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광여고, "불행을 사고 행운을 드립니다"
부광여고 수수꽃다리도서부, 책 축제에 도깨비 상점 열어
[교육연합신문=안용섭 기자]
![[포맷변환]Snipaste_2026-09-14_09-10-45.jpg](http://www.eduyonhap.com/data/tmp/2609/20260918210355_tutvmsgu.jpg)
지난 9월 12일(토) 부평 아트센터 야외광장 일대는 책을 매개로 모인 시민들로 북적였다. 2012년부터 14년간 매년 한 권의 책을 함께 읽어 온 부평구의 시간이 한자리에 펼쳐진 <부평의 한 책, 우리의 시간> 책 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된 가운데, 행사의 열기를 더한 특별한 부스가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주인공은 바로 부광여자고등학교 수수꽃다리도서부 학생들이 운영한 '도깨비 팔찌 공방'이다.
수수꽃다리도서부 학생들은 지난 선정도서였던 유영광 작가의 소설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 속 '도깨비 상점'을 모티브로 삼았다. '불행을 사고 행운을 드립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소설 속 세계관을 팔찌 공방으로 구현해낸 것이다. 방문객들이 마음 속 지우고 싶은 불행이나 털어놓고 싶은 고민을 종이에 적어 파쇄기에 넣으며 고민을 말끔히 비워내고, 8가지 종류의 행운이 담긴 곰돌이 파츠를 랜덤으로 뽑는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어 뽑은 행운의 곰돌이 파츠를 이용해 자신만의 특별한 팔찌를 직접 제작하도록 했다. 특히 팔찌 재료로는 햇빛에 나가면 색이 다양하게 변하는 '자외선(UV) 비즈'를 사용하여 참여의 재미를 더했다. 팔찌 제작을 마친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용기와 응원의 메시지를 책 속 문구와 함께 적도록 했다. 이 문구들은 향후 부광여고 내에서 진행될 후속 행사에 연계되어 지역사회와 학교를 잇는 따뜻한 온기로 이어질 예정이다.
부스는 아기자기한 장식과 독특한 컨셉으로 축제장에서 단연 큰 인기를 끌었다. 팔찌를 직접 제작하는 공정 특성상 오랜 대기 시간이 필요함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려 예약제로 운영해야 할 정도였다. 물리적 제약으로 인해 더 많은 이들과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 속에서도, 학생들은 실시간으로 운영 개선안을 도출하며 의젓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문객들은 학생들이 직접 구상한 참신한 기획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한 시민은 "청소년들이 책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따뜻한 공간으로 재해석한 점이 놀랍다"며, "오늘 축제에서 가장 눈에 띄고 인상적인 부스"라고 극찬했다.
부스 운영에 참여한 한 학생은 "종일 밀려드는 방문객을 상대하느라 몸은 힘들었지만, 책을 통해 마음을 나누는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소통하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다"며, "준비 과정부터 당일 운영까지 겪으며 소통과 협업, 기획 역량이 크게 성장한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축제 참가는 학생들에게 단순한 일회성 체험을 넘어선 큰 의미를 남겼다. 평소 제한된 일상 속에서 체험자나 이용객이라는 수동적 위치에 머물렀던 청소년들이, 당당한 부평구 주민이자 운영자로서 지역사회와 깊이 호흡한 것이다. 이번 경험은 수수꽃다리도서부 학생들에게 남다른 성취감과 지역사회에 대한 주인의식, 깊은 애정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행사를 지도한 김예선 사서교사는 "앞으로도 책을 매개로 학교 안에서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책이라는 하나의 연결고리 안에서, 상상이 현실이 되고 청소년과 지역사회가 함께 위로를 나눈 2026 부평 책 축제. 부광여고 수수꽃다리도서부 학생들이 만들어낸 다정한 반짝임은 부평의 가을 하늘 아래 선명한 흔적을 남기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