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왜 지금 ‘음악’ 인가
"(수험생에게)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의 2악장’,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1번 프렐류드’, 드뷔시의 ‘달빛’ 같은 곡들이 좋을 것 같다"
[교육연합신문=전미경 칼럼]
벌써 9월, 올 해도 여덟 달이 훌쩍 지나고 아침, 저녁으론 제법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직 낮엔 그래도 더운 공기가 물러나진 않았지만, 계절이 변화하고 있다는 걸 누구나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맘때쯤이면 누구보다 생각이 많아지고 불안해질 사람들이 있다. 바로 우리 수험생들일 것이다. 9월은 수능 60~70일 정도 남은 시점이다.
그동안 열심히 달려 왔을 테지만 남은 기간 누구보다 불안이 정점에 있을 시기이기도 할 것 같다. 이 시기 수험생의 가장 큰 적은 ‘잠’과 ‘불안’이다. 다행히 잠과 불안은 따로가 아니라 연결되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취침 전 음악 청취는 성인의 주관적 수면 질을 개선하고, 시험 전 15분 정도의 차분한 기악 음악은 학생의 불안을 유의미하게 낮춘다고 한다. 또 서울대 병원 신경정신과 실험에서는 시험 기간 매일 20분 클래식 음악 청취 그룹이 스트레스 자각 점수 30%, 불안 25% 감소를 보였다는 결과도 있다.
잠을 잘 때 음악은 분당 60~80박자(BPM)의 느린 템포가 가장 효과적이다. 왜냐면 저 템포가 사람이 안정되었을 때 심박 수와 비슷해 신경을 이완시킨다고 한다. 또한 볼륨은 대화 소리보다 작게 들릴 듯 말듯 하게 설정해야 오히려 신경 쓰이지 않고 수면 의식으로 작동한다고 한다.
예전엔 잠을 줄이고 공부해야 성공한다고 생각했던 어이없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잠을 잘 자야 공부도 건강도 더 좋아진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특히 잠이 뇌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필히 잘 자야 한다. 잘 자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이나 카페인 제한, 침실 환경 같은 조건들이 필요 하겠지만 거기에 음악이 보조 수단으로 결합되었을 때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강렬하고 빠른 비트의 음악은 뇌를 각성시켜 잠 잘 땐 도움이 안 될 것이고, 다이내믹의 변화가 적은 곡들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느린 템포와 단조가 결합된 곡은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와 이완에 기여하는 경향이 있다. 쇼팽의 ‘녹턴’ 2번,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의 3악장 아다지오’ 같은 곡들을 추천해 주고 싶다.
또한, 시험 전 불안 완화를 위한 음악으로는 예측 가능한 리듬과 가사 없는 기악곡을 추천한다. 예를 들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의 2악장’,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1번 프렐류드’, 드뷔시의 ‘달빛’ 같은 곡들이 좋을 것 같다.
수험생에게 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기억을 저장하는 시간’이다. 잠을 충분히 잔 그룹이 기억 유지율이 20~30% 높고, 반대로 수면 시간이 5시간 이하로 떨어지면 기억 용량이 눈에 띄게 줄고, 이해나 응용문제에서 실수가 늘어난다고 하니 잘 자야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험생 친구들이 좋은 음악과 더불어 잘 자는 루틴을 만들어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 수 있기를 응원한다.
▣ 첼리스트 전미경
◇ 가천대 관현악과 졸업(첼로전공)
◇ 서울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여행가이드 및 여행기
◇ 금천 교향악단 부수석 역임
◇ 의왕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 강동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
◇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첼로강사
ⓒ 교육연합신문 & www.eduyonhap.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