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06(수)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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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학창시절에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를 읽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의 삶의 여정에서 역경과 고비의 순간마다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하늘의 북극성과 같은 이정표 역할을 한다. 경쟁 체제의 교육에서 그저 앞만 보고 걸어와 인지적 비교⋅판단능력이 염려가 될 때, 이 소설은 위로와 격려가 되며 삶의 힘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한다. 
 
《노인과 바다》의 주인공 산티아고는 바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바다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자연의 일부라 믿기 때문이다. 밤낮으로 꼬박 사흘 청새치와 사투를 벌이고, 상어 떼와도 거침없이 맞붙는다. 노인의 초인적 행동은 어부의 존엄을 갖춘 데서 나온다. 노인은 말한다. “난 될 수 있으면 돈을 빌리지 않고 싶구나. 처음엔 돈을 빌리지, 그러나 나중엔 구걸하게 되는 법이거든.” 도전과 고난의 바다는 같은 바다다. 그 바다 위에서 도전과 고난을 자신의 힘으로 치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뜻밖에도 바다는 어머니처럼 품어주기도 한다. 
 
수많은 물줄기가 산과 계곡에서 흘러 내려와 개울과 내를 이루고 강을 지나 드디어 바다에 이른다. 우리 인생의 과정이 이와 같다. 결국 바다는 모든 것을 포용하고 드넓은 공간을 내주어 우리에게 무수한 보상을 베풀어 준다. 하지만 바다가 포효하고 거센 파도를 휘몰아칠 때는 감당하기 어렵다. 이를 헤쳐 나가는 힘과 용기가 필요하다. 청새치와 상어와 싸워 나가는 바로 그 힘과 용기 말이다. 중요한 것은 이때 누구나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이는 지금 우리가 돌이켜 보아야 할,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진정한 바다의 주인이 되려면 우리는 먼저 우리 운명을 개척할 자신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최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일자리를 잃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등 집에서 쉬고 있는 청년 백수가 지난달 12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청년층 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1년 전보다 1만5천명 증가한 420만 9천명을 기록했다. 이 중 별다른 활동 없이 '그냥 쉬는' 청년은 50만4천명으로,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다. 경제 성장의 둔화와 내수 부진, 제조업·건설업 불황, 기업들의 경력직·중고 신입 선호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겹치면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 백수'가 늘어난 것이다. 
 
국가는 우선적으로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그들에게 잠재력과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하지만 감나무 아래서 감이 떨어지길 기다리면서 입만 벌리고 하릴 없이 있을 수는 없다. 자신의 운명을 직접 찾아 나서는 주인이 되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아이디어 하나만 있어도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 예컨대 사업 계획서를 가지고 귀농(귀어)을 하면 농산어촌 지자체 대부분은 상당한 비용을 지원하고 자립할 기회를 제공한다. 세상에 죽으라는 법은 없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하지 않는가? 
 
이제 학벌 타파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모두가 가려는 길만이 정도(正道)는 아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택하는 것도 지혜요, 용기다.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 개척할 수 있으려면 사고의 폭을 넓혀야 한다. 그러려면 책을 읽고 다양한 지혜를 쌓아야 한다. 이는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목록1호여야 한다. 학창시절, 배움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책에 많이 노출되어야 한다. 사람이 책을 만들지만 책은 사람을 만든다. 어려서 책을 읽는 습관은 평생 든든한 자산으로 기능한다. 
 
‘세 살 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 않는가. 어려서부터 책 읽는 좋은 버릇은 평생의 친구이자 스승이 될 수 있다. 흔히들 책 속에 길이 있다고 말한다. 그 길은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멀리서 어렵게 그 비결을 찾지 말자. 이는 학교에서 배움에 열중하는 가운데 책과의 친화력이 주는 선물임을 잊지 말자. 교육의 역할은 자명하다. 학교에서는 학생들 스스로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도록 교육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의 지향점이 되어야 함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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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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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게 하는 ‘주인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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