 화(和)’와 ‘사사로울 사(私)’는 본래 하나의 뿌리에서 태어났지만, 이삭이 굽은 ‘방향’ 하나로 극단적인 대칭을 이룬 흥미로운 사례다. ■ 금문이 전하는 비밀: 입(口)을 향한 마음 금문에 나타난 두 글자의 원형은 모두 벼(禾)와 입(口)의 결합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벼 이삭의 끝에 있다. 화(和)는 벼 이삭이 입(口)을 향해 부드럽게 숙여져 있는 형상이다. 이는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和答), 그 소리를 긍정하며 받아들이는 조화로운 상태를 의미한다. 맛있는 밥(禾)을 함께 나누며 대화(口)를 즐기는 풍요롭고 평화로운 풍경이 ‘화’라는 글자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 등을 돌린 이삭, 소외와 욕심의 시작 반면 사(私)는 이삭이 입(口)의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이는 타인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오로지 자신의 잇속만을 챙기려는 고립된 마음을 상징한다. 안타깝게도 『설문해자』는 이 심오한 조자 원리를 놓쳤다. 그저 ‘벼(禾)의 뜻과 소리(厶)가 합쳐진 것’이라며 평면적인 해석에 그치고 말았다. 하지만 갑골문과 금문의 원형을 복원해보면, 사(私)라는 글자는 타인과의 연결을 거부하고 자기만의 방에 갇힌 인간의 ‘소외’를 시각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 방향이 결정하는 삶의 태도 이 대칭 구조를 이해하면 한자는 단순한 암기 대상이 아니라 철학적 성찰의 도구가 된다. 화(和)가 소통을 통해 공동체의 가치를 키우는 행위라면, 사(私)는 소통의 단절을 통해 개인의 영역만을 고수하려는 태도다. 결국 한 글자는 상대를 향한 ‘경청’에서, 다른 한 글자는 자신만을 향한 ‘독점’에서 출발한 셈이다. 당신의 이삭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오늘날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사(私)’의 방향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지는 않은가. 타인의 고통이나 목소리에는 등을 돌린 채, 오직 나만의 이익과 편함을 위해 ‘사사로운’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게 된다. 한자의 막힌 혈관을 뚫는 것은 옛 글자를 읽는 법을 배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벼 이삭을 입 쪽으로 돌려 세워 화(和)를 이룰 것인가, 아니면 반대로 돌려 사(私)에 머물 것인가. 수천 년 전 고대인이 글자에 새겨놓은 이 준엄한 질문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하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
- 기획·연재
- 기획
-
[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和와 私, 고개 숙인 ‘벼 이삭’의 방향이 운명을 갈랐다
-
-
[오피니언리더스] 고선화 부산남구의회 3선 당선인에게 거는 기대
-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6·3 지방선거를 통해 부산 남구 마선거구에서 국민의힘 고선화 당선인이 3선 고지에 올랐다. 세 번의 선거를 통해 주민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은 단순한 당선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의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이자 앞으로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회에서 3선 의원은 단순히 경험이 많은 의원이 아니다. 지역 현안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중진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의회의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3선 의원의 존재감은 더욱 크다. 고선화 당선인은 그동안 주민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생활밀착형 의정활동을 펼쳐 왔다. 복지와 교육, 문화, 도시환경 개선 등 주민 삶과 직결되는 분야에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며 현장 중심의 정치를 실천해 왔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이를 의정활동에 반영하려는 노력은 많은 주민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지금 남구의회에 필요한 것은 갈등과 대립이 아닌 화합과 협치의 리더십이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의원 간 소통은 물론 집행부와의 건전한 협력, 그리고 주민과의 신뢰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풍부한 의정 경험과 원만한 소통 능력을 갖춘 고선화 당선인이 남구의회의 중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의회는 특정 정당이나 개인의 공간이 아니라 주민 전체를 위한 공적 기관이다. 의장은 의회를 대표하며 의원 간 의견을 조율하고 의회의 품격을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따라서 의장에게는 경험과 리더십, 포용력과 균형감각이 요구된다. 3선에 성공한 고선화 당선인은 그동안 보여준 성실한 의정활동과 주민 중심 철학을 바탕으로 남구의회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수 있는 자산이 될 수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 차기 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주민들은 선거를 통해 선택했고, 이제는 그 선택이 지역 발전이라는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3선의 무게만큼 더 큰 책임과 역할이 주어진 지금, 고선화 당선인이 남구의회의 화합과 발전을 이끄는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
- 기획·연재
- 오피니언리더스
-
[오피니언리더스] 고선화 부산남구의회 3선 당선인에게 거는 기대
-
-
[최윤용의 100세 칼럼] 침묵의 장기가 보내는 경고,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과 한의학적 해법
- [교육연합신문=최윤용 기고] 1. 지방간의 새로운 이해,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의 복합적 병리 기전 - 최근 세계 간학회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이라는 기존 명칭을 대사이상지방간질환(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MASLD)으로 변경하며 이 병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병명 변경은 이 질환이 단순히 알코올 섭취가 원인이 아닌 지방간 질환이라는 애매한 관점을 넘어, 전신적 대사 기능 장애와 심혈관 대사 위험 인자가 발병의 핵심이라는 보다 명료한 질환명으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MASLD의 병태생리는 단순한 간 내 지방 축적을 넘어서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전적 소인, 인슐린 저항성, 지질 독성, 미토콘드리아 및 내형질세포망 스트레스, 장내 미생물 불균형(장-간 축의 붕괴) 등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여 간세포의 손상과 만성 염증을 유발합니다. 특히, 간 내 지방 축적을 촉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방 조직의 인슐린 저항성에 따른 유리지방산의 과도한 간 유입과 간 내 신생 지방 합성(De novo lipogenesis)의 병리적 증가 등을 들 수 있습니다. 2. 간경변과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MASLD의 장기적 경과와 조기 발견의 중요성 - MASLD는 조기에 발견하지 못할 경우 간세포에 염증과 지방 축적이 동반되어 정상보다 2-3배 부풀어 오르고 손상되는 풍선변성(hepatocellular balloning)을 동반하는 대사이상지방간염(MASH)으로 진행됩니다. 이 단계까지 악화된 지방간질환은 이후 중증 간질환인 간 섬유화 및 간경변증으로 악화될 위험이 더욱 커집니다. 특히 간 섬유화의 중증도는 MASLD 환자의 전체 사망률 및 간 관련 합병증을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간 섬유화가 심해질수록 간세포암(간암) 발생 위험이 동시에 증가하며, 간경변증 환자의 경우 간암의 연간 발생률이 0.7~2.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MASLD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조용한 병'이기 때문에 조기에 위험을 인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침습적인 간 생검을 대신하여 FIB-4 지수와 같은 비침습적 혈청 바이오마커나 진동 제어 일과성 탄성초음파(VCTE), 자기공명영상 양성자 밀도 지방 비율(MRI-PDFF) 등의 영상 진단 기법이 간 섬유화의 조기 발견 및 위험도 평가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조기에 발견한 MASLD는 적극적인 생활 습관 교정 및 관리를 통해 질병의 진행을 차단하고 간 건강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3. 기존 약물 치료의 한계와 새로운 치료 옵션의 딜레마 - 현재 광범위한 MASLD 환자군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 치료법은 여전히 충족되지 않은 중요한 의학적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일부 진행성 간 섬유화 환자를 위한 약물이 개발되기도 하였으나,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조직학적이나 임상적으로 충분한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 등 중증으로 악화된 경우에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전무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아직 MASLD에 대한 치료 지침은 체중 감량과 식단 조절이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갑상선 호르몬 수용체 베타(THR-β) 작용제인 레스메티롬과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가 중등도 이상의 섬유화를 동반한 MASH 치료제로 미국 FDA의 가속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 약물들은 간 내 지질 대사를 촉진하거나 체중 감량 및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여 MASH를 호전시키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적인 신약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딜레마는 MASLD가 단순한 단일 질환이 아니라, 다양한 유전적 소인, 대사적 요인, 그리고 환경적 촉발 인자가 복잡하게 얽혀 발생하는 이질적인 증후군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MASLD는 다양한 대사적 요인이 얽힌 이질적이고 복합적인 증후군이므로, 단일 경로만을 억제하는 표적 치료제 하나로는 모든 환자의 병리적 진행을 완벽히 차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4. 과학적으로 입증된 한의 치료와 MASLD 치료 한약의 다중 표적 조절 효과 - 이러한 단일 표적 치료의 한계 속에서, 전신 대사의 불균형을 다각도로 회복시키는 한의학적 접근이 MASLD를 극복할 새로운 과학적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천연 활성 성분이 어우러진 한약은 단일 경로가 아닌 다중 표적에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함으로써, 복잡하게 얽힌MASLD의 병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었습니다. 예컨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전역에서 중요한 한약으로 활용되어 온 갈근(Pueraria lobata)의 핵심 이소플라본 성분인 푸에라린(Puerarin)은 간세포 내에서 AMPK 및 PI3K/Akt 신호 전달 경로를 활성화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본질적으로 개선하고, SREBP-1c와 같은 지방 합성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여 간 내 지질 축적을 차단합니다. 아울러, 푸에라린은 Nrf2/ARE 항산화 경로를 자극하여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회복시키고 산화 스트레스를 경감시킵니다. 이 외에도 한약재 황련 등에서 추출되는 베르베린(Berberine)과 강황의 커큐민(Curcumin) 성분 등 역시 간 내 지질 합성을 억제하고 염증 및 산화 스트레스를 제어하는 효과가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여러 한약에 함유된 다당류(polysaccharides) 성분들은 최근 MASLD의 새로운 원인으로 지목되는 '장-간 축(Gut-liver axis)'의 붕괴를 바로잡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 상태는 장벽의 투과성을 높여 장내의 독소를 간으로 유입시키고 TLR4/NF-κB와 같은 염증 신호 경로를 활성화시킵니다. 다당류와 갈근의 저항성 전분 등은 유익균을 증식시키고 단쇄지방산(SCFA) 생성을 촉진하여 장 점막의 장벽 기능을 회복시킴으로써, 간으로 향하는 염증 신호를 차단하고 전신적인 대사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최근 여러 임상연구를 통해 황련해독탕, 일관전, 영계출감탕 등 전통적인 한약 처방의 유효성이 과학적으로 검증되고 있습니다. 특히, 다수의 임상 연구에서 한약과 기존 서양의학적 관리(식이, 운동 등)를 병행했을 때, 단독 관리에 비해 간 기능, 혈중 지질 수치, 체질량지수(BMI) 등 전반적인 MASLD 경과에서 더 나은 결과가 확인되기도 하였습니다. 비약물 치료인 침 치료의 효과 역시 과학적 근거가 마련되고 있습니다. 한편, 체내의 지방분율 측정이 가능한 자기공명영상(MRI-PDFF)장비를 활용한 무작위 대조군 임상 연구에서는,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으로 진단된 환자에게 12주간 침전기자극술 치료를 시행한 결과 대조군에 비해 간 내 지방 함량이 유의미하게 크게 감소(-33.6%)하였으며, 간 지방이 30% 이상 감소한 환자의 비율도 더 높았습니다. 이는 전침치료가 체중과 체질량지수(BMI)를 안전하게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간 내 지질 대사를 가속화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5. 대사이상지방간질환을 극복하는 일상 속 자가 관리법 -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은 단순한 간의 문제를 넘어 전신 대사의 불균형이 장기간 누적되어 악화하는 다계통 복합 질환입니다. 따라서, 체중 감량과 식이 조절, 규칙적인 운동을 포함한 적극적인 생활 습관의 교정은 질병의 진행을 막고 간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일차 치료 전략입니다. •계획적인 식단 및 영양 관리: 최근 연구에서는 지중해식 식단 패턴을 권장할 때, 체성분의 미미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대사 마커와 간 기능 검사에서 유익한 변화가 나타난다고 보고합니다. 아울러, 정제 탄수화물과 초가공식품의 섭취는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 인슐린 저항성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속적인 운동요법 실천: 체중 감량과 독립적으로, 운동 개입은 자기공명영상으로 측정한 간 지방을 평균 24%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여줍니다. 주당 최소 150분 이상의 빠르게 걷기와 같은 중등도 강도의 활동에 해당하는 개입에서 가장 큰 효과가 관찰되었습니다. •식이섬유 섭취를 통한 장-간 축(Gut-liver axis) 관리: 장내 미생물 불균형과 장내 장벽 투과성의 상실은 내독소 방출을 증가시키고 MASLD의 병리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장내 환경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함유된 채소, 콩류, 통곡물, 해조류 등을 매일 적정량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사이상지방간질환은 간의 문제로 시작해 전신 대사 전반을 위협하는 간과할 수 없는 질환입니다. 그러나 신체 고유의 대사 기능과 장내 환경의 균형을 근본적으로 되찾아주는 과학적인 한의 치료에 꾸준하고 올바른 생활 관리가 더해진다면 충분히 질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무너진 대사 균형을 지혜롭게 바로잡아,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간을 지켜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참고문헌 (References) 1. Reinson T, Bilson J, Childs C, Buchanan RM, Targher G, Byrne CD. Metabolic dysfunction 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mechanisms, diagnosis, and management in adults. BMJ Med. 2026 Mar 31;5(1):e002038. doi: 10.1136/bmjmed-2025-002038. 2. Ren R, Liang X, Wei X.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pathogenesis and novel treatment options. Mol Biomed. 2026 May 30;7(1):80. doi: 10.1186/s43556-026-00486-5. 3.Wild SH, Lazarus JV, Spearman CW, Ocama P, Bilson J, Zhou XD, Zheng MH, Byrne CD. MASLD prevalence, incidence and global aspects. Diabetologia. 2026 May 21. doi: 10.1007/s00125-026-06726-1. 4. Bian Z, Zhao A, Wang Q, Li Y, Liu Y, Yang W, Li Y, Bai J, Niu S, Liu S, Guo J. Advancements in research on the anti-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effects and mechanisms of action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polysaccharides: A review. Int J Biol Macromol. 2025 Sep;321(Pt 3):146292. doi: 10.1016/j.ijbiomac.2025.146292. 5. Zhou X, Xu H, Wang H, Zhang H, Chen Y, Chen J. Roles and mechanisms of Pueraria lobata radix in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J Ethnopharmacol. 2026 Oct 28;369:121891. doi: 10.1016/j.jep.2026.121891. 6. Wang S, Xu H, Du R, Wei C, Cui X, Zhang C, Zhong M, Zhang H, Wu Q, Tong G, Luo L. Underlying mechanisms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in treating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hepatitis: evidences from preclinical and clinical studies. J Ethnopharmacol. 2025 Aug 29;352:120192. doi: 10.1016/j.jep.2025.120192. 7. Ding X, He X, Tang B, Lan T. Integrated traditional Chinese and Western medicine in the prevention and treatment of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future directions and strategies. Chin Med. 2024 Feb 3;19(1):21. doi: 10.1186/s13020-024-00894-1. 8. Zhao J, Wang Q, Zhao X, Wu L, Li J, Zhang W, Xu S, Han C, Du Y, Tong X, Duan W, Cao D, Ren H, Zhao X, Ou X, Jia J, You H. Electro-acupuncture reduced steatosis on MRI-PDFF in patients with non-alcoholic steatohepatitis: a randomized controlled pilot clinical trial. Chin Med. 2023 Feb 24;18(1):19. doi: 10.1186/s13020-023-00724-w. 9. Chen X, Shi J, Lai Y, Xue Y, Ung COL, Hu H. Systematic analysis of randomised controlled trials of Chinese herb medicine for non-alcoholic steatohepatitis (NASH): implications for future drug development and trial design. Chin Med. 2023 May 19;18(1):58. doi: 10.1186/s13020-023-00761-5. 10. Cao Y, Fang X, Sun M, Zhang Y, Shan M, Lan X, Zhu D, Luo H. Preventive and therapeutic effects of natural products and herbal extracts on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nonalcoholic steatohepatitis. Phytother Res. 2023 Sep;37(9):3867-3897. doi: 10.1002/ptr.7932. ▣ 최윤용 ◇ 큰나무한의원 대표원장 ◇ (주)으뜸생약 대표이사
-
- 기획·연재
- 기획
-
[최윤용의 100세 칼럼] 침묵의 장기가 보내는 경고,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과 한의학적 해법
-
-
[전재학의 교육칼럼] “적이 없는 곳에서 싸워라”-손자병법의 교육에의 적용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손자(孫子)는 2500년 전 전쟁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적이 없는 곳에서 싸워라.” 이 말을 듣자마자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를 교육에 적용하자면 “아니, 그럼 시험 기간에 학생이 없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라는 말인가?” 하지만 이 말은 단순한 전략·전술이 아니다. 오히려 오늘날 교육이 가장 절실하게 새겨야 할 철학으로 연계할 수 있다. 우리 교육은 지금 너무 많은 ‘적이 몰린 곳’에서만 싸우고 있다. SKY 입시, 의대 경쟁, 사교육 의존, 스펙 전쟁…. 모두가 하나의 좁은 문으로 몰려들어 심한 정체현상을 빚으며 서로의 어깨를 들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그렇게 죽도록 경쟁하는데도 행복한 학생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 말이다. 교육은 원래 사람을 키우는 일인데, 우리 교육은 전통적으로 사람을 줄 세우는 일이 되어버렸다. 대한민국의 많은 학생들은 아침 7시에 학교로 향하고 밤 11시에 학원을 마친다. 그런데도 부모는 불안하고 학생은 자신이 뒤처진다고 느낀다. 마치 전 국민이 러닝머신 위에서 뛰고 있는데 속도 조절 버튼이 고장 난 느낌이다. 더 무서운 건, 아무도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손자의 말은 놀라운 통찰을 제공한다. “적이 많은 곳에서 이기려 하지 말고, 애초에 적이 없는 곳으로 가라.” 오늘날 교육 문제의 핵심은 경쟁 자체보다 “모두가 똑같은 목표만 바라본다”는 데 있다. 어느 고등학생은 의사가 꿈이 아니라도 의대 설명회를 간다. 왜냐면 “안 가면 손해 보는 것 같아서”이다. 이것은 꿈의 문제가 아니라 두려움, 공포의 문제다. 그러나 세상은 이미 바뀌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년 이후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창의성, 문제 해결력, 협업 능력을 제시했다. 또한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연구는 학생의 장기적 성공에 성적보다 자기주도성과 회복탄력성이 더 중요하다고 분석한다. 그런데 우리의 교실은 여전히 “정답 하나를 가장 빨리 맞히는 사람”을 양성하는 데 집중하여 미래의 ‘팀플레이’ 대신에 치열한 ‘개인전’만 치르고 있다. 그래서 이제 교육은 손자가 제안하는 대로 “적이 없는 곳”을 발견하도록 학생을 도와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한 학생이 수학 2등급이지만 영상 편집을 기막히게 잘한다. 또 어떤 학생은 영어는 약하지만 사람을 웃기는 능력이 천재적이다. 그런데 학교는 묻는다. “그래서 내신 몇 등급인데?” 마치 코끼리와 원숭이와 펭귄을 한 줄로 세워놓고 나무 오르기 시험을 보는 셈이다. 이쯤 되면 펭귄은 “난 수영 국가대표인데...”라고 탄식하지 않을까? 실제로 미국의 교육학자 하워드 가드너(Haward Gardner)는 ‘다중지능이론’을 통해 인간의 재능이 언어·논리 능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의 연구는 음악지능, 공간지능, 대인관계지능 등 다양한 재능의 존재를 강조했다. 이는 오늘날 교육이 왜 획일적 경쟁에서 벗어나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손자의 전략은 바로 수학 천재와 경쟁하지 말고, 자신만의 전장을 만들라는 것이다. 물론 현실은 냉혹하다. 부모는 불안하다. 대학 간판이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희귀한 인재는 ‘1등급 인간’이 아니라 ‘자기가 가야 할 길을 아는 인간’ 즉,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아는 인간’이다. 왜냐하면 AI 시대에는 평균적인 능력은 기계가 훨씬 더 잘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교육은 아이들에게 정답을 외우게 하고 줄을 세우는 공부가 아니라, 자기만의 질문을 하고, 자기를 알게 하는 일련의 과정이어야 한다. 그래서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 했다. 하지만 오해에서 벗어나야 한다. 적이 없는 곳에서 싸운다는 것은 경쟁을 회피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것은 남의 전장에서 허무하게 소모되지 말라는 뜻이다. 손자는 아마 오늘날 한국 교육을 본다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왜 모두 같은 문으로 들어가려 하는가? 문이 없으면 창문으로 들어가고, 창문이 없으면 벽을 뚫어라”고 말이다. 결국 고전의 지혜는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기에 우리는 그 지혜를 발견해서 세상을 바라보고 대응하는 지혜를 단련해야 할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
- 기획·연재
- 연재
-
[전재학의 교육칼럼] “적이 없는 곳에서 싸워라”-손자병법의 교육에의 적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