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의 교육칼럼] 니체가 교사에게 건네는 철학적 위로
니체는 말한다. “삶을 견디게 만드는 힘은, 그 삶의 ‘이유’를 발견하는 것이다.”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너 자신이 되어라.” 이 단순하고 짧은 말은 ‘망치를 든 철학자’라 불리는 독일의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가 우리 모두에게 남긴 가장 울림 있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존재는, 바로 지금 교실에 앉아 있는 중고등학생들이고, 그 메시지를 가장 먼저 건네야 할 사람은 교사라는 생각이다. 그만큼 교사는 어린 아이들의 학습과 생활(인성)지도 등 교육에 책임지고 있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매일 수많은 아이들과 마주하는 교사에게는 때로는 지치고, 속상하고, 답답한 순간들이 찾아 온다. 아이들은 왜 이렇게 집중하지 못할까, 왜 이렇게 쉽게 포기할까, 왜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할까, 온갖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도 한다. 하지만 니체는 말한다. “인간은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되어가는 존재’다.”라고 말이다.
학생들은 아직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다. 아니, 어쩌면 자신이 누구인지 묻는 것조차 두려운 나이다. 그들은 ‘정답’을 찾고 외우는 데 익숙하지만, 정작 자신의 삶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혼란에 빠진다. 시험의 점수는 명확하지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는 점수가 매겨지지 않는다. 그런 아이들에게 니체는 조용히 다가와 말한다. “너는 너 자신을 만들어 가는 조각가다. 너는 아직, 되어가는 중이다.”
그렇기에 교사는 아이를 평가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변화의 곁을 지키는 사람이어야 한다. 때로는 조용히 지켜봐 주고, 때로는 무너지려는 아이에게 “괜찮아, 너는 다시 일어설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니체는 인간의 본질을 ‘극복’이라 했다. “인간은 자신을 넘어설 수 있는 존재다.” 이 말은 교사에게도 큰 위로가 된다. 때로는 이 아이가 정말 변화할 수 있을까, 이대로 어른이 되면 어떻게 할까, 걱정이 밀려온다. 하지만 니체는 “한 사람의 가능성은 그가 지금 어떤 모습이냐가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느냐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실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아이들 중에는 누군가는 상처를 품고 있고, 누군가는 깊은 불안을 껴안고 있으며, 누군가는 어른에게 실망한 채 마음의 문을 닫고 있다. 그런 아이들은 쉽게 분노하고, 무기력해지고, 냉소적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모든 행동은 하나의 외침이다. “선생님, 저는 아직 저를 잘 모르겠어요. 저도 저를 사랑하는 법을 모르겠어요.”
니체는 또 “괴물과 싸우는 자는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심연을 오래 들여다보면, 심연도 너를 들여다본다.”라고 말한다. 이 말은 교사들에게도 적용된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규율을 지키고 수업을 하다보면, 때로는 ‘통제’가 ‘이해’보다 앞설 때가 있다. 하지만 아이를 억누르고 틀 안에 가두려 할수록, 교사는 자신도 모르게 ‘괴물’이 되어버릴 위험이 있다. 니체는 “아이를 바꾸고 싶다면, 먼저 그 아이의 내면을 들여다보라.”고 말한다.
교사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아이들은 교사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사랑을 배우며, 자기 존재의 가치를 배운다는 것이다. 학생이 자기 자신을 믿기 위해서는 먼저 한 사람의 어른, 즉 교사가 그를 믿어줘야 한다. 니체는 말한다. “삶을 견디게 만드는 힘은, 그 삶의 ‘이유’를 발견하는 것이다.”
우리 현실은 많은 아이들이 아직 그 이유를 찾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 그들에게 교사는 ‘나를 믿어준 단 한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교사는 교사라는 존재로서 충분히 의미 있고 위대한 일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아이들은 교실에서 작게, 조용히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는 성적표나 태도점수로는 보이지 않지만, 한 번의 눈빛과 한마디 말로 시작되기도 한다.
아이들은 지금 이순간도 만들어지고 있다. 문제행동을 한다면 이는 실패하고 있는 게 아니라, 단지 성장통을 앓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 아이는 아직, 되어가는 중이다.”는 사실을. 그리고 우리 역시, 교사로서 계속되어 가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