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11(월)
 

[교육연합신문=강태우 기고]

[크기변환]강태우박사 사진.jpg

우리나라 제1호 뇌과학자라 칭송받으며, 치매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뇌과학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존경받는 석학인 가천대 의대 서유헌 석좌교수(한국뇌연구원 초대원장 역임)는 수많은 강연, 교육에서 항상 ‘적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필자는 원장님께 그 사유에 대해 물어보았으며, 다음과 같이 답변을 주셨다. “아동의 뇌는 발달 과정에 있기에 아이가 관심을 가지고 흥미를 가지는 분야에 대한 맞춤형 교육을 해야지 무리한 주입식 교육은 학습에 관한 뇌 부분을 손상시켜 지속적인 학습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아이마다 각자 다른 뇌 발달 과정이 있기에 학부모, 교사는 이를 항상 지켜보면서 적절한 언어학습을 해야지, 무리한 조기 영어교육은 언어에 관한 뇌 신경회로를 망쳐서 국어도 제대로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하시곤 했다. 


현재 국내 다수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신경과학자들이 과도한 선행학습의 폐해를 지적하며, 아동의 뇌 발달에 악영향을 준다고 경고하고 있으나, 선행학습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남들은 다 하는데’와 같은 부모의 조바심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 사교육 시장은 약 4조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초고령화 사회, 저출산으로 인해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상황에서 내 아이만큼은 더 잘 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으로 사교육 시장은 더 커지고 있다.


선행학습 대부분은 주입식 교육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의 주입은 나중에 정보를 수정하기 어렵다. 쉽게 이야기하면, 우리 뇌는 인지된 정보를 일단 해마(hippocampus)에 저장한다. 그리고 수면 동안 그 정보를 다시 끄집어 내 고차원적 뇌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frontal lobes)과 대뇌피질(cerebral cortex)에서 정보를 분류하고 재조립한다. 그리고 이를 다시 해마에 저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선행학습으로 뇌에 각인된 잘못된 정보는 수정하기 어렵기에 다수 전문가들은 선행학습을 말린다. 오히려 복습을 통해 정보의 정확성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심지어 사교육 시장의 유명한 강사들도 방송 등에서 선행학습에 매달리지 말라고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유아기 때 발달된 뇌는 죽을 때까지 그 지능을 유지한다는 근거 없는 속설과 오로지 대학입시만을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로 인해 우리 아이들의 뇌는 망가지고 있다. 전두엽에 과잉 정보를 주입하는 것만으로는 학습량에 한계가 있다. 또한 주입식 교육으로 올바른 인성 육성, 감정을 제대로 통제하는 능력을 발달시키지 못할 수 있다. 최근 수능 만점자로 의대에 진학한 수재가 여자친구를 살해하였던 사건을 볼 때(물론 극단적인 사례로 보편화하기는 어렵다), 오로지 입시경쟁만을 위한 교육은 우리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유아기, 아동기는 입시경쟁보다는 교사, 학부모와의 강한 스킨십으로 오감을 자극하여 뇌가 전체적으로 발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등에 자극을 주어 올바른 윤리관과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또한 외국어에서도 국어를 잘하는 아이가 외국어도 잘하는 말처럼 국어와 문법, 특히 문법에 대한 체계를 뇌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물도 인간처럼 의사소통을 한다. 그렇지만 인간의 언어와 다른 점은 문법에 있다. 동물은 생존 본능, 배고픔, 천적에 대한 공포 등을 위해 신호를 주고받지만 그게 전부이다. 그렇지만 인간은 문법이 수반된 언어를 사용하기에 고차원적인 표현, 추상적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국어 문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문법에 대한 개념, 체계를 우리 뇌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만, 외국어도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다고 한다. 


과거 산업화 시대, 주입식 교육으로 제도권에 안착할 수 있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초연결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원하는 학습,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일정한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창의성도 발휘되고 언어능력도 발달이 되겠지만, 그것이 무리한 선행학습과 과도한 지식 주입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마다 다른 두뇌 발달 과정을 가진다.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 돌봄의 의무자들이 해야 할 일이다.

 

[크기변환]강태우박사 사진.jpg

▣ 강태우 

◇ 한국뇌연구원 책임행정원·행정학 박사

전체댓글 0

  • 13647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융합시대의 뇌과학 엿보기] 선행학습? 복습이 더 중요하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