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합신문=사설]
스승의 날이 채 지나기도 전에 들려온 비보다. 20년 넘게 한 학교에서 헌신해온 교사가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남긴 유서엔 '지속적인 민원'과 '교육적 갈등'이 담겨 있었다.
담임으로서 생활지도를 했을 뿐이다. 학생의 결석을 바로잡으려 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항의와 압박뿐이었다. 민원은 학교를 넘어 도교육청까지 이어졌다. 교사의 휴대전화로도 항의 전화가 쏟아졌다. "왜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가", "왜 폭언을 했는가". 단정적인 비난은 교사의 정신을 갉아먹었다.
우리는 묻는다. 교사가 생활지도를 하면 안 되는가. 지도는 곧 가해인가. 학교는 교육의 공간인가, 민원의 전시장이 된 것인가.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비극이 아니다. 서이초 사건과 다를 바 없다. 교사의 죽음이 반복되고 있다. 그 원인을 '개인 문제'로 치부해선 안 된다.
교육 당국은 더 이상 침묵해선 안 된다. 실태를 조사하라. 고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마라. 유족의 입장에서 진상을 규명하라. 책임이 있다면 분명히 물어야 한다. 반복되는 죽음을 막으려면, 더는 똑같은 패턴을 반복해선 안 된다.
학교는 교사의 일터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중심엔 교사가 있다. 교사가 무너지면 교육도 없다. 지금, 교사들은 두려워하고 있다. 지도도 못 하고, 말도 못 한다. 민원 하나에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 이것이 교육인가.
교사가 교육할 수 있도록 지켜줘야 한다. 그게 우리가 아이들을 지키는 길이다. 지금 당장, 구조를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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