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산책] 바랭이 - ‘마디’를 만드는 일, 인생 성공의 비밀
"바랭이처럼 튼튼한 기초가 있으면 아무리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회복하고 새롭게 성장할 수 있다"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바랭이는 농부들을 가장 귀찮게 하는 풀이다. 어쩌면 농부의 한 해는 ‘바랭이와의 한 판 승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랭이는 잡초의 여왕이다. 바랭이는 땅 위를 기면서 줄기 밑 부분의 마디에서 새 뿌리가 나 아주 빠르게 퍼져 나간다. 그래서 옛날 우리 부모님들의 허리가 휘도록 밭을 매게 한 잡초가 바로 이 바랭이 풀이다. 줄기를 옆으로 뻗으면서 뿌리도 함께 내리니 미리 뽑지 못하면 결국 뽑는 것을 포기하게 만든다. 바랭이가 독하고 질기지만 우리 어머니들은 이보다 더 독하고 질긴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있다.
독하고 억센 생명력과는 달리 바랭이는 단맛이 나는 풀이다. 그래서 소나 염소 등 초식동물들이 매우 좋아한다.(출처 : 뉴스서천(http://www.newssc.co.kr))
대개 잡초의 생존전략은 두 가지다. 하나는 옆으로 퍼져가며 자신의 생활영역을 점점 늘려가는 진지확대형 전략이고, 다른 하나는 위로 자라며 빛을 독점하면서 자신의 영역에서 우위성을 도모하는 진지 강화형 전략이다. 바랭이는 여왕답게 이 두 가지의 전략을 다 쓴다. 즉 넓게 트인 곳에서는 줄기를 옆으로 가듯이 뻗어가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 가고, 라이벌의 작물이 있는 곳에서는 위로 뻗어가며 상대 누르기에 골몰한다. 이것이 바랭이의 생존전략이다.(출처 : 풀들의 전략)
그런데 바랭이의 생존전략 가운데 비밀이 하나 있다. 바로 줄기의 마디다. 바랭이는 줄기 가운데에 반드시 마디를 만드는데, 이 마디가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라면서 줄기 가운데 마디를 만들고, 거기로부터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뻗으면 뻗을수록 줄기 끝은 원뿌리로부터 멀어진다. 필요하면 마디에서 뿌리를 만들고 그곳을 통해 최전선에 물자를 공급할 수 있다. 이렇게 바랭이는 마디 뿌리를 이용하여 자꾸 줄기를 뻗어갈 수 있는 것이다. 멀리까지 자신의 영역을 확대해 갈 수 있다. 그래서 비바람이 거칠게 불어도 쓰러진다거나 꺾인다거나 하는 일이 없다. 인간에게 베이거나 뽑히는 일이 있을 때도 바랭이는 괜찮다. 마디에서 뿌리를 내리면 된다. 바랭이가 마디를 만들지 않았다면 잡초의 여왕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마디! 인생도 마찬가지다. 긴 인생을 알차게 살려면 마디를 두어야 한다. 인생의 마디는 무엇일까? 그것은 돌, 입학식, 졸업식, 성년식, 결혼식 등 인생을 살면서 거쳐야 할 통과의례다. 마디는 휴식이다. 대나무는 외부의 충격에도 부러지지 않는다. 마디가있기 때문이다. 삶의 마디마다 축제를 벌여야 한다. 그러면 삶이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축제가 없는 삶은 인간을 쉬 늙어버리게 만든다. 마디를 만들어 젊게 살자. 지속 가능한 삶은 마디가 있는 삶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어려운 고비를 만나게 되고. 그 고비를 넘어서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고비로부터 성장을 향한 재출발은 시작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생에서 마디를 만들어 고비가 될만한 행사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각종 이벤트, 페스티벌, 축제, 기념일 따위다. 부질없는 일처럼 보일지는 모르지만 그런 날을 잘 챙기는 것이 결국은 성공의 지름길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 기념일은 생의 활기를 주기 때문이다. 1년은 12달이다. 1월에 세운 계획을 계획대로 행하지 못했을 때, 2월이 있다. 이런 식으로 각 달마다 새로운 계획을 세우면 된다. 인생에서 마디를 만든다는 것은 인생의 마라톤에서 완주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히말라야산(8,848m)을 완등하기란 매우 힘들다. 전문등산가들도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제 1지점, 제 2지점하는 식으로 일정한 구간을 나누어 등정한다. 한번에 쉼없이 등정하기란 불가능하다. 우리의 삶도 생각하기에 따라 히말라야산 만큼이나 길다.
바랭이는 베이거나 뽑히더라도 거기에 한 마디만 남아 있으면 거기에서 다시 시작한다. 역경을 넘는 바랭이의 비밀은 튼튼한 마디에 있다. 500~1,000페이지의 책을 앍으려면 책의 챕터별로 나누어 읽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가 학교에서 온종일 공부하는 일도 지루하고 재미없다. 그래서 고등학교는 50분, 중학교는 45분 하는 식으로 수업 시간을 나누어 놓았다. 그렇게 하면 지루하지 않게 온종일 공부를 할 수 있게 된다. 재미있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라도 마디를 만드는 일은 중요하다. 바랭이 풀에서 배워야 할 전략이다.
바랭이의 마디 뿌리는 안정성을 제공하여 멀리 퍼질 수 있고 바람이나 비와 같은 외부 힘을 견딜 수 있게 한다. 인생에서 이는 기반을 무너뜨리거나 잃지 않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적응 가능한 전략과 지원 지점을 갖는 것의 가치를 시사한다.
또한 마디는 여러 위치에 뿌리를 내리고 다양한 지점에서 자양분을 끌어낼 수 있는 미니 지원 시스템 역할을 한다. 이는 우리가 아무리 멀리 나아가더라도 우리를 키우고 안정시킬 수 있는 강력한 연결과 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중앙 집권과 지방 분권의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바랭이는 잘리거나 훼손되더라도 마디에서 다시 자란다. 이는 좌절에 직면했을 때 회복력의 가치를 가르쳐 준다. 바랭이처럼 튼튼한 기초가 있으면 아무리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회복하고 새롭게 성장할 수 있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