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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과도한 N수 열풍, 학벌주의 해법 없이는 교육 공멸을 막을 수 없다
[교육연합신문=사설] 대학 서열화와 학벌 중심 구조를 혁파하지 않고는 N수생 급증과 사교육비 폭증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 올해 수능 접수자 중 N수생의 비율이 3분의 1을 넘어 2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불수능 여파와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매년 수만 명의 청년들이 더 나은 대학을 향해 재도전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으로 치부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과 부작용이 너무나 크다. 가계 경제를 파탄 내는 사교육비와 N수 현상은 결국 ‘어느 대학에 들어갔느냐’가 삶의 기회를 좌우하는 왜곡된 구조에서 비롯된다. N수 생활에는 연간 수천만 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며, 전체 N수 사교육비 규모만 해도 1주년 기준 3조 원을 웃돈다. 이로 인해 부모의 경제력이 곧 학생의 재도전 기회를 결정하는 '교육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 정작 수많은 비용을 투입하고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학생들이 부지기수임에도 이들이 학업에 매달리는 이유는, 학벌이 개인의 사회적 생존과 직결되는 한국 특유의 구조적 병폐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N수생 증가가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자 능력주의 사회에서의 자연스러운 경쟁 과정이라고 반문한다. 하지만 N수 현상을 단순히 개인의 자율적인 선택이나 역량 발전을 위한 투자로만 볼 수는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무한 경쟁을 통해 더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고 변별력을 확보하는 것이 교육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주장이다. 또한 수능 난이도 조절이나 입시 제도를 보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부작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는 공정한 경쟁으로 포장된 승자독식 구조의 폐해를 외면하는 무책임한 진단이다. 현실의 N수 경쟁은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기는커녕,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계층이 유리한 부모 찬스의 장으로 변질되어 있다. 게다가 10명 중 7명이 실패의 고통을 겪고, 고3 재학생들까지 가중된 부담으로 인해 원치 않는 N수로 내몰리는 상황은 교육이 사회적 통합이 아닌 계급 재생산의 도구로 전락했음을 방증한다. 따라서 정부와 사회는 입시 제도의 지엽적 수정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학벌 중심의 사회적 보상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어느 대학 출신인지가 평생의 간판이 되는 학벌주의 타파와 일자리 간의 임금·근로 조건 격차 해소가 동반되지 않는 한, N수생 행렬을 막아 세울 방법은 없다. 교육은 청년들을 무한 경쟁의 나락으로 내몰고 가계의 등을 휘게 하는 소모전이 아니라, 모든 이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는 희망의 사다리가 되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입시 지옥의 악순환을 끊어낼 거대한 구조적 대전환을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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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경일인데 태극기는 어디로 갔는가
[교육연합신문=김광명 기고] 삼일절과 광복절, 개천절과 한글날이 되면 예전에는 골목마다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였다. 집집마다 태극기를 내걸었고,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국경일의 의미와 나라사랑의 정신을 자연스럽게 일깨워 주었다. 태극기 게양은 특별한 행사가 아니라 국민의 일상이었으며, 공동체의 자긍심을 드러내는 소중한 문화였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국경일에도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를 둘러보면 태극기를 게양한 가정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관공서와 주요 도로변을 제외하면 국경일이라는 사실조차 실감하기 어려운 풍경이 낯설지 않다. 대한민국은 눈부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이루며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여 왔다. 그러나 정작 국가를 상징하는 태극기는 국민의 일상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 왜 우리는 태극기를 다는 일에 점점 소홀해지고 있는가. 이러한 현실을 단순히 국민의 애국심 부족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주거환경의 변화와 공동주택 중심의 생활문화, 국경일에 대한 인식 변화, 국가상징 교육의 부족, 생활 속 실천 기회의 감소 등 복합적인 원인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특히, 국경일이 대한민국의 역사와 선열들의 희생을 되새기는 뜻깊은 날이 아니라 단순히 쉬는 날로 인식되고 있다면, 이는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다. 태극기는 단순한 깃발이 아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며 목숨을 걸고 높이 들었던 민족의 상징이자, 대한민국이 걸어온 역사의 현장을 함께해 온 국가의 얼굴이다. 태극기의 흰 바탕에는 밝음과 순수,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의 정신이 담겨 있다. 가운데 태극 문양은 음과 양의 조화와 균형을 상징하며, 네 모서리의 건곤감리(乾坤坎離)는 각각 하늘과 땅, 물과 불을 나타낸다. 이처럼 깊은 역사적 의미와 철학적 가치를 지닌 태극기를 우리 아이들에게 얼마나 충실하게 가르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태극기 게양 문화의 회복은 단순한 국기 달기 운동을 넘어 역사교육의 가치를 높이고, 공동체 의식과 나라사랑의 정신을 되살리는 사회적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부산 남구가 새로운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바로 남구 각 동의 주요 관문과 상징성이 높은 장소에 대형 국기게양대를 설치해 태극기를 지역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우리 동네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힘차게 펄럭이는 태극기라면 어떻겠는가. 주민들에게는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상징물이 되고, 방문객들에게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역사적 가치를 알리는 의미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나아가 미래세대에게는 태극기를 일상에서 마주하며 나라의 역사와 국가상징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살아 있는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 물론 대형 국기게양대 설치가 단순히 높은 깃대를 세우는 사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역의 역사성과 주변 도시경관을 충분히 고려해 조화롭게 설계하고, 태극기의 유래와 의미를 설명하는 안내시설을 비롯해 주민들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작은 쉼터, 품격 있는 야간 경관조명 등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설치 장소의 적정성과 보행환경, 강풍에 따른 시설물 안전, 사업비와 유지관리 비용 등은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충분한 공감대와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부산 남구 17개 동 가운데 접근성과 상징성이 높은 장소를 우선 선정해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그 성과와 주민 만족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러한 사업은 단순한 도시 미관 개선을 넘어 국가상징을 생활 속에 정착시키고,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교육의 가치를 높이는 미래지향적 공공사업이 될 수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해 학생들이 국기게양대를 직접 방문하고, 태극기의 역사와 독립운동의 의미를 배우는 체험교육을 운영한다면 교육적 효과 또한 더욱 커질 것이다. 아울러 가정에서의 태극기 게양 문화도 함께 회복해야 한다. 국경일을 앞두고 행정복지센터와 학교, 공동주택 관리주체, 주민자치단체 등이 협력해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전개하고, 국기 구입과 올바른 게양 방법을 쉽게 안내하는 등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태극기를 가까이하는 문화는 일회성 행사나 형식적인 구호가 아니라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지속적인 생활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 태극기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적 진영의 상징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국기이며, 우리 모두가 함께 존중하고 지켜야 할 국가의 상징이다. 정치적 견해가 다르고 살아온 시대와 지역이 다르더라도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태극기가 갈등과 대립의 상징이 아니라 화합과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는 세계적인 스포츠 무대에서 태극기가 올라갈 때 한마음으로 감동하고 환호한다. 국가적 위기와 어려움 앞에서도 태극기 아래 뜻을 모으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왔다. 그 자랑스러운 태극기를 이제는 우리 동네와 가정, 학교의 일상 속에서 다시 만나야 한다. 국경일마다 태극기 게양을 독려하는 구호를 반복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국민 누구나 자연스럽게 태극기를 가까이하고 국가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마을 입구에서는 태극기가 주민들을 맞이하고, 아이들은 그 아래에서 대한민국의 역사와 선열들의 희생을 배우며, 국경일이면 집집마다 태극기가 펄럭이는 도시를 상상해 보자. 그 의미 있는 변화의 출발점을 부산 남구에서 만들어 보면 어떻겠는가. “마을마다 태극기 하나, 동네마다 대한민국의 자부심 하나.” 대형 국기게양대가 지역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태극기를 중심으로 세대가 소통하며 나라의 소중함을 함께 되새기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태극기는 바람이 불어야 펄럭인다. 그러나 태극기를 다시 국민의 마음속에 높이 세우는 것은 바람이 아니라 우리의 관심과 실천이다. 국경일에도 태극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을 더 이상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제 태극기를 우리 삶의 가까운 곳으로 다시 불러와야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역사와 자유의 가치, 공동체의 자긍심을 다음 세대에 당당하게 물려주어야 한다.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얼굴이다. 그 얼굴을 빛나게 하는 일은 국가만의 책무가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실천해야 할 소중한 책임이다. 국경일에 태극기가 다시 골목마다 힘차게 펄럭이는 대한민국, 그 뜻깊은 변화가 부산 남구에서부터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 김광명 ◇ 前부산광역시의회 의원(제8·9대) ◇ 前부산광역시 남구의회 의원(제6·7대) ◇ 前(사)부산광역시 남구청년연합회 회장 ◇ 前부산남부교육지원청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 ◇ 前부산남구청소년지도협의회 회장 ◇ 前(사)용호지역발전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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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건물은 세워진다, 도시는 기획된다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고] 세계적인 관광도시를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화려한 야경일까, 유명한 축제일까, 아니면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는 랜드마크일까. 물론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세계적인 도시의 경쟁력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다른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들은 건물만 보러 도시를 찾지 않는다. 그 도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계획한다. 그리고 그 경험이 기대 이상일 때, 도시는 관광지를 넘어 목적지가 된다. 부산은 이미 적지 않은 것을 갖추고 있다. 국제적인 축제와 다양한 공연, 해변과 항구가 만들어 내는 독특한 풍경, 역동적인 음식문화가 있다. 부산콘서트홀이 문을 열었고, 2027년에는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도 예정돼 있다. 이제 부산 관광의 과제는 무엇을 더 지을 것인가보다, 이미 가진 자산으로 어떤 도시의 미래를 만들어 낼 것인가에 있다. 세계적인 관광도시는 명소의 숫자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 도시를 찾아야 할 이유가 얼마나 분명한가에 따라 완성된다. 파리의 문화적 매력은 에펠탑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런던의 관광 경쟁력도 빅벤이나 버킹엄궁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두 도시에는 예술과 공연, 전시와 스포츠, 미식과 일상이 끊임없이 새로운 방문 동기를 만들어 내는 구조가 있다. 관광객은 특정 장소를 방문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자신이 여행하는 시기에 그 도시에서 벌어지는 일을 경험하기 위해 움직인다. 여기서 부산이 주목해야 할 지점이 있다. 부산에도 축제는 많고 공연도 열린다. 문제는 행사의 유무가 아니라 개별 행사가 도시 전체의 매력으로 얼마나 연결되는가에 있다. 각각의 축제와 공연이 저마다의 성과를 내는 것과, 그 모든 경험이 ‘부산에 가야 하는 이유’로 축적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관광객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부산을 여행하려는 외국인이 특정 공연을 발견하고, 그 일정에 맞춰 항공편과 숙박을 예약하며, 낮에는 도시를 둘러보고 저녁에는 공연을 관람한다면 공연은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니다. 여행을 결정하게 만든 핵심 동기가 된다. 반대로 공연이 열려도 해외에서 정보를 접하기 어렵고, 예약과 관람이 불편하며, 여행 일정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 잠재력은 충분히 발휘되기 어렵다. 이 차이가 부산 관광의 다음 단계를 결정할 수 있다. ■ 오페라하우스가 부산의 미래를 대신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2027년 개관을 앞둔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부산의 문화와 관광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을 유치하고, 부산의 예술적 위상을 높이며, 북항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건축물이 완성되는 순간 세계적인 오페라 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공연장은 외관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평가받는다. 어떤 작품을 올리는가, 어떤 예술가를 키우는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는가, 시민과 관광객이 얼마나 자주 그곳을 찾는가가 중요하다. 개관 기념 공연이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것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다음 해, 그다음 시즌에도 사람들이 부산오페라하우스의 공연을 기다리게 만드는 일이다. 한 번의 화려한 개관보다 오랜 시간 축적되는 예술적 신뢰가 도시의 브랜드를 만든다. 또한, 오페라하우스가 독립된 섬처럼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부산콘서트홀과 기존 공연장, 영화제와 지역 축제, 전시공간과 관광업계가 서로의 관객을 연결해야 한다. 클래식 공연을 보러 온 사람이 부산의 다른 문화공간을 찾고, 축제를 즐기러 온 관광객이 다음 공연을 예약하는 순환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진정한 성공은 그 건물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들어오는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그 공간이 부산 전체의 문화적 활력을 얼마나 확장하는가로 평가해야 한다. ■ 축제의 도시에서 ‘문화적 목적지’로 부산은 축제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하는 도시라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축제와 공연을 새로운 관점에서 연결해야 하는 도시다. 필요한 것은 행사 목록의 확대가 아니라 도시 전체를 하나의 문화 프로그램처럼 기획하는 발상이다. 봄에는 어떤 예술을 경험할 수 있고, 여름에는 바다와 음악이 어떻게 만나며, 가을에는 영화와 공연이 어떤 분위기를 만들고, 겨울에는 부산에서만 즐길 수 있는 문화적 경험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것은 단순히 계절별 축제를 배치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부산을 방문하는 사람이 자신의 관심사와 여행 시기에 따라 도시의 문화를 발견할 수 있도록, 흩어진 프로그램을 하나의 이야기로 편집하자는 것이다. 예컨대 해외 관객이 부산의 오페라 공연을 예약하면 인근 전시와 관광 프로그램을 함께 발견할 수 있고, 영화제를 찾은 방문객이 지역 공연과 미식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을 넓힐 수 있어야 한다. 서로 다른 행사가 관객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의 부산 체류를 함께 풍성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러한 연결은 홍보의 문제인 동시에 산업의 문제다. 공연 기획자와 관광업계, 숙박업계, 지역 상권이 일정과 상품을 함께 설계한다면 문화행사의 효과는 공연장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문화예술은 관광 소비를 이끌고, 관광은 다시 예술의 관객과 재원을 넓히는 관계가 될 수 있다. ■ 세계인의 시선보다 먼저, 관객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세계적인 관광도시를 지향할수록 해외 유명 공연과 국제적인 이벤트에 관심이 쏠리기 쉽다. 그러나 외부의 명성을 빌려오는 것만으로는 도시의 문화적 자립성을 확보할 수 없다. 세계적인 예술단체를 초청하는 일과 함께 부산의 예술가들이 성장하고, 지역의 공연단체가 새로운 작품을 만들며, 부산에서 제작한 콘텐츠가 다른 나라의 무대에 오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의 예술이 부산에 도착하는 도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부산의 예술이 세계로 나가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시민의 역할도 중요하다. 시민이 일상적으로 공연장을 찾고 축제를 즐기며 지역 예술을 지지할 때 문화 인프라는 비로소 살아 있는 자산이 된다. 관광객만을 위해 만들어진 문화공간은 특정 시기의 방문객에 의존하기 쉽지만,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은 도시의 문화적 기반을 더 튼튼하게 만든다. 결국 관광객에게 제공하는 경험의 수준은 그 도시가 평소 축적해 온 문화의 수준과 무관하지 않다. 관광객을 위한 특별한 장면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시민이 평소에도 좋은 공연과 예술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 관광객 수를 넘어, 도시의 선택받는 힘으로 관광객 수는 분명 중요한 지표다. 부산이 세계적인 관광도시들과 경쟁하려면 방문객 규모를 확대하는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 다만 숫자의 성장만으로 도시의 국제적 위상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부산을 방문한 사람이 왜 이곳을 선택했는지, 여행 중 무엇을 가장 인상 깊게 경험했는지,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특히, 공연과 축제가 실제로 숙박 예약과 지역 소비, 재방문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문화행사의 관객 수와 관광객의 만족도, 지역경제에 미친 효과를 함께 분석해야 다음 기획도 정교해질 수 있다. 이제 부산 관광정책에는 관광과 문화예술을 따로 바라보지 않는 관점이 필요하다. 공연장은 문화시설이면서 관광 동기이고, 축제는 시민의 문화행사이면서 도시의 국제적인 홍보 자산이다. 이 둘을 연결하는 능력이 앞으로 부산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 부산은 더 이상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되기 위해 무엇인가를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는 도시가 아니다. 이미 가진 자산을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도시다. 오페라하우스의 개관은 그 가능성을 시험할 중요한 기회다. 건물의 완공을 도시의 성취로 끝낼 것인지, 새로운 문화관광 시대의 출발점으로 만들 것인지는 앞으로의 운영과 기획에 달려 있다. ■ 도시는 건축으로 모습을 갖추지만, 기획으로 기억된다. 부산이 지향해야 할 세계적인 관광도시는 명소가 많고 축제가 화려한 도시만이 아니다. 세계인이 부산의 공연을 보기 위해 여행을 계획하고, 축제의 일정에 맞춰 방문하며, 그 경험 때문에 다시 돌아오는 도시다. 부산에는 이미 무대가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무대들을 하나의 도시적 경험으로 연결하는 안목과 실행력이다. 오페라하우스의 불이 켜지는 날, 부산의 관광도 함께 새로운 막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그때 부산은 세계적인 관광도시를 꿈꾸는 데 머물지 않고, 세계인이 찾아올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도시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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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늘봄학교 전면화의 명암
[교육연합신문=박진우 칼럼] 초등 방과 후와 돌봄을 통합한 '늘봄학교'가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초등 1~2학년까지 정착되며 학부모의 양육 부담 완화와 국가 책임 돌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기존 돌봄교실의 높은 대기 수요를 흡수하고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해 아이들에게 안전한 일상을 보장하겠다는 정책적 취지는 교육 가족 모두가 깊이 공감하는 바다. 그러나 제도가 현장에 안착해 가는 과정에서 학교가 겪는 공간의 과밀화와 관리 체계의 과부하는 지속가능성을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엄중한 과제다. 실제로 교육부가 발표한 「2026년 늘봄학교 추진 현황」에 따르면, 초등 1~2학년으로 대상이 확대된 이후 참여율은 80%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기존의 돌봄 대기 수요를 사실상 해소하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양적 성장의 이면에서 나타난 공간 여건의 격차는 여전히 깊은 고민을 안겨준다.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대도시 과밀 지역의 경우 일반 정규 교실을 늘봄과 함께 쓰는 '겸용 교실' 비율이 늘면서 교사의 수업 연구 및 학생 상담 공간이 잠식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반면 농어촌 및 원도심 학교는 전문 강사 수급의 어려움과 방과 후 안전 관리 인력 부족이라는 상반된 난관에 직면해 있다. 학교 담장 안으로 모든 돌봄 수요를 흡수하려는 물리적 집중이 낳은 구조적 한계다. 학교는 통계표 위의 숫자 하나로 환원될 수 없는 배움의 터전이자 아이들의 삶이 자라나는 공간이다. 모든 돌봄과 보육의 책무를 학교라는 단일 기관의 울타리 안에만 가두려 한다면, 교원은 본연의 교수·학습 연구와 학생 지도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렵고 돌봄 서비스의 질적 도약 또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질 높은 교육'과 '안정적인 공공 돌봄'이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유기적으로 역할을 나누는 패러다임의 확장이 요구된다. 우선, 학교 중심의 돌봄을 넘어선 '지자체 책임형 협력 거버넌스' 확대가 절실하다. 학교 밖 유휴 공공시설, 청소년수련관, 주민자치센터, 도서관 등을 거점형 늘봄센터로 적극 발굴·연계해야 한다. 공간이 부족한 학교의 아이들이 안전하게 이동해 질 높은 예체능 및 놀이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도록 지자체가 통학 및 공간 운영을 전담하는 '온 마을 돌봄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학교 내 '교육'과 '돌봄'의 운영 체계를 행정적·공간적으로 정교하게 분리해야 한다. 정규 교육과정을 담당하는 교원 조직과 늘봄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늘봄지원실 전담 인력의 업무 경계를 명확히 확립해야 한다. 늘봄전담사 및 관리 인력의 고용 안정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안전 관리와 시설 유지보수, 예산 집행 등의 행정 부담이 일반 교사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제도적 지원을 빈틈없이 갖추어야 한다. 나아가 '양적 수용'을 넘어 아이들의 정서적 쉼을 보장하는 '돌봄 질의 내실화'가 필요하다.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학교에 머무는 아이들에게 단순한 시간 때우기식 프로그램이나 과도한 특별활동을 강요하기보다, 자유 놀이와 쉼, 또래 간의 정서적 교감이 가능한 아동 친화적 쉼터를 조성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종일 이어지는 빽빽한 통제가 아니라 안전 속에서 마음 놓고 숨 쉴 수 있는 편안한 품이다. 국가가 책임지는 돌봄의 완성을 위해서는 학교에만 모든 짐을 지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들의 성장을 보듬는 성숙한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 박진우 ◇ 교육학 박사 ◇ 부산 칠암초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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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의 왕 김광휘] 2027 대입논술 비법 - 고려대학교 논술
[교육연합신문=김광휘 논술] 고려대학교 논술은 단순히 글을 잘 쓰는 시험이 아니다. 주어진 제시문과 자료를 정확히 읽고, 문제의 요구에 맞게 핵심 개념을 뽑아내며, 그것을 논리적인 답안 구조로 연결하는 시험이다. 김광휘 ‘논술의 왕’식으로 정리하면 고려대 논술의 핵심은 다음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문제의 요구를 먼저 파악하고, 제시문을 요약이 아니라 논거로 바꾸어라.” 수험생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고려대 논술 대비 비법은 다음과 같다. ■ 제시문보다 문제를 먼저 읽어라 논술 답안의 방향은 제시문이 아니라 문제의 명령어에서 결정된다. ‘비교하라’, ‘분석하라’, ‘비판하라’, ‘평가하라’, ‘설명하라’, ‘해결방안을 제시하라’는 지시어에 따라 답안의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 예를 들어 ‘비교하라’는 문제에서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모두 밝혀야 하고, ‘비판하라’는 문제에서는 대상의 한계나 논리적 약점을 지적해야 한다. ‘해결방안’을 요구하는 문제에서 제시문 요약만 반복하면 좋은 답안이 될 수 없다. ○ 비법 포인트 문제를 읽을 때 명령어에 밑줄을 긋고, 답안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먼저 결정하라. ■ 제시문은 따로 읽지 말고 관계 속에서 읽어라 고려대 논술에서 중요한 것은 제시문 하나하나의 단순 요약이 아니다. 여러 제시문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는지 파악해야 한다. 제시문들은 보통 다음과 같은 관계로 연결된다. ▲같은 문제를 서로 다른 관점에서 설명한다. ▲한 제시문이 다른 제시문의 한계를 보완한다. ▲두 제시문이 서로 대립하는 가치관을 보여준다. ▲하나의 제시문은 원인을, 다른 제시문은 해결 방향을 제시한다. 따라서 제시문을 읽을 때는 “이 글이 무슨 내용인가?”에서 멈추지 말고, “다른 제시문과 어떤 관계인가?”까지 파악해야 한다. ○ 비법 포인트 고려대 논술의 핵심은 제시문 요약이 아니라 제시문 간 상관관계 파악이다. ■ 공통 개념을 뽑아라 여러 제시문과 자료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을 찾아야 답안의 중심이 잡힌다. 예를 들어 자유, 평등, 공정성, 경쟁, 연대, 공동체, 다양성, 책임, 효율성, 인간 존엄, 기술 발전, 사회적 약자, 불평등 같은 개념들이 자주 활용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키워드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제시문 속에서 어떤 가치가 충돌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 예시 ▲자유 vs 평등 ▲경쟁 vs 연대 ▲효율성 vs 공정성 ▲개인의 권리 vs 공동체의 책임 ▲성장 vs 분배 ▲기술 발전 vs 인간성 ▲다양성 vs 사회 통합 ○ 비법 포인트 주제를 외우지 말고, 주제 속에 숨어 있는 가치 대립 구조를 찾아라. ■ 자료는 나열하지 말고 한 문장으로 묶어라 표, 그래프, 통계, 사례 자료가 나올 경우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자료를 하나씩 설명하는 것이다. 하지만 좋은 답안은 자료들을 관통하는 공통 의미를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 예를 들어 여러 자료가 소득 격차, 교육 기회 차이, 지역 불균형을 보여준다면 다음과 같이 묶을 수 있다. “제시된 자료들은 사회적 불평등과 기회 격차가 여러 영역에서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자료를 종합해 핵심 문제를 규정해야 이후 원인 분석과 해결방안 제시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 비법 포인트 자료를 설명하지 말고, 자료가 함께 가리키는 사회문제를 찾아라. ■ 제시문은 요약하지 말고 논거로 바꿔라 논술 답안에서 제시문은 단순히 정리하는 대상이 아니다. 자신의 주장이나 판단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해야 한다. ▲나쁜 답안 : 제시문 A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좋은 답안 : 제시문 A가 강조하는 공동체적 연대의 관점에서 볼 때, 이 문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사회적 협력과 제도적 지원이 함께 필요하다. 이처럼 제시문의 내용을 자신의 논리 안으로 끌어와야 한다. ○ 비법 포인트 “이 제시문은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이 제시문을 내 주장에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를 생각하라. ■ 답안은 결론부터 설계하라 논술 답안을 처음부터 써 내려가면 논지가 흔들리기 쉽다. 먼저 결론을 정하고, 그 결론을 뒷받침할 근거를 배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결론이 다음과 같다고 하자. “사회적 불평등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제도적 개선과 공동체적 연대가 함께 필요하다.” 그러면 본론은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불평등의 원인 분석 ▲개인 책임론의 한계 ▲사회적·제도적 해결방안 제시 ○ 비법 포인트 답안은 쓰는 것이 아니라 설계하는 것이다. 결론을 먼저 정하고 본론을 배치하라. ■ 해결방안은 개인·사회·제도 차원으로 구체화하라 해결방안 문제에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와 같은 추상적 표현만 쓰면 설득력이 약하다. 해결방안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효과적인 방식은 세 층위로 나누는 것이다. ▢ 개인 차원 개인은 편견과 고정관념을 줄이고, 타인의 권리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 사회 차원 사회는 공감, 연대, 협력의 문화를 확산하고, 차별과 배제를 줄이는 공론장을 마련해야 한다. ▢ 제도 차원 국가와 제도는 교육,복지,노동,지역 정책 등을 통해 구조적 불평등을 완화해 공정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 비법 포인트 해결방안은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드러나야 한다. ■ 옹호·비판형 문제는 입장을 끝까지 유지하라 특정 주장에 대해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문제가 나오면 입장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비판한다고 해놓고 본론에서 옹호 논리를 쓰거나, 결론에서 애매하게 “둘 다중요하다”고 마무리 하면 답안의 힘이 떨어진다. ■ 안정적인 구성은 다음과 같다. ▲ 대상 주장의 핵심 정리 ▲자신의 입장 제시 ▲제시문을 근거로 활용 ▲반대 입장 간단 검토 ▲자신의 결론 재확인 ○ 비법 포인트 어느 입장을 선택했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그 입장을 끝까지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 반드시 피해야 할 답안 유형 고려대 논술에서 피해야 할 답안은 다음과 같다. ▢ 제시문 요약형 답안 ▲제시문 내용을 반복하지만 자신의 논리로 연결하지 못하는 답안 ▢ 자료 나열형 답안 ▲표와 그래프를 하나씩 설명하지만 공통 의미를 찾지 못하는 답안 ▢ 입장 혼란형 답안 ▲옹호와 비판이 뒤섞여 논지가 흔들리는 답안 ▢ 구호형 답안 ▲ “노력해야 한다”,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만 반복하는 답안 ▢ 배경지식 과시형 답안 ▲ 문제와 직접 관련 없는 이론이나 시사 사례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답안 ○ 비법 포인트 논술은 많이 쓰는 시험이 아니라 정확히 쓰는 시험이다. ■ 실전 답안 기본 공식 고려대 논술 답안은 다음 공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 문제 명령어 확인 → 제시문 핵심 파악 → 공통 개념 추출 → 자료 종합 → 입장 결정→ 근거 배치 → 결론 정리 사회문제 해결형 문항이라면 다음 틀을 활용할 수 있다. 제시된 자료들은 ○○ 문제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문제의 원인은 ○○에 있으며, 제시문 A는 이를 □□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또한 제시문 B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인식 변화, 사회적 연대, 제도적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옹호·비판형 문항이라면 다음 틀이 안정적이다. 제시된 주장의 핵심은 ○○이다. 나는 이 주장을 옹호한다/비판한다. ▲첫째, 제시문 A는 ○○의 측면에서 이 주장의 타당성/한계를 보여준다. ▲둘째, 제시문 B는 □□의 관점에서 이를 뒷받침한다. 물론 반대 입장에서는 ○○라고 볼 수 있으나, 이는 ○○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따라서 이 주장은 옹호/비판되어야 한다. ■ 최종 정리 김광휘 ‘논술의 왕’식 고려대 논술 비법은 결국 다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정확히 읽고, 관계를 파악하고, 구조적으로 써라.고려대 논술은 예상 주제를 맞히는 시험이 아니다. 낯선 제시문과 자료가 나오더라도 문제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핵심 개념을 뽑아내며, 제시문을 자신의 논거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따라서 수험생은 배경지식 암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문제 독해, 제시문 분석, 자료 해석, 논거 구성, 답안 구조화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 ● 한 줄 비법 고려대 논술은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주어진 자료를 정확히 읽고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사람이 이긴다. ▣ 김광휘 ◇ 前현광문리학원 원장 ◇ 前부산종로학원 원장 ◇ 前부산학원 부원장 ◇ 언어영역 문학(창과창) ◇ 언어영역 독해(한샘출판사) ◇ 홀로서기 논술(대학진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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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학생 감소 시대, 특수교육의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교육연합신문=신동현 칼럼] 우리나라 학생 수는 계속 줄고 있습니다. 학교마다 빈 교실이 생기고 소규모학교도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흐름과 반대로 빠르게 늘어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바로 특수교육대상자입니다. 「2026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특수교육대상자는 2022년 10만 3,695명에서 2023년 10만 9,703명, 2024년 11만 5,610명, 2025년 12만 735명, 2026년 12만 4,195명으로 해마다 증가했습니다. 4년 만에 2만 500명, 19.8%가 늘어난 것입니다. 특히 자폐성장애 학생은 같은 기간 1만 7,024명에서 2만 8,798명으로 69.2% 증가했습니다. 학생들이 배우는 곳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2026년 특수교육대상자 가운데 특수학교에서 배우는 학생은 3만 1,993명인 반면, 일반학교 특수학급 학생은 7만 2,784명, 일반학급에서 통합교육을 받는 학생도 1만 9,202명입니다. 전체의 74%가량이 일반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제 특수교육은 특수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학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특수교육 체계는 이렇게 빠르게 늘고 다양해지는 교육수요를 제대로 감당하고 있을까요? 현행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시행령」 제22조는 특수교육 담당 교원을 특수교육대상자 4명마다 1명씩 배치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네 명이라도 필요한 지원은 전혀 다릅니다. 수업지원만 필요한 학생이 있는가 하면 의사소통, 이동, 신변처리, 행동·감각조절 등에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한 학생도 있습니다. 교사가 한 학생의 위기상황이나 신변처리를 지원하는 동안 다른 학생의 수업이 멈출 수도 있습니다. 결국 교사와 지원인력의 부족은 학생이 받아야 할 교육의 부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수학교를 계속 늘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습니다. 2022년 192교였던 특수학교는 2026년 199교로 7교 늘어난 데 그쳤습니다. 반면 일반학교 특수학급은 같은 기간 1만 2,712학급에서 1만 5,426학급으로 2,714학급, 21.3% 증가했습니다. 우리는 2017년 서울 강서구에서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싼 일부 주민의 반대 과정에서 장애학생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학교 설립을 호소했던 일도 경험했습니다. 특수학교가 필요하다고 해서 필요한 지역에 곧바로 세울 수 있는 것은 아닌 현실도 생각해야 합니다. 이제 특수학교를 더 짓고 특수학급을 하나씩 늘리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변화한 교육환경에 맞는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하나의 대안은 학생 감소로 여유 공간이 생기는 일반학교, 특히 소규모학교를 활용한 ‘거점형 특수학급’입니다. 지역의 특수교육 수요와 접근성을 고려해 몇몇 학교를 거점으로 정하고, 일반 특수학급보다 충분한 특수교사와 지원인력을 배치하는 것입니다. 감각조절실·심리안정공간·신변처리시설을 갖추고 행동·의사소통 지원 등 전문적인 기능도 함께 두는 것입니다. 거점의 전문인력이 인근 학교를 찾아가 학생과 교사를 지원하는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을 한 학교에 모으자는 것이 아닙니다. 특수교육의 전문성과 인력을 거점에 모아 여러 학교가 함께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해외에서도 그 가능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영국은 일반학교 안에 ‘SEN Unit’과 ‘Resourced Provision’을 두어 전문적인 인력과 시설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모든 학교가 모든 전문인력과 시설을 각각 갖추기 어렵다면, 일반학교 안에 전문성을 집중하면서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을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우리도 이제 ‘일반학교냐 특수학교냐’라는 두 가지 선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학급과 순회지원, 일반 특수학급, 거점형 특수학급, 특수학교로 이어지는 촘촘한 지원체계를 만들고 학생 수뿐 아니라 실제 지원요구도에 따라 교사와 지원인력을 배치해야 합니다. 한쪽에서는 학생이 줄어 교실이 비어가고, 다른 한쪽에서는 특수교육을 받을 공간과 교사, 전문인력이 부족합니다. 이 두 문제를 따로 바라볼 이유가 없습니다. 학생이 줄어드는 학교의 공간과 특수교육의 전문성을 연결하는 것. ‘한 명의 특수교사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특수교육’에서 ‘여러 교사와 전문가, 지역의 학교가 한 아이를 함께 지원하는 특수교육’으로 바꾸는 것. 그곳에서 학생 감소 시대, 우리 특수교육의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 신동현 ◇ 부산 강서초등학교 교장 ◇ 前 부산 장서초등학교 교감 ◇ 前 부산광역시교육청 학교정책과 장학관 ◇ 前 부산광역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장학관 ◇ 前 부산광역시교육청 정책연구소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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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교실 CCTV, 교육을 ‘감시’로 대체할 수는 없다
- [교육연합신문=사설] 안전과 예방이라는 명목하에 추진되는 교실 내 CCTV 설치는 교육의 공간을 거대한 ‘감옥(파놉티콘)’으로 변질시키는 위험한 발상이다. 학교는 통제와 감시가 아닌, 신뢰와 성장이 일어나는 곳이어야 한다. 따라서 교실 내 CCTV 설치 논의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교실은 교사와 학생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지극히 사적인 교육의 공간이다. 모든 발언과 행동이 24시간 기록된다는 사실만으로도 교육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교사는 방어적 수업에 치중하게 되고, 학생들은 감시받는 환경 속에서 자율성을 상실한 순응하는 기계로 길러지게 된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사생활의 자유와 인격권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처사다. 설치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학교 폭력이나 교권 침해 상황에서 CCTV가 객관적인 증거 자료가 되어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식별하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사각지대를 없앰으로써 범죄 예방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기술적 감시가 인간의 도덕성을 대신할 수는 없다. CCTV는 갈등의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가 없는 곳으로 문제를 옮기는 ‘풍선 효과’를 불러올 뿐이다. 무엇보다 교육 현장에 불신의 씨앗을 심어 교사와 학생, 학부모 간의 신뢰 관계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린다. 문제의 해결은 감시 장비 도입이 아니라, 상담 인력 확충과 교육적 회복 프로그램 강화라는 근본적 대책에서 찾아야 한다. 결국 CCTV 설치는 교육적 해법을 포기한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감시 카메라 아래에서 진정한 배움과 성장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감시받고 있으니 조심하라’가 아니라, ‘서로를 믿고 존중하라’는 가치를 가르쳐야 한다. 학교를 감시의 공간으로 만드는 CCTV 설치 계획을 철회하고, 무너진 교육 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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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교실 CCTV, 교육을 ‘감시’로 대체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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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이의 하루는 어디까지 이어져야 할까
- [교육연합신문=한난희 기고] 권씨 집안 며느리들이 모인 자리는 늘 그렇듯 정겨운 온기로 시작된다. 오랜만에 마주한 얼굴들 위로 웃음이 번지고, 아이들 이야기가 오가며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 그러나 그 온기 아래에는 쉽게 꺼내지 못한 현실의 무게가 함께 놓여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를 버텨낸 이들이 안부를 묻다 보면, 대화는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멈춘다. “둘째는 생각도 못 해요.” 그 한마디는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수없이 고민하고 계산한 끝에 나온 솔직한 고백이다.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지금의 현실에서 또 한 명의 하루를 책임질 자신이 없다는 뜻이다. 이 장면은 특정 가정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설렘 뒤에는 많은 부모들이 비슷한 현실과 마주한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의 정규 수업은 대체로 정오 무렵, 길어도 오후 1시 전후면 마무리된다. 아이의 하루는 아직 한참 남아 있지만, 학교에서의 시간은 그 지점에서 멈춘다. 부모에게 그 이후의 시간은 휴식이 아니라 또 하나의 선택을 요구받는 순간이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돌봄의 책임은 자연스럽게 가정으로 이동하지만, 모든 가정이 그 시간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를 혼자 두기 어렵고, 일터를 비우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부모들은 여러 선택지 앞에 선다. 그중 가장 손쉬운 대안은 학원이다. 그렇게 사교육은 교육의 연장이기보다 돌봄의 빈자리를 메우는 역할을 하게 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가계의 몫으로 남는다. 최근 초등 저학년을 위한 다양한 돌봄 정책이 논의되고 시행되고 있다. 이는 분명 필요한 시도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또 다른 질문이 따라온다. 돌봄이 ‘선택’의 형태로 제공될 때, 그 선택은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까. 누군가는 남고, 누군가는 떠나는 구조 속에서 아이들은 스스로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보호를 위한 제도가 아이들에게 또 다른 구분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정책의 방향을 한 번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런 상상을 해본다. 돌봄을 별도의 선택으로 남겨두기보다, 초등 저학년의 하루를 오후 3시까지 하나의 연속된 교육 과정으로 설계할 수는 없을까. 오전에는 기존 교과 수업을, 오후 시간에는 AI 기반 기초학습과 디지털 소양, 예체능과 탐구 활동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는 담임교사의 부담을 늘리는 구조가 아니라, 전담 교사와 전문 인력이 역할을 나누어 함께하는 체계로 충분히 가능하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히 하교 시간을 늦추는 문제가 아니다. 사교육으로 흘러가던 돌봄 비용을 공교육 안에서 흡수하고, 아이의 하루가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하는 구조다. ‘돌봄이 필요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를 나누지 않고, 모든 아이가 같은 시간·같은 공간에서 배우며 성장할 수 있다. 동시에 청년 인재와 지역 강사가 학교로 유입되며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될 수 있다. 아이를 낳으라는 말보다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이미 태어난 아이의 하루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부모가 일터에서 시계를 보며 마음을 졸이지 않아도 되는 사회, 아이가 학교 안에서 안전하게 머물며 자신의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는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 정오 무렵 멈춰버리는 아이의 하루를 조금 더 길게, 조금 더 단단하게 이어보자는 제안. 그것이야말로 출산 장려라는 구호보다 먼저, 아이의 하루를 책임지는 사회가 지금 교육 정책에 가장 시급하게 던져야 할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 한난희 ◇ 모동중학교 학부모 운영위원 ◇ 前모동중학교 학부모 운영위원장 ◇ 前부산광역시교육청 학부모 운영위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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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이의 하루는 어디까지 이어져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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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알맹이 빠진 교권 보호, 이재명 정부는 ‘학생부 기재’ 즉각 수용하라
- [교육연합신문=사설] 정부는 중대 교권 침해 사항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재를 포함한 실효적인 교권 보호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 교육부가 발표한 강화 방안은 현장의 비극을 막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현재 학교 현장에서는 하루가 멀다고 교사 폭행과 성범죄 수준의 교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중대한 잘못을 저질러도 학생부에 기록되지 않아 학생들은 자신의 행위를 가볍게 여긴다. 학생부 기재는 단순한 처벌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게 하는 최소한의 교육적 장치다. 또한 이는 대다수 선량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예방 조치다. 일부에서는 학생부 기재가 학생에게 ‘주홍글씨’가 되어 낙인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기재를 피하기 위한 학부모의 무분별한 소송 제기가 남발되어 학교 현장이 법적 분쟁의 장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낙인을 우려해 범죄 수준의 폭력을 방치하는 것이야말로 교육의 방임이다. 소송 남발의 문제는 ‘교육활동 소송 국가책임제’와 같은 강력한 법적 지원 체계를 통해 해결할 일이지, 기록 자체를 포기할 근거가 될 수 없다. 가해 학생의 인권만 보호하느라 피해 교사의 생존권과 교실 질서가 무너지는 현실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 이재명 정부는 ‘알맹이 없는 선언’을 멈추고 현장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한다. 학생부 기재를 포함하여 교총이 제시한 ‘5대 핵심 과제’를 국정 과제로서 완수하라. 실효성 없는 대책은 모래 위에 지은 성일 뿐이며, 교권이 무너진 교실에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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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알맹이 빠진 교권 보호, 이재명 정부는 ‘학생부 기재’ 즉각 수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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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省察? ‘나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 [교육연합신문=문덕근 기고] 지금 우리의 경제 구조, 정치 구조, 교육 구조가 새로운 방향으로 대전환을 하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찾지 않으면, 우리는 여기까지가 한계라는 것을, 교육자들도, 정치인들도, 관료들도, 기업인들도 다 안다.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일은 누구의 철학을 취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일이다.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시대정신을 파악하는 것! 지금 우리가 이 시대에 포착해야 할 우리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다른 곳에서 나타난 철학을 훈고하거나 끌어들여 사용해 보려는 습성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정신적 독립을 시도해 보는 일이 아닐까? 선진 사회, 선진 국가 수준으로 상승하는 일이 아닐까? 이쯤에서 1880년에 태어나 1936년에 생을 마감한 단재 신채호의 말을 다시 듣는다. “우리 조선 사람은 매양 밖에서 진리를 찾으려 하므로, 석가가 들어오면 조선의 석가가 되지 않고, 석가의 조선이 되며, 공자가 들어오면 조선의 공자가 되지 않고, 공자의 조선이 되며, 무슨 주의가 들어와도 조선의 주의가 되지 않고, 주의의 조선이 되려 한다. 그리하여 도덕과 주의를 위하여 조선은 있고, 조선을 위하는 도덕과 주의는 없다. 아! 이것이 조선의 특색이냐. 특색이라면 특색이나 노예의 특색이다. 나는 조선의 도덕과 조선의 주의를 위하여 곡하려 한다.” 생각, 즉 시선의 높이’가 삶의 높이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나, 사회나 모두 각자가 가진 시선의 높이를 넘어서 사는 일은 절대 할 수 없다. 아무리 잘 살아야 딱 시선의 높이만큼 산다. 그래서 시선의 높이는 치명적이다. 시선이 높아야 마음이 크고, 시선이 낮으면, 마음도 작다. 작은 마음은 쉽게 차고, 큰마음은 어지간한 양으로도 잘 차지 않는다. 쉬이 차는 작은 마음은 쉽게 부풀어 오른다. 부풀어 오르는 마음에 자만과 교만이 깃든다. ‘마음의 크기’가 삶의 크기다. 그래서 老子도 말한다. ‘大器免成’, 진정 큰 그릇에는 완성이 없다. 큰 그릇이 되는 건 끝이 있는 '완료형'이 아닌 계속해서 완성해 나가야 하는 ‘현재진행형’이라는 뜻이다. 현재의 만족함에 머무르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며, 더 나아가 자신을 혁신해 나가는 그 과정 자체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큰 가르침이다. 1648년의 베스트팔렌조약(근대 유럽의 정치구조가 나타나는 계기가 된 평화조약)부터 문명은 ‘국가’ 주권을 바탕으로 하는 ‘근대’적인 새로운 국제질서가 시작되었는데, 1800년대 중반부터 ‘근대’의 큰 흐름이 동아시아에 닥칠 때, 우리가 식민지 상태에 처해있어, ‘근대’를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학습·수용할 수 없었다. 공부도 시켜서 할 때와 주체적으로 알아서 할 때 사이의 실력에 큰 차이가 나듯이, 국가나 문명의 형성과 학습도 주체적이냐 종속적이냐에 따라 큰 실력 차이를 내게 된다. 개인이건 사회이건 국가이건, 앞선 생각으로 주도권을 갖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갖는 분기점은 상상력과 창의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기입인들만 앞장 서서 실천을 한다. 왜, 실천을 하느냐? 안 하면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인, 교육자들, 관료들은 앞장서서 실천을 안 해도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기업인들은 자기가 한 의사결정이 한 공동체의 승패를 직접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인들에게는 자신의 일을 결정하는데, 성공과 실패의 경계를 동시에 생각하는 예민함이 있다. 인문학은 생존과 직결되며, 한쪽을 선택하지 않고, 성공과 실패의 경계에 서는 예민함의 필요함을 일러주므로 기업가들이 관심을 갖는다. 우리는 늘 어떻게 해야 할까?, 즉 전방에 보초를 서는 척후병처럼, 모든 주변 상황을 예민하게 주시하는 경계 태세, 즉 조짐을 찾는 자세와 태도가 중요하다. 경계에 선다는 것은 불안하고 모호하다. 불안과 모호함을 견디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경계에 서는 사람의 마음과 태도다. 결국, 모호함과 두려움을 오롯이 감내할 수 있는 힘? 그것이 용기이고,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함량이다. 인문학은 인간이 움직이는 방향을 알려준다. 인간이 그리는 무늬의 정체를 알려준다. 우리는 이제까지 선진국에서, 즉 일류 국가에서 인류와 미래를 위해 만들어 놓은 ‘메시지’, ‘비전’, ‘생각들’을 받아들여서 그 사람들 대신에 잘 수행해 왔다. 지금 우리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화두가 무엇인가? 상상력과 창의력이다. 창의력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인간이 그리는 무늬의 방향을 조금 더 앞서가는 일이다. 그럼, 상상력이란 무엇일까? ‘인간이 그리는 무늬가 어디로 갈 것인가?’ 하고 계속 꿈꿔보는 일이다. 그럼, 창의력과 상상력을 높이는 길은 무엇일까? 대답하는 인재보다 질문하는 사람들의 비율을 높이는 문화를 만드는 길이 아닐까? 특히 교육은 모든 정치 구조, 인재의 틀을 만드는 디딤돌이다. 한국 사회에서 요체는 뭐냐? 국민 각자가 역사적 책임성을 갖는 것이다. ‘내가 대통령의 역할’을 몸소 수행하는 것이다. 교육은 역사적 책임을 몸에 배게 하는 훈련장이다. 우리나라가 제대로 되려면, 시민이 제대로 태어나야 한다. 우리는 지금, 정치, 교육, 행정을 가지고 욕을 많이 한다. 그런데 그 사람들을 누가 만들었는가? 시민들이 다 만들었다. 시민들이 만든 정치 구조며, 교육 구조, 교육 정책이다. 다 우리가 만든 것이다. 시민이 국가 운영의 방관자가 아니라 국정 운영의 책임자가 되어야 한다. 정치인, 관료, 교육자들을 욕하기에 앞서, 그분들을 만든 근본이 우리 국민이라는 역사적 책임성을 회복하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이 역사와 사회를 내가 책임진다고 하는 자각과 실천의 시급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일이다. 우리 국민이 역사적 책임성을 갖추는 것은 한국 사회의 발전과 관련되는 일이고, 우리의 생존과 관련되는 중차대한 일이다. 이것을 자각만 해서는 안 된다. 이것을 연수나 강의를 통해서 강조하는 일로써 자신의 역할이 끝나서는 어렵다. 이 역사는 우리의 눈물과 피와 열정으로 이루어졌다. 이 일은 앞으로도 쉼 없이 지속되어야 한다. 모두가 曾子 선생의 ‘吾日三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曾子 선생의 성찰은? 인간성의 실현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래서 모든 정치, 경제, 교육의 구조는 인간이 어떻게 인간성을 발휘해서 살 수 있는가? 하는 것에 근본을 두어야 한다. 소크라테스(Socrates)의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The unexamined life is not worth living.”는 이 말도 曾子의 이야기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본다. 단순히 살아가는 것을 넘어, 자신을 돌아보고 질문하며 의미를 찾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왜 살고 있는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성찰함으로써 비로소 우리 선조들의 진정한 삶의 가치인 ‘살림살이’, 즉 ‘三一哲學’에 이를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우리에게 깊이 있는 자기 탐구를 통해 지혜를 얻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라고 격려하고 있다. 그의 사상은 주로 제자 플라톤의 대화를 통해 전해졌다고 한다. “너 자신을 알라.”는 유명한 경구처럼, 그는 대화를 통해 사람들이 스스로의 무지를 깨닫고 진리를 탐구하도록 이끌었다. 그의 철학은 질문과 성찰을 통해 지혜를 추구하는 방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너 자신을 알라.”, 이것이 우리의 영원한 숙제는 아닐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고 충만하게 살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은 인간의 본질을 묻게 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변화를 만드는 존재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이 어떻게 사는가를 이해해야 한다. 인간은 어떻게 사는가? 인간은 변화를 만들며 산다.’고 최진석 교수는 말한다. 인간은 무언가를 만들어서 변화를 야기하는 문화적 존재다. 인간이 만든 세계, 곧 문명, 인간이 안 만든 세계,자연, 두 무대에서 사는 인간은 보이던 것에서 살다가 안 보이던 것으로 이동해서, 자기 영토를 건축하는 존재다. 해석되지 않은 것을 꿈꾸는 존재고, 생각하는 존재다. 어떻게 변화를 이루는가? 관념에 대한 생각과 질문을 통해 변화를 만든다. 변화는 어떻게 만드는가? 생각을 통해서다. 질문하고 관념을 깨고, 사실에 접근하려는 노력, 변화를 만드는 삶을 살 것인가? 변화를 수용하는 삶을 살 것인가?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을 살 것인가? 종속적인 삶을 살 것인가? 자신에게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짐으로써 자신을 변화시켜 간다. 행복과 자유 또한 질문의 대상이지, 행복과 자유는 실재하지 않는다. 인간의 해석이 들어간 것이다. 실재하지 않는 세계를 꿈꿀 수 있어야, 자유나 행복을 가질 수 있다.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현상 세계에만 매몰되지 말고, 질문하며 추상의 세상을 사유하는 삶의 태도가 자신의 삶을 결정하는 것은 아닌지? 자신에게 묻고 묻는 성찰의 시간이 현재의 자기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 왜? 인간이 변하고 달라지는가? 세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세계가 달라지기 때문에, 인간이 해결해야 될 내용과 방법도 달라진다. 그 해결하는 내용과 방법을 다르게 하는 그 과정 속에서 인간 삶의 의미가 달라진다. 인간은 그냥 들쑥날쑥하면서 사는 게 아니라, 하나의 흐름 속에서 살아간다. 이것을 人文이라고 한다. 이 세상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내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하는 것을 한 번 궁금해하는 것이, 바로 인문적 통찰로 가는 첫걸음이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한다. 크고 작은 선택이 모여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간다.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너 자신을 알라’는 평생에 걸쳐 스스로에게 던져야 하는 질문이지 않을까? ‘나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를 하나둘, 세어보는 삶, ‘自快’하는 삶의 길이지 않을까? ◇ 한자한글연구원장 ◇ 한자실력급수 사범급(공인)·한자한문지도사 특급(공인) ◇ 前전남강진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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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省察? ‘나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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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수능 5등급 절대평가 전환, 교육 정상화의 마중물이다
- [교육연합신문=사설] 국가교육위원회가 수능과 내신을 ‘5등급 절대평가’로 바꾸는 방안을 내놓았다. 수시와 정시 운영 시기를 통합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입시 전쟁터로 변한 학교를 구할 결단이다. 미래 교육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첫째, 상대평가 체제는 수명이 다했다. 9등급 상대평가는 친구를 적으로 만든다. 2028 개편안처럼 내신만 완화하면 수능 쏠림 현상이 심해진다. 수능 점수만을 따기 위한 자퇴생도 늘어날 것이다. 수능을 5등급 절대평가로 바꿔야 학교 수업이 정상화된다. 둘째, 대학 서열화와 사교육 고리를 끊어야 한다. 1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줄 세우기는 끝내야 한다. 절대평가로 등급 폭을 넓히면 점수 경쟁이 완화된다. 대학은 점수 대신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보게 된다. 공교육은 비로소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물론 반대 목소리도 크다. 수능 변별력이 떨어지면 대학별 고사가 부활할 것이라는 우려다. 1등급 안에서 경쟁이 치열해져 사교육이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2028 대입안도 시행 전인데 다음 단계를 논하는 건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는 선발의 편의만 생각한 계산이다. 대학별 고사 부활은 정교한 가이드라인으로 막을 수 있다. 소수점 점수 경쟁에 드는 사회적 비용이 훨씬 더 크다. 교육 제도는 10년 앞을 내다봐야 한다. 입시 지옥을 방치하는 것이야말로 기성세대의 직무유기다. 대입 제도의 핵심은 선발이 아닌 교육이어야 한다. 수능 5등급 절대평가는 학생을 공포에서 해방하는 첫걸음이다. 공교육을 배움의 즐거움이 있는 곳으로 돌려주어야 한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입시 업계의 반발에 흔들리지 마라. 정부와 대학도 미래 인재를 뽑을 공정한 평가 시스템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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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수능 5등급 절대평가 전환, 교육 정상화의 마중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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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답게 사고하고, 행동하고, 살아가는 힘을 갖춘 사람’으로!
- [교육연합신문=김성희 기고] 주역(周易)은 중국 고대의 철학적 경전으로, 변화와 우주의 법칙을 설명하는 체제입니다. 주역은 64괘(卦)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괘는 음양(陰陽)의 상호작용을 통해 세상의 모든 변화를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합니다. 주역의 핵심은 변화의 원리에 있으며, 이는 개인의 삶에서의 선택과 결정을 돕는 지혜로 여겨집니다. 주역은 음양의 조화와 자연의 흐름을 통해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데 유용한 도구로 사용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역』이라는 책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일상의 삶에 묻어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변역(變易)’, ‘불역(不易)’, ‘이간(易簡)’의 세 가지 의미로 설명되는데, 음양의 변화를 통해 이 우주 자연과 모든 존재들이 생겨났고, 음양의 규칙적인 변화에 따라 모든 것이 규칙적으로 변화해 간다는 음양 사상은 『주역』의 철학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저를 매료시키기에 차고 넘칩니다. 특별히 제 마음을 사로잡는 곤위지괘(坤爲地卦)의 괘상의 설명을 보면, ‘가장 조용하면서도 가장 깊은 사유를 요구하며, 하늘이 창조하고 주도하는 힘이라면, 땅은 그것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끝내 생명으로 길러내고, 스스로 말하지 않고, 앞서 나서지 않으며, 다만 모든 것을 감당한다. 그러나 그 침묵과 낮음 속에는 만물을 살리는 근본의 힘이 있다.’ 하니 홀로 그런 사람을 사유하게 괘상입니다. 그래서 주역은 믿음의 시대에서 생각의 시대인 철학의 시대에서 인간의 책임성을 강조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를 가지고 욕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을 누가 만들었는가? 시민들이 다 만들었습니다. 시민들이 만든 정치구조입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핵심은 뭐냐? 역사적 책임성이라고 믿습니다. 왕정에서는 권력의 중심이 누구한테 있느냐? 왕에게 있었습니다. 민주주의에서는 권력의 중심이 누구한테 있느냐? 市民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왕정에서 통치가 제대로 되려면, 왕이 제대로 되어야 합니다. 민주주의에서는 통치가 제대로 되려면, 시민이 제대로 되어야 합니다.『주역』에서 언급되는 주옥같은 말들이 우리 시민의식의 밑거름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올바른 시민으로 거듭나는 일이고, 이 일에 앞장서려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곤위지괘가 말하는 삶의 태도는 ‘이기는 삶’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삶’이며, ‘증명하는 삶’이 아니라 ‘지탱하는 삶’이라고 말합니다. 곤위지괘는 또 이렇게 말합니다. “君子以厚德載物”, ‘군자는 두터운 덕으로 만물을 싣는다. 땅은 스스로 높아지지 않지만, 모든 것을 떠받친다. 슬픈 일, 안타까운 현실,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 닥쳤을 때, 나의 인생이 절망스러워 보일 때,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갈 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뇌의 심연에 빠졌을 때 그냥 순순히 응하며 흐름에 흘려보내는 때’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정해진 말을 따르지 않고 세계의 진실을 마주하라는 뜻입니다. 우리의 이념, 개념, 지식은 세계의 공통된 부분만을 짜맞추어 놓은 틀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성현의 말씀을 읽으면서도 그 말이 지시하고 있는 세계의 실상을 보아야 합니다. 주역의 핵심은 뭐냐? 역사적 책임성입니다. 이 시대 역사적 책임성이 왕에서 시민으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이 역사를 왕이 책임진다고 하면 왕정이고, 아니여, 시민이여, 우리가 책임자면, 그러면 민주주의입니다. 이제는 시민 각자가 왕입니다. 왕의 역할을 대신하는 사람이 시민입니다. 이 시민의식이 없으면. 대통령을 왕으로 알게 됩니다. 지금도 우리나라는 그러고 있습니다. 이 역사와 사회를 내가 책임진다고 하는 자각이 있어야 합니다. 각자가 대통령입니다. 소하는 한나라 건국의 중심에 있었으나 스스로를 중심에 세운 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는 유방처럼 결단으로 돌파하는 인물도 아니었고, 한신처럼 전장에서 공을 세우는 장수도 아니었습니다. 소하의 자리는 언제나 뒤였습니다. 군량을 마련하고(糧道), 법과 제도를 정비하며(制度), 인재를 관리하는 일(任人)을 맡아, 전쟁이 가능하도록 보이지 않는 기반을 다졌습니다. 싸움이 눈앞의 승부라면, 소하는 그 싸움이 성립되게 하는 땅이었습니다. 이는 주역 곤위지괘(坤爲地卦)가 말하는 자리와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곤(坤)은 앞서지 않고(不先), 다투지 않으며(不爭), 감당함으로 만물을 싣는 덕입니다. 또한 ‘월하추한신(月下追韓信)’의 일화는 곤(坤)의 성품을 가장 잘 드러냅니다. 유방이 한신의 재능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를 떠나보내려 했을 때, 소하는 밤길을 달려 한신을 붙잡아 왔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공을 내세우지 않았습다. 한신은 장수의 자리에, 유방은 주인의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질서(位)를 바로잡았을 뿐입니다. 소하는 스스로 주인이 되려 하지 않았고(不居功), 공을 주장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는 坤卦의 가르침인 ‘암말의 바름’(利牝馬之貞)과 닮아 있습니다. 따르되 흐트러지지 않고, 낮되 자리를 잃지 않는 태도였습니다. 소하는 끝까지 그 땅의 자리에 머물렀습니다. 그의 이름은 전면에 서지 않았으나, 그가 무너지지 않았기에 제국은 세워졌습니다. 우리는 老子를 흔히 세상과는 등지고 사는 반문명적인 성인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孔子와 老子 둘 다 급변하는 현실을 타개할 통치 질서를 모색하려고 했던 위인들이었습니다. 공자는 당시를 혼란으로, 노자는 변화로 보았던 것입니다. 둘 다 현실 타개에 대한 다른 입장을 취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老子를 말하면 흔히 ‘無爲’라고만 기억합니다. 그런데 본래의 글자는 ‘無爲而無不爲’, 즉 무위하면 못할 것이 없다는 ‘帝國’의 꿈을 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곤위지는 성취의 괘가 아니라 수용의 괘입니다. 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네가 꿈꾸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지금 또는 앞으로 필요한 것은 정확히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답을 찾아가는 시간입니다. 나를 알고, 내가 왜 사는지 분명하고 확실해졌을 때, 잠시 멈춘 걸음을 다시 걷고, 가속력을 더해 달려가면 됩니다. 지식이 지식으로만 머물고, 실용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모습은 창고에 쌓아 둔 씨앗과 같습니다. 씨앗은 그 자체로 생명의 가능성을 품고 있지만, 땅에 심고 물을 주지 않으면 아무 열매도 맺지 못합니다. 곡식의 이름과 성질을 줄줄 외우고 있어도 밭에 뿌리지 않는다면 굶주림은 그대로인 것과 같습니다. 지식은 머릿속에 있을 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사용될 때 비로소 살아 움직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한 대로 살게 됩니다. 생각은 그냥 머릿속을 스치는 게 아니라, 삶의 방향, 선택, 태도까지 결정짓는 근본적인 힘이라는 것입니다.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으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결국 내 인생의 판을 새롭게 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답게 사고하고, 행동하고, 살아가는 힘을 갖춘 사람’, 우리의 꿈이 아닐까요? 모든 것은 일상의 변함없는 지속, 그리고 선택과 집중에 있지 않을까요? ▣ 김성희 ◇ SLA 어학원 원장 ◇ 무등 환경단체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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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답게 사고하고, 행동하고, 살아가는 힘을 갖춘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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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행정통합의 거대 담론 속에 ‘교육’이 보이지 않는다
- [교육연합신문=사설] 대전과 충남의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의 메가시티 전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논의 과정에서 ‘교육’은 철저히 소외되어 있다. 교육을 배제한 행정통합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교육 중심의 통합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은 지역 정주 여건의 핵심 요소다. 젊은 층이 지역을 떠나는 이유는 교육 환경 탓이 크다. 행정 구역만 합치는 것은 알맹이 없는 통합이다. 교육 격차 해소 방안이 먼저 제시되어야 한다. 교육과 행정의 칸막이를 허물어야 메가시티가 성공한다. 일각에서는 경제적 통합이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행정 체급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는 시각이다. 교육 자치는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롭다. 따라서 행정 통합 이후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이는 선후관계를 오판한 것이다. 교육 인프라가 뒤처지면 주민 불편과 비용만 늘어난다. 세종시 출범 당시의 혼란이 이를 증명한다. 교육은 부수적인 요소가 아니라 통합의 전제 조건이다. 교육 자치는 소외의 핑계가 될 수 없다. 지자체와 교육청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즉각 구성해야 한다. 메가시티 논의에 교육 전문가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교육이 빠진 메가시티는 미래 세대에게 외면받는다. 경제 논리를 넘어 교육 중심의 통합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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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행정통합의 거대 담론 속에 ‘교육’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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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남자 프로배구, 강서에서 확인한 잠재력
- [교육연합신문=김상수 기고] 부산 강서실내체육관이 주황빛 열기로 가득 찼다.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 읏맨의 첫 부산 홈 개막전 입장권이 티켓 오픈 하루 만에 전석 매진되며, 경기 당일에는 3층 스탠드까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단 한 경기만으로도 부산 시민이 얼마나 오랫동안 배구를 기다려 왔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OK저축은행 읏맨의 부산행은 상징성이 크다. 안산에서 부산으로 연고를 옮기며 ‘영남권 최초 남자 프로배구단’을 공식화했고, 이는 한국배구연맹 이사회 승인을 통해 확정됐다. 이로써 부산은 프로야구·프로축구·프로농구에 이어 프로배구까지 더한, 4대 프로스포츠 구단을 모두 보유한 도시가 됐다. 흥행 성적은 수치로도 입증된다. 개막전 대한항공전 4,300여 명을 시작으로 현대캐피탈전 3,500여 명, KB손해보험전 2,500여 명, 삼성화재전 2,100여 명, 우리카드전 4,300여 명이 입장했다. 홈 초반 경기 평균 관중은 3,300명을 넘어섰다. 이는 수도권과 충청권이 아닌 지방에서도 프로배구가 충분히 흥행할 수 있다는 분명한 근거다. 이 열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부산에는 초·중·고 13개 배구팀과 실업선수 197명, 생활체육 배구동호인 약 1,700명이 활동하는 탄탄한 저변이 있다. 그동안 프로구단이 없었을 뿐, 학교체육과 생활체육 현장에서 축적된 에너지가 이번 연고 이전을 통해 ‘우리 팀’을 만난 셈이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경기장 밖의 변화다. 경기가 열린 강서실내체육관 일대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과 타지역 원정 팬들이 몰리며 활기가 넘쳤다. 문화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서부산권에 새로운 동력이 더해졌고, 지역 상권에도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 홈경기 평균 관중 3,000명 기준으로 연간 약 5만 명이 강서체육공원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의 숙박·외식·카페 이용, 경기일 주변 상권 매출 증대까지 고려하면 프로배구는 서부산권 지역경제 활성화의 확실한 촉매가 될 수 있다. 구단과 지역의 상생 구상도 본격화되고 있다. 배구단은 유소년 배구교실과 초등학교 대상 찾아가는 배구교실, 시민 참여형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시 역시 배구 꿈나무 육성과 생활체육 저변 확대, 시설 개선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제 과제는 분명하다. 시즌 내내 꾸준한 관중 참여를 유지하고, 유소년·학교·생활체육을 아우르는 촘촘한 배구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나아가 부산의 경제·문화·관광과 결합한 장기적인 스포츠 도시 전략을 마련하고, 영남권 전체가 함께 응원하는 광역 팬 베이스를 형성해야 한다. 강서실내체육관에서 시작된 이 열기가 부산 전역, 더 나아가 영남 전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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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남자 프로배구, 강서에서 확인한 잠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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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폭염에 갇힌 교실…‘찜통 교실’이 학생 학습권을 위협한다
- [교육연합신문=이윤규 기고] 해마다 반복되는 여름철 폭염은 이제 예외적 재난이 아니라 일상이 됐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대응은 여전히 임시방편에 머물러 있다. 특히 옥상층 교실은 낮 동안 축적된 열이 밤새 빠져나가지 못해, 아침부터 ‘찜통 교실’이 된다. 이 공간에서 학생들은 집중력을 잃고 두통과 피로를 호소하며, 교사는 수업을 이어가기조차 버거운 상황에 놓인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불편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고온 환경은 학습 집중도와 인지 능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장시간 노출 시 학생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교육의 질과 학생의 안전이 동시에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학교의 주된 대응책은 에어컨 가동이다. 그러나 이는 근본 해법이 될 수 없다. 냉방을 강화할수록 전력 소비는 급증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교육 예산과 탄소 배출 증가로 이어진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학교 전기요금은 급격히 늘었고, 냉방이 에너지 소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냉방을 강화해도 옥상층 교실의 구조적 열 유입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전국 학교 전기요금은 7260억 원으로, 2020년 4223억 원 대비 72% 늘었다. 특히 여름철(6~7월) 전기요금은 전년 대비 42.8% 증가했으며, 학교 에너지 소비 중 냉방 비중은 약 3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상층 교실의 경우 열 축적으로 인해 냉방 부하가 기준 대비 30~40% 이상 초과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대응도 속도를 내고 있으나 현장 체감도는 낮다. 교육부는 2024~2028년까지 학교 시설 개선에 총 29조 원을 투입하고, 이 중 냉난방 및 창호 교체에 9.5조 원을 배정했다. 그러나 연간 냉방 시설 개선 예산은 515억 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장에서는 이미 한계를 호소하고 있다. “아침부터 교실이 달궈져 에어컨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시설 담당자의 말은, 지금의 방식이 지속 가능하지 않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일부 학교가 옥상층 수업을 지하나 1층으로 옮기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 ‘후퇴’에 가깝다. 현장에서는 이 모순이 반복되고 있다. 냉방을 강하게 하면 에너지 절약 지침에 걸리고, 가동을 줄이면 학생 불만과 학습 저하가 발생한다. 결국 갈등의 책임은 학교장과 교사에게 전가된다. 이는 명백한 정책 실패의 결과다. 이제 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핵심은 분명하다. ‘냉방을 늘리는 정책’에서 ‘열을 차단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이미 충분히 검증돼 있다. 첫째, 옥상층 교실의 단열 성능을 우선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둘째, 최소한 옥상층이라도 고반사·복사냉각(Radiative Cooling) 도료를 통해 태양 복사열 유입을 구조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셋째, 교실에는 천장형 공기순환팬을 표준 설비로 도입해 냉기가 교실 전체에 효율적으로 순환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방식은 냉방 부하를 30~40%까지 줄일 수 있으며, 전기요금 절감과 탄소 저감이라는 이중 효과를 가져온다. 무엇보다 학생이 체감하는 실내 환경이 근본적으로 개선된다. 이제 질문은 기술이 아니라 의지다. 학교장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를 언제까지 유지할 것인가? 폭염 속 교실 문제를 ‘예산 부족’이라는 말로 반복 설명하는 데서 멈출 것인가? 교육부와 교육청은 결단해야 한다. 기후변화로 여름철 평균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 ‘찜통 교실’ 문제는 더 이상 단순한 불편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 건강과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학교 건물의 친환경 개보수와 지속 가능한 냉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찜통 교실 문제를 시설 관리의 부차적 사안이 아닌, 교육의 핵심 인프라 문제로 규정해야 한다. 단년도 예산이 아닌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하고, 폭염 취약 학교부터 단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학생에게 “조금만 참아라”라고 말하는 교육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지금 바꾸지 않으면, ‘매년 같은 여름’, ‘같은 고통’, ‘같은 책임 회피’가 반복될 뿐이다. 폭염 시대의 교육은, 건물과 기술을 바꾸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폭염은 앞으로 더 잦아지고 더 강해질 것이다.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매년 같은 논쟁과 같은 고통이 반복될 뿐이다. 에어컨 몇 대를 더 설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교 건물과 기술을 바꾸는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 그것이 학생의 학습권을 지키고, 교육 현장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유일한 길이다. ▣ 이윤규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실내환경관리센터 센터장 ◇ 한국환경한림원 홍보협력위원장 ◇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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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폭염에 갇힌 교실…‘찜통 교실’이 학생 학습권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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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마트팜으로 도약하는 중장년, 제2의 재배를 꿈꾸다
- [교육연합신문=이고은 기고] 은퇴 이후의 삶은 더 이상 ‘일의 끝’이 아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지금, 중장년에게 은퇴는 또 하나의 선택지 앞에 서는 전환점이다. 문제는 선택의 폭이다. 제조업 구조조정, 기술 변화, 산업 전환 속에서 중장년이 다시 설 수 있는 현장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농업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데이터와 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팜은 중장년에게 ‘제2의 재배’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무대가 되고 있다. 스마트팜은 더 이상 경험과 감각에만 의존하는 농업이 아니다. 센서로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PLC와 제어 시스템으로 온·습도와 생육 조건을 관리하며,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 산업이다. 이는 기계, 전기, 설비, 자동화 분야에서 오랜 현장 경험을 쌓아온 중장년에게 결코 낯선 영역이 아니다. 공장에서 설비를 다뤘던 경험은 이제 작물을 키우는 기술로 전환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기반 스마트팜 운용·관리 교육과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해당 과정은 단순한 귀농 교육이 아니라, 스마트팜 자동화 이론, PLC 제어 실습, 센서·계측, 환경제어, 설비 보전, 빅데이터, 드론 활용까지 아우르는 실무 중심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충남캠퍼스 디지털기계시스템과의 스마트팜 중장년 과정은 ‘배워서 끝나는 교육’이 아니라 ‘현장에서 바로 쓰는 기술’을 목표로 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스마트팜을 단독 산업이 아닌 디지털기계시스템과의 융합 영역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팜 설비는 결국 기계와 전기, 제어, 유지보수의 집합체다. 센서 고장 진단, 제어 로직 수정, 설비 트러블 대응 능력은 중장년의 강점이 될 수 있다. 이는 단순 재배 인력을 넘어, 스마트팜을 ‘운영·관리’하는 전문 인력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지역 산업 구조 측면에서도 스마트팜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충청남도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는 대규모 스마트팜 단지 조성과 디지털 농업 확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설비를 운영하고 관리할 전문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스마트팜은 지어졌지만,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사람은 부족한 현실이다. 중장년 인력이 이 공백을 채운다면, 개인의 재취업 문제와 지역 산업의 인력 수요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제2의 재배’란 단지 작물을 다시 심는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인생의 경험을 새로운 산업에 옮겨 심는 일이다. 공장에서 기계를 돌리던 손은 이제 스마트팜 설비를 관리하고, 데이터를 읽던 눈은 작물의 생육 상태를 분석한다. 과거의 경력은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라는 토양 위에서 다시 자라난다. 스마트팜은 중장년에게 묻는다.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었는가?” 그리고 동시에 답을 제시한다. “당신의 경험은 아직 쓸모가 있다.” 기술로 재배되는 두 번째 인생, 스마트팜은 중장년에게 선택이 아닌 가능성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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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마트팜으로 도약하는 중장년, 제2의 재배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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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2026년 교육현장, ‘선발’을 넘어 ‘성장’을 위한 평가 혁신으로
- [교육연합신문=사설] 2026년 현재 우리 교육은 여전히 소수점 차이로 학생들의 등급을 가르는 줄 세우기식 입시에 매몰되어 있다. 인공지능(AI)이 일상화된 시대임에도 정답만을 찾는 낡은 평가 체제는 미래 인재를 기르는 데 심각한 걸림돌이 된다. 2028 대입 개편안 등 기존의 대책만으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수능의 강력한 변별력과 내신의 상대평가 구조에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을 찾기보다 남을 이기기 위한 문제 풀이 기술 습득에만 막대한 시간을 허비한다. 경쟁 중심의 구조 속에서 학생 개개인의 창의성은 점차 소멸한다. 그동안 정부는 여러 대입 개편안을 통해 변화를 시도했으나 변별력 유지라는 명분에 갇혀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미세한 점수 차이로 학생을 고르는 기존 방식은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데 이미 한계를 드러냈다. 부분적인 제도 수정은 사교육 시장의 변칙적인 대응만 불러왔다. 이제는 교육의 패러다임을 ‘선발’에서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다각도로 살피고 평가의 주도권을 인간의 고유한 사고력에 두는 가치 정립이 시급하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검증하는 도구가 아니라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2032년부터 수능을 7등급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서·논술형 문항을 전면 도입해야 한다. 아울러 AI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여 내신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독서와 글쓰기 기반의 인문학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대학 입시의 본질적인 변화를 통해 공교육 현장을 정상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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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2026년 교육현장, ‘선발’을 넘어 ‘성장’을 위한 평가 혁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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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人포커스] 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감 신년사
- [교육연합신문=편집국] 존경하는 교육 가족 여러분, 그리고 인천 시민 여러분! 희망과 기대 속에 병오년(丙午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6년,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인천시교육청은 2026년 새해를 ‘서로 다름을 존중하면서도, 같은 점을 찾아 함께 나아간다’는 “존이구동(尊異求同)”의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인천교육은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는 물론 인천 시민 모두의 마음을 담는 그릇이 되어 학생성공시대를 향해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우선, 교육 가족 여러분과 인천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학교현장지원’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학교가 교육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육청의 지원 역할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불필요한 행정업무는 과감히 줄이고, 학교가 필요로 하는 지원은 제때 제공하겠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아, 학교 현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 체계를 더욱 확대해 가고, 특수교육을 비롯한 모든 유․초․중․고교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지속해서 과제를 발굴하고 신속하게 실행에 옮기겠습니다. 현장 지원을 막는 법률과 제도는 정부, 지자체, 시민들과 함께 고칠 건 고치고, 바꿀 건 바꾸며, 교육 가족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학교’, ‘존중과 배려의 학교’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둘째, ‘생각하는 교육’, ‘질문하는 교육’, ‘움직이는 교육’으로 깊이 있는 교육 혁신을 이루겠습니다. 지금은 인간, 자연, AI가 공존하고 협력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불확실한 미래, 학생들이 인간성을 갖춘 돌파력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학생들이 생각하며 행동하는 사람으로 자라도록 교직원은 물론 학부모와 시민 모두가 학생들의 동행자가 되어, 저마다의 문턱을 넘어 행복을 이어가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상호 의존성을 실천하는 전 지구적 생태 평화 교육으로 일상에서 평화가 실현되도록 힘쓰고, 내 고장 인천을 바로 알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인천형 세계시민교육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인간보다 1만 배 똑똑한 초인공지능(ASI) 시대가 도래합니다. AI 주도 시대, 학생들이 기계문명에 끌려가지 않도록, 배움의 능동성과 AI 활용성을 결합한 인천만의 AI 교육에도 힘쓰겠습니다. 셋째, 맞춤형 진로․진학․직업교육으로 다양한 성장 경로를 만들겠습니다. 세상이 원하는 인재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인재를 필요로 하는 시대입니다. 변화하는 사회와 미래 산업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학생 한 명 한 명의 적성과 소질을 존중하는 맞춤형 진로·진학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온·오프라인 상시 진로상담 및 진학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전문가 멘토들과 함께 저마다의 진로를 디자인하도록 돕겠습니다. AI 등 신산업 분야 중심의 학과 재구조화는 물론 안전한 취업 환경 구축과 다양한 창업 교육에도 힘쓰겠습니다. 기초학력 보장과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다양하고 전문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인천 학생이라면 누구나, 악기 하나, 운동 하나, 제2외국어 하나는 즐겁게 하며 살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학교 교육 지역사회, 산업 현장을 연결하는 직업교육 내실화로 모든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저마다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도록 교육청이 든든한 디딤돌이 되겠습니다. 사랑하는 교육 가족 그리고 인천 시민 여러분! 교육 가족 여러분의 헌신과 열정, 인천 시민의 따뜻한 응원이 함께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인천교육은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2026년 새해, 우리 아이들의 웃음이 학교에 가득하고 교육이 희망이 되는 한 해가 되도록 여러분과 함께 힘차게 나아가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6년 새해 아침 인천광역시교육감 도 성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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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人포커스] 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감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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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人포커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신년사
- [교육연합신문=편집국] 존경하는 경기교육 가족 여러분, 경기도민 여러분!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아 계획하신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이뤄지기를 소망하며, 붉은 말의 기운으로 힘차게 한 해를 시작하시길 기원합니다. ‘미래교육의 중심, 새로운 경기교육’을 비전으로 삼아 민선 5기 경기도교육감으로 취임한 이래 어느덧 3년 반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오늘도 경기미래교육을 위해 헌신하며 애써주시는 모든 교육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은 국내외의 여러 평가에서 최고 수준의 교육청으로 인정받았습니다. 2025년 교육부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21개 모든 지표를 달성(All Pass)해 최우수교육청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인공지능 혁신과 공약 이행 달성도에서도 여러 민·관 단체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이뤄냈습니다. 또한 미래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경기교육의 우수 사례는 유네스코의 공식 보고서에 정식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유네스코로부터 미래교육의 ‘키(Key) 파트너’가 되어달라는 공식적인 제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경기교육의 성과는 어느 한 개인의 결과가 아니라, 경기교육가족 한 분 한 분의 헌신으로 만들어낸 결실입니다. 전 세계가 경기교육의 방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여러분 모두가 한결같은 마음으로 동참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선생님과 학생, 교직원과 학부모님이 함께 만들어 주신 경기교육의 변화와 발전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우리가 그동안 협력하며 쌓아온 여러 교육적 성취는 교육구성원의 신뢰와 확신이 더해질 때 지속될 수 있습니다. 2026년 새해에도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며, 세계가 인정한 경기교육의 가치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도록 다 같이 힘을 모아 정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사랑하는 경기교육가족 여러분, 학생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사회입니다. 학교에서 이를 가르치지 않고 활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아이들의 눈과 귀를 가리면서 미래를 바라보라는 것과 같습니다. 손으로 쓴 글이 정서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컴퓨터로 메일이나 문서를 작성하는 것을 금지할 수는 없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이 유해하다고 무조건 막을 것이 아니라 기기를 바르게 사용하고 인터넷 사용 예절을 기를 수 있도록 안내하고 가르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교육적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대의 변화를 공교육이 외면하면 결국 사교육으로 향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학교 수업 및 평가에 인공지능 플랫폼을 도입한 것은 선생님이 교육 본연의 역할을 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유용한 보조 도구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하이러닝 AI서·논술형 평가를 이용하여 채점 시간이 줄어들면 선생님은 학생의 교육활동에 더욱 집중할 수 있고, 학생들은 더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장점과 보완할 점을 스스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경기교육은 미래교육을 선도하며 시대의 변화에 앞장서서 대응하고 있습니다. 경기교육이 나서면 대한민국의 표준이 된다는 믿음으로 교직원 대상 행정업무지원 시스템 구축, 학부모님의 자녀교육 궁금증 해소를 위한 인공지능 활용 교육지원 시스템 운영에도 힘써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경기교육가족 여러분! 경기교육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학생을 중심에 둔 교육, 학생의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 모두가 성장하는 교육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그동안 쌓아온 경기교육의 기조가 흔들림 없이 지속될 수 있도록 살펴야 합니다. 특히 올해에는 자칫 교육 안팎의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자율, 균형, 미래’의 경기교육 기조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만큼은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중심을 잡고 꿋꿋하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나아가는 길에 자긍심과 확신이 있다면 경기교육에 대한 어떠한 도전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책임 있는 자세로 주어진 소임을 수행하겠습니다. 옳은 방향으로 가는 길에 책임질 일이 있다면 기꺼이 그 책임을 짊어지며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경기교육가족 여러분, 경기도민 여러분! 경기교육에서 나아가야 할 길은 명확합니다. 학생의 기본 인성과 기초 역량을 튼튼히 기르고, 모든 학생에게 개별 맞춤형 교육을 실천하며, 누구에게나 공정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양질의 교육환경 조성과 내실 있는 교육과정 운영으로 어느 누구도 교육에 소외됨이 없도록 세심히 지원하고 어떤 경우에도 교육의 기회를 공정하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교육을 바로 세우는 법을 알고 있고 또 교육의 본질을 위해 절실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늘 부딪히는 큰 벽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대학 입시 제도’입니다. 인공지능 디지털 기술이 날로 발전해 가고, 세계 각국이 첨단 기술 경쟁을 펼치는 상황 속에서 정답 맞히기와 수능 점수로 줄을 세우는 현 대학 입시 제도로는 더 이상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대학 입시 제도 개혁은 경기미래교육의 완성을 위해서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시대적 소명입니다.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고 학생의 행복한 미래를 열기 위해 반드시 개선이 필요한 과제입니다. 저는 이러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2026년 새해 병오년(丙午年)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대한민국 학생의 3분의 1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18만여 명의 교직원, 1,400만 경기도민의 교육 열망을 담아 교육감으로서 초심을 잃지 않고 경기미래교육의 완성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이제까지 함께 뜻을 모아주시고 힘을 더해주신 모든 분께 거듭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는 경기교육이 더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더 큰 도약을 이루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경기교육가족 여러분 모두 늘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6.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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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人포커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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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배움은 일상생활을 벗어나 따로 존재하는 일이 아니다
- [교육연합신문=김성희 기고] 인간의 삶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배움과 성찰의 지난한 반복의 과정으로 채워진다. 배움은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큰 공헌을 하고 있으며, 최근의 경향은 평생학습사회의 길을 재촉하고 있고, 그 기여는 더욱더 강화․심화되고 있다. 다른 사람의 이론과 지식만을 축적하는 것을 넘어서서, 그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자기의 삶을 창출하는 능력을 갖춰가는 길, 즉 일상이 달라지는 삶이 진정한 배움의 길이라고 믿는다. 자신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는 길의 추구라는 점에서 배움을 '의미 찾기'와 '의미 만들어 내기'로 표현하고 있는 김성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배움의 길에 대한 의미 있는 깨달음을 준다. 우리가 살고 있는 문명 세계는 모두가 질문에 의해서 건설된 것이지, 대답에 의해 건설된 것이 아니다. 새로운 물건, 새로운 제도, 새로운 생각은 전부 다 질문으로부터 나온다. 대답은 기능이지만 질문은 人格이다. 대답은 이미 있는 지식을 그대로 삼켰다가 어떤 사람이 요구할 때, 그대로 뱉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나’라는 존재는 이미 있는 지식과 이론이 지나가는 중간역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배우는 사람에게 있어야 하는데 남이 가르치는 것을 있는 그대로 암기하는 데 급급한 배움은 진정한 의미의 배움이라고 보기 힘들다. ‘자신’이 주체가 되어 일상생활을 할 때 그 안에서 의미를 찾거나 만들 수 있다면 진정한 의미의 배움을 실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莊子는 ‘有眞人而後眞知.’라는 말을 남겼다. 참된 사람이 있고 나서야 참된 지식이 있다는 말이다. 똑같은 내용을 공부했다고 해서 똑같은 발전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똑같은 강의 내용을 똑같은 색깔로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장자의 이 말은? ‘그 사람이 어떻게 되어 있는가.’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사람이 어떻게 되어 있는가가, 그 사람이 어떤 주장을 하는지를 많이 결정한다. 그 사람이 어떻게 되어 있는가가 핵심이다. 질문과 대답은 비교를 자주한다. 자기의 일상에 대한 질문과 대답은 배움의 기본이고 기초다. 인간의 삶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교육은 자신이 추구해야 할 배움이 무엇인가에 대해 점심 차림을 정하는 것보다 고민을 적게 하는 것 같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진화해 오면서 자신들의 문화유산이나 전통을 다음 세대에 전수함으로써 진화·발전되어 왔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인간만이 자신이 습득한 지식을 타인과 교류하는 특이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경험으로 학습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보다 현명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배움에 대한 수동적 이해해 초점을 둔 입장은 노장철학 분야의 석학인 최진석 교수의 저서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의 책 '자기표현이 안 되는 공부는 끊어라.'에서 그는 평생을 배우다 세월을 보내버리면 다른 사람의 생각만 배우다가 생을 마감하게 된다고 경고하면서 배움을 끊으라고 권하고 있다. 최진석 교수의 의견은 아마도 배움을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만을 습득하고 따라 하는 수동적 배움은 그만하라는 의미로 받아 들여진다. 이에 대해 강남순 교수는 소극적인 배움을 정보의 축적으로서의 배움, 적극적 배움을 '나'가 개입된 성찰적 배움으로 설명하는 것은 설득력이 있다. 배움을 멈춘 인간은 ‘나'를 찾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만든다. 따라서 “그만 배워라.”가 아니라, ‘어떤 종류의 배움이 왜곡된 배움이며, 어떤 종류의 배움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가?’라는 근원적 물음이 먼저 제시되어야 함을 웅변하는 것이다. 크게 보자면 두 종류의 배움이 있다고 생각된다. ‘나’가 부재한 정보의 축적으로서의 배움과 ‘나’가 개입된 성찰적 배움이라고 생각한다. 율곡 이이는『격몽요결』에서 ‘人生斯世에 非學問이면 無以爲人이니 所謂學問者는 亦非異常別件物事也.’라고 말하고 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학문이 아니면 사람이 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이른바 학문이라고 하는 것은 일상생활과 벗어나 별도로 존재하는 일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새해 아침, 배움이란? ‘나’를 새로운 세계로 건너가게 하는 힘으로 작동시키는 일이다. 그래서 배움은 표현과 창의로 거듭나야 한다. 배움의 의미가 새롭게 태어나야 하는 이유다. 학문이 없는 자를 가치 없다고 말하고 있는데, 배움이 부족한 사람은 가치 없는 사람이라는 말인가? 배우고 싶어도 여간 배울 기회가 오지 않는 사람도 있을 텐데, 그런 사람이 들으면 억울한 심정일 수도 있겠다. 배움의 많고 적음의 정도는 누가 판단한다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렸을 때 무엇인가를 배울 때, 그래야 하는 이유와 당위성을 제대로 설명해 주었으면 하는 불만을 품고 살았다. ‘그냥’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을, ‘옛날부터 그랬어.’라는 주입식보다는 설명하는 태도를 익힐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더라면 하는 진한 아쉬움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 학문이란, 묻고 물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내가 아는 것이 정말 아는 것인가? 하고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안다고 하는 것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정말 아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자신에게 설명해 보라. 어떤가? 정말 알고 있는가? 그래서 최고의 아는 것은 내가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하는 앎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 어른들에게는 ‘설명하는 힘’이 필요하다. 인간은 생로병사의 큰 틀에서 존재하다가 사라지는 존재다. 세상 어떤 것도 ‘수명이 있다.’라는 절대적 명제 앞에 서 있는 존재다. 그런데 지금 지성인, 지도자들은 어떤가? ‘자신의 말과 지식이 영원하다.’라고 말하고 있고, 그 말을 듣고 별생각 없이 맹신하는 집단과 개인을 쉽게 볼 수 있다. 배움에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조건이 주어진다. 그러나 실제는 집단의 생각을 신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과 자신으로부터 생겨나는 고유한 생각으로 자신을 가꾸는 사람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사람은 특별하게 탄생된 단 하나의 고유명사다. 나도 너도 이 사람도 저 사람도 그 가치가 자신에게만 유일하고 구체적이고 특별하다. 어떻게 하면 부여받은 이 고유명사의 삶을 잘 살아낼 수 있을까? ‘고유명사로의 나의 삶’, 이것이 ‘일상’이 되고, 종속적이 아닌 주도적이고 자유롭고 행복한 삶, 앞선 ‘나’를 만드는 새해 삶의 주제로 만들고 싶은 ‘나’만의 꿈을 그린다! ▣ 김성희 ◇ SLA 어학원 원장 ◇ 무등 환경단체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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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배움은 일상생활을 벗어나 따로 존재하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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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人포커스] 강은희 대구광역시교육감 신년사
- [교육연합신문=편집국] 존경하는 대구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2026년 붉은 말의 해, 새해가 밝았습니다. 열정과 역동성을 상징하는 ‘붉은 말’처럼, 우리 모두 변화 속에서도 희망을 더 크게 키워가는 힘찬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동안 대구교육은 교육의 본질에 집중하며, 학생이 주도하는 배움으로 공교육 혁신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왔습니다. 교육부 시도교육청 평가 3년 연속 최우수, 전국 최저 수준의 기초학력 미달률과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직업계고 취업률 1위 등 눈에 띄는 성과 역시 교육공동체의 땀과 믿음이 만들어 낸 결실입니다. IB 프로그램, 대구미래학교, 마음교육, 학부모 선언문 등 우리 대구가 전국 최초로 시작한 정책들이 대한민국 교육을 이끌고 있으며, 나아가 세계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제, 대구교육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2026년은 지난 10년간 공고히 다진‘대한민국 교육수도’의 위상을 바탕으로 ‘글로벌 교육수도’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원년입니다. 지역을 넘어 인류의 보편가치를 실천하는 세계시민을 기르고, 지역과 세계가 연결된 배움이 이루어지는 학습생태계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첫째, ‘세계적 배움’을 대구에서 실현하겠습니다. 대구교육은 수업과 평가 혁신을 통한 ‘깊이 있는 배움’으로 교실을 넘어 지역과 세계로 배움을 확장해 나가겠습니다. 따뜻한 인간다움을 통한 인성과 마음 교육으로 ‘나를 넘어 우리’로, 더불어 인공지능 AI와 함께 살아가는 역량 강화에도 힘쓰겠습니다. 둘째, ‘세계적 가르침’을 대구에서 실천하겠습니다. AI 시대에 선생님은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의 삶과 성장을 돕는 ‘러닝 디자이너’이자 ‘학습 촉진자’입니다. 더 따뜻하고, 더 깊게, 더 전문적으로 학생의 성장을 돕는 상담·코칭 중심의 ‘휴먼터치’를 강화하겠습니다. 교육활동이 존중받도록 학교 지원체계를 더 촘촘히 하겠습니다. 셋째, ‘세계적 교육문화’로 세계와 연결하겠습니다. 교육은 교실 안에서만 완성되지 않습니다. 경쟁을 넘어 연대와 공존, 세계시민교육과 국제교류 활동을 통해 봉사와 나눔으로 세계와 연결되도록 하겠습니다. 학생은 배움 속에서 도전하고, 교사는 가르침의 즐거움 속에서 수업에 전념하며, 학부모는 신뢰로 학교와 협력하여 함께 성장할 것입니다. ‘세계적 배움·세계적 가르침·세계적 교육문화’라는 세 축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여, 대한민국 교육을 바꾸겠습니다. 이를 통해 대구교육은 시민 여러분과 함께‘글로벌 교육수도 대구’를 반드시 완성하겠습니다. 2026년 한 해,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평안과 축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6년 1월 1일 대구광역시교육감 강 은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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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人포커스] 강은희 대구광역시교육감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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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人포커스] 김석준 부산광역시교육감 신년사
- [교육연합신문=편집국] 존경하는 부산시민 여러분, 그리고 교육가족 여러분! 2026년 병오(丙午)년, 적마(赤馬)의 해가 밝았습니다. 붉은 기운을 품고 넓은 들판을 힘차게 달리는 적토마처럼, 새해에는 여러분의 일상마다 따뜻한 희망과 새로운 가능성이 가득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부산교육은 새해에도 ‘같이 배우고 함께 키우는 교육’을 바탕으로 부산시민·교육가족 여러분과 한마음으로 소통하며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겠습니다. 학생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교사가 보람을 느끼며, 학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교육을 적극 펼치겠습니다. 특히, 2026년에는 미래를 향한 소중한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네 가지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교육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AI 시대를 선도하는 인간중심 미래교육, 학력과 마음을 함께 키우는 맞춤교육, 학생과 교사를 모두 지키는 안심교육, 그리고 지혜로운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는 시민교육입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의 지식과 인성, 역량이 조화롭게 성장하는 부산교육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다함께 미래로, 앞서가는 부산교육’이라는 비전에 맞춰 아이들이 마음속에 꿈을 키우고, 각자의 개성을 꽃피우는 한 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역사회와 협력하며 아이와 부모가 함께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미래를 여는 이 뜻깊은 여정에 교육가족과 시민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든든한 동행을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6년 1월 부산광역시교육감 김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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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人포커스] 김석준 부산광역시교육감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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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상장에 담긴 감사…세대 간 따뜻한 어울림
- [교육연합신문=이정아 기고] 아침 등굣길에서 아이들이 먼저 인사를 건네는 학교, 그 인사에 어르신들이 미소로 답하는 학교. 나는 그 짧은 순간이 교육의 시작이라고 믿어 왔다. 수영초등학교에는 오랜 시간 학교를 지켜 주신 지역 어르신들이 계신다. 교문 앞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살피고, 운동장과 복도를 정리하며, 도서관에서 아이들을 맞아 주는 분들이다. 눈에 띄지 않는 자리였지만, 그분들의 하루하루가 모여 학교의 일상이 되었다. 학교는 대한노인회와 시니어클럽 소속 어르신들께 감사의 상장을 전달했다. 사실 상장은 형식에 불과했고, 진심으로 전하고 싶었던 것은 “고맙습니다”, 그리고 “존중합니다”라는 말이었다. 상장을 받으시던 한 어르신의 손이 떨리는 모습을 보았다. “살면서 처음 받아보는 상장”이라는 말씀에, 그동안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도움을 받아 온 것은 아니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었다. 어르신들은 “아이들한테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씀하셨지만, 학교는 그 마음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날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학생들의 모습이었다. 할아버지·할머니가 단상에 오르자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들은 이미 존중을 알고 있었다. 그 박수는 연습된 예절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쌓인 신뢰의 표현이었다. 수영초등학교는 현재 부산광역시교육청 인성교육 연구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인성교육은 특별한 프로그램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교과서 속 문장이 아니라, 교문 앞 인사 한마디, 함께 지켜낸 하루의 경험 속에서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어르신들의 묵묵한 봉사는 아이들에게 책임과 배려, 공동체의 의미를 가르쳐 준다. 그리고 아이들의 인사는 어르신들께 다시 학교에 오고 싶은 이유가 된다. 이 순환이 바로 학교와 지역이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의 힘이라고 믿는다. 학교는 울타리 안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지역과 연결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배움의 공간이 된다. 앞으로도 수영초등학교는 어르신들과 손을 맞잡고, 세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따뜻한 학교문화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상장은 종이 한 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감사와 존중, 그리고 다음 세대를 향한 약속이 담겨 있었다. 그 약속을 지켜 가는 것이, 내가 교장으로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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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상장에 담긴 감사…세대 간 따뜻한 어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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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고교학점제, 속도조절과 내실화가 먼저다
- [교육연합신문=사설] 정부는 고교학점제의 외형적 확대를 멈추고 교육 격차 해소와 인프라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선택권을 중시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 이상을 따라가지 못한다. 대도시 학교는 과목 개설이 쉽다. 반면 농어촌 소규모 학교는 교사 인력이 부족하다. 이는 결국 지역 간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적성에 따른 선택이 아닌 환경에 따른 차별이 발생한다. 교육 당국은 온라인 학교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지역 사회와 연계한 공동 교육과정도 강조한다. 에듀테크를 활용하면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수업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온라인 수업은 대면 수업보다 집중도가 떨어진다. 교사와 학생 사이의 정서적 교감도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평가의 공정성이다. 학교마다 평가 기준이 다르다. 학생들은 적성보다 점수 따기 쉬운 과목을 찾는다. 입시 제도와의 엇박자가 지속되면 제도 취지는 퇴색된다. 고교학점제는 가야 할 방향이 맞다. 하지만 제도 시행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실질적인 교원 충원 대책이 시급하다. 대입 제도와의 정교한 연계도 필요하다. 준비 없는 제도는 현장의 혼란만 부추긴다. 내실 있는 인프라 구축이 성공의 전제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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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고교학점제, 속도조절과 내실화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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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퇴근 이후의 행정, 내일을 밝히다
-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주거지전용주차장 공개 추첨이 열린 시간은 이미 하루가 저물어가던 때였다. 주민들의 참여를 조금이라도 더 넓히기 위해 퇴근 이후로 정해진 일정은 누군가에게는 배려였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더 내어주는 선택이었다. 회의실 안은 조용했다. 이름을 부르며 확인하는 목소리,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는 모습, 절차를 다시 살피는 손길까지. 그 어떤 장면도 요란하지 않았지만, 모든 순간에는 책임이 깃들어 있었다. 공무원들은 앞에 나서기보다 현장이 흔들리지 않도록 뒤에서 자리를 지켰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서두르는 기색은 없었다. 주민 한 사람의 질문도 가볍게 넘기지 않았고, 작은 혼선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공정함을 지키는 일이 곧 신뢰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그들은 이미 알고 있는 듯했다. 주민을 위한 행정은 종종 숫자와 문서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서 마주한 행정은 기록보다 태도에 가까웠다. 누군가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조금 더 내어주는 일, 그 평범한 선택이 행정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제 질문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현장의 모습이 과연 한 번의 미담으로만 남아도 되는가 하는 점이다. 주민의 삶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들기 위해 시간을 내어준 행정이 개인의 책임감에만 의존한다면, 그 지속성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주민 참여형 행정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생활 민원과 마을 단위 의사결정이 확대될수록 행정은 점점 더 현장으로 내려간다. 그 과정에서 야간·주말 행정은 예외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이 될 가능성도 크다. 그렇기에 현장의 수고를 당연하게 소비하지 않는 제도적 고민이 함께 필요하다. 작은 보완만으로도 변화는 가능하다. 근무 체계의 유연화, 인력 분산 운영, 현장 행정에 대한 합리적 지원은 공무원의 사기를 지키는 동시에 행정의 품질을 높이는 길이다. 주민에게는 신뢰로, 공무원에게는 존중으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다. 그날 늦은 시간, 조용히 자리를 지켰던 공무원들의 모습은 행정의 미래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퇴근 이후에도 이어진 그 책임과 배려가 내일의 행정을 밝히는 기준으로 남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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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퇴근 이후의 행정, 내일을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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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1년, 이상과 현실의 간극
- [교육연합신문=사설] 2025년 대한민국 고등학교에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었다. 학생은 진로에 따라 과목을 직접 선택한다.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난 학생 중심 교육이 목표다. 제도 시행 1년이 지났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희망보다 우려가 크다. 제도의 명분은 확실하다. 자기주도적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한다. 최근 조사에서 학생 74%가 선택권 확대를 긍정했다. 진로 설계에 도움이 된다는 반응도 많았다. 그러나 현실적인 장벽이 높다. 대입 중심의 입시 환경이 문제다. 학생들은 적성보다 성적 따기 쉬운 과목을 고른다. 진정한 선택권이 퇴색되고 있다. 지역 간 교육 격차도 심각하다. 도시와 농어촌의 과목 개설 역량이 다르다. 교사의 업무 부담도 한계치다. 교사 1인이 여러 과목을 가르쳐야 한다. 이는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정부는 보완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에는 역부족이다. 내신 상대평가와 대입 제도의 개편이 시급하다. 인프라 구축 없는 제도는 공허하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다. 성급한 도입보다 현장의 수용성이 중요하다. 정부는 교사 수급과 지역 격차 해소에 집중해야 한다. 실질적인 보완이 없다면 교육 혁신은 멀어진다. 고교학점제의 성공은 정부의 의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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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1년, 이상과 현실의 간극



