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나경 명인, “음식이 사람의 몸을 만든다"
부산 서구 의료관광축제서 ‘항암밥상’ 선봬…“하루 한 팀만을 위한 정성, 금전보다 건강 회복이 우선”
[교육연합신문=이정현 기자]

한국 전통음식에 담긴 선조들의 지혜와 정성을 현대인의 건강한 식탁에 새롭게 구현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나경전통음식연구소를 이끄는 김나경 명인이다.
김나경 명인이 선보인 ‘김나경 명인의 항암밥상’이 부산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 10월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부산 서구 송도오션파크에서 열린 ‘2026 제5회 부산 서구 의료관광축제’에서다.
부산대학교병원, 동아대학교병원, 고신대학교복음병원 등 지역 주요 의료기관이 참여한 이번 축제는 시민 건강 증진과 지역 의료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 건강상담과 의료정보 제공, 웰니스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 가운데 김나경 명인의 항암밥상 초청 전시는 전통음식의 가치와 건강한 식생활의 중요성을 알리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김나경 명인은 오랜 세월 우리 전통음식의 맛과 멋, 문화적 가치를 연구하고 계승해 왔다. 전통 떡과 한과를 비롯한 다양한 한국 음식의 연구와 보급에 힘써 왔으며, 2010년 한국전통떡한과산업박람회에서 농림수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전통음식의 원형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인의 식생활에 맞게 재해석하며 건강한 음식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축제에서는 부산 향토음식의 정취와 식재료의 특성을 살린 항암밥상을 선보였으며, 시민들을 위한 힐링차 제공과 일대일 상담, 식재료 및 조리법 설명도 진행했다. 이틀 동안 약 1,000명의 시민에게 오미자차와 침향보이차를 무료로 대접하며 따뜻한 나눔을 실천했다.
행사 현장에서 김나경 명인을 만나 항암밥상에 담긴 철학과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서 운영 중인 항암식당의 경영 원칙,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 이번 ‘김나경 명인의 항암밥상’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우리 전통음식에는 선조들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오며 터득한 지혜와 정성이 담겨 있다. 저는 그 소중한 가치를 현대인의 건강한 식생활 속에서 다시 꽃피우고 싶었다.
이번 항암밥상은 부산 향토음식의 정취를 바탕으로 식재료의 특성과 영양적 균형을 고려해 구성했다. 16년간 쌓아 온 연구와 전시 경험을 담아 시민들이 음식을 보고, 느끼고, 맛보면서 그 가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특히, 암 환우와 건강한 식생활에 관심 있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법을 소개하고, 균형 잡힌 영양 섭취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 한 상의 음식이 완성되기까지는 재료에 대한 지식과 조리 과정의 정성, 그리고 먹는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러한 마음이 시민들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시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한 힐링차와 현장 상담도 큰 호응을 얻었다고 들었다.
음식과 차는 정성을 통해 사람의 몸과 마음을 살핀다는 점에서 서로 맞닿아 있다. 이번에는 상큼하고 오묘한 맛의 오미자차와 침향의 깊은 향, 보이차 특유의 풍미가 어우러진 침향보이차를 준비했다.
이틀 동안 약 1,000명의 시민에게 차를 대접하며 우리 식문화의 섬세한 맛과 여유를 나누고자 했다.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식재료의 특성과 영양성분, 조리 방법도 설명해 드렸다.
건강한 식생활은 특정 음식 하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춰 다양한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 데서 출발한다. 제가 오랜 시간 쌓아 온 지식과 경험이 시민들의 건강한 일상에 작은 보탬이 된다면 큰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서 항암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루에 한 팀만 예약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인가? 경영상 어려움은 없는가?
저희 식당은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해 음식의 준비 과정부터 조리, 상차림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다. 오시는 손님 가운데는 건강이 좋지 않아 식생활에 더욱 관심을 두고 계신 분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최고의 신선한 식재료와 정성이다. 좋은 재료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 특성에 맞게 손질하고 조리해야 비로소 좋은 음식이 만들어진다. 많은 손님을 받아 매출을 올리는 것보다 한 분에게라도 제대로 된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제게는 더 중요하다.
물론 하루 한 팀을 중심으로 운영한다면 경영적인 측면에서 고민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처음부터 금전적인 이익만을 바라봤다면 이 일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제가 만든 음식을 드신 분들이 식생활을 개선하고 건강한 일상을 이어가는 데 도움을 받는다면 그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
저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으로서의 책임과 본분을 늘 생각한다.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수단이 아니라 우리 몸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기에 식재료 하나도 허투루 선택할 수 없고, 조리 과정 하나에도 정성을 다해야 한다.

■ 명인께서 생각하는 음식 철학은 무엇인가?
흔히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는 말을 한다. 음식과 약의 근원이 같다는 뜻이지요. 저는 이 말에 담긴 선조들의 지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만 음식을 통해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올바른 식생활이 건강을 유지하고 회복을 돕는 중요한 기반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특히, 암 환우분들은 치료 과정과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영양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의료진의 조언에 맞춰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는 건강을 생각하면서도 맛과 품격을 잃지 않는 음식을 만들고 싶다.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고 해서 맛을 포기하거나 조리하기 어려워서는 안 된다. 조금 더 다양하고 맛있으면서도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밥상을 만드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본다.

■ 항암밥상 레시피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좋은 음식도 일상에서 실천하기 어렵다면 그 가치를 충분히 나누기 어렵다. 전시장에서 선보인 항암밥상을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어 볼 수 있도록 ‘김나경 명인의 항암밥상’ 유튜브 채널을 통해 메뉴별 레시피와 조리 과정을 순차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식재료 선택과 손질 방법부터 영양을 고려한 조리법까지 자세하게 알려드리고, 시민들이 가정에서도 우리 전통음식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하겠다. 메뉴별 레시피북을 통해서도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전통음식은 오랜 시간 축적된 생활의 지혜이자 다음 세대에 전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이를 현대인의 식생활에 맞게 발전시키고 널리 알리는 것 역시 명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 앞으로 ‘김나경 명인의 항암밥상’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전통의 가치는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에는 유연하게 대응하고 싶다. 항암밥상 메뉴와 조리법을 꾸준히 연구하고, 교육과 전시, 유튜브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그 성과를 시민들과 나누겠다.
무엇보다 제 음식을 통해 건강한 식생활의 중요성을 깨닫고, 건강이 좋지 않은 분들은 식생활 관리에 도움을 받으며, 건강하신 분들은 더욱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 그릇의 음식에도 만드는 사람의 마음과 철학이 담긴다고 믿는다. 재료 하나, 조리 과정 하나에도 정성을 다하며 누구나 맛있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밥상을 만들어 가겠다. 그것이 제가 음식을 연구하고 만드는 이유이자 앞으로도 지켜 나가고 싶은 소명이라고 본다.
김나경 명인은 제1회 축제부터 ‘명의와 명인의 만남’이라는 이름으로 부산 서구 의료관광축제에 참여해 왔다. 올해로 다섯 차례에 걸친 꾸준한 참여를 통해 전통음식과 현대의학이 조화를 이루는 건강한 식문화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좋은 음식은 정성에서 비롯되고, 그 정성은 먹는 사람을 향한 배려에서 완성된다.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인의 식탁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자 하는 김나경 명인의 장인정신은 단순한 음식 연구를 넘어 건강한 식생활을 알리는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음식이 사람의 몸을 만든다”는 신념 아래 식재료 하나에도 정성을 다하는 김나경 명인. 전통의 깊이에 현대적 지혜를 더해 누구나 맛있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밥상을 만들어 가려는 그의 노력이 대한민국의 건강한 식문화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