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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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Discovering Seoul’s Heritage Along the Seoul City Wall
    [교육연합신문=이채원 학생기자] The past few months, K-Pop Demon Hunters has been the most talked-about animated film. From winning the Academy Award for Best Animated Feature Film to the MAMA Awards for Music Visionary of the Year to the Golden Globe Award for Best Animated Feature Film, K-Pop Demon Hunters has caught the eyes of the world stage. One of the famous scenes was actually atop a Korean heritage site: the Seoul City Wall. The Seoul City Wall, also known as Hanyangdoseong, wraps around the heart of Seoul, outlining its surrounding mountains. Built during the Joseon Dynasty, the wall served as a protective barrier for the capital, stretching over 18 kilometers split into 6 trails. Today, much of it remains preserved, offering both historical insight and scenic walking paths for visitors. One of the most accessible sections of the wall can be found at Naksan Park. Located along a hillside, Naksan Park provides a unique blend of history and modern city life. As visitors walk alongside the stone walls, they are met with breathtaking views of Seoul’s skyline. The park is especially popular during the sunset. Following the wall leads to another iconic landmark: Dongdaemun. Officially known as Heunginjimun Gate, Dongdaemun is one of the Eight Gates of the old city wall. Its striking traditional Korean architecture has been carefully preserved in the middle of Korea’s rapid modernization. Today, Dongdaemun is not just a historical site, but also a vibrant hub of activity. Surrounding the gate is one of Seoul’s busiest shopping districts. This contrast between the ancient gate and the lively urban environment truly highlights Seoul’s unique ability to preserve its past while heading towards the future. As seen in K-Pop Demon Hunters, the Seoul City Wall and its surrounding landmarks are more than just historical remnants. Whether walking along the paths of Naksan Park or standing breathless before the gates of Dongdaemun, visitors can experience a side of Seoul where history and modern culture coexist harmonious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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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국가유산지킴이 기자단
    2026-03-31
  • [최윤용의 100세 칼럼] 스마트폰 시대의 굽은 목, 만성 목 통증을 해결하는 추나요법의 과학
    [교육연합신문=최윤용 칼럼] 스마트폰과 PC 앞에서 현대인이 보내는 긴 시간은, 만성 목 통증이라는 무거운 짐으로 돌아옵니다. 2025년 출간된 최신 해외 임상진료지침에서는, 성인의 절반 가까이가 매년 한 차례 이상 목 통증을 경험한다고 보고했습니다. 특히,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비특이성 목 통증(Nonspecific chronic neck pain)'은 뚜렷한 해부학적 병변이나 외상이 없음에도 통증과 뻣뻣함이 지속되는 별도의 질환 범주로 분류됩니다. 유럽 통증 저널(European Journal of Pain, 2025)에 게재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목 통증의 강도가 높거나 심리적 스트레스가 동반될 경우, 단순 근육통을 넘어 지속적이고 재발하는 장애로 고착화된다고 지적합니다. 이로 인한 만성적인 피로 누적과 수면 장애는 학생들의 학습 능력은 물론 직장인의 업무 효율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며, 나아가 사회경제적 비용 증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목 통증이 만성화되기 전에 구조적·장기적 원인을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효과적인 예방책이 될 수 있습니다. ○ 근골격계 균형을 회복하는 한의 수기치료, 추나요법 만성적으로 굳어진 목 관절과 근육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한의학적 방법으로 '추나요법'이 있습니다. 국제 학술지 Integrative Medicine Research(2014)에 소개된 바와 같이,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과 신체 일부 또는 추나 테이블과 같은 보조 기구를 활용해 척추·관절·근육·인대의 비정상적인 틀어짐을 교정하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대표적 한의학 수기치료입니다.2019년 추나요법에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된 이후 그 활용도는 급증했습니다. 최근 국제 학술지 BMJ Open(2025)의 대규모 청구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보험 적용 이후 근골격계 질환 환자들의 추나요법 이용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며 활용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대중이 체감하는 추나요법의 임상적 효용성과 안전성이 그만큼 높다는 사실을 방증합니다. ○ 현대적 과학연구를 통해 입증된 추나요법의 치료 효과와 경제성 추나요법의 효과는 경험적 차원을 넘어, 엄격하게 설계된 현대 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국제 저명 학술지에 그 효용이 객관적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첫째, 기존 일반 치료 대비 우월한 통증 감소 효과입니다. 저명 의학 저널 JAMA Network Open(2021)에 발표된 다기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은 만성 목 통증 환자에게 5주간 추나요법을 시행한 결과, 진통제와 물리치료 중심의 일반 치료군보다 목 통증과 기능 장애 지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되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효과는 교통사고로 인한 급성 목 통증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Journal of Integrative Medicine, 2026)에서도 일관되게 확인되어, 추나치료가 급성 및 만성 통증 모두에서 유용한 치료임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 장기적인 비용-효용성입니다. 통증이 줄어들면 환자가 병원을 찾는 횟수와 결근율이 감소합니다.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Medicine에 실린 2022년 비용-효용 연구에서는 추나요법이 일반 치료에 비해 초기 치료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환자의 삶의 질 향상(QALY)과 사회적 비용 절감을 고려할 때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적으로 유리한 치료 대안임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셋째, 최신 뇌 영상(fMRI)을 통한 통증 억제 기전의 규명입니다. 단순히 굳은 근육을 푸는 것을 넘어, Frontiers in Neurology에 2024년 발표된 휴식 상태 fMRI 연구는 추나치료가 통증성 경추증 환자의 대뇌에서 통증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특정 뇌 영역의 비정상적인 활성도를 정상화한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확인했습니다. 이는 추나요법이 뇌 신경망의 가소성(plasticity)을 조절하여 만성 통증의 악순환을 중추신경계 수준에서 억제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 일상에서 실천하는 바른 목 건강 관리와 융합적 접근 한의사의 전문적인 교정 치료와 더불어 환자 스스로의 적극적인 생활 관리가 병행될 때 목 통증은 효과적으로 관리될 수 있습니다. JAMA Network Open (2022)의 최신 연구는 수기치료 단독 시행보다 근력 강화와 스트레칭이 결합된 적절한 운동요법을 병행했을 때 통증 감소와 목 기능 회복이 훨씬 극대화됨을 보였습니다. 일상생활에서는 고개를 푹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거나 목을 길게 빼고 모니터를 응시하는 자세를 피해야 합니다. 귀와 어깨의 중심선이 일치하도록 턱을 가볍게 당긴 자세를 유지하고, 매시간 자리에서 일어나 목과 어깨를 부드럽게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꾸준한 스트레칭과 규칙적 휴식에도 불구하고 목과 어깨에 해소되지 않는 통증이 몇 주 또는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지체 없이 전문적인 한의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추나요법을 통해 목의 균형을 회복하고 만성 통증을 해소하여 건강한 학습과 업무 환경으로 빠르게 복귀하시기를 기대합니다. 참고문헌 (References) 1.El-Allawy A, Hecht N, Luedtke K, Schleicher P, Weidner N, Kötter T. Clinical Practice Guideline: Nonspecific Neck Pain. Dtsch Arztebl Int. 2025 Oct 3;122(20):552-557. doi: 10.3238/arztebl.m2025.0119 2.Yu CWG, Wongwitwichote K, Mansfield M, Deane JA, Devecchi V, Falla D. Physical and Psychological Predictors for Persistent and Recurrent Non-Specific Neck Pain: A Systematic Review. Eur J Pain. 2025 Nov;29(10):e70168. doi: 10.1002/ejp.70168 3.Park TY, Moon TW, Cho DC, Lee JH, Ko YS, Hwang EH, Heo KH, Choi TY, Shin BC. An introduction to Chuna manual medicine in Korea: History, insurance coverage, education, and clinical research in Korean literature. Integr Med Res. 2014 Jun;3(2):49-59. doi: 10.1016/j.imr.2013.08.001 4.Baek GG, Ha IH, Lee YJ, Shin YJ, Shin BC. Analysis of the utilisation of Chuna manual therapy for musculoskeletal disorders after its coverage under national health insurance in Korea: a retrospective analysis. BMJ Open. 2025 Aug 8;15(8):e094099. doi: 10.1136/bmjopen-2024-094099 5.Lee J, Cho JH, Kim KW, Lee JH, Kim MR, Kim J, Kim MY, Cho HW, Lee YJ, Lee SH, Shin JS, Prokop LL, Shin BC, Ha IH. Chuna Manual Therapy vs Usual Care for Patients With Nonspecific Chronic Neck Pain: A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Netw Open. 2021 Jul 1;4(7):e2113757. doi: 10.1001/jamanetworkopen.2021.13757 6.Choi SW, Kim KH, Yoon JY, Lee SW, Park JW, Hong HW, Kyeong DH, Kim MK, Kim SN, Kim CY, Lee YJ, Lee JH, Kim JY, Ha IH. Effectiveness and safety of manual therapy for inpatients with traffic accident-induced acute neck pain: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J Integr Med. 2026 Jan;24(1):81-89. doi: 10.1016/j.joim.2025.10.008 7.Ha IH, Kim ES, Lee SH, Lee YJ, Song HJ, Kim Y, Kim KW, Cho JH, Lee JH, Shin BC, Lee J, Shin JS. Cost-Utility Analysis of Chuna Manual Therapy and Usual Care for Chronic Neck Pain: A Multicenter Pragmatic Randomized Controlled Trial. Front Med (Lausanne). 2022 May 11;9:896422. doi: 10.3389/fmed.2022.896422 8.Song S, Fang Y, Wan X, Shen L, Hu Y, Lu C, Yue T, Chen L, Chen J, Xue M. Changes of regional brain activity following Tuina therapy for patients with painful cervical spondylosis: a resting-state fMRI study. Front Neurol. 2024 Sep 13;15:1399487. doi: 10.3389/fneur.2024.1399487 9.Cheng ZJ, Zhang SP, Gu YJ, Chen ZY, Xie FF, Guan C, Fang M, Yao F. Effectiveness of Tuina Therapy Combined With Yijinjing Exercise in the Treatment of Nonspecific Chronic Neck Pain: A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Netw Open. 2022 Dec 1;5(12):e2246538. doi: 10.1001/jamanetworkopen.2022.46538 ▣ 최윤용 ◇ 큰나무한의원 대표원장 ◇ (주)으뜸생약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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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30
  • [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정월 대보름에 나타난 하늘의 쇼 ‘블러드문’, 옛 기록에도 있었다
    [교육연합신문=원선재 학생기자] 지난 정월 대보름 밤, 하늘에서는 달이 붉게 물드는 ‘블러드문(적색월식)’ 현상이 관측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평소와 달리 붉은빛을 띠는 달의 모습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블러드문은 월식, 그중에서도 개기월식이 일어날 때 나타난다. 지구가 태양과 달 사이에 위치하면서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지는데, 이때 지구 대기를 통과한 빛이 굴절되며 붉은 색만 달에 도달하게 된다. 그 결과 달이 붉게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개기월식 현상은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관측돼 기록으로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삼국사기에는 신라 시대에 달이 사라지거나 붉게 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당시 사람들은 이를 하늘의 징조로 여겨 왕이나 나라에 중요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조선왕조실록에도 월식에 대한 기록이 자세히 남아 있어, 우리 조상들이 천문 현상을 꾸준히 관찰해 왔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정월 대보름과 블러드문이 겹치면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정월 대보름은 한 해의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전통 명절로, 둥근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풍습이 있다. 붉은 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비는 경험은 색다르게 다가왔다. 옛날 사람들도 이런 달을 보고 기록을 남겼다고 생각하니 신기했고 과학이랑 역사가 연결되는 느낌이었다. 이번 블러드문은 단순한 자연현상을 넘어, 과학과 역사, 그리고 전통이 함께 어우러진 특별한 경험이 됐다. 앞으로도 하늘의 변화를 관심 있게 관찰하며 그 의미를 생각해 보는 태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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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30
  • [오피니언리더스] 케이원에코텍(주) 김종학 대표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AI 안전관리 시대, 수영장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다” “사람의 눈을 넘어, 기술이 생명을 지키는 시대를 열겠다” 케이원에코텍(주) 김종학 대표는 “이제 안전은 경험이 아니라 데이터와 기술로 관리해야 하는 시대”라며, “특히, 수영장은 AI 적용이 가장 시급한 고위험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아이들이 물속에서 배우는 시간은 단순한 교육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가장 소중한 순간”이라며, “그 시간을 지켜내기 위해 애쓰고 계신 모든 교사와 현장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기술은 차갑게 느껴질 수 있지만, 결국 사람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따뜻한 도구”라며, “아이들의 작은 위험 신호 하나까지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더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데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종학 대표는 “아이들이 안심하고 물에 들어갈 수 있는 세상, 부모님이 걱정 없이 아이를 보낼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케이원에코텍은 그 길에서 가장 먼저 움직이는 기업이 되겠다.”라고 전했다. ■ “정책은 AI, 현장은 육안… 간극 해소 시급” 김종학 대표는 정책과 현장의 괴리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정부 정책은 AI 기반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지만, 실제 수영장 현장은 여전히 사람의 눈에 의존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다.” 이어 “익수 사고는 수 초 내 발생하는 만큼, 기존 방식으로는 구조적으로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현재의 안전관리 방식은 사고를 사람이 발견하기를 기다리는 구조다.”라며, “이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사고 예방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라고 강조했다. ■ 케이원에코텍, AI 안전관리 기술 선도 케이원에코텍(주)는 환경·안전 기술 기반 기업으로, AI 영상 분석과 데이터 기반 통합 안전관리 시스템을 개발·운영하는 전문 기업이다. 특히, 수영장, 체육시설, 공공 안전 환경 등 고위험 공간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스마트 안전관리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케이원에코텍의 AI 영상 분석과 데이터 기반 통합 안전관리 시스템은 ▲AI 기반 익수 위험 실시간 감지 ▲비정상 행동 및 움직임 패턴 분석 ▲장시간 정지 상태 자동 인식 ▲위험 상황 즉시 경고 및 관리자 연동 ▲24시간 무중단 모니터링 시스템 ▲사각지대 최소화 및 데이터 기반 안전 분석을 통해 안전한 수영장을 구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케이원에코텍의 AI 기반 첨단 안전관리 시스템은 수영장 등 고위험 공간에 대해 ▲단순 감시→사전 예방형 안전관리 전환 ▲인력 의존→AI·데이터 기반 판단 시스템 구축 ▲경험 중심→정량적 위험 분석 체계 구현을 통해 안전사고를 선제적으로 예방하는 시스템을 접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케이원에코텍의 기술은 단순한 감시 시스템이 아니라, '사고를 미리 감지하고 차단하는 예방형 안전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 공공·교육 분야 적용 확대 필요성 케이원에코텍의 AI 안전관리 기술은 다음과 같은 분야로 확장 가능하다. 특히, 생존수영 교육을 수행하고 있는 수영장, 학교 체육시설 및 실내 체육관공공 수영장 및 생활체육시설 스마트시티 안전 인프라 등에 도입이 시급한 시점이다. 김 대표는 “특히, 교육 현장에서의 적용은 학생 안전 확보뿐 아니라 교사의 부담을 줄이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놓칠 수밖에 없는 위험을 보완하는 기술이다.”라며, “수영장과 같은 환경에서는 AI 기반 감지 시스템이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안전 기준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 “교사 책임 구조, 시스템으로 바꿔야” 김종학 대표는 “현재는 사고 발생 시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집중되는 구조다. AI 기반 안전관리 체계를 도입하면 위험 감지와 대응이 체계화되면서 교사의 부담을 줄이고, 동시에 안전 수준을 높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기술이 부족한 시대가 아니다. 기술은 준비됐다. 남은 문제는 도입 여부에 대한 정책적 결단”이라며, “AI 안전 시스템 도입을 미루는 것은 위험을 방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 “부산이 시작하면 전국이 바뀐다” 김 대표는 정책 방향에 대해 “부산이 AI 기반 수영장 안전관리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도입하면, 전국 확산 모델이 될 수 있다. '시범 도입→효과 검증→정책 반영→전국 확산'의 구조를 통해 전국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지금이 바로 전환의 골든타임이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종학 대표는 "생존수영 교육은 확대됐지만, 안전관리 체계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아이들의 생명을 사람의 눈에만 맡겨서는 안된다. 이제는 사람의 오감에 의존하는 원시적인 안전 대책에서 탈피해 기술이 책임지는 안전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김종학 ◇ 케이원에코텍(주) 대표이사 ◇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 특허청장상 수상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 수상 ◇ 중소벤처기업부장관표창 수상 ◇ 대한민국 독도홍보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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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26
  • [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흰옷을 입은 민족, 그 오래된 빛의 기억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3·1운동의 사진을 떠올려보자. 거리마다 모여든 군중은 손에 태극기를 들고, 모두 흰옷을 입고 있었다. 바람에 펄럭이는 태극기와 함께 사람들의 옷도 하얗게 빛났다. 일제 당국은 이 장면을 경계했다. 흰옷은 너무나 눈에 잘 띄었고, 동시에 민족의 상징으로 번져갔다. 그래서 일제는 ‘백의(白衣) 금지령’을 내려 흰옷을 입지 못하게 하려 했다. 그러나 흰옷은 사라지지 않았다. 왜일까? 흔히 “우리 민족은 가난해서 흰옷만 입었다”, “염색 기술이 부족해서 그렇다”라는 말을 들었다. 또 어떤 이는 “상복을 오래 입는 풍습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설명은 어딘가 부족하다. 과연 흰옷이 단순히 염색 비용을 아낀 가난의 상징이었을까? 아니면 상복의 연장이었을까? 흰옷 숭상이 경제적 이유가 아니라, 훨씬 더 오래된 관념 즉, 태양과 광명에 대한 숭배에서 비롯되었다 □ 갑골문 속 ‘白’자의 비밀 먼저 문자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白(백)’의 갑골문과 소전(小篆) 형태를 보면, 그 기원은 흥미롭다. 글자는 해(日)와 닮아 있으면서도 그 위에 빛줄기 같은 표상을 얹은 모습이다. 다시 말해, ‘白’은 원래 햇빛, 특히 정오의 눈부신 빛을 상징했다는 것이다.([그림 22] ‘白’ 참조) 물론 다른 해석도 많다. 어떤 이는 쌀알을 본뜬 것이라 하고, 어떤 이는 촛불, 또 어떤 이는 누에고치라 말한다. 그러나 ‘日(해)’과의 관계, 선사시대 제천 맥락을 고려할 때 ‘광명 → 흰색’으로 읽는 해석이 훨씬 더 설득력 있다. 흰색은 단순한 색이 아니라, 태양이 내리쬐는 찬란한 빛 그 자체였다.([그림 22] ‘日’ 참조) □ 태생의 빛, ‘소(小)’자의 단서 청동기 문자 가운데 ‘小(소)’의 초기형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학자들은 이 글자의 원형을 태반이나 탯줄과 연결 짓는다. 아이가 태어날 때 맺는 탯줄, 그 창백한 빛깔에서 ‘흰색’의 의미가 비롯되었다는 해석이다. 결국 ‘흰색’은 태어남과 빛, 생명의 상징과 이어진다. 이처럼 문자 속에서 흰색은 처음부터 신성하고 생명적인 의미를 지녔다. □ 은나라에서 조선까지 흰색의 역사적 전승 문자학적 단서가 흰색과 태양을 이어준다면, 역사 기록은 이 관념이 실제 사회 풍습으로 이어진 과정을 보여준다. 중국 고대의 은(殷, 상)나라는 흰색을 신색(神色)으로 삼았다. 제천 의식과 왕실 제사에서 흰색이 신성한 색으로 쓰였다. 이 관습은 은나라의 후손으로 여겨지는 부여, 그리고 고구려·백제·신라로 이어졌다고 한다. 『삼국지』에는 부여인이 흰옷을 즐겨 입었다는 기록이 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고려사, 그리고 『세종실록』에도 흰옷에 대한 언급이 이어진다. 백의 민족이라는 인식은 단절되지 않고 기록 속에 계속 이어졌다. □ 오행과 색채 정치 그렇다면 왜 은은 흰색을, 주는 붉은색을 숭상했을까? 이는 고대 중국의 색채 정치, 즉 오행 사상과 관련 있다. 오행에서 흰색은 서쪽과 금(金)을 상징하고, 붉은색은 남쪽과 화(火)를 상징한다. 은은 흰색을, 주는 붉은색을 통해 각기 자신들의 정치적·문화적 정체성을 드러냈다. 조선에 들어오면 흰옷은 여전히 민중의 삶 속에 자리했지만, 동시에 국가 권력은 색을 통제하려 했다. 푸른색 염색을 금지하거나, 특정 계급만이 특정 색을 입게 하는 제도적 규제가 시행되었다. 그러나 그런 시도에도 불구하고 흰옷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 단순한 경제적 이유일까? 여기서 반론이 제기된다. “조선 사람들은 가난해서 흰옷을 입은 것 아니냐?” 염색에는 비용이 들고, 흰옷은 값이 싸니 자연히 대중화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반론은 “조선은 상복을 중시했으니 흰옷 풍습은 상복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가난이나 상복으로는 왜 왕실과 제사에서조차 흰색이 신성하게 쓰였는지를 설명할 수 없다. 또한 왜 이웃 민족들과 달리 한민족은 지속적으로 흰옷을 고집했는지도 풀리지 않는다. 기후나 지역적 조건만으로는 더더욱 설명되지 않는다. 오히려 문자·제천·왕실 풍습에서 이어진 ‘광명 숭배’의 일관성이 이런 현상을 더 잘 설명해 준다. 흰옷은 가난의 표지가 아니라, 태양의 빛을 입는 행위였다. □ 근대의 백의는 저항과 정체성의 상징 이 오래된 관념은 근대에 들어와 또 다른 의미로 부활한다. 일제강점기, 흰옷은 항일 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3·1운동의 군중이 흰옷을 입고 거리를 메운 장면은 세계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다. 일제는 이를 두려워했고, 그래서 백의 착용을 금지하는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흰옷은 여전히 민족 정체성과 저항의 코드로 살아남았다. 즉, 흰옷은 단순한 의복의 선택이 아니라, 민족의 영혼이 담긴 문화적 표상으로 기능했다. □ 오늘날 흰옷의 의미 오늘날 우리는 예복이나 제례에서조차 흰옷을 자주 입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인의 무의식 속에 흰색은 특별하다. 결혼식의 드레스, 장례식의 상복, 국기와 체육대회 단체복까지 흰색은 여전히 ‘순수·광명·정화’의 상징으로 쓰이고 있다. 흰옷은 단순한 옷감의 색깔이 아니라, 오랜 역사와 문화적 기호가 응축된 상징이다. 그것은 태양의 빛을 입고자 했던 제천의 기억이고, 왕실과 민중이 공유한 신성의 색이었으며, 근대에는 저항과 정체성의 옷이 되었다. □ 맺으며 흔히 우리는 “흰옷 입은 민족”이라는 말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그 뿌리를 따라가면 태양 숭배와 제천, 문자와 왕실 제사, 색채 정치와 항일 저항이 서로 얽힌 깊은 역사를 발견한다. 흰옷은 가난의 흔적이 아니라, 광명과 신성의 표상, 그리고 민족적 정체성의 상징이었다. 오늘 우리가 흰옷을 입을 때, 비록 그 의미를 다 알지는 못하더라도, 우리의 몸은 이미 수천 년 이어온 빛의 전통을 다시 입고 있는 것이다. 흰옷은 단순히 눈에 띄는 색이 아니라, 한민족이 기억 속에서 지켜온 빛의 언어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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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25
  • [김춘식 칼럼] AI의 시대, 다시 인문학의 시간을 걷다
    [교육연합신문=김춘식 칼럼] 불과 몇 년 전까지 교육 현장과 우리 사회는 '코딩', '3D프린팅', '메타버스'라는 기술적 주문(呪文)에 함몰되어 있었다. 모든 교육의 지향점은 기계적 숙련도에 매몰되었고, 대학의 인문학은 취업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숨을 죽인 채 고사(枯死) 위기에 내몰렸다. 그러나 2026년 오늘, 우리는 거대한 역설의 시대를 목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정점에 다다를수록 세상은 오히려 가장 ‘인간다운 것’을 강력하게 호출하고 있으며, 인문학적 사유와 소통 능력이 기술적 기량을 압도하는 핵심 자본이 되는 ‘인류사적 디지털 르네상스’가 그 서막을 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담론이 아닌 실증적 지표로 증명되고 있다. AI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안드레이 카파시(Andrej Karpathy)는 최근 “이제 가장 핫한 프로그래밍 언어는 인간의 언어”라고 단언했다. 복잡한 코딩 언어보다 문제를 정의하는 ‘비판적 사고력’과 협업을 이끌어내는 ‘공감 능력’이 AI 활용의 성패를 가른다는 뜻이다. 실제로 뉴욕 연방준비은행(New York Fed)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이공계 전공자의 실업률(5.9~7.2%)보다 인문학 전공자의 실업률(3.0~3.8%)이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이는 기술의 유효기간이 급격히 짧아지는 시대에 특정 기술에만 매몰되기보다, 변화하는 환경을 유연하게 읽어내고 맥락을 짚어내는 인문학적 소양이 노동시장에서 훨씬 더 높은 생존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방증이다. 파편화된 정보를 엮어 통찰을 만드는 능력이 AI 시대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 셈이다. 한국 교육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며 2023년 이래 ‘국제 컴퓨터·정보 소양 연구(ICILS)’ 등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어 왔다. 하지만 자부심 이면에 도사린 과제는 무겁다. 이제는 하드웨어의 확충을 넘어 그 안을 채울 ‘질적 소프트웨어’, 즉 교육의 본질을 혁신해야 한다. 기술 도입에 앞서 ‘비판적 미디어 수용 능력’을 최우선 가치로 세워야 하며, 단순히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기술이 사회와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성찰하게 하는 교육 모델로의 전격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가장 시급한 실천은 교사의 역할 재정의다. 지식의 전달은 AI가 더 효율적으로 수행하겠지만, 학생의 윤리적 판단력을 길러주고 기술적 한계를 비판적으로 조망하게 하는 것은 오직 인간 교사만이 가능하다. 교사는 이제 지식 공급자가 아니라 인문학적 성찰을 이끄는 ‘조력자’이자 기술의 오남용을 막는 ‘윤리적 등대’가 되어야 한다. 교육 현장은 이제 단순히 기기를 다루는 법이 아니라, AI의 결과물을 의심하고 재해석하는 능력을 키우는 '질문의 장'으로 변모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성찰을 넘어 구체적인 교육 혁신에 나서야 한다. 첫째, 교과 과정을 기술 습득과 더불어 인문학적 사유와 비판적 글쓰기를 동시에 함양할 수 있는 구조로 재편해야 한다. 둘째, AI 학습 도구 활용 시 기술적 오류와 편향성을 탐색하는 ‘디지털 혹은 인공지능 문해력(AI Literacy)’ 교육을 정규 과정에 전면 배치해야 한다. 셋째, 정답을 찾는 경쟁보다 인간과 기술의 공존 방안을 모색하는 프로젝트형 인문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나아가 이러한 교육적 실천은 교실의 담장을 넘어 사회적 연대로 확장되어야 한다. AI가 가져올 고용 구조의 변화와 윤리적 혼란은 어느 한 분야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산·학·연이 머리를 맞대어 인문학적 통찰이 기술 개발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민사회가 기술의 공공성을 감시하는 역량을 키울 때 비로소 우리는 기술에 매몰되지 않는 단단한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다. 인문학적 가치는 결코 먼지 쌓인 옛 유물이 아니라, AI 시대를 당당하게 헤쳐 나갈 가장 품격 있는 삶의 전략이다. 우리가 고유한 인간성을 잃지 않으면서 거센 기술의 파도를 넘는 주체가 될 때, 비로소 교육은 그 존재의 이유와 근본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교육 현장의 체질을 인문학적 성찰 중심으로 유연하게 바꾸는 실천이 필요하다. 그것이 이 시대 인문학이 우리에게 부여한 소중한 과업이자, 인간과 기술이 공존하는 미래를 열어가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 김춘식 ◇ 동신대학교 교수 ◇ 교육연합신문 논설위원 ◇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 한국독일네트워크(ADeKo) 이사 겸 인문교육위원장 ◇ 2024 칼만 해외석학 ◇ 前국가교육위원회 전문위원 ◇ 前한국전문대학평가인증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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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25
  • [전재학의 교육칼럼] 요즘 교육 현장에서 가장 핫(Hot)한 말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최근 학교 현장에서 유행하는 말이 이제는 사회 곳곳에서도 널리 유행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실, 중학교 수행평가 시간, 고등학교 탐구 보고서 지도 현장, 심지어 대학 강의실까지 관통하는 가장 ‘핫(hot)한 말’이 있다. 바로 “이건 AI한테 물어보면 돼요”이다. 이를 조금 변주하면 “챗GPT에 돌려봤어요”, “프롬프트 이렇게 쓰면 답 잘 나와요”, “AI랑 같이 했어요”이다. 이 짧은 문장들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다. 지금 교육이 어디에 서 있는지, 무엇을 잃고 무엇을 다시 찾아야 하는지를 은근히 고백하는 시대의 은유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말이 뜨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아는 것’의 시대가 끝났기 때문이다. 과거 교실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말은 “외워라”, “정답은 이것이다”였다. 그러나 지금 학생들은 이미 알고 있다. 정답은 더 이상 찾기 어려울 정도로 희소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AI는 질문만 던지면 즉시 설명하고, 요약하고, 비교하고, 심지어 글까지 써 준다. 그래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묻는다. “굳이 이걸 외워야 하나요?” 그리고 그 질문 끝에는 늘 이 말이 따라온다. “AI가 다 해주는데요~” 이 말은 게으름, 나태함의 선언이 아니라, 지식 중심 교육에 대한 조용한 저항이자 불복종이다. 이처럼 “AI한테 물어본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 이제 교육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이다. 이 말이 시사하는 교육적 전환은 분명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묻느냐, 어떻게 질문을 구조화하느냐, 나온 답을 어떻게 해석하고, 판단하고, 책임지느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교실에서 은근히 또 다른 말이 유행한다. “프롬프트가 중요해요.” 이 말은 교육의 중심이 지식 → 사고, 암기 → 질문, 정답 → 판단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AI는 계산기와 결코 다르지 않다. 하지만 계산기가 수학 실력을 대신해 주지 않듯, AI도 생각하는 힘까지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교실의 언어는 교육을 무엇에 비유하고 있는가? 바로 교육은 ‘지도’에서 ‘나침반’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AI한테 물어보면 돼요”라는 말은 교육을 하나의 비유로 바꾸어 놓고 있다. 과거 교육이 정확한 지도를 나눠주는 일이었다면, 지금 교육은 방향을 가늠하는 나침반을 알려주는 일이다. 지도는 AI가 더 잘 그린다. 하지만 어느 길을 갈지, 왜 그 길을 선택할지, 중간에 길을 바꿀 용기는 있는지, 이것은 여전히 인간의 선택 몫이다. 그래서 이 유행어는 역설적으로 교사의 역할이 사라진다는 말이 아니라, 더 깊어진다는 신호라 할 수 있다. 지금 교실에 필요한 질문은 “AI를 써도 되나요?”가 아니다. 이제는 이렇게 물어야 한다. “이 답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 “이 선택이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다시 볼 수 있는가?”, “나는 이 결과에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들은 AI가 대신 던져주지 않는다. 교육만이, 교실만이, 교사와 학생의 관계만이 만들어낼 수 있다. 이제 가장 위험한 말은 이것이다. “AI 때문에 교육이 끝났다.”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AI 때문에 교육의 본질이 드러나고 있다. 요즘 교실에서 “AI한테 물어보면 돼요”라는 말의 유행은 교육의 패배 선언이 아니라, 교육이 다시 사람에게로 돌아오고 있다는 징후다. 따라서 AI시대는 인간 중심의 르네상스를 다시금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교육은 지식을 가르치는 일만이 아니라, 질문할 줄 아는 인간, 판단할 줄 아는 시민, 책임질 줄 아는 지식인을 길러내는 일이다. AI는 답을 준다. 하지만 교육은 여전히 묻는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이 질문이 사라지지 않는 한, 교육은 결코 한 시대의 유행(trend)처럼 끝나지 않을 것이다. 바야흐로 교육은 질문과 선택의 시대로 깊숙이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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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20
  • [김홍제의 목요칼럼]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사람인가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모처럼 아내와 영화를 보았다. 천만 관객이 가까워지던 ‘왕과 사는 남자’였다. 지금은 천만 관객을 훌쩍 넘었다. 강원도 영월의 청령포는 관광객이 5배로 늘었다고 한다. 줄거리는 모두 아는 이야기였다. 사람들이 이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 엄흥도가 줄을 당길 때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를 들었다. ‘모두가 결말을 아는 내용과 큰 반전이 없는 이 영화가 왜 이렇게 인기가 있을까’하는 의아함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왜 어떤 사람은 권력 앞에서도 양심을 지킬까? 엄흥도의 선택은 단순히 왕에게 충성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한 인간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교육에서 강조하는 도덕적 용기도 인간 존중의 마음에서 나온다. 우리는 직장, 사회적 지위, 직함 같은 여러 ‘왕관’을 쓰고 살아간다. 하지만 결국 그것을 벗고 나면 남는 것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뿐이다. 2월 28일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 폭격으로 수많은 초등학생이 사망했다는 소식은 크나큰 충격을 주었다. 얼마나 많은 피를 뿌려야 전쟁이 멈출까?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 간 충돌이 격화되면서 무차별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사실은 양쪽 지도자 모두가 정의를 말하는 것이다. 살상과 파괴를 서로의 전쟁 성과로 홍보하는 뉴스를 보면서 정의와 힘에 대하여 생각한다. 갈등과 정치적 계산으로 전쟁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정치 지도자가 아니라 평범한 시민이었다. 도시가 파괴되고 가족이 흩어지며 어린 학생들까지 전쟁의 공포 속에서 살아야 했다. 국가의 힘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주식이 곤두박질하고 세계 경제가 요동을 치고 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은 국제 뉴스의 한 장면으로 스쳐 지나가기 쉽다. 이 전쟁을 교육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이 사건은 단순한 외교 현안이 아니라 문명을 가르치는 방식에 대한 성찰을 요구한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세계를 어떻게 읽도록 가르치고 있는가. 영화와 전쟁 이야기가 전혀 다른 시대와 상황을 다루면서도 비슷한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영화에서 권력을 잃은 왕은 인간적인 관계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 전쟁의 역사에서는 권력 경쟁이 얼마나 많은 시민의 삶을 파괴할 수 있는지 보여 준다. 두 사례 모두 권력 그 자체보다 인간의 삶과 공동체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역사는 우리에게 같은 교훈을 준다. 권력은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하며 인간의 삶보다 더 중요한 권력은 없다는 것이다.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왕과 권력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세상을 조금 더 인간답게 만드는 사람들은 이름이 크게 기록되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위험을 감수하고도 옳은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다. 학생들이 왕의 이름이나 전쟁의 연도를 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질문을 스스로 던지는 것이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사람인가?’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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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9
  • [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강강수월래, 춤추는 글자의 기원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한여름 보름달 아래, 손에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노래하고 춤추던 기억이 있는가. “강강수월래―” 소리를 높이면, 어느새 우리 몸은 노래와 하나가 되고, 둥근 원 속에서 삶의 고단함도 흩어진다. 이 단순한 원무(圓舞), 곧 손잡고 도는 춤은 어쩌면 수천 년을 이어온 인간 공동체의 원초적 몸짓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춤’이라는 글자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태어났을까. 오늘 우리가 쓰는 ‘舞(무)’자는 갑골문에서부터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속에는 단순한 몸놀림 이상의 의미, 곧 공동체가 하늘에 기도하고 자연과 소통하던 오래된 제의적 기억이 숨어 있다. □ 팔 벌린 사람, 손에 든 도구 갑골문 속 ‘舞’는 단순하다. 두 팔을 활짝 벌린 사람의 형상(大) 위에, 양손에 나뭇가지나 깃털, 혹은 꼬리 같은 도구가 들려 있다. 이 도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의견이 다르다. 어떤 이는 소의 꼬리라고 했고, 어떤 이는 깃털 장식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제의적 도구, 이를테면 바람과 비를 불러들이는 가지나 부채와 같은 기능을 가진 물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그림 21] ‘舞’ 참조) 중요한 건, 춤의 본래 모습이 단순한 오락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양손에 든 도구는 하늘에 대한 기도, 특히 기우제와 같은 제천의식의 상징일 수 있다. 하늘을 향해 흔들고, 땅을 두드리며, 무리를 지어 돌던 춤. ‘舞’의 출발은 곧 공동체 전체가 하나 되어 하늘과 소통하던 몸짓이었다. □ 발자국이 더해지다 흥미로운 점은 글자의 변화다. 갑골문에서는 단순히 팔 벌린 사람과 도구만 그려졌지만, 금문(청동기에 새겨진 문자)과 소전에 이르러서는 새로운 요소가 추가된다. 바로 발자국이다. 글자 아래 ‘止(발자국 지)’ 모양이 덧붙으며, 이제 ‘무’는 단순히 도구를 든 사람이 아니라 발을 옮기며 움직이는 장면으로 변한다. 다시 말해, 춤은 손의 동작과 함께 발의 움직임까지 담아내며 본격적으로 ‘춤’의 의미를 확립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舞’와 ‘無(없을 무)’가 일시적으로 의미 관계를 맺은 흔적도 보인다. 어떤 제의에서는 손에 든 도구를 불 속에 던져 태움으로써 ‘없어짐’을 상징했는데, 이런 의례적 맥락이 ‘무(無)’의 뜻과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문자학적 세부는 복잡하지만, 분명한 것은 춤과 제의가 분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 춤은 제사였다 우리는 춤을 흔히 예술이나 오락으로 본다. 그러나 고대 사회에서 춤은 무엇보다 제사였다. 춤은 신과 만나는 길이었고, 공동체가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의식이었다. 중국의 종묘대제 기록에는 ‘무구(舞具)’라는 도구가 등장한다. 북과 피리뿐 아니라, 춤추는 이들이 손에 들던 도구가 제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한국의 종묘제례악에서도 춤은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다만 조선시대의 종묘무는 송나라와 고려를 거쳐 들어온 양식을 계승한 것이어서, 갑골문 ‘舞’의 원형과 동일시하기에는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의식에서 춤이 빠질 수 없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춤은 곧 기도였고, 기도는 춤이었다. □ 고고학과 민속의 증언 문자의 해석을 넘어 고고학은 우리에게 더 구체적인 그림을 보여준다. 요하 지역의 우하량 유적에는 제천을 위한 원형 재단이 발견되었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천원지방’ 사상을 구현한 구조다. 흥미롭게도 강화도의 참성단도 이와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 우연일까, 전승일까? 또한 중국과 티베트 일대에서는 4~5천 년 전 도자기에서 원을 그리며 춤추는 무리의 그림이 발견되었다. 사람들은 손에 손을 잡고 둥글게 선 채 발을 구르며 춤을 춘다. 이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는 문득 오늘날의 ‘강강수월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강강수월래가 곧 갑골문 ‘舞’의 원형이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문화는 복잡하게 전파되고 변용된다. 그러나 원무, 즉 원을 그리며 집단으로 추는 춤이 인류 보편의 오래된 제의적 몸짓이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강강수월래는 그 기억의 한국적 변주라 할 수 있다. □ 춤은 어떻게 전승되었나 고대의 춤이 제의적 기원에서 출발했다면, 이후의 역사는 수용과 변용의 과정이었다. 송나라에서 유입된 궁중무가 고려와 조선을 거쳐 종묘제례악에 자리 잡았듯, 춤은 국경과 시대를 넘어 옷을 갈아입으며 이어졌다. 고구려의 넓은 소매춤을 갑골문 ‘舞’와 직접 연결 짓는 해석도 있지만, 역사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선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춤이 시대마다 다른 이름과 형식을 입었어도 그 뿌리에는 늘 공동체적 기도와 제의가 있었다는 점이다. 그것이 곧 춤의 본질이었다. □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이제 우리는 다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춤이 왜 필요했을까. 단순히 즐기기 위해서였을까. 아니다. 춤은 곧 공동체의 생존과 직결되었다. 비가 와야 농사를 지을 수 있었고, 풍년이 들어야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었다. 하늘에 기도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은 몸을 흔들고, 손에 도구를 들고, 발을 구르며 춤을 췄다. 오늘 우리는 더 이상 하늘에 비를 빌기 위해 춤을 추지 않는다. 그러나 축제와 무대, 혹은 운동장에서 손에 손을 잡고 함께 노래하며 몸을 흔들 때, 우리는 여전히 같은 기억을 공유한다. 춤은 여전히 우리를 하나로 묶어준다. 강강수월래는 단순한 민속놀이가 아니다. 그것은 하늘을 향한 오래된 기도의 기억이자, 공동체가 함께 살아남고자 했던 몸짓의 유산이다. □ 맺으며 갑골문 ‘舞’는 단순히 춤을 뜻하는 글자가 아니다. 그것은 팔 벌린 사람과 양손의 도구, 그리고 발자국이 새겨진, 살아 있는 의식의 기록이다. 춤은 오락이 아니라 제사였고, 기도였다. 우하량의 재단, 강화도의 참성단, 고대 도자기의 원무, 그리고 오늘날의 강강수월래. 이 모든 것이 서로 닮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춤이 인류의 가장 오래된 언어이기 때문이다. 노래와 몸짓으로 하늘에 닿고, 서로의 마음에 닿고자 했던 몸의 언어. ‘舞’라는 글자 속에는 바로 그 언어가 새겨져 있다. 춤은 단순한 몸짓이 아니라 공동체의 기도였고, 글자는 그 기도를 잊지 않기 위한 도구였다. 수천 년이 흘러도 우리는 여전히 그 글자 속 발자국을 따라 걷고 있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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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8
  • [기관탐방] 부산학교안전공제회, 교원보호공제사업 지원 범위 확대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체험 중심 교육이 확대되면서 학교 밖 교육활동의 안전 관리가 교육 정책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부산이 학생과 교직원을 동시에 보호하는 새로운 학교안전 모델을 제시하며 전국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학교안전공제회가 시행한 ‘여행자공제사업’은 학생 안전과 교사 보호, 행정 부담 완화를 동시에 담아낸 부산형 학교안전 정책으로 평가된다. 부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김석준)은 부산학교안전공제회(이사장 이득재)가 ‘여행자공제사업’을 지난 3월 1일부터 본격 시행하며 학교 밖 교육활동 안전 지원 체계를 한층 강화했다고 3월 14일 밝혔다. 이번 여행자공제사업은 현장체험학습과 수학여행 등 교외 교육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와 질병에 보다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특히, 기존 공제제도에서 보상되지 않았던 항목을 포함해 총 8개 항목의 보장 체계를 새롭게 구축함으로써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 보호 범위를 크게 확대했다. 신설된 보장 항목은 ▲비급여항목 치료비 ▲질병 치료비 ▲질병사망 위로금 ▲특정 전염병 위로금 ▲식중독 위로금 ▲재물손해 ▲긴급조치비 등이며 여기에 후유장애 보장 확대까지 포함됐다. 특히, 재물손해 보장에는 휴대전화와 안경 등 개인 소지품까지 포함돼 실제 학교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보다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 제도는 부산지역 유치원·초·중·고 학생과 교직원 등 수십만 명이 학교 밖 교육활동을 진행할 때 적용되는 안전 보장 체계로, 학교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안전 정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 학교현장 행정 부담도 완화 그동안 학교에서는 현장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을 진행할 때마다 학교가 직접 보험사에 여행자보험을 가입해야 하는 행정 절차가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교사와 행정 담당자의 업무 부담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번 여행자공제사업 시행으로 부산학교안전공제회가 공제 보장을 지원하게 되면서 학교 현장의 행정 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공제회 차원의 통합 관리 체계를 통해 사고 발생 시 보다 신속한 대응과 지원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 학생 안전 중심 공제사업 확대 부산학교안전공제회는 최근 학생 안전을 위한 공제사업 확대와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학교 밖 교육활동이 증가하는 교육 환경 변화에 대응해 학생 안전 보장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교육계에서는 이러한 정책을 두고 학생 안전을 실질적으로 강화한 공제 정책 성과이자 전국 시·도 학교안전공제회 가운데 선도적인 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체험학습과 수학여행이 증가하는 교육 환경에서 학교 안전을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부산이 이러한 정책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면서 향후 전국 학교안전 정책의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도 기대되고 있다. ■ 교사 보호 위한 현지 경호 지원도 부산학교안전공제회는 학생 안전뿐 아니라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지원 체계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특히, 교권 침해나 위협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위협대처서비스(경호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현지 경호 인력을 투입해 교사의 신변 보호와 교육활동 안전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분쟁 발생 시 변호사 상담과 분쟁 조정 지원, 심리 상담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교사가 안정적으로 교육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학교안전은 제도가 아니라 현장에서 완성” 이득재 이사장은 “학교 밖 교육활동은 학생들에게 교실을 넘어 세상을 배우는 중요한 교육 과정이다. 무엇보다 안전이 확보되어야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이 이사장은 학교안전 정책의 핵심을 ‘현장 체감형 안전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로 하는 지원을 제도에 반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번 여행자공제사업 역시 학교 현장의 요구와 교육환경 변화에 대응해 마련된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이 안심하고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공제 지원 체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도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학교 안전은 단순한 제도 구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부산학교안전공제회가 학생과 교직원을 지키는 든든한 안전망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교권 보호는 교육의 기본 원칙” 이득재 이사장은“교원의 교육활동이 존중받고 보호받는 환경이 만들어질 때 비로소 학교 교육의 질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며, “교권 보호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교육의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학교안전공제회는 단순한 보상 기관을 넘어 교원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안전망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전문가가 학교 현장을 직접 찾아가 분쟁을 조정하고 법률·심리 지원을 확대하는 등 현장 중심의 교원 보호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 부산형 교원 보호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학교안전공제회의 교원보호공제사업 확대는 교권 보호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교육 현장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전국 교원 보호 정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도 주목되고 있다. ■ 부산형 학교안전 모델 부산학교안전공제회가 추진하는 학교안전 정책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학교 밖 교육활동 여행자공제사업 도입 ▲기존 미보장 항목 포함 보장 범위 확대 ▲휴대전화·안경 등 개인 소지품 재물손해 보장 ▲사고 발생 시 통합 대응 체계 구축 ▲교권 보호 위한 경호서비스 지원 ▲분쟁 조정·변호사 상담·심리 상담 교사 지원 프로그램 운영 교육계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학생 안전, 교사 보호, 학교 행정 부담 완화를 동시에 담아낸 새로운 학교안전 모델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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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5
  • [최윤용의 100세칼럼]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불청객, 알레르기 비염의 과학적 관리
    [교육연합신문=최윤용 칼럼] ○ 새학기 숨길을 막는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 차가운 겨울 바람이 물러가고 따뜻한 봄기운이 피어나는 3월입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콧물과 재채기, 코막힘으로 인해 두려운 시기이기도 합니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15%가 이 알레르기 비염(allergic rhinitis)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 질환은 코 점막이 꽃가루, 먼지 등 특정 항원에 과민 반응을 일으켜 점막 장벽이 손상되고 제2형 도움 T세포(T-helper type 2) 매개 염증이 발생하는 면역 질환입니다. ○ 계절 탓으로 돌린 코막힘, 수면과 학습을 위협하는 전신 질환 많은 분들이 알레르기 비염을 "봄철에만 잠깐 견디면 되는 병" 혹은 "증상이 심할 때 개인적으로 항히스타민제를 구입하여 복용하면 되는 가벼운 질환"으로 오해합니다. 하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천식, 습진, 만성 부비동염(축농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만성적인 두통과 수면 장애를 유발하게 됩니다. 특히 새 학기를 맞은 학생들에게 코막힘으로 인한 수면의 질 저하는 집중력과 학습 능력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요인이 됩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평생 안고 가야 하는 불치병이거나 반드시 수술을 해야만 낫는 질환이라는 오해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은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병행될 경우 예후가 비교적 좋은 질환으로 평가되며, 적절한 관리를 통해 증상의 완전한 소실 및 원인 노출 종료 후 치료를 마칠 수도 있습니다. 호전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주된 이유는 알레르기 비염이 불치병이기 때문이 아니라, 치료가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거나 원인 항원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단순한 코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 전반의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전신 질환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습니다. ○ 최신 연구에서 제안하는 한의 치료의 면역 조절 효과 한의 치료는 증상의 일시적인 억제를 넘어, 무너진 코 점막의 환경을 개선하고 면역 체계의 균형을 되찾는 방향으로 알레르기 비염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작용 기전과 효과는 국제 점차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들을 통해 점점 더 자세하게 규명되고 있습니다. 첫째, 비강 내 침 치료의 즉각적인 점막 안정화 효과입니다. 2023년 출판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 따르면, 코 주변의 특정 부위에 시술하는 침 치료가 만성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증상 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또한, 베이지안 통계기법을 활용하여 여러 임상시험 결과를 합성한 메타분석 연구를 통해서도 다양한 침 치료 기법이 비염 증상을 유의미하면서도 안전하게 완화할 수 있다는 결과가 확인되었습니다. 둘째, 다양한 호흡기 질환에 오랜 기간 활용되어 온 한약의 면역 조절 및 항염증 효과입니다. 예컨대, 2022년 메타분석 연구에서는 맑은 콧물과 재채기를 동반하는 비염에 현재도 널리 활용되는 한약 ‘소청룡탕’이 뛰어난 유효성과 안전성을 보였습니다. 더불어, 호흡기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게 쓰이는 '옥병풍산'의 경우, 2025년의 이중맹검 임상시험을 통해 관련 질환에 자주 시달리는 비염 환자에게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2026년 발표된 최신 임상-실험 중개연구 (translational research)에서는 이 옥병풍산 기반 코 점적액(nasal drops)이 점막의 염증 매개 경로를 억제하고, 면역 세포(Th17/Treg)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작용에 대해 분자생물학적 수준에서 그 기전을 규명해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호흡기 건강 관리법 봄철 비염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는 생활 속 적극적인 환경 관리가 1차 치료법으로 동반되어야 합니다.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에는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사용하여 외부 항원의 실내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내 주요 항원인 집먼지진드기의 번식을 막기 위해 제습기 등을 활용하여 실내 습도를 30~50%로 유지해야 합니다. 아울러 반려동물이 있다면 침실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침실과 주요 활동 공간에 고효율 공기청정 필터를 가동하여 공기 중의 항원을 제거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외출 후에는 등장성 또는 고장성 생리식염수를 이용하여 비강 내부를 세척하면 점막에 붙은 항원을 물리적으로 제거하여 증상 중증도를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습니다. 각별히 주의해야 할 점은 무분별한 약물 오남용입니다. 개인이 임의로 판단하여 의료진의 처방 없이 국소 비강 충혈제거제(코막힘 스프레이) 등을 장기간 남용할 경우, 오히려 코 점막이 비대해지고 기능이 망가지는 약물유발성 비염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단순한 코의 불편함을 넘어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복합 면역 질환입니다. 따라서 막연히 임의로 약물을 활용하기보다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철저한 생활 환경 관리와 함께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에 따른 맞춤 치료를 병행하여 건강한 호흡을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 참고문헌 (References) 1. Bernstein JA, Bernstein JS, Makol R, Ward S. Allergic Rhinitis: A Review. JAMA. 2024 Mar 12;331(10):866-877. doi: 10.1001/jama.2024.0530 2. Yin Z, Geng G, Xu G, Zhao L, Liang F. Acupuncture methods for allergic rhinitis: a systematic review and bayesian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Chin Med. 2020 Oct 12;15:109. doi: 10.1186/s13020-020-00389-9 3. Liu LL, Gong Z, Tang L, Yan ZF. A novel and alternative therapy for persistent allergic rhinitis via intranasal acupuncture: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Eur Arch Otorhinolaryngol. 2023 Jun;280(6):2773-2783. doi: 10.1007/s00405-022-07793-x 4. Yan Y, Zhang J, Liu H, Lin Z, Luo Q, Li Y, Ruan Y, Zhou S. Efficacy and safety of the Chinese herbal medicine Xiao-qing-long-tang for allergic rhiniti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J Ethnopharmacol. 2022 Oct 28;297:115169. doi: 10.1016/j.jep.2022.115169 5. Lin ZX, Ho TM, Xian YF, Chan KL, Xu QQ, Lo CW, Wu JCY, Hon KL, Leung SB, Chia CP, Sum CH, Chow TY, Cheong PK, Ching JYL, Zhang H, Leung KC, Lin WL. Exploring the efficacy and safety of Yu-Ping-Feng powder with variation against allergic rhinitis: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trial. Chin Med. 2025 May 26;20(1):70. doi: 10.1186/s13020-025-01120-2 6. Hu Y, Fu L, Ren Q, Wang F, Luo H, Li J, Wang X, Tian L. Yu-Ping-Feng nasal drops relieve allergic rhinitis via TRPV1/Ca2+/NFAT pathway. J Ethnopharmacol. 2026 Jan 30;355(Pt A):120618. doi: 10.1016/j.jep.2025.120618 ▣ 최윤용 ◇ 큰나무한의원 대표원장 ◇ (주)으뜸생약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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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4
  • [전재학의 교육칼럼] 학교를 이끄는 새로운 교육 리더십의 필요와 중요함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현시대 우리의 학교 교육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교육 리더십’은 무엇인가? 이는 한 마디로 더 이상 교장을 정점으로 한 지시와 통제의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유리처럼 투명하게 학생·학부모·교사의 깨지지 않는 신뢰의 구조를 세우는 일이다. 이는 국가 경영의 입장에서는 무신불립(無信不立)과 같은 맥락이다. 정보는 넘치지만 방향은 흐릿한 시대, 성적은 높아졌지만 배움의 의미는 옅어진 우리 학교의 현실 속에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글에서는 다시 지금 학교를 이끄는 새로운 교육 리더십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보다 구체적으로 진술하고자 한다. 과거 산업화 시대의 교육이 효율과 표준화를 중심으로 발전했다면, 오늘날의 교육은 연결과 공감, 그리고 자율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 세계적 교육 혁신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High Tech High는 교장을 ‘관리자’가 아니라 ‘학습 설계자’로 규정한다. 그들은 학생에게 프로젝트를 맡기고, 교사에게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자율권을 부여한다. 리더는 간섭하지 않는다. 대신 “이 배움이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는가?”라고 질문한다. 그 질문이 일부의 학교를 바꿔 왔고 이제는 모든 학교로 보편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시대적인 요구가 되었다. 교육 선진국 핀란드의 교육 개혁을 이끈 Pasi Sahlberg는 “신뢰는 정책이 아니라 문화다.” 라고 말했다. 핀란드의 학교에는 전국 단위 일제고사가 거의 없다. 대신 교사 전문성에 대한 깊은 존중과 신뢰가 있고 그에 합당한 대우가 있다. 리더는 교사를 통제하지 않는다. 교사의 성장을 지원할 뿐이다. 그 결과는 명확하다. 학생은 시험을 위해 공부하지 않고, 삶을 위해 배운다. 이것이 신뢰 기반 리더십의 힘이자 결과다. 우리 사회에서도 변화의 씨앗은 싹트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 자치회가 교육과정 운영에 직접 참여하고, 교사 협의체가 학교 의사결정의 중심에 선다. 한 중학교에서는 ‘시험 없는 한 학기’를 도입해 지역사회 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학생들은 지역 하천의 수질을 조사하고, 상인들과 인터뷰하며, 정책 제안서를 작성했다. 교장은 단 한 번도 “성적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지 않았다. 대신 “이 경험이 너를 어떻게 성장시켰는가?”를 물었다. 그 질문 하나가 학생의 눈빛을 바꾸었다. 새로운 교육 리더십은 세 가지 전환을 요구한다. 첫째, 통제에서 신뢰로, 둘째, 평가에서 성장으로, 셋째, 독점에서 공유로의 전환이다. 이를 위해서 리더는 더 많이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이 듣는 사람이어야 한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목소리를 제도 안으로 끌어들이는 설계자여야 한다. 실패를 처벌하지 않고 학습의 자산으로 전환하는 문화 창조자여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최첨단 디지털 과학·기술의 시대에 리더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인공지능(AI)이 교육 깊숙이 파고들고, 지식을 전달하는 시대에 학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정답은 명확하다. 질문하는 힘, 협력하는 능력, 공감하는 태도, 이 3가지를 기르는 것이다. 이는 상명하달식 명령으로 길러지지 않는다. 존중과 참여의 경험 속에서만 자란다. 새로운 교육 리더십은 거창한 슬로건이 아니다. 그것은 학생의 의견을 경청하는 태도이며, 교사의 교육방식을 지지하는 결단이며, 실패한 수업이라도 비난 대신 성찰로 이끄는 용기다. 유리처럼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유리처럼 단단하게 공동체를 보호하는 것, 그것이 이 시대 교육이 요구하는 새로운 교육 리더의 모습이어야 한다. 교육은 결국 사람의 이야기다. 그리고 리더십은 그 이야기를 가능하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지금 우리의 학교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규정이 아니라 더 깊은 신뢰다. 이제는 모든 학교 교육이 통제의 시대를 넘어 공감의 시대로, 경쟁의 문화를 넘어 성장의 문화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우리 아이들의 내일을 지키는 가장 혁신적인 길이라 믿기 때문이다. 대통령조차 “AI 3대 강국”, ”국가 과학자 양성“을 선언하며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늦춰진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이제는 교육 선언으로 그치지 않고 국가 지도자와 모든 교육 리더들의 실천과 행동만이 필요할 뿐이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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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3
  • [학교탐방] 부산관광고등학교, 관광·MICE 인재 양성의 새 지평 열다
    [교육연합신문=이정현 기자] 부산 관광·MICE 산업을 이끌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새로운 교육 모델이 공식 출범했다. 부산관광고등학교(교장 정정부)는 지난 3월 11일 오전 10시 부산 벡스코(BEXCO) 컨벤션홀 2층 써밋홀에서 ‘2026학년도 부산관광고등학교 협약형 특성화고 개교식’을 개최하고 관광·MICE 산업 인재 양성의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다. 이번 개교식에는 민용기 재단이사장과 정정부 교장을 비롯해 부산광역시교육청, 부산광역시 서구청, 부산관광공사, 벡스코, 부산광역시관광협회, 부울경관광벤처협의회, (사)부산컨벤션산업협회 등 관광·MICE 산업 관련 주요 기관 관계자와 교육계 인사, 학생, 학부모 등 600여 명이 참석해 부산 관광교육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 축하했다. ■ 학생 난타 공연으로 힘찬 개교식 이날 개교식은 부산관광고 재학생들의 난타 공연으로 활기차게 시작됐다. 학생들은 역동적인 북소리와 박진감 넘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행사장의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렸고, 미래 관광산업을 이끌 학생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며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후 개교 선언과 학교 비전 발표, 축사 등이 이어지며 부산 관광교육의 새로운 방향과 역할을 공유하는 뜻깊은 시간이 마련됐다. ■ 관광산업과 교육을 잇는 ‘협약형 특성화고’ 모델 부산관광고등학교는 관광·MICE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전문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교육기관과 산업계, 공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협약형 특성화고 모델을 도입했다. 협약형 특성화고는 지역 산업과 교육이 긴밀히 연결된 미래형 직업교육 모델로,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산업 현장에서 직접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부산관광고는 관광서비스, 컨벤션 운영, 관광마케팅, 글로벌 관광비즈니스 등 관광·MICE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실무 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현장 맞춤형 관광 전문 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산업체와 연계한 현장실습과 인턴십, 취업 연계 프로그램 등을 확대해 학생들의 진로 설계와 취업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 “부산 관광도시 경쟁력, 인재 양성에서 시작” 민용기 재단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관광산업에서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민 이사장은 “관광산업은 도시의 브랜드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산업”이라며, “부산관광고등학교가 관광산업과 교육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며 글로벌 관광도시 부산을 이끌 인재를 키워내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부산광역시교육청 관계자는 “부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MICE 도시로 성장하고 있으며 이에 걸맞은 전문 인재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부산관광고등학교가 지역 산업과 연계한 미래형 직업교육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 정정부 교장 “산업과 교육이 함께 만드는 미래형 관광교육” 정정부 부산관광고등학교 교장은 환영사를 통해 부산 관광·MICE 산업과 연계한 미래형 직업교육의 방향을 강조했다. 정 교장은 “부산은 외국인 관광객 360만 명을 돌파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도시로 성장했고,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관광·MICE 허브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도시 경쟁력 속에서 부산관광고등학교가 협약형 특성화고로 선정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부산관광고는 협약형 특성화고 운영을 통해 관광·MICE 산업 전문가와 미식관광을 이끌 스타 셰프를 양성하고, 부산 관광산업의 미래를 이끌 인재 양성 거점학교로 도약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정 교장은 이를 위한 교육 전략으로 3단계 교육 플랜을 제시했다. 먼저 산업체 중심의 B-MICE+ 인증 자격제도를 통해 외국어 능력과 직업기초능력, 현장 실무 역량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고, 이어 3학년 2학기에는 협약 산업체에서 현장실습을 실시해 취업으로 이어지는 교육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협약 대학과 연계한 일학습병행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경력과 학력을 동시에 갖춘 지역 인재로 성장하고 부산에 정주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정 교장은 “협약형 특성화고 개교는 학교와 지역사회, 산업계가 함께 협력해 미래 인재를 키우는 새로운 교육 모델의 출발점”이라며, “부산관광고가 부산을 넘어 전국 협약형 특성화고의 대표적인 성장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교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 관광·MICE 기관 협력 네트워크 구축 이번 협약형 특성화고 개교를 통해 부산관광고등학교는 지역 관광산업과 교육을 연결하는 협력 네트워크를 본격적으로 구축하게 됐다. 특히 부산관광공사, 벡스코, 부산광역시관광협회, 부울경관광벤처협의회, 부산컨벤션산업협회 등 관광·MICE 산업 주요 기관들과 협력해 현장 중심 교육과 취업 연계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개교가 부산 관광산업과 직업교육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협력기관 감사패 전달…“함께 만든 교육의 출발”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협약형 특성화고 운영과 관광·MICE 교육 발전에 기여한 기관과 관계자들에게 감사패 전달식이 진행됐다. 부산관광고등학교는 협약형 특성화고 추진 과정에서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부산광역시교육청, 부산광역시 서구청, 부산관광공사, 벡스코, 부산광역시관광협회, 부울경관광벤처협의회, (사)부산컨벤션산업협회 등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정부 교장은 “오늘의 개교는 학교 혼자만의 성과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산업계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며, “앞으로도 협력기관들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부산 관광산업을 이끌 미래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 “글로벌 관광도시 부산을 이끌 관광교육 허브” 부산관광고등학교는 앞으로 관광서비스와 컨벤션 산업, 관광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재를 양성하며 부산 관광산업의 미래를 이끌 관광교육 허브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교육계는 이번 협약형 특성화고 개교가 부산이 글로벌 관광·MICE 도시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전문 인재 양성의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과 교육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직업교육 모델이 부산 관광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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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3
  • [김춘식 칼럼] 인공지능의 빛과 단종의 그림자: 기술 권력 시대, 왜 우리는 다시 슬픔의 공동체를 찾는가
    [교육연합신문=김춘식 칼럼] □ 프롤로그: 0과 1의 세계에서 터져 나온 집단적 통곡 최근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단종)가 개봉 31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투자배급사 쇼박스가 관객의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고자 마련한 ‘통곡 상영회’는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효율과 논리가 지배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 현대인들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마음껏 울기 위해 극장으로 모여드는 현상은 단순한 흥행 기록 그 이상의 의미를 시사한다. 스크린 속 어린 왕의 비극에 수많은 이들이 오열하는 모습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감상적 동조를 넘어선다. 그 이면에는 빛의 속도로 질주하는 기술 문명 속에서 방향 감각을 잃고 소외된 현대인의 깊은 실존적 공허함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기계가 결코 복제할 수 없는 인간성의 최후 보루를 확인하기 위해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 기술의 초가속과 인간의 정서적 지연 인공지능은 어제의 불가능을 오늘의 일상으로 치환하며 진화한다. 그러나 인간의 생물학적 뇌와 정서 체계는 이토록 빠른 기술 속도에 적응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기술 문명은 삶의 중심을 잡아주던 기준점인 닻을 흔들어 놓았고, 그 결과 많은 이들이 공중에 부유하는 듯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정체성의 위기는 고도화된 기술 사회에서 낙오될지 모른다는 실용적 공포와, 모든 것이 데이터로 환원되는 세상에서 인간 고유의 감정적 교감이 거세당하고 있다는 근원적 두려움을 동시에 낳는다. 기술이 가속화될수록 우리 내면에는 기묘한 정서적 지연 현상이 발생하며,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점점 더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온다. 단종의 비극에 대한 열광은 바로 이 길을 잃은 세대가 찾아낸 역설적인 안식처인 셈이다. □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과 통곡 상영회의 평행이론 현대인들이 통곡 상영회로 집결하는 모습은 수천 년간 특정 민족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던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Wailing Wall)’을 연상시킨다. 거대한 성벽 앞에 모여 자신의 고통을 하늘에 고하고 집단적으로 슬픔을 공유하며 정체성을 지켜냈듯, 오늘날의 관객들은 극장이라는 현대적 성벽 앞에 모여 디지털 시대에 상실해 가는 인간의 원형을 붙잡으려 한다. 인공지능은 결코 눈물을 흘릴 수 없기에, 인간의 눈물이 지닌 실존적 가치는 이 지점에서 더욱 빛난다. AI는 수억 개의 데이터를 학습하여 가장 그럴듯한 답변을 출력할 수는 있지만, 가슴이 먹먹해지고 목이 메는 신체적 고통을 수반한 실제적 경험은 불가능하다. 인간의 슬픔은 나약함의 증거가 아니라, 우리가 기계가 아님을 증명하는 가장 강력하고도 유일한 신호다. 통곡 상영회는 인공지능이 줄 수 없는 따뜻한 위로와 연대를 확인하는 현대판 통곡의 벽이라 할 수 있다. □ 아날로그적 결핍과 살롱 문화의 귀환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으나, 역설적으로 심각한 정서적 굶주림을 겪고 있다. 온라인 소통이 강화될수록 대면 소통은 줄어들고, 이모티콘과 ‘좋아요’는 타인의 온기를 갈구하는 인간의 근원적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이러한 결핍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과거 계몽주의 시대 유럽의 교양 사회를 이끌었던 ‘살롱 문화(Salon culture)’에 주목해야 한다. 살롱은 당대의 지식인들이 모여 철학과 예술, 정치와 사회를 논하며 고립된 자아를 확장하던 소통의 장이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적 노동을 대체하는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를 전달하는 기계적 회의가 아니다. 오히려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지적으로 자극하며 인간적 유대를 쌓는 ‘취향과 감성의 공동체’가 절실하다. 디지털의 범람 속에서 아날로그적 온기를 간직한 작은 살롱들은 우리를 기계적 종속으로부터 해방해 줄 정서적 피난처가 될 것이다. □ 역사적 고비로서의 AI 혁명과 기술 권력에 대한 공포 역사적으로 기술의 급격한 전환기는 언제나 인간 소외와 정체성 붕괴라는 혹독한 대가를 요구해 왔다. 산업혁명의 가속화가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듯, 현재의 4차 산업혁명 역시 인류에게 거대한 실존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 현대인이 느끼는 막연한 불안은 AI가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는 걱정을 넘어, 기술을 장악한 소수 권력에 의해 인간의 판단과 감정이 통제당할지도 모른다는 본능적인 두려움에서 기인한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정보를 소비하고 데이터가 분석한 감정에 의존하는 삶 속에서 인간의 주체성은 점차 희미해진다. 우리는 지금 역사의 심판대 위에서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기술이 우리를 이끄는 대로 내버려 둘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기술의 방향을 결정할 것인가. □ 에필로그: 인간 중심의 5차 산업혁명과 공동체 리빙랩의 시대 결국 해답은 기술의 거부가 아니라 인간성을 중심에 둔 기술의 통제와 관리에 있다. 기술이 인간 위에 군림하는 주인이 아닌,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도구로 남을 수 있도록 윤리적·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것이 바로 인공지능 시대의 정서적 공허함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인간 중심의 5차 산업혁명’의 핵심 가치다. 이러한 가치를 현실화할 구체적인 대안으로 생활 현장 기반의 ‘리빙랩(Living Lab)’ 공동체에 주목해야 한다. 리빙랩은 시민들이 삶의 현장에서 기술을 도구 삼아 지역 사회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 나가는 ‘살아있는 실험실’이다. 이는 전문가의 일방적인 주도를 넘어 사용자 중심의 사회 혁신을 실현하며, 기술이 만남을 대체하는 고립의 섬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잇는 따뜻한 다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통곡 상영회에서 터져 나온 뜨거운 눈물은 기술 문명의 노예가 되지 않고 존엄한 인간으로 남겠다는 가장 강력한 저항이자 선언이다. 슬픔은 기계가 결코 침범할 수 없는 인류 최후의 영토다. 우리가 여전히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고 함께 울 수 있는 한, 인류의 이정표는 차가운 알고리즘이 아닌 따뜻한 공감의 선율을 따라 움직일 것이다. 결국 슬픔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며, 그 공감의 능력이 바로 우리가 인공지능 시대를 인간답게 살아내야 할 진정한 이유다. ▣ 김춘식 ◇ 동신대학교 교수 ◇ 2024 칼만 해외석학 ◇ 교육연합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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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2
  • [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죽은 자의 발자국, 살아 있는 자의 기억-은자 ‘복(復)’의 이야기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역사라는 것은 언제나 낯설고도 친근하다. 눈앞에 있는 돌 하나, 땅속에서 나온 기와 조각 하나에도 수천 년의 기억이 서려 있다. 그런데 그 기억을 읽어내는 방식은 시대와 권력, 그리고 우리의 시선에 따라 달라진다. 갑골문 이야기도 그렇다. 중국에서는 흔히 갑골문을 ‘중화문명의 뿌리’라 부른다. 맞는 말이지만, 그 내부로 들어가면 상황은 조금 다르다. 정작 갑골문이 어떤 뜻을 지니고 있는지, 글자 하나하나가 어떤 사연을 품고 있는지 아는 이는 드물다. “갑골문 글자 하나만 해독해도 10만 위안을 번다더라”는 식의 괴담이 대중 속에 퍼져 있을 정도다. 귀중한 문화유산이지만, 막상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신비하고도 난해한 문자일 뿐이다. 하지만 갑골문을 단순히 난해한 고문자로만 본다면 그 속의 생생한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놓치게 된다. 오늘 다루려는 ‘복(復)’자가 바로 그렇다. 우리는 보통 ‘복’이라 하면 ‘되돌아온다, 회복한다’는 뜻을 떠올린다. 하지만 갑골문 속 ‘복’은 조금 다르다. 글자의 형상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단순한 ‘돌아옴’ 이상의, 생과 사를 오가는 깊은 상징을 만나게 된다. □ 발자국, 집을 나서다 먼저 글자의 아랫부분을 보자. 거기에는 ‘止(지)’라는 모양이 새겨져 있다. 우리는 이 글자를 오늘날 ‘그칠 지’라고 읽지만, 본래의 뜻은 달랐다. ‘발자국’ 혹은 ‘발이 움직이는 모습’을 나타내는 상형이었던 것이다. 즉, ‘앞으로 걸어간다’는 의미가 기본에 깔려 있었다. 그런데 ‘복’자의 갑골문에서는 이 발자국이 거꾸로 뒤집혀 있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집에서 ‘밖으로 나가는’ 모양새다. 발길이 안쪽을 향하지 않고 바깥으로 향한다는 점이 중요한 대목이다. 이 발자국 위에는 직사각형 구조물이 놓여 있다. 마치 성곽이나 움집처럼 보이는 그림이다. 그 중앙에는 삼각형, 혹은 역삼각형의 표시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출입구를 뜻하는 기호로 자주 쓰였다. 그렇다면 이 모양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단순히 해석하면 ‘집에서 발길이 밖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갑골문은 늘 단순한 그림 이상이다. 당대의 삶과 죽음을 담아내는 기호였으니, 여기서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니라 죽은 자의 거처, 곧 신옥(神屋)이나 무덤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발자국이 밖으로 향하는 장면은? 바로 ‘죽은 자의 영혼이 집을 나서 세상으로 나온다’는 뜻이다.([그림 20] ‘復’ 참조) 즉, 복(復)은 ‘다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죽은 자의 발길이 세상으로 되돌아오는 장면’을 담고 있는 셈이다. □ ‘아(亞)’와 ‘복(復)’의 친연성 이 대목에서 흥미로운 것은 ‘아(亞)’자와의 연관성이다. ‘亞’ 하면 우리는 흔히 ‘버금, 차순위’의 뜻을 떠올린다. 하지만 원래 이 글자는 조상의 영혼이 거처하는 종묘를 둘러싼 길을 형상화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 ‘귀신의 집’이라는 뜻을 품고 있었던 것이다.([그림 20] ‘亞’ 참조) 시간이 흐르면서 ‘亞’는 단순히 위계나 순서를 표시하는 용도로 의미가 축소되었지만, 갑골문 단계에서는 ‘죽은 자와 산 자를 이어주는 장소’를 뜻했다. ‘복(復)’자가 ‘죽은 자의 발자국’이라면, ‘亞’는 그 발자국이 오가는 길과 공간이었다. 두 글자는 같은 세계관 속에서 서로 호응하며 만들어진 셈이다. □ 고고학이 말해주는 것들 갑골문 해석은 종종 고고학의 발견과 맞닿는다. 하북성에서 발견된 조조의 무덤을 보자. 무덤 구조가 ‘복’자의 형상과 닮아 있다. 직사각형의 집 모양, 출입구, 바깥으로 향한 통로. 조조 무덤이 실제로 그 시대의 것인지 여부를 떠나, 이 형식이 상나라 이래 이어져 온 전통임을 보여준다. 더 흥미로운 건 한반도의 사례다. 2007년 경북 문경의 고모산성에서 5세기 지하 목조건물이 발굴되었다. 고고학자들은 그 내부 구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직사각형의 집 모양과 출입구, 그 배치가 갑골문 속 ‘복(復)’자의 형상과 거의 동일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상나라의 건축 전통, 나아가 동이족 문화권의 신앙과 생활양식이 한반도 신라에까지 전승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결국 ‘복’자는 단순히 문자 차원의 해석이 아니라, 건축, 장례, 종교적 의례 전반과 연결되는 문화적 상징이었던 것이다. □ 돌아옴은 곧 ‘영혼의 귀환’ 우리는 흔히 ‘복’이라는 글자를 일상적으로 쓴다. 회복, 반복, 복귀. 모두 되돌아옴을 뜻한다. 하지만 그 뿌리를 더듬어 올라가면, 그 되돌아옴은 단순히 사람의 이동이 아니라 ‘영혼의 귀환’을 가리켰다. 죽은 자가 저승에서 다시 세상으로 나오는 발자국, 그것이 곧 ‘복’이었다. 동이족의 세계관에서는 죽음은 단절이 아니었다. 삶과 죽음은 서로 문을 열고 드나드는 관계였다. 영혼은 저승으로 떠났다가도 제사와 의례를 통해 언제든 세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래서 무덤은 단순한 ‘끝’이 아니라, 양쪽 세계를 이어주는 통로였고, 갑골문 속 ‘복’은 그 문턱에서 찍힌 발자국이었다. □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여기서 우리는 질문 하나를 던질 수 있다. 왜 동이족은 죽음을 ‘복’이라 불렀을까. 왜 발자국이 집을 나서는 장면을 글자로 새겼을까. 그것은 아마도, 죽은 자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올 존재’임을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우리는 과학의 시대를 산다. 영혼의 귀환 같은 이야기는 미신으로 치부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믿음이 담고 있던 삶의 태도, 곧 죽음을 두려움이 아니라 ‘되돌아옴’으로 바라보던 시선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 그것은 단절 대신 순환을, 끝 대신 이어짐을 강조하는 세계관이다. 문경 고모산성 지하 건축물의 발자취를 바라보며, 혹은 갑골문 속 ‘복’자를 마주하며 우리는 깨닫는다. 우리 조상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삶과 죽음을 하나의 길 위에서 바라보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발자국은 멈추지 않고 이어져 왔다는 것을.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오늘 우리의 존재를 비추는 거울이다. 갑골문 속 작은 발자국 하나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귀환이며, 우리는 모두 언젠가 다시 ‘복’할 존재라는 것. □ 맺으며 중국에서조차 대다수는 알지 못하는 갑골문. 그러나 그 안에는 동아시아 문명의 뿌리, 나아가 한반도까지 이어진 깊은 문화의 흔적이 숨어 있다. ‘복(復)’자는 그중에서도 특별하다. 단순히 돌아옴을 뜻하는 글자가 아니라, 죽은 자의 영혼이 세상으로 돌아오는 상징, 삶과 죽음의 경계를 잇는 통로였다. 이제 우리는 ‘복’자를 다시 읽어야 한다. 그것은 단지 반복되는 일상의 귀환이 아니라, 선조들의 영혼이 오늘도 우리 곁에 되돌아오는 발자국이다. 고대의 무덤과 건축물, 그리고 문자 속에 살아 있는 그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돌아갈 것인지에 대한 답도 조금은 가까워질 것이다. 죽은 자의 발자국은 살아 있는 자의 기억 속에서 여전히 울리고 있다. 그것이 바로 갑골문이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오래된, 그러나 가장 따뜻한 위로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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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1
  • [구본희 반려詩選] 뽀샵하는 사회
    [교육연합신문=구본희 詩選] 뽀샵하는 사회 언제부턴가 아름다움도 만들어졌다. 사실보다도 더 진짜 같은 가짜 현실 속에서ㅡ 마법 거울은 묻는다. "누가 가장 아름다운가?" 모두 백설공주 되어 나만의 만족을 좇는다. 왜곡된 옷을 입은 진실도 조용히 비틀리고, 모두 획일화된다. 진짜 나를 잃어간다. 꾸밈이 기본 예의인 이 사회 속에서ㅡ 사진 속 얼굴도, 화장 뒤 표정도, 오늘 우리는 가면을 쓴다. ▣ 구본희 ◇ 前인천국제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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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0
  • [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Changgyeonggung: The history of Restoration
    [교육연합신문=이윤서 학생기자] Changgyeonggung Palace is one of the main 5 palace of Joseon. It was built in 1483 by Joseon’s 9th king, Seongjong(성종). It’s original name was Suganggung, but when Seongjong expanded it for three grandmas, he changed this palace’s name into Changgyeonggung. A lot of kings of Joseon were born in this palace which makes it special and important. However,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era, Japanese people harmed it and displayed animals and plants in there and opened it to public. They had degraded the name into Changgyeongwon. After the colonial era ended, in 1983, people restored Changgyeonggung palace and found its own form again. It now is one of the beautiful palace in Korea and became a must-visit spot for tourists. Why don’t you pick Changgyeonggung for spring flower sightseeing? Walk across Okcheongyo(Bridge) and appreciate the wonderful look of Changgyeonggung palace and what it had overc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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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국가유산지킴이 기자단
    2026-03-08
  • [전재학의 교육칼럼] 이제는 ‘뽑는 교육’에서 ‘키우는 교육’을 지향해야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우리는 오랫동안 인재를 국가의 동량(棟梁)으로 간주해 우수한 인재만을 뽑으려고 몰입해 왔다. 그래서 역량을 키워 잠재력이 높은 인재를 많이 확보하는 학교가 소위 ‘명문고’, ‘명문대’로 이 사회에서 우위를 독점했다. 이는 처음부터 능력이 출중한 인재를 학교에서 교육의 기능을 발휘해 더욱 출중한 인재로 키웠다고 판단하기엔 한계가 있다.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 또래 집단의 경쟁을 통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우수한 결과를 내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이를 두고 우리는 인재를 길러 왔다고 스스럼 없이 말해 왔다. 그러나 솔직히 고백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의 교육은 인재를 ‘키운’ 것이 아니라, 미리 자라난 아이를 골라내는 일에 더 익숙했다. 시험은 능력을 발견하기보다 순위를 만들었고, 학교는 성장을 돕기보다 선발을 준비하는 공간이 되었다. 이제는 분명히 말해야 한다. 인재 양성의 방향은 뽑는 것 즉, 선발이 아니라 키우는 것, 성장이라고 말이다. 선발 중심 교육은 효율적으로 보일지 모른다. 짧은 시간 안에 상위 몇 퍼센트를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수많은 가능성은 무시된 채 사라진다. 성장할 수 있었던 아이, 늦게 피는 아이, 다른 방식으로 빛날 아이들은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포기하게 만든다. 선발은 결과를 가르지만, 성장은 가능성을 키운다. 교육이 선택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세계의 교육 선진 사례는 이미 이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핀란드는 조기 선발과 학교 서열화를 철저히 배제하고, 모든 학생이 자신의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 결과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높은 성과를 유지하면서도 학력 격차는 작다. 이는 특별한 아이들만을 골라낸 결과가 아니라, 대다수 아이들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도록 기다리고 지원한 결과다. 국내에서도 작은 변화의 가능성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경쟁 대신 과정 중심 평가를 도입한 학교, 성취 수준보다 학습의 변화와 노력을 기록하는 교사들, 뒤처진 학생을 분리하지 않고 함께 성장시키는 학급 운영 사례들은 이를 말해 준다. 아이들은 서열이 낮아서가 아니라, 기다려 주지 않았기 때문에 성장하지 못했던 것임을 말이다. 성장 중심 교육은 느리고 번거롭다. 단기간에 성과를 수치로 증명하기 어렵고, 교사의 전문성과 책임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교육은 본래 느린 일이다. 씨앗을 뿌린 다음 날 열매를 요구하지 않듯, 아이의 가능성 역시 시간과 신뢰 속에서 자란다. 선발은 관리가 쉽지만, 성장은 돌봄과 책임을 요구한다. 그래서 성장 중심 교육은 곧 기성 세대의 각오를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제 선언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은 더 빨리 앞서가는 아이를 가려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아이가 어제보다 한 걸음 더 성장하도록 돕는 것임을. 시험은 줄 세우기보다 학습을 돕는 도구가 되어야 하고, 평가는 탈락의 근거가 아니라 성장의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 학교는 선발의 전초기지가 아니라, 가능성이 안전하게 자라는 공간이어야 한다. 인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진다. 그리고 그 출발선은 결코 같지 않다. 교육의 역할은 출발선의 차이를 이유로 탈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끝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책임지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공정의 본래 의미이며, 미래 사회가 교육에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라 할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뽑는 교육’에 머물 수 없다. 이제 교육은 선언해야 한다. 인재 양성의 길은 선발이 아니라 성장이라고 말이다, 그 선언이 말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학교는 다시 희망이 될 것이다. 이는 곧 학교와 국가의 존재 이유인 사회적 신뢰의 주춧돌이 될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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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06
  • [김홍제의 목요칼럼] 자본주의 시대의 금융교육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돈의 심리학』과 『돈의 방정식』이라는 책을 설날 연휴에 읽었다. 자본주의 시대에 살면서 돈에 대한 개념이 너무도 없다는 자각에서 구입한 책이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것은 이 시대를 사는 대중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가를 보여 주는 증표라고 생각한다. 지구 위 모든 나라를 아우르는 테마는 경제, 즉 돈이다. 정치, 교육, 사회, 환경에 모두가 돈이 들어가 있고 전쟁도 돈이 들어가 있다. 돈이 중세 시대의 종교처럼 군림하고 있다. 이를 직시하고 올바른 경제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학생을 사랑한다면 학생이 돈 중심사회에서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경제에 대한 안목을 키워주는 교육이 옳은 방향이다. 사람들은 돈이 많으면 행복도 그만큼 커지리라고 믿는다고 한다.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족의 사랑, 친구 간의 우정, 건강, 경험, 존경 등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다. 꽃이 하나도 없는 외계에서 온 사람은 이 지구상에 있는 많은 꽃을 보면 감탄을 멈추지 못할 것이다. 소중한 것이 너무도 흔하고 많으면 우리가 그 감사함을 모른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지금보다 월급이 딱 2배만 더 있으면 더 행복할 것이라고 한단다. 200만 원을 버는 사람은 400만 원이면 행복할 듯하고, 400만 원을 버는 사람은 800만 원만 벌면 행복하다고 하고, 800만 원을 버는 사람은 1억 600만 원을 벌면 행복하다고 생각한단다. 과연 그럴까. 저자는 그런 행복은 일시적이라고 했다. 성공을 하고 돈을 많이 벌고 좋은 직장을 얻고 멋진 결혼을 하는 것은 사실 일시적인 행복을 위한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일시적인 것에 있지 않다. 지속적인 행복은 자신에 대한 신뢰와 타인에 대한 공감과 존경, 사랑의 관계 속에 있다. 행복과 돈의 관계를 거시적이고 진솔하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 학생 중심 교육이라면 학생에게 필요한 것을 가르치는 것이 의무이고 양심적 태도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가르치지 않고 도구로서의 교육을 한다면 교육에 대한 불신만 키울 뿐이다. 영교육과정은 아이즈너(Eisner)가 『교육적 상상력(Educational Imagination)』에서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과정을 가리켜 영(null) 교육과정이라 부르면서 시작되었다. 현재는 ‘배울 만한 가치가 있지만 공식적 문서에 포함되지 않거나 포함되어 있어도 실제 수업이나 운영에서 다루어지지 않아 학생이 학습할 기회가 없는 교육 내용이나 경험’의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교육과정 속에 모든 내용을 담을 수는 없다. 어떤 것은 선택되고 또 다른 내용은 배제할 수밖에 없는 것이 교육과정의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시대가 변하면서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 중에서 정작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빠지지 않았는지를 반성하고 점검해야 한다. 대부분의 학생은 사회에 나가서 노동이나 경제활동을 해서 수입이 있어야 먹고 살 수 있다. 당연히 회사의 근무에 대한 교육, 일의 정당성, 권리의 주체성, 진정한 행복과 경제 등을 교육에 넣어야 한다. 현대의 노동은 노예의 노동이 아니다. 현대 시민은 창조적이고 효율적이고 협력적이고 나라와 국가를 위한 태도와 방식을 고민하는 시민 근로자여야 한다. 글을 읽거나 쓰지 못하는 ‘문맹’은 불편할 뿐이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위협한다는 말이 있다. 국가 경쟁력과 개인 행복을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청소년기 금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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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05
  • [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무지개, 한자 속에 새겨진 색과 신화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무지개는 누구에게나 신비롭다. 비가 갠 뒤 하늘에 걸리는 곡선, 일곱 가지 색이 겹쳐진 장면을 우리는 자연의 선물로 받아들인다. 어린 시절 과학책에서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 순으로 줄 세워 배웠지만,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면 이 현상은 단순한 스펙트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동아시아, 그중에서도 고대 동이족 사회에서는 무지개의 색을 자연 관찰과 신화, 인간과 연결해 해석했고, 그 흔적이 한자 속에 남아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먼저 서양에서 무지개 색을 기억하는 방법을 떠올려보자. 영어권에서는 R.O.Y.G.B.I.V.라는 이니셜, 즉 Red(빨강), Orange(주황), Yellow(노랑), Green(초록), Blue(파랑), Indigo(남색), Violet(보라)를 외운다. 15세기 영국, 요크 공작 리처드의 장미 전쟁 패배와 연결해, 교육과 기억을 돕는 장치로 정착한 것이다. 일본에서는 ‘세기도 코구세이(世も世も今や昔)'’란 이름으로 비슷한 체계를 가졌지만, 중국이나 고대 동이족 사회에는 이렇게 알파벳식 축약 표현은 존재하지 않았다. 대신, 무지개의 색은 자연과 인간, 신화적 존재를 결합해 문자와 그림으로 표현되었다. □ 홍색(빨강) - 용과 불타는 색의 상징 무지개의 첫 색, 빨강은 동이족에게 단순한 색상이 아니었다. 갑골문 속 기록을 보면 무지개는 ‘북쪽에서 내려와 강에서 물을 마시는 신비한 생물’로 묘사되었고, 종종 머리가 두 개인 용으로 그려졌다. 이 용은 암용과 수용으로 나뉘는데, 수용은 화려한 색, 특히 빨강을 띠었다. 초기 갑골문에서는 뱀과 공(큰 것)을 합쳐 거대한 용으로 표현했고, 이후 소전과 해서에 이르러 용이라는 상징이 정교하게 확립되었다.([그림 19] 참조) 한국과 일본에서는 이 빨강을 ‘불타는 붉은색’으로, 중국에서는 비단에 염색한 ‘홍자’로 표현했다. 관련 글자로는 적(赤), 홍(紅), 주(朱), 단(丹), 비(緋) 등이 있다. 단순히 눈으로 보는 색을 넘어, 인간과 신화적 상상, 그리고 제의적 의미까지 포괄한 색이었다. □ 주황색 - 등자와 황자 주황색은 자연과 인간의 생활을 연결한 색이다. 한국에서는 ‘불굴 주자’와 ‘황자’를 합쳐 주황색을 표현했다. 등자는 인도에서 유래해 한국에서 재배가 어려웠지만, 색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채택됐다. 황색은 갑골문에서 태반과 출산 장면을 묘사하면서 발전했다. 갓 태어난 아이의 피부색, 건강과 번식의 상징, 그리고 귀중함을 나타내는 황금과 황제, 옥토와 연결된다. 이렇게 주황과 황색은 단순한 색을 넘어 생명과 번영을 상징하는 색이 되었다.([그림 19] 참조) □ 초록색 - 풀과 우물, 생명의 색 초록은 무지개의 자연적 색상을 대표한다. 갑골문에서는 우물가의 싱싱한 풀 그림에서 비롯됐다. 당시 동이족은 녹색과 청색을 엄격히 구분하지 않았으며, 자연 속 푸른 풀과 물빛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었다. 소전과 해서에 이르러서는 명주실과 우물물 그림으로 발전해, 청록빛을 표현하는 문자가 만들어졌다. 즉 초록색은 자연의 생명력과 물의 신비를 동시에 담은 색이었다.([그림 19] 참조) □ 파란색 - 쪽람과 청자 파란색은 쪽람, 즉 쪽 염색과 연결된다. 소전 단계에서는 풀과 감 그림으로 발전해, 쪽을 물에 적셔 햇볕에 말린 청색 천을 상징했다. 우리가 잘 아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속담은 청자가 먼저 있었고, 쪽람은 소전 시대 이후 등장했다는 연구가 많다. 동이족의 색 개념에서 파랑은 염색 기술과 자연의 색이 결합해 문자가 된 사례다.([그림 19] 참조) □ 자주색 - 명주실과 색의 혼합 마지막으로 자주색은 명주실에 빨강과 파랑을 혼합해 얻은 색이다. 갑골문과 금문에서는 사람, 발, 명주실 그림이 합쳐져 자주빛을 나타내는 글자로 정착했다. 현대적 감각에서 자주색의 범위가 넓어 명확한 정의는 어렵지만, 혼합과 조합을 통한 색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그림 19] 참조) □ 무지개 색과 문화적 의미 이처럼 무지개는 단순히 하늘의 현상에 머무르지 않았다. 고대 동이족은 비 온 뒤 나타난 하늘을 통해 자연, 인간, 신화적 존재를 연결했다. 각 색은 생명, 풍요, 불, 물, 염색 기술 등 구체적 경험과 결합해 의미화되었다. 문자의 발전도 흥미롭다. 갑골문에서는 그림처럼 구체적 도상을 사용했고, 금문과 소전을 거치며 도상과 의미가 점차 추상화됐다. 해서에 이르러 현대 한자로 정착하면서도 초기 의미와 상징은 여전히 남아 있다. 또한 지역별로 색을 해석하고 표현하는 방식이 달랐다. 한국과 일본은 동이족 전통의 색상과 상징을 비교적 그대로 유지했지만, 중국에서는 문화적, 지역적 차이에 따라 일부 색상을 선택하거나 방식이 달라졌다. □ 결론 : 무지개, 자연과 인간의 기록 무지개의 색은 단순한 스펙트럼이 아니었다. 고대 동이족에게는 인간, 자연, 신화가 결합된 문화적 상징이었다. 그 의미는 문자 속에 새겨졌고, 시대를 거치며 한자로 정착했다. 오늘날 우리가 무지개를 볼 때 느끼는 경이로움 속에는, 수천 년 전 사람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느끼고 기록한 경험이 겹겹이 쌓여 있다. R.O.Y.G.B.I.V.라는 영어 축약법은 현대인의 기억 장치일 뿐, 동이족은 용, 풀, 물, 명주실, 신화적 존재를 통해 색을 이해했고, 문자로 남겼다. 한 글자, 한 색 속에는 자연 관찰, 인간 생활, 신화, 사회적 의미가 결합되어 있다. 무지개를 바라볼 때, 우리는 그 긴 시간과 문화의 흐름을 함께 보는 셈이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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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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