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15(금)
 

[교육연합신문=송근식 기고]

KakaoTalk_20240729_110455495.jpg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아내와 함께 동유럽과 발칸반도 6개국을 여행한 지 벌써 8일 차,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 3시간 30분 버스로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이동했다. 동유럽 2대 야경 부다페스트에서 나이트 워킹 투어로 눈부시게 멋진 전경이 보이는 ‘어부의 요새’, 헝가리 건국 천년을 기념해 건설한 영웅광장, 역대 헝가리 국왕의 위관식이 거행된 마차시교회 전경 등을 관람해 밤 10시 30분에 예약된 다뉴브(도나우)강을 따라 유람선에 탑승하여 유럽 최고의 야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부다페스트 최고의 관광을 위해 우린 전용 유람선으로 1시간을 둘러봤다. 

 

2001년 중국 상해, 계림, 항주, 소주를 여행했을 때 계림의 이강(離江)에서 배를 탔을 때는 주변 경치가 우리와 다른 이색적인 산으로 한 폭의 산수화를 보았다면, 이번에는 인공으로 된 디지털 문명으로 승화된 그림이랄까? 우리나라도 서울의 한강, 부산의 광안리 야경도 독보적이지만 세계인이 어울려 역사적 현장에서 보는 즐거움은 사치스러운 낭만도 함께하기 때문이란 생각도 든다. 

 

왜 하필 국명이 헝가리(Hungary)일까? 평소에 의문이 많았는데 그 나라를 직접 방문하니 더욱 궁금증이 발동했다. 훈족, 흉노(匈奴)족, 헝거리(배고픈) 등 연상되는 단어는 좋은 것이 하나도 없다. 기원전 3세기에 북아시아에 존재한 훈족은 몽골을 기원으로 스키타이와 게르만족의 혼혈이라고도 하는데 코트족과 게르만족을 정복, 로마 영토로 도망가게 한 후 유럽에서 방대한 영토를 세운 종족으로 전쟁 때는 사람을 죽이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가죽까지 벗겨 잔인한 살생을 했기 때문에 게르만족들뿐 아니라 유럽인들은 치를 떨었다고 한다. 


hun에서 어원을 연관시킨 것 같다. 흉노족 글자 그 자체로 무시무시한 어감이지 않은가? 중국의 진시왕은 흉노족 침입을 막으려고 그 장대한 만리장성을 쌓았다고 하니 그 희생자는 얼마나 됐으며 부역을 한 첫 통일국가인 진나라의 백성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하면 충분히 상상이 된다. 발음이 비슷한 영어의 ‘배고픈’( hungry)은 또 어떤가? 인간에게 가장 가혹해 비참한 것이 굶주림 즉 배고픔인데 그땐 영어를 하찮게 여겨 그런 국명을 지었을까? 


그 수도 ‘부다페스트’는 또 어떤가? 언덕 지역인 부다와 평지 지역인 페스트가 합성된 수도 부다페스트는 더 어감이 좋지 않다. 페스트는 일명 흑사병으로 쥐벼룩에서 전염되는 병으로 1차 6세기~8세기에 5천만 명을, 2차 14세기~19세기까지 유럽 인구의 1/3을 죽음으로 몰고 간 공포의 전염병에서 국명과 함께 수도(首都) 이름도 참 우연이고 묘한 이미지를 느끼는 적어도 나에게는 불가사의한 나라다. 버스가 도착해 시내를 거니는 사람들 모습을 보니 얼굴은 서구인이지만 키가 대체로 작은 서양 사람인 점이 이색적이었다.


반대로 강 이름은 참 예쁘고 정감이 간다. 영어로 다뉴브, 독일어로는 도나우 강이다. 독일에서 발원해 중부 유럽과 남동유럽을 흘러 흑해로 들어간다. 이 강을 거쳐가는 많은 나라와 수도들이 있지만 유독 다뉴브 하면 부다페스트가 유명해진 것은 그 화려한 야경 때문인 것 같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쓴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과 이오시프 이바노비치가 작곡한 ‘도나우강의 잔물결’도 유명하다. 그 아름다운 강에 우리에게는 2019년 5월 29일 이 강에서 관광 중이던 한국인 25명이 다른 유람선과 충돌하여 침몰 사고를 당한 아픈 기억도 있다. 


야경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세계 제2의 큰 국회의사당 전경이다. 세계 제1의 국회의사당 건물은 영국의 템스강 북쪽에 위치한 복도 길이가 4.8km나 되는 웨스트민스터 궁인데 20여 년 전에 방문했을 때 보았던 그 외모와 언뜻 비슷한 모습으로 보였다. 건국 천년을 기념해 세워진 건물 외벽에는 88명의 통치자 동상이 세워져 있다고 하는데 직접 보지는 못했다. 

 

두 번째는 언덕인 부다와 평지인 페스트를 연결하는 '세체니 다리'인데 단순하면서도 아름답고 고전적이면서 웅장한 자태의 다리로 그 너머로 보이는 부다성, 마차시 성당, 그 성당을 보호하기 위해 19세기 후반 축조한 어부의 요새(어부들이 민병대를 조직해 성채를 지킨 데서 유래) 등이 조명과 함께 멋진 조화를 이루었다.  


2002년도 코로나가 해제되고 난 후의 도나우강 선택 관광 비용이 20유로였다고 하는데 불과 2년 만에 3배 오른 1인당 60유로(약 한화 9만 원)이니 적은 비용은 아니었다. 이번 여행에서 선택 관광비 중 제일 높은 것은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Dubrovnik) 방문이었는데 1991년 유고 내전 때는 연합군의 함포 공격을 막기 위해 유럽의 지식인들이 ‘인간띠’를 만들어 파괴를 막았다고 할 만큼 가치 있는 곳이었는데, 첫째 성벽 투어, 둘째 아드리아해를 배를 타고 성채 도시를 둘러보면서 약간 올려 보기, 셋째는 소르지아 산에 밴을 타고 올라가 성채 도시를 바다와 함께 내려다보기인데 1인당 110유로였다(한화 165,000원 정도). 바다를 낀 도시의 주황색 지붕과 하얀 대리석의 이색적인 마을 풍경과  코발트색 바다로 해양과 휴양도시를 감상하는 것은 충분한 가치를 느낄 만한 코스였다.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전경은 낮에도 크고 웅장해서 멋있지만 밤에 보는 야경은 환상적이다. 우리는 전세 낸 그 유람선에서 선내와 선상을 오가면서 탄성을 질러가며 그 매력에 흠뻑 빠졌다. 나이를 초월해 남녀를 불문하고 마치 어린 학생들이 수학여행에서 즐기는 그런 행동으로 봄의 쌀쌀한 야간의 날씨를 만끽하면서 다시 오기 힘들 그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유람선의 춘야를 맘껏 즐겼다. 밤늦게 숙소로 돌아와 보니 와이프는 소중히 여기던 선글라스도 없어진 줄 모르고 10여 년 전에 친구들과 방문했을 때는 낮에 유람을 해서 또 다른 풍경에 감탄을 했고, 아쉬움과 동시에 즐거움에 푹 빠진 하루가 됐다. 

 

KakaoTalk_20240215_170153639.jpg

▣ 송근식

◇ 교육연합신문 부산지사장

◇ 前부산예문여고·광명고·경혜여고·건국중학교 교장

◇ 학교법인 선화학원 이사

전체댓글 0

  • 52989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교육단상] 다뉴브강의 야경 부다페스트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