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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재지킴이기자단] 유튜버 '우리집 넷째형'과 청소년문화재 지킴이 북악산 플로깅 동행
    [교육연합신문=신주란 학생기자] 지난 9월 3일에 국제교류문화진흥원 문화재지킴이로 활동하는 서지훈 단원과 신주란 단원이 31.8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우리집 넷째형'과 함께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북악산에서 플로깅을 진행했다. 북악산은 서울 경복궁 북쪽에 청와대 뒷쪽에 위치해 있다. 북악산의 성곽길을 따라 걸으면 청운대가 나온다. 청운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경복궁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북악산에는 6.25한국전쟁 당시 총을 맞은 흔적이 있는 나무가 있다. 이번 북악산 플로깅에 참가한 청소년 문화재지킴이 서지훈(국제교류문화진흥원 소속)은 "다리가 떨릴만큼 힘들었다. 하지만 새로운 곳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다른 사람들도 이런 곳을 방문하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우리집 넷째형'은 31.8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로 환경정화와 친환경을 전파하는 콘텐츠를 진행하는 유튜버이다. '넷째형'이라는 이름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과 제거하는 이산화탄소량을 더했을 때 배출량이 0 이되는 '넷제로'에서 따온 이름이다. 국제교류문화진흥원은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외국어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춘 청소년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단체로 청소년 문화해설사뿐만 아니라 문화재지킴이 활동으로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홍보하는 단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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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문화재지킴이 기자단
    2023-09-18
  • [문화재지킴이기자단] '2023 문화재지킴이 전국대회' 제주서 개최!
    [교육연합신문=신주란 학생기자] 지난 9월 8일부터 9일까지 1박 2일 동안 제주도에서 '2023 문화재지킴이 전국대회'가 개최됐다. '2023 문화재지킴이 전국대회'에는 국제교류문화진흥원의 청소년 문화재지킴이, 대구 문화재지킴이, 하도해녀 합창단 등 20여 개의 문화재지킴이 단체와 400여 명의 지킴이들이 참석했다. 문화재지킴이들은 8일에는 문화재지킴이 활동영상, 성과 보고를 시청하고 16개의 단체에게 문화재지킴이 활동 유공을 표창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밖에 하도해녀합창단의 퍼포먼스와 내빈 환영회가 있었다. 9일에는 문화재지킴이들이 만장굴, 비자림,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등 제주 세계유산들을 답사하고, 현장 정화활동을 했다. '2023 문화재지킴이 전국대회'에 참석한 신주아(청소년문화재지킴이)는 "제주 세계유산인 만장굴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관람하기 수월했다. 앞으로도 문화재를 보존하는데에 더 힘써야겠다. 그리고 이 행사가 세계적으로 크게 발전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국제교류문화진흥원 박지환 간사는 "이번 전국대회는 전국 문화재지킴이들이 함께하는 행사라는 점이 뜻깊었다. 같은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는 사람들끼리 모였다는 것에 동질감을 느꼈고, 문화재지킴이뿐 아니라 청소년문화재지킴이들이 함께하는 11월 4일 청소년문화재지킴이 한마당에도 많은 지킴이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라고 말했다. 청소년문화재지킴이 한마당은 11월 4일에 열리는 행사로 한해 동안 활동을 열심히 한 전국 청소년문화재지킴이들이 모여서 성과를 공유하고 수상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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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17
  • [전재학의 교육칼럼] ‘전사(戰士)’를 길러내는 우리 교육,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교육입국(敎育立國)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은 매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교육개혁을 부르짖지만 콘크리트처럼 단단히 고착화된 교육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사이에서 유독 대한민국만이 ‘교육 지옥’이라 불리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한국의 독점 체제는 대학독점, 공간독점, 시험독점, 계급독점, 직업독점 등을 일으켰고 교육에서도 독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학자들의 주장이 공허한 외침에 머물고 교육계 인사들은 한국 교육의 심각한 문제를 바꿀 생각을 하지 않는 데 있다. 먼저 간단하게 한국 교육의 현실을 짚어보자. 광주과학기술원의 김희삼 교수의 한·중·미·일 4개국 비교연구에 의하면, 한국 학생들 중에는 고등학교를 전쟁터라고 말한 학생이 80.8%나 되었다. 하지만 중국 학생은 41.0%, 미국 학생은 40.4%, 일본 학생은 13.8%였다. 그는 또한 한국 학생들이 과제를 할 때 협력하지 않는 가장 이기적인 학생이라는 사실을 통계로 보여주었다. 이는 학교가 ‘바람직한 민주시민의 육성’이 아니라 ‘전사(戰士)’를 길러내는 것을 암암리에 교육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 지옥'은 우리의 교육 환경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이는 독일 현대 교육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도르노가 말한 ‘야만적인 경쟁’의 격전장이며 비(非)교육, 반(反)교육을 버젓이 자행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후유증은 바로 청소년 자살률 1위, 세계 최저 출산율, 청년 고용절벽, N포 세대 등등으로 결국 ‘헬조선’이라는 사디즘과 마조히즘의 결정체가 되어 섬뜩한 호칭으로 고착화된 것이 아니겠는가. 김종영 교수는 한국 교육의 최대 문제는 대학서열 체제로 인한 병목현상 때문이라고 일갈한다. 이는 곧 한국의 교육 문제는 지위 권력을 독점한 물리적 구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바로 SKY 대학을 향한 좁은 ‘고속도로’를 수많은 차량이 진입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물리학적 방법으로 고속도로를 많이 만들 것을 제안한다. 이것이 바로 최근에 사람들 사이에 회자된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핵심 요지이기도 하다. 이는 구체적으로 피력하면 독일처럼 대학의 지위 권력을 평준화시켜 대학 병목을 제거하고, 미국의 연구중심 대학처럼 다원화된 창조 권력(새로운 지식, 인재, 산업을 만들어 내는 장소)을 최대한 높이는 방향으로 대학 체제를 바꾸자는 것이다. 가능해 보이는 해결책을 왜 우리는 모르거나 아니면 외면하는 것일까? 그것은 한국 교육체제에 대해 끝까지 고민해 보지 않기 때문이다. 40년 가까이 고등학교에서 봉직한 필자를 포함한 기성 한국인들은 평생 명문대를 향한 치열한 경쟁으로 교육의 본질과는 전혀 괴리된 교육을 받아왔고 지금까지도 그런 시스템을 직접 선도해 왔다. 이런 교육독점체제의 병폐를 이미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지금도 교육 현장의 많은 주체들이 황폐화한 중등교육을 살리자며 공교육개혁에 쓴소리-SKY 서열의 학벌주의 타파, 선행 교육(사교육) 금지, 지역 불균형의 완화 등-를 쏟아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결국 국가가 나서 이를 풀지 못하면 경쟁교육은 더욱 심화되어 교육체제가 마비될 것이다. 최근 N수생의 대폭적 증가를 보라. SKY대학 서열체제, 의대진학 광풍, 신설 최첨단학과 신설 및 증설을 향한 학벌주의 망국병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이미 거대한 괴물로 변모한 한국의 교육과 맞서 싸우려면 전쟁이 아니고는 절대 불가능하다. 문제는 입시라는 결과에만 몰입되어 학벌사회를 지향하는 기득권층의 반대 투쟁이 극렬하게 전개될 것이다. 그러려면 우리는 전쟁에 맞서는 강력한 이론적, 정책적 무기가 필요하다. 여기엔 D.H.로렌스의 “낡은 무기들은 썩는다. 새로운 무기들을 만들어라. 그리고 똑바로 쏘아라!”는 말이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 새 정부는 역대 정부처럼 교육개혁을 제시했다. 부디 허언이 아니라 반드시 개혁을 도모하여 이 땅의 교육 가치를 일신하는 선진 교육생태계를 갖추기를 강력히 소망한다. ▣ 인곡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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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16
  • [기관탐방] 중원대학교 뷰티메디컬학과 문지선 교수
    [교육연합신문=유기성 기자] 21세기, 아름다움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뷰티메디컬 산업은 새로운 미래의 고부가가치 분야로 떠오르고 있으며, 그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원대학교 뷰티메디컬학과는 이런 트렌드에 부합하며, 학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과 기술을 제공하여 미래를 열어가는 뷰티메디컬학의 미래가치를 살펴본다. 1. 트렌드 맞춤형 전문가 양성 뷰티메디컬학과 문지선 교수는 “화장품, 뷰티, 메디컬 산업을 융합한 트렌드 맞춤형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또한 “학생들은 이론과 실무 능력을 효과적으로 배우며, 올바른 인성과 창조적인 재능을 함양하며 우리의 목표는 진정한 화장품과 뷰티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2. 경쟁력 있는 교육과정 뷰티메디컬학과는 학생들이 경쟁력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학과는 화장품, 뷰티산업, 실무자격증, 의료보건 분야를 중점으로 학습하며, 다양한 자격증 취득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현장실무 경험을 통해 학생들의 취업 연계를 지원하고 있다. 3. 현장실무 경험 체계화로 취업 연계 강화 뷰티메디컬학과에서는 학생들의 현장실무 경험을 체계화하고, 이를 통한 취업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학생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현장실습을 진행하며 화장품 회사, 화장품 임상 센터, 성형외과, 피부과, 에스테틱 샵, 헤어샵, 네일샵, 메이크업샵, 건강센터, 미용학원, 뷰티 산업 관련 협회 등에서 실무 경험을 쌓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졸업 후에도 자신의 분야에서 즉시 활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4. 전공현장실습 산학협약 약 100개 이상 체결 - 현장실습 체계화 및 취업연계 뷰티메디컬학과는 다수의 산학협약을 통해 학생들에게 실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사)대한미용사회충청북도지회, (사)한국피부미용사회중앙회충북지회, 충북화장품산업협회, 에스코스메틱, ㈜씨스코비디, ㈜준오뷰티, 그리고 다양한 기업 및 기관과의 협약을 통해 학생들은 실무 경험과 지식을 쌓을 수 있다. 5. 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미래 지향적 교육 뷰티메디컬학과는 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학생들에게 미래 지향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화장품 회사에서는 화장품 및 장학금을 기부하여 학생들의 인력 양성에 기여하고 있으며, 충북 농업기술원, 충북 테크노파크 바이오센터, 4D 바이오 소재 융합센터,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라파로페, 충북대 등과의 현장실습을 통해 학생들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뷰티메디컬학과 문지선 교수는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산학협약을 통해 실무 경험을 제공하고 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하여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성공적인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 학과는 미래의 뷰티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학생들의 성공을 함께 이루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중원대학교 뷰티메디컬학과는 학생들의 꿈과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학생들의 성공을 지원하고 있다. 뷰티와 메디컬의 융합으로 미래의 아름다움과 건강을 위한 전문가로 성장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최상의 교육과 경험을 제공한다. 문지선 교수는 "뷰티메디컬학과는 뷰티와 메디컬의 경계를 넘어, 미래의 아름다움과 건강을 위한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우리의 학문적 역량과 현장 경험은 학생들에게 미래의 성공을 위한 강력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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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16
  • [문화재지킴이기자단] 전국 청소년문화재지킴이, 학교(동아리) 지도교사 워크숍 성료
    [교육연합신문=박지환 학생기자] 청소년문화재지킴이를 운영하고 있는 국제교류문화진흥원(원장 유정희)은 9월 13일(수) 청소년문화재지킴이 동아리 지원사업 지도교사 워크숍을 진행했다. 워크숍은 총 3부로 진행됐으며 1부는 학교 동아리 성과를 공유하는 시간, 2부는 한국문화재지킴이단체연합회 경기·인천권 신영주 센터장의 ‘문화재지킴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강의, 3부는 청소년문화재지킴이 결과보고와 한마당 행사 안내로 진행됐다. 본 워크숍에 참여한 12개 학교 지도교사들의 성과 발표는 청소년문화재지킴이 동아리 활동이 4개월 만에 이뤄졌다고는 믿기 힘들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강릉문성고등학교 박인순 교사는 “여름방학 캠프를 활용해 학생들과 일본에 다녀왔다. 학생들이 일본에 대해 편파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기도 했는데 백제와 일본의 문화 교류를 배우며 이웃나라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태광고등학교 우헌석 교사는 “‘교과서 속 문화재 찾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문화재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됐고 문화재를 찾기 위해 교과서를 열심히 읽는 효과까지 나타냈다. 동아리의 날 행사에서는 교과서 속에서 찾은 문화재인 연등을 직접 만드는 체험 부스를 운영했고, 문화재 카드 뒤집기 게임을 진행해 동아리원이 아닌 다른 일반 학생들에게도 문화재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성암국제무역고등학교 김형주 교사는 ”동아리원들과 함께 학교 주변에 있는 4.19묘지를 답사하고 환경정화도 하고 있다. 사회문제를 탐구하는 동아리로서 문화재 관련 이슈 중 문화재 고도 제한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펼치기도 했으며 학생들이 직접 문화재 그림을 그리고 직접 디자인하는 문화재 도감 만들기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학생이 그렸다고는 예상하지 못할 만큼 수준 높은 그림 실력으로 반가사유상 등 우리에게 친숙한 문화재부터 도자기까지 아름다운 우리나라 문화재를 디지털 파일로 만들고 있으며 결과보고에 반영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드론으로 촬영하는 지역의 역사, 교내 기자단과 교지에 싣는 문화재지킴이 활동, 교과 과목에 포함할 문화재지킴이 등 실질적으로 문화재 알리기에 도움을 주는 여러 활동이 기획되고 있는 등 다양한 문화재지킴이 활동으로 청소년들의 문화재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청소년들의 창의력이 돋보인 활발한 홍보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동아리 지원사업 중간보고 및 지도교사 워크숍 이후 학교 동아리 활동은 오는 11월 4일(토) 대전 효문화마을에서 한마당 행사를 통해 전국의 청소년문화재지킴이의 활동을 공유하고 우수 활동자에게 시상을 하는 행사로 계획하고 있다. ‘청소년문화재지킴이’는 조상들이 물려준 소중한 문화재를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알고, 찾고, 가꿈으로써 문화재의 현재적 의미를 널리 공유하고, 문화재의 공동체적 가치를 함께 나누기 위한 현장봉사활동을 말한다. 청소년문화재지킴이 활동은 문화재의 가치를 새롭게 돋보이도록 하는 창의적 활동으로 문화재와 문화재 주변 정화 활동 및 모니터링 활동, 문화재 홍보, 해설 및 교육활동, 문화재 화재 감시 및 순찰 활동, 문화재 카드뉴스, 스토리텔링, SNS 홍보와 같은 활동이 포함된다. 올해 청소년문화재지킴이 활동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청소년, 또는 단체는 청소년문화재지킴이 홈페이지 (www.청소년문화재지킴이.net)에서 9월 21일까지 4차 위촉 신청을, 11월 23일까지 5차 위촉 신청을 한 뒤, 문화재청장으로부터 위촉을 받고 활동을 진행하면 된다. 더 자세한 정보는 청소년문화재지킴이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국제교류문화진흥원(Tel: 02-3210-3266) 문의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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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15
  • [김홍제의 목요칼럼] 진정한 교권 회복은 교사에 대한 자존감 존중부터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교육부 발표에 잠시 어리둥절했다. 바로 전날까지 파면, 해임 등 중징계와 학교장에 대한 고소 고발을 언급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교육부였다. 교육부는 9월 4일 연가, 병가를 불법 집단행동으로 규정하여 중징계를 언급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교사들의 순수한 추모의 마음과 교권회복에 대한 열망을 가진 교사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절박한 마음을 이해한다고 했다. 불법집단행동이 갑자기 순수한 추모와 절박한 마음의 표현으로 둔갑했다. 법적용이 애초 무리였다고 발표했다면 차라리 이해하기 쉬웠다. 정부의 대응에는 합리적 대안보다 겁주고 무시하고 달래는 모습이 엿보인다. 8월 28일의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은 의도가 무엇인가. 연가, 병가에 대해 교사에게 사형과 같은 파면, 해임을 천명한 정부였다. 20만 명이 넘는 교사가 모이자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도대체 법과 원칙이 며칠도 안 되어서 어떤 근거도 없이 이렇게 변할 수 있단 말인가.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이제야 교사들의 추모를 이해한다고 하고 불법집단행동 엄정 대응에 대한 어떠한 소명도 없는 것이 어리둥절했다. ‘무명교사 예찬사’와 ‘어느 무명교사의 기도’를 인터넷에서 찾아 다시 찬찬히 읽어 본다. 교사는 돈을 많이 벌거나 권력이나 큰 명예를 얻는 직종이 아니다. 양심껏 하자면 너무도 어려운 직업이 교직이다. 교사는 양심과 자존감과 사명감으로 사는 전문직이다. 교사는 자존감으로 학생을 교육하고 교사로서 긍지를 가지고 보람을 느끼며 산다. 교사에게 자존감은 유일한 생명의 끈이다. 존중은 들어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만나주는 것에서 출발한다. 성의 있게 만나고 진지하게 듣고 해결책을 논의하고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하는 길이다. 정기적인 학생, 교사, 학부모, 관리자 협의를 해야 한다. 문제를 발견하면 해결하면서 대안을 세워 더 높은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적당히 타협해서 넘어가기보다 문제점을 발전의 디딤돌로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교사의 자존감을 키워주는 정책을 고민하고 입안해서 실현해야 한다. 교사에게 평가권을 확대해야 한다. 기계가 대입을 채점하는 나라에서 창의성을 기대할 수 없다. 교사에게 수업에 대한 자율권을 넓혀 주어야 한다. 국가주도의 교육과정은 최소화해야 한다. 지역과 학교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 편성을 확대해야 한다. 교육에 전념하게 해야 한다. 안전, 상담, 행정, 민원에서 벗어나게 하는 방법이 불가능하지 않다. 수업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전문성을 위해 5년 단위로 전문성 점검과 연수를 강화해야 한다. 높은 청렴의 기준에 적합하지 않는 교원은 교단이 아닌 다른 곳에 있게 해야 한다. 친환경, 공동체, 협력, 예술, 지역, 컴퓨터에 대한 교사의 관심을 증가시켜야 한다.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현재 교육의 많은 폐단은 원인이 분명히 존재한다. 입시경쟁도 큰 원인이지만 첫 단추는 교사의 자존감 회복에 있다. 교육현장은 교사에게 자긍심과 자존감을 지켜주고 학생에게는 잠재력을 키워주는 곳이어야 한다. 교사가 자존감이 없다면 교육이 설 수 없다. 교육이 서지 못하면 나라도 서지 못한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예술진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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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14
  • [오피니언리더스] 법률사무소 해오 대표변호사 이성문…"연제구 행복을 위해 봉사"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자] 빠른 변화와 일시적인 관계로 정의되는 세상 속에서 공동체의 본질이 모호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결같이 지역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고, 긍정적인 변화와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민선 7기 부산시 연제구 구청장을 역임했고 법률사무소 해오의 대표변호사 이성문은 연제구 지역사회의 모범이 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이성문 변호사의 여정은 고향을 향한 그의 변함없는 헌신을 증명한다. 서울에서 대학을 마치고 결혼을 한 그는 2009년 자신의 뿌리인 부산으로 돌아와 자랑스러운 연제구민이 되기로 했다. 그에게는 이 결정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느껴졌고, 지역과의 깊은 유대감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세상 속에서 그가 가끔 서울을 방문할 때면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번화한 거리와 활기찬 젊은이들의 문화는 한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구통계학적 변화를 잘 보여준다. 부산에서는 비교적 젊음을 느끼지만 서울 지하철 플랫폼에 발을 내딛는 순간 중년의 신분을 자각하게 된다. 통계에도 반영되고 도시 분위기에서도 느낄 수 있는 젊은 층의 부산 이탈은 그에게도 고민거리다. 부산의 활력은 젊은 인구를 유지하는 데 달려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이러한 인구 구조 변화의 함의를 잘 알고 있다. 그는 부산에 활력을 불어넣어 다음 세대까지 번영할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다는 신념을 진심 어린 성찰로 표현하고 있다. 이성문 변호사의 지역사회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는 한 가지 인상적인 사례는 페이스북 친구로부터 받은 진심 어린 선물이었다. 그의 법률 자문을 받은 한 사람이 이 변호사 도움의 영향력을 인정하며 ‘손열음’의 친필 사인이 담긴 음반을 보내온 것이다. 이 선물은 친절의 가치와 관대함의 파급 효과를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 그는 법조계 외에도 거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자원봉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는 자원봉사가 이타심에 뿌리를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음속 깊은 곳까지 채워주는 강력한 행위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봉사를 통해 얻는 만족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라고 말하며, “그 어떤 돈으로도 이 느낌을 따라갈 수 없다”라고 강조한다. 또한, 이 변호사는 연제구 내 환경과 야생동물 보호에도 관심이 있다. 도시 환경에서 인간과 공존하는 두꺼비, 도롱뇽과 같은 생물들의 복지에 대한 그의 관심은 도시 환경으로까지 확장된다. 그는 공존의 중요성과 평화롭고 조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있어 공존의 역할을 강조한다. 연제구청장 재임 시절 두꺼비 생태 조사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고, 최근 연제구청이 두꺼비 생태 조사를 시작한 것에 대해 찬성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번 조사가 도롱뇽에 관한 연구로까지 확대돼 지역 내 환경 보전 노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희망했다. 아 변호사는 가덕 신공항 건설, 고리 원자력 발전소 핵폐기물 저장소 등 지역 현안들이 지역 경계를 넘어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지역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 책임감 있는 의사결정과 시민의 열망을 대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계절이 바뀌면 연제구는 동네 축제와 마을 교육공동체 행사로 활기가 넘친다. 주민들이 직접 기획한 이러한 모임은 단합과 소속감의 힘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는 이러한 축제를 통해 이웃과 소통할 기회를 소중히 여기며 자신이 봉사하는 지역사회의 따뜻함과 환대를 되새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이성문과 같은 사람들은 안정의 기둥이자 공동체 정신의 수호자 역할을 한다. 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지역사회를 가꾸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영감을 주고, 공동체의 유대가 끊어지지 않고 행복이 지속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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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피니언리더스
    2023-09-13
  • [육우균의 周易산책] 소과는 작은 것의 큰 울림이다(뢰산소과)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대상전에 뢰산소과괘를 보면 ‘산 위에 우레가 있는 모습이다. 우레라는 작은 것이 산을 울려 천지가 진동하는 모습으로 작은 것이 큰 것을 제압하는 것이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소과의 삶을 살아야 한다. 소과의 삶이란 작은 것에 있어서도 지나칠 정도로 공손, 절약, 검소하는 모습이다’고 되어 있다. ‘뢰산소과(雷山小過)’의 ‘소과(小過)’는 ‘작은 것의 지나침’, ‘지나간다’, ‘초과하다’의 의미다. 뢰산소과의 상황 속에서는 과잉 의욕을 버려야 하고 확대와 전진을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 제각기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능력을 절약하면서 일상생활과 그 주변의 작은 일에 착실하게, 소심하게, 작게 살아가는 것이 안전하고 현명한 것이라는 지혜를 준다. ‘작은 것의 지나침’이 큰 것을 파괴한다. 물방울이 커다란 바위를 뚫는 상황이다. 바위를 깨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우선 바위 위에 서너 개 정도 구멍을 낸다. 그런 다음 나무 조각으로 구멍을 메운다. 그 나무 조각에 물을 준다. 하루 정도 지나면 바위가 깨져 버린다. 물에 밴 나무 조각들이 팽창해 그런 결과를 얻는 것이다. 우리가 거대한 일을 계획하지만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뇌가 모르게 아주 작게 시작해야 한다. 예를 들면 108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하루에 1배씩만 하는 것이다. 뇌가 모르게. 뇌가 알면 힘들어서 실행을 안 한다. 우리의 뇌는 고통스러운 것을 의식적으로 피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그러니까 뇌가 모르게 아주 작은 실천을 한다. 모든 일이 그렇다. 10kg 다이어트 하기, 100일 기도, 종잣돈 100만원 만들기 등등. 작은 것 하나 얻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니 조금씩 실천해야 한다. 나의 뇌가 모르게, 아니면 습관이 될 때까지 나의 뇌와 싸워야 한다. 습관이 무섭다. 습관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다. 불교에서는 찰나와 영겁을 이야기한다. 순식간, 별안간, 삽시간보다 더 짧은 시간의 단위가 바로 찰나(刹那)이다. 찰나는 75분의 1초에 해당하는 극히 짧은 시간인데 인도어인 ‘크사나’를 한자로 옮긴 것이다. 불경에 의하면 사람 둘이 명주실을 양끝에서 잡아당긴 후 명주실을 칼로 끊으면 그 순간에 64 찰나가 존재한다고 한다. ‘순식간에 아침이 찾아오고 삽시간에 점심이 지나는가 싶더니 일을 해보려는 찰나에 또 하루가 지나간다.’ 찰나의 반대말은 영겁(永劫)이다. ‘겁’은 인도어인 ‘칼파’를 한자어로 옮긴 것인데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긴 시간 단위이다. 천지가 한번 개벽한 다음 다시 개벽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선녀가 돌산을 백년마다 한 번씩 옷을 스쳐 돌산이 전부 닳아 없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영겁은 그야말로 끝이 없는 영원한 시간이다. 찰나와 영겁은 문학작품에서 단골 메뉴가 된다. 고은의 선시집 『순간의 꽃』에 있는 「그 꽃」을 보자. 짧은 시이니 전문을 감상해 보자.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우선 길이가 짧다. 우리나라에서 쓴 시 중 가장 짧다. 헤밍웨이가 쓱 써서 건넸다는 전설의 여섯 단어 소설이 있다. “아기 신발 있음. 한 번도 신은 적 없음.” 또는 “팝니다 : 아기 신발. 사용한 적 없음.”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 여섯 단어로 이루어진 문장에 불과하지만 이 안에는 그 자리에 있었던 친구들을 울려 버릴만한 많은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 사용한 적 없는 아기 신발을 판다는 뜻은 아기가 유산 또는 사산되었거나 걸음마를 떼기 전에 요절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도 모자라 이 신발을 팔아야 할 만큼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것을 뜻한다. 헤밍웨이가 썼느냐 안 썼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본질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지관(止觀). 그치면 보이는 것이란 뜻이다. 모든 것을 보기 위해서는 보는 것을 그쳐야 한다는 명언이다.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가 한 말 “내가 여기 보고 있는 것은 껍질에 지나지 않아.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유지되듯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실제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반야심경에 ‘안이비설신의’라고 말했다. 안(眼)은 가장 믿을 수 없는 감각기관이다. 그렇게 이(耳), 비(鼻), 설(舌), 신(身)(피부를 말함), 의(意)(의식을 말함)의 순서로 믿음의 감각기관이 나아간다는 것이다. 즉 의식이 가장 믿을 만한 감각기관이라는 것이다. 의식은 한 번 익히면 절대 바꾸기 힘들다. 그래서 이념, 신념, 사상 등이 중요하다. 고은의 시 「그 꽃」으로 돌아가자. 이 짧은 시의 내용은 간단하다. 산에 오를 때는 보지 못했던 꽃을 내려갈 때 보게 됐다는 것이 내용의 전부이다. 이 시를 읽을 때마다 함께 생각나는 것이 성경의 “너희가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며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마가복음 8:18)”의 구절과 “마음이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한다.”는 『대학』(전7장)의 구절이다. 모든 것을 보면서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우리는 삶의 많은 부분을 놓치며 살고 있다. 이 시에서나 성경⋅대학의 구절에서나 ‘본다’는 것은 단순히 눈에 비친다는 뜻은 아니다. 어떤 존재를 의미 있는 존재로 인식한다, 깨어있다는 것이 여기서 말하는 ‘본다’의 의미와 가까울 것이다. 화자가 산을 오를 때도 그 꽃은 분명 같은 자리에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화자도 그 꽃을 보았을 것이다. 다만 무심코 지나쳐 갔기에 꽃이 있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을 뿐. 화자는 산에서 내려올 때에 비로소 그 꽃을 보게 된다.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뇌로 보는 것이다. 보이는 것이 보는 것이 아니다. 의식해야 보는 것이다. 평소에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것을 어느 순간 알게 되었을 때 마음을 흥분시키고 새롭게 하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순간이 영원이 되는 경험’, ‘찰나가 영겁이 되는 경험’ 말이다. 그런데도 인생의 많은 순간을 우리는 깨어있다고 생각하고 마치 모든 것을 보고 있다는 듯이 행동하고 있지는 않은가. 작은 것 하나에 만족할 줄 아는 삶이 진짜 아름다운 것이다. 뢰산소과괘를 보면서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 본다. 모든 화려하고 성대한 것은 작고 견실한 기초 위에서 이루어진다. 하늘 높이 거만하게 버티고 선 거대한 고층 건물도 센티미터와 밀리미터로 계산되는 작은 점과 선으로 그려진 치밀하고 차근차근한 설계도에서 생겨났으며, 바다를 가로막고 있는 거창한 방파제도 하나하나의 돌과 한 줌의 모래와 시멘트의 누적인 것이다. 작고 견실한 것을 누가 감히 경멸할 수 있단 말인가. 어두운 밤이 오면 내일을 위하여 푸근히 단잠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하늘만 쳐다보고 걷다간 넘어지기 마련인 것이다. 젊어서 넘어지는 것은 그래도 낫다. 다시 일어설 수 있으니까, 나이 들어 넘어지면 병상에 누워 있어야 하고 누워 있다 보면 욕창이 나고 척추가 휘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찾아온다. 하늘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된다. ‘늙을수록 하늘을 보지 말고 땅을 살피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아래로 침착하게 발을 살펴 확고하게 두 다리를 세운 뒤라야 먼 산도 바라볼 수 있고 하늘도 쳐다볼 수 있지 않겠는가.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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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11
  • [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그들은 무엇을 보았나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는 예언을 피하고자 떠난 길에서 우연히 만난 한 남자를 죽이고, 또 우연히 만난 여자와 결혼을 한 테바이의 왕 오이디푸스, 나중에 그가 죽인 남자가 자신의 아버지였고, 자신의 아내가 예언에 등장하는 자신의 어머니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자신의 눈을 찔러 장님이 되어버린 오이디푸스 왕의 비극을 다룬 소포클레스 작 <오이디푸스>는 그리스 비극을 처음 접해본 나에게 무척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이후 서양 고전을 공부하는 동안 그리스의 비극이 실타래처럼 조금씩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때 만난 그리스 비극작품들이 정교한 나무틀처럼 짜임새 있게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테바이를 공격한 일곱 장수>는 오이디푸스 왕의 저주와 가문에 내려진 몰락을 이야기하고 있다. 오이디푸스 왕이 장님이 되어 테바이를 떠날 때 그의 딸 안티고네는 오이디푸스를 부축하며 먼 길을 동행하지만, 두 아들이었던 에테오클레스와 폴뤼네이케스 형제는 오이디푸스의 저주에 따라 서로를 죽이는 비극을 맞는다. 에테오클레스와 폴뤼네이케스 형제가 왜 다투었는지, 무슨 연유로 서로를 죽고 죽이는 불행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고전기 그리스인들에게 전쟁이란 자연스러운 과정이었으며, 독립과 우월성의 확보를 위한 경쟁심의 표현이었다는 사실이다. <테바이를 공격한 일곱 장수> 이야기의 시작은 에테오클레스의 전쟁 준비와 여섯 장수들, 그리고 폴뤼네이케스의 공격으로 시작한다. 오이디푸스의 아들 폴뤼네이케스는 에테오클레스에 의해 테바이에서 추방당하는데, 이후 복수를 위해 아르고스의 왕 아드라스토스의 부마가 되어 여섯 장수들과 함께 테바이를 공격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에테오클레스의 의해 추방된 형제, 결국 테바이를 공격하는 폴뤼네이케스의 입장에서 봤을 때 에테오클레스와 테바이는 악랄하고 매정하여 혈육의 정도 쉽게 끊어버리는 국가와 인물을 묘사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이야기의 시작점에서 에테오클레스와 그의 전사들은 상당히 겸손하고 용맹하며 경건한 인물들로 묘사되고 있다. 게다가 특별한 직책이라고 보기 어려운 정찰병조차도 에테오클레스를 향하여 굳은 신뢰와 믿음을 갖고 대하고 있다. 에테오클레스의 지도력과 그를 대하는 백성들의 심리가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시민들이여, 카드모스의 자손들이여, 국가라는 배의 갑판에 앉아 잠이 와도 눈을 감지 않고 키를 잡으며 국사를 돌보는 이는 시의 적절한 말을 해야 하오. -<테바이를 공격한 일곱 장수> 1행 에테오클레스 님, 카드모스 자손들의 가장 탁월하신 왕이시여, 저는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적진에서 오는 길이며, 그곳에서 일어난 일들을 직접 목격했습니다....(중략)... 저는 앞으로도 충실한 주간 정찰병으로서 예의 주시할 것인즉, 그대는 성문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해 확실한 보고를 받음으로써 피해를 입지 않으실 것입니다. -<테바이를 공격한 일곱 장수> 에테오클레스를 향한 정찰병의 보고 애국심으로 무장하여 도시를 보호하려는 지도자의 자질을 보여주는 에테오클레스의 모습과 달리, 추방당한 자의 입장이긴 하지만 폴뤼네이케스와 그의 병사들은 개인적인 복수심으로 모국을 정복하려는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의 어리석음을 보여준다. 전쟁의 함성이 온 도시에 울려 퍼지고, 우뚝 솟은 파멸의 그물이 도시를 죄는구나. 남자는 남자를 창으로 맞혀 죽이고, 갓난아이들의 어머니들은 가슴에 안긴 채 죽은 젖먹이들을 위해 울며불며 피눈물을 흘리는구나. 약탈하는 무리들이 한패가 되어 싸돌아다니니, 약탈한 자는 약탈한 자와 어우러지고, 빈 손인 자는 빈 손인 자를 부르네. 동반자를 갖고 싶어서, 같은 몫이나 더 많은 몫의 전리품을 갖고 싶어서. -<테바이를 공격한 일곱 장수> 345-355행 극의 구도는 에테오클레스와 테바이가 도덕적으로나 성격적 품위에 있어서 폴뤼네이케스와 여섯 장수들보다 훨씬 우호적이고 우월한 인물이며 국가임을 암시하고 있다. 그런데 전쟁의 결말은 두 형제의 죽음으로 끝이 난다. 복수심에 휩싸여 어머니의 도시를 파괴하려는 자의 옳음도, 애국심과 겸손함을 통해 우월함을 보여준 자의 옳음도 아무런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그들은 뒤에 남은 자들에 의해 '제 집의 담을 허문 자(883행, 폴뤼네이케스)'와 '독재의 쓴 맛을 본 자(884행, 에테오클레스)'라는 오명을 얻은 채, 어깨를 나란히 하여 하데스의 정문으로 당당히 걸어 들어갔다. 그리스 시대에 전쟁은 빠질 수 없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었으며, 독립과 우월성의 확보를 위한 경쟁심의 표현이었다고 앞서 밝힌 바 있다. 백성들에 의해 존경받는 왕으로 등장한 에테오클레스는 사후 '독재의 쓴 맛을 본 자'라는 오명을 남긴 것으로 보아 민주주의를 가장한 파시스트, 즉 참주정치에 대한 열망을 가진 자의 독선적 위선을 표명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반면에 폴뤼네이케스는 그런 에테오클레스를 향한 경쟁의식을 가진 자로 권력에 대항하며 도전하는 자의 모습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두 형제의 죽음은 권력투쟁의 비극적인 결말을 드러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참주정치에 대한 열망으로 인한 내전의 발발 위기를 설명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캄뷔세스 이후 가장 위대한 왕으로 군림하였던 다리우스 1세는 군주정치를 주장하였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그의 말이 옳았다. 제3대 샤한샤로 페르시아를 다스린 다리우스는 세계 최강대국으로 페르시아를 이끌었다. 그러나 전쟁보다 대화, 경쟁보다 평화가 우선시 되는 지금은 기원전 시대에 비해 많은 부분이 다르다. 민주주의가 우선시 되는 이유다. 민주주의는 개인의 독선, 혹은 봉건적 사고방식과 제도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을 때 온전한 형태를 갖추기 때문이다.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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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09
  • [김홍제의 목요칼럼] 관심이 없으면 보이지 않는다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생애 네 번째 차를 엊그제 계약했다. 고민 끝에 어떤 차량을 구입하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내가 사려던 차량 종류만 눈에 보였다. 신기했다. 거리에서, 아파트 주차장에서 같은 종류 차는 계속 눈에 들어왔다. 며칠 동안에 내가 계약한 종류 차량들이 늘어난 것은 당연히 아니다. 관심이 없으면 있어도 보이지 않고, 관심이 있으면 안 보이던 것도 선명하게 보인다. 오래 전 주번교사 제도가 있을 시절이었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교내 휴지가 주번교사만 되면 보였다. 물론 주번교사가 끝나면 많던 휴지는 내 눈에 보이지 않았다. 디스크 증세로 병원에 오래 다닌 적이 있다. 허리가 아플 때는 허리환자만 보였고 치아를 치료할 때는 치과환자만 보였다. 위장이 좋지 않을 때는 세상 사람이 위장병환자로 보였다. 허리가 아플 때는 허리가 건강에 제일 중요해 보였고 위장이 아플 때는 위장이 제일 중요해 보였다. 허리, 치아, 위장이 치료가 되고 나면 세상은 다시 전과 같았다. 세상 사람들은 달라진 것이 없는데 내 관심에 따라 사람들이 다 허리환자, 치과환자, 내과환자로 보였다가 사라졌다. 생존을 위해 나와 관계된 것에 관심이 가게 마련이다. 관심의 총합이 정체성을 보여준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내가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 살펴보면 된다. 모든 일에 관심을 가질 수는 없다. 에너지를 집중해야 해결이 가능하다. 문제는 나에 대한 집중이 지나치다는 점이다. 부자, 출세. 존중받는 지위, 건강, 편안함. 값나가는 집과 옷, 귀찮지 않은 것 등을 위해 자신의 관심을 집중한다. 살인예고, 칼부림, 묻지마 폭행, 악성민원은 예고편이다. 지옥의 바닥은 끝이 정해져 있지 않다. 옆에 누군가 굶든 말든, 괴로워하든 말든, 죽든 말든 관심이 없다면 그 힘겨운 대상들은 보이지 않는다. 힘겨움으로 집에서 죽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회로 나와 분노를 표출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다친다. 관심은 남에게도 적절하게 배분해야 한다. 행복하고 안전한 삶이라는 것은 나만 편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주변이 썩어가고 오염되어 있다면 내 삶은 안전하지 않다. 자신은 죽어가고 썩어가고 있는데 주변은 싱싱하고 웃으며 사는 것을 보면 흉기를 들고 거리에 나설 수도 있다. 낮은 곳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외로운 사람, 실직한 사람, 보호자가 없는 아이, 삶이 무의미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의롭지 못한 행위에 비판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런 관심들이 등불처럼 모여서 세상을 밝힐 것이다. 나만을 위한 욕심은 세상을 어둠에서 구하지 못한다. 나만을 위해 살라는 것도 아니고 타인과 사회를 위해서만 살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상식이 통하는 사회,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위해서 나와 타인에 대한 관심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내 입만을 위해 살면 내 팔이 다쳤을 때 굶어 죽는다. 사회구성원들은 팔이 불편한 사람들 입에도 먹을 것을 넣어주는 관심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인간사회다. 주변에 힘든 사람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가. 관심이 없다는 말이다. 힘든 사람들은 어제도 오늘도 주변에 많다. 관심이 없으니 보이지 않을 뿐이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예술진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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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08
  • [육우균의 周易산책] 나아감은 모험의 시작이다(화지진)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대상전에 화지진괘를 보면 ‘태양이 처음 땅에서 솟아올라 점점 올라가면서 밝아지는 모습이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스스로 자기에게 구유되어 있는 밝은 덕을 밝게 한다.’고 되어 있다. ‘화지진(火地晋)괘’의 ‘진(晋)’이란 ‘나아간다’는 의미다. 해가 떠오르니 만물이 해와 더불어 점점 성대해지는 것을 말한다. 아침 해가 떴으니 서서히 모험을 떠나라. 화지진괘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 최근에 나온 『슈퍼 토끼』(유설화 저, 책 읽는 곰, 2020)다. 다음은 유설화님이 쓴 『슈퍼 토끼』 와 『슈퍼 거북』의 두 작품을 필자가 재구성해 본 이야기다. 우리가 잘 아는 동화 「토끼와 거북」의 뒷이야기다. 경주에서 진 그 토끼는 어떻게 되었을까? 슈퍼 토끼가 들려주는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법! 거북이가 느리다고 얕잡아 보다가 경주에서 진 토끼는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다른 동물들에게 웃음거리가 되었다. 다시는 달리기를 안 한다고 결심한 토끼는 달리는 법을 잊어버릴 정도로 자기 몸을 망친다. 배불뚝이가 되어 한없이 자신감을 잃어버린 토끼는 땅만 보고 다닌다. 한편 경주에서 이긴 거북이는 행복했을까? 처음에는 어리벙벙했을 것이다. 그런데 역시 다른 동물들이 “그거 속임수로 이긴 것 아니야.”,“어떻게 거북이가 토끼를 이길 수 있니”하는 소리를 듣는다. 거북이는 몹시 자존심이 상했다. ‘그 경주는 아주 정당했고, 나는 성실히 경주에 임했어’라고 생각하며 고립감이 빠졌다. 토끼와 거북이 모두 그 경기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그래서 재경주를 하기로 했다. 결과는 물론 그동안 이를 간 토끼가 승리했다. 토끼는 기뻐했고, 거북이는 재경주에 지고 집으로 돌아와 마음 편히 잠을 잤다. 이 동화는 아동을 위한 동화지만 어른을 위한 동화라 해도 무방하다. 현대인은 외부의 평가에 민감하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기대를 생각하면 나로 살기보다는 그 시선에 맞춰서 살게 된다. 한없이 위축되고 실망하면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기고 산다. 나답게, 내 모습 그대로 살기가 쉽지 않다. 진짜 자기 모습으로 살지 못할 때의 우울감과 고립감은 자신을 더욱 외딴 섬에 유배시킨다. 이렇게 해서 자기 자신을 잃게 된다. 자신을 위한 삶을 살지 못한다. 그래서 토끼와 거북이는 재경주에 합의한다. 물론 경주 자체가 토끼에게 유리하고 거북이에게 불리하다. 결국 유리한 토끼가 이기고, 불리한 거북이가 진다. 이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 당연한 결과가 남들의 입장이 아닌 자신들의 입장에서 치른 경주였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첫 경주에서는 토끼와 거북이 모두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다. 토끼는 이길 수 있는 경주였는데, 자신의 자만심, 겸손의 부재 등을 책망했을 테고, 거북이는 이겼지만 자신의 성실함에 흠집이 잡혔다. 속임수를 썼을 것이라는 주위의 의심을 받는 존재라는 책망 속에 고립감을 느꼈을 것이다. 남의 존재를 너무 의식하는 삶을 살지 말자. 그보다는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자. 남을 위한 삶과 자신을 위한 삶 중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에 대한 전문가는 나 자신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현재의 평가에만 휘둘리는 사람은 불행해진다. 여기 김현숙님의 「모과」라는 시가 있다. 짧으니 전문을 보자. 하느님이 물었지. 얼굴을 가질래? 향기를 가질래? 난 향기를 가지기로 했어. 자, 맡아 봐. 내 향기! 왜 우리가 남의 기대대로, 남의 말대로 살지 않고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단적으로 말해주는 시라 생각한다. 틀에 박힌 ‘어떤 모습’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자유로움’으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타인들의 시선과 틀에 얽매이지 않고 좀 더 자유롭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살아야 하지 않을까? 화지진괘는 태양의 밝음을 닮은 괘이다. 스스로 자기에게 구유(具有)되어 있는 밝은 덕을, 태양이 온 누리를 밝게 비추듯이, 아가페적으로 타자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태양과 달은 모두 밝다. 태양은 낮에, 달은 밤에 밝다. 그러나 둘의 차이도 있다. 태양의 밝음은 그 자체로 가지고 있는 밝음이고, 달은 타에 의지한 밝음이다. 인간의 덕성은 존재 그 자체의 고유한 덕성이다. 자신의 덕성이 뭔지도 모르고 모두 ‘얼굴’을 가지려고 할 때, 자신의 고유한 덕성이 무엇인지를 알고 향기를 가질거라는 ‘모과’의 선택은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실현한다. 그래서 세상에 밝은 향기를 가득 내뿜는다. 화지진괘는 스스로 빛을 밝히는 반딧불이처럼 내 안에서 내가 생산해낸 쾌락의 소중함을 깨닫고 타인들의 시선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지혜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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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04
  • [기관탐방] 부산예술대학교 배움이 Onda 평생교육원 개원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자] 9월 1일 오후 부산시 남구 대연동에 있는 예술 교육 기관인 부산예술대학교(총장 안원철)가 배움이 Onda 평생교육원(원장 이덕희)을 그랜드 오픈하며 유구한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캠퍼스 도서관에서 열린 개원식에는 박재호, 박수영 지역 국회의원과 박미순 남구의회 의장을 비롯한 귀빈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번 행사는 부산예술대학교가 문화예술계의 리더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안원철 총장은 개회사를 통해 창의와 혁신, 예술적 표현의 허브로서의 기관의 비전을 밝혔다. 평생교육원 사명의 핵심은 다양한 관심사와 열망에 부응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이다. 커리큘럼은 문화 예술 과정, 자격증 과정, 생활 건강 과정의 세 가지 주요 영역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러한 다양성은 예술 교육은 사전 경험이나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대학의 신념을 반영했다. 문화 예술 과정은 예술에 관한 포괄적인 탐구를 제공한다. 회화부터 음악과 연극에 이르기까지 참가자들은 숙련된 강사의 지도로 자신이 선택한 매체를 탐구할 수 있다. 센터의 최첨단 시설은 창의력과 기술 개발을 촉진하도록 설계됐다. 자격증 과정은 인증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요즘, 이 센터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실무 능력을 갖출 수 있는 다양한 자격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다양한 과정을 통해 흥미진진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다. 생활 건강 과정은 전인적 웰빙의 중요성을 인식한 생활 건강 과정이다. 이 과정은 소도구 필라테스 과정을 통해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하는 신체 활동의 독특한 조합을 제공한다. 국경 없는 글로벌 경제와 첨단 기술 발전으로 정의되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수준 높은 예술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부산예술대학교는 배움이 Onda 평생교육원을 통해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킬 준비가 됐다. 모든 개인에게 잠재된 예술적 재능을 키워내는 창조적 에너지의 도가니 역할을 할 것이다. 창의성에 뿌리를 둔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커리큘럼을 통해 예술과 문화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다. 배움이 Onda 평생교육원은 단순한 배움의 장소가 아니라 꿈을 일깨우고 키우는 곳이다. 예술적 네트워크가 정점에 도달한 부산예술대학교는 학생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창의력을 키우며 예술의 힘으로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공간에서 내일의 꿈이 오늘 펼쳐지고 있으며, 예술의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접근성이 좋고 활기차게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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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02
  • [전재학의 교육칼럼] 시련과 역경의 ‘교사 상처의 시대’, 신뢰받는 교사가 되려면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성격이 좋은 사람은 신뢰할 수 있을까?’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은 신뢰할 수 있을까?’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신뢰할 수 있을까?’ …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신뢰의 조건에 관한 단적인 물음들이다. 평소 행동이나 생각을 들어보면 좋은 성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분명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반대로 따뜻함이나 배려 같은 단어와는 거리가 멀 정도로 매사 자기중심적으로 이기적인 사람이지만 한번 내뱉은 말은 어떻게든 지키며 출중한 능력을 소유한 사람이 있다. 이 가운데 누굴 더 신뢰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성격이 좋다는 것만으로, 역량이 뛰어난 것만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는 없다. 그런데 우리는 아주 쉽게 성품이 좋은 사람은 신뢰할 만하고 능력이 뛰어나 신뢰할 수 있다고 단정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아무리 성격이 좋은 가족이라도 면허증이 없다면 운전대를 맡길 수 있을까? 덧붙여 어떤 사람과 함께 하면 어떠한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그를 신뢰할 수 있을까? 대답은 둘 다 'No'다. 따라서 신뢰에는 몇 가지 조건이 함께 한다. 그것은 바로 성품과 역량, 그리고 결과다. 왜 이렇게 신뢰 조건을 따지는가. 일찍이 동양의 고전 『논어』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의 가르침을 후세에 전한다. 이는 신뢰가 없으면 설(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 말을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무수히 많이 들어왔다. 그 누구도 우리의 삶에 있어서 그리고 인간관계와 일에 있어서 신뢰의 중요성을 부정할 수 없다. 신뢰는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없어선 안 되는 것이다. 현대와 같은 신용 사회에서 신뢰는 성공의 분명한 척도다.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깊은 신뢰를 획득할 수 있느냐는 얼마나 더 가치 있는 것들을 성취할 수 있느냐와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맺고 있다. 현재 우리의 교육을 보자. 공교육은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단적인 예로 2022년 26조 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한 사교육 공화국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물론 자녀를 더 좋은 역량을 갖추게 할 목적으로 그리고 다양한 보충학습 또는 능력계발을 위해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학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는 있다. 문제는 대부분 상급학교 입시를 위해 그리고 내신 성적을 높이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하는 현실 이면에는 학교 교육을 믿을 수 없다는 불신도 팽배해 있다. 여기에 더해 교사에 따라서는 수업의 진행을 학원에 다니는 학생을 기준으로 한다거나 진로⋅진학 상담에서 오히려 학원을 권장하는 교사가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교사가 학생을 학원으로 내모는 교육에선 희망을 걸 수도 없고 그 교사를 신뢰할 수도 없다. 최근 3년여에 걸쳐 우리의 교육은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을 겪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유치원, 초중등학교 나아가 대학교까지 대면(등교) 수업과 비대면(온라인) 수업의 병행이 그것이다. 미래에도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은 우리의 지구촌을 송두리째 뒤흔들며 더 큰 불확실성을 주도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며 생존하려면 미래 교육은 온라인 교육이 대세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최근 대한민국 교사는 온갖 시련과 역경을 감내하며 학교 교육에서 쌍방향 온라인 수업의 위상을 확립한 공적에도 불구하고 저평가 되고 오히려 교사의 모든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진실의 순간(the moment of truth)’을 겪었다. 학교에 따라서는 아이들에게 얼마만큼의 관심과 애정, 수업에의 열정과 실력, 그리고 진로⋅진학 상담자로서의 역량, 교육의 성과에 대한 믿음 등 교사를 향한 국민의 눈은 그 어느 때보다 집중되었다. 동시에 AI 교사와 인간 교사에 대한 비교와 평가도 자연스럽게 거론되었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를 내지 않음이 또한 군자가 아닌가!”라던 공자의 가르침처럼 이제 교사는 다시금 인간적 매력(성품)을 바탕으로 전문성(역량)에 대한 성장, 그리고 교육활동의 열정으로 인한 기대치(결과)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이 오늘날 교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편견을 불식시킬 수 있는 신뢰의 조건이라 믿으며 묵묵히 작금의 ‘교사 상처의 시대’에 이 모든 것을 포용한 채 사도(師道)를 걷는 이 땅의 교사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이 글에 담아 전한다. ▣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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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02
  • [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휴브리스, 어제까지의 영광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20대 중반 무렵부터 알고 지낸 지인이 있다. 그는 일단 이야기를 시작하면 부정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마흔을 넘긴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싸우는 모습만 보면서 자랐다고 이야기하는 그는 파트타임 외에 이렇다 할 일자리도 제대로 구하지 못했다. 나는 스스로를 운명론자에 가깝다고 이야기하지만, 때로는 운명보다 걷잡을 수 없는 교만이 스스로의 길을 패망으로 인도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그의 눈동자와 말투에서 확인하곤 한다. 크세르크세스가 이끄는 페르시아군대와 스파르타의 300명 장군들의 전쟁, 거친 전투 끝에 스파르타의 전사들이 장렬하게 전사하는 영화 '300'은 너무나도 잘 만들어져서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다. 책과는 다르게 엄청난 분량의 픽션을 가미하긴 했으나, 미디어 분야에서 논-픽션보다는 픽션이 훨씬 재밌고 스릴이 넘치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퀴로스, 캄뷔세스, 그리고 3대 샤한샤인 다레이오스로 왕위가 계승되면서 작은 속국에 불과했던 페르시아는 거대 제국으로 성장하였다. 그중에서도 페르시아의 3대 샤한샤였던 다레이오스는 왕으로 세움을 입기 전부터 왕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 인물이었다. 마고스(magus)의 반란을 저해한 7인의 인물들이 민중정치, 과두정치를 주장할 때 다레이오스는 군주정치를 주장하여 4인에게 찬성표를 얻었고, 페르시아의 왕이 되었다. 휘스타스페스의 아들 다레이오스는 그의 말의 탁월함과 그의 마부 오이바레스의 탁월함에 힘입어 페르시아의 왕위를 차지했노라. -헤로도토스 <히스토리즈 아포덱시스> 3권 88장 다레이오스가 366년간 페르시아를 다스리는 동안 페르시아는 크게 번성한 국가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다레이오스가 세상을 떠나면서 맏이였던 크세르크세스가 왕이 되어 페르시아를 다스리게 되었는데, 크세르크세스 왕이 재위하던 시기에 살라미스 해전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전투를 벌이게 된다. 세계 3대 해전 중 하나로 평가받는 살라미스 해전은 그리스 해군과 규모에서만 4배 이상 차이가 나는 페르시아 해군의 해상전투로, 그리스 군의 압도적인 승리를 일군 역사적인 해상전투다. 이 전투에서 페르시아는 그리스 연합군에 패하여 물러난 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데, 페르시아인들은 역사의 흐름 속으로 사라진 크세르크세스와 다레이오스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크세르크세스가 그리스와의 전쟁을 포기하려 할 때 그리스와의 전쟁을 부추기는 꿈을 꾸었다. 그런 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리스 원정을 포기했으나, 크세르크세스뿐만 아니라 크세르크세스의 옷을 입고 잠이 든 숙부 아르타바노스의 꿈에도 재차 등장하자 그리스 원정이 신의 선택이라는 믿음을 갖고 전투를 준비한다. 전쟁을 앞둔 시점에서 크세르크세스의 숙부인 아르타바노스는 가장 두려운 두 가지 적인 육지와 바다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폭풍우에서 안전할 수 있는 함대와 인간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며, 땅을 얻기 위해 노력할수록 기아에 시달릴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 아르타바노스의 주장이었다. 그런 아르타바노스를 향해 크세르크세스는 '이익은 매사에 숙고하는 자가 아닌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는 자에게 돌아간다'라고 이야기한 뒤 전투에 임한다. 페르시아인들에 등장하는 다레이오스의 혼령은 다르게 이야기한다. "이제야 내 모든 친구들을 위해 재앙의 원천을 발견한 것 같소. 그것은 내 아들이 영문도 모르고 젊은 혈기에서 저지른 짓이오. 그 애는 신성한 헬레스폰토스의 흐름을, 신에게 바쳐진 보스포로스의 흐름을 종인 양 사슬로 제어할 수 있기를 바랐소. 그 애는 해협의 물길을 억지로 바꾸고 망치로 두들긴 차꼬로 묶어 대군을 위해 대로를 닦았지요. 그 애는 인간인 주제에 어리석게도 모든 신들을, 심지어 포세이돈조차도 지배할 수 있으리라 믿었소. 내 아들이 정신이상이 아니고 무엇이겠소? 애써 모은 내 부가 아무나 먼저 잡는 사람의 먹이가 되지 않을까 두렵소." -<페르시아인들 743-752절> 아이스퀼로스 헤로도토스의 <히스토리아>에는 크세르크세스의 우유부단함과 어리석음에 대한 내용이 종종 발견된다. 일례로 페르시아의 여장군 아르테미시아의 '해전을 피하고 육로로 펠로폰네소스로 진격하는 것만으로도 왕의 뜻대로 될 것이다'는 조언을 달게 들으면서도 '그렇긴 하지만, 다수의 의견에 따르도록 하라'라고 지시함으로써 페르시아에 멸망을 안겨준 살라미스 해전의 결정적인 요인을 자처한다. 이후 아테네에서 퇴각하는 배 위에서 강풍이 불어 파도가 거세지자,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의 병사들에게 '내게 충성하는 자들은 내 목숨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버릴 줄 알아야 한다'라고 이야기함으로써 백성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게 하고,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키잡이의 목을 베게 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영화 <300>으로 유명해진 스파르테의 왕 레오디나스의 조카이자 영광스러운 승리자였던 파우사니아스는 페르시아를 점령한 이후 금과 은으로 만들어진 페르시아의 식기류와 식사를 맛본 뒤 "페르시아인들은 이렇게 호화로운 식사를 하면서도 우리의 빈약한 식사를 빼앗으러 왔구나."하고 이야기하였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발발하기 전, 아테나의 사절단은 전쟁을 두고 이렇게 이야기한다. "전쟁이 오래 지속되면 대개 우연의 지배를 받게 되어, 둘 중 어느 쪽도 사태를 제어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결과도 예측하지 못하면서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전쟁부터 시작하는 것은 일을 거꾸로 하는 것입니다. 행동이 앞서고, 피해를 보고 나서야 생각하기 시작하니 말입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1장 78-1, 아테네의 사절단> 전쟁을 막으려는 강대국 아테나이와 페리클레스의 연설과는 달리, 코린도스와 동맹국들은 전쟁을 통해 승리를 거머쥐고 아테나의 독주를 막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소국가들의 연합체를 만든다. 장장 27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끊이지 않는 전쟁은 훗날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지만, 투튀기데스의 말처럼 "일회성 읽을거리가 아닌 영구장서용으로 쓰여진 책"으로 쓰여졌고 아울러 고전으로 널리 읽히기에 망정이지, '전쟁사에 관련된 탁월한 서양고전'이라는 빛나는 이름 외에 어느 누구도 아름다운 결말을 맞이할 수 없는 비극적인 전쟁으로 남아 있다. 개인의 교만과 어리석음은 주변의 분위기를 흐리게 만들고 무리를 동조시킨다. 나비효과 butterfly effect처럼, 국가 간의 전쟁도 결국 어느 개인의 아집과 어리석음에서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죽고 죽이는 싸움, 누구 하나 승자가 될 수 없는 전쟁은 반기는 이 하나 없는 절망만을 남긴 채 사라져 버린다. 페르시아 왕의 마음속 깊은 곳에 가지고 있던 교만과 아집의 씨앗이, 세계적인 강대국이었던 페르시아를 지금의 작고 힘없는 국가로 만들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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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01
  • [다문화 특집] ① 버려진 한국 입양아들과 한국 다문화 사회
    [교육연합신문=유재관 기자] 몇 년 전 언론 보도자료에서 한국 입양아로 성공한 인물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한국 입양아 출신 34세 의사, 프랑스 정계에 화려한 데뷔”라는 큰 제목으로, 안경 속에 동양인 특유의 눈을 가진 젊은 남성의 사진이 크게 나와 있었다. 생후 3개월 만에 서울 어느 뒷골목에 버려져 파출소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 날 보육원으로 보내져 프랑스로 바로 입양되었다는 조아킴 손-포르제(한국명 손재덕)가 그 주인공이었다. 발견될 당시 입고 있던 옷에 4월 15일이라는 쪽지만 달랑 남겨져 있었던 생후 3개월 된 아기는, 34년 후 선진국 프랑스에서 자유와 평등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프랑스 최연소 대통령 마크롱과의 인연을 계기로 정계 진출까지 하게 되었다. 이보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파격적으로 한국인 입양아 출신의 여성 디지털 경제부 장관을 임명하기도 했다. 프랑스어로 ‘꽃’이란 뜻의 이름을 가진 펠르랭 장관은, 한국인 부모가 양육을 포기하자 생후 6개월 만에 프랑스로 입양되었는데, 출생 후 처음으로 프랑스 장관이 되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언론 인터뷰에서,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입양되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다. 양부모 밑에서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고, 프랑스어를 사용하며 프랑스인으로 살았다. 나의 이런 경험이 두 나라 관계 증진에 좋은 자산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위 두 사람처럼 성공한 한국 입양아뿐만 아니라 2017년 7월, 친부모를 찾고자 미국 시애틀에서 부산을 방문한 한국 입양아 애쉴리처럼, 오늘날 많은 한국 입양아가 세계 곳곳에서 각자 나름대로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그 해 7월, 평소 가깝게 지내는 지인으로부터 한국 입양아를 위한 부산 안내 가이드 역할을 요청받아, 미국에서 도착한 애쉴리와 꼬박 하루를 보내면서, 새삼 대한민국 역사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게 되었고, 평소 다문화와 깊은 인연을 맺어온 본인으로서는 과거 시대를 되돌아보며 미래 우리 사회를 그려보는 좋은 계기가 됐다. 생후 1주일만에 보육원을 통해 미국으로 입양된 애쉴리는, 입양된 자녀들로 구성된 화목한 가정에서 성장기를 보내고, 간호학을 공부하던 중 한국 친부모를 찾고자 노력 끝에 한국 단체로부터 친엄마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고, 드디어 2017년 7월 처음으로 태어난 나라, 대한민국 땅을 밟게 됐다. 그 당시 애쉴리는 미국 시애틀에서 간호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으로, 자신을 낳아 준 어머니가 있는 대한민국 방문을 위해 미국에서 틈틈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 역사에 관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애쉴리와 함께 미국에서 한국으로 친부모를 만나고자 들어온 한국 입양아들은, 얼굴 생김새는 모두 한국인이지만, 언어와 옷차림 그리고 행동은 미국인 꼭 그대로였다. 프랑스 최초 한국 입양아 여성 장관인 펠르랭처럼, 애쉴리와 다른 한국 입양아들도 자신들에게는 한국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으며, 스스로가 한국인이 아닌, 미국인이라 여기며 살아 온 미국 국민이었다. 조아 킴 손-포르제, 펠르랭, 그리고 애쉴리 이들의 공통점은 한국 입양아들이다. 그리고 외면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사실은 대한민국으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이다. 버림받은 아이들이 꿋꿋하게 성장하여 성공이란 이름표를 달고 수십 년의 세월을 거쳐 자신들을 버린 땅을 밟게 되면, 우리는 그들을 자랑스럽다는 표현으로 치장하며 박수갈채를 보내곤 하지만, 과연 그들은 박수갈채를 받으며 조상이 같은 우리를 자랑스럽게 여길까? 지난 2008년, 29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은 한국계 미국인 혼혈아 미식축구 선수 하인스 워드 또한 대한민국이 버린 아이 중의 한 명인데, 어릴 때 외모의 차이로 인하여 엄청난 갈등과 정체성의 혼란을 겪은 하인스는 우리 사회의 왕따와 압박을 못 이겨 미국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결국 우리 사회가 외면한 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그 들 앞에 고개 숙이며 숙연해질 때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가난과 고난의 역경을 헤쳐 나와 산업 사회의 발달과 함께 아시아의 용으로 우뚝 발돋움한 대한민국이 그런 부끄러운 과거를 들추어내기에는 다소 불편함이 수반될 수도 있겠지만, 과거의 불편한 진실을 인식하며 지금 오늘날 우리 사회를 돌아보자. 글로벌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우리 옆으로 다가왔고, 지금은 외국인 거주 250만 명을 넘는 다문화 사회를 이루고 있으며,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접어들어 인공지능(AI)이 실생활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5천 년 역사로 단일 민족을 거론하던 지난 시대는 차라리 추억의 한 페이지로 넘길 수는 있지만, 세계가 한 지붕 아래 지구촌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에는, 다양성을 수용하고 다 함께 공생하는 운명 공동체 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부 기관이나 학교에서는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고 슬로건을 내걸고 있지만, 한국 땅에 있는 인재뿐만 아니라, 그 옛날 우리가 버린 아이들 가운데, 글로벌 인재를 발굴하여 대한민국의 인재로 양성한다면, 우리 사회가 외면했던 양심의 속죄도 더하여, 나아가 출생국과 성장국의 양대 국가를 위한 가교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가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발돋움하기에도 든든한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부산 세계 EXPO 2030 유치를 기원하는 지금 우리는, 한국인과 외국인, 그리고 세계인에 대하여 좀 더 글로벌적인 안목으로 수용과 이해의 가치관을 정립해야 할 시점에 와 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땅에서 혼혈아 스포츠 영웅 미국의 하인스 워드처럼 더 이상 외모와 언어의 다름으로 차별을 받는 일이 없도록, 그리고 제2의 미국 오바마 대통령 같은 다문화 지도자가 이 땅에서 배출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가 함께 진정한 글로벌 마인드를 기본 의식으로 함양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주위에는 대한민국 미래 사회의 주인공이 될 글로벌 인재 꿈나무들이 ‘다문화’란 이름으로 송골송골 이마에 땀을 흘리며 힘찬 뿌리를 내리고 있다. ▣ 이정애 ◇ 한국다문화공동체 대표 ◇ 前한국다문화국제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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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01
  • [김홍제의 목요칼럼] 불신 시대의 헛바퀴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정부가 오염수에 아무런 염려가 없다고 발표를 해도 대중들은 온전하게 믿지 않는 눈치다. 각종 사고에 대한 대처에서 정부는 신뢰를 얻지 못했다. 공적 체계가 국민에게 책임, 대책, 공정을 충분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발표를 먼저 믿으라고 하지만 편안하기보다 불안하다. 학교에 악성민원 대책으로 민원전담팀을 만들고 법과 조례를 강화한다고 하지만 믿음이 가지 않는다. 서두름과 임시 조치 등의 단어가 연상된다. 차근차근 의견을 수렴하여 장기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신뢰를 얻어야 한다. 신뢰가 없으면 정책은 겉돌 수 있다. 신뢰가 없으면 의심은 증폭 되고 자율을 기반으로 한 적극성은 사라진다. 백성에게 신뢰를 얻는 정치는 ‘논어’에도 나온다. 자공이 묻는다. “선생님. 정치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게 무엇인가요?” 공자가 대답한다. “경제를 살리고, 국방을 튼튼히 하고, 백성에게 신뢰를 얻는 게 정치의 요점이니라.” 자공이 다시 물었다. “부득이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위 세 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를 희생해야 한다면 어느 걸 먼저 희생해야 합니까?” “국방이지.” “또 부득이하여 어쩔 수 없이 또 한 가지를 희생해야 한다면요?” “그럼 경제를 희생해야겠지. 내가 왜 이렇게 얘기하는 줄 아느냐? 사람은 한번 태어나면 죽는다. 국방력이고 경제고 서로 마음을 합쳐 죽기 살기로 하면 얼마든지 해결하지만, 백성이 정부를 믿지 않으면 되는 일이 없는 거야.” 춘추전국시대 법가 사상은 사람의 본성을 악하다고 생각하여 법률로 백성을 다스려야 한다는 사상이다. 한비자가 말하는 ‘법 앞에 평등’은 오늘날 법치주의 의미와는 다른 개념이다. 한비자의 법치주의는 군주를 위한 것이며, 법은 군주의 통치와 지배를 위한 강력한 수단이다. 군주는 법을 틀어쥐고 권세에 의지하여 백성을 통제한다. 그가 말하는 ‘법 앞에 평등’은 신분제의 범위 안에서 가능한 것이므로 결국 백성들은 법 앞에 불평등할 수밖에 없다. 법치주의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법이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한다. 또한 법은 모든 국민에게 평등하게 적용해야 하고,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 권력이 있는 자가 법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행사한다면 법치주의가 아니라 법을 ‘활용’하는 것일 뿐이다. 노자의 말이다. “세상에 규제가 많을수록 백성은 더욱 가난해지고, 백성에게 날카로운 도구가 많을수록 나라는 더욱 혼란에 빠지며, 사람들이 기교를 부리면 부릴수록 사악한 일이 연속해 일어나고, 법령이 선포되면 될수록 도둑이 더욱 들끓는다.” 신뢰는 법이나 규제만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개인이나 국가나 신뢰를 얻으려면 약속한 것을 이행해야 한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거짓 모습을 꾸며대지 않고 진실성을 지켜나가야 한다. 상대의 말을 들어주어야 한다. 일관성, 솔직함, 투명함, 약속 이행, 의견 존중. 그런 모습을 보일 때 상대방에게 신뢰를 갖게 된다. 지금의 법은 누구의 편에 서 있는가.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법치주의인가. 신뢰를 얻지 못하면 허공에서 헛바퀴만 돌릴 수 있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예술진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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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8-31
  • [육우균의 周易산책] 턱은 존재의 근원이다(산뢰이)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대상전에 산뢰이괘를 보면 ‘산 아래 우레가 요동치며 만물을 이양하고 있는 모습이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입에서 나가는 언어를 신중히 하여 턱을 기르고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을 절제하여 몸을 기른다.’고 되어 있다. ‘산뢰이괘’의 ‘이(頤)’는 ‘턱’이란 뜻이다. 턱의 할 일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음식을 씹는 행위다. 음식을 씹는 행위는 존재를 나타낸다. 즉 내 몸에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한 행위다. 음식을 통해서 영양분을 공급해야만 존재가 가능해진다. 간디가 말한 아힘사(비폭력)의 사상과도 연관이 있다. 다른 하나는 말하는 행위다. 상스런 말에서부터 도덕적・철학적 말까지. 음식은 우리의 몸을 기르지만, 말은 우리의 정신을 기른다. 말은 오해를 가져와 갈등을 낳는다. 언어의 한계가 분명하다.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고 강연을 할 때 연꽃을 들었다. 가섭 존자가 이를 보고 웃었다. 부처의 깨달음 모두를 가섭 존자에게 주었다. 이심전심, 불립문자 등은 언어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노출한다. 필자가 ‘★’으로 말했는데, 상대방이 ‘⎔’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했다고 한다면 오해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면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게 된다. ★과 ⎔은 분명히 다르다. 여기서 오해의 씨앗이 생기고 그 씨앗은 갈등으로 증폭된다. 유명한 선사들의 말을 모은 책인 『벽암록』에도 ‘깨달음이 무엇이냐’는 제자의 물음에 ‘앞마당의 잣나무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질문에 대한 엉뚱한 대답이다. 이것은 ‘깨달음이 도대체 뭐요’라는 질문에 ‘그것은 앞마당에 있는 저 잣나무와 같이 서로 아무 관계가 없다’는 답을 준 것이다. 왜? 언어의 한계를 먼저 깨달은 후에 다시 오라는 말일 것이다. 언어의 한계를 모르고서는 깨달음은 없다는 말이다. 언어는 깨달음에 도달하는 수단은 될 수 있어도 깨달음 자체는 아니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다. 손가락만 쳐다보면 영원히 달을 볼 수 없다. 언어 즉 도서관에 무수히 쌓여 있는 언어로 만든 책들 속에 파묻혀 진리를 탐구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 책 속에 진리가 있다고 말하지만, 언어의 한계 속에 빠지면 안 된다. 언어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진리를 말하면 그것은 이미 진리가 아니다’고 성인들은 말했다. 이 말도 언어의 한계를 명확히 집어 준 말이다. 말은 우주 만물을 아주 작은 것으로 축소하는 능력이 있다. 우주가 얼마나 큰가.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그런 우주를 ‘우주’라는 두 글자로 단정 짓는다. 여기서 엄청난 차이가 생긴다. 우주를 실제로 본 사람과 우주라는 단어만 본 사람과의 차이는 깨달음의 차이만큼이나 격차가 크다. 필자가 고등학생 시절 수학여행이라고 하여 동해안 바닷가를 간 적이 있다. 그때 난생 처음 ‘바다’를 보았다. 그동안 책으로만 본 바다, 그래서 상상하기만 했던 바다를 필자의 눈으로 직접 보았을 때의 차이는 상상과 현실의 차이가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그때 바다를 보면서 하염없이 흐르던 눈물. 경이로움의 눈물, 감동의 눈물이었다. 그래서 시인 정지용은 바다를 ‘푸른 도마뱀 떼’, ‘잠잘 줄 모르는 어머니’, ‘폈다 오무렸다 하는 연꽃’이라고 노래한 것이 아닌가 한다. 깨달음은 어디서 오는가. 적어도 책 속에서는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 한 개의 사과가 있다. 두 글자로 쓰인 ‘사과’라는 단어와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고, 만져볼 수 있고, 입으로 넣어 맛을 볼 수 있는 실제 사과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차이가 존재한다. 세상을 바꾼 다섯 가지 사과가 있다. 우선 아담과 이브의 사과(기독교 윤리의 헤브라이즘 발생), 아프로디테에게 바친 파리스 왕자의 사과(심미적인 헬레니즘의 발생), 빌헬름 텔의 사과(민주주의 탄생), 뉴턴의 사과(과학시대의 탄생), 세잔의 사과(현대 미술의 탄생) 이다. 그런데 세상을 바꾼 다섯 가지의 사과는 모두 관념적인 죽은 사과다. 모두 내 몸 밖에서 존재하는 사과들이다. 타자로서의 사과다. 그러나 직접 어금니로 씹어먹는 미각으로서의 사과는 내 몸의 일부가 되어버린 살아있는 사과다. 나와 하나가 되어버린 사과다. 시각, 촉각, 청각, 후각, 미각 중 존재와 가장 가까운 감각은 미각이다. 왜냐. 미각은 씹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상을 파괴하지 않고서는 일체가 될 수 없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음식들은 모두 죽은 것들이다. 생물이 죽어야 타자의 음식이 될 수 있다. 사자도 사슴을 사냥해서 죽인 다음에 먹는다. 죽은 생물은 타자의 몸 일부가 된다. 죽은 것들을 우리가 먹고 우리가 죽으면 살아있는 다른 생물에게 먹히는 존재가 된다. 따라서 씹는 것은 씹히는 것을 전제로 한다. 먹는 것은 먹힘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존재는 시간이다. 시간이 지나면 모두 타자에게 먹히는 존재가 된다. 도올은 말한다. 존재의 삼위일체는 입(턱)과 언어와 음식이라고. 탁견이다. 올바르면 길하다. 어떻게 길러야 올바른 것인지를 잘 보며 스스로 적합한 음식물을 구해야 한다. 왜냐? ‘먹는다’는 일은 부정적으로 흐를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입을 병같이 지키라. 입은 곧 화를 부르는 문이라’하며 ‘병은 입으로부터 들어가고, 화는 입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언어와 음식을 경계하는 말이다. 입은 모든 복과 화의 출입문인 것이다. 욕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애칭욕이다. “아이구, 이 문둥아”(경상도), “이 잡것”(전라도), 이 새끼(서울) 주로 사투리로 사용된다. 욕이라도 봐 줄만 하다. 농욕이다. “똥물에 빨아서 오줌에 튀길 놈” 말하는 상황을 보아가며 해야 할 욕이다. 주로 민요, 탈춤, 판소리에 삽입되어 관객과 일체감을 이룬다. 다음은 아주 좋지 않은 욕으로 주로 정치인들이 쓴다. 흠집내기 욕이다. 바아냥거림, 놀려먹기, 업신여김, 인신공격, 저주 등이다. 악다구니 욕은 신분이나 나이가 처진 사람이 악을 쓰면서 대거리하는 욕이다. “제기랄”, “우라질”, “빌어먹을”, “젠장” 등이다. 그밖에도 성희롱에 해당하는 욕이 있다. 이 욕은 남녀 성기를 극단적으로 비하하면서 발화자의 리비도를 발산, 촉진시키는 욕이다. 이러한 욕은 정치인들의 영향력이 크다. 청소년들이 바로 따라 한다. 욕의 문제는 뇌 안에서 일어나는 프루닝(prunning) 작업에 있다. 프루닝은 가지치기처럼 많이 쓰는 것, 필요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 불필요한 것들을 뇌에서 없애버리는 작업이다. 욕을 많이 쓰면 쓸수록 대화에서 제외된 단어들이 이용되지 않아 점점 어휘력이 낮아지게 된다. 요즘 정치인들이 국민들 수준보다 한참 떨어지는 게 흠집내기 욕을 많이 하게 되어 그들의 뇌 속에 점점 어휘력이 낮아지게 된 것이 원인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우리의 뇌는 생명의 뇌, 감정의 뇌, 이성의 뇌로 크게 분류된다. 그중 감정의 뇌는 변연계에서 담당한다. 변연계는 기억과 감정의 호르몬을 관장한다. 욕을 하게 되면 우리의 뇌에 있는 변연계에 문제가 생겨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사라진다. 자신을 화나게 한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다. 따라서 변연계를 통제할 수 없으면 욕설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 욕을 하게 되면 건강에 좋다는 설도 있다. 자기의 억눌린 감정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바람이 부는 대나무 숲에 가서 해라. 막욕, 쌍욕을 해도 된다. 다만 혼자 있을 때만 그렇게 해라. 사람들끼리 대화하는 자리에선 하지 마라. 언어는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다. 그 능력을 잘 사용해야 한다. 쓰레기처럼 쓸 수는 없지 않은가. 언어의 정령성을 생각하자. 인간의 품격을 드높이는 언어를 사용하자. 특히 익명성이 요구되는 인터넷에서 언어의 품격을 높여 나가자. 결국 입(턱)에서 나가는 언어를 조심하여 덕을 기르고,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을 절제하여 몸을 기르면 아무 문제가 없이 삶을 살게 된다. 이는 턱을 통찰한 지혜다. 산뢰이괘는 존재의 근원에 대한 물음이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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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8-28
  • [김홍제의 목요칼럼] 건망증과 교육적 양심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차를 어디다 두었는지 기억나지 않아서 후끈거리는 열기로 가득한 주차장을 밤새 헤매는 꿈을 가끔씩 꾼다. 꿈인 것이 다행스러웠다. 핸드폰을 식당에 두고 와서 허겁지겁 식당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우산은 방문한 곳을 나올 때 비가 오지 않으면 그냥 두고 나오기 일쑤다. 핸드폰 일정표 앱에 메모를 했는데도 지인의 아들 결혼식을 지나쳤다. 기차표까지 예매를 했던 일정이었다. 학생들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해 여러 번 번호대로 이름을 쓰며 외우기도 했지만 일 년만 지나도 얼굴은 기억하지만 이름은 계속 헷갈렸다. 한동안 A4용지를 두 번 접어 메모지로 만들어 주머니에 항상 넣고 다니며 잊지 말아야 할 내용을 썼다. 빨랫감 주머니에서 휴지를 꺼내지 않았다고 아내에게 지청구를 듣기도 했다. 지금은 종이보다 핸드폰 일정관리 앱을 활용한다. 좋은 세상이다. 기억은 관심의 척도다. 중요한 것은 잊지 않으려 하고 내용을 반복한다. 친구, 형제, 부모, 연인의 기념일을 기억하는 것은 관심의 표현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기억하는 것을 떠올려보라. 핸드폰에 많은 사람들 전화번호가 저장되어 있지만 기억에서 멀어지는 사람들 숫자는 점점 많아진다. 메모에는 행사도 있지만 잊지 않아야 할 작은 행복들을 기록해야 한다. 햇살이 무지개를 만드는 아침이슬처럼 작고도 아름다운 순간들 말이다. 인간은 관계에서 행복을 느낀다. 혼자서 비싼 스테이크를 먹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갈비탕을 사주면서 같이 먹으면 더 행복하다. 나는 네가 있음으로 해서 더 뚜렷하게 존재감을 느낀다. 존중하는 관계와 인정받는 관계가 기억의 그물망에서 형성된다. 서로는 사회적 존재로 더욱 빛난다. 회식을 하고 나서 핸드폰을 잊어버린 적이 있다. 늦은 밤이었지만 길을 되짚어 찾아갔다. 택시에서 내린 아스팔트 바닥 자리에 핸드폰이 다소곳하게 가만히 앉아있었다. 환호성을 지를 뻔했다. 잃어버린 줄 알았던 핸드폰과 다시 만난 순간은 친한 지인을 만난 것보다 더 기뻤다. 찾기는 했지만 핸드폰을 잃어버렸을 때 그 황망함은 오래 기억에 남았다. 핸드폰은 대리점에서 다시 살 수 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교육적 가치는 무엇인가. 수염을 깎듯이 매일 잊지 말아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부끄러움과 양심을 잊는 것은 인간다움을 잊는 것이다. 교육자와 정치가는 과연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망각하는가. 망각은 정상적인 생활을 위해 필요한 기능이다. 문제는 잊어야 할 것은 잊지 않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는다는 것이다. 수십 년 전에도 교권 침해, 학교 붕괴, 악성 민원 개선과 입법요구가 있었다. 복마전처럼 얽혀진 교육 문제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많은 교육 법안들이 아직도 처리되지 않고 있다. 정치인들은 불리한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 뉴스를 보거나 거리에 있는 정치적인 현수막을 보면 당사자가 아닌데 내가 부끄럽다. 개인의 핸드폰보다 더 중요한 양심과 사명감을 망각한 것은 아닌지 우리도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예술진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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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8-24
  • [학교탐방] 국립전통예술중학교, "민족문화의 창달"…왕기철 교장의 전통예술 교육 성과와 약속
    [교육연합신문=유기성 기자] 국립전통예술중학교(교장 왕기철)는 우리 민족의 전통예술을 계승하고자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소통과 협력으로 행복한 학교를 만들었다. 국립전통예술중 왕기철 교장은 누구보다 학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교장 임기 내에 이루고자 하는 중요한 4가지 과제에 대해 언급했다. 첫 번째로는 전문 공연장 구축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설계 및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해 학생들의 예술적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두 번째로는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을 위한 45인승 학교 버스 2대를 운행할 운전공무직 인력을 확보해 안전한 운행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세 번째로는 전통예술 분야 최고의 선생님들을 모시고 심화학습을 통해 학생들의 예술 실력을 향상시키고 사교육비를 절감해 학부모의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네 번째로는 미국, 캐나다, 유럽 등 해외 각국에 중고등학교 아리랑예술단 학생들과 해외 문화체험과 공연 활동을 통해 세계 한류화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한 해외 예술교육을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왕 교장은 "소리를 엮어가듯 사람들의 이야기를 학교에 담아 다시 한번, 더욱 행복한 학교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 교사, 교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애정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근무환경을 조성하며 민주적 의사결정과 공공성을 지향하는 자치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 전문 공연장 및 안전한 교육 시설 구축 안전한 학교 환경 구축을 위한 예산 증액과 시설 개선을 위해 2019년 대비 2020년에는 일반회계 시설비 예산을 3억 원 이상 증액해 안전한 학교 환경 조성에 주력했다. 특히 올해에는 개인적 역량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향사아트홀(현 향사기념관) 리모델링을 위해 53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며 향후 노후된 기숙사와 향사아트홀의 공연 시스템 관련 예산 확보에도 노력했다. 또한, 중학교 건물의 소방 및 안전 공사도 진행 중이며 교내 공기질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130여 대의 공기청정기를 설치해 건강한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냉난방기 교체를 통해 전력소비 효율을 향상시키는 등 공간의 활용도와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데 노력했다. ■ 학생 통학 버스 운행 학교버스 순환 운행을 위해 45인승 버스 2대를 구입해 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학교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했다. 5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며, 2021년에는 45인승 버스 2대를 도입해 학생들의 이동 수단을 개선했다. ■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심화학습 전공 실력 향상을 위한 심화학습 예산 증액을 이뤘다. 전통예술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기 위해 최고의 명인들을 초청해 특강 및 심화학습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의 실력을 높였다. 이로써 대학 진학률이 상승하고 국내 전통예술 경연대회에서도 입상을 자랑하며 성과를 거뒀다. ■ 국제교류를 통한 글로벌 인재 양성 왕기철 교장은 국외여비 증액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2018년부터 본교 학생들에게 글로벌 예술 영재 교육의 일환으로 해외 테마형 교육여행 및 아리랑예술단 공연 등을 지원했다. 현재 국외여비는 2억 6천만 원으로 미국 워싱턴 DC의 케네디 센터 공연부터 캐나다, 러시아, 일본 등 다양한 국제 문화 교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며, 이에 대한 표창을 수상했다. 한국음악협회와 한국국악협회로부터도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 밖에도 왕기철 교장은 "'국악교육연구센터'를 새롭게 구성해 학교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학교의 60년사를 발간하며 전통예술 분야의 근현대사를 조망하는 연구성과를 남겼다. 노후된 학교 시설의 재정비와 공연장 예산을 확보해 학생들의 예술 교육을 위한 환경을 개선했다. 또한 예술 전공 교사 및 공무직 충원을 위해 지대한 공헌을 하였으며 이로써 정규 교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들의 안전과 교육의 질을 보장했다. 기간제 교사 예산을 확보해 전통예술 분야의 취약한 취업률을 높이고 학생들에게 질적으로 향상된 교육을 제공해 전공 및 전문교과 강사료 인상을 통해 전문예술교육을 더욱 강화했다. 국립전통예술중학교는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협력을 통해 전통예술 교육을 실현하고자 학생들의 예술적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위해 굳건히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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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8-24
  • [육우균의 周易산책] 흔들림은 새로움의 시작이다(중뢰진)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대상전에 중뢰진괘를 보면 ‘우레가 거듭되는 모습이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내 몸에 잘못이 없는가 공구하며, 자기 자신을 닦고 성찰한다.’고 되어 있다. ‘중뢰진(重雷震)’의 ‘진(震)’은 ‘우레’라는 뜻이다. 이는 ‘흔들림’, ‘사물을 흔드는 것’이라는 의미로 확대된다. 건(☰)과 곤(☷)이 만나 낳은 첫 아이가 진(☳)이다. 그래서 진(震)은 창조다. ‘흔들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 무엇인가 창조하려면 우리의 뇌를 흔들어야 한다. 우리의 뇌를 흔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질문’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질문의 힘’이다. 기존의 답에 새로운 것은 없다. 오직 질문 속에 새로운 것이 존재한다. 이 세상을 변하게 하는 힘은 모두 질문의 결과로 나왔다. 창의적인 것, 이 세상에 없는 것들을 찾으려면 질문해야 한다. 한 해에 특종을 6개나 찾아낸 신문기자를 만난 적이 있다. 비결을 물었다. 자기는 항상 ‘왜’라는 질문을 가지고 기사를 찾아 쓴다는 답변이었다. 그 후로 삼성의 이건희 회장도 매일 여섯 번씩 ‘왜’라고 중얼거린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세상을 바꾸는 것들은 모두 ‘왜’라는 질문의 결과였다. 질문이란 내 안에 있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더 이상 머물지 못하고 터져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열매도 터져야 그 속에서 씨앗이 밖으로 나와 커다란 나무가 되는 것처럼, 질문은 이 세계 누구와도 공유되지 않는 자기한테만 있는 것, 어떤 이상한 것, 비밀스런 활동이다. 그것이 질문이고, 이 질문의 모든 위대함이 태어나는 곳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박말례 할머니의 말 “니 춤춰라”다. 그러면 다른 사람이 와서 같이 춤을 춰주는 거다. “좋은 춤을 배우려 하지 말고, 네가 좋아하는 춤을 춰라” 이것이 『장자』에서 말한 ‘자쾌(自快)’다. 네 춤을 춰라. 그러면 위대해질 것이다. 다른 사람의 춤을 따라 추면 스텝이 꼬일 것이다. 내 안에서 내가 생산해 낸 쾌락, 나 자신만의 즐거움을 만끽하라는 말이다. 질문에 대해 이야기를 조금 더 확대해 보자. 요즘 Chat GPT가 유행처럼 번져 있다. Chat GPT를 잘 다루려면 질문을 잘해야 한다. 구조화된 질문이다. 질문을 바꾸면 다른 답을 알려준다. 어떻게 질문을 바꿀까. 전제를 바꾸면 된다. 평범한 생각에서 벗어나는 비결은 전제를 바꾸는 것이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에서 유지태가 “틀린 질문을 하니까, 맞는 대답이 나올 리 없잖아”라고 말하는 장면을 연상해 보라. 최민식은 “왜 15년 동안 가두었을까?”하고 생각하며 유지태에게 질문을 한 것이다. 전제를 바꾸면 “왜 15년 만에 풀어 주었을까?”가 된다. 이후 영화의 줄거리는 충격과 반전의 연속이다. 결국 최민식이 고등학교 시절에 한 말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을 알고 자기 혀를 가위로 자른다. 유지태는 고등학생 때의 충격으로 자살을 한다. ‘올드보이’란 말은 고등학교 동창회 모임의 사이트명이다. 아직 이 영화를 안 본 독자들은 도대체 고등학교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 할 것이다. 궁금하면 영화를 보시라. 새로운 창의적인 어떤 것을 만들려면 열린 질문을 해야 한다. 열린 질문은 무엇일까. 올바른 질문이다. 본질적 요소에 의문을 품는 질문은 관점의 전환을 가져온다. 지동설은 천동설의 관점에 의문을 품었기 때문에 얻은 결과였다. 즉 본질에 의문을 가졌기 때문이다. 천동설은 ‘지구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대전제로부터 출발한다. 그 대전제를 바꾸면 ‘지구도 태양이나 달처럼 움직이지 않을까?’라는 의심에서부터 관점의 전환이 시작된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공부란 몰랐던 것을 새롭게 알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의 고정관념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 공부를 많이 한 지식인은 자기 그물에 갇혀 단단한 고정관념을 갖게 된다. 그래서 어느 정도 독서를 한 사람은 이제 그만 책을 손에서 놓아야 한다. 그래야 유연한 사고의 힘을 얻게 된다. 톨스토이가 쓴 『부활』이란 작품에서 주인공 네흘류도프 공작은 젊은 시절 고모네 집에 머물렀던 적이 있었는데, 하녀 노릇을 하고 있던 카추샤를 겁탈한 일이 있었다. 카추샤는 이후 매춘부로 살아가다 끝내 범죄자가 되어 재판을 받게 된다. 네흘류도프는 카추샤의 타락이 자신의 비열한 행동 때문이었음을 깨닫고, 양심의 가책 속에서 자신의 방탕하고 비도덕적인 삶을 반성한다. 또한 땀 흘리는 농민은 가난하게 살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지주와 귀족은 농민을 착취하여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는 현실의 부당함을 깨닫는다. 카추샤의 석방을 탄원하면서 감옥을 드나드는 동안, 네흘류도프는 무고한 사람들이 법률적인 도움을 받지 못해 죄인으로 갇혀있는 현실을 발견한다. 결국 네흘류도프는 시베리아로 유형을 가는 카추샤를 따라 떠난다. 춥고 황량한 시베리아 벽지의 어느 여관방에서 그는 「신약성서」의 복음서를 읽다가 자신의 영혼을 부활시킬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네흘류도프는 공작 집안이다. 책을 읽고 현실을 망각한 삶을 살아간다. 네흘류도프의 인생에 반전이 찾아온다. 카추샤였다. 젊은 시절 자신의 욕정을 참지 못해 충동적으로 저지른 행동 때문에 카추샤의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부당함과 좌절감을 깨닫게 되면서 그동안 자신이 철저히 고수했던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고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게 된다. 닫힌 이념을 열린 이념으로 치환하는 인생 역전이라 할 수 있다. 중뢰진괘는 우레가 두 번이나 중첩되어 있다. 우레는 하느님의 분노다. 분노의 지수가 크다는 말이다. 이런 하느님의 진노는 백리 사방을 놀라게 한다. 효사(초9)에도 ‘하느님의 진노의 울림이 오면 혁혁하게 공구하고, 그 후에 웃으며 담소하고 화락한 삶을 즐긴다’고 되어 있다. 네흘류도프도 하느님의 분노를 알아차리고 카추샤의 석방을 탄원하게 된다. 그러고 나서 세상을 달리 보게 된다. 이전의 공작으로서가 아닌 일반인의 관점으로. 대상전에서도 중뢰진괘를 ‘공구수성(恐懼脩省)’이라 하였다. 즉 우레가 치면 내 몸에 잘못이 없는가 공구하며, 자기 자신을 닦고 성찰한다‘는 것이다. 네흘류도프도 자기 자신을 성찰하여 젊은 날 저지른 자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되돌려 놓으려고 노력한다. 우레는 변화의 상징이다. 나태한 사람을 부지런하게 만들고, 해만한 자를 장경하게 만든다. 자기 스스로 닦고 성찰하는 사람들에게 복이 찾아온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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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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