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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용의 100세 칼럼] 매달 반복되는 원발성 월경통, 프로스타글란딘과 중추신경 감작의 연결고리 풀기
[교육연합신문=최윤용 기고] 1. 자궁이 보내는 경고음, 원발성 월경통의 원인과 유병률 - 원발성 월경통(Primary dysmenorrhea)은 골반 내 뚜렷한 기질적 이상 없이 월경 주기에 맞춰 발생하는 하복부의 경련성 통증을 의미합니다. 전 세계 70개국 자료를 종합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원발성 월경통은 여성 인구에서 매우 높은 유병률을 보이며 일상생활과 학업·업무 수행 능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대표적 여성 건강 문제로 지목됩니다. 병태생리학적으로 이 통증의 핵심은 자궁 내막에서 과도하게 분비되는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이라는 염증 매개 물질이 자궁 근육을 강하게 수축시키고 혈류량을 감소시켜 허혈성 통증을 유발하는 데 있습니다. 월경통으로 인해 반복되는 통증 신호는 척수를 거쳐 뇌로 전달되며, 점차 통증에 대한 민감도를 비정상적으로 높이는 '중추 감작(central sensitization)' 상태를 초래하여 신경학적 만성 통증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2. 진통제만으로 월경통 관리가 어려운 이유와 숨은 위험성 - 현재 원발성 월경통의 1차 치료로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와 경구 피임약이 주로 처방됩니다. 이들 약물은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차단하여 급성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많은 환자가 진통제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거나, 장기 복용 시 위장관 장애, 신장 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을 겪어 복용을 중단하곤 합니다. 식물 유래 한약 치료(plant-derived therapies)에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도 이러한 기존 약물의 한계와 부작용 우려 때문입니다. 특히 현재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 대상 질환에 월경통이 포함되면서, 표준화된 한약 치료에 대한 치료 접근성도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점은 월경통이 동반하는 심리적 부담입니다. 매달 반복되는 심한 통증은 신경면역학적 불균형을 유발하여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이어질 위험을 크게 높입니다. 따라서 단순한 진통을 넘어 신체 전반의 신경학적 안정과 염증 제어를 돕는 다각적인 접근이 절실합니다. 3. 뇌 신경망 연구를 통한 월경통의 뇌과학적 재해석 - 최근 뇌과학 연구는 월경통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등의 신경영상 기법을 활용한 연구에 따르면, 장기간 원발성 월경통을 앓은 여성들은 통증을 지각하고 조절하는 뇌의 특정 네트워크(대뇌피질-변연계 등) 구조와 활성도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즉, 자궁에서 시작된 말초의 염증 신호가 뇌의 통증 조절 회로를 교란시켜, 작은 자극에도 과도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월경통 치료가 자궁 수축 억제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중추신경계의 과흥분을 안정화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합니다. 4. 원발성 월경통에 대한 효과적 대안: 한약과 침 치료의 현대 과학적 근거 - 이러한 맥락에서 한의학 치료는 월경통 관리에 있어 효율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그 효과와 기전이 최신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입증되고 있습니다. 먼저 침 치료는 뇌의 통증 조절 네트워크를 정상화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입니다. fMRI를 이용한 연구에서 침술은 월경통 환자의 비정상적인 뇌 기능적 연결성을 조절하여 중추성 진통 효과를 낸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다양한 침 관련 치료를 비교 분석한 네트워크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침 치료는 통증 강도를 유의미하게 낮추고 진통제 사용량을 줄이는 데 안전하고 효과적임이 입증되었습니다. 특히 대만에서 19년간 진행된 대규모 코호트 추적 연구에서는 원발성 월경통 환자에게 꾸준히 침 치료를 시행한 결과, 신경면역 조절 기전을 통해 향후 우울증으로 이행될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했다는 보고가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는 침 치료가 단순 진통을 넘어 중추신경계 보호 효과를 지님을 의미합니다. 한약 역시 다양한 약리 성분이 여러 병리적 표적에 동시에 작용하여 자궁 내 염증 환경과 혈류 개선에 기여합니다. 월경통에 다용되는 대표적 처방인 온경탕은 최신의 인공지능 기반 약리분석 연구를 통해 염증 발현의 핵심 경로인 PI3K/AKT/NF-κB 신호 전달을 억제하여 하복부의 혈류에 장애를 야기하는 원인 염증을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근래의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에서는 월경질환 치료에 오랜 기간 활용돼 온 계지복령환이 위약군에 비해 월경통 강도를 현저히 감소시키고 삶의 질을 높인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습니다. 이러한 효과는 특정 처방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가장 최근인 2026년 발표된 국내 다기관 전향적 관찰연구에서도 환자 맞춤형 한약 치료가 진통제 복용량을 줄이고 통증 지속 시간을 단축하는 데 유의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5. 약물 의존을 줄이는 일상 속 월경통 자가 관리법 - 임상적인 한의 치료와 함께, 일상생활에서의 적극적인 관리 요법을 병행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으로 만성 월경통을 관리해나갈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 요법 : 운동은 가장 효과적인 천연 진통제입니다. 29개의 무작위 대조 연구를 종합한 네트워크 메타분석에 따르면, 규칙적인 요가, 스트레칭, 중등도의 유산소 운동은 골반 내 혈류 순환을 개선하고 통증 유발 물질을 배출시켜 월경통 강도를 뚜렷하게 감소시킵니다.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기저 체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온 유지와 하복부 보온 : 한의학에서 말하는 '한응혈어(寒凝血瘀, 차가운 기운이 혈액을 뭉치게 함)'는 실제 생리학적 혈관 수축과 일치합니다. 하복부를 따뜻하게 유지하여 골반 근육의 긴장을 풀고 미세혈류 순환을 돕는 것이 좋습니다. 생리통을 '여성이라면 당연히 참고 견뎌야 하는 숙명'으로 받아들이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그렇다고 진통제에만 의존한 채 위장 장애와 우울감을 감내할 필요도 없습니다. 자궁의 국소적 염증을 다스리고 중추신경계의 예민함을 잠재우는 과학적인 한의 치료와 올바른 운동 습관을 통해, 매달 찾아오는 통증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건강하고 활기찬 일상을 누리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참고문헌 (References) 1.de Arruda GT, Barbosa-Silva J, Driusso P, Pathmanathan C, Armijo-Olivo S, Avila MA. Worldwide prevalence of dysmenorrhea: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across 70 countries. Pain. 2026 Jan 1;167(1):41-55. doi: 10.1097/j.pain.0000000000003768 2.Iacovides S, Avidon I, Baker FC. What we know about primary dysmenorrhea today: a critical review. Hum Reprod Update. 2015 Nov-Dec;21(6):762-78. doi: 10.1093/humupd/dmv039. 3.Cho SI, Jung HJ, Park M, Kim DI. Effectiveness and safety of herbal medicine on treatment of dysmenorrhea: An analysis of a multicenter, prospective observational study. Integr Med Res. 2026 Mar;15(1):101209. doi: 10.1016/j.imr.2025.101209 4.Wu L, Xu Lou I, Hu Z, Wang G, Deshpande SV, Cáceres-Matos R. Efficacy of Plant-Derived Therapies for Primary Dysmenorrhea: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Phytother Res. 2026 Apr 15. doi: 10.1002/ptr.70324 5.Tsai IC, Hsu CW, Chang CH, Lei WT, Tseng PT, Chang KV. Comparative Effectiveness of Different Exercises for Reducing Pain Intensity in Primary Dysmenorrhea: A Systematic Review and Network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Sports Med Open. 2024 May 30;10(1):63. doi: 10.1186/s40798-024-00718-4. 6.Chen B, Guo Q, Zhang Q, Di Z, Zhang Q. Revealing the Central Mechanism of Acupuncture for Primary Dysmenorrhea Based on Neuroimaging: A Narrative Review. Pain Res Manag. 2023;2023:8307249. 7.Chen B, Guo Q, Zhang Q, Di Z, Zhang Q. Revealing the Central Mechanism of Acupuncture for Primary Dysmenorrhea Based on Neuroimaging: A Narrative Review. Pain Res Manag. 2023 Feb 18;2023:8307249. doi: 10.1155/2023/8307249. 8.Liao CC, Lin CL, Tsai FJ, Chien CH, Li JM. Acupuncture's long-term impact on depression prevention in primary dysmenorrhea: A 19-year follow-up of a Taiwan cohort with neuroimmune insights. J Affect Disord. 2024 Jan 1;344:48-60. doi: 10.1016/j.jad.2023.10.013. 9.Li XL, Jin Y, Gao R, Zhou QX, Huang F, Liu L. Wenjing decoction: Mechanism in the treatment of dysmenorrhea with blood stasis syndrome through network pharmacology and experimental verification. J Ethnopharmacol. 2025 Jan 30;337(Pt 1):118818. doi: 10.1016/j.jep.2024.118818. 10.Luo Y, Mao P, Chen P, Li C, Fu X, Zhuang M. Effect of Guizhi Fuling Wan in primary dysmenorrhea: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J Ethnopharmacol. 2023 May 10;307:116247. doi: 10.1016/j.jep.2023.116247. ▣ 최윤용 ◇큰나무한의원 대표원장 ◇ (주)으뜸생약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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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제철 음식과 탄소 중립 그리고 환경교육의 재인식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작년 겨울, “할아버지, 이 딸기 맛이 좀 이상해~.” 제철이 지난 시기에 어린 손녀가 먹던 딸기를 내려놓으며 하던 말이다. 비닐하우스에서 자란 철 지난 과일의 맛은 6살 아이의 기억과 입에도 낯설은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 딸기 한 알을 우리 식탁에 올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소비됐는지 우리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렇다면 이러한 사실을 배우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 지구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우리는 날로 무더운 여름을 나면서 인내의 한계를 넘을 만큼 폭염과 싸우고 있다. 이제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나 과학 교과서 속 개념이 아니다. 가뭄, 폭우, 태풍, 식량 위기까지, 우리의 삶은 이미 기후변화의 한복판에 놓여 있다. 이런 시대, 교육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지식을 뛰어넘는 ‘지속 가능한 삶의 선택’을 가르쳐야 한다. 그 시작은 아주 작고도 가까운 곳, 바로 우리의 식탁에서 출발할 수 있다. 제철 음식은 그 자체가 탄소 중립의 실천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 농산물이나 비제철 작물의 경우, 수송 과정에서 평균 11배 이상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한다. 특히 겨울철에 하우스에서 재배되는 작물은 인공조명, 난방, 수분조절 등에서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이는 곧 탄소 배출량의 증가로 이어진다. 예컨대, 2020년 녹색연합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겨울에 먹는 딸기 1kg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탄소 배출량은 약 3.4kg의 CO₂로 밝혀졌다. 반면에, 제철인 봄에 재배된 딸기는 0.8kg의 CO₂로 훨씬 적다. 같은 딸기이지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4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르고 지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교육 현장에서부터 ‘제철 급식’을 운영함으로써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철저한 탄소 중립 교육에 나서야 한다. 서울 성북구의 한 초등학교는 2022년부터 ‘제철 급식 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영양교사와 학부모, 학생이 함께 참여해서 한 주일씩 제철 재료로만 구성된 메뉴를 만들고, 식사 후에는 환경에 대한 소감을 나눈다. 한 학생은 “처음엔 낯선 반찬도 있었지만, 알고 보니 자연이 지금 주는 맛이라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고 소감을 적었다. 또 다른 학생은 “내가 먹는 음식이 지구를 아프게 할 수도 있다니, 앞으로 장을 볼 때도 생각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교육은 단순히 환경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삶의 태도와 가치관의 변화를 이끄는 울림 있는 실용적인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우리가 제철 음식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탄소 중립의 실천이다. 계절에 맞는 재료를 소비함으로써 난방, 냉방, 장거리 운송에 드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둘째, 농업의 활성화이다. 식재료는 대개 지역 농산물이다. 이는 지역 경제를 살리고, 음식의 이동 거리를 줄이는 ‘로컬푸드’ 실천이기도 하다. 셋째, 식문화의 회복이다. 제철 음식은 자연이 주는 최적의 영양 상태를 가진다. 건강한 성장기 아이들에게 특히 중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넷째, 소비자로서의 책임 교육이다. 아이들이 직접 음식 선택의 윤리성과 환경적 영향을 배움으로써, 더 넓은 차원의 ‘지속 가능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 전남 순천의 한 중학교에서는 ‘제로 푸드 마일(Zero Food Mile)’ 프로젝트를 실시했고 그 결과는 한 학생이 쓴 글이 많은 교사들의 마음을 울렸다. “우리가 먹는 밥 한 그릇이 지구에 무게가 될 수도, 지구를 쉬게 할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제철이라는 건 단지 맛있는 시기가 아니라, 자연이 숨 쉬는 시기였다.” 결론적으로 ‘제철 음식 먹기’는 단지 건강을 위한 선택만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세상에서,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작은 실천이자 위대한 교육이라 할 수 있다. 탄소 중립은 거창한 기술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과 함께 계절을 느끼고, 자연의 순리를 배우고, 식탁에서 지구를 생각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환경교육이며, 지속 가능한 삶의 기초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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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식 칼럼] 한·독 미래 교육의 만남: 기술적 수용성과 윤리적 성찰의 글로컬 상생을 향하여
[교육연합신문=김춘식 칼럼] 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국에 따스한 봄 햇살이 깊숙이 내려앉는 이 계절, 전라남도와 독일 브레멘·니더작센주가 미래 교육이라는 가치 아래 국경을 넘어 손을 맞잡았다. 양국 교육 교류 역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전라남도교육청교육연수원(JETI)과 독일 브레멘주교육연구원(LIS)·니더작센주 교육전문가의 교원 공동 연수를 앞두고, 수많은 교육 관계자들과 교사들이 뜻을 모아 연수를 준비해 왔다. 필자 또한 양국 교원들의 교육적 고뇌가 담긴 발제문들을 한국어와 독일어로 다듬고 살피는 과정에 동참하며, 비록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으나 참여한 모든 이들의 마음만큼은 내내 뜨거웠음을 깊이 체감할 수 있었다. 교육의 본질은 결국 아이들을 가슴에 두고 서로의 미래를 위해 함께 투입하는 정성과 시간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장의 수많은 손길이 모여 시작된 헌신이 인류 보편의 가치와 맞닿을 때, 우리는 비로소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글로컬(Glocal) 교육의 진정한 서막을 목도하게 된다. 이 역사적인 만남이 뜻깊은 결실을 보게 된 배경에는 교육의 미래를 멀리 내다보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린 교육 리더들과 실무자들의 결단과 헌신이 있었다. 전남 담양교육지원청 교육장을 포함한 관계자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혜안, 그리고 대한민국 최초의 한·독 공동 연수라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한 교육연수원장과 연수기획부장, 그리고 교육연구사의 교육적 진심이 맞물려 이 경이로운 무대가 완성되었다. 형식주의와 일회성 퍼포먼스를 과감히 걷어내고, 오직 교사와 학생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자 했던 이들의 교육 철학은 전남이라는 지역적 경계를 넘어 대한민국 공교육 전반에 깊은 시사점을 던진다. 무엇보다 이러한 글로컬 실천의 중심에서 이루어진 양국 교육의 만남은 '기술 수용성'과 '윤리적 성찰'의 화학적 결합이라는 거시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번 교류의 핵심 축인 ‘민주주의 교육’, ‘지속가능발전 교육(ESD)’, 그리고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교육’이라는 글로벌 3대 의제는 오늘날 지구촌 전체가 마주한 문명사적 위험이자,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 미래 세대가 반드시 풀어내야 할 공동의 숙제다. 주지하다시피 대한민국과 전남의 교육은 인공지능과 디지털 인프라를 빠르게 흡수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기술적 수용성'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반면 독일의 교육은 디지털 전환의 거센 흐름 속에서도 개인정보보호와 데이터 주권, 그리고 강력한 기술 윤리적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인간 중심의 철학적 브레이크를 밟아왔다. 따라서 속도를 내며 질주하는 한국의 디지털 교육과, 방향과 안전을 철저히 점검하는 독일의 윤리적 교육이 만난 것은 단순한 친선을 넘어 미래 문명을 선도할 상호 보완적 융합의 계기다. 학교 현장을 방문하는 동안 디지털화가 가져온 편리함 뒤에 숨은 인간 소외 현상, 그리고 알고리즘 의존으로 인한 비판적 사고 저하를 깊이 염려해 온 독일 교사들의 고뇌는 대한민국 교육이 쫓던 속도전에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반대로 한국의 역동적인 디지털 수업 모델과 담양 관내 학교에서 펼쳐진 생태·역사·진로 중심의 유연한 교육과정은 독일 연수단에게 미래 교육의 실천적 가능성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었다. 주목할 만하게도 교류 첫날, 담양의 한 초등학교에서 진행된 '5·18 민주화운동' 주제의 현장 수업은 양국 교육자들에게 깊은 공감대를 선사했다. 5·18의 진실을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깊이 있게 다룬 이 수업에서, 독일 연수단은 한국 초등학생들의 높은 역사적 문제의식과 성숙한 태도에 큰 감동과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정체성과 존엄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바로 이처럼 국경을 초월해 인류 보편의 가치를 뜨겁게 공유했던 상생의 현장 속에 존재한다. 이번 한·독 교원 교류는 단순한 지역 단위의 연수를 넘어 대한민국 미래 교육의 거버넌스를 확장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향후 대한민국 교육 정책을 이끌어갈 선구자들과 행정 담당자들에게 세 가지 정책적 제안을 던지고자 한다. 첫째, 글로벌 교육 교류에 대한 지속가능한 행정·재정적 지원의 확대와 제도화가 시급하다. 미래 교육의 도전과제는 개별 지역이나 국가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 정책 담당자들은 지역의 우수한 교육 자산이 글로벌 무대와 중단 없이 소통할 수 있도록 전용 예산을 확보하고 수립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국가적 차원의 제도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 '기술' 중심의 디지털 수용성 정책에서 '철학과 윤리' 중심의 가치 정책으로 확고하게 대전환해야 한다. 스마트 기기 보급률이나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속도라는 수치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독일 교육이 보여준 개인정보보호, 데이터 윤리, 그리고 비판적 사고 능력을 기르는 'AI 리터러시'를 대한민국 교육과정 전반에 제도적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기술을 다루는 테크니션을 넘어, 기술의 시대에 인간다움을 사수하고 다스리는 인간을 길러내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셋째, 일회성이자 일방향적인 교원 연수를 넘어선 '글로컬 교육공동체 및 학생 교류 모델'의 정립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교사들의 만남과 사유의 시간은 반드시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의 실질적인 상호 교류로 이어져야 한다. 대한민국의 아이들이 세계의 학생들과 민주주의와 인권, 디지털 윤리를 주제로 함께 토론하고 연대할 수 있도록, 지역의 특수성과 세계의 보편성을 잇는 글로벌 교육 네트워크를 국가 정책 차원에서 밀어주어야 한다. 이번 교류는 현장 리더들의 교육적 혜안과 보이지 않는 실무진의 땀방울이 맞물려 일궈낸 대한민국 미래 교육의 역동적인 출발점이다. 참된 교육은 외형적 형식을 넘어 내실 있는 가치를 채우는 일이며, 교사의 뜨거운 가슴을 통해 아이들의 숨결을 온전히 느껴야 하는 본질의 여정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교육정책 담당자들이 이번 한·독 교류가 전남의 대지 위에 가꾸어 놓은 글로컬 상생의 불씨를 이어받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우리 아이들이 거대한 디지털 해일 속에서도 인권과 민주주의, 그리고 인간 존엄의 가치를 단단히 쥔 채 당당한 세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미래 교육의 문을 활짝 열어주기를 간곡히 기대한다. ▣ 김춘식 동신대학교 에너지경영학과 교수이자 한국독일사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한국의 교육, 독일의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을 만나다』(포스텍융합문명연구원; 소명, 2025) 등이 있다. ◇ 교육연합신문 논설위원 ◇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 한국독일네트워크(ADeKo) 이사 겸 인문교육위원장 ◇ 2024 칼만 해외석학(독일 연방교육연구부, 아헨공과대학교) ◇ 前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 前 국가교육위원회 미래과학인재양성특별위원회 전문위원 ◇ 前 한국전문대학평가인증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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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오지선다형 수능, 개선해야 할 교육의 본질을 가로막는 틀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오지선다형 수학능력시험(수능)은 효율성과 공정성을 앞세워 오랜 기간 강력한 힘을 발휘해 왔다. 하지만 이제 교육 전문가들과 교육 현장에서는 수능 체제가 AI 시대, 최첨단 과학·기술의 디지털 시대에는 대한민국 교육의 발전을 가로막는 강력한 틀이라는 사실에 이구동성으로 공감한다. 그동안 우리 교육이 배출한 유능한 엘리트들은 실제로는 교육 현장에서 빠른 시간에 정답을 찾는 ‘기술’을 익히는 구조에 남다르게 익숙한 인재들이었다. 한 교육 전문가는 “수업 중 학생들이 ‘답이 몇 번이냐’를 먼저 묻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고 지적하며, 문제해결보다는 시험 요령에 집중하는 구조적 한계를 꼬집었다. 이 같은 경향은 사교육 의존을 심화시키는 구조로 양극화를 더욱 부채질하는 악순환을 이루어 왔다. 왜냐면 객관식 수능은 ‘선택지를 제거하는 기술’을 요구하는 형태고, 이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가정일수록 전문 사교육이 의존해 효과를 얻어 결국 계급의 세습화를 부채질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국내의 수능 운영 방식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제한적이다. 다만, 2028학년도부터 서술형 문항을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며, 이를 통해 사고력 평가 강화가 기대된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다. 다만, 공정성과 비용 문제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런 논의들은 개관식의 한계를 통계적으로 검증하려는 노력과 맞물려 있다. 예컨대, 프랑스의 바칼로레아와 같은 서술·논술형 대입 시험은 사고력과 표현력을 측정하는 데 유리하며,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서술형 문항 도입에 대해 “학생들의 사고력이나 깊이 있는 성찰 능력을 측정할 수 있어 진일보한 방법”이라며, “2028학년도부터의 도입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 입시 전문가는 “서술형 문항은 전산 채점이 어렵고, 채점 기준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빈번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역시 채점의 신뢰성과 관리 비용 문제는 현실적인 장애물로 지적된다. 앞서 말한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는 전통적인 논술형 중심 평가 방식으로 역사적으로 사고력과 논리적 표현을 핵심으로 여겼다. 프랑스어 과목은 수험생이 출제된 주제에 대한 긴 글을 작성해야 하며, 수학은 풀이 과정을 중심으로 평가된다. 독일, 이탈리아, 영국도 유사한 방식의 논술·서술형 대입 평가를 채택하고 있어, 학습자의 ‘사고하는 능력’을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선진국의 흐름은 우리 교육도 단순한 지식 암기가 아닌 사고력 중심 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오지선다형 객관식 수능은 평가의 효율성과 공정성을 담보하지만, 교육이 지향해야 할 사고력, 창의성, 다양성이라는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 정답 중심의 구조는 이미 변화의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혹자에 따라서는 수능 문제의 ‘해킹’조차 가능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제 요구되는 것은 선발을 위한 ‘시험’이 아니라 바람직한 민주시민 육상을 위한 ‘교육’이다. 여기엔 질문을 만들고,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으로의 전환은 필수다. 이제 우리 교육이 가야 할 길은 명백하다. 수능의 고득점자들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교 시절 내내 문제 풀이 기술을 익혀 빠르게 정답을 찾는 것만이 학창 시절의 고정된 기억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고 말한다. 이렇게 길러진 우리의 엘리트들은 토의⋅토론조차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인재로 고위직에 올라 공인된 인재들임에도 ‘공부머리’와 ‘일머리’의 극심한 부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흔히들 인생은 정답이 없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객관식 정답 찾기에만 매달리는 것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기존의 시스템에서 이득을 보는 기득권층의 완강한 저항과 반발로 밖에 볼 수 없다.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 담그랴”는 말처럼 수능 개혁에 반대하거나 저항하는 것은 개선이 가능한 핑계 수단일 뿐이다. 개혁에는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변하지 않으면 정체되고 퇴행한다. 이제 수능 개혁은 다른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닌 우리의 미래 세대들을 위한 것이기에 더욱 필요성이 클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수능 개혁을 도모하고 대비하는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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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차트는 읽지만 삶은 읽지 못하는 시대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오늘의 한국 사회는 차트를 읽는 데는 민감하지만 삶의 방향을 읽는 데는 서툴러지고 있다. 투자 광풍과 가짜 정보가 범람하는 이유에 한국 교육의 책임도 있다고 나는 믿는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법’보다 ‘따라가는 법’에 더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주식 열풍은 결국 돈에 대한 욕망만이 아니라 양극화와 불안한 시대가 만들어낸 집단 심리의 거울이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모든 시대의 광풍은 늘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암호화폐 열풍도 당시에는 모두 새로운 질서와 미래의 약속처럼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끝내 남는 것은 본질이었다. 인간의 탐욕과 두려움, 그리고 그것을 견뎌내는 이성의 힘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수학 공식은 배웠지만 자본의 원리는 배우지 못했다. 문제를 푸는 훈련은 반복했지만 위험을 판단하는 능력은 익히지 못했다. 객관식 시험에 길들여진 사회는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하는 인간을 만든다. 삶은 보기 중 하나를 고르는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잔인한 진실은 세상이 객관식 시험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 시장에서 상승하는 종목들을 보라. 반도체와 인공지능, 전력과 에너지 전환 산업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그것들은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먼저 반영하고 있다. 상승하는 자산의 본질은 ‘변화에 대한 감각’에 있다. 전력 기업의 상승은 에너지 질서의 전환을 예고하고 인공지능 기업의 부상은 인간의 노동과 사고 체계가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은 미래의 방향을 읽고 있는데 우리의 교육은 과연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가. 주식은 미래의 가능성에 투자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교육은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낼 인간을 길러내는 일이어야 한다. 오늘의 한국 사회는 교육보다 시장의 움직임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하루에도 수십 번 주가를 확인하면서도 정작 어떤 인간을 길러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무관심하다. 자본은 사회를 움직일 수 있지만 인간의 품격까지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찰스 다윈은 ‘살아남는 존재는 가장 강한 종도, 가장 영리한 종도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는 종’이라고 말했다. 지금 교육에 필요한 것도 단순한 제도의 개편이 아니다. 교육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재정의다. 질문할 수 있는 인간, 의심할 수 있는 인간,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는 인간을 길러내는 일이다. 교육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불확실성을 견딜 수 있는 인간’이다. 자기만의 기준으로 유행하는 답보다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힘은 긴 독서와 토론, 예술과 철학, 그리고 혼자 사유하는 시간 속에서 단련된다. 속도의 시대일수록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빠른 판단이 아니라 깊은 내면이다. 차트를 읽는 능력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지만 삶의 방향까지 대신 결정해 주지는 못한다. 결국 미래를 살아갈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불안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힘이다. 미래를 주도적으로 살아갈 학생에게 교육에서 그 힘을 길러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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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백제의 이름, ‘밝은 나라’에서 ‘일본’까지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역사는 과거를 읽는 일이지만, 단지 지나간 세월을 정리하는 작업에 그치지 않는다. 역사는 오늘을 비추고, 내일을 준비하는 거울이 된다. 그래서 국호(國號), 즉 나라의 이름을 새삼 살펴보는 일은 단순한 어원 풀이가 아니다. 이름은 정체성이고, 그 이름에 담긴 뜻은 후대가 스스로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큰 자산이 된다. 우리에게 백제는 교과서 속에서 흔히 “한반도 서남부의 소국, 660년 나·당 연합군에 의해 멸망”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최근 학계와 현장의 발굴은 그 단순화된 서술에 물음표를 던진다. 백제의 범위는 더 넓었고, 영향력은 훨씬 깊었으며, 무엇보다도 그 이름이 지닌 의미는 지금까지보다 훨씬 풍부했다. □ 백제라는 이름의 여러 얼굴 문헌과 금석문에는 백제의 국호가 한 가지로만 등장하지 않는다. 우리가 잘 아는 百濟(백제) 말고도, 광개토대왕비에는 百殘(백잔), 다른 기록에는 十濟(습제), 또 이체자인 佰濟, 남부여(南扶餘)라는 표기도 보인다. 일본에서는 倶太羅(구다라), 百濟(일본식 발음 구다라)라 불렀다. 더 나아가 은유적 표현으로 扶桑, 風谷, 半島라는 지칭까지 섞여 있다. 이처럼 다층적이고 이질적인 표기들이 얽혀 있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연구자들이 찾는 것은 이들을 하나로 묶어낼 “어원 열쇠”이다. □ ‘백’과 ‘제’, 문자에 담긴 빛과 물 먼저 ‘백(百)’이라는 글자를 보자. 갑골문과 금문에서는 본래 엄지손톱의 흰빛을 그린 상형이었다. 그 흰빛이 곧 밝음, 순수함을 뜻하게 되었고, 후대에 ‘많다’의 의미가 붙으며 수사 ‘백(100)’이 된 것이다. 결국 그 뿌리는 ‘밝음’이었다.([그림 30] ‘百’ 참조) ‘제(濟)’는 본래 제나라의 ‘제(齊)’에서 갈라져 나온 글자다. 물(水) 변이 붙으며 강과 관련된 뜻으로 발전했다. 중국의 제수(濟水)와 연결되고, 후대에는 ‘건너다’, ‘구제하다’라는 뜻이 파생되었다. 그러니 百濟는 문자적으로도 ‘밝음’과 ‘강’이 결합한 이름이라 할 수 있다.([그림 30] ‘濟’ 참조) □ 예군 묘지명에 새겨진 단서 2011년, 중국 서안에서 발견된 한 묘지명은 백제사 연구에 큰 충격을 주었다. 백제계 인물로 추정되는 ‘예군(禰群)’의 묘지명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었다. “日本餘燼(일본의 여초, 전란 뒤 살아남은 무리)”, “扶桑에 의지하여 죽임을 면했다.” 여기서 ‘일본’을 단순히 열도, 즉 야마토로 읽을 수는 없다. 당시 맥락에서 ‘餘燼(여초)’는 멸망한 나라의 잔민을 뜻했으니, 이는 분명 백제를 가리킨 것이다. 같은 문맥의 ‘扶桑’이 일본 열도를 가리키는 은유로 쓰였음을 고려하면, 문장은 이렇게 읽힌다. “망국 백제의 유민이 일본(扶桑)에 의지하여 살아남았다.” 즉, 묘지명 속 ‘日本’은 ‘해가 떠오르는 곳’이라는 은유적 표현으로, 바로 백제를 지칭했다고 보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 왜가 일본이 되다, 그리고 백제 『신당서』는 함형 원년(670)에 왜가 국호를 ‘일본’으로 바꾸었다고 기록한다. 『삼국사기』 문무왕 10년조에도 같은 내용이 보인다. 하지만 『구당서』와 『신당서』의 서술은 미묘하게 다르다. 한쪽은 “일본이 예전 작은 나라였는데 왜를 병합했다”고 하고, 다른 한쪽은 “왜가 일본을 병합했다”고 전한다. 명칭이 혼용되던 전환기의 혼란이 드러난다. 해석은 이렇다. 백제 멸망 이후 유민과 지배층이 열도 정치에 깊이 편입되었고, 그 결과 670년 국호 ‘일본’ 채택은 백제 재기의 성격을 띠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일본’은 단순히 왜의 새로운 이름이 아니라, 백제인의 자의식이 투영된 이름이었다. □ ‘해의 근본’, 일본과 백제를 잇다 여기서 흥미로운 언어학적 연결고리가 등장한다. 고구려 건국지로 알려진 ‘졸본(卒本)’은 광개토왕비에는 ‘홀본(忽本)’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홀’은 ‘해’를 뜻하는 말과 음운적으로 이어지고, 결국 ‘日(해)의 本(근본)’이라는 ‘日本’의 의미망과 연결된다. 소서노가 졸본계 부여 혈통이라는 전승, 해모수·주몽의 태양적 신화 계보와 겹쳐 보면, ‘해의 근본’이라는 관념이 이미 고대 건국서사 속에 자리 잡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 백제, 밝음의 나라 우리 고대 국호 가운데는 태양과 광명과 관련된 이름이 많다. 조선(아침 해가 비치는 나라), 부여(벌판, 햇볕이 드는 곳), 고구려(높음, 태양), 발해(큰 바다에 뜨는 해) 모두 그렇다. 백제도 예외가 아니다. 국어학자 양주동은 백제를 ‘밝은 성(城), 곧 광명성’으로 풀이했다. ‘백’은 밝음, ‘제’는 성·고을을 뜻하는 자을(齊)의 음차라는 것이다. 결국 백제는 ‘밝은 땅, 해가 비치는 나라’라는 뜻으로 확장된다. 이는 예군 묘지명의 ‘日本(해의 근본)’ 은유와도 정확히 호응한다. ‘박달’이라는 말도 같은 계열이다. ‘밝-달(양달, 해가 드는 곳)’이 ‘배달’로 발전했고, 이는 곧 밝은 나라, 태양의 나라를 뜻했다. 백제의 이름도 바로 이 ‘밝음’의 계열에 속한다. □ 다양한 별칭과 변이 물론 백제를 가리키는 다른 이름들도 있었다. ‘十濟(습제)’는 몽골어·튀르크어의 ‘온(온, 열)’과 연결짓는 가설이 있지만, 『수서』의 “백가가 바다를 건너 백제라 부름”과 같은 후대식 설명에 가깝다. ‘남부여(南扶餘)’는 부여계 혈통을 강조한 표기였다. 일본에서 부른 ‘구다라(倶太羅)’는 어원설이 다양하다. ‘큰 나라(쿠) + 타라(땅)’라는 풀이, 공주 구드레 나루에서 비롯되었다는 지명설, 심지어 브리야트계 민족명과의 연결까지 제기된다. 일본어 속 ‘구다라나이(くだらない, 하찮다)’가 여기서 비롯되었다는 설까지 있지만, 아직 분분하다. □ 맺으며 사료, 금석문, 언어학, 신화적 상징을 종합하면, 백제라는 이름은 결국 ‘밝음, 해, 근본’이라는 의미장으로 수렴한다. 예군 묘지명 속 ‘日本’이 백제를 지칭했다는 해석은, 백제의 멸망 이후에도 그 이름과 상징이 일본 열도 속에서 살아남아 정치적 재편의 원동력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660년 백제가 무너진 뒤, 불과 10년 만에 왜가 ‘일본’으로 국호를 바꾼 사실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백제인의 기억과 정체성이 열도에 깊이 뿌리내린 사건이었다. 결국 백제는 ‘밝은 땅, 해의 나라’였다. 그 이름 속에는 태양의 힘과 동아시아를 가로지른 백제인의 활력이 함께 담겨 있다. 오늘 우리가 백제를 다시 불러내는 까닭은, 단순히 잊힌 나라를 복원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 이름에 깃든 빛을 오늘의 자존과 내일의 역량으로 되살려내기 위함이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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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Amsadong Prehistoric Site
- [교육연합신문=최하영 학생기자] Located in Gangdong-gu, Seoul, the Amsadong Prehistoric Site came to light during the great flood of 1925, known as the Eulchuk Year Flood. As part of the floodplain of the Han River, the area had been repeatedly affected by seasonal flooding. The powerful current eventually eroded the soil and exposed evidence of Neolithic life beneath. Full-scale archaeological investigation began in the 1960s. In 1966, Korea University conducted the first survey. Two years later, during the construction of a baseball training field for Jangchung High School, residential remains were uncovered. This led to a joint excavation by several universities. In 1971, the National Museum of Korea launched a major excavation project to identify the characteristics of Neolithic culture in Korea. Excavations carried out through 1975 revealed pit dwellings, comb-pattern pottery, net sinkers, grinding stones, and artifacts from the Baekje period. These findings offered insight into prehistoric culture along the Han River, extending beyond simple artifact collection. In the 1980s, the site was also investigated for educational purposes. From 1983 to 1984, the Seoul National University Museum re-excavated areas previously studied by the National Museum. In 1998, additional dwellings were uncovered during the expansion of the site’s education center. In the 2000s, further investigations were conducted to develop an experiential village for visitors. Trial and full-scale excavations were carried out in the northern section by Seoul National University(2005) and Kyung Hee University(2008). In 2015, a test excavation for park improvement confirmed layers from both the Neolithic and Three Kingdoms periods. From 2016 to 2018, further excavations revealed round pit houses with central hearths from the Neolithic era, as well as Baekje-era dwellings layered on top. Notably, ornaments made of jade and obsidian were discovered for the first time at the site. To date, a wide variety of artifacts such as comb-pattern pottery, grinding tools, axes, net sinkers, and charred acorns have been unearthed. These findings serve not only as archaeological evidence but also as educational resources that vividly illustrate the lifestyle, environment, and technology of Korea’s Neolithic people. Situated in the heart of Seoul, the Amsadong site continues to serve as a valuable space for reflecting on the origins of human life. Far from being a relic of the past, it remains a place where ancient history meets the present. Currently, special exhibitions are being held to mark the 100th anniversary of the site’s discovery, alongside interactive programs for children such as the Prehistoric Experience Class. Participation is highly recommen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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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Amsadong Prehistoric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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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아름다운 인연으로 가꾸는 멋진 직업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사람이 사는 일은 ‘인연’을 맺으며 사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부모, 국가, 친척, 친구, 학교, 선생님과 인연을 맺는다. 선택이 의지와 무관할 때 운명이라고 여긴다. 선진국에 태어난 아이도 있고 북한처럼 힘겨운 나라에 태어난 아이도 있다. 아직도 거리에서 사주팔자를 알려준다는 간판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운명을 알고 싶어한다. 운명적 만남은 생애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정말 다양하다. 30년 동안 담임을 해도 항상 새로운 것이 학생이다. 하나하나가 다르다. 반응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경험도 다르다. 같은 이야기에도 반응이 다르다. 감동을 받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잔소리가 많다고 싫어하기도 한다. 교사는 학생에게서 보람을 얻기도 하고 실망으로 힘들어하기도 한다. 교사는 학생과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다른 직업은 10년이면 숙달이 되어서 ‘세상에 이런 일이’ 프로그램에서 달인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30년이 넘게 교사를 한 사람이 학생 지도의 달인이라고 나온 일을 본 기억이 없다. 학생을 가르치는 일은 수십만 갈래의 바둑 수보다 복잡하다. 많은 교사가 힘들어하는 것은 사람의 깊이가 학생마다 달라서 끝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우물에 돌을 던져서 떨어지는 소리로 그 깊이를 짐작하는데 소리가 나지 않는 깊이를 가진 것이 인간 마음이라는 우물이다. 3월 2일 개학날. 담임 발표를 할 때 아이들은 한껏 긴장을 한다. 담임도 어떤 학생들과 한 해 동안 만날 것인가 긴장한다. 처음 담임 학급 출입문을 열 때의 마음은 외국의 거리로 처음 나설 때처럼 긴장과 설레임으로 가득했다. 그렇게 설렘으로 만나서 일 년간을 그야말로 지지고 볶는 관계로 얽히고설키게 된다. 군사부일체라는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학생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곳이 학교이고 교사이다. 자동차 바퀴를 다루기는 인간 마음을 다루기보다 쉽지만 수십 년이 지나서 바퀴가 나에게 연락을 하지는 않는다. 어렵지만 소중한 인연들은 시간이 지나 사제 간의 고민의 크기만큼 소중한 추억이 된다. 아름다운 인연이라는 것은 사랑으로 상대를 변화시킨 인연이다. 오직 상대에 대한 관심과 배려와 사랑이라는 것이 상대를 변화시키고 감동을 준다. 세상이 바뀌고 물질이 풍족해도 변함이 없는 것은 사랑이 부족한 학생이 많다는 것이다. 그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관심과 사랑이다. 교사에게 사람에 대한 애정과 믿음과 열정이 필요한 이유이다. 교사가 아름다운 인연을 소중하게 가꾸어서 학생이 든든한 거목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큰 보람이다. 학생들은 어떤 교사가 사랑으로 가르쳤는가를 귀신처럼 알아낸다. 학생과의 인연은 매우 소중한 존재와의 운명적인 만남이다. 교사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싶다면 학생을 무조건 사랑하자. 다만 사랑의 방법은 과거와 달라야 한다. 학생이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랑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 내가 아닌 상대방이 바라는 사랑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수많은 인연을 아름답게 만들며 살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직업은 그리 많지 않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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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아름다운 인연으로 가꾸는 멋진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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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Cheongwadae’s Doors Closing: Last Chance to Visit Before Presidential Return
- [교육연합신문=이채원 학생기자] Cheongwadae, otherwise known as the Blue House, is known as both the executive office and the residence office of the president of South Korea. It is currently considered a public park located in the Jongno District behind Gyeongbokgung Palace. Under the presidency of Yoon Suk Yeol in 2022, Cheongwadae was opened to the public as both a museum and an urban park. However, with the new South Korean President Lee Jae Myung now expected to move the presidential office and residence back to Cheongwadae, restoring it to its original role, July will be the last chance for the public to visit the Blue House, as there will be a temporary suspension of tours set in place starting August 1, 2025. The official site dates back to 1104 during the Goryeo Dynasty. At the time, it was built as a royal villa by King Sukjong. In the Joseon Dynasty, Cheongwadae became the garden of Gyeongbokgung Palace and was used for royal rituals, state events, and numerous other festivities. Following Japanese colonial rule (1910-1945), the site was utilized by the U.S. military government, and then officially became the presidential residence and office of South Korea’s first president, Syngman Rhee, in 1948. Originally known as Gyeongmundae, the site served as the administrative center of the nation. However, in 1960, President Yun Posun renamed it to Cheongwadae in 1961 in response to the public’s negative perception of the previous name, with inspiration from the blue tiles on the main building’s roof. Throughout the administrations of numerous presidents including Park Chung Hee, Choi Kyu-hah, Chun Doo-hwan, Roh Tae-woo, Kim Young-sam, Kim Da- jung, Roh Moo-hyun, Lee Myung-bak, Park Geun-hye, and Moon Jae-in, Cheongwadae was preserved with dignity, upholding its stature and historical legitimacy as the official presidential residence and executive office. It fulfilled this role until May 9, 2022, when President Yoon Suk Yeol relocated the presidential office and formally opened the site to the public. Cheongwadae’s grounds comprise several key sections, including the Main Office Hall, the Presidential Residence, and the State Reception House Yeongbin-gwan, which is used for official state banquets and receptions. Other notable areas include Chunchu-gwan, serving as a press hall for media briefings and conferences; the Secretariat Buildings, housing presidential staff and administrative offices; the expansive gardens and grounds; and the Sarangchae, known as the outer quarters. With Cheongwadae becoming less publicly available in the future, it is highly recommended to visit the site before July 31, as it may be one of the last chances to do so. Tours will remain unchanged until July 14 and will then change in the following weeks. The gardens and nature make Cheongwadae the ideal place of peace; one will be able to clear their head even amongst all the tours in this beautiful place. Both locals and tourists are encouraged to explore this historically and currently significant heritage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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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Cheongwadae’s Doors Closing: Last Chance to Visit Before Presidential Ret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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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리더스] 피겨 스케이팅 前국가대표 위서영, "또 다른 모습으로 만나요"
- [교육연합신문=박근형 기자] 무더위가 한창인 7월 어느 날, 후배 선수들 지도에 여념이 없는 전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위서영 코치를 만나 은퇴 전후 이야기와 근황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 링크장을 방문해 선수들을 지도하는 모습을 취재했다. ■ 안녕하세요? 위서영 코치님, 선수 생활을 마감한지 몇 달 되었는데, 어떻게 지내는지 근황을 간단히 전해 주세요. 휴가도 다녀오고 학교 다니다가 5월 말부터 일도 조금씩 했고 얼마 전에 종강했어요. 지금은 선수들 지도하는 일만 조금하고 있어요. ■ 지금 고려대학교 국제스포츠학부 2학년인데 수업은 재미있는지, 학교생활은 어떤지? 재밌게 잘 다니고 있어요. 그동안 선수 생활로 못했던 캠퍼스 생활을 즐기고 있어요. 개강총회 같은 행사에도 참여하며 새로운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 지난 3월 생일파티 겸 팬들과의 만남의 자리가 있었는데,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원래 저는 은퇴하기 전에 미리 팬분들께 알려드리고 마지막 시합을 하고 싶었는데 2025 토리노 동계 유니버시아드대회 경기를 마치고 입국 후 다음날이 바로 동계체육대회여서 토리노 대회 전에 "동계체육대회가 마지막 시합이에요!"라고 말씀드리기도 조금 그렇고 입국한 날 "저, 내일이 마지막 시합이에요!"라고 말씀드리기도 조금 애매해서 마음이 안 좋았는데 좋은 기회로 한국에서 개최된 사대륙 선수권대회에서 갈라 경기를 하면서 저의 은퇴를 제대로 알리고 마지막 모습을 얼음 위에서 보여드릴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거기에 팬분들께서 저의 생일파티 겸 팬미팅도 열어주셔서 제가 원했던 아름다운 마무리가 된 것 같아서 너무너무 감사했어요. 또, 팬분들과 항상 링크장에서만 뵙다가 다른 공간에서 함께하니까 인생에서 다시는 없을 좋은 추억이 생겼어요, 감사합니다. ■ 2025년 1월 제106회 동계체육대회 경기를 마지막으로 2월 다소 갑작스러운 은퇴를 발표했는데, 은퇴를 하게 된 이유를 밝힌다면? 어렸을 때는 그냥 막연하게 20살이면 은퇴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있었는데 막상 20살이 되어 보니 스케이팅 기술도 되고 아직은 더할 수 있겠다 싶어서 은퇴는 생각도 안 했어요. 20살이 되고 출전했던 2024 사대륙 선수권대회의 영향도 있었어요. 비록 쇼트 프로그램 경기 전날 스케이트가 무너지긴 했지만, 시합 가기 전부터 시합 후까지 너무 좋은 기억들만 남은 시합이라 더더욱 다음 시즌을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그렇게 다음 시즌을 준비했는데 사실 초반에는 제가 준비도 안 되어 있었고 해서 결과가 좋지 않아도 받아들였는데 계속 대회에 출전하면서 제가 원하는 기량이 나오질 않아서 좀 많이 고민하게 되었어요. 저의 목표는 항상 아름다운 마무리였는데 점점 안 좋아지는 게 느껴지면서 저의 최선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더 내려가기 전에 여기서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오래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많은 생각도 들고 했고 사실 은퇴를 알리면서 후회도 조금은 되었는데 지금 하는 후회보다 내가 선수 생활을 이어가서 하는 후회가 더 클 것 같아서 여기까지가 나의 최선인 것 같아 은퇴하게 되었어요. ■ 선수 생활을 하면서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힘들었던 점 등 선수 생활에 대한 소회를 밝혀 달라.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일반 학생들처럼 학교생활이나 일상생활 중에서 못 하는 것들이 많아서 좀 많이 아쉬웠지만 그만큼 다른 경험들(국제 대회, 팬분들, 국가대표 선수촌등), 선수만 할 수 있는 경험들을 해볼 수 있었으니깐요. 선수 생활을 하면서 너무 힘든 순간도 많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아서 지금의 저도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부모님, 수많은 선생님들, 팬분들 등 주변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어서 지금의 저도 있는 거라 생각해요. ■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하다 은퇴했는데, 은퇴 후 후회나 아쉬움은 없는지? 앞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은퇴를 알리는 글을 작성하면서 사진들을 정리하는데 마음이 좀 이상하더라고요. "내가 지금 하는 선택이 맞나?"하는 생각도 들고 간단한 문제가 아니고 제 인생에서 하는 가장 큰 결정이었으니까요. 정말 어려웠던 거 같아요. 은퇴를 알리고서는 "아.. 잘못 선택했나? 좀 더 할 것 그랬나?"하는 후회도 조금은 있었는데 지금의 후회보다 선수 생활을 이어갔을 때 하는 후회가 더 클 것 같아서 마음을(좀 빨리?) 정리한 것 같아요. 그만큼 오래 고민했었어서. ■ 드물게 은퇴 후 다시 선수로 복귀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일은 없을까요? 네, 없을 것 같아요. ■ 선수 지도는 몇 명 정도 하고 있는지, 수업은 주에 몇 번 하는지, 지도할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최형경 코치님 팀에 소속되어 있는 아이들 여러 명을 지도하고 지금은 주에 3번 정도 가는데 이제 종강해서 좀 더 갈 것 같아요. 지도할 때 아직은 정신적인 부분보단 기술적인 부분만 보고 있는데 자세를 많이 신경 쓰는 것 같아요. 자세가 기술의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고 생각해서. ■ 선수들 개개인별 특성으로 인해 선수마다 기술 습득 방식이 다를 텐데, 지도 방식은 어떻게 다른가요? 얘기하면 바로 받아들이는 아이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더라고요. 저는 될 때까지 얘기하는 편이라 아이들이 할 때까지 계속 얘기해 줘요. 각각 아이들이 점프를 뛰는 자세도 다르고 문제점도 다르니까 얘기해 주는 것도 아이들마다 다르고요. ■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지금은 일단 학교 다니면서 일도 조금하고 쉬기도 하고 다양한 취미생활도 하고 있는데 어렸을 때 훈련하느라 못 해본 것들을 많이 해보는 중이에요. 아직은 '이루고자 하는 목표!'라는 것은 없고 이것저것 해보고 있어요. ■ 은퇴로 더 이상 경기하는 모습을 보지 못해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을 것 같은데,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안녕하세요. 위서영입니다. 지금까지 부족한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신 모든 팬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응원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고, 웃을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저의 편이 되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제는 선수로서의 마지막 인사를 드리지만, 또 다른 모습으로 여러분 앞에 설 날을 기대하며 새로운 길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 인터뷰에 응해 주신 위서영 코치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오랜 기간의 선수 생활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위서영 코치, 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그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팬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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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리더스] 피겨 스케이팅 前국가대표 위서영, "또 다른 모습으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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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진짜 교육’을 실현하려면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무엇이 될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이는 서로 다른 질문 같지만 사실은 그 이면은 거의 흡사한 질문이다. 왜냐면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꿈꾸지만 여기에는 높은 지위에 올라 타인에게 영향력을 미쳐서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이중성이 내포되어 있는 것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에 혹자는 사람은 무엇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고 그것이 행복을 가늠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서는 무엇이 되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확실한 보장이라고 믿는 성향이 강하다. 이처럼 출세와 성공지향의 목표와 방법을 철저히 숭배하는 사람들 중에는 “내가 잘 되어야, 너도 있고 너를 도울 수 있다”는 권력자나 리더의 말에 쉽게 현혹돼 그에게 무조건적, 무사유적인 절대 맹종과 충성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최근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과 공모하여 자신들의 권력욕을 충족하고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민주주의에 크게 역행하고 위헌적, 비법치적 쿠데타를 도모하다 법의 냉엄한 심판을 받고 있는 자들이 방증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 교육이 배출한 엘리트임에도 불구하고 뒤틀린 가치관과 사고, 리더십 부재의 전형적인 인재일 뿐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그런 행태에 빠져든 것인가? 우리 사회는 예로부터 과도한 특혜를 누리는 자들이 남들 위에 군림하고 지배하려는 성향을 널리 용인해 왔다. 이는 소위 ‘배워서 남 주는’ 이타적인 인간이 아니라 ‘배워서 남위에 우뚝 서는’ 욕망의 인간으로 육성해온 우리 교육의 자업자득이다. 즉, 치열한 경쟁교육을 통해 각자도생을 추구해온 결과이다. 결국 우리의 학교와 교실에서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협력과 연대로써 상생을 추구하여 이 사회와 세상을 보다 좋은 곳으로 만드는데 기여하는 이타적인 인간 양성의 ‘진짜 교육’이 결여된 반쪽짜리 인재들을 교육해 온 것이다. 문제는 우리 교육의 최고 수혜자인 엘리트들이 사회 곳곳에서 “내 사전에는 부끄러움은 없다”고 선언하는 것 같은 행태를 보이는 것이다. 이는 안타깝게도 어려서부터 야만적인 경쟁으로 남을 딛고 우뚝 서야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출세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교육 가치를 당연시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의 학교는 그런 경쟁보다 나눔과 배려, 칭찬과 격려, 연대와 협력으로 상생을 추구하는 함께 잘 사는 진짜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타인은 곧 나의 경쟁자이자 타도해야 할 적이라는 의식을 완전 불식시켜야 한다. 지난 달 이 땅에는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을 표방하는 새로운 국민주권정부가 들어섰다. 말 그대로 이제부터 모든 정부 기구와 조직체가 오직 국가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나서야 한다. 이에 대한 초석은 바로 교육에서 시작된다. 새 정부는 국가교육위원회의 권한을 키우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교육부의 기능은 축소하겠다는 취지의 선거공약을 내걸었다. 또한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 교육기관들을 통합해 실질적인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정책 의지도 내비쳤다. 이로써 우리는 비로소 국가의 장기적인 교육 비전을 비롯한 실용적인 교육의 목표와 방향을 제대로 디자인하고 집중적으로 실행해 나가기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우리 교육은 진짜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걸 맞는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교육대개혁을 이루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보다 표준화된 세계적 기준(Global Standard)에 다가서는 바람직한 교육을 구현해야 한다. 그것은 보다 강력한 민주시민이자 세계시민을 육성하는 교육과정으로의 집중적인 디자인과 실행에 달려있다. 여기에는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 전 세계로 도약하려는 교육에의 강력한 의지와 추진력이 필요할 뿐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 하듯이 새 정부는 21세기 디지털 대문명에 보다 적합한 새로운 교육으로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 과학기술의 적용은 물론, 다양한 인문학적 사상에 기초하는 인간존중사상(Humanism)을 심화하여 바람직한 인간을 육성하는 인재교육에 보다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 사회와 세계를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이타적인 인재들을 육성하는 ‘진짜 교육’으로 탈바꿈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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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진짜 교육’을 실현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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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산책] 경쟁하지 않는 꽃 - 메꽃
-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경쟁은 불신을 낳고, 협력은 신뢰를 쌓는다. 각자의 색깔을 지닌 꽃들이 협력하여 세상에 빛을 발할 수 있다.” 나팔꽃이 아침을 노래할 때, 메꽃은 한낮의 태양 아래 조용히 피어난다. 소란스럽지 않지만, 자신만의 시간을 따라 꽃을 연다. 부드러운 빛깔이지만, 그 뿌리는 깊고 질기다. 보이지 않아도 살아 있다. 겨울을 지나 땅속에서 숨을 고르고, 어느 날 다시 피어나는 생명. 침묵 속에서도 준비되고, 사라진 듯 보여도 사라지지 않는다. 경쟁 없이도 피어난다. 빛나는 길은 하나가 아니다. 메꽃은 말한다. “서로 다르게 피어나도, 각자의 자리에서 충분히 아름답다.” 누구나 자신만의 때가 있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피어날 권리가 있다. 메꽃처럼, 조용히, 그러나 깊이 뿌리내리고 살아가면 된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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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산책] 경쟁하지 않는 꽃 - 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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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인공지능시대, 질문하는 인간이 이끄는 창의·융합 교육의 미래
- [교육연합신문=안용섭 기자]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 인공지능 활용에 관한 국제적 연구 교류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창의성과 예술성, 교육의 다양성 및 포용성 증진을 위한 실질적 대안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본지는 서울대학교에서 음악학 박사논문을 쓰고 있는 독일 출신 음악교육 연구자인 마들렌 포군트케(Madlen Poguntke) 씨가 교육 현장에서의 AI 도입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미래지향적 방향성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제시해 온 교육연합신문의 김춘식 논설위원(동신대학교 교수)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 한·독 양국의 문화예술교육 현장과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생생한 경험을 담고 있으며, 미래 교육의 방향을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 편집자 주 ■ Madlen Poguntke 교수님, 간단한 자기소개와 인공지능(AI)과 교육의 접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ㅁ 김춘식 교수 저는 독일 함부르크대학교에서 역사학, 교육학, 정치학을 공부했고, 현재 동신대학교에서 창의융합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교육이 단순 지식 전달을 넘어 미래 핵심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고민에서 AI와 교육의 접점에 주목하게 됐습니다. 인간 중심 교육 가치와 AI 활용의 균형이 제 연구의 중요한 화두입니다. ■ Madlen Poguntke 교육 분야에서 AI 활용과 관련한 직접적 경험이나 현장에서 느낀 변화, 도전 과제가 있으신지요? ㅁ 김춘식 교수 공학적 AI 연구는 직접 하지 않았지만, AI와 교육 관련 연구와 강연, AI 디지털 교과서 현장 적용 사례 분석 등 다양한 경험이 있습니다. AI는 교육의 효율성과 접근성을 높이지만, 비판적 사고 저하, 정서적 고립, 교육 격차 심화 등 부정적 영향도 체감하고 있습니다. ■ Madlen Poguntke AI가 교육 현장에서 활용되는 구체적 사례를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ㅁ 김춘식 교수 Gradescope, Riiid Labs 같은 자동 평가 도구는 교사의 채점 부담을 줄이고, Help Me See, Nuance 등은 장애 학생 맞춤형 지원에 활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Magic School AI, Eduaide.AI 등은 행정 자동화와 수업 자료 제작에 기여하고, Blippar(AR/VR), Duolingo, Blue Canoe 등은 몰입형 학습과 언어교육에 AI를 접목하고 있고요. ■ Madlen Poguntke AI가 앞으로 음악교육 전공 교사 양성과정에 가져올 변화와 중요해질 새로운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ㅁ 김춘식 교수 꼭 음악교육 교사에게만 국한되는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음악교육 교사에게는 AI 도구 활용 능력, 데이터 분석, 디지털 콘텐츠 제작, 윤리적 판단력 등이 필수적입니다. AI는 행정·평가 업무를 보조하지만, 정서적 지지, 동기 부여, 예술적 감수성 지도 등 인간적 교육의 본질은 대체할 수 없습니다. 교사는 학생의 창의성과 다양성, 개성을 이끌어내는 멘토 역할에 집중해야 합니다. ■ Madlen Poguntke AI와의 협업이 교사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교사의 역할 변화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ㅁ 김춘식 교수 AI가 행정·평가 등은 보조하겠지만, 인간적 교육의 본질은 대체 불가합니다. 오히려 교사는 학생의 성장, 창의적 문제해결력,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멘토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 Madlen Poguntke AI 도입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교사 연수, 인프라 측면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ㅁ 김춘식 교수 가장 큰 도전은 접근성과 형평성 문제입니다. 인프라 격차 해소, 체계적 교사 연수, 윤리·데이터 보호, 주체적 성장 환경 조성이 필요합니다. 학생·교사가 기술에 종속되지 않고 주체적으로 사고할 수 있어야 합니다. ■ Madlen Poguntke 한국 학교의 AI 도입 인프라 현황과 필요한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ㅁ 김춘식 교수 네트워크, 디지털 기기, 지원 인력 등에서 지역 간 격차가 큽니다. 단순 하드웨어 지원을 넘어 소프트웨어, 연수, 컨설팅 등 종합적 지원 체계가 필요합니다. ■ Madlen Poguntke 독일과 한국의 AI 및 개인정보 보호 인식 차이는 무엇입니까? ㅁ 김춘식 교수 독일은 데이터 보호와 윤리, 사회적 합의를 중시하며 신중하게 접근합니다. 한국은 AI 기술 진흥과 신뢰 기반 조성을 동시에 추진하며, 보다 실용적이고 유연한 정책을 펼칩니다. 두 나라의 정책 우선순위와 사회적 가치관이 다릅니다. ■ Madlen Poguntke 문화적 차이가 AI 수용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 수용성 측면에서 두 나라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ㅁ 김춘식 교수 독일은 신중하고 사회적 합의를 중시해 도입이 느릴 수 있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정착합니다. 한국은 빠른 실험과 현장 적용이 특징이며, 디지털 혁신에 대한 기대와 수용성이 높습니다. ■ Madlen Poguntke 음악교육에서 AI 활용의 기회와 위험, 그리고 균형 잡힌 접근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ㅁ 김춘식 교수 AI는 맞춤형 학습, 창의성 확장, 접근성 강화에 기여하지만, 저작권·윤리 문제, 인간 창의성 약화, 기술 의존 등 위험도 있습니다. 두 나라 모두 인간의 창의성과 예술적 가치를 지키는 균형이 필요하며, 지속적 교류와 협력이 중요합니다. ■ Madlen Poguntke AI가 교육에 미치는 본질적 영향과 앞으로 주목해야 할 핵심 과제는 무엇입니까? ㅁ 김춘식 교수 AI 도입 시 정보의 정확성, 저작권, 개인정보 보호, 비판적 사고 저하 방지, 윤리적 문제, 교사의 역할 변화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AI는 보조 도구에 머물러야 하며, 인간 중심 교육 가치가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 Madlen Poguntke AI와 창의성, 인간 고유의 개성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ㅁ 김춘식 교수 AI는 창의적 도구로 인간의 창의성과 개성을 확장할 수 있지만, 인간 고유의 감정과 실재적 경험, 진정한 창의성은 대체할 수 없습니다. 예술 교육에서는 AI와 인간의 협업을 통해 창작의 지평을 넓히되, 인간만의 독창성과 감수성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Madlen Poguntke 실제 현장에서 AI가 창의적 과정을 지원하는 구체적 사례를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ㅁ 김춘식 교수 AI 작곡 프로그램, 음성 분석 도구 등으로 학생들이 곡을 만들거나, 즉흥 연주와 편곡에 AI의 도움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2024년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에서는 AI가 작곡한 곡이 공식 대회곡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AI 결과물에만 의존하지 않고 학생 스스로 창의적 탐구와 비판적 성찰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Madlen Poguntke AI가 교육 패러다임 변화에 미칠 영향과 교육의 본질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ㅁ 김춘식 교수 AI는 학습 환경의 디지털화, 맞춤형 학습, 데이터 기반 평가 등 변화를 가져오지만, 인간의 성장과 전인적 발달, 정서적 지지, 사회적 관계 형성 등은 대체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는 AI와 인간 교사의 협력적 관계와 인간적 가치 지키기가 중요합니다. ■ Madlen Poguntke AI를 교육과정, 특히 음악 교육에 통합할 때의 기회와 위험, 그리고 균형 있는 관리 방안은 무엇입니까? ㅁ 김춘식 교수 기회는 개인화된 학습, 창의성 확장, 접근성 강화 등이고, 위험은 과도한 기술 의존, 윤리 문제, 교육 격차 심화 등입니다. 이를 위해 교사 연수, 윤리 교육, 인프라 형평성, 인간적 소통과 정서 지원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 Madlen Poguntke 학령별 AI 활용 방향과 주의점은 무엇입니까? ㅁ 김춘식 교수 초등은 놀이와 감각적 경험, 사회적 상호작용에 중점, 중등·고등은 데이터 분석과 창의적 프로젝트, 모든 단계에서 윤리·비판적 사고 교육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 Madlen Poguntke AI와 교육 융합을 위해 필요한 학제 간 협력과 인문학적 관점의 핵심 요소는 무엇입니까? ㅁ 김춘식 교수 컴퓨터 과학, 수학, 음악,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 협력이 필요합니다. 인문학적 관점에서는 비판적 사고력, 윤리적 성찰, 사회적 책임감이 중요합니다. ■ Madlen Poguntke AI가 지원하는 미래 교육에서 인간 상호작용의 역할과 교육의 본질적 가치가 AI 시대에도 지켜지기 위한 고민점은 무엇입니까? ㅁ 김춘식 교수 AI 시대 교육의 핵심은 질문하는 창의성과 인간 고유의 상상력입니다. AI는 도구이자 동반자일 뿐, 인간 교사의 정서적 지지, 창의성·비판적 사고 촉진, 윤리 교육 등은 대체할 수 없습니다. 교육은 지식 전달이 아닌 문제 발견과 재정의, 상상력과 실행력의 협업, 윤리적 성찰을 중심으로 재설계되어야 하며, 인간의 질문과 창의성이 기술 발전을 주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AI가 지원하는 미래 교육에서 인간의 상호작용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는 효율성과 맞춤화, 정보 제공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지만, 정서적 지지,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 촉진, 개별화 멘토링, 윤리 교육, 협력적 환경 조성 등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본질적 가치입니다. 앞으로의 교육은 AI와 인간 교사의 협력적 관계를 바탕으로, 학생의 전인적 성장과 정신적 건강, 사회적 책임의식을 함께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교육의 본질적 가치가 AI 시대에도 흔들림 없이 지켜지도록, 우리 모두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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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인공지능시대, 질문하는 인간이 이끄는 창의·융합 교육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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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서 펼쳐지는 마리이야기 체험학습 현장
- [교육연합신문=김병선 기자] 지난 6월 22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마리이야기의 ‘담덕이야기’ 체험학습이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날 철저히 자기주도로 체험학습을 준비한 어린이들이 직접 역사 유물을 관찰하고, 외국인 선생님에게 우리 문화를 재미있게 영어로 소개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한편 경복궁 현장에서는 마리이야기 과정을 수료한 청소년문화단 청소년문화유산해설사들도 경복궁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해설을 진행하며,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대부분 중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문화해설사들이 성인 관광안내사들 못지않게 능숙하게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해설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청소년문화단 최율 단원(목운중 1학년)과 어머니의 인터뷰를 통해 마리이야기 체험학습의 의미와 청소년문화유산해설사 활동의 소중한 가치를 소개해 본다. Q. 최율 단원,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목운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고, 2024년 7월에 청소년문화단에 입단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도 국가유산을 찾아다니며 역사에 관심이 많았는데, 마리이야기를 알게 되고 너무 하고 싶어서 신청해 즐겁게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Q. 청소년문화단에서 활동하기 전과 후의 차이점이 있다면? 입단 전에는 해설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다양한 사회적 소통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원들끼리 서로 도와주고 조언해 주는 단합력도 놀랍고, 해설 활동이 할 때마다 새롭고 보람차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Q. 앞으로의 포부는 무엇인가요? 해설 활동 외에도 기자단, 수련회, 국가유산지킴이, 자치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습니다. 경복궁뿐 아니라 남산골한옥마을, 덕수궁 등에서도 전문가답게 해설 활동을 하며 대한민국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선후배 단원들과도 더 많이 교류하며 부족한 점을 채우고, 발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Q. (최율 어머니) 마리이야기 수업을 알게 된 계기와 수강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주말이면 아이들과 역사 유적지나 박물관을 자주 다니며 해설을 듣는 걸 좋아하는 가족이었습니다. 덕수궁에서 마리이야기 가방을 메고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고, 즐겁게 한국사 공부와 영어 실력까지 키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담덕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Q. 학생에게 마리이야기 교육을 하면서 느낀 점은? 담덕 프로그램은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닌 쌍방향 교육 방식이라 아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즐겁게 다녔습니다. 체계적으로 연계된 과정을 통해 역사 지식, 말하기, 글쓰기 실력이 늘었고, 해설사 과정에 들어갈 기본 소양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수업 참여를 열심히 하면 스티커를 주시고, 다 모으면 선물을 받을 수 있어 아이가 더욱 즐거워했습니다. 해설사 과정에서는 직접 연구하고 해설 시나리오를 쓰며 노력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꼈고, 같은 기수 친구들과 엄마들도 평생 함께할 동지가 되었습니다. Q. 최율 단원이 청소년문화단 활동을 통해 성취하길 바라는 점은? 청소년문화단에는 본받을 점이 많은 선후배 단원들이 많아요. 서로 배워가며 학창 시절을 의미 있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해설 활동을 통해 다양한 직업군의 관광객을 만나면서 자신의 꿈과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Q. 마리이야기 교육과정을 고민하는 학부모님께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마리이야기는 자기 주도적 학습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지만, 해설사가 된 후의 자신감과 성취감은 다른 기관과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해설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아이에게 학업 자신감과 지도력을 키워주었습니다. 아이의 역량을 키우고 싶다면 마리이야기 교육과정을 추천합니다. Q. 마리이야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점이 있다면? 청소년문화단에서의 활동은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능력과 원하는 일을 위해 노력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 자신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예요. 꼭 도전해보세요. 마리이야기 체험학습과 청소년문화유산해설사 활동은 단순한 학습을 넘어, 역사와 소통의 즐거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임을 최율 단원과 어머니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활동 문의 02-3673-5015 www.marie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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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국가유산지킴이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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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서 펼쳐지는 마리이야기 체험학습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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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미래 비전 보이지 않는 교육정책, 재건축이 필요한 교육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차로 출근하다가 놀라운 변화에 감탄했다. 옛집과 밭이 늘어서 있던 곳이었다. 출근길에 신도시 개발구역을 지나갔다. 새로운 아파트와 상가가 하나둘 들어서더니 풍경이 놀라보게 달라졌다. 하늘과 맞닿은 경계선만이 아니라 간판의 종류도 달라졌다. 운동시설과 상가, 병원, 공원, 산책로 등의 시설이 보였다. 앞으로 이 신도시에 오는 주민은 새로운 문화를 즐기게 될 것이다. 신도시 건축을 위해 설계와 기초공사, 공사 기간에 따른 얼마나 많은 인력과 노력이 있었을까 상상하게 된다. 새로운 신도시는 설계가 실천으로 구체화된 것이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이다. 정확한 목표를 가지고 청사진을 가지고 노력하고 실천할 때 인생은 새로운 모습으로 괄목상대할 만큼 성장하는 것이다. 미리 외국어를 배워서 해외 기관장을 하는 동료를 보거나 목표를 세워 꾸준히 글을 써서 책을 내는 후배를 볼 때 그런 생각을 한다. 명확한 목표와 꾸준한 실천이 눈부신 성과를 만드는 것을 보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다. 과거에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있었다.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시작하여 1996년까지 7차례의 5개년 계획을 끝냈다. 경제개발 5개년계획은 장기적인 목표를 세워 경제 성장 발전에 대한 목표를 달성했다. 오직 잘살아 보겠다는 명확한 청사진과 목표가 있었고 실천 방향을 하나하나 실천했다. 교육에서도 모두가 자식에게 고등교육을 마치게 하여 성공한 삶을 살게 하고자 했던 의지로 가득했다. 이 두 가지가 한국을 지금의 선진국 대열로 들어서게 한 주요한 요인이 되었다. 교육도 50년이 넘었다면 리모델링이 아니라 재건축을 해야 한다. 세계 100개 우수대학교에 한국은 3개 대학밖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그나마 예년에 비해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 대학의 경쟁력, 초중고의 학제 개편, 인문계 위주의 진학풍토 개선, 전문계 방면에 우수자원 인력 충원이 절실하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어디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비전과 의지가 분명하고 명확하게 교육정책에 반영되어야 한다. 추상적인 미사여구로는 새시대 변화 파도에 적응할 수 없다. 새 정부가 들어섰어도 교육에 대한 비전과 열정이 보이지 않는다. 대선이 끝났다. 대선에서 교육에 대한 비전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나 교권에 대한 법적 도움이 이 시대의 비전이 될 수는 없다. 인공지능이 불의 발견에 비견될 만큼 세상을 바꾸고 있다. 주변 강대국의 지도자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달리고 있다. 경제는 내수와 무역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앞으로 수출에 의지하던 한국경제는 불안하기만 하다. 한국은 다시 변곡점에 다다르고 있다. 위기이며 기회이다. 우리는 기회를 위기로 만들고 있다. 허허벌판이었던 곳이 새도시에 대한 설계와 실천으로 멋지게 변한 곳이 있는가 하면 계획도 없이 사 두었던 공터들은 잡풀이 우거지고 흉물로 남아있다. 구체적 비전과 열정적 도전 없이 벽지만 교체하는 리모델링 수준의 교육정책이 계속된다면 이 위기의 시대에 한국은 황무지로 남을지 모른다. 제2의 교육 도약이 절실한 시기이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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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미래 비전 보이지 않는 교육정책, 재건축이 필요한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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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탐방] 경북 상주고등학교…“70년 전통 위에 미래를 짓다”
- [교육연합신문=유기성 기자] "상주고등학교, 과학·인성·소프트웨어 교육으로 진로 명문고 자리매김" "전통과 혁신의 조화, 상주고등학교가 미래 교육을 이끈다" "‘과학중점·SW선도·인성교육’의 삼각축으로 빛나는 상주고의 교육 혁신" 70년 전통의 명문 사립고 경북 상주고등학교가 ‘인성과 실력을 갖춘 창의융합 인재 육성’이라는 슬로건 아래 경북 지역은 물론 전국에서 주목받는 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54년 개교한 상주고는 동아쏘시오그룹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 아래, 첨단 교육시설과 풍부한 장학제도, 그리고 전문성 있는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 중심 교육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연간 약 2억 2천만 원 이상의 장학금이 학생들에게 지급되며, 이는 진정한 ‘교육복지 실현’의 사례로 꼽힌다. 특히, 과학중점학교로서 11년 연속 운영,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실험실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이공계 진학률이 60%에 달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경북대 연계 R&E 프로그램, STEAM캠프, 사이언스데이 등 다채로운 실험·탐구 활동은 과학에 흥미와 열정을 가진 학생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상주고는 소프트웨어 선도학교로서 AI,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 미래 기술 중심의 커리큘럼을 운영하며, 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앱과 실용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 더불어, 주니어ROTC 활동을 통해 경찰대, 육·해·공군 사관학교 등 특수대학 진학률 또한 눈에 띈다. 학생들의 리더십과 애국심을 기르는 데 주력하며, 진로에 있어서도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입학을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상주고는 분명한 선택지가 된다. “입학은 선택이지만, 결과는 실력이다.” - 편집자 주 ■ 상주고등학교의 교육철학 또는 비전은 무엇인가? ‘옳게 배우고 참되게 살자’는 교훈과 함께 1954년 개교하여 현재 18개 학급, 400여 명의 학생과 60여 명의 교직원이 수수양강, 삼성교육의 교육 목표와 비전으로 70년의 전통을 이어가는 경북 최고의 명문 사립고등학교다. 박카스, 포카리 스웨트로 유명한 동아쏘시오그룹에서 학교 교육활동 전반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으며, 최신 교육시설과 해마다 많은 장학금을 마련해주고 있다. ‘인성과 실력을 갖춘 창의융합 인재 육성’의 슬로건으로 학생들이 인성과 실력을 갖춘 미래형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 학생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가꿔가는 창의적 역량을 키우고, 급변하는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세상과 함께 소통하는 사람이 되도록 미래 교육과정에 힘을 쏟고 있다. ■ 교장 선생님의 교육 철학이나 학교운영 철학에 대해 말씀해 달라. 학생이 중심이 되는 교육과정 속에서 스스로 진로를 설정하고, 학생활동 중심수업과 맞춤식 진로지도로 본인이 원하는 학과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인성과 실력을 갖춘 창의융합 인재’ 슬로건 아래 촘촘하게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 상주고의 삼성교육이란 인성, 전문성, 창의성을 중심으로 수수양강(수능과 수시 모두에 강한 학생) 융합인재를 키워내는 핵심 프로그램인데, 삼성교육을 위해 교사의 역량강화, 학교 시설 확충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지역민이 연합하여 모든 학생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학교, 모두가 부러워하는 학교로 성장하는 것이 교장의 철학이자 우리 모두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 상주고는 언제부터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되었고, 어떤 배경에서 시작되었나? 상주고등학교는 2014년 7월 2일부터 경상북도 지정 과학중점학교로 선정이 되어 과학중점반 학생들이 수학, 과학, 정보 관련 과목들을 전체 교과 시수의 45% 이상을 수강하고 있다. 과학중점학교의 선정 배경은 전문 인재 육성, 향토 인재 육성이라는 재단 이사장의 교육목표에 따라 수학, 과학에 관한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자 경상북도 지정 과학중점학교를 신청하였고, 신청 결과, 상주고등학교가 지정을 받아 현재까지 두 차례의 재지정을 받아 11년 동안 과학중점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상주고등학교는 과학중점 과정으로 1학년 때는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 정보를 필수로 수강한다. 그 후 2015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2학년 때 과학중점반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물리학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의 Ⅰ, Ⅱ 과목들을 모두 수강하게 된다. 이 중 물리학과 생명과학에 관심과 흥미가 더 많은 학생들은 본교에서 개설되는 공동교육과정을 이용해 물리학 실험, 고급 물리학, 생명과학 실험, 고급 생명과학 등을 추가로 수강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 수학 과목도 수학, 컴퓨터 관련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다. ■ 학생들의 과학 분야 진로(이공계 대학, 연구기관 등)로의 진학률이나 성과는 어떤가? 2024년과 2025년 2월 과학중점 반 졸업생 중 약 60%의 학생들이 수시를 통해 이공계열로 진학을 한다. 학교에서 활동한 다양한 실험 프로그램과 발표회, 과제연구 등이 학생들의 이공계열 진학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원은 매년 1~2명씩 합격사례를 만들고 있어 이공계열 진학에 있어서 과학중점학교의 역할이 매우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상주고등학교는 물리실험실, 화학실험실, 생명과학실험실, 지구과학실험실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과학 관련 실험에서는 모든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과학캠프는 5월에 실시하는 창의과학캠프, 방학 때 실시하는 STEAM캠프, 6월부터 시작해 10월까지 진행되는 경북대학교와 연계하는 알앤이(R&E) 프로그램, 사제동행 과제탐구, 사이언스데이 등 학생들이 실험 및 연구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 상주고의 인성교육은 어떤 원칙과 철학에 기반을 두고 운영되는가? 학교 슬로건인 삼성교육(인성, 전문성, 창의성) 아래 학생의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학생의 학업 성장도 중요하지만 다양성과 급변화되는 사회 조직에서 성실함과 리더십, 의사소통 역량 또한 필수적 요소라 판단되기에 학생 교육활동에서 인성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 중에 있다. 지역 사회와 연계한 봉사활동 동아리를 비롯하여 리더십 함양을 위한 주니어ROTC, 상주향교 선비아카데미(예절교육)과 상주향교에서 다도와 명상 등 학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다년간 운영해 오고 있다. 특히, 2022년에 창단된 주니어ROTC는 나라사랑을 위한 호국보훈의 달 캠페인을 매년 기획하여 학생들에게 나라사랑에 관한 애국심을 강조하고 있다. ■ 인성교육의 효과를 측정하거나 피드백을 받는 방식이 따로 있는지? 인성교육을 따로 측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체험 후 몸소 행동으로 보여 주는 사례가 있었다. 2024년 3학년 안태현 학생이 자율학습이 끝나고 귀가하던 중 길을 잃고 집을 못 찾으시던 할머니와 함께 상주경찰서까지 말동무를 해드리며 상주경찰서에 모셔다 드리고 안전하게 귀가시켜 드린 일이 있었다. 이로 인해 안태현 학생이 상주경찰서로부터 모범 표창을 받은 사례가 있다. 학생 중심의 인성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몸소 행동으로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생각된다. ■ 소프트웨어 선도학교로서 어떤 교육 커리큘럼이나 활동이 운영되고 있는지?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진로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정보, 인공지능 기초, 빅데이터 분석 등의 과목을 이수해 자신의 소프트웨어 관련 지식을 함양하고 있으며, 2학년 때 실시되는 창의과학캠프에서는 부산 LG 디스커버리 랩에서 자율주행 자동차 주행과 머신러닝,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에 대해 체험하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이 실제로 개발한 앱,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사례로 학생들이 개발한 앱은 주로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불편함을 해소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예로 오늘의 급식을 알려주는 앱, 영어 단어를 외울 수 있도록 하는 단어장 앱, 학생들이 자신의 성격을 입력하는 가장 유사한 성격을 가진 학교 선생님을 찾아 주는 프로그램, 자신의 관상으로 조선시대 신분을 예측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 학생들의 실용적인 목적과 동시에 재미를 추구하는 여러 가지 앱을 제작한 사례가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협력 프로그램으로는 AFE 업체를 통해 학생들이 컴퓨터공학에 대한 전문지식과 탐구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조를 이루어 프로그래밍에 대한 내용을 학습하고, 이를 심화 및 연계해 자신만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탐구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주니어ROTC는 어떤 취지에서 도입되었고, 어떤 교육 목표를 가지고 있는가? 주니어ROTC를 통해 미래의 리더를 양성하고 학생의 리더십과 올바른 국가관, 안보관을 확립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역사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호국보훈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직접적인 활동과 체험을 통해 리더십, 협동심, 의사소통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는 적다. 이에 주니어ROTC 활동과 경험이 ‘인성과 실력을 갖춘 창의융합 인재 육성’이라는 교육 목표와 부합된다고 판단된다. 특히, 주니어ROTC 활동을 통해 경찰대, 사관학교 진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진학률이 높아졌으며, 대학 생활에서 ROTC에 대한 관심도와 진로를 직업 군인으로 희망하는 학생이 많아졌다. 주니어ROTC 활동으로 많은 학생들이 경찰대와 사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특히, 주니어ROTC 동아리장으로 활동하였던 학생이 경찰대와 육군사관학교에 합격하였으며 이 외 2명의 학생이 해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에 진학하는 쾌커를 이루었다. 상주고등학교는 과학중점학교로 의예과, 약학과, 이공계열 진학 비율이 높다. 최근 메디컬 진학 희망 학생이 많아짐에 따라 메디컬(의예, 약학 등)에 많은 합격생을 배출하고 있다. 이에 학교에서도 노하우를 축적하여 학생들이 희망하는 학과와 대학에 합격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 상주고등학교에 입학하려는 학생 및 학부모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상주고는 7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갖춘 명문 고등학교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전폭적인 재단 지원 아래 학생의 성장 도모를 가장 중요시하며 인성, 창의성, 전문성을 배양, 미래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성과 실력을 갖춘 창의융합 인재 육성’의 교육 슬로건을 실현하고 있다. 또한, 2만 명이 넘는 많은 동문과 재단의 지원으로 연 평균 2억 2천만 원 이상의 장학 혜택을 학생에게 제공하고 있다. 모든 학생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학교로서 최고의 교육 시설, 최고의 장학 혜택, 최고의 학생을 목표로 여러분의 꿈과 비전을 응원하는 상주고등학교가 행복한 동행을 이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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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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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탐방] 경북 상주고등학교…“70년 전통 위에 미래를 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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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세계를 매료시킨 K-콘텐츠와 창의성 교육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한국인의 잠재력은 어디까지 일까? 최근 한국의 토종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미국 연극⋅뮤지컬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무려 6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엔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극본상, 연출상, 작사⋅작곡상, 무대디자인상, 남우주연상 등을 석권한 것이다. 토니상은 오스카상(영화), 에미상(TV), 그래미상(음악)과 함께 미 대중문화계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상이다. 우리에게 이제는 그래미상만 남았다. 이 또한 현재까지의 BTS, 블랙핑크 등 빌보드 차트를 휩쓰는 K-팝 그룹의 활동으로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머잖아 ‘그랜드 슬램’을 이룰 날이 멀지 않았음을 예측할 수 있다. 이렇게 한국인의 창의성 저력은 그저 어쩌다 우연히 주어지는 상황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국산 기술과 자본으로 제작된 에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가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기록적인 흥행 수익을 올렸다. 이미 오스카상 4관왕에 빛나는 ‘기생충’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이런 놀라운 성과는 잠재력이 뛰어난 한국인의 두뇌에서 충분히 입증이 되고 있다. 한국인은 오래 전부터 국민 평균지능지수(IQ)가 전 세계의 상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2024년 핀란드의 지능 테스트 기관 윅트콤(Wiqtcom)의 109개국 IQ 테스트 결과에서도 세계 평균 99.64를 훨씬 뛰어넘는 110.80으로 5위를 기록했다. 이번 토니상 수상은 2016년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서 시작된 토종 뮤지컬이 세계 뮤지컬계의 심장인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예술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그 배경에는 21세기 후반 서울을 배격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들의 사랑 이야기인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평가단에서 “한국적인 기발함을 바탕으로 보편적 인간애를 녹여낸 수작”이란 호평을 받은 것이다. 여기서 기발함은 무엇을 말하는가? 평범함(일반성)을 뛰어넘은 일종의 창의성으로 한국인의 잠재력이 창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21세기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이한 대한민국 교육은 2022 개정교육과정의 실현을 통해 방향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는 곧 상상력과 창의력 등 미래 역량의 계발에 의해 그 성패가 달려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이미 ‘모방’에 있어서는 넘사벽의 세계적인 우수성을 인정받았고 그 결과는 ‘한강의 기적’과 같은 산업화 시대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제는 그 모방에 또 다른 모방을 가미하는 창의력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우리의 초중고 학교 교육은 ‘미래를 선도하는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학교마다 슬로건으로 내건지 오래다. 이제 전국의 중학교 이상 학교 교육은 학생들의 ‘창업(스타트업) 교육’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각종 참신한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이용한 제품 개발 및 연구에 어린 학생들의 관심과 열정이 더해지고 있다. 산업인력공단과 청소년 창의성 관련 재단들이 후원하고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이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우수한 수능 성적에도 불구하고 대학 진학을 접고 창업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고교생들이 등장하면서 창의성의 주역으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제 이들에 대한 지원과 창의력 배양은 새로운 교육의 물길로 방향을 전환할 때이다. 우리 교육은 앞으로 초중고 학생들의 창의력을 더욱 돋우기 위해 각종 ‘창의성 대회’를 개최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창출함은 물론 이를 적극적으로 키우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대학입학전형에도 창의성 관련 수시전형을 널리 확대하고 국가는 창의적인 기발한 아이디어를 계발한 청소년들에게는 적극 후원하는 제도를 공식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현행 중고교의 창업 스쿨을 동아리나 방과후 활동 차원에서 정식 교과 과정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대학은 창업과 관련해 보다 많은 관심과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이스라엘이나 중국 등 모범적인 청년 창업 국가들을 보고 듣고 배우는 연수를 확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창의성 계발은 이제 국가의 미래가 달린 교육의 목표이자 국가 비전으로 온 나라가 나서 힘을 모아 크게 성장시켜야 할 핵심이라 할 수 있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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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세계를 매료시킨 K-콘텐츠와 창의성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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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산책] 이름을 초월한 꽃 - 털별꽃아재비
-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이름이 있다면, 그것은 영원하지 않다” 이름은 사물의 본질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것을 구속하고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털별꽃아재비는 늦가을, 찬바람 속에서도 피어난다. 흔들리지만 꺾이지 않고, 사라지지 않고, 묵묵히 살아간다. 사람들은 ‘쓰레기풀’이라 부르지만, 이름이 본질을 결정할 수는 없다. 이름 없이도 꽃은 피고, 계절이 바뀌어도 다시 살아난다. 김춘수의 시 「꽃」처럼, 대부분 이름이 불리는 순간 의미가 정해진다. 그러나 털별꽃아재비는 말한다. “나는 어떤 이름에도 갇히지 않는다.” 자연은 원래 이름이 없다. 우리는 이름으로 존재를 가두지만, 삶은 이름을 넘어선 곳에서 더 자유롭다. 이름에 얽매이지 않고,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존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털별꽃아재비처럼, 우리도 경쟁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름이 중요하지 않은 순간,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나로 피어날 수 있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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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산책] 이름을 초월한 꽃 - 털별꽃아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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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질문하기라는 시대적 과제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제주도에 있는 대정고등학교는 질문탐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질문에 대한 답은 구하지 않는다. 질문을 만들고 하고 듣는 과정에서 사색과 평가는 이루어지고 있었다. 질문은 질높은 사고의 과정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질문하기는 중요한 삶의 기술로 떠올랐다. 질문을 한다는 것이 우선 중요하고 어떻게 질문을 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서점에도 올바른 질문하기에 대한 책이 쏟아지고 있다. 질문 자체가 더 큰 깨달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질문은 상대방의 능력을 끌어내는 유용한 능력이다. 질문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직장에서도 상사가 애매한 지시를 하면 실무자는 엉뚱한 보고서를 올릴 수 있다. ‘예쁜 춘향이를 그리라’고 하면 자기가 생각하는 ‘예쁘다’는 기준에 따라 인물을 그리게 된다. ‘예쁘다’는 감정은 각자의 생각에 따라 크게 다르다. 사람마다 연상 내용은 당연히 다르다. 타인은 자신과 똑같은 개념으로 연상하지 않는다. 의사소통에서 문제상황은 상대도 나를 전적으로 이해했다고 하는 환상을 가질 때이다. 챗GPT에 큰 기대를 하지만 애매한 질문으로 기대한 답을 얻을 수 없다. 실망만 얻을 뿐이다. 종처럼 때리는 힘이 클수록 소리도 큰 법이다. 질문은 능동적 삶의 수단이다. ‘왜 사는가’라는 질문이 의미가 없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질문을 하지 않는 삶은 공허하기 쉽다. 태어났기에 산다는 수동적인 태도에서 삶에 대한 능동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삶은 변화가 본질이고 주체성은 능동성을 본질로 한다. 산업화 시대에 ‘왜’를 따지는 것은 불손한 것이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어떻게 잘 주어진 업무를 수행할 것인가’하는 것만 생각하면 되었다. 변화의 세상에서 주체성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듣기, 읽기 중심에서 말하기, 쓰기의 자기주도와 능동성이 필요하다. 참여와 능동성은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고 비판적이고 건전한 의식을 만든다. 우리 교육이 바라는 미래의 모습은 지식을 받아먹는 콩나물키우기의 수동적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먹이를 찾아 먹는 능동적 교육이 되어야 한다. 질문하기가 그래서 필요하다. 질문하는 학생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독서, 토론, 도전이라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질문이 없는 학교, 웃음이 없는 학교, 토의가 없는 학교, 지시와 통제만 있는 학교는 변화가 필요하다. 선풍기에서 에어컨으로 넘어가는 시대에 부채의 개선에 힘을 쏟는 교육은 시대착오적이다.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 교사는 이제 답을 말하는 존재에서 답을 찾게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교육은 내면의 잠재력을 끌어내어 자신의 길을 찾아 주는 일을 해야 한다. 질문 없이 맹목적으로 무조건 따르기만 하면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 나오는 동물들처럼 불행할 수 있다. 아무것도 묻지 않는 삶은 위험하고 허무하다. 질문이 없는 사회는 민주사회라고 할 수 없다. 답을 찾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답은 컴퓨터가 찾아 줄 것이다. 삶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질문도 없다. 올바른 질문으로 주도성을 키워주는 교사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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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질문하기라는 시대적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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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리더스]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이해인
- [교육연합신문=박근형 기자] 때 이른 무더위가 시작되던 6월 어느 날, 다음 시즌을 위해 훈련에 매진하며 차가운 빙판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이해인 선수를 만나 현재의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과 각오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2024-2025 시즌은 끝나고, 지금은 비시즌인데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근황을 간단히 밝혀 달라. 현재는 학교에 열심히 다니고 있고,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대회에 맞춰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 대학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친구들은 많이 사귀었는지? 현재 학교는 일주일에 2번 정도 가고 있고, 등교 시간이 2~3시간 정도로 오래 걸리다 보니 하루에 최대한 많은 수업을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 가는 날은 훈련을 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열심히 학교를 다니게 되면 학교 측에서 제 후배들을 더 많이 받아 주실 수 있을 거라는 책임감도 가지고 있고, 조별 과제나 팀 수업도 적극적으로 참가하며 또래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있습니다. ■ 거의 매일 링크장에서 기술, 작품 연기 훈련을 하고 있을 것 같은데 지상에서 하는 훈련도 링크장 훈련 못지않게 중요할 것 같다. 지상 훈련 소요시간은 어느 정도이고, 주 몇 회 정도 하는지, 또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알려 달라. 지상 운동은 1주일에 2번, 2시간씩 하고 별도로 신체 밸런스 강화를 위해 필라테스도 주 2회씩 하고 있습니다. ■ 아마도 팬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것이 다음 시즌 경기에 사용될 곡과 안무라 생각이 드는데, 이미 아시는 팬들은 알겠지만 쇼트 프로그램 곡은 'My Way(Sydnie Christmas)', 프리 스케이팅 곡은 '하바네라(Habanera-비제의 오페라 코미크 '카르멘' 中)'인데 곡의 분위기도 다르고, 팝과 클래식으로 대비되는 점이 흥미롭다. 누가 선곡을 했는지도 궁금하고, 어떤 이유로 선곡을 하게 됐는지 선곡에 얽힌 이야기가 궁금하다. 특히 'My Way' 같은 경우는 좀 더 특별한 선곡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My Way 같은 경우 안무가 미샤지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셨습니다. 힘든 일을 잘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스토리텔링이 저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하바네라 같은 경우는 사실 2년 전에 해보고 싶었던 곡입니다. 노래가 클래식하면서도 경쾌한 느낌이 들어 제가 좋아하는 스텝 시퀀스에도 잘 맞는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는 꼭 이 곡에 맞춰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다음 시즌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 스케이팅 안무는 미샤지의 작품인데 각 프로그램별로 특징적인 점, 주목할 만한 점이 있는지? 모두 느린 템포의 곡들인데 안무 구성의 주요 포인트나, 연기가 어떤 식으로 짜였는지도 밝혀 달라. 쇼트 프로그램 같은 경우 첫 점프를 뛸 때까지의 감정선을 주목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두 프로그램 모두 스텝 시퀀스에 많은 공을 들였기 때문에 그 부분도 잘 봐주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프리 프로그램의 경우 제가 길게 스파이럴을 하는 시퀀스에 그동안 한 번도 선보이지 않았던 동작을 넣었습니다. 그 부분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본인 스케이팅의 장점과 단점이 있을 것 같은데, 장점과 단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무엇을 하는지 말해 달라. 제 장점은 스텝 시퀀스입니다. 음악과 함께 잘 어우러진 빠른 템포의 턴이라던가 다채로운 표정연기와 동작이 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점은 스케이팅이 부드럽거나 빠른 편이 아니기 때문에 보완하기 위해 따로 스케이팅 연습을 하고 있고 안무할 때도 부드럽게 보이기 위해 신경 써서 연습하고 있습니다. ■ 그동안 출전한 대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 또는 가장 좋았던 대회, 아쉬움이 남는 대회가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2023년 사대륙 선수권입니다. 당시 쇼트 프로그램은 6위를 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우승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대회를 통해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으며 자신감을 찾은 대회였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대회는 2024년 세계선수권대회입니다. 쇼트 프로그램은 3위로 괜찮은 성적을 받았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를 하는 바람에 등수에 들지 못했습니다. ■ 본인의 '최애 프로그램', '최애 곡', '최애 경기복'이 있다면? 그리고 다시 경기에 사용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나 해보고 싶은 스타일의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제 최애 프로그램은 오페라의 유령입니다. 제가 잘했던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음악도 좋고 스텝 시퀀스도 좋았습니다. 제 최애 곡은 2019년 주니어 선수 시절, 프리 프로그램으로 했던 ‘파이어 댄스’입니다. 선생님께서 추천을 해주셨던 노래였는데 아직까지도 너무 좋았던 기억입니다. 제 최애 경기복은 2023년 쇼트 프로그램 ‘스톰’ 작품 당시 옷입니다. 오색의 그라데이션과 겹겹이 쌓인 치마가 정말 마음에 들었고 음악이랑도 잘 어울렸다고 생각합니다. ■ 선수들에게는 누구나 경기 출전에 대한 부담과 긴장이 있을 텐데, 이를 해소하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는지? 그리고 경기와 관련된 징크스나 경기 전에 하는 본인만의 루틴이 있다면 밝혀 달라. 보통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도 하고 주말에 영화를 보러 가거나 전시회를 다니며 스트레스를 푸는 편입니다. 징크스는 따로 없고 루틴은 몸 풀 때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줄넘기를 하는 게 저의 루틴입니다. ■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에게 중요하고 가장 의미 있고 큰 대회는 아마도 동계 올림픽일 것이다. 내년에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 올림픽이 열리고, 올해 말에는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선발전이 열리는데 이에 대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각오를 밝혀 달라. 제가 2022년 베이징 올림픽 출전 선발전 준비 당시 부상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후회도 조금은 남았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번 선발전은 준비를 더 철저하게 하고 있고 결과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습니다. 올림픽은 모든 선수들에게 꿈이고 저 역시 후회 없는 노력을 통해 올림픽 출전을 이뤄낼 것이지만 그 과정 속에서 너무 과도한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게 이겨내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해인 선수를 사랑하는 모든 팬들에게 한말씀 전해 달라. 안녕하세요?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이해인 입니다. 다음 시즌이 벌써 올림픽 시즌인데요. 항상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나은 모습으로 찾아 뵙기를 기원합니다. 저를 응원해 주시는 많은 분들께 언제나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구요. 저를 믿어주시고 언제나 많은 힘을 주셔서 또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시즌에는 더욱 더 발전된 모습으로 행복한 추억을 드릴 수 있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인터뷰에 응해 주신 이해인 선수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다음 시즌까지 부상 없이 훈련 잘 하시고, 좋은 결과 있기를 기원하겠다. 한동안의 공백 기간을 보내고 다시 은반 위에 돌아온 이해인 선수, 그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펼칠지 그를 응원하는 팬들의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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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리더스]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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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Korean Memorial Day: Remembering the brave souls that sacrificed their lives for the Nation
- [교육연합신문=이채원 학생기자] June 6 marks Korean Memorial Day (현충일), a day dedicated to honoring soldiers who sacrificed their lives during the Korean War, the Vietnam War, the Battle of Bongoh Town, and the Battle of Cheongsan-ri. It is a solemn occasion for South Koreans of all generations to recognize and remember the sacrifices made by these soldiers for the nation. For many, the Seoul National Cemetery (국립서울현충원) is the place to commemorate this day. Located in Dongjak-gu, Seoul, the Seoul National Cemetery serves as a solemn resting place for South Korean veterans and four notable presidents of the Republic of Korea. Open to the public on most days, the cemetery honors the memory of over 165,000 individuals who contributed to the nation’s history and defense. Among those commemorated are Syngman Rhee, South Korea’s first president (interred in 1965), and his wife Franziska Donner; Park Chung Hee, the third president (1979), and his wife Yuk Young-soo; Kim Dae-jung, the eighth president (2009), and his wife Lee Hee-ho; and Kim Young-sam, the seventh president (2015), and his wife Son Myoung-soon. Their gravesites draw visitors who pay tribute to their legacies and the roles they played in shaping modern Korea. Memorial ceremonies have been held at the Seoul National Cemetery since 1956, attended by the president of South Korea, numerous government officials, and civilians. It begins at 10 am on June 6 every year, when a siren rings all around the country and the flag of South Korea is raised. During this time, South Koreans observe one minute of silence to pray and show respect for the sacrifices made by their fellow countrymen in service of the Republic. A song known as the Memorial Day Song (현충일 노래) is played during the memorial ceremony as civilians and military officials to lay flowers on the graves for the soldiers. It is also very common for businesses and households to display the Korean national flag during the month of June as a sign of respect and honor for the sacrifices made. It is important to recognize the noteworthy actions that have been taken by these soldiers and civilians during this period of time, not only just to show respect, but also to recognize how much South Korea has grown throughout the years in utilization of these sacrifices. Citizens from all over the world are encouraged to take part in this memorial service for all those who have dedicated their lives for the service of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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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Korean Memorial Day: Remembering the brave souls that sacrificed their lives for the 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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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산책] 땅 위의 작은 별 - 별꽃
-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작은 존재에도 깊은 의미가 숨겨져 있으며, 그 소박한 존재는 우리 삶을 밝히는 지혜와 강인함을 보여준다.” 별꽃은 땅 위의 별이다. 하늘에서 빛나지 않아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존재를 드러낸다. 꽃잎은 다섯 개지만, 열 개처럼 보인다. 작지만, 스스로를 확장하며 살아간다. 별꽃은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씨앗을 멀리 퍼뜨리며 자신만의 길을 찾는다. 바람에 실려 떠나고, 새로운 땅에서 뿌리를 내린다. 우리는 종종 화려함만을 위대함이라 믿는다. 크고 웅장한 것만이 가치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별꽃은 말한다. “작고 소박한 것도 충분히 빛난다.” 진정한 가치는 크기가 아니라, 존재의 깊이에서 나온다. 화려하지 않아도, 누군가의 발길 아래에서도 별꽃은 조용히 빛을 낸다. 눈부신 조명이 없어도, 고개를 들어 바라볼 이가 없어도,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살아간다. 우리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눈에 띄지 않아도, 조용히 빛을 내며 살아가는 것. 별꽃이 빛나는 이유는 하늘에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우리도 우리의 자리에서, 우리만의 방식으로 빛날 수 있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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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산책] 땅 위의 작은 별 - 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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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정서와 교감이 가득한 학교를 위하여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벽제 승화원에 다녀왔다. 형수가 졸지에 돌아가셨다. 장례지도사가 손가락 길이의 쇠막대 3개를 들어 보였다. 디스크 수술을 하게 되면서 몸속에 넣었던 쇠였다. 허리가 안 좋은 줄만 알았지 쇠막대의 존재는 몰랐다. 수분을 모두 말려버린 유골 가루 봉투는 작았다. 한약 한 첩 크기보다 약간 큰 크기였다. 자그마한 향나무 밑에 묻었다. 형수는 치매가 온 어머니를 돌아가실 때까지 모셨었다. 요리 솜씨가 좋았던 형수는 우리 아들, 딸에게 돼지갈비와 곱창구이를 맛나게 손수 만들어 주셨었다. 고마움과 미안함이 교차했다. 주민등록 사진을 확대했다는 영정사진은 왠지 아직도 이승을 떠나지 않은 모습이었다. 한 줌의 재와 뼛가루로 남는 실상을 목도하면 인생이 참으로 무상하다는 것도 새삼 느끼게 된다. 형은 어깨를 들썩이며 미안하고 고맙다며 울었다. ‘있을 때 잘해’라는 유행가 가사는 가슴을 찌르는 말이다. 살아 있을 때는 생명체이기에 욕심이 있고 자존감이 있기에 부딪치고 고집을 세운다. 갈등과 오해와 자존감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지는 삶. 그러다가 느닷없이 모든 것이 정지되어 돌아보면 그 많은 오해와 고집이 다 부질없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요즘 학교에 정서가 부족하다. 매를 들어도 서로에 대한 애정과 교감이 있던 때를 그리워하는 이유가 있다. 인권을 위한 촘촘한 규정이 오히려 인권을 침해하는 역설이 일어나고 있다. 매는 없어졌어도 그 자리에 악성 민원과 고소와 법과 처벌이 생겨났다. 학교를 졸업하면 스승도 제자도 없이 졸업장과 학교생활기록부만 남는다. 진정한 친구도 없고 추억도 없는 학교생활은 모든 물기(정서)가 사라진 유골 가루만 남게 되는 셈이다. 만남과 친함과 정서가 있는 학교와 교실이 정말 사람 사는 삶이다. 방식은 어떻게든 좋다. 관리자는 학교에 그런 정서적 공간과 정서적 시간과 정서교류의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학생이 학교를 졸업하며 남는 것이 졸업장만이 되면 안 된다. 얼마나 정서적인 교류를 친구와 교사와 나누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학교에 꽃을 심고 화단을 가꾸고 긴 벤치를 놓고 도서관을 카페처럼 꾸미고 곳곳에 도서대를 비치하고 대화하고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웃음과 반가움과 즐거움이 가득한 학교가 좋은 학교다. 동창회에서 2학년 기말고사 수학 점수를 논하는 친구는 없다. 같이 먹었던 라면, 진로를 고민하던 대화, 함께 다녔던 추억, 교사의 진정한 말 한마디를 기억하고 그리워한다. 폭력, 폭언, 악담, 악행을 기억하기도 한다. 그것은 나무에 찍힌 도끼 자국이나 벽에 박힌 못처럼 삶에 오랜 기간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십수 년이 지나서 유명인이 학창시절에 친구를 괴롭혔다는 이유로 지탄을 받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학교폭력을 당한 친구의 고발 때문이다. 교도소처럼 형기를 마치는 학교가 아닌 즐거운 추억이 가득 한 학교. 훗날 동창회에서 아픈 기억보다 행복한 추억이 많은 학교를 만들어 주는 것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부탁드린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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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정서와 교감이 가득한 학교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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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참교육이다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우리 역사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 중에는 시대를 앞서 갈만큼 뛰어난 능력을 소유한 인재들이 많았다. 그들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해 온갖 역경과 고난의 시대를 살면서 후대에 전하는 이야기는 놀랍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역사의 뒤편에서 당대에 충직하고 의로운 삶을 살다간 영웅들도 많다. 문헌에서 전하는 그들에 관한 서사(敍事)는 참신할 뿐만 아니라 더욱 진한 감동을 남긴다. 조선 중기의 문신이며 의병장이었던 강항(1567~1618)은 다섯 살 때 한시로 ‘각도만리심교각(脚到萬里心敎脚)’을 썼다고 한다. 이는 ‘다리는 만 리를 간다. 그렇게 시키는 것은 마음이다’는 뜻이다. 아이의 상상력과 관찰력이 놀라울 뿐이다. 강항이 누구인가? 그는 임진왜란 때 일본 억류 중 일본의 문인들과 교류하였고 귀국할 때 외교적으로 노력하여 일본에 끌려간 사람들을 데리고 귀국하였다. 강항의 고향인 전남 영광군과 강항이 포로 생활을 했던 일본 오즈시는 2001년에 자매결연 맺고 교류하고 있다. 오즈시 중심가에 강항 현창비가 있는데 그 옆의 안내문에는 ‘일본 주자학의 아버지, 유학자 강항’이라고 적혀 있다.(이승하, 조선일보, 2025. 3.19. 참조) 선조와 광해군 때의 문신 박엽(1570~1623)도 어릴 때 쓴 한시에 ‘등입방중야출외(燈入房中夜出外)’가 전해 온다. 이는 ‘등잔불이 방에 들어오니 밤은 밖으로 나가는구나’ 라는 뜻이다. 아이가 이런 생각을 할 정도였다니 놀랍기만 하다. 그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한문 공부를 일찍 시작했기도 하겠지만 오늘날과는 달리 과거에는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펼칠 수 있게 자랐기 때문이 아닌지 짐작케 한다. 그렇다면 필자는 왜 이 두 인물을 이 시대에 소환하는가? 그것은 바로 어릴 때부터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하기 위함이다. 이를 일러 소위 ‘참교육’이라 말할 수 있다. 흔히들 교육은 ‘인간 내면에 잠재된 능력을 밖으로 끄집어내는(引出) 것’이라 정의한다. 20세기 대표적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인간은 누구나 천재”라 말했다. 결국 인간 개개인의 천재성을 어떻게 인출해 키울 것인가는 교육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 교육은 지나친 경쟁을 유발함으로써 어려서부터 각자도생, 적자생존의 정글법칙만을 연마한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어려서부터 “다 너를 위한 거야”라고 당연시하며 아이들을 과도한 사교육으로 몰아간다. ‘4세 고시’ ‘7세 고시’ ‘초등 의대반’ 등은 최근에 등장한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로는 교육적 효과가 극소수 아이에게만 해당한다.”는 사교육 종사자들의 고백이 무색하게 초등 아이들이 5~7개의 학원을 돌며 거의 좀비처럼 일상을 살아가는 형국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사교육비는 2024년 29조 2000억 원에 이르렀다. 혹자는 비공식적으로 40조에 달할 것이라 예측한다. 가히 사교육 공화국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부모의 등골을 휘게 하고 초저출산의 원인이 되는 사교육비도 그렇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은 어릴 적에 한창 또래들과 놀아야 할 아이들을 지나치게 혹사해 그들에게 생각하는 시간, 창의적인 삶을 박탈한다는 것이다. 이를 ‘자녀 사랑’이라 칭하며 자랑삼아 말하는 부모들은 지나치다 못해 아동학대의 범죄자들이다. 서두에서 언급한 두 인물처럼 어려서 매우 놀라운 사고력을 발휘할 여지를 허용하지 않고 오직 특정한 과목(영어, 수학, 논술 등)에 매달려 오히려 다양한 천재성을 사장(死藏)시키는 것이 이 땅의 오랜 고질병이라 할 것이다. “아이는 놀면서 배운다”고 한다. 그럼에도 지적인 능력계발에만 치우쳐 바람직한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회성, 인간관계의 미성숙은 어찌할 것인가? 노벨문학상 후보에 다섯 번이나 지명된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폴 부르제(Paul Bourget, 1852~1935)는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결국에는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놀 여유와 시간도 없이 학원을 뺑뺑이 돌며 살아가는 오늘의 모습은 그야말로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디지털 문명이 지배하는 이 전환의 시대에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야말로 인간 존엄을 위한 참교육이라 할 것이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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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참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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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나무 그늘 아래에서...
- [교육연합신문=전미경 칼럼] 2025년 5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나라가 참 시끄럽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와 더불어 경제 상황도 좋지 않아 사회 전반적으로 힘든 일이 많기도 하지만, 거기에 대한민국이 처한 정치적 상황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내가 싫다고 무인도로 떠나버릴 수도 없다.(요즘은 자발적 은둔 형 외톨이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럴 때 우리는 쉼을 필요로 한다. 우리의 몸도 휴식이 필요하지만, 정신적 쉼도 매우 중요하니깐. 가끔 이어폰을 끼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세상을 둘러볼 때 세상이 평소보다 아름답게 보이던 경험, 한 번쯤은 누구나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오늘은 내 마음에 휴식이 필요할 때 들으면 딱 좋은 ‘나무 그늘 아래에서’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한다. 사실 이 곡은 너무나 유명해서 누구나 들으면 ‘아~~ 어디서 들어 봤는데?’ 그럴 만큼 대중적인 멜로디가 된 것 같다. 보통 ‘라르고(Largo)’라는 제목으로 더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사실 라르고는 원래 제목은 아니고 ‘아주 느리게’를 의미하는 빠르기말이다. 이 곡의 빠르기가 ‘Largo’이기 때문에 아마도 라르고라는 제목으로 널리 연주되어 왔지만, 원래의 제목은 옴브라 마이 퓨(Ombra mai fu)라고 헨델의 오페라 <세르세(Serse)> 1막에 등장하는 아리아다. 오페라에서는 페르시아의 왕 세르세가 플라타너스 나무 그늘에 앉아 쉬며 삶의 피로와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진정한 평화와 위안을 찾는 모습을 노래한다. 이 곡은 플라타너스 나무 그늘에 대한 찬사와 그곳에서 느끼는 평화, 그리고 왕 자신이 그곳에서만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쉼에 대한 감사의 내용을 담고 있다. 오페라의 전체 줄거리와는 별개로 이 아리아는 특별한 사건이나 갈등 없이, 순수하게 자연 속에서의 평화와 위로를 노래하고 있기 때문인지 성악가들에 의해 불려질 뿐만 아니라 여러 악기에 의해서도 연주되어 듣는 이에게 평화와 맘의 위안을 주는 곡이다. 이 곡은 헨델의 다른 곡들과 성격이 많이 다르다. 보통 헨델의 곡들은 웅장하고 극적 긴장감이 있거나 경쾌하고 화려한데, 이 곡은 평화롭고 위로를 주는 분위기와 조용하고 내면적인 감정을 이끌어내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일상적이고 소박한 감정을 예술로 승화시킨 점이 독특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 곡은 단순히 나무를 찬양하는 노래이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본질적인 평화와 위로에 대한 갈망이 담겨 있는데, 우리가 감동을 받고 마음의 위로를 받는 것은 결코 대단한 것에 있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마음에 위안과 위로를 주는 것은 어떤 화려함이나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걸 우리는 살면서 종종 느낀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정신없이 달려가다 보면 가끔은 내가 어디에 서있는지 어디로 가야 할지 막연하고 지칠 때가 있지만, ‘옴브라 마이 퓨(Ombra mai fu)’ 노래 내용처럼 잠시 나무 그늘에서 숨을 고르며 나무가 주는 위안을 깊이 호흡해 보는 일이 우리에겐 종종 필요하지 않을까. 때로는 멈추는 것이 가장 큰 전진이다. 지금 이 순간, 마음이 쉬어갈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작은 휴식을 선물하자. 그 쉼이 내일의 당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 첼리스트 전미경 ◇ 가천대 관현악과 졸업(첼로전공) ◇ 서울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 금천 교향악단 부수석 역임 ◇ 의왕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 강동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 ◇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첼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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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나무 그늘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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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리더스] 부산교육청 봉사회 사진작가 허남용
-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지난 3월과 4월 부산교육청과 부산교육연수원 청사 복도 벽면 한가득 흑백 사진이 걸렸다. 알고보니 부산교육청 봉사회에서 주최한 「The weight of light」라는 제목의 사진전이었다. 교육청 공간에서의 사진전이라, 다소 생뚱맞은 이 행사에는 무슨 사연이 있을까? 이 사진전에 얽힌 레퍼토리를 듣고자 사진전을 총괄 기획한 허남용 작가를 기자가 직접 만나 보았다. ■ 작가님의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린다. 저는 경성대학교에서 사진학을 전공하고, 이후 부산대학교 대학원에서 예술학을 연구했다. 현재는 부산시교육청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틈나는 대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로 다큐멘터리 사진과 설치 작품을 통해 사회적 관계와 인간의 흔적을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 「The weight of light」 역시 그러한 연장선에서 기획되었다. ■ 부산교육청 봉사회는 어떤 단체인가? 부산시교육청 봉사회는 교육청 소속 지방공무원들을 중심으로 2006년에 설립되어 현재 42명의 회원이 있다. 이들은 매월 1회 정기적으로 부산지역 사회복지시설 등 나눔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도 부산지역 도움이 필요한 곳에 따뜻한 손길을 전할 계획이다. ■ 사진전을 개최하게 된 계기는? 이번 전시는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의 봉사활동을 3년간 촬영한 결과물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기록의 의미로 시작했지만 촬영을 거듭할수록 봉사라는 행위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관계의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눔의 순간 속에는 보이지 않는 헌신과 따뜻한 연결이 존재하고, 저는 그것을 시각적으로 담아내고 싶었다. ■ 이번 사진전에서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작업했는지? 이번 사진전 「The weight of light」에서는 봉사의 본질을 시각적으로 탐구하는 데 집중했다. 흑백사진을 통해 봉사의 겸손한 미학을 강조했고, 순간의 연속성을 포착해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고자 했다. 또한, 연탄 조형물을 활용해 봉사의 물질적 흔적을 형상화하며, 관람객이 직접 그 무게를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빛과 무게, 그리고 온기에 대한 시각적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핵심이다. ■ 전체 출품작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나 공들여 촬영한 사진은 무엇인지? 이번 전시에 포함된 84점의 사진은 개별적인 장면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서사를 이루는 조각들이라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연탄과 그것이 놓인 공간을 촬영하는 데 특히 공을 들였다. 연탄은 단순한 난방 연료가 아니라, 사회적 계층과 사라지지 않는 에너지를 상징하는 매개체이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이며, 그 무게를 묵묵히 견디며 온기를 전달하는 물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저는 연탄이 놓인 환경과 그 주변의 흔적들을 함께 담아내며, 그것이 지닌 사회적 의미와 봉사의 본질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결국, 84점의 사진은 각각의 장면이 아니라, 연탄이 상징하는 관계와 지속성, 그리고 빛과 무게의 흐름을 담은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이다. ■ 작가님의 사진에 대한 철학은 무엇인가? 사진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장면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감정, 관계, 시간의 결을 드러내는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사진을 통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들, 사라져 가는 기억, 말 없는 서사, 혹은 존재의 흔적들을 시각화하려는 작업을 지속해 오고 있다. ■ 작가님이 처음 사진을 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저는 2015년, 마흔이라는 나이에 ‘사진’이라는 매체를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당시 단순한 취미로 참여했던 스포츠 동아리 활동에서 몇 장의 사진을 찍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이미지가 가진 시각적 언어의 힘과 무언의 서사에 매료되었다. 피사체를 향한 시선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서 ‘존재의 흔적’을 남긴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고, 이는 곧 사진이 단지 보는 것이 아닌, ‘응시’하고 ‘사유’하는 작업임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몇몇 공모전에서의 수상은 저에게 사진이 단순한 취미가 아닌, 삶의 또 다른 축이 될 수 있음을 알려 주었다. 결국 2017년, 늦은 나이에 대학 진학을 결심하게 되었고, 공무원으로서의 삶과 예술가로서의 활동을 병행하며 사진예술의 길에 본격적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사진은 저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철학적 프레임이자, 삶의 단면을 응시하며 인간 존재의 흔적과 시간성을 탐구할 수 있는 통로가 되었다. ■ 다큐멘터리 사진과 예술사진의 경계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다큐멘터리 사진과 예술사진의 경계는 명확한 선보다는 흐릿한 스펙트럼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현실을 기록하고 증언하는 데 뿌리를 두고 있지만, 그 안에도 이미 작가의 선택과 개입, 즉 주관적인 시선이 작동하고 있다. 반면 예술사진은 표현과 해석, 개념에 무게를 두며, 실재를 재구성하거나 때로는 전복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하지만 이 두 장르 모두 결국 ‘현실’을 다룬다는 점에서 만나게 된다. 저는 이 경계를 탐색하고 넘나드는 작업을 즐긴다. 봉사현장을 기록한 사진이라 해도, 단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기보다 그 안에서 관계, 시간, 침묵, 응시의 층위를 길어 올리는 작업을 통해 사진이 다큐를 넘어선 ‘예술적 증언’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떻게’ 보는가, 그리고 ‘어디에’ 시선을 머무르게 할 것인가에 대한 작가의 태도라고 생각한다. ■ 향후 작품 활동 계획은? 이번 전시는 금년도 하반기 부산학생교육문화회관과 부산학생예술문화회관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인간의 삶과 궤적을 닮아 있는 ‘숲’에 대한 이야기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 작가 허남용 ◇ 개인전 'Uncomfortable Luck', 'Eyesight', 'The Weight of Light' 개최 ◇ 단체전 '4인4색', 'Forest', 'Person'을 비롯해 총 10회의 전시 참여 ◇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부산광역시교육연수원 갤러리에서 15회의 전시기획을 비롯해 '다가서면 보이는 세상', '부산 씨[SE:A]', '전형이 되지 못한 전형' 등 총 20여 차례 이상 전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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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리더스] 부산교육청 봉사회 사진작가 허남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