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13(수)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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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고교는 황금티켓(상위권 대학 입학) 향한 생사의 전쟁터 … 국가적 낭비 초래” 이는 지난 7월 12일자 동아일보 A2면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이 신문은 경제협력계발기구(OECD) ‘2024년 한국경제보고서’를 인용하여 덧붙여 설명하기를 ‘황금티켓’을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한국의 교육현장이 학생들에게 ’생사의 전쟁터(life-or-death battlefield’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OECD가 비꼬고 있음을 직시하고 있다. 또한 보고서는 대한민국의 모든 청소년이 비효율적인 경쟁에 참여하면서 국가적인 낭비가 발생하고 또 아이를 키우는 비용까지 늘려 인구절벽을 초래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리 교육, 특히 고교 교육의 지극히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인 점은 이미 국내외의 각종 전문가들을 포함한 다수의 지식인들도 인정하여 우려를 쏟아내고 있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친한파 학자들을 중심으로 그동안 많은 진심어린 염려와 걱정을 토로(吐露)함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에는 결코 가벼이 할 수 없음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좋은 말은 귀에 거슬리지만 행동에는 이롭다(忠言逆於耳利於行)’는 가르침을 옛 고전은 이 시대 우리에게 끊임없이 전하고 있다. 

 

OECD 보고서는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OECD 38개 회원국 중 꼴찌인 0.72명으로 떨어진 데 대하여 “너무나 극단적인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한국인구가 앞으로 60년 동안 절반으로 줄어들고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58%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낮은 출산율이 아이를 키우는 비용이 지나치게 높은 우리 교육 시스템에 의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는 것이다. 2023년 사교육비는 27조 1,000억 원으로 학생 1인당 월평균 가구 처분가능소득의 10%에 해당하는 43만 4000원이었다. 여기에 좋은 일자리로 이어지는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경쟁을 뜻하는 ‘황금 티켓 신드롬’은 국가적인 낭비라는 불명예스런 평가에 특히 주목하게 된다. 

 

실제로 우리 교육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지극히 비효율적이고 야만적인 경쟁에 참여하고 이 가운데 극소수만이 승자가 되는 승자독식(winner-take-all) 시스템이다. 참담한 사실은 한국의 대학생 10명 중 8명이 고등학교를 ‘생사의 전쟁터’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비율은 미국(40.4%), 중국(41.8%), 일본(13.8%)보다 월등히 높다. 특히 돋보이는 점은 우리가 모든 영역에서 그대로 닮아간다는 일본은 이미 야만적인 경쟁보다는 연대와 협력을 가르치는 유럽의 교육선진국 체제를 정착시켰다는 것이다. 이는 일찍이 탈아시아를 꿈꾼 일본의 야망이 이미 효과를 거두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의 수많은 기초학문 분야의 노벨 수상자들을 보라. 

 

이제 우리 교육은 교육부가 사교육비 절감을 이유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없애는 등의 부분적인 교육개혁 조치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태다. 여타의 노력, 예컨대 학벌 타파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깨는 등의 근본적인 개혁이 동반되지 않고는 해결책이 요원하다. 실제로 ‘상위권 대학’ 졸업생은 ‘하위권 대학’ 졸업생보다 24.6% 정도 많은 임금을 받는 등 불공정이 널리 보편화되어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의대 진학을 위한 학생 및 직장인들의 N수생 증가는 이공계열의 몰락과 함께 심각한 교육의 편중 현상을 낳고 있다. 

 

대한민국 교육은 대학입시 제도에 얽매여 ‘백 가지 약이 무효’다. 진보교육학자들은 대학입시의 폐지를 주장하고 나선 지 오래다. 2023년 27조 1,000억 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한 우리 교육은 지극히 비효율적인 낭비를 무한 반복하고 있다. 치열한 대학입시 경쟁이 없이도 교육선진국이자 경제, 문화의 대국으로 살아가는 유럽의 국가들을 보라. 경쟁이 없으면 교육의 하향평준화를 가져오고 학습 부진아를 양산하여 학교 교육이 망할 것 같은 우려는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은 사상적 편견이다. 이는 ‘빈익빈 부익부’의 사회 현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세습제도의 고착이다. 학벌파괴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혁파하는 등 강력한 제도적 뒷받침으로 우리 교육은 정체와 퇴보의 길을 극복해야 한다. 이것이 21세기 대한민국 생존의 확실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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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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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국가적 낭비 초래”하는 대한민국 교육, 그 극복 방안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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