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02(토)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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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도 넘었지만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 학생 절도 사건이다. 담임을 하는데 계속 우리 반만 도난 사건이 계속되었다. 심각했다. 돈과 신발과 전자기기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조회 시간에 모두 눈을 감으라고 하고 양심적으로 물건을 갖다 놓으면 지나간 일은 다 용서한다고도 했고 이번이 마지막이다 또 그런 일이 생기면 꼭 범인을 찾아 다른 학교로 보낸다고 엄포도 했다. 절도는 줄어들지 않았다. 사실 도둑질을 한 학생을 잡아도 사후 처리가 더 큰 고민이었다. 범인을 잡지 않으면 절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였다. 계속된 무기명 조사로 범인 윤곽이 드러나자 학생이 일부 물건을 갖다 놓아서 사건은 일단락되었고 그뒤 분실은 없어졌다. 

 

고등학교에 근무하고 있을 때였다. 경찰에서 학생을 찾아왔다. 원인은 사이버 도박 때문이었다. 도박으로 돈이 부족해지자 다른 학생의 돈을 갈취하거나 협박을 한 것이다. 학생 기숙사에서 사이버 도박으로 잠을 자지 않고 도박을 하고 있어서 불빛 때문에 불편하다는 신고가 들어오기도 했다. 요즘 온라인에서 학생 도박이 문제가 되고 있다. 전부터 있어 온 문제였다. 

 

데이비드 G 슈워츠 네바다대 교수는 ‘도박의 역사’라는 책에서 3,000년 전 ‘뼈 굴리기’부터 현대 카지노까지 유구한 도박의 역사를 보여 주었다. 도박을 금지하는 법은 무수히 많았지만  도박을 뿌리 뽑지는 못했다고 한다. 성공으로 얻는 보상과 희열이 중독을 가져오고 불확실한 세계는 인간을 어쩔 수 없이 도박꾼으로 만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놀이 안에 도박 중독의 위험성이 있다며 아이들이 하는 단순한 오락이라도 도박 중독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충동조절장애'로 불리는 도박 중독은 본인은 부정해도 질병에 가깝다. 단순히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치료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온라인 도박이 교실로 스며들고 있지만 학생들의 경각심을 일깨워 줄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사실상 부족하다. 한국도박문제치유원이 발간한 ‘2024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4.3%는 평생 1회 이상 도박을 경험했다고 했다. 심각함의 중점은 도박의 중독성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다른 의무 교육을 하느라 도박 예방 교육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효과적인 도박 교육을 위해서는 불특정 다수가 아닌 위험군에 대한 집중 교육이 효과가 있다고 한다. 도박 중독 특성상 예방이 최우선인 만큼 학부모에 대한 교육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다. 

 

도박이나 절도에 대한 상황은 30년 전과 다른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상황을 고민하기보다는 방치하거나 선언적 교육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도박과 절도가 쉽게 드러나는 속성이 아니기도 하고 문제 학생이 소수이어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 제대로 교육이 되지 않는다면 그 학생은 평생을 감옥에 가거나 사기꾼, 삶의 실패자로 남을 수밖에 없기에 여기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갖고 교육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절도와 도박은 악마의 목구멍으로 넘어 가는 입구이다. 반드시 차단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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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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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학생 도박과 절도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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