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제의 목요칼럼] 불법 합성물 딥페이크 범죄에 대한 교육의 책임은 무엇인가
"딥페이크는 놀이가 아니라 심각하고 중대한 범죄임을 분명하게 각인시켜야 한다."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딥페이크 범죄가 떠오르고 있다. 뉴스는 의료대란보다 즉각적이고 요란하다. ‘한국, 딥페이크 음란물 취약국 1위’, ‘딥페이크 성착취물 등장 53%가 한국인’,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자 60%가 미성년자’, ‘가해자도 피해자도 10대’ 이런 기사 제목이 마른 벌판에 들불 퍼지듯 불붙고 있다. 한국이 세계 1위라는 것과 10대가 주축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딥페이크'는 '딥 러닝(deep learning)'과 가짜를 의미하는 '페이크(fake)'를 합쳐 만든 조어다. 딥페이크 기술은 더욱 범위를 넓혀가며 기승을 부릴 것이다. 이를 막는 인공지능 기술이나 법적 대응도 함께 발전하겠지만 한계는 있을 것이다. 문명의 이기가 인간을 해치는 도구가 될 때 그것은 생명을 위협하는 총기류와 같게 된다. 위험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사태는 예견된 것이다. 교내방송을 통한 10분 안팎의 예방교육으로 인성교육과 성교육이 해결되리라고 믿는 사람은 없다. 인간다움을 상실하고 상대를 무너뜨려야 하는 상대평가와 경쟁교육 속에서 예견할 수 있는 재앙이다. 인간 존엄성 침해를 ‘장난’이나 ‘호기심 대상’으로 여긴다면 생명에 대한 침해가 되는 날도 멀지 않다. 상대를 인격체로 대한다면 딥페이크는 있을 수 없는 사건이다. 처벌 강화, 예방 교육이라는 원론적 방안은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없다. 이 문제가 인간에 대한 철학적 인식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안은 인간에 대한 존엄성과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이다. 학교에서 토론, 행사, 발표, 교육과정을 통하여 인간 존중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을 실현해야 한다. 이는 애초에 교육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교육덕목이었다. 학교는 ‘인력사무소’ 역할을 그만두어야 한다. 인간적 품위를 지키고 민주적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기본인성과 철학적 기반교육을 학교가 강화해야 한다.
인성의 뿌리가 썩어가고 있는 것이 학교현장의 현실이다. 소수에게 필요한 심화과목은 선택적이어야 한다. 다수에게는 남을 배려하는 인성과 철학적 기반의 독서토론과 체력단련을 위한 운동시간과 집단협력을 위한 다양한 캠프 활동이 필요하다.
이 난국을 해결할 중심은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 대통령이다. 하지만 이 중심주체는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킬러문항을 없애고 입시과목을 이리저리 재배치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많은 국민이 한국교육에 진취적 비전이 필요하고 미래사회에 대한 거대한 담론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에도 학교폭력 건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타인을 인격체가 아닌 ‘놀이의 대상’으로 보는 것은 학교폭력과 일맥상통한다. 왕따를 하거나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는 범죄도 마찬가지다. 모습만 다를 뿐이다. 딥페이크도 놀이가 아니라 심각하고 중대한 범죄임을 분명하게 각인시켜야 한다. 사람은 어떤 상황에도 도구가 될 수 없다. 교육이 인간존중이라는 본래의 길에서 벗어나면 길을 잃게 된다. 적대적 불신관계에서 벗어나 신뢰와 공감으로 행복한 인격공동체를 형성하는 일에 교육 관계자 모두가 책임감을 느끼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 김홍제
◇ 충청남도천안교육지원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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