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9-19(토)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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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토요일 밤에 TV 프로그램 앞에 앉아 한 방송을 시청하면서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이 있었다니...?”, “아, 참 ‘함께’하는 것이 이렇게 의미 있고 행복할 수가 있구나!”, “이 시대에,  이 프로그램의 존재와 가치를 보다 많은 사람이 공유하면 좋을텐데...”라는 감동과 감격을 느낀 적이 있었다. 물론 개인적 정서의 반영이기에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출연팀 및 평가단 그리고 시청자 모두가 감격하고 역시 함께 행복을 느끼는 순간을 경험한 적이 별로 없다는 현실에서 필자의 고백은 솔직하고 순수한 감정의 표명임을 밝히고 싶다. 
 
이 이야기는 바로 방송 <KBS Joy>의 《해피투게더 - 혼자가 아니어서 좋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대개는 경연대회가 타인을 밀어내고 오른 고독한 승자의 자리가 과연 진정한 행복일까, 하는 생각이 오버랩되었다. 이는 메마른 경쟁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흔히 서바이벌 방송이 선택하는 자극적인 경쟁 대신, 오직 ‘팀’으로서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을 조건으로 삼았다. 그 결과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아름다움과 연대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 삶의 청량제이자 활력소와 같았다. 
 
출연진들은 2명 이상으로 구성된 팀들이 출연해 각기 다른 배경과 음색을 가진 각자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 속에서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눈을 맞추며 때로는 눈물짓는 모습이 우리 가슴속에 잊고 있던 공동체적 감동을 일깨웠다. 혼자서는 불가능한 깊은 울림은 서로를 향한 배려와 연대에서 비롯된다. 무대 위에서 피어난 그 하모니는 단지 방송용 기획이 아니라, 우리 교육과 삶이 회복해야 할 본질적인 지향점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지난 9월 5일에 데뷔 17년 만에 지상파에 첫 출연한 <썸데이>는 원택, 라도, 정세영이라는 세 명의 남성 멤버들로서 지난 시절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던 때, “나는 해도 안되는구나”라며 노력의 배신을 원망하며 살던 일화와, 결혼식장을 전전하며 축가를 불러 겨우 생계를 유지하던 그들이 결국 삶의 고통을 극복하지 못해 팀을 해체하고 각자의 삶을 살아오면서도 꿈이었던 가수의 길을 잊지 않고 재결합한 이후 출연한 처음의 방송이었다. 그들이 17년 전에 부른 그 노래를 다시 부를 때는 이런 노래가 왜 방송에 등장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며 깊은 감동을 주었다. 참으로 ‘함께’라는 의미의 진정한 행복의 순간이었다. 
 
오늘날 대한민국 학교는 냉혹한 정글과 닮아있다. 줄 세우기와 각자도생의 치열한 구조 속에서, 아이들은 남을 넘어서야만 내가 살아남는 잔인한 공식을 몸으로 익힌다. 상대의 실족이 나의 기회가 되고, 동료의 성장보다 나의 상대평가 등수가 우선하는 공간. 그곳에서 ‘함께’라는 고귀한 가치는 이상주의자들의 한가한 수사에 불과한 것처럼 치부된다. 그러나 함께하는 화음이 아름다움과 멋스러움을 넘어 가슴을 울리는 진한 감동으로 바뀌어 그렇게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인지는 이 시간을 놓친 이들에게 ‘다시 보기’를 통해 꼭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권장하고자 한다. 
 
교육의 목적은 타인을 짓밟고 홀로 서는 독주자를 키우는 데 있지 않다. 서로 다른 결을 가진 아이들이 모여 각자의 목소리를 내되,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법을 배우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참된 교육의 출발점이라 할 것이다. 홀로 얻은 1등의 성취는 외롭고 쉽게 바래지만, 함께 역경을 딛고 도달한 완성의 기쁨은 평생을 지탱하는 삶의 자산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줄 세우기’라는 거대한 관성의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의 마음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더 빨리 달려라”라고 채찍질하는 대신, “옆에 서 있는 친구의 손을 잡으라”고 말해주는 용기가 필요하다. TV 화면 속 참가자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만들어낸 그 아름다운 연대의 풍경이 교실마다 펼쳐지기를 진정으로 꿈꾸어 본다. 우리 아이들이 아침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교실이 서로의 그늘을 가려주고 온기를 나누는 ‘함께 하는 공간’이 될 때, 비로소 대한민국 교육 현장은 차가운 서바이벌의 늪을 벗어나 따뜻한 희망의 배움터로 변모할 것이라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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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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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치열한 경쟁을 넘어, 교실에서 ‘함께’ 노래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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