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합신문=사설]
최근 대전 초등학생 살해 사건을 계기로 교실 내 CCTV 설치를 의무화하자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김민전 의원이 발의한 학교안전법 개정안은 초·중등학교 교실, 복도, 계단 등에 CCTV를 설치하도록 하고, 보호자가 자녀의 안전 확인 목적 외에는 열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감시 사회를 조장하고,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는 위험한 발상이다. 교실은 감시와 통제의 공간이 아니라 교육과 신뢰의 공간이어야 한다.
첫째, 교실 내 CCTV 설치는 학생과 교사 모두를 상시적인 감시 대상으로 만들며, 초상권과 프라이버시권,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 카메라가 모든 순간을 기록하는 환경에서 학생들은 자유로운 사고와 토론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교사 또한 창의적이고 유연한 수업이 아니라 감시를 의식한 형식적인 교육을 하게 될 것이다. 이는 학생과 교사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며,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다.
둘째, CCTV가 교실 내 문제 해결의 만능열쇠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교실을 ‘잠재적 범죄 공간’으로 간주하고 감시를 강화한다고 해서 폭력과 갈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학생과 교사 간, 학생 간 신뢰가 무너지고 서로를 감시하고 의심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다. 교육은 신뢰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교사가 감시자가 되고, 학생이 언제든지 ‘기록될 수 있는 존재’가 되는 순간, 교실은 더 이상 배움과 성장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CCTV가 교실 내 폭력과 아동학대를 예방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지나치게 단순한 접근이다. 이미 교실 밖 복도, 운동장, 급식실 등 공용 공간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고, 교실 내에서도 여러 감시 체계가 작동하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CCTV가 아니라 신뢰와 소통의 부재, 그리고 교사의 교육권과 학생의 성장 환경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이다. CCTV를 설치한다고 해서 교육이 안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시 사회 속에서 교육의 본질이 퇴색될 뿐이다.
따라서 교실 내 CCTV 설치는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 학교 내 사각지대에 대한 보완적 대책은 필요하지만, 교실 전체를 감시망으로 만드는 것은 반교육적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 회복, 교사의 전문성 존중, 학생 간 소통과 공감 능력을 키우는 교육적 접근이 선행되어야 한다. 교육의 문제를 감시와 통제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결국 교실을 위축된 공간으로 만들고, 진정한 안전과 교육의 가치를 훼손할 뿐이다.
우리는 감시의 눈으로 가득 찬 교실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가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교실을 만들어야 한다. 교실 내 CCTV 설치는 단순한 기술적 조치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교육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감시가 아닌 신뢰를, 통제가 아닌 배려를 중심에 둔 교육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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