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22(수)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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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학기를 앞둔 전국의 초중고는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새 학기의 시간표를 받아 든(들) 학생들의 마음속에는 아마도 '이번 학기는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불안과 '남들보다 뒤처지면 안 되는데'라는 조급함이 함께 자리 잡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적과 진학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몸을 싣기 전, 여러분이 반드시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나는 지금 내 인생의 '참주인'으로 살고 있는가, 아니면 남이 짜놓은 각본 위의 연기자로 살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 글에서는 우리 청소년들이 자기 인생의 참주인으로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동서양의 지혜의 보고(寶庫)인 고전(古典)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당나라의 고승 임제 선사는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는 "머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서 있는 그곳이 모두 진리(진실)가 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흔히 내가 원하는 대학에 가거나, 어른이 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을 때만 내 인생의 주인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임제 선사가 말하는 '주인'은 환경의 노예가 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따라서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자세가 필요하다. 
 
첫째, 타인과의 비교의 감옥에서 벗어나기다. 예컨대, 친구가 나보다 수학 성적이 높다고 해서 열등감을 느끼는 것은 내 기분을 '친구의 성적'에 맡겨버린 상태라 할 수 있다. 이때 자신은 주인이 아니라 환경에 휘둘리는 '객(客)'일 뿐이다. 둘째, 현재의 주체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공부를 하는 이유가 "내가 나의 성장을 위해 이 시간을 선택했다"라고 마음먹는 순간, 지루한 학습 공간은 나를 위한 단련의 장으로 변할 것이다. 
 
서양 철학사에서 인간의 주체성을 가장 강렬하게 외친 망치를 든 철학자라 불리는 니체는 그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인간 정신의 변화 단계를 세 단계로 설명한다. 첫째는 낙타이다. 이는 타인이 지운 짐을 묵묵히 지고 "해야 한다"는 명령에 복종하는 단계다. 둘째는 사자이다. 이는 기존의 가치에 "아니오"라고 외치며 자유를 쟁취하려는 투쟁의 단계다. 셋째 단계는 바로 '어린아이'이다. 이는 "어린아이는 순진무구함이며 망각이고, 새로운 시작이자 하나의 놀이다“에 근거하고 있다. 즉, 어린아이는 자기 일에 몰입해 주변을 잊고 기쁨과 즐거움을 얻는 진정한 자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참주인으로 산다는 것은 낙타처럼 억지로 짐을 지는 것도, 사자처럼 매사에 반항만 하는 것도 아니다. 어린아이가 놀이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듯, 자신의 삶을 하나의 '놀이'이자 '창조'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바로 자기 삶의 주인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참주인'의 삶을 시작할 수 있을까? 여기에 그 세 가지 지침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나만의 언어'를 소유하라. 남들이 좋다는 학과, 남들이 입는 옷, 남들이 쓰는 유행어에만 매몰되지 않길 바란다. 주권(主權)은 내 생각을 스스로 정의할 수 있는 언어의 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둘째, '작은 승리'를 매일 목표로 하길 바란다. '오늘 단어 10개 외우기', '쉬는 시간 5분 명상하기'처럼 내가 스스로 결정하고 완수할 수 있는 작은 성취들이 모여 스스로의 삶은 통제 가능하다는 강력한 주인 의식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셋째, 실패할 권리를 당당히 행사하라. 결과가 나쁘더라도 "이건 내가 선택한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야"라고 말할 수 있다면, 이는 이미 주인이라 할 수 있다. 
 
청소년 제위여, 학교에서 스스로를 '입시 기계'나 '평균 이하의 존재'로 정의하지 않기를 바란다. 여러분은 철학자 칸트가 말한 '자율적 인간'이며, 장자가 말한 '소요유(逍遙遊, 얽매임 없이 자유롭게 노니는 경지)'의 잠재력을 가진 귀중한 존재이다. 새 학기, 새로운 마음과 자세로 교문을 들어설 때 마음속으로 이 한 문장을 새겨보길 바란다. "이 시간의 주인은 나다. 나는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 오늘을 선택했다"고 말이다. 여러분이 당당한 '참주인'으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길 진심으로 응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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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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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새로운 학기, 내 인생의 '참주인'으로 당당히 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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