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의 교육칼럼] 중구난방(衆口難防)의 미래교육 담론, 이대로 좋은가?
"현재 교육부가 쏟아내는 중구난방의 미래교육 담론은 하나라도 제대로 그리고 확실하게 실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한때 교육부가 “자, 이제 교육은 앞만 보고 갑니다”라고 선언하자 17개 시⋅도 교육청과 산하 교육기관은 서로 경쟁을 하듯이 모든 정책에 ‘미래’를 붙이기 시작했다. 이제 미래교육 담론이 없이는 낡은 과거 교육을 지지하거나 고수하는 보수분자가 되거나 이른바 ‘라떼’를 선호하는 꼰대의 입지를 벗어나기 어렵게 되었다. 그런데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 것인가? 그것은 교사와 아이들의 삶이 녹아 있는 과거의 서사를 낡아빠진 폐기물로 간주하고 현재의 삶은 미래를 위해서 버텨야 하는 희생적 가치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미래교육 담론은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과 관점이 진정한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믿는다. 과연 이 말은 사실일까? 이로써 교육 현장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인가? 각종 미래교육 담론은 듣기 좋은 말처럼 들리고 또 희망적인 메시지를 기대하지만 너무 화려한 개념들을 남발하는 측면이 강한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실제로 여기에는 우리 교육이 지향할, 아니 지향할 수밖에 없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예컨대 생태환경교육, 에듀테크, 디지털 리터러시, AI 교육, 디지털 교과서, 세계 민주시민, 창의, 혁신, 공존, 자율, 역량, 상상력, 공감, 비전, 나눔, 배려, 연대, 협력 등등의 말들이 잔칫상을 연상시킨다.
여기서 잠시 현실을 직시해 보자. 만일 사교육 공화국이 되어버린 우리 교육이 근본적인 이유는 제켜놓고 ‘사교육 없는 세상’을 완전하게 실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다면 이는 국민들에게 어떻게 다가올까? 그 내면에 깊은 고민과 숙의된 정책, 또한 공감혁명과 같은 전 국민의 획기적인 의식의 변화를 동반하지도 않으면서 대책 없는 일방적인 공언과 하등 다르지 않다. 미래교육은 유초중등교육 현장에서 각종 합성어, 신조어를 창조하여 위세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해 이 말의 태동을 가져온 교육부와 교육청은 과거와 견줄만한 뛰어난 안목도, 지원할 의지도, 수행할 능력이 존재하는가? 왜냐면 발표하는 모든 정책이 당사자인 교사, 학생, 학부모를 중심에 두지 않고 소위 탁상공론이자, 현상유지에 따른 책무처럼 쏟아내기에만 바쁘다는 의심 때문이다. 한마디로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이다.
이제 미래교육이란 추상명사는 교육의 중추인 교사들에게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것이 되었고 교사는 이를 견뎌내야만 하는 고문이 되었다. 초등교사 서재민은 『미래교육 이전에 내 미래가 더 걱정이다』에서 교사로서의 무력감을 다음과 같이 피력한 바 있다.
“2019년 7월, 서울시교육청은 ‘혁신학교’와 ‘미래학교’를 합친 ‘혁신미래학교’라는 새로운 학교 모델을 만드는 정책을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제시한 ‘혁신미래학교 4대 중점과제’에서 알 수 있듯이, ‘미래사회를 대비한 교육과정과 학교환경’(미래학교)과 ‘교원의 성장과 협력의 학교문화’(혁신학교)를 한 학교에서 구현하려는 구상이다. 정말 ‘잘 되면 좋겠다’고 먼 곳에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 (정철희, 『교사의 고통』, 2024)
이처럼 미래교육 담론은 그야말로 신기하고 오묘한 말들의 조합이 앞선다. 이는 현장 교사들의 삶을 더욱 지치고 어둡게 만든다. 왜냐면 미래교육 담론은 갖가지 통합적 가치들을 마치 교사들의 몸에 맞지도 않는 옷처럼 화려하게 장식하여 학교라는 쇼윈도우를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미래교육 담론은 결코 학교와 미래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교사들의 진정한 변화를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공포 조성과 현상 유지의 두 부정적 측면이 매우 강하다.
교육당국은 각종 미래교육 담론을 내세워 교사에게 지나친 강요와 희생을 요구하는 것을 숙고해야 한다. 또한 그 이면에 정책 입안자들의 현상 유지를 위한 아이디어 남발은 없는지도 살펴볼 일이다. 오늘도 학교 현장에 배달되는 각종 공문은 교사의 자발성과 교육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지 세심한 검토와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과유불급’이라 하듯이 좋은 것도 지나치면 없는 것만 못하다. 현재 교육부가 쏟아내는 중구난방의 미래교육 담론은 하나라도 제대로 그리고 확실하게 실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더 이상 교육 현장을 혼란케 하여 교육개혁 주체인 교사들의 정서적, 심리적 안정성과 자발적 의지를 박탈하는 일은 자제하기를 바란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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