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합신문=사설]
거점국립대를 향한 파격적 재정 투입은 대학 서열화와 지방 소멸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국가적 승부수다.
정부가 발표한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 방안’은 단순히 대학에 예산을 나눠주는 차원을 넘어선다. 9개 거점국립대 중 우선 선정된 3개교에 5년간 매년 1,000억 원씩, 총 5,000억 원을 집중 투자하여 교육 여건을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은 매우 담대한 시도다. 이는 수도권 집중이라는 병폐를 끊어내기 위한 불가피하고도 시급한 선택이다.
대학의 경쟁력이 곧 지역의 경쟁력이며, 양질의 교육 인프라 없이는 인재 유출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대와 거점국립대 간의 학생 1인당 교육비 격차는 약 3배에 달한다. 인재들이 지역을 떠나 ‘인서울’로 향하는 이유는 단순히 간판 때문만이 아니라, 압도적인 교육 자원과 취업 기회의 차이 때문이다. 거점국립대를 세계적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으로 육성하고 지역 전략 산업(성장엔진)과 연계한다면, 인재가 머물고 기업이 모여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특정 국립대에만 예산을 몰아주는 방식은 사립대학의 고사를 초래하고 교육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대학의 80%를 차지하는 사립대학이 배제된 채 국립대에만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것을 경계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이미 한계 상황에 부딪힌 지방 사립대들이 이번 정책으로 인해 오히려 소멸이 가속화되어, 결국 ‘지방대 100개 죽이기’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모든 대학을 동시에 살릴 수 없는 현실에서, 거점국립대를 ‘허브’로 삼는 전략적 선택과 집중은 고육지책이다.
한정된 국가 예산을 모든 대학에 균등 배분하는 것은 하향 평준화만을 초래할 뿐이다. 먼저 거점국립대를 성공 모델로 구축한 뒤, 이를 중심으로 지역 내 사립대와 교육 과정 및 장비를 공유하는 ‘공유대학’ 체제를 확산시켜야 한다. 거점 대학이 무너지면 지역 교육 생태계 전체가 붕괴한다는 점에서, 이들을 먼저 일으켜 세우는 것은 사립대를 포함한 지역 전체를 위한 합리적인 우선순위다.
정부는 단순 예산 지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이번 정책을 국토 균형 발전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성공하려면 1회성 지원이 아닌, 2030년까지 계획된 4조 원 이상의 투자가 차질 없이 이행되어야 한다. 또한, 대학의 자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규제 혁파와 함께 졸업생들이 지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산업 정책과의 유기적인 결합이 필수적이다. 대한민국이 수도권 일극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을지는 이 ‘서울대 10개’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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