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합신문=사설]
매년 입시 시즌마다 반복되는 수시모집 원서 접수 시스템의 마비는 이제 예견된 인재(人災)에 가깝다. 지난 9월 11일, 202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마감을 앞두고 주요 원서 접수 대행사인 유웨이어플라이의 서버가 트래픽 과부하로 또다시 멈춰 섰다. 인생의 중대한 갈림길에 선 수험생들이 접속 폭주와 결제 오류 앞에 발을 동동 구르는 동안, 공정해야 할 입시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명백하다. 마감 직전까지 접수를 미루는 수험생들의 경향과, 동시에 몰리는 트래픽을 감당하기에는 대행사의 서버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매년 지원 마감 시각마다 접속자가 집중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고용량 서버 분산 시스템이나 비상 대응 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기술적 무관심이 부른 참사다.
교육당국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오류가 발생하자 마감 시한을 오후 7시까지 1시간 연장하는 급한 불끄기식 처방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는 또 다른 공정성 논란을 낳았다. 오후 6시 직전 실시간 경쟁률이 공개된 상태에서 마감이 연장되다 보니, 소신껏 원서를 접수한 수험생들은 “눈치작전으로 유리한 학과를 골라잡은 이들이 득을 봤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피해를 구제한다는 명목이 오히려 또 다른 불공정을 낳은 꼴이다.
정부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교육부 차원에서 대행사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민간 위탁 중심의 대입 원서 접수 체계를 전면 재검토하여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고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은 타당하나, 자칫 또다시 보여주기식 조사나 흐지부지된 가이드라인 정비에 그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첫째, 이원화된 민간 대행사 체계를 전면 개편하거나 공공 주도의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여 대규모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서버 분산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둘째, 마감 직전 접속 폭주를 분산시키기 위해 사전 입력 기간과 최종 결제 기간을 이원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이번 사태와 같은 비상 상황 발생 시 적용할 수 있는 투명하고 객관적인 마감 연장 및 정보 공개 가이드라인을 미리 확립해 입시의 신뢰성과 형평성을 완벽히 담보해야 할 것이다.
대입은 공정성이 생명이다. 기술적 허술함으로 수험생들의 땀방울이 헛되이 흩어지지 않도록, 교육 당국의 뼈를 깎는 혁신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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