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10-02(금)
 

[교육연합신문=사설] 

충남대학교와 국립공주대학교의 통합 논의는 거대 국립대라는 외형적 성과와 글로컬 대학 30 재정 지원에만 눈이 먼 전형적인 졸속·일방통행식 행정이다. 구성원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민주적 합의가 결여된 채, 돈과 생존이라는 압박을 무기로 밀어붙이는 이번 통합안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양 대학 구성원, 특히 역사적 정체성과 지역 경제의 명운을 위협받는 공주대 구성원들은 이번 찬반투표에서 단호한 반대로 교육의 가치와 지역의 자존심을 지켜내야 한다. 


이번 통합안은 7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공주대학교의 정체성을 완전히 말살하고 대전 중심의 충남대에 종속시키는 사실상의 흡수 통합이다. 통합 교명이 충남대학교로 단일화되고 법적 대표 주소지마저 대전으로 지정된 순간, 공주대는 충남대의 일개 분교 캠퍼스로 전락하는 길을 택한 것이나 다름없다. 대학 본부를 분산 배치한다는 감언이설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장기적으로 모든 행정과 예산 권한이 대전 본부로 집중되면서 공주 캠퍼스의 공동화는 불을 보듯 뻔하며, 이는 대학 하나에 의지해 온 공주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청년 유출로 인한 지역 상권의 도미노 붕괴를 초래할 심각한 재앙이다. 


물론 찬성 측에서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1,500억 원 규모의 글로컬 대학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대학 규모를 키우는 통합이 유일한 생존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각자도생하기보다 대승적 결단으로 뭉쳐야 지역 인재 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대학의 미래와 지역사회의 운명이 걸린 중차대한 결정을 단지 지원금이라는 눈앞의 떡고물 때문에 쫓기듯 처리해서는 안 된다. 공주시 일각과 학내 구성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듯, 본부는 가장 중요한 학생·주민들과의 소통과 설명회조차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밀실에서 합의를 끝내고 투표를 강제했다. 정작 중요한 학사 구조 개편이나 유사·중복 학과 조정의 구체적 청사진도 없이 원하지 않으면 현행 유지라는 식의 무책임한 합의서로 구성원을 기만하는 것은 지역사회의 상실감과 갈등을 봉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미봉책일 뿐이다. 


결국 민주적 절차를 상실하고 정체성과 지역 경제마저 내팽개친 통합은 시너지 효과는커녕 학내 갈등과 지역 소멸 가속화라는 대재앙으로 이어질 뿐이다. 대학의 생존은 외형적 규모 확장이 아니라 내실 있는 교육 경쟁력 강화와 지역사회와의 진정한 상생에서 찾아야 한다. 공주대 구성원들은 이번 찬반투표에서 부결이라는 준엄한 심판을 통해 졸속 통합에 제동을 걸고, 공주의 자존심과 지역 상권을 지키는 주체적이고 건강한 자립 생존의 길을 모색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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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재정 지원'에 눈먼 졸속 통합, 공주대의 미래와 정체성 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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