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10-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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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함께 성장하는 조직이 경쟁력이 된다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좋은 조직은 우수한 인재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는 문화가 있을 때 조직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뛰어난 기술과 훌륭한 제도를 갖추고 있어도 구성원 간의 신뢰와 협력이 부족하다면 기대하는 성과를 만들기 어렵다. 최근 기업과 공공기관을 둘러싼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업무환경의 변화, 다양한 세대가 함께 일하는 조직문화 속에서 구성원들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조직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협업 역량을 높이는 과정으로 변화하고 있다. 다양한 기관과 협력하며 느끼는 것은 조직마다 필요한 교육이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어떤 조직은 리더십이 필요하고, 어떤 조직은 소통과 협업이 우선이며, 또 다른 조직은 민원 대응이나 조직문화 개선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좋은 교육은 정해진 프로그램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특성과 목적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공공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맞춤형 교육과 워크숍을 운영하며 조직의 성장과 변화를 지원해 왔다. 교육에 앞서 기관의 특성과 업무환경, 구성원의 요구를 분석하고, 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설계하여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참여형 워크숍을 통해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는 과정은 단순한 강의보다 더 큰 변화를 만들어 낸다. 실제로 조직활성화와 리더십 교육, 팀워크 향상을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 스트레스 관리, 특별민원 응대교육, 공공재정환수법 교육, ESG 교육, 장애인 고용 담당자 역량강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운영하며 기관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 왔다. 중요한 것은 교육의 종류가 아니라 교육 이후 구성원들의 행동과 조직의 변화이다. 교육이 업무에 적용되고 조직문화 개선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교육의 가치는 완성된다. 교육은 사람을 성장시키고, 사람의 성장은 조직을 변화시킨다. 구성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때 업무의 효율성은 높아지고 조직에 대한 신뢰도 함께 커진다. 결국 조직의 경쟁력은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시작된다. 앞으로의 HRD는 교육을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조직의 변화를 함께 설계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기관과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역량과 조직문화를 함께 키우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직의 미래는 사람에게 달려 있고, 사람의 성장은 교육에서 시작된다. 구성원 한 사람의 변화가 조직을 바꾸고, 조직의 변화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든다. 사람과 조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을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HRD의 가치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고용서비스, 시니어와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지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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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10-07
  • [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Royal History in the Streets of Seoul: King Jeongjo’s Royal Parade
    [교육연합신문=이채원 학생기자] Seoul is a city where modern life often moves quickly, yet its streets continue to carry traces of Korea’s royal past. On October 4, 2026, this history came to life through King Jeongjo’s Royal Parade, a large-scale reenactment of one of the most significant royal journeys of the Joseon Dynasty. Stretching from Seoul toward Suwon and Hwaseong, the parade recreates King Jeongjo’s historic journey to honor his family and visit his father’s tomb, bringing centuries-old traditions into the streets of modern Korea. The original journey took place in 1795, when King Jeongjo traveled from Seoul to Hwaseong with his mother, Lady Hyegyeong, to celebrate her 60th birthday. Known as the Eulmyo Year Royal Procession, the eight-day journey was carefully documented in the Wonhaeng Eulmyo Jeongni Uigwe, a detailed record of the royal procession. The 2026 reenactment is based on these historical records and is organized by Seoul, Gyeonggi Province, Suwon, and Hwaseong. The Seoul portion of the parade began at Gyeongbokgung Palace, where a ceremony marked the king’s departure. From there, the procession traveled through the city toward Nodeulnaru Park. Participants dressed in traditional royal clothing recreated the elaborate procession, while performances and a citizen parade added a modern community element to the historical event. In total, the Seoul section covered approximately 7.5 kilometers, allowing spectators to encounter the procession as it moved through familiar city streets. The parade was not limited to Seoul. The procession continued through Suwon, where visitors could see a royal welcoming ceremony and a parade around Suwon Hwaseong, before continuing toward Hwaseong. In Hwaseong, the event included both modern and traditional sections, ultimately recreating the journey toward Yungneung, the tomb associated with Jeongjo’s father, Crown Prince Sado. Together, the three sections recreated a 31.8-kilometer route, connecting different cities through a shared piece of Korean history. What makes King Jeongjo’s Royal Parade particularly meaningful is the way it transforms historical records into a living experience. Rather than encountering the Joseon Dynasty only through museum displays or textbooks, visitors can watch the procession pass through the same broader landscape where royal journeys once took place. With more than 4,000 participants and 108 horses involved in the 2026 reenactment, the scale of the event reflects the grandeur of the original procession while allowing modern citizens to participate in preserving its memory. Today, King Jeongjo’s Royal Parade serves as both a historical reenactment and a cultural celebration. By bringing together Seoul, Suwon, and Hwaseong, the event connects the capital with the places that shaped Jeongjo’s story and allows history to be experienced beyond the walls of a museum. As the procession moves through modern streets filled with cars, buildings, and thousands of spectators, the past briefly becomes part of the present, reminding visitors that history is not simply something preserved—it is something that can still move through the streets around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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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국가유산지킴이 기자단
    2026-10-05
  • [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한강버스’ 타고 떠나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교육연합신문=원선재 학생기자] 지난 5월 1일부터 오는 10월 27일까지 서울숲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취재해 보았다. 시작은 우연히 집 근처에 홍보로 붙어있는 ‘한강버스타고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가자!’ 문구를 보고 호기심이 시작됐다. 회색빛 빌딩 숲을 벗어나 계절의 푸르름을 느낄 수 있는 서울정원박람회로 향하는 길. 지하철이나 승용차 대신 한강을 가로지르는 수상 대중교통 ‘한강버스’를 타고 박람회장에 다다르는 이색 여정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이번 박람회는 서양식 현대 정원의 감각뿐만 아니라,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했던 한국 전통 정원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비교해 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되고 있다. □ ‘시원한 바람과 물길 따라’ 한강 위에서 누리는 운치 선착장에 들어서자 잔잔한 한강 물결 너머로 우뚝 선 도심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승선 절차를 마치고 한강버스에 탑승하자, 시원한 물살을 가르며 달리는 선상 위로 탁 트인 서울의 풍경이 펼쳐진다. 자연을 인위적으로 가공하지 않고 경관 자체를 정원의 일부로 받아들이던 우리 선조들의 ‘차경기법처럼, 한강버스 창밖으로 지나가는 교량과 물비늘, 멀리 보이는 산세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입체 정원이 되어 준다. □ 현대적 시도와 전통의 숨결: ‘인공미’ vs ‘차경과 조화’ 목적지인 선착장에 내리면, 다채로운 정원의 풍경이 본격적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박람회장은 크게 현대 정원의 참신함과 한국 전통 정원의 예스러움을 동시에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ㅁ 현대 정원 (작가·기업 정원): 기하학적인 동선과 과감한 조형물, 화려한 유색 식물의 배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조형물 중심의 시각적 연출과 명확하게 구분된 구역 분할은 관람객에게 강렬하고 현대적인 감각을 선사한다. ㅁ 한국 전통 정원 (K-헤리티지 및 전통 테마 정원): 지형을 크게 바꾸지 않고 흙과 돌, 우리 고유의 수목을 자연스럽게 배치한 모습이 돋보인다. 계단식 단을 만들어 화초를 심은 ‘화계’나 야트막한 담장, 기와와 어우러진 공간은 자연을 정복하기보다 ‘자연의 일부로 스며들고자 했던’ 조상들의 정원 철학을 느끼게 한다. 서양과 동양의 정원을 조사해 보니 “서양의 현대 정원이 '보여주는 예술'로서 개성과 조형미를 강조한다면, 한국의 전통 정원은 경계를 허물고 자연 속에 사람이 동화되는 '휴식과 풍류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 한강버스로 완성하는 정원 나들이의 마침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정원 산책을 마친 뒤 돌아가는 길 역시 한강버스가 훌륭한 마무리가 되어준다. 해가 저물고 조명이 켜진 정원의 야경을 뒤로한 채 다시 한강버스에 오르면, 강물 위에 반사되는 도심의 야경 투어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시원한 물길을 타고 떠나 자연과 전통의 아름다움을 시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이번 나들이는, 바쁜 일상 속 도심 생활에 지친 시민들에게 특별하고 운치 있는 휴식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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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국가유산지킴이 기자단
    2026-10-05
  • [전재학의 교육칼럼]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적 교사’를 기다리며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언제부터인지 우리 학교 현장의 교사들 사이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자조적인 말이 유행하고 있다. 이는 교사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조차 “아동학대”, “정서적 학대”로 얽혀 고소·고발을 당하며 교실의 사법화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2023년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교권 5법’이 순차적으로 시행된 지 3년이 흘렀으나 현장에서는 갈수록 악성 민원에 의한 교권 추락으로 공교육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오죽하면 최근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취임하자마자 교사 살리기에 나서 악성 민원인을 형사고발까지 하기에 이르렀을까? 이러한 시기에 우리의 유·초·중·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교사는 진정 어떤 인물인가? 세상은 세르반테스의 소설 속 인물 돈키호테를 흔히 무모한 이상주의자나 환상에 사로잡힌 정신이상자로 기억한다. 우스꽝스러운 투구를 쓰고 거리의 거대한 풍차를 거인이라 부르며 달려드는 그의 모습은 현실 감각이 결여된 행동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곤 했다. 하지만 그가 외친 “풍차를 향해 싸우라(Fight the windmill)”라는 사자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타성에 젖은 세상을 깨우는 거대한 용기와 결기가 숨어 있다. 현역 시절 덕장이자 명장으로 알려진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현 국방부 장관)이 장병들에게 돈키호테의 정신 자세를 주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거대하고 불투명한 위협 앞에서도 자신이 믿는 가치와 정의를 위해 주저 없이 돌진하는 야전의 군인 정신, 그것이 바로 현대판 돈키호테의 본질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전쟁터와 비견될 만큼 치열하고 아슬아슬한 학교 교육 현장은 어떠한가? 교사들에게도 이 돈키호테의 마음가짐과 행동이 요구된다면 지나친 비교이고, 비현실적인 것인가? 안타깝게도 현재의 초중고 교육 현장은 서두의 표현처럼 무력감과 몸 사리기가 팽배해 있다. 교권 추락, 악성 민원, 과도한 행정업무 속에서 수많은 교사들이 ‘무사안일’과 ‘중립’이라는 안전지대로 피신하고 수동적 방어 태세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풍차가 돌아가는 소리만 들어도 고개를 숙이고, 거인이 나타나도 못 본 척 지나치는 것이 영리한 처세술로 통한다. 그러나 소신을 버린 교사 밑에서 아이들이 삶의 본보기와 용기를 배울 수는 없다. 지금 교육 현장에 필요한 것은 관성에 맞서 올바른 교육적 신념을 향해 돌진하는 지혜롭고 용기 있는 교사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적·교육적 인물들 역시 당대에는 모두 ‘무모한 돈키호테’라 불렸다. 19세기 말 미국의 철학자이자 교육학자인 존 듀이(John Dewey)가 개혁적 진보주의 교육을 주창할 당시, 전통적 주입식 교육에 젖어 있던 사회는 그를 현실을 모르는 몽상가로 치부했다. 그러나 듀이는 타성이라는 풍차를 향해 끝없이 교육 개혁의 창을 내던졌고, 마침내 현대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또한, 일제강점기 미공군 사관학교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한인비행학교를 설립하고 신민회 활동을 통해 민족 교육에 앞장섰던 임창호 목사나 노백린 장군 역시 당시 사람들의 눈에는 불가능에 도전하는 광인처럼 보였다. 무장 투쟁과 교육이라는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모든 것을 던졌던 그들의 무모한 용기가 있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교육에서 소환하고자 하는 돈키호테 정신이란 무작정 현실을 무시하고 돌진하는 가벼운 호기가 아니다. 그것은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옳은 길이라면 세상의 비웃음과 난관 앞에서도 주저하지 않는 단단한 신념이라 할 수 있다. 진정한 교사는 입시라는 거대한 구조적 풍차 앞에서도 학생 한 명 한 명의 존엄성과 가능성을 먼저 바라보는 사람이다. 당장 눈앞의 성과나 안전에 연연하기보다, 교육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교단에 서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교사가 홀로 외롭게 풍차에 부딪혀 산산조각 나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 돈키호테 곁에 충직한 산초 판사가 있었듯, 교육 당국과 학부모, 그리고 사회는 소신 있게 교육 활동을 펼치는 교사들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안전망이 되어주어야 한다. 학생 교육이라는 본질을 향해 주저 없이 달려가는 용기 있고 지혜로운 ‘돈키호테 교사’들이 늘어날 때, 비로소 우리 교육의 타락한 풍차는 멈추고 새로운 희망의 바람개비가 돌아가기 시작할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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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10-02
  • [김홍제의 목요칼럼] 넘어지지 않는 아이는 자전거를 배울 수 없다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학교는 기성품이나 완제품을 만드는 장소가 아니라 개인의 가능성을 최대로 키우는 곳이어야 한다. 자전거를 처음 배우던 날. 아이는 몇 번이고 넘어졌다. 균형을 잃을 때마다 자전거는 쓰러졌다. 뒤에서 자전거를 붙잡아주던 부모가 슬며시 손을 놓는다. 아이는 그것을 모른 채 페달을 밟는다. 얼마를 달린 뒤에야 혼자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홀로 바람을 가르던 기쁨. 그 성취감은 오래 가슴에 남는다. 요즘 부모와 학교를 볼 때 걱정스러운 면이 많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힘이다.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가 넘어질 기회를 줄이려 하고 있다. 지는 것도 안 되고, 뒤처지는 것도 안 되며, 다른 아이와 비교되는 것도 조심스럽다. 서울 초등학교에서 교내 상장이 줄어들고 운동회가 경쟁보다 놀이 중심으로 바뀌는 현상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경쟁은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야 하는 일만 배우게 하지 않는다. 자신의 한계를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또한 내가 ‘최선을 다했어도 질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배우게 해 준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졌다면 아이는 묻게 된다. ‘왜 졌을까. 무엇이 부족했을까. 다음에는 무엇을 바꿔야 할까.’ 이 질문들이 바로 성장의 시작이다. 넘어졌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패배는 인격의 패배가 아니라 하나의 결과일 뿐이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다음 시도를 위한 배움 자료이다. 학교 교육과정 내용과 가정교육의 경험과 실증을 통하여 이 진실을 느끼도록 교육해야 한다. 상을 받았을 때 기뻐하는 것도 배움이지만, 상을 받지 못했을 때 자신의 마음을 추스르는 것은 더 큰 배움이다. 자신의 패배를 받아들이는 경험은 시험지에 답을 적는 것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경험이다. 지고도 무너지지 않는 법을 배운 아이가 긴 인생에서는 더 단단하게 길을 걸어갈 수 있다. 위대한 성취는 위대한 실패의 덕분이다. 도전과 실패는 인간을 성숙시킨다. 학교가 점점 이런 경험을 배우기 어려운 공간이 되고 있다. 교사는 칭찬 하나에도 형평성을 걱정하고 질책 하나에도 민원을 염려한다.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이 사랑일까. 더 깊은 사랑은 상처받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견디고 회복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학교 밖의 세상은 학생의 감정을 배려해 주지 않는다. 원하는 대학에 모두 갈 수 없고, 원하는 직장을 모두 얻을 수도 없다. 성실해도 선택받지 못하고 옳은 일을 하고도 실패한다. 그때 필요한 것은 실패를 피하는 능력이 아니다. 회피는 문제를 없애주기보다는 더 심각하게 키우게 된다. 실패를 해석하고 다시 시작하는 능력은 실제로 성장에서 매우 핵심적인 능력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학교가 더 깊이 가르쳐야 할 것은 무엇인가. 실패를 견디고, 갈등을 조정하고, 타인의 승리를 인정하며, 자신의 패배를 딛고 다시 도전하는 힘이다. 공동체 생활을 하는 학교가 그 힘을 키워 주어야 한다. 좋은 교육은 아이 앞의 모든 돌을 치워주는 일이 아니다. 돌에 걸려 넘어졌을 때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기다리고 가르치는 일이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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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10-01
  • [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함께 오래 일하는 힘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좋은 채용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은 어렵게 채용한 인재가 오랫동안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고, 근로자 역시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신의 역량을 키우며 미래를 준비하고 싶어 한다. 결국 채용만큼 중요한 것은 좋은 인재가 오래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인력 확보보다 인재 유지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용 이후 짧은 기간 안에 이직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기업은 반복적인 채용 비용을 부담하게 되고, 근로자는 경력 형성의 기회를 충분히 쌓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속 가능한 고용을 위해서는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내일채움공제는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대표적인 재직자 지원사업이다.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일정 금액을 적립하여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근로자는 목돈을 마련하며 기업은 핵심 인재를 안정적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는 내일채움공제 위탁판매기관으로서 기업과 근로자가 제도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상담과 신청을 지원하고 있다. 제도의 내용을 안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상황과 근로자의 여건을 함께 살펴 적합한 참여 방안을 제시하며, 사업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사람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시설을 갖추고 있어도 결국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근로자 역시 자신의 노력이 인정받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을 때 조직에 대한 신뢰와 만족도는 더욱 높아진다. 장기근속은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기업은 숙련된 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근로자는 경험과 역량을 쌓으며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선순환은 기업 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지역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도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앞으로의 고용정책은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는 것을 넘어 좋은 일자리를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사람을 채용하는 것만큼 사람을 성장시키고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좋은 기업은 사람을 남기는 기업이고, 좋은 일자리는 오래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일자리이다. 기업과 근로자가 미래를 함께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내일채움공제가 가진 가장 큰 가치이며 우리가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이유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사람 중심의 조직문화를 만드는 공공기관·기업 맞춤형 교육과 조직문화 혁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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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29
  • [최윤용의 100세 칼럼] 기침과 발열의 악순환 감기, 다중표적 면역 조절로 이겨내기
    [교육연합신문=최윤용 기고] 1.단순한 통과의례가 아닌 바이러스의 침습, 감기의 병태생리 - ‘감기(Common cold)’는 인류가 가장 흔하게 마주하는 호흡기 감염 질환이지만, 그 기저에 자리 잡은 분자생물학적 기전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감기는 비인두를 비롯한 상기도 점막이 라이노바이러스(Rhinovirus), 계절성 엔데믹 코로나바이러스(HCoV-229E, OC43, NL63, HKU1),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FV),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아데노바이러스(AdV) 등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시작됩니다.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 표면의 특이 수용체—예컨대 시알산(Sialic acid)이나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2(ACE2), 디펩티딜 펩티다아제 4(DPP4) 등—에 스파이크 단백질이나 혈구응집소(HA)를 결합하여 세포 내로 침투합니다. 침투한 바이러스의 유전체는 숙주의 톨유사수용체(TLR3, TLR4, TLR7)와 세포질 내 센서 단백질을 자극하여 선천 면역 방어망을 가동합니다. 이 과정에서 핵 내 전사인자인 NF-κB가 핵 내로 이동하고, 세포질 내 다중 단백질 복합체인 ‘NLRP3 염증복합체(NLRP3 inflammasome)’가 활성화됩니다. NLRP3 복합체는 프로-카스파제-1(Pro-caspase-1)을 절단·활성화하여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1베타(IL-1β)와 인터루킨-18(IL-18)의 분비를 유도하고, 가스더민 D(GSDMD) 매개 세포 사멸(Pyroptosis)을 촉발합니다. 이어 종양괴사인자(TNF-α), 인터루킨-6(IL-6)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방출되면서 혈관 투과성이 증가하고, 기도 점막 부종, 비루(콧물), 인후통, 기침, 발열 등의 전신 염증 증상이 폭발적으로 발현됩니다. 2.진통제와 항생제를 활용한 감기치료의 딜레마 - 임상 현장에서 감기 초기 치료로 흔히 사용되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해열진통제, 항히스타민제, 비충혈제거제 등은 당장의 불편한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치료(symptomatic treatment)입니다. 이들 약제는 바이러스의 복제나 점막 손상 자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며, 장기 또는 과다 복용 시 위장관 출혈, 간독성, 심혈관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바이러스성 상기도 감염에 대한 무분별한 ‘항생제(Antibiotics) 처방’입니다. 유럽 이비인후과학회 가이드라인(EPOS 2020) 및 다수의 역학 연구에 따르면, 급성 바이러스성 비부비동염(감기) 환자의 60~88%에서 항생제가 남용되고 있으나, 실제 세균성 합병증이 입증되어 항생제 치료가 정당화되는 경우는 0.5~2%에 불과합니다. 바이러스 질환에 투여된 항생제는 치료 기간을 단축하지 못할 뿐 아니라, 질병의 자연 치유 경과나 안와·두개 내 합병증 발생률에도 유의미한 예방 효과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히려 항생제의 과용은 전신 미생물 생태계를 파괴하고, 폐 조직 내 다제내성균의 출현과 집락화를 촉진하여 향후 난치성 폐렴으로 악화될 수 있는 위험을 야기합니다. 아울러 감기 후 염증으로 민감해진 기도 신경과 점막 손상으로 인해 3~8주간 발작성 마른기침이 지속되는 ‘감염 후 기침(Post-infectious cough)’ 역시 일반 진통제나 진해거담제만으로는 통제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임상 난제입니다. 3.폐와 장의 신경·면역학적 고리, ‘장-폐 축(Gut-Lung Axis)’의 통찰 - 최근 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발견 중 하나는 호흡기 면역과 소화기 면역계가 긴밀히 소통한다는 ‘장-폐 축(gut-lung axis)’ 이론입니다. 이는 한의학에서 강조해 온 “폐와 대장은 상호 밀접한 관계하에 긴밀히 영향을 주고받는다(肺與大腸相表裏)”라는 명제와 흥미로운 관련성을 보입니다. 호흡기가 인플루엔자나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손상된 폐 조직에서 분비되는 케모카인 축(CCL25-CCR9)을 통해 폐의 활성화된 CD4+ T 세포가 장 점막 고유층으로 이동합니다. 이 세포들이 분비하는 인터페론 감마(IFN-γ)는 장내 미생물총의 불균형) 초래하여 대장균(Escherichia coli)을 비롯한 유해균의 비정상적 과증식을 유발합니다. 증식한 대장균과 그 내독소(LPS)는 장 점막의 밀착연접 단백질(ZO-1, Claudin-1)과 분비형 면역글로불린 A(sIgA)를 파괴하여 장벽 누수(Leaky gut)를 일으킵니다. 이로 인해 세균과 독소가 혈관과 림프관을 타고 다시 폐포로 역유입(Bacterial translocation)되며, 폐포 대식세포와 호중구를 자극해 전신성 염증이나 급성 폐 손상 등의 병리를 2차적으로 증폭시킵니다. 반대로 장내 유익균이 식이섬유를 분해하여 생성하는 단쇄지방산(SCFAs: 아세트산, 부티르산, 프로피온산)은 혈류를 타고 폐로 이동하여 면역세포 표면의 GPR41/43 수용체에 결합합니다. 단쇄지방산은 조절 T 세포(Treg)의 분화를 촉진하고 과도한 NF-κB 활성화를 차단함으로써 폐포 내 염증 폭풍을 억제하고 손상된 점막 장벽을 신속히 복구합니다. 즉, 감기를 근본적으로 다스리기 위해서는 상기도 국소 증상에만 얽매일 것이 아니라, 장-폐 축 전반의 면역 항상성을 정상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최근 연구에서의 결론입니다. 4. 감기와 호흡기 감염을 치료하는 한약의 현대 과학적 근거 - 현대 과학적 분석 기술과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을 통해, 복합 한약 처방과 천연 유효 성분들이 지닌 다표적(Multi-target) 항바이러스 및 항염증 기전이 다각도로 규명되고 있습니다. 첫째, 한약에서 유래한 거대분자 복합 다당류(Polysaccharides)의 생물학적 활성과 관련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황기(Astragalus membranaceus), 인삼(Panax ginseng), 길경(Platycodon grandiflorus), 백부근(Stemonae Radix) 등에서 분리된 다당체는 음전하 기반의 정전기적 상호작용과 입체적 삼중나선 구조를 통해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의 시알산이나 ACE2 수용체에 부착하는 첫 단계를 물리화학적으로 차단합니다. 동시에 세포 내 바이러스 복제 핵심 효소인 3CLpro 및 RdRp 복합체의 활성을 저해하며, 장내 유익균주를 선택적으로 증식시켜 혈중 단쇄지방산(SCFA) 농도를 높임으로써 장-폐 축 면역 방어선을 강화합니다. 둘째, 한의학의 대표적 처방들은 초기 염증 증폭을 강력히 제어합니다. 저명 국제 의학 저널에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은교산(銀翹散)과 마행감석탕(麻杏甘石湯) 병용 투여는 타미플루와 동등 이상의 해열 시간 단축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바이러스성 폐포 염증 반응을 유의하게 억제했습니다. 황금의 바이칼린(Baicalin), 연교의 포시소사이드(Forsythoside), 금은화의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 감초의 글리시리진(Glycyrrhizin) 등은 TLR4/MyD88 경로를 차단하고 NLRP3 염증복합체의 조립과 Caspase-1 활성화를 억제하여 IL-1β, IL-6, TNF-α의 분비를 차단합니다. 이외에 행인의 아미그달린(Amygdalin)과 길경의 플라티코딘 D(Platycodin D)는 중추성 진해 작용과 함께 점막 분비 기능을 정상화하고 기도 과민성을 완화하여 감염 후 만성 기침의 기간을 단축시킵니다. 5. 면역을 깨우고 회복을 앞당기는 일상 속 호흡기 자가 관리법 - 흡기 바이러스 질환의 예방과 신속한 회복을 위해서는 약물에만 의존하지 않고, 신체의 고유한 면역 탄력성을 유지하는 생활 관리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온도 및 점막 습도 유지: 바이러스는 차고 건조한 환경에서 상기도 상피 침투력이 극대화됩니다. 실내 습도를 40~60%, 온도를 20~22°C로 유지하고, 미온수를 수시로 마셔서 인후 점막의 섬모 운동성과 국소 방어 물질 분비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생리식염수 비강 세척: 외출 후 또는 비충혈 및 비루 발생 시 등장성 생리식염수를 이용한 비강 세척은 상기도에 부착된 바이러스 입자와 염증 매개 물질을 물리적으로 배출시켜 부비동염 및 하기도 합병증으로의 이행을 효과적으로 방지합니다. -장-폐 축을 강화하는 식이 요법: 장내 미생물의 단쇄지방산 생성을 돕는 수용성 식이섬유(귀리, 버섯, 해조류 등)와 발효식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반면 고지방·단순당 중심의 식단은 장내 유해 대장균을 증식시켜 폐 염증을 악화시키므로 감염기에는 엄격히 제한해야 합니다. -호흡기 안정 약차(藥茶) 활용: 초기 인후 통증과 마른기침에는 항염·거담 효능이 입증된 도라지(길경)와 감초를 함께 달인 ‘감길탕(甘桔湯)’, 으슬으슬한 오한과 미열에는 파뿌리(총백)와 생강차를 따뜻하게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급성기 휴식과 점진적 활동 재개: 급성 발열기에는 고강도 운동을 피하고 충분한 수면을 통해 멜라토닌 분비와 T 세포 면역 기능을 회복시켜야 하며, 해열 후 점진적인 가벼운 산책과 복식호흡을 통해 폐활량을 회복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감기는 단순한 계절성 질환을 넘어 인체의 면역 조절력과 점막 항상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장과 폐의 유기적 연결망을 회복하고 신체 본연의 기운을 북돋우는 과학적 한의 치료와 올바른 일상 관리를 통해, 거친 기침과 감염의 굴레를 벗어나 맑고 건강한 숨결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참고문헌 (References) 1. Jiang W, Qi J, Li X, Chen G, Zhou D, Xiao W, Li N. Post-infectious cough of different syndromes treated by traditional Chinese medicines: A review. Chin Herb Med. 2022 Sep 28;14(4):494-510. doi: 10.1016/j.chmed.2022.09.002 2. Zhao Y, Guan M, Li S, Du Y, Kuang H, Wu L. Multi-target antiviral mechanisms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polysaccharides against respiratory viruses: A review from structure-activity relationships to modern applications. Int J Biol Macromol. 2026 Jul;370:152859. doi: 10.1016/j.ijbiomac.2026.152859 3. Jaume F, Valls-Mateus M, Mullol J. Common Cold and Acute Rhinosinusitis: Up-to-Date Management in 2020. Curr Allergy Asthma Rep. 2020 Jun 3;20(7):28. doi: 10.1007/s11882-020-00917-5 4. Luo J, Luo J, Fang Z, Fu Y, Xu BB. Insights Into Effects of Natural Bioactive Components on Inflammatory Diseases in Respiratory Tract. Phytother Res. 2025 Sep;39(9):4199-4229. doi: 10.1002/ptr.8367 5. Zumla A, Hui DS, Peiris M, Perlman S. Respiratory infections due to human common cold coronaviruses, SARS-CoV, MERS-CoV, and SARS-CoV-2: epidemiology, pathogenesis, clinical features, diagnostics, therapeutics, and vaccine landscapes. Lancet Respir Med. 2026 Jun;14(6):545-566. doi: 10.1016/S2213-2600(26)00049-4 6. Wang Y, Li X, Hui H, Yang D. Efficacy and safety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for post-COVID-19 syndrom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 Transl Med. 2025 Jul 16;23(1):801. doi: 10.1186/s12967-025-06830-7 7. Liu J, Bai C, Ding L, Lai H, Pan B, Shi J, Huang J, Wang W, Sun X, Ge L. Therapeutic potential of traditional herbal medicine against multidrug-resistant pulmonary infections: Based on clinical and pharmacodynamic evidence. J Ethnopharmacol. 2026 Jan 30;355(Pt B):120684. doi: 10.1016/j.jep.2025.120684 8. Wei L, Zhang L, Zhang Y, Yan L, Liu B, Cao Z, Zhao N, He X, Li L, Lu C. Intestinal Escherichia coli and related dysfunction as potential targets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for respiratory infectious diseases. J Ethnopharmacol. 2023 Sep 15;313:116381. doi: 10.1016/j.jep.2023.116381 9. Bai Y, Liu T, Zhang S, Shi Y, Yang Y, Ding M, Yang X, Guo S, Xu X, Liu Q.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for Viral Pneumonia Therapy: Pharmacological Basis and Mechanistic Insights. Int J Biol Sci. 2025 Jan 6;21(3):989-1013. doi: 10.7150/ijbs.105086 10. Liu Y, Meng J, Liu J, Zhang F, An C, Yang J. NLRP3 inflammasome in acute lung injury: Cumulative evidence for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and natural products. Chin Herb Med. 2025 Jun 24;17(4):703-719. doi: 10.1016/j.chmed.2025.06.002 ▣ 최윤용 ◇ 큰나무한의원 대표원장 ◇ (주)으뜸생약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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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28
  • [김춘식 칼럼] 다문화 사회! ‘한국어 적응’을 넘어 ‘생각하는 정주형 인재’를 길러내는 새로운 학교를 생각한다
    [교육연합신문=김춘식 칼럼] 학령인구 감소의 한파가 대한민국 공교육 현장을 거세게 흔들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26년 교육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유·초·중·고 학생 수는 536만 여명으로 전년 대비 3.4%나 감소했다. 저출산의 직격탄을 맞은 유치원이 160여 곳 이상 문을 닫는 등 교육 현장의 지형도가 급변하는 와중에도 확연한 역주행을 보이는 지표가 있다. 바로 이주배경학생 수의 증가다. 올해 초·중·고 이주배경학생 수는 약 22만 명으로 전년 대비 4.3%나 늘어났으며, 이주배경 고등학생만 해도 최근 5년 새 2.7배 증가해 3만 3천 명을 넘어섰다. 이제 이주배경학생은 우리 교실의 일상적인 구성원이자 공교육의 핵심 주체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 같은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다문화 교육 정책은 여전히 과거의 '소수 적응 지원'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전교생 중 이주배경학생 비율이 30% 이상인 학교가 전국 350곳에 달하고, 재학생 100명 이상인 '다문화 학생 밀집학교'가 급증하면서 심리·정서적 상처, 교육과정의 양극화, 한국어학급 과밀화 등 복합적인 문제가 분출하고 있다. 최근 김도연 태재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이 강조했듯, 핵심은 몇 명을 유치했는가가 아니라 이들이 얼마나 제대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이제는 단순한 한국어 습득을 넘어 스스로 질문하고 토론하며 ‘생각하는 근육’을 키우는 교육 체계로의 대전환이 시급한 시점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실질적 이정표를 제시하는 현장이 전남미래국제고등학교다. 이 학교는 AI 실시간 통번역 시스템을 활용해 언어 장벽을 낮추고, 교과 지식과 한국어 학습을 접목한 융합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혁신의 중심에는 이창민 교장과 안상묵 교감, 그리고 현장 교사들의 헌신적인 열정과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이 학교는 다문화 교육을 하나의 '복합적 성장 시스템'으로 접근한다. 교과 성취기준과 한국어 성취기준을 융합하고, 다양한 언어가 공존하는 발표·토론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사고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대학 연계 기술 교육과 독일·우즈베키스탄 등과의 국제직업교육교류, 한국문화 체험학습을 접목하여 졸업 후 자립의 발판을 제공한다. 이는 다문화 학생을 단순 '배려의 대상'이 아닌 '미래의 자산'으로 바라보는 패러다임 전환의 결정체다. 하지만 이러한 선도적 모델이 지역 현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책·제도적 보완이 수반되어야 한다. 미성년 외국인 유학생 관련 제도 운용에 있어 출입국 관리 당국의 관리·검증 기준과 지자체·교육청의 인구 소멸 대응 방향 간의 시각차를 정교하게 조정하고, 직업계고 현실에 부합하는 유연한 행정 가이드라인을 정립해야 한다. 이미 30~40년 전부터 이민자 수용과 직업교육을 체계적으로 결합해 온 독일의 사례는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독일은 학교와 현장을 오가는 이중 직업교육(아우스빌둥) 체계와 지자체·기업·학교가 참여하는 공공 관리망을 통해 유학생의 인권 보호와 안정적인 지역 정주를 이끌어냈다. 이처럼 현장 실무와 학문적 깊이를 병행하는 선진 교육 인프라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 공교육과 지역 사회의 상생을 위해 추진해야 할 대안적 과제는 명확하다. 첫째, 취업과 대학 진학을 아우르는 '입체적 성장 로드맵' 구축이다. 고교 단계의 직업 교육에 그치지 않고, 지역 대학과의 연계교육과정을 신설하여 전문학사 및 학사 학위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다문화 청소년들이 고숙련 전문 인재로 지역에 정주할 수 있도록 유연한 비자 및 제도적 트랙을 다각화해야 한다. 둘째, 관계 부처 간 협력 및 유연한 제도 운용이다. 지자체와 교육청의 인재 양성 노력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출입국 및 외국인 정책 당국 역시 미성년 직업계고 유학생에 특화된 정주 연계 가이드라인과 비자 기준을 전향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셋째, 교육청 차원의 사전 검증 및 관리 역량 강화다. 재외한국교육원 등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전 검증으로 입국 전 한국어·인성 교육을 강화하고, 비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가변적 학급 운영과 교원 배치, 지자체 연계 인권 보호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넷째, '교과 융합 및 사고력 중심 교육과정'의 전국적 확산이다. 에듀테크 인프라를 적극 지원하여 언어적 부족함이 지적 성장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교과 수업의 질적 대전환을 이루어야 한다. 저출산 위기는 역설적으로 다문화 사회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고 있다. 전남미래국제고가 보여준 공교육 모델이 중앙부처의 유연한 결단과 교육청의 정교한 보완을 거쳐 전국으로 확산될 때, 대한민국 공교육은 '준비된 미래'를 당당히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 김춘식 동신대학교 교수이자 한국독일사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독일 함부르크대학교 역사철학부 석사학위(역사학, 교육학, 정치학), 동 대학 철학박사학위(서양근현대사)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한국의 교육, 독일의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을 만나다』(포스텍융합문명연구원; 소명, 2025) 등이 있다. ◇ 교육연합신문 논설위원 ◇ 2024 칼만 펠로우(독일연방교육연구부, 아헨공과대학교) ◇ 한국독일네트워크(ADeKo) 이사 겸 인문교육위원장 ◇ 초대 국가교육위원회 미래과학인재양성특별위원회 전문위원 ◇ 前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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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27
  • [전재학의 교육칼럼] AI 시대의 생존 치트키: 인성(人性)교육의 중요성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요즘 자고 나면 쏟아지는 언론의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그만큼 괄목상대하게 발전하는 시대의 대세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과거 이세돌 국수와 최근 신진서 국수의 AI 알파고와의 바둑 대전을 기억하고 있다. 지금은 바야흐로 알파고의 후예들이 판치는 세상이 되었다. 그렇다면 인간의 ‘마지막 희망’으로 돌아오는 ‘오디세우스의 귀환’ 여정이 필요하다. 만약 인공지능(AI)과 인공인간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미래 우리 아이들이 살아남으려면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코딩? 파이썬? 데이터 분석? … 미안하지만 이 시대 그런 기술들은 이미 생성형 AI가 눈 깜짝할 사이에, 그것도 지치지도 않고 초과 근무 수당도 요구하지 않은 채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지식의 양으로 AI와 맞짱을 뜨겠다는 건, 포크레인 앞에서 삽질 장인이 되겠다고 덤비는 어리석음과 다를 것이 없다. 이는 정답을 빠르게 콕 집어내는 ‘정답 기술자’수능 교육의 유통기한이 끝났다는 말이다. 이제 인간이 AI를 제치고 당당하게 승리할 수 있는 ‘마지막 치트키’는 무엇인가? 실리콘밸리의 천재 개발자들이 수조 원을 들여 슈퍼컴퓨터를 돌려도 결코 복제할 수 없는 영역, 바로 ‘인성(Human Character)’이라 할 것이다. 과거의 인성이 “말 잘 듣고 착한 아이”를 키우는 도덕 교과서적 이야기였다면, AI 시대의 인성은 거친 황야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강력한 시장의 경쟁력이 되었다.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과의 데이비드 데밍(David Deming) 교수는 그의 유명한 논문 《The Growing Importance of Social Skills in the Labor Market》에서 “미래 노동시장에서 수학적 기술보다 사회적 기술(Social Skills), 즉 타인과 협력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높은 인재의 연봉 상승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데이터로 증명했다. 쉽게 말해, 똑똑하기만 한 ‘참을성 없이 가벼운 인간’은 AI로 대체되기 1순위지만, 주변을 배려하고 소통할 줄 아는 ‘진정한 인성의 소유자’인 인재는 대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초·중·고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인성이 경쟁력이 되는 교육’을 할 수 있을까? “바르게 살자” 현수막을 걸어놓거나 명심보감을 무작정 베끼게 하는 방식은 곤란하다. 여기에는 아이들의 뇌세포를 깨우고 가슴을 울릴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첫째, ‘질문과 경청’의 토론 시합의 운영이다. 이제 학교는 ‘누가 더 깊이 공감하고 경청했는가’를 평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독일의 시민 교육 모델인 ‘유겐트 데바티어(Jugend debattiert: 청소년 토론)’ 방식을 변형한 ‘경청 점수제 토론’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밥상머리 ‘공동체 질문(Quest)’의 부활이다. 요즘 아이들은 디지털 기기 속 방대한 정보의 바다에 살지만, 역설적으로 ‘고립’되어 있다. 인기 방송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과 같은 1인 가구의 증가와 파편화된 사회 속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나와 다른 타인과 부대끼며 갈등을 해결하는 ‘실존 경험’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엔 우리의 고유한 전통의 ‘격대(隔代) 교육’, 즉 조부모와 손자녀 간의 세대 융합 교육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셋째, 메타인지를 깨우는 ‘실패와 감사 일기’의 일상화이다. AI는 자의식이 없으므로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모른다. 즉 메타인지 능력이 인간과 다르다. 반면 인간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타인의 도움에 감사할 줄 아는 ‘메타인지’와 ‘영성’이 있다. 긍정 심리학의 대가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감사 훈련을 지속한 집단은 회복탄력성과 대인관계 능력이 폭발적으로 향상되었다. 인성은 나이스(NEIS) 시스템의 ‘행동 특성 및 종합 의견’ 난에 몇 줄의 미사여구로 기록되는 성적표가 아니다. 그것은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친구에게 건네는 따뜻한 눈빛 하나, 복도에서 마주친 청소 여사님께 건네는 유쾌한 인사 한마디, 그리고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동료의 목소리를 끝까지 경청하는 인내심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유기체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AI를 비서처럼 거느리며 세상에 따뜻한 온기를 전파하는 진짜 ‘인간 리더’의 육성이 필요한 시대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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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재
    2026-09-25
  • [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좋은 채용은 좋은 지원에서 시작된다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기업들은 한목소리로 인재를 구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청년들은 좋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서로 원하는 것이 분명한데도 만남이 쉽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채용은 단순히 사람을 뽑는 과정이 아니라 기업의 미래와 개인의 삶을 함께 설계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우수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갖추고 있음에도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청년들은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기업은 적합한 인재를 찾기 어렵다. 이러한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채용 지원을 넘어 기업과 청년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은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대표적인 고용지원사업이다. 청년에게는 안정적인 일자리의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신규 채용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여 지속적인 고용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중요한 것은 지원금 자체가 아니라 청년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기업이 인재를 장기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 우리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사업을 운영하며 다양한 기업과 청년들을 만나왔다. 채용을 희망하는 기업에는 제도를 이해하기 쉽게 안내하고, 지원 대상과 절차를 함께 검토하며 원활하게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청년에게는 단순히 취업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역량과 기업의 특성을 함께 고려하여 지속 가능한 일자리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좋은 채용은 단순히 채용 인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업은 함께 성장할 사람을 찾고, 청년은 자신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기업을 만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고용이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청년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역시 단순한 재정지원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채용 이후에도 직무교육과 현장 적응, 조직문화 형성, 경력개발까지 함께 이어질 때 정책의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사람을 채용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까지 연결될 때 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고용정책은 사람과 기업을 단순히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청년에게는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결국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좋은 일자리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업이 사람을 믿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며, 청년 역시 자신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나야 한다. 사람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연결을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이 가진 가장 큰 가치이며 우리가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이유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내일채움공제와 재직자 지원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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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22
  • [김춘식 칼럼] 부산에서 다시 묻는다: AI 시대, 기억을 다루는 성숙한 시민의 역량
    [교육연합신문=김춘식 칼럼] 본지는 ‘기억은 누구의 것인가?: 기념관에서 알고리즘까지, 역사를 둘러싼 네 가지 질문’을 주제로 김춘식 논설위원의 기획 칼럼을 총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본 칼럼은 필자가 포스텍(POSTECH) 재직 당시 공동 저자로 참여한 기획 도서 《기억하는 인간, 호모 메모리스: 기억과 망각에 관한 17가지 해석》(책세상, 2014) 제3장 수록작 〈기억과 망각의 역사: 역사 소환과 기억 정치〉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원작의 학술적 통찰을 토대로, 오늘날 급변하는 사회적·기술적 맥락과 현안에 맞게 한층 깊이 있게 재구성된 이번 연재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 주 2026년 7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부산선언'을 통해 세계유산을 통한 국제적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회의의 주요 담론 가운데 하나는 새로운 유산의 지정에 그치지 않고, 이미 지정된 유산이 '과거의 역사를 얼마나 온전하고 진정성 있게 담아내고 있는가'에 대한 윤리적 성찰이었다. 일본 사도(佐渡)광산 관련 논의가 대표적이다. 세계유산 등재 당시 약속되었던 '전체 역사(Full History)'의 정직한 반영과 강제노동 현장에 대한 성실한 해설 문제로 인해, 이후 개최된 추도식 등에서 상호 간의 진정성 있는 소통이 미흡했던 아쉬움이 남았다. 이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결정문은 당사국의 이행 노력을 점검하며, 광산 개발의 모든 시기를 아우르는 역사적 진실을 현장 전시에 균형 있게 반영하고 성실한 이행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권고했다. 이는 역사의 어두운 면까지 포함한 전체 역사의 기록이 국제사회의 보편적 신뢰를 얻는 기본 조건임을 재확인해 준다. 이 같은 경과는 기억의 장소를 조성하는 일과, 그 장소에 담길 역사적 진실의 깊이를 다듬는 일이 얼마나 세심한 외교적·문화적 노력을 필요로 하는지 잘 보여준다. 그리고 나아가 역사적 기억의 문제가 단일 국가의 영역을 넘어 국제사회의 보편적 인권과 신뢰의 가치와 직결되어 있음을 일깨워준다. 한편, 오늘날 우리가 맞닥뜨린 새로운 도전은 미디어와 디지털 공간에서 비롯된다. 역사를 기억하고 공유하는 무대가 오프라인 기념관이나 종이 교과서를 넘어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의 영역으로 한층 넓어졌기 때문이다. 유네스코와 세계유대인회의(World Jewish Congress)의 보고서가 지적하듯, 생성형 AI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사료를 환각(Hallucination)하여 제시할 위험성에 대한 세심한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디지털 공간에서는 기술을 활용하여 가짜 희생자 프로필이나 검증되지 않은 사진을 유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오랫동안 시각 자료가 가져온 "진실의 증거력"에 대해 보다 엄정하고 비평적인 사료 검증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이 역사 기억에 위험요소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쇼아재단(USC Shoah Foundation)의 '증언 360' 프로젝트나 생존자 홀로그램 작업처럼, 기술은 참상의 기억을 후대에 생생하게 전승하는 귀중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때 기술진이 생존자의 실제 언어와 증언 범위 내에서만 AI가 응답하도록 엄격한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세운 것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술의 편의성을 누리되, 사료의 원본성과 역사적 진실성을 훼손하지 않는 윤리적 절제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추어 공교육과 시민사회는 다음과 같은 성숙한 대안을 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첫째, 초등 교육 단계에서부터 '디지털 사료의 출처 확인'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돕는 것이다. 온라인상의 역사적 콘텐츠를 접할 때 이미지 역검색을 해보고, C2PA 등 출처 정보 표시를 확인하며 정직한 사실을 선별해 내는 습관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둘째, 중·고등학교 답사 프로그램의 내실화다. 기념관 관람을 단지 정서적 감상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세 가지 질문-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가, 어떠한 전시 장치가 활용되었는가, 사료적 근거는 충분히 제시되어 있는가-을 바탕으로 공간을 능동적으로 분석하도록 안내할 필요가 있다. 셋째, 고등학교와 대학 과정에서 AI 생성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검증하는 훈련의 도입이다. 출처 확인, 맥락 파악, 타 사료와의 대조 등 전통적인 사료 비판 메커니즘을 디지털 정보에도 동일하게 적용하여, AI의 답변을 완결된 사실이 아닌 '검증이 필요한 기초 자료'로 바라보는 주체적 시각을 확립해야 한다. 넷째, 논리적 글쓰기와 토론 교육의 획기적 강화다. 역사적 주장을 펼칠 때는 신뢰할 수 있는 사료와 통계의 근거를 밝히고, 단순한 감정적 수사와 객관적 인과관계를 구분하며, 상대방의 합리적 의견을 충분히 경청한 뒤 논리적으로 반론을 다듬는 토론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다섯째, 교사와 시민이 함께하는 교육적 연대다. 디지털 기술과 역사학의 사료 비판을 융합한 종합적 리터러시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교육 현장과 지역사회가 다변화되는 정보 환경에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역사를 둘러싼 갈등은 대개 사료의 부족보다는, 기억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와 이를 다루는 정보 환경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해법 역시 성숙한 시민들의 자율적인 비판 의식과 윤리적 통찰에서 찾아야 한다. 사실을 정직하게 확인하고, 왜 이 기억이 호출되었는가를 깊이 있게 질문할 수 있는 시민적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역사와 기억은 서로를 이끌어주는 두 바퀴와 같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사실의 엄정함과 성찰의 마음을 균형 있게 유지할 때 비로소 우리는 과거의 아픔을 넘어 평화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부산의 세계유산위원회가 던진 성찰적 메시지처럼, 우리가 고민해야 할 핵심은 단순한 기억의 소유가 아니라 '기억을 다루는 우리의 성숙하고 정직한 태도'일 것이다. ▣ 김춘식 동신대학교 교수이자 한국독일사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독일 함부르크대학교 역사철학부 석사학위(역사학, 교육학, 정치학), 동 대학 철학박사학위(서양근현대사)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한국의 교육, 독일의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을 만나다』(포스텍융합문명연구원; 소명, 2025) 등이 있다. ◇ 교육연합신문 논설위원 ◇ 2024 칼만 펠로우(독일연방교육연구부, 아헨공과대학교) ◇ 한국독일네트워크(ADeKo) 이사 겸 인문교육위원장 ◇ 초대 국가교육위원회 미래과학인재양성특별위원회 전문위원 ◇ 前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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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20
  • [논술의 왕 김광휘] 2027 대입논술 비법 - 연세대학교 논술
    [교육연합신문=김광휘 논술] 2027학년도 대입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 가운데 상당수는 논술을 어렵게 생각한다. 긴 제시문을 읽어야 하고, 여러 글을 비교해야 하며, 제한된 시간 안에 답안까지 완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연세대 인문논술은 제시문을 단순히 읽고 요약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화제에 대해 다면적 사고를 요구한다. 따라서 극단적 대립성을 주의하고 양립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나는 학생들에게 항상 이렇게 말한다. “논술은 제시문의 내용을 외우는 시험이 아니라, 제시문의 관계를 찾는 시험이다.” 연세대 논술을 준비할 때는 어렵게 접근할 필요가 없다. 다음 순서만 정확하게 익히면 된다. 화제→쟁점→핵심어→비교 기준→제시문 관계→답안 작성이 여섯 단계가 연세대 논술의 기본 틀이다. ■ 1단계, 가장 먼저 ‘화제’를 찾는다. 논술 문제를 받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모든 제시문이 공통적으로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찾는 것이다. 이것을 화제라고 한다. 예를 들어 세 제시문이 인간의 행동, 자유, 사회적 규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 공통 화제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가 될 수 있다. 쉽게 말해 화제는 다음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이 글들은 모두 무엇에 대해 말하고 있는가?” 화제를 찾지 못하면 제시문을 각각 따로 읽게 된다. 그러면 세 글의 관계를 놓치기 쉽고 답안 역시 단순한 내용 정리에 머물 수 있다. 반대로 화제를 먼저 잡으면 제시문 전체를 하나의 큰 그림으로 볼 수 있다. ■ 2단계, 서로 의견이 갈리는 ‘쟁점’을 찾는다. 화제를 찾았다면 그다음에는 쟁점을 찾아야 한다. 쟁점은 같은 화제를 놓고 제시문들의 생각이 달라지는 지점이다. 예를 들어 공통 화제가 ‘인간의 행동’이라고 하자. (가)는 인간의 행동이 타고난 본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고, (나)는 사회적 환경의 영향을 더 중요하게 본다면 두 제시문의 쟁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인간의 행동은 본성에 의해 결정되는가,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가.” 이렇게 질문형으로 바꾸면 쟁점이 훨씬 쉽게 보인다. 수험생은 논술을 읽을 때 늘 다음 질문을 해야 한다. “이 글들은 무엇을 두고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가?” 바로 그 답이 쟁점이다. ■ 3단계, 각 제시문을 한 두 단어로 압축한다. 쟁점을 찾았다면 각 제시문의 입장을 대표하는 핵심어를 찾아야 한다. 제시문 전체를 길게 외우거나 정리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가)가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고 ▲(나)가 공동체의 책임을 강조한다면 다음처럼 정리할 수 있다. ▲(가) = 개인·자율 ▲(나) = 공동체·규범 이처럼 핵심어를 잡으면 두 글의 차이가 한눈에 들어온다. 좋은 논술 답안은 어려운 표현을 많이 쓰는 답안이 아니다. 복잡한 제시문을 짧고 정확한 개념으로 정리하는 답안이 좋은 답안이다. ■ 4단계, 세 제시문의 ‘자리’를 정한다. 연세대형 논술에서는 세 개 이상의 제시문(영어 제시문 1개)이 함께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각각의 제시문을 읽은 뒤 “이 글은 어느 쪽에 서 있는가”를 판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구조가 나올 수 있다. ▲(가) : 개인의 자유를 강조 ▲(나) : 사회의 규범을 강조 ▲(다) : 개인의 자유와 사회의 규범을 모두 인정 이 경우 (가)와 (나)는 서로 대립하고, (다)는 두 입장을 절충하는 역할을 한다. 또 다른 문제에서는 (다)가 양쪽을 절충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관점에서 두 입장을 모두 포함할 수도 있다. 따라서 수험생은 제시문을 읽은 뒤 반드시 세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누가 누구와 반대되는가?” “누가 누구와 비슷한가?” “나머지 한 제시문은 절충하는가, 보완하는가, 포괄하는가? ” 이 세 질문만 제대로 해도 제시문 구조가 상당히 명확해진다. ■ 5단계, 답안 첫 문장에 ‘비교 기준’을 쓴다.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가운데 하나는 답안을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다. “제시문 (가)는… ”이렇게 시작하면 제시문 요약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보다 좋은 방법은 세 제시문을 나누는 비교 기준을 첫 문장에 먼저 제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세 제시문은 인간 행동의 원인을 개인의 본성과 사회적 환경 가운데 어디에서 찾는가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이 한 문장이 정확하면 이후 답안은 훨씬 쉬워진다. 그다음 (가)의 입장을 설명하고, ‘반면’을 이용해 (나)를 쓰고, ‘한편’을 이용해 (다)의 입장을 정리하면 된다. 즉, 답안 작성의 기본 공식은 간단하다. ▲첫 문장 = 비교 기준 ▲다음 문장 = 각 제시문의 입장과 근거이 구조를 기억하면 답안이 훨씬 안정적으로 정리된다. ■ 6단계, 접속어를 이용하면 관계가 선명해진다. 논술에서 접속어는 매우 중요하다. ‘반면’ ‘그러나’ ‘한편’ ‘공통적으로’ ‘이에 비해’ 등의 표현은 단순히 글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제시문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는 표시다. 예를 들어 (가)와 (나)가 반대라면 ‘반면’을 사용하고, (다)가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면 ‘한편’을 사용할 수 있다. 채점자는 이러한 표현을 통해 수험생이 제시문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쟁점이 보이지 않을 때는 세 가지부터 확인하라. 가끔은 제시문을 읽어도 무엇이 다른지 쉽게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다음 세 가지 기준부터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첫째는 시간이다.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 변화 전과 변화 후가 대비되는지 본다. ▲둘째는 공간이다. 동양과 서양, 도시와 농촌, 국가와 세계처럼 위치나 범위가 다른지 확인한다. ▲셋째는 관점이다. 철학적 관점과 과학적 관점, 개인 중심과 사회 중심처럼 접근 방식이 다른지 살펴본다. 이 세 가지를 적용하면 숨겨져 있던 차이가 비교적 쉽게 드러난다. ■ 예시 하나로 정리해 보자. ▲화제 : 인간의 본성 (가) : 인간은 본래 선하다 (나) : 인간은 본래 악하다 (다) : 인간에게는 선과 악의 가능성이 함께 존재한다 이 경우 구조는 매우 단순하다. ▲화제 = 인간의 본성 ▲쟁점 =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 ▲핵심어 = 선 / 악 / 양면성 ▲제시문 관계 = (가)와 (나)는 대립 (다)는 절충답안 첫 문장은 다음과 같이 시작할 수 있다. “세 제시문은 인간의 본성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인다.” 이후에는 (가), (나), (다)의 주장을 차례로 설명하면 된다. 이렇게 구조를 먼저 잡으면 답안을 쓰는 일이 훨씬 쉬워진다. ■ 연세대 논술은 ‘많이 쓰는 학생’보다 ‘정확히 나누는 학생’이 강하다. 논술 답안이 길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답안은 아니다. 제시문 내용을 많이 옮겨 적었지만 비교 기준이 없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반대로 분량이 조금 짧더라도 쟁점과 비교 기준이 분명하고 각 제시문의 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난다면 논리적인 답안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수험생은 제시문을 읽으면서 늘 다음 질문을 반복해야 한다. "무엇이 같은가?", ”무엇이 다른가?”, “왜 다른가?”, “이 차이를 어떤 단어로 정리할 수 있는가?” 이 네 가지 질문이 논술 독해의 기본이다. ■ 기출문제를 풀 때도 반드시 구조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기출문제를 풀고 답안을 작성했다면 끝내서는 안 된다. 답안을 쓴 뒤 다음 사항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화제를 정확하게 찾았는가. 쟁점을 질문으로 만들 수 있는가. 각 제시문을 한두 개의 핵심어로 정리했는가. 세 제시문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가. 첫 문장에 비교 기준이 들어가 있는가. ‘반면’, ‘한편’ 등의 접속어를 정확하게 사용했는가. 이 과정을 반복하면 처음 보는 제시문이 나오더라도 일정한 순서에 따라 문제를 풀 수 있게 된다. 나는 학생들에게 늘 강조한다. “논술은 글을 잘 쓰는 시험이기 전에, 글의 구조를 찾아내는 시험이다.” 수험생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여섯 가지다. 화제 → 쟁점 → 핵심어 → 비교 기준 → 제시문 관계 → 답안 작성이 순서를 반복해서 훈련하면 어렵게만 보이던 연세대 논술도 점차 구조가 보이기 시작한다. 결국 논술의 핵심은 복잡하지 않다. 무엇을 말하는지 찾고, 어디에서 생각이 갈리는지 확인하고, 그 차이를 정확한 말로 정리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반드시 한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출제자는 왜 이 제시문들을 함께 제시했을까?” 이 질문을 계속 던지는 수험생은 제시문을 단순히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문제의 구조를 읽게 된다. 제시문의 내용을 읽는 학생에서 제시문의 관계를 읽는 학생으로 바뀌는 순간, 논술의 방향이 보이기 시작한다. ▣ 김광휘 ◇ 前현광문리학원 원장 ◇ 前부산종로학원 원장 ◇ 前부산학원 부원장 ◇ 언어영역 문학(창과창) ◇ 언어영역 독해(한샘출판사) ◇ 홀로서기 논술(대학진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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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2026-09-19
  • [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왜 지금 ‘음악’ 인가
    [교육연합신문=전미경 칼럼] 벌써 9월, 올 해도 여덟 달이 훌쩍 지나고 아침, 저녁으론 제법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직 낮엔 그래도 더운 공기가 물러나진 않았지만, 계절이 변화하고 있다는 걸 누구나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맘때쯤이면 누구보다 생각이 많아지고 불안해질 사람들이 있다. 바로 우리 수험생들일 것이다. 9월은 수능 60~70일 정도 남은 시점이다. 그동안 열심히 달려 왔을 테지만 남은 기간 누구보다 불안이 정점에 있을 시기이기도 할 것 같다. 이 시기 수험생의 가장 큰 적은 ‘잠’과 ‘불안’이다. 다행히 잠과 불안은 따로가 아니라 연결되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취침 전 음악 청취는 성인의 주관적 수면 질을 개선하고, 시험 전 15분 정도의 차분한 기악 음악은 학생의 불안을 유의미하게 낮춘다고 한다. 또 서울대 병원 신경정신과 실험에서는 시험 기간 매일 20분 클래식 음악 청취 그룹이 스트레스 자각 점수 30%, 불안 25% 감소를 보였다는 결과도 있다. 잠을 잘 때 음악은 분당 60~80박자(BPM)의 느린 템포가 가장 효과적이다. 왜냐면 저 템포가 사람이 안정되었을 때 심박 수와 비슷해 신경을 이완시킨다고 한다. 또한 볼륨은 대화 소리보다 작게 들릴 듯 말듯 하게 설정해야 오히려 신경 쓰이지 않고 수면 의식으로 작동한다고 한다. 예전엔 잠을 줄이고 공부해야 성공한다고 생각했던 어이없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잠을 잘 자야 공부도 건강도 더 좋아진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특히 잠이 뇌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필히 잘 자야 한다. 잘 자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이나 카페인 제한, 침실 환경 같은 조건들이 필요 하겠지만 거기에 음악이 보조 수단으로 결합되었을 때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강렬하고 빠른 비트의 음악은 뇌를 각성시켜 잠 잘 땐 도움이 안 될 것이고, 다이내믹의 변화가 적은 곡들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느린 템포와 단조가 결합된 곡은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와 이완에 기여하는 경향이 있다. 쇼팽의 ‘녹턴’ 2번,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의 3악장 아다지오’ 같은 곡들을 추천해 주고 싶다. 또한, 시험 전 불안 완화를 위한 음악으로는 예측 가능한 리듬과 가사 없는 기악곡을 추천한다. 예를 들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의 2악장’,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1번 프렐류드’, 드뷔시의 ‘달빛’ 같은 곡들이 좋을 것 같다. 수험생에게 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기억을 저장하는 시간’이다. 잠을 충분히 잔 그룹이 기억 유지율이 20~30% 높고, 반대로 수면 시간이 5시간 이하로 떨어지면 기억 용량이 눈에 띄게 줄고, 이해나 응용문제에서 실수가 늘어난다고 하니 잘 자야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험생 친구들이 좋은 음악과 더불어 잘 자는 루틴을 만들어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 수 있기를 응원한다. ▣ 첼리스트 전미경 ◇ 가천대 관현악과 졸업(첼로전공) ◇ 서울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여행가이드 및 여행기 ◇ 금천 교향악단 부수석 역임 ◇ 의왕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 강동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 ◇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첼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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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재
    2026-09-19
  • [전재학의 교육칼럼] 치열한 경쟁을 넘어, 교실에서 ‘함께’ 노래할 수 있다면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최근 토요일 밤에 TV 프로그램 앞에 앉아 한 방송을 시청하면서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이 있었다니...?”, “아, 참 ‘함께’하는 것이 이렇게 의미 있고 행복할 수가 있구나!”, “이 시대에, 이 프로그램의 존재와 가치를 보다 많은 사람이 공유하면 좋을텐데...”라는 감동과 감격을 느낀 적이 있었다. 물론 개인적 정서의 반영이기에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출연팀 및 평가단 그리고 시청자 모두가 감격하고 역시 함께 행복을 느끼는 순간을 경험한 적이 별로 없다는 현실에서 필자의 고백은 솔직하고 순수한 감정의 표명임을 밝히고 싶다. 이 이야기는 바로 방송 <KBS Joy>의 《해피투게더 - 혼자가 아니어서 좋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대개는 경연대회가 타인을 밀어내고 오른 고독한 승자의 자리가 과연 진정한 행복일까, 하는 생각이 오버랩되었다. 이는 메마른 경쟁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흔히 서바이벌 방송이 선택하는 자극적인 경쟁 대신, 오직 ‘팀’으로서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을 조건으로 삼았다. 그 결과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아름다움과 연대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 삶의 청량제이자 활력소와 같았다. 출연진들은 2명 이상으로 구성된 팀들이 출연해 각기 다른 배경과 음색을 가진 각자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 속에서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눈을 맞추며 때로는 눈물짓는 모습이 우리 가슴속에 잊고 있던 공동체적 감동을 일깨웠다. 혼자서는 불가능한 깊은 울림은 서로를 향한 배려와 연대에서 비롯된다. 무대 위에서 피어난 그 하모니는 단지 방송용 기획이 아니라, 우리 교육과 삶이 회복해야 할 본질적인 지향점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지난 9월 5일에 데뷔 17년 만에 지상파에 첫 출연한 <썸데이>는 원택, 라도, 정세영이라는 세 명의 남성 멤버들로서 지난 시절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던 때, “나는 해도 안되는구나”라며 노력의 배신을 원망하며 살던 일화와, 결혼식장을 전전하며 축가를 불러 겨우 생계를 유지하던 그들이 결국 삶의 고통을 극복하지 못해 팀을 해체하고 각자의 삶을 살아오면서도 꿈이었던 가수의 길을 잊지 않고 재결합한 이후 출연한 처음의 방송이었다. 그들이 17년 전에 부른 그 노래를 다시 부를 때는 이런 노래가 왜 방송에 등장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며 깊은 감동을 주었다. 참으로 ‘함께’라는 의미의 진정한 행복의 순간이었다. 오늘날 대한민국 학교는 냉혹한 정글과 닮아있다. 줄 세우기와 각자도생의 치열한 구조 속에서, 아이들은 남을 넘어서야만 내가 살아남는 잔인한 공식을 몸으로 익힌다. 상대의 실족이 나의 기회가 되고, 동료의 성장보다 나의 상대평가 등수가 우선하는 공간. 그곳에서 ‘함께’라는 고귀한 가치는 이상주의자들의 한가한 수사에 불과한 것처럼 치부된다. 그러나 함께하는 화음이 아름다움과 멋스러움을 넘어 가슴을 울리는 진한 감동으로 바뀌어 그렇게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인지는 이 시간을 놓친 이들에게 ‘다시 보기’를 통해 꼭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권장하고자 한다. 교육의 목적은 타인을 짓밟고 홀로 서는 독주자를 키우는 데 있지 않다. 서로 다른 결을 가진 아이들이 모여 각자의 목소리를 내되,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법을 배우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참된 교육의 출발점이라 할 것이다. 홀로 얻은 1등의 성취는 외롭고 쉽게 바래지만, 함께 역경을 딛고 도달한 완성의 기쁨은 평생을 지탱하는 삶의 자산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줄 세우기’라는 거대한 관성의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의 마음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더 빨리 달려라”라고 채찍질하는 대신, “옆에 서 있는 친구의 손을 잡으라”고 말해주는 용기가 필요하다. TV 화면 속 참가자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만들어낸 그 아름다운 연대의 풍경이 교실마다 펼쳐지기를 진정으로 꿈꾸어 본다. 우리 아이들이 아침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교실이 서로의 그늘을 가려주고 온기를 나누는 ‘함께 하는 공간’이 될 때, 비로소 대한민국 교육 현장은 차가운 서바이벌의 늪을 벗어나 따뜻한 희망의 배움터로 변모할 것이라 굳게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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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18
  • [김홍제의 목요칼럼]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은행나무 아래를 천천히 걷는다. 늙은 은행나무는 떨어지는 잎을 아쉬워하지 않는다.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닿는다. 자연은 끊임없이 자신이 가진 것을 놓으면서 더 큰 자신으로 나아간다. 꽃이 지는 것은 나무의 실패가 아니다. 완성을 향한 버림이다. 인간은 무엇을 버려야 자신의 진정한 삶에 닿을 수 있을까. 우리는 무엇인가를 자신이 원하는 만큼 얻으면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여긴다. 돈, 명예, 높은 직위를 얻거나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으면 행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욕망에게 만족이란 없다. 정상에 오르면 산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더 놓은 산이 보인다. 밑에서는 보이지 않던 더 높은 산이 보인다. 노자는 이미 수천 년 전에 ‘비움’을 말했다. 그릇은 비어 있기 때문에 쓰임이 있고, 방은 비어 있기 때문에 사람이 머물 수 있다. 삶도 마찬가지다. 무엇인가를 계속 채우기만 하는 삶에는 새로운 것이 들어올 자리가 없다. 성장은 자기 그릇을 키워가는 과정이다. 불교의 연기(緣起)도 우리에게 비슷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나’라고 부르는 것은 홀로 존재하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수많은 관계와 조건 속에서 잠시 이루어진 모습이다. 우리는 그 ‘나’를 붙잡는다. 내 명예, 내 재산, 내 생각, 내 성공, 내 자존심을 ‘나’라고 여기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현대인의 고통은 거기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을 변하지 않는 것으로 붙잡으려는 집착 때문이다. 젊음, 재산, 명예, 사랑하는 사람도 언젠가는 떠난다. 우리는 우정과 사랑에게 변하지 않기를 요구한다. 삶이 주는 변화와 부질없이 싸운다. 강물은 돌을 만나면 돌아가고 낮은 곳으로 흐르며 자신의 모양을 고집하지 않는다. 물은 결국 바다에 닿는다. 바다는 강물이 자기 모습을 끝까지 지킨 결과가 아니다. 오히려 자기 모습을 내려놓을 줄 알았기 때문에 도달하는 궁극적인 평화이다. 인생의 전반부가 세상으로 나아가는 시간이라면, 후반부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시간이어야 한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성공을 내려놓고, 지나간 세월에 대한 미련을 내려놓고, 내가 옳다는 고집을 내려놓고,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놀랍게도 역설적인 일이 일어난다. 비워냈는데 오히려 내가 더 선명해진다. 더 많이 가지려고 할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 잔의 차가 따뜻하고, 저녁의 바람이 고맙고, 오래된 친구의 얼굴이 새롭게 보인다. 오늘 하루를 온전히 살아낸 것만으로 충분하다.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히듯, 강물이 강의 이름을 버리고 바다가 되듯, 인간도 욕망의 이름을 하나씩 내려놓을 때 본래의 자신에게 가까워진다. 삶의 마지막에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없다. 남는 것은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가 아니다. 얼마나 많이 사랑했는가, 얼마나 깊이 살아냈는가, 얼마나 자유로운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받아들였는가일 것이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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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17
  • [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경험이 진로를 바꾼다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취업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는 것을 가장 어려워한다.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실제 산업현장을 경험할 기회는 여전히 부족하다. 직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취업을 준비하다 보니 입사 후 기대와 현실의 차이를 느끼거나 진로를 다시 고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좋은 선택을 위해서는 정보보다 경험이 먼저 필요하다. 기업 역시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필요한 인재를 채용하고 싶지만 기업을 제대로 알릴 기회가 부족하고, 어렵게 입사한 인재가 조직과 직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조기에 이직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사람과 기업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수록 더 좋은 만남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탐방형 일경험 프로그램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단순히 기업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현장과 업무환경을 직접 살펴보고, 현직자와의 대화를 통해 직무를 이해하며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험은 막연한 취업 준비를 현실적인 진로 설계로 바꾸는 가장 효과적인 교육이 된다. 우리는 다양한 기업탐방형 일경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구직자와 기업이 서로를 이해하는 연결의 장을 만들어 왔다. 대학생과 직업계고 학생은 물론, 유관기관과 연계한 북한이탈주민 등 다양한 구직자층을 대상으로 산업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기업을 둘러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산 과정과 업무환경을 체험하고, 현직자와의 대화를 통해 직무를 이해하며 자신의 진로를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시간을 갖는다. 기업 역시 미래 인재와 직접 소통하며 조직과 직무를 소개하고, 필요한 인재상을 함께 고민하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기업탐방은 단순한 견학이 아니다. 기업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어떤 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성장하는지를 직접 확인하고, 구직자는 자신의 적성과 가능성을 다시 발견하는 살아있는 교육이다. 특히 우수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갖춘 중소기업들은 현장을 직접 경험한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되기도 한다. 막연했던 기업의 모습은 생생한 경험으로 바뀌고, 취업 준비의 방향도 한층 분명해진다. 현장을 경험한 참여자들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관심이 없던 산업에 새로운 흥미를 느끼기도 하고, 막연했던 직무가 구체적인 진로 목표로 바뀌기도 한다. 기업 역시 구직자들의 다양한 시각과 질문을 통해 조직을 돌아보고, 채용과 인재 육성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다. 이처럼 기업탐방은 사람과 기업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진로교육은 교실 안에서만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산업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기업과 소통하며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 다양한 계층의 구직자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일경험을 넓혀가는 것이 지속 가능한 고용환경을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좋은 진로는 책상 위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배우고, 경험은 선택에 확신을 더한다. 다양한 구직자들이 산업현장을 경험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리고 기업과 사람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연결을 만드는 것. 그것이 기업탐방형 일경험 프로그램이 가진 가장 큰 가치이며, 우리가 현장에서 계속 이어가고 있는 이유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청년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과 기업 지원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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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15
  • [김춘식 칼럼] 피해자의 고통을 직시하는 정직한 추모: 난징대학살기념관이 지향해야 할 역사적 진실과 보편적 성찰
    [교육연합신문=김춘식 칼럼] 본지는 ‘기억은 누구의 것인가?: 기념관에서 알고리즘까지, 역사를 둘러싼 네 가지 질문’을 주제로 김춘식 논설위원의 기획 칼럼을 총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본 칼럼은 필자가 포스텍(POSTECH) 재직 당시 공동 저자로 참여한 기획 도서 《기억하는 인간, 호모 메모리스: 기억과 망각에 관한 17가지 해석》(책세상, 2014) 제3장 수록작 〈기억과 망각의 역사: 역사 소환과 기억 정치〉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원작의 학술적 통찰을 토대로, 오늘날 급변하는 사회적·기술적 맥락과 현안에 맞게 한층 깊이 있게 재구성된 이번 연재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 주 1937년 12월 13일, 일본 제국주의 군대가 중국 난징(南京)을 점령했다. 이후 약 6주 동안 자행된 무차별 학살과 성폭력, 방화와 약탈은 인류 문명사에 지울 수 없는 깊은 상흔을 남긴 비극이었다. 짓밟힌 수많은 무고한 생명들과 참혹한 범죄가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는 결코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역사적 진실이다. 이 거대한 비극 앞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가져야 할 태도는 억울하게 희생된 피해자들의 깊은 고통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그들의 아픔을 온전히 위로하는 일이다. 역사적 사실관계를 차분히 돌아볼 때도 피해의 본질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장제스(蔣介石) 휘하 국민당 군대와 중국 민중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기울인 치열한 항전의 역사적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으며, 이러한 희생을 올바르게 기리기 위해서라도 객관적인 사료 검증을 거친 정밀한 사실을 바탕으로 역사적 진실과 비판의 정당성을 더 한층 굳건히 세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희생자 수치를 둘러싼 논쟁 역시 피해자의 입장에서 온전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국 공식 입장의 '30만 명' 수치나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의 '20만 명 이상' 판정, 그리고 여러 사료에 기반한 학계의 다양한 추정치는 저마다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기록하고 증언하려는 간절한 노력의 산물이다. 일부 일본 극우 세력이 주장하는 자의적인 수치 축소나 학살 부인 시도는 피해자들의 고통을 두 번 짓밟는 행위로서 엄격히 경계해야 한다. 나아가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피해의 크기를 둘러싼 소모적인 '숫자 줄다리기'에 매몰되어 정작 개개인이 겪은 삶의 파괴를 잊는 일이다. 숫자의 다과를 넘어, 한 사람 한 사람이 겪어내야 했던 참혹한 고통과 인권의 짓밟힘 그 자체를 아프게 직시하는 것이야말로 추모의 출발점이다. 난징 대학살 희생자 기념관((중국어: 侵华日军南京大屠))의 건립과 발전 과정은 이처럼 아픈 역사를 잊지 않으려는 피해국 중국의 절박한 기억 투쟁이었다. 과거 일본 교과서 검정 파동 이후 침략 역사를 미화하려는 시도에 대해 깊은 우려가 높아지자, 난징시는 사료를 모으고 현장을 보존하여 집단학살 유적지인 장둥먼(江東門) 위에 기념관을 개관했다. 이후 자료실 확장과 '평화의 배' 형상의 신관 건립, 그리고 국가 추모일 지정에 이르기까지 기념관은 억울한 희생을 기억하고 참상을 세계에 알리는 성찰의 공간으로 발전해 왔다. 다만 국가적 차원의 의례와 제도가 공고해지는 과정에서, 자칫 피해자가 겪은 숭고한 슬픔과 애도의 본질이 정형화되거나 정치적 대립의 언어로 소비되는 경향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성찰이 필요하다. 진정한 추모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국가적 선전이나 외교적 대립의 틀을 넘어, 방문객 개개인이 피해자의 억울한 고통에 깊이 공감하고 자발적인 슬픔과 평화의 의지를 다질 수 있도록 따뜻하고 유연한 감성적 여백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 가해의 역사를 모호하게 흐리거나 봉인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역사적 정당성을 얻을 수 없다. 과거의 비극을 다루는 가장 성숙한 태도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피해자의 관점'을 확고히 중심에 두고, 엄정한 역사적 사료와 사실에 기반하여 참상을 정직하게 직시하는 일이다. 역사학계와 시민사회가 오랜 시간 강조해 온 것처럼, 참상의 기억은 단지 과거의 분노를 재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보편적 인권과 평화를 향한 배움터'로 승화될 때 더욱 깊은 울림과 설득력을 얻는다. 하나의 정해진 국경의 서사에 갇히기보다 피해자들의 목소리와 다양한 역사적 증언이 생생하게 소통하게 하고, 비극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보편적 평화의 연대로 나아가는 포용적 태도가 기대된다. 독일과 폴란드가 오랜 대화 끝에 출간한 공동 역사교과서 『유럽-우리의 역사』(Europa – Unsere Geschichte)는 좋은 이정표가 된다. 이 교과서는 단일한 정답을 강요하는 대신 동일한 사건에 대한 각국의 시각과 근거 사료를 나란히 제시하여 학생 스스로 비평적으로 검증하게 한다. 동아시아 역시 소모적 갈등을 넘어 피해자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고 역사적 진실에 기반한 공통의 평화 지혜를 모아갈 필요가 있다. 교실 현장에서도 숫자를 외우게 하는 주입식 교육을 넘어, 다양한 사료와 기록이 어떠한 맥락에서 나왔는지 스스로 추적하며 피해자의 삶을 이해하는 습관을 길러주어야 한다. "어느 쪽이 더 정치적으로 우위에 있는가"를 다투기보다 "무엇이 입증된 사실이며, 참혹한 전쟁이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파괴했는가"를 아프게 묻는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 30만이라는 수치 뒤에 숨겨진 수많은 개인의 참혹한 희생과 중국 민중이 겪어낸 슬픔은 영원히 기억되어야 한다. 숫자를 둘러싼 소모적 논쟁을 넘어, 엄정한 사료와 진실에 뿌리를 두고 피해자의 고통을 윤리적으로 직시할 때, 비로소 난징대학살기념관은 온 인류가 함께 고개 숙여 피해자를 추모하고 평화를 배우는 거룩한 성지로 완성될 것이다. ▣ 김춘식 동신대학교 교수이자 한국독일사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독일 함부르크대학교 역사철학부 석사학위(역사학, 교육학, 정치학), 동 대학 철학박사학위(서양근현대사)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한국의 교육, 독일의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을 만나다』(포스텍융합문명연구원; 소명, 2025) 등이 있다. 교육 ◇ 교육연합신문 논설위원 ◇ 2024 칼만 펠로우(독일연방교육연구부, 아헨공과대학교) ◇ 한국독일네트워크(ADeKo) 이사 겸 인문교육위원장 ◇ 초대 국가교육위원회 미래과학인재양성특별위원회 전문위원 ◇ 前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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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13
  • [자사고의 역설] "명문고 아닌 빈 교실 우려" 자사고 지원자 4년 연속 감소…지방 유치 신중해야
    [교육연합신문=편집국]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향한 학생들의 선택이 4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특히 지역단위로 운영되는 자사고들은 정원조차 채우지 못하는 곳이 속출하면서, 지방 소도시에서 논의되는 신규 자사고 설립·유치 계획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입시전문 종로학원이 공개한 2026학년도 고입 지원 현황을 보면, 전국 32개 자사고 지원자 수는 1만 2,786명으로 전년(1만 4,228명) 대비 10.1% 감소했다. 자사고 지원자는 2023학년도 1만 4,527명을 정점으로 2024학년도 1만 4,050명, 2025학년도 1만 4,228명을 거쳐 올해까지 4년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평균 경쟁률도 1.36대 1에서 1.22대 1로 낮아졌다. 지역단위 자사고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전국 22개 지역단위 자사고의 평균 경쟁률은 1.09대 1에 불과해, 지원자 수(8,572명)가 사실상 모집 정원과 맞먹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부일외고(0.95대 1)를 비롯해 대전대성고(0.90대 1), 안산동산고(0.78대 1), 양정고(0.86대 1), 세화여고(0.85대 1), 경희고(0.77대 1) 등은 이미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강남권 전통 명문으로 꼽혀온 휘문고(0.50대 1)마저 2년째 미달을 기록했다. 취약계층을 배려하기 위한 사회통합전형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전국 22개 자사고의 사회통합전형 평균 경쟁률은 0.52대 1에 머물렀고, 서울 소재 자사고 14곳은 6년 연속 단 한 곳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서울 지역 중학교 3학년 학생 수가 전년보다 2,823명 늘었는데도 지원율이 떨어진 것은, 단순한 학령인구 감소로는 설명되지 않는 '자사고 선호도 하락'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진학 실적을 봐도 '자사고=입시 성공'이라는 공식은 예전만큼 단단하지 않다. 2025년 2월 졸업생 기준 전국단위 자사고 10개교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평균 65.3%로 전년(59.7%)보다 올랐지만, 진학률 통계에서 빠지는 재수·N수 추정 비율이 여전히 높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2025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중 자사고 출신은 500명으로 전체의 13.3%를 차지해 상위권 경쟁력을 유지했지만, 이 성과는 소수의 전국단위 명문 자사고에 집중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학비 부담과 제도적 불확실성도 자사고의 발목을 잡는다. 국회 교육위원회 자료와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단위 자사고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은 약 1,335만 8,000원으로, 일반고(약 71만 3,000원)의 19배에 이른다. 자사고 측은 정부 지원 없이 재단 전입금과 학부모 부담금만으로 기숙사와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는 구조상 학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학부모가 느끼는 부담은 상당하다. 정권과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정책 방향도 불안 요소다. 2019년 자사고 79개교를 일괄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발표가 나왔다가 2024년 1월 시행령 개정으로 존치가 결정됐지만, 2025년 12월 서울시교육감이 2030년까지 자사고를 다시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본지 2026.07.28. 보도) 교육감이 5년 주기 운영성과평가를 근거로 자사고 지정을 취소할 수 있는 법적 권한(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의4)을 갖고 있다는 점도 신규 설립을 검토할 때 짚어야 할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반대로 외고·국제고의 경쟁률은 같은 기간 4년 연속 올라(1.24대 1→1.54대 1) 자사고와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2028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되는 내신 5등급제 개편으로, 상위권 학생이 몰리는 자사고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내신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자사고 기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교육계에서는 "기존 자사고조차 정원을 못 채워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학생 수급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없이 '지역 명문고 유치'라는 상징성만 앞세워 신규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자체와 교육 당국이 신규 유치를 검토한다면 단기적 이슈보다 지역 학생 배정 비율, 차별화된 교육과정, 정책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을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먼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본지 2025.08.14.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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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11
  • [전재학의 교육칼럼] ‘적자생존(積字生存)’, 기록하는 인간만이 미래를 지배한다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인류 문명사에 획기적인 기원을 이룩한 찰스 다윈, 그의 생물학적 메타포였던 ‘적자생존(適者生存, Survival of the Fittest)’이 오늘날 우리 교육과 사회 현장에서 한층 경이로운 비유로 재탄생하고 있다. 즉, “적자생존(積字生存):자기 사유를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명제가 그것이다. 지금은 생성형 AI와 디지털 미디어가 지식의 생산과 소비를 완전히 전복시킨 ‘만인 저작 시대’다. 스스로 읽고 쓰며 자신의 행위와 사유를 서사적 기록으로 승화시키는 능력은 인간의 존엄과 지적 생존을 결정짓는 교육의 핵심 역량이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교육 현장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극심한 ‘문해력의 빈곤’과 ‘글쓰기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타인이 만든 숏폼 영상과 인공지능이 즉석에서 출력해 주는 문장에 일상을 내맡긴 아이들은 점차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가는 것이다. 텍스트를 능동적으로 재구성하고 자신의 언어로 정립하는 단계를 건너뛴 채, 선다형 정답만을 빠르게 찾아내는 획일화된 교육의 그늘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사유의 도구여야 할 글쓰기를 두려워하게 만드는 사회는 결국 자율적 사고를 포기한 수동적인 인간을 양성할 뿐이다. 우리는 왜 다시 글쓰기로 돌아가야 하는가? 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한 문장의 나열이 아니라, 파편화되어 떠도는 감정과 생각에 정교한 형상을 부여하는 높은 차원의 자아 성찰이자 지적 연마 과정이기 때문이다. 동양의 고전 《논어(論語)》 위령공(衛靈公)편에는 “자장서저신(子張書諸紳)”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공자의 제자 자장이 스승의 가르침을 잊지 않기 위해 자신의 띠(紳)에 즉시 기록했다는 장면이다. 기록은 흘러가 버릴 찰나의 사유를 불멸의 철학으로 고정하는 강력한 힘을 지닌다. 또한 조선 후기의 실학자 다산 정약용 역시 유배지라는 절망적 환경 속에서 500권에 달하는 저술을 남기며 “붓을 들지 않는 사유는 안개와 같다”고 경계했다. 결국 끊임없이 적고 구성해 ‘적자(積字·記字)’만이 영원히 생존함을 증명한 것이다. 글쓰기 교육은 결코 청소년기나 대학 진학을 앞두고 급조할 수 있는 단기 테크닉이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글을 쓰고 기록하는 일이 숨 쉬듯 자연스러운 ‘생활습관’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일기, 독서록, 나만의 경험을 담은 작은 관찰기록들은 아이들에게 세상을 관조하는 또 하나의 눈을 키워줄 수 있다. 자신의 행동을 서사로 기록하는 습관을 들인 아이는 자신의 삶에 책임감을 느끼며, 정서적 위기 상황에서도 주체적으로 자아를 통제하는 강력한 심리적 탄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교육 패러다임은 근본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첫째, 학교 현장에서의 글쓰기가 ‘평가를 위한 시험’에서 ‘자기표현과 소통을 위한 즐거운 여정’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정해진 모범답안에 맞춰 문장을 반복하는 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아이들이 느낀 솔직한 감정과 개성 있는 시각이 존중받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둘째,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 작동하는 ‘일상적 기록’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부모와 자녀가 매일 한 줄의 문장을 나누고, 지역 도서관과 학교가 연계하여 어린이들의 기록을 한 권의 책이나 디지털 서사로 출판해 주는 경험을 제공할 때, 아이들은 비로소 ‘글쓰기의 효능감’을 체득하게 될 것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가 1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글쓰기 수업(Harvard College Writing Program)을 전 학생 필수 과정으로 고집하며 “좋은 사고를 하려면 반드시 좋은 글쓰기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를 깊이 되새길 필요가 있다. AI가 순식간에 수만 줄의 문장을 만들어내는 거대한 문명적 전환기일수록, 역설적으로 ‘직접 고민하고, 손으로 적어 내려가는 인간의 사유’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독보적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명제는 경쟁 사회의 비정한 도생(圖生)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스스로 기록함으로써 자기 삶의 주인으로 거듭나고, 거친 타자의 언어 속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진실을 지켜내는 영혼의 자립을 의미한다. 지금은 아이들의 손에 다시 펜을 쥐여주고, 세상을 향해 자신만의 서사를 담대히 적을 수 있도록 공교육의 사명을 다해야 할 때다. 기록하는 아이가 미래를 지배하고, 기록하는 사회만이 결코 흔들림이 없는 지적 유산을 대대손손(代代孫孫) 물려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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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11
  • [최윤용의 100세 칼럼] 삐걱거리는 무릎 관절염, ‘연골 마모’ 가 아닌 ‘전신 대사 질환’ 관점으로 관리하기
    [교육연합신문=최윤용 기고] 1. 단순 관절 퇴행이 아닌 전신성 만성 질환으로 인식되는 골관절염의 새로운 이해 - 골관절염(OA)은 전 세계적으로 6억 명 이상이 고통받는 대표적인 퇴행성 관절 질환입니다. 과거에는 골관절염을 단순한 역학적 과부하와 노화에 따른 '관절 연골의 물리적 손상'으로만 이해하였습니다. 그러나 최신 병태생리학 연구들은 골관절염을 연골뿐만 아니라 연골하골(subchondral bone), 활액막(synovium), 인대, 슬개하 지방패드(IPFP) 등 관절 전반의 조직과 전신 대사 환경이 상호작용하는 복합적인 '전신 질환'이자 '전체 관절 질환(whole-joint disorder)'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골관절염으로 인하여 일단 관절 손상이 시작되면 손상된 조직에서 분비되는 손상 관련 분자 패턴(DAMPs)이 패턴 인식 수용체(PRRs)를 자극하여 활막염을 유발합니다. 이 과정에서 활성화된 대식세포와 연골세포에서 인터루킨-1베타(IL-1β),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 인터루킨-6(IL-6) 등의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대량 방출됩니다. 이 물질들은NF-κB, MAPK, JAK/STAT 신호전달 경로를 자극하여 MMP-13 및 ADAMTS-4/5와 같은 세포외기질(ECM) 분해 효소의 합성을 유도하고 제2형 콜라겐(Col2a1)과 아그레칸(aggrecan)의 파괴를 가속화합니다. 나아가 연골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에 따른 활성산소(ROS) 축적과 소포체 스트레스가 연골세포의 조기 사멸(apoptosis)과 노화 연관 분비 표현형(SASP)의 분비를 유발하며 만성적인 관절 퇴행의 악순환을 형성하게 됩니다. 2. 진통제와 대증 치료만으로 골관절염 관리가 힘든 이유 - 현재 골관절염의 표준 약물 치료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아세트아미노펜, 마약성 진통제(opioids) 경구 투여 및 히알루론산,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관절강 내 주사 등이 주를 이룹니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들은 일시적인 통증 경감에 그칠 뿐, 질병의 구조적 진행을 정지시키거나 역전시키는 근본적인 구조 개선 치료제(DMOAD)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장기복용하게 되면, 소화성 궤양, 위장관 출혈의 발생률이 높아지며, 신혈류 감소로 인한 급성 신장 손상 및 심혈관계 혈전 질환, 뇌졸중의 위험이 증가하여 고혈압, 당뇨병 등을 동반한 고령 환자에게는 지속적인 처방이 권장되지 않습니다. 아울러 관절강 내 스테로이드 주사 역시 반복 시술 시 오히려 연골 손상을 촉진하고 감염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이 알려져 있습니다. 아울러 통증 조절에 실패한 환자들이 선택하는 인공관절 치환술은 인공 삽입물의 수명이 영구적이지 않다는 근본적인 한계 이외에도, 상황에 따라 재수술을 해야 한다는 부담, 감염의 위험과 함께 수술 후에도 20~30% 환자에서 만성 중추성 통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3. 관절염과 비만·노화가 얽힌 ‘대사성 표현형’과 ‘SASP(노화 연관 분비 표현형)’ - 골관절염 환자의 60~85% 이상은 비만, 대사증후군, 당뇨, 근감소증 등 한 가지 이상의 만성 전신 질환을 동반합니다. 특히 비만은 단순한 체중 부하의 증가뿐만 아니라, 백색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렙틴(leptin), 아디포넥틴, 아딥신(adipsin) 등 아디포카인(adipokine)과 보체계 인자의 만성적 분비를 통해 전신 및 손, 무릎 등 다발성 관절의 염증과 통증 감작을 촉진합니다. 세포 수준에서는 스트레스와 노화로 인해 영구적인 세포 주기 정지에 들어간 ‘노화 연관 분비 표현형’ 연골세포의 축적이 핵심 병인으로 작용합니다. 세포 분열을 멈춘 노화 연골세포는 사멸하지 않고 대사적으로 활성화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IL-1β, IL-6, TNF-α, MMP-3, MMP-13 등을 지속적으로 분비하여 주변의 건강한 정상 연골세포까지 연쇄적으로 분해합니다. 골관절염은 이처럼 국소 관절의 문제를 넘어, 체내 염증성 대사 이상과 세포 노화가 관절에 투영된 '전신 대사-면역 불균형 질환'으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4. 골관절염에 대한 효과적 대안: 한약, 침, 전침 치료의 현대 과학적 근거 - 기존 약물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연골의 구조적 보존 및 전신적 조절을 달성하기 위해 한의학적 복합 중재 치료가 전 세계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첫째, 침 및 침전기자극술(electroacupuncture) 치료의 우수한 진통 및 기능 개선 효과가 대규모 다기관 임상시험과 메타분석을 통해 명확히 규명되었습니다. 2024년 BMJ Evidence-Based Medicine에 발표된 80건의 무작위 대조 시험(RCT, 총 9,933명) 대상 네트워크 메타분석에 따르면, 침 치료는 가짜 침, NSAIDs, 일상 관리 대조군 대비 무릎 통증 강도(VAS)와 WOMAC 신체 기능 장애를 임상적으로 매우 의미 있게 개선하였습니다. 특히 네트워크 메타분석(SUCRA 99.7%) 결과, 전침 치료는 일반 수기 침에 비해 통증 완화 효과가 유의하게 우수함(SMD -0.75, 95% CI -1.34 ~ -0.17)이 확인되었으며, 충분한 치료 자극 용량(주 2~3회 이상, 8주 이상)이 치료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입증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2026년에 저명 의학 학술지인 eClinicalMedicine에 보고된 480명 대상 다기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서는 6주간의 전침 치료(주 3회, 혈위: 혈해, 양구, 독비, 내슬안, 족삼리, 양릉천, 삼음교, 현종)가 가짜 침 대비 WOMAC 총점을 현저히 개선하였고, 치료 효과가 30주간 지속됨을 입증하였습니다. 또한 이 연구에서 더욱 주목할 점은 정량적 무릎 MRI 분석을 통해, 전침 치료군가 슬개하 지방패드(IPFP) 신호 강도 및 관절삼출액 깊이를 유의하게 감소시켜 활막염을 억제하고, 대퇴 및 경골 연골 두께와 부피 손실을 지연시키는 초기 구조 보호 효과를 확인했다는 사실입니다. 둘째, 독활기생탕, 양화탕 등 관절염에 전통적으로 활용되어 온 대표 한약 처방은 다중 경로·다표적 분자 조절 기전을 발휘합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독활기생탕은 TGF-β/Smad2/3 신호전달계를 활성화하여 제2형 콜라겐과 아그레칸의 합성을 촉진하는 동시에 MMP-13 발현을 차단하여 손상된 관절 연골을 회복시킵니다. 양화탕은 AMPK-SIRT3 경로를 매개로 미토파지(mitophagy)를 촉진해 산화 스트레스와 연골세포 조기 사멸을 유의하게 차단합니다. 아울러 관절염 치료에 널리 활용되어온 한약재들의 유효 성분(ASP, APS, Achyranthoside D, Tanshinone IIA 등)은 NF-κB 및 p38 MAPK의 인산화를 억제하고 Nrf2/HO-1 항산화 시스템을 가동하여 관절 내 만성 염증 환경과 SASP 분비를 정상화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5. 관절 건강 수명을 늘리는 일상 속 골관절염 자가 관리법 - 성공적이고 장기적인 관절염 관리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한의학 치료와 더불어 관절에 가해지는 역학적·대사적 부하를 줄이는 생활 교정이 필수적입니다. • 체중 조절 및 전신 대사 관리: 과체중 및 비만 환자의 체중 감량은 무릎에 가해지는 기계적 압력을 줄일 뿐만 아니라 전신 혈액 내 전염증성 아디포카인(leptin) 수치를 신속히 낮춰 통증 감작을 완화합니다. 단순 식사 제한보다는 양질의 단백질 섭취와 결합된 체중 유지가 권장됩니다. • 관절 맞춤형 저부하 운동: 통증이 두려워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액 순환이 이루어지지 잘 이루어지지 않고 허벅지 근육은 위축되기 때문에 도리어 관절 불안정성이 심화됩니다. 평지 걷기, 실내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체중 부하가 적은 유산소 운동과 함께 대퇴사두근(허벅지 앞쪽) 등척성 근력 강화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 관절 손상 및 미세손상 예방: 바닥에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는 자세, 무거운 짐을 드는 동작은 무릎 관절 내 압력을 정상의 수 배로 치솟게 만들어 관절 파괴와 연골세포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킵니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는 좌식 대신 입식 의자 생활이 권장됩니다. 만성 골관절염은 단순한 세월의 흔적이 아닌 관절 조직과 전신 대사 면역계가 얽힌 복합 질환입니다. 관절의 비정상적인 미세 염증을 가라앉히고 조직 손상을 완화하는 과학적 한의 치료와 올바른 대사·운동 관리를 병행하여, 관절 통증의 굴레를 끊고 건강한 100세 관절을 지켜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참고문헌 (Referenc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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