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지난 6월 25일, 6.25전쟁 75주년을 맞아 부산 유엔평화공원에 리차드 위트컴 장군의 동상이 세워졌다.
위트컴 장군 동상은 박수영 의원이 국회에 들어온 직후부터 시민들과 함께 힘을 모아 추진해 온 일이다.
박 의원은 "그 앞에 서니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전율, 건립을 결심했던 순간, 기부 캠페인을 펼치던 날들이 모두 생생하게 떠올랐다."라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1953년 겨울, 부산역 인근에서 발생한 대화재는 순식간에 3만 명에 가까운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한겨울의 혹한 속에서 거리로 내몰린 시민들은 마땅한 구조도, 대책도 없이 고통에 떨고 있었다. 이때, 미군 병참사령관이던 위트컴 장군은 미군의 군수물자를 직접 풀어 시민들에게 텐트와 옷, 음식을 나눴다.
위트컴 장군은 상부의 지시를 기다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인간의 양심과 도덕, 그리고 인도주의를 선택했다. 수천 명의 생명을 지킨 그의 용기 있는 결단은 오늘날까지도 부산 시민들의 가슴에 남아 있다.

박 의원은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시민들과 함께 기억하고 싶었다. 그래서 저는 초선의원 시절, 위트컴 장군 동상 건립을 제안했고, 뜻을 모은 시민들이 움직였다.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단 하루의 반대도 없이, 부산 시민 3만 명이 자발적으로 1만 원씩 기부에 동참했다. 이 동상은 단 한 푼의 세금도 없이 완성된, 시민의 힘으로 세운 기념비다. 정치적 의도도, 외교적 필요도 아닌, 순수한 감사의 마음 하나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라고 밝혔다.
위트컴 장군의 동상은 유엔평화공원 내에 세워졌다. 이곳은 유엔 참전용사들이 영면한, 세계 유일의 유엔 묘지다. 그 공간 안에 위트컴 장군이 자리하게 됐다는 것은 단순한 의미를 넘어서 부산이 세계 평화의 도시로 나아가는 과정의 상징적 이정표다.
이 제막상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우리는 도움받은 기억을 어떻게 보답할 것인가?”, “진정한 리더십이란 무엇이며, 언제 가장 큰 결단이 필요한가?”
박수영 의원은 의정 활동을 하며 많은 일을 해왔지만, 위트컴 장군 동상 건립은 그에게 가장 큰 보람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정치적 성과가 아닌, 인간으로서, 시민으로서, 한 사람의 ‘기억’이 행동으로 이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이날 제막식에서의 연설도 그 어떤 국회 발언보다 오래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제 동상은 우리 곁에 있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것은 이 이야기를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전하느냐다. 많은 사람들이 위트컴 장군의 따뜻한 결단을 기억해 주길 바라며 그의 삶은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