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교육연합신문=안용섭 기자]

 

무더위가 어김없이 교정을 짓누르고 교실까지 파고드는 한여름 오후.
학생들이 뿜어내는 학구열이 한여름 오후의 열기조차 압도하는 교실이 있다.
인천새말초등학교(교장 윤덕소) ‘로봇영재반’ 방과후교실이 바로 그곳이다.

 

이미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업을 마치고 귀가해 한여름 무더위를 피하고 있을 시각에 교실 가득 어린 학생들이 모여 앉아 고사리 같은 손으로 무엇인가를 쉬지 않고 만지고 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 학생들의 작업대 위에는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았을 로봇이 제법 그 형태를 갖추어 가고 있다.

 

주위 한 번 돌아보지 않고 로봇 제작에 몰입하고 있는 학생들 사이로 로봇영재반 담당 백지은 교사가 간간히 다가가 무엇인가 지적을 하면 학생은 고개를 끄덕이곤 한다.
백지은 방과후 교사는 인천새말초 으뜸강사 인증을 받은 올해로 11년차의 로봇영재반 운영의 베테랑 교사다.

 

로봇영재반은 단순히 로봇을 반복적으로 분해하고 조립하는 단순 학습이 아닌 동력과 전기, 무게중심, 힘의 변화 등 로봇의 기본 개념과 동작 원리를 배우고 이해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나아가 로봇의 서보모터의 작동과 센서 등 제어원리를 이해하고 로봇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응용하는 교육과정을 거치게 된다.

 

로봇영재반 교실을 가득 메운 학생들 중 유난히 주목받는 학생이 있다.
새말초 6학년 이병헌 학생이다.
이병헌 군의 작업대 위에는 다른 학생들의 로봇에 비해 월등히 큰 로봇이 제작되고 있었다.

 

이 군은 초등학생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놀라운 로봇영재로서의 열정과 경력을 가지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 이후 6학년인 지금까지 초지일관 로봇분야에 대해 꾸준히 공부해 오고 있다.

 

하루에도 장래희망이나 취미, 관심분야가 두세 번쯤은 바뀔법한 어린 나이임에도 6년 동안이나 변함없는 관심과 열정으로 한 분야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이병헌 군의 관심과 열정이 말해주듯 이 군은 교내외의 각종 로봇대회에서 굵직한 수상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2010년 인천서구시설관리공단에서 주최한 로봇경진대회 ‘동상’을 비롯해 대한민국청소년로봇대전에 출전해 비프로그램 라인트레이서 부문에서 ‘미래과학자상’을 수상했다.

 

또한 한국로봇교육컨텐츠협회의 로봇영재자격시험 3급 자격을 취득했고, 올해는 인천정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휴머노이드 로봇과정’의 고급 과정까지 수료했다. 그 밖에도 크고 작은 로봇관련 대회에서 발군의 실력을 뽐내고 있는 이 군은 특히 휴머노이드(humanoid) 로봇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이병헌 군의 담임을 맡고 있는 고연주 교사는 “병헌이는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해 매우 큰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글짓기나 과제를 내주면 늘 로봇분야에 포커스를 맞추어 과제를 수행하곤 한다. 교과 성적은 전반적으로 우수하지만 본인의 관심분야인 과학과목에서는 탁월하다.”고 말했다.

 

또한 “늘 밝고 착하며 로봇분야에 대한 놀라운 집중력이 감탄스럽다. 앞으로도 병헌이가 로봇영재로서 미래의 큰 꿈을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얼마 전 교육부는 로봇특성화고를 설립해 로봇영재들을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무더위도 잊은 채 로봇제작에 집중하고 있는 로봇영재들의 이마에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에서 우리나라 로봇과학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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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새말초 로봇영재부 “내가 바로 로봇 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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