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11(월)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화풍정(火風鼎)괘는 위에 불(☲)이 있고, 아래에 바람(☴)이 있는 모양이다. 이 때의 바람은 나무를 가리킨다. 나무 위에 불이 있으니 자양분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물체를 만들어내고 있는 솥의 모양이 정(鼎)이다. 정(鼎)은 본래 흙으로 빚어 곡식과 고기를 익힐 때 사용되었다. 제사에 바칠 제물을 삶으면서 예기(禮器)의 하나가 되었는데, 특히 청동으로 점점 크게 주조하면서 종교의식과 국가의 큰 잔치에 쓰는 중요한 예기이자 왕권의 상징이 되었다. 때문에 사당에 비치된 정(鼎)을 빼앗긴다는 것은 곧 나라의 패망을 뜻했다. 정(鼎)은 거대한 세 발 솥이다. 세 발 솥의 쓰임은 단단한 것을 푹 익혀 부드러운 것으로 만드는데 있다. 즉 물체를 변혁시키는데 있다. 혁(革)괘에는 과감하고 강건한 리더가 필요하고, 정(鼎)괘에는 온유하고 포용적인 리더가 필요하다. 혁괘는 낡은 것을 무너뜨리고 제거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하고, 정괘는 사물이 변화를 일으켜 새로운 물질로 된다는 의미가 있으므로, 생성의 새로움을 강조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결국 정(鼎)은 변화를 완성한다는 의미를 지닌 괘다. 즉 새로운 국가의 탄생을 알리는 법률을 제정하고 반포함으로써 혁명을 탄생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를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질서가 없다면 오직 혼란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혁명은 단순한 정치의 변화가 아니라 삶의 새로움을 창조하는 과정이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대동사회다. 
 
화풍정괘에 잘 맞는 역사 속의 인물이 정도전이다. 정도전은 공민왕 사후 이인임의 블랙 리스트에 올라 유배와 유랑살이를 전전하다 이어 혁명을 결심, 이성계와 의기투합하여 숱한 역경을 헤치고 조선을 건국한 혁명가다. 조선왕조 개창 이후 권력의 정점에서 건국사업을 주도하다 요동 정벌을 목전에 두고 이방원에 의해 죽음을 맞았다. 
 
화풍정의 괘사에서 ‘정위응명(正位凝命)’이라 하여 ‘그 위(位)를 바르게 하고, 천지의 모든 기운을 나에게 응집시켜 천명을 완성한다’고 하였다. 천명은 국민의 뜻이다. 국민의 뜻을 새로운 국가의 방향으로 제시하여 새로운 질서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혁명이 성공한다. 진실한 혁명은 정치혁명이 아닌 삶의 혁명, 도덕적 혁명이어야 한다. 민중의 협력이 없는 혁명은 허상일 뿐이다. 
 
괘사를 보면 ‘정원길형(鼎元吉亨)’이라 되어 있다. 제사를 지내고 가마솥으로 끓인 음식을 모두가 함께 나누어 먹는다는, 역사적으로 보면 부여의 ‘영고’, 고구려의 ‘동맹’, 동예의 ‘무천’ 등 고대 부족 국가의 농경 제천 의식이다. 고조선 시대부터 대동 사회란 농경 제천 의식처럼 가마솥에 음식을 가득 만들어 서로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을 지칭했다. 나라 전체가 크게 모여 먹고 마시며 노래 부르고 춤추었다. 이것이 우리가 꿈꾸는 대동 사회다. 풍류 사회는 결국 대동사회의 한 정점이다. 
 
앞에서 살펴본 수풍정, 택화혁, 화풍정이 삼위일체가 되어야 혁명은 완성된다. 그런데 택화혁이나 화풍정이나 모두 혁명이다. 이들은 어떻게 다른가? 택화혁은 대하소설 『장길산』이나, 4. 19 혁명처럼 민중이 들고 일어나는 혁명을 가리킨다. 화풍정은 사회 구조의 변혁을 말한다. 고려말의 혼란과 조선 초의 변혁이 그것이다. 정도전은 조선 사회의 구조를 개혁하여 실천한 위대한 혁명가이며 정치가였다. 
 
김탁환은 그의 소설(『혁명1-광활한 인간 정도전』)에서 정도전을 ‘법, 제도, 종교, 국방, 도읍지, 조세, 교육 등 가장 사소한 것에서 가장 거대한 것에 이르기까지 새 세상의 전망과 방안을 모두 갖춘 인물’로 평가한다. 우리 역사에서 책사들은 한명회처럼 자기의 주군(수양대군)을 용상에 앉히는데 집중한 반면, 정도전처럼 혁명을 위해 사회의 구조를 개혁하여 실천한 인물은 없다. 사회 구조의 변혁을 말하는 화풍정괘의 대표적 인물이 바로 정도전이다. 
 
화풍정의 괘사에서 ‘정위응명(正位凝命)’이라 하여 ‘그 위를 바르게 하고, 천지의 모든 기운을 나에게 응집시켜 천명을 완성한다’고 하였다. 천명은 국민의 뜻이다. 국민들의 뜻을 새로운 국가의 방향으로 제시하여 새로운 질서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혁명이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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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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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혁명은 삶의 새로움을 창조하는 과정(화풍정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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