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9-01(화)
 

[교육연합신문=김광휘 논술] 

김광휘2.jpg

2027학년도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이제부터의 시간은 더욱 중요하다. 수능만 바라보며 달려가기도 벅찬 시기지만,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한 가지를 더 생각해야 한다.


바로 수능 전에 실시되는 논술고사다. 일부 대학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기 전부터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특히, 10월 초부터 논술 일정이 시작되는 만큼 해당 대학을 지원한 학생들은 수능과 논술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급함이 아니다. 정확한 정보와 자신에게 맞는 전략이다. 필자는 오랜 세월 학생들의 논술과 면접을 지도하면서 늘 이렇게 말해왔다. 

 

“입시는 많이 하는 학생보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정확히 아는 학생이 강하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무작정 많은 문제를 푸는 것보다 지원 대학의 공식자료를 정확히 확인하고, 그 대학이 어떤 사고력과 답안방식을 요구하는지를 아는 것이 먼저다.


■ 10월부터 시작되는 논술 레이스 

2027학년도 수시 논술전형은 수능 이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대표적으로 10월 3일에는 서울시립대와 홍익대 서울캠퍼스 자연계열 논술고사가 예정돼 있다. 홍익대는 자연계열에 이어 10월 4일 인문계열 논술고사를 진행한다. 이처럼 논술은 수능이 끝난 뒤 준비하는 시험이 아니다. 특히 수능 전 논술을 선택한 학생은 지금부터 대학별 기출문제와 모의논술을 직접 풀어보며 실전감각을 키워야 한다. 

 

“수능을 잘 본 뒤 논술을 생각해 보겠다”는 전략은 수능 전 논술에서는 통하기 어렵다. 지원했다면 준비해야 한다. 준비했다면 실제 답안까지 써봐야 한다.


■ 수능최저가 없다고 쉬운 시험은 아니다 

수험생들이 논술전형을 살펴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이 수능최저학력기준이다. 대학마다 기준이 다르다. 어떤 대학은 논술을 잘 보더라도 수능최저를 충족해야 최종 합격이 가능하다. 반대로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대학도 있다. 여기서 학생들이 자주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수능최저가 없으면 합격하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수능최저가 없는 대학에서는 논술 자체가 당락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나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설명한다.

“수능최저가 없다는 것은 문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논술 자체가 문턱이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자신의 모의고사 성적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논술 실력, 대학별 문제 유형, 지원 학과의 경쟁률과 전형조건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 수능과 논술은 서로 싸우는 공부가 아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다. “선생님, 수능 공부도 바쁜데 논술까지 해야 합니까?”.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논술을 준비한다고 해서 수능공부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인문논술은 제시문을 읽고 핵심을 찾고, 서로 다른 관점을 비교하며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시험이다. 이 과정은 국어의 독해력과 사고력과 연결된다. 자연계 수리논술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배운 수학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개념을 문제 상황에 적용하며 풀이 과정을 설명하는 힘을 본다. 결국 논술의 바탕도 학교공부와 수능공부다.


논술은 그 위에 ‘생각을 표현하는 훈련’을 더하는 것이다.따라서 논술 준비 때문에 수능공부를 흔들리게 해서는 안 된다. 수능을 중심에 두되, 주 1~2회라도 실제 논술시험처럼 시간을 재고 답안을 써보는 것이 좋다. 짧더라도 꾸준해야 한다.


■ 김광휘의 첫 번째 비법, ‘답보다 질문을 먼저 읽어라’ 

논술을 오래 가르치면서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글을 잘 쓰는 기술이 아니었다. 문제를 제대로 읽는 법이었다.


학생들은 문제지를 받으면 곧바로 답을 쓰고 싶어 한다.

그러나 논술에서 가장 위험한 습관이 바로 그것이다. 먼저 출제자가 무엇을 묻고 있는지 정확히 읽어야 한다. ▲‘비교하라.’ ▲‘분석하라.’ ▲‘평가하라.’ ▲‘설명하라.’ ▲‘논하라.’ 이러한 동사가 답안의 방향을 결정한다.


비교하라고 했는데 자기 의견만 길게 쓰면 안 된다. 분석하라고 했는데 단순히 제시문을 요약해서도 부족하다. 논술은 많이 아는 학생보다 무엇을 요구하는지 정확히 읽는 학생이 강하다. 문제를 정확히 읽으면 답안의 절반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 두 번째 비법, 제시문을 ‘한 문장’으로 줄여라 

긴 제시문을 읽다 보면 학생들은 내용에 끌려다니기 쉽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에게 각 제시문을 읽고 반드시 한 문장으로 줄여보라고 했다. “이 글이 결국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한 문장으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제시문의 핵심을 잡지 못하면 비교도 어렵고 분석도 어렵다.


인문논술에서는 각 제시문의 핵심주장과 차이를 빠르게 정리해야 하고, 자연계 논술에서는 문제에서 어떤 수학개념을 요구하는지를 찾아야 한다. 길게 읽되, 짧게 정리하는 힘. 그것이 논술의 중요한 능력이다.


■ 세 번째 비법, 첫 문장은 ‘멋’보다 ‘정확함’이다 

학생들은 좋은 글을 쓰려고 하다 보니 첫 문장을 지나치게 어렵게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럴 필요가 없다. 논술은 문학작품이 아니다. 채점자는 화려한 표현보다 학생이 문제를 정확히 이해했는지를 먼저 본다. 그래서 첫 문장은 간결하고 분명해야 한다. 

 

나는 늘 말한다. “첫 문장은 멋있게 쓰려고 하지 말고, 정확하게 써라”. 첫 문장에서 답안의 방향이 보이면 다음 문장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 네 번째 비법, 자연계 논술은 ‘정답’보다 ‘과정’을 보여줘라 

자연계 수리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풀이과정이다. 최종 답만 맞힌다고 좋은 답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왜 이 공식을 사용 했는지, 어떤 조건을 이용 했는지, 어떤 순서로 결론에 도달 했는지를 답안지에 보여줘야 한다. 채점자는 학생의 머릿속을 볼 수 없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식과 문장으로 표현해야 한다. 나는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해보라고 했다. 

 

“내 풀이를 처음 보는 사람이 이 답안만 읽고 이해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좋은 수리논술 답안에 가까워진 것이다.


■ 다섯 번째 비법, 반드시 시간을 재고 써라 

논술은 집에서 천천히 완성하는 글이 아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읽고, 생각하고, 써야 하는 시험이다. 따라서 연습도 실제 시험처럼 해야 한다. 기출문제를 풀 때는 반드시 시간을 재야 한다. 읽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쓰지는 않는지, 한 문제에 지나치게 매달리지는 않는지, 마지막 검토시간은 남기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가능하면 마지막 5~10분은 검토시간으로 확보하는 것이 좋다. 문제를 빠뜨리지는 않았는지, 문장이 끊기지는 않았는지, 수식과 계산에는 오류가 없는지 살펴야 한다. 논술은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시간 안에 완성할 수 있어야 한다.


■ 여섯 번째 비법, 모범답안을 외우지 마라 

학생들이 가장 쉽게 빠지는 함정이 모범답안을 외우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조금만 달라지면 외운 답안은 사용할 수 없다. 모범답안에서 배워야 할 것은 문장 자체가 아니다. 구조다. 어떻게 시작하는지, 근거를 어디에 배치하는지, 문단을 어떻게 연결하는지, 결론을 어떻게 정리하는지를 봐야 한다. 답을 외우지 말고, 답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배워야 한다. 그것이 실전에 강한 공부다.


■ AI 시대에도 자기 생각은 대신할 수 없다 

요즘 학생들은 AI를 이용해 논술문제의 해설을 찾고 답안도 만들어볼 수 있다. 분명 유용한 도구다. 그러나 사용순서가 중요하다. 먼저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읽고 답안을 작성해 보는 것이 좋다. 그다음 AI나 대학의 공식 해설자료를 활용해 빠진 관점과 약한 논리를 점검할 수 있다.

 

나는 이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

AI가 답을 줄 수는 있어도, AI가 곧 답은 아니다.


실제 논술시험장에서 학생을 대신해 문제를 읽어주고 답을 써줄 수는 없다. 결국 필요한 것은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자신의 손으로 써내는 힘이다. AI는 공부를 돕는 도구이지 생각을 대신하는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 대학별 기출문제가 가장 좋은 교과서다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가장 좋은 교재는 무엇일까. 나는 단연 지원대학의 공식 기출문제라고 생각한다. 대학마다 출제방식이 다르고 원하는 답안의 형태도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을 정했다면 먼저 입학처 홈페이지의 모집요강, 기출문제, 모의논술, 논술가이드북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직접 풀어봐야 한다. 문제만 읽고 해설을 보는 것은 훈련이 아니다. 실제 시험시간에 맞춰 답안을 작성하고, 대학이 공개한 출제의도와 예시답안을 비교하면서 자신의 약점을 찾아야 한다. 논술은 눈으로 배우는 시험이 아니라 손으로 익히는 시험이다.


■ 전국의 수험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 

2027학년도 수능과 논술을 준비하는 전국의 수험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남들이 몇 문제를 풀었는지, 어느 학원에 다니는지, 누가 더 빨리 준비했는지만 바라보면 자신의 공부가 흔들린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남과의 비교가 아니다. 자신이 지원할 대학을 정확하게 알고, 그 대학의 공식자료를 확인하며, 매일 조금씩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것이다. 논술은 특별한 학생만 잘할 수 있는 시험이 아니다. 정확하게 읽고, 차분하게 생각하고,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훈련을 꾸준히 한 학생에게 기회가 열린다. 수능 역시 마찬가지다. 하루아침에 성적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오늘 공부한 한 문제, 오늘 정리한 한 개념, 오늘 써본 한 편의 답안이 쌓여 결국 시험장에서 힘을 발휘한다. 

 

입시를 준비하다 보면 마음이 흔들리는 날도 있을 것이다. 모의고사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고, 논술답안이 마음대로 써지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때 포기하기보다 자신의 공부방법을 다시 돌아봤으면 한다. 입시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끝까지 자기 속도를 지키는 긴 과정이다.


수능 전 논술은 부담만 있는 시험이 아니다. 준비한 학생에게는 자신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그리고 대학이 논술을 통해 보고자 하는 것도 결국 단순한 암기력이 아니다. ▲문제를 이해하고 ▲정보를 판단하고 ▲생각을 정리하며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힘이다. 그 힘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 대학에서 공부하고 사회를 살아가는 데에도 필요한 힘이다.


그래서 나는 논술을 단순한 입시과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논술은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교육이다. 전국의 수험생들이 남은 기간 동안 수능과 논술을 차분하게 준비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가능성을 끝까지 믿었으면 한다. 그리고 시험장에서는 남의 답이 아니라 자신이 준비해온 생각과 실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준비한 학생에게 기회는 반드시 온다.

 

 

김광휘2.jpg

▣ 김광휘 
◇ 前현광문리학원 원장 
◇ 前부산종로학원 원장 
◇ 前부산학원 부원장 
◇ 언어영역 문학(창과창) 
◇ 언어영역 독해(한샘출판사) 
◇ 홀로서기 논술(대학진학사)

 

전체댓글 0

  • 01958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김광휘 논술] 2027학년도 수능 전 논술, 준비된 학생에게 기회가 온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